[언론보도] 산재사망 획기적 감소의 필요조건 (매일노동뉴스)

산재사망 획기적 감소의 필요조건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 김재광
  • 승인 2018.02.08 08:00







정부는 지난 1월23일,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에 조응해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발표했다. 감축 목표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 사망만인율 절반 감축’을 설정했고, 이를 위해 ‘주체별 역할·책임 명확화 및 실천, 위험 분야 집중관리, 현장 관리·감독 시스템 체계화, 안전인프라 확충 및 안전중시 문화 확산’을 실행 계획으로 내놓았다. 이를 통해 5년 내에 사망재해 수준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까지 감축하겠다는 것인데, 현재의 노동현장 상태를 아는 관계자들이라면 실로 이 목표가 얼마나 파격적인지 알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655

[언론보도] [정유진의 사이시옷]우리는 그 죽음들에 익숙해질 자격이 없다 (경향신문)

[정유진의 사이시옷]우리는 그 죽음들에 익숙해질 자격이 없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펴낸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의 공저자인 최민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공장에서 노동자가 작업 도중 손가락이 찢어져 작업을 중단했다가 나중에 사측으로부터 별거 아닌 상처로 지나치게 작업을 지연시켰다고 2주간 징계를 받았다. ‘몇바늘 꿰맨 상처 vs 1시간 작업중단 손실 3억3000만원’ 이런 식으로 압박한 거다. 그럼 어디까지 다쳐야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건가? 팔이 잘려야 하나? 죽어야 하나? 구의역 김군이 ‘2인1조 아니면 작업 못해요’라고 말할 수 있고, 세월호 선원이 ‘이런 식으로 화물 싣고는 못 갑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2262117005&code=990100#replyArea#csidxe5dcd0847a8a36bbc7ff29137588738 

[현장의 목소리] 현장 노동자 의견이 반영된 작업중지 해제? / 2017.12

현장 노동자 의견이 반영된 작업중지 해제?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상황실

 

 

지난 1022일 저녁715분경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정련공정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고무 원단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와 롤에 끼어 숨졌다. 그 후 전면 작업중지 됐던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은 18일만인, 11 9일 모두 재가동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제50회 산업안전보건의날에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의 안전 확보는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확인하겠다.”는 메시지를 발표 한 후, 고용노동부가 8작업중지 해제를 판단할 경우 현장 노동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심의위원회에서 현장의 위험 개선 사항과 향후 작업 계획의 안전 여부를 검토해 결정토록 한다.’고 운영기준을 내놓은 상황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이다. 그렇다면 한국타이어에서 작업중지 상황은 어떻게 마무리 됐을까? 자세한 이야기를 1121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지회 양장훈 지회장, 김용성 노안담당 부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 보았다.

 

1022일 사고가 발생한 것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회사에서 연락을 줬나요?

조합원이 저에게 사고가 났다고 연락을 했어요. 전화를 받고 회사에 곧 바로 들어갔던 거죠.


그럼, 사고가 발생하면 전 사원(작업자)에게 이를 알리는 시스템이 있나요?

그런 건 없습니다. 사고가 나면 은폐하고 감추려 하죠. 이번에는 사망사고였기 때문에 감출 수 없어서 이렇게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당일 사고현장에 지회장님의 재해조사 참여를 막았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땠나요?

처음엔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죠. 사고 때문에 연락이 와서 들어간다고 하니까 들여보내줬어요. 사고를 최초로 목격한 게 저희 조합원이에요. 조합원이 사고 목격 후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고, 전화통화만으로도 조합원이 걱정됐어요. 금산공장에 1시간가량 걸려 도착했는데, 그때까지 그 조합원을 정신적 충격으로 덜덜 떨고 있는데 방치해 뒀더군요. 제가 최초에 들어갔을 때 사고발생 공정 주변 작업자들은 다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다들 불안한게 얼굴에 나타난 상태로요. 그래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냐고 하니까. 안났 다고. 그래서 작업중지 해야 하는가 아니냐고 말하고, 사고 장소로 이동했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휴게실에 갔더니, 주임, 반장, 경찰 등 관계자들이 모여 있었어요. 그 상황에서 우리 조합원이 경찰조사를 받으며 계속 떨고 있었어요. 그래서 119를 불러서 그 조합원을 우선 병원으로 보냈죠. 후송하는 것만 보고, 사고 조사 하는 걸 확인하려고 회사로 다시 들어가는데, 그때부터 못 들어가게 막았어요. “니네 조합원 아니니까 들어가지 마라.” 사고에 우리 조합원이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고, 사고재해 조사에 조합원이냐, 아니냐를 따질 문제가 아닌데 경비실에서 출입을 통제하더라고요. 대전지방노동청(이하 노동청)에 전화를 해서 상황설명 을 하니, 노동청에서는 그와 관련해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면서, 회사에서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군요. 출입문 앞에서 들어가려고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계속 그 대답만 들었습니다. 그때가 저녁 9시정도였는데. 마침 공장에 들어가는 근로감독관이 있길래 제가 그 사람을 붙잡아서 내가 출입을 해야 하는데 못 들어가게 하고 있으니,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달라고 했는데, 별말을 안 하고 자기만 회사로 들어가더라고요.

 

처음엔 작업중지를 안했던거군요.

, 사고설비 이외에 그 옆의 설비들은 가동되는 상황이었어요. 24시부터 가동이 정지됐다고 알고 있어요. 빨리된 곳이 24, 다른 곳은 새벽 01시에 정지됐어요. 그래서 제가 거기 나와 있는 회사의 관리자(환경안전팀장)에게 당신 뭐하는거냐, 지금. 이렇게 중대재해가 일어났는데, 전체 중단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는데. 그런 건 신경 안 쓰더라고요.

 

재해발생 당일 출입통제로 사고재해 조사에 참여하지 못한 이후에는 참여하게 된건가요?

3일간의 재해 조사 중 마지막 날만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사실상 사고 현장조사가 거의 다 끝났고, 유족들이 어떻게 사고가 난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재연하는 자리였어요. 어이없는게 첫날 출입통제로 못 들어오게 해놓고, 둘째 날 카톡으로 새벽4시에 (부지회장에게) 메세지를 보내놨더라구요. “8시까지 회 사에 들어와라”, 사실상 오던지 말던지 통보만 한거죠. 회사에서는 안 오길 바랐으니, 전화도 아니고, 새벽4시에 카톡으로 통보해서 4시간 후에 회사에 들어오라고 한 건데. 결국 회사는 참여를 요청했는데, 금속노조가 참여를 안한거다라는 명분을 만들려고 그렇게 한게 아닐까 싶어요.

 

사고 재해조사에는 배제됐고, 근로감독관들이 실시하는 조사에 결합하게 된 거네요.

노동청에서 24일부터 정기근로감독을 하는데 참여하라고 요청이 왔어요. 그래서 저희가 정기 감독의 내용 이 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공유하자고 했는데. 그 자료를 공유할 수 없다고 참여 중간에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기 감독 진행하는 도중에 저희가 빠져 나왔어요. 자료공유를 안한다는 건, 저희를 들러리 세워놓고, 같이 조사한 것이니 결과에 대해서만 너희도 책임 있다고 하는 거라서 그렇게는 못한다고 빠져 나온 거죠.

 

전면 작업중지 중 1027일 물류공정만 먼저 작업중지를 해제하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해제과정도 기가 막힌게 회사와 노동청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를 재확인한 상황인 것 같아요. 노동부 내부 지침에 작업중지를 해제하려면 회사가 작업개선내용, 작업자 동의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이렇게 3가지를 노동청에 제출을 한데요. 그럼 노동청이 그에 따라 현장 확인을 하고 노동자들의 의견청취를 해서, 심의위원회를 거쳐서 작업중지를 해제하게 되는데 그게 순식간에 이뤄졌어요. 그 과정이 5시간 만에 진행됐어요. 심의에는 외부전문가를 위촉해서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 외부전문가가 한국타이어의 문제를 제대로 모를 텐데. 30분 만에 심의를 하고, 바로 해제를 결정했더라고요. 물류공정에서 56가지의 문제가 확인됐는데, 그걸 30분 만에 해제를 했다는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불안전한 56가지의 요소를 그걸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하는걸 텐데. 물론 심의위원 중에 노동청에 있던 사람들이야 업무를 계속 하던 사람들이니까 바로 파악하겠지만. 외부전문가는 몰랐을 텐데. 그게 가능한 건가요?

 

외부전문가는 누구인지 확인하셨어요?

그건 노동청에서 기밀, 비밀이라고 안 알려주더라고요.

 

물류공정을 해제할 때 현장노동자의 동의 절차는 있었나요?

그걸 하긴 했는데. 동의과정을 거치는 것도 문제가 있었어요. 동의를 받고 나서, 미동의자에 대해서는 1:1로 사측이 면담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는 협력업체라서 협력업체 부장이 1:1로 면담을 해서 동의로 바꿔 써라, 고쳐 쓰라고 해서 바꿨다고 당사자들이 저희에게 제보를 해주셨어요.

 

물류공정만 먼저 푼 건 직접 생산이 아니니 까, 그런 건가요?

완성차와의 물량공급 약속이 있으니까. 그래서 납품을 위해서 빨리 해제요청을 먼저 한거고, 그걸 노동청이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생각돼요. 사고 다음날, 물류공정은 작업을 했어요. 그래서 노동청에 가서 전 공정 작업중지 아니냐고 항의를 하니까. 그 다음날 정지를 한 거고요. 그러다가 회사가 먼저 물류만 풀어달라고 요구 하고, 그걸 받아서 해제를 한 거죠.

물류공정은 전체공정을 작업중지 했는데 가동된다고 제보가 왔어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제보를 듣고 노동청장과 면담을 하면서 그 얘기를 했더니. 그 얘기를 듣고서는, 회사에 나가있는 근로감독관에게 전달해서 오전에는 그 명령으로 중단했고요. 그런데 오후에는 숨어서 작업을 했답니다. 오전에는 밖으로 외부에 싣고나가는 작업을 했는데, 오후에는 밖으로 나가는 작업은 들통 나니까 못하고, 컨테이너에 싣기만 하는 작업을 몰래 말이죠.

 

그러다가 1133공장만 먼저 가동하는 데요. 이건 어땠나요?

물류공정 작업해제 절차 때문에 항의를 지속적으로 엄청 했거든요. 그래서 3공장 해제시에는 조금 더 보완해서 하더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3공장도 제대로 확인을 하고 절차를 밟은 거냐고 묻는다면,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공장에 대한 작업자 동의절차는 어땠습니까?

실명을 쓰고, 찬반을 표시하게 하고, 가동을 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날인을 하게 했어요. 현장의 문제를 적어내는 칸이 있었고, 거기에 몇 건의 개선지적 사항 의견이 있었는데. 그것도 개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재개를 시킨 거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말이죠, 한국타이어 회사의 분위기상 주임이나 반장 앞에서 그런 걸 작성하도록 하면 자기 주관대로 제대로 작성을 못해요. 그런걸 비춰봤을 때 형식적인 절차인거죠.

 

언론에는 노동청이 노동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서 작업중지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전면 재가동을 하게 됐다고 하던데요.

노동청 감독관도 저희에게 과반수 얘기는 했던 적이 없어요. 노동자 3%의 의견청취를 들었다는 얘기를 했고. 의견청취에 대해서도 저희 지회가 의견을 냈던 게 사측 에 가까운 노동자들만 데려다가 의견청취를 하면 올바른 의견이 나오긴 하겠냐는 의혹을 제기하니까. 노동청에서는 전체 작업자들의 전화번호를 받아서 자기들이 임의적으로 선택해서 전화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고는 했는데. 누구랑 했는지 알 수 없죠. 신뢰가 안 되니까요, 지금껏 봤을 때 말이죠.

 

한계적이지만 작업중지를 했던 효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걸까요?

제일 효과라고 하면, 기존에 한국타이어에서는 안전보건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고 보는 게 맞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이번 사망사건을 통해서 받은 충격이, 이게 가족한테까지 전달된 거죠. 오랫동안 휴업을 하다 보니까. 한 측면에서 가족까지 전파되고 인식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현장이 현재 가동 중인 상황이긴 하 지만 현장의 팀마다 조금씩 분위기는 다르겠으나, 작업재개 명령시에 나왔던 내용을 엄밀하게 준수하려는 노동자들의 의식이 생긴 것 같아요.

 

해제 시 작업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했으나, 사실상 형식에 그치는 이런 상황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가 뭐겠어요. 사측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조합원들과 얘기를 하고, 작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회사 측에 전달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측 관 리자들이 나와서 얘기하는데 나 찍히는 거 아냐라고 겁부터 먹을게 대부분의 노동자들인데. 노동조합이 있다면, 노동조합이 의견을 취합해서 회사에 전달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타이어에 있는 두 노조가 같이 조합원 총회 형식으로 작업자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하는게 작업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일 텐데요. 그걸 가능하도록 하는게 노동청이 해야 할 또 다른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일터> 통권 165호 / 2017.10·11



- 목차 - 

특집 :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26 노동조합 ‘각오해야 하는 선택’이 아니어야 한다 

28 전체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싸우는 대리운전 노동자 

31 저희는 뜨거운 감자가 아니라 민주노조를 하고 싶습니다 

34 택배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선언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반올림 열 세 번째 집단산재신청 진행 


8 [안전보건동향] 조선업종 중대재해 대책 마련을 위한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출범한다 산업재해 은폐 시 형사 처벌한다 ' 


10 [안전과 건강 칼럼] 공포의 집이 아니기를 운에만 맡길 것인가 


12 [현장의 목소리]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안전사회를 그립니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화면 밖에서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20 [연구리포트] A사업장 위험성평가 연구 결과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나는 감시, 단속적 노동자인가?  


38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  


40 [노동시간에세이] “오늘 또 한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44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자]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3) 


46 [문화읽기]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48 [발칙X건강한 책방] 질병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과 답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정형외과 수술 후 섬망 증세 발현과 요양 중 사망 


52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 


54 [성명서]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제한 폐지 권고한 유엔사회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일터> 통권 164호 / 2017.9



특집 

26 한국은 주5일 근무제라는 엄청난 ‘착각’

30 일단 무한정 노동시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32 장시간 노동과 사회복지사의 24시

34 멕시코보다 더 일하는 공항 지상 조업 노동자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구로의 등대 넷마블, 게임 노동자들의 등대 될까

 

8 [안전보건동향] 비정규직과 장시간 노동 노동 해결하겠다 팔 걷어 부친 고용노동부 과연?

 

10 [안전과 건강 칼럼] 화학물질 유해성을 바라보는 이중 잣대

 

12 [현장의 목소리] 부산진구청의 공공성 강화로 행복하게 아이들 보육하고 싶어요!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음식의 종합예술가, 푸드스타일리스트

 

20 [연구리포트] 울산지역 노동자들은 왜 7차 산재은폐 적발투쟁을 진행하게 되었나?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보이지 않는 굴레 속에서, 오늘도 달린다

 

38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사업주에게 노동시간 기록과 제출 의무를 부과하자

 

40 [노동시간에세이] 처음 만난 일터에서 일 때문에 생을 마감한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자살

 

44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자]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2)

 

46 [문화읽기] 여름이 춥다

 

48 [발칙X건강한 책방]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일터 괴롭힘에 의한 자살

 

52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진실을 품고 있는 세월호에 힘을 모으자


54 [이러쿵저러쿵] 실습을 마치며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언론보도] [방문노동자 열에 여덟 '욕설·신체적 위협' 경험] "옥상에서 니퍼 던지는 고객 무서워 주저앉았다" (매일노동뉴스)

[방문노동자 열에 여덟 '욕설·신체적 위협' 경험] "옥상에서 니퍼 던지는 고객 무서워 주저앉았다"

2017.09.11 08:00


“옥상에서 고객이 니퍼를 던지는 것을 봤습니다. 순간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어요. 너무 무서웠거든요.”

티브로드 케이블방송 수리기사인 A씨는 아날로그TV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컨버터를 무료로 설치해 달라는 고객 요구를 거절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화가 난 고객이 옥상에 니퍼를 들고 올라가 티브로드 케이블을 끊더니 1층에 대기하고 있던 A씨에게 던진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6779

[토론회] 방문노동자의 안전과 작업중지권 토론회 안내

[ 방문노동자의 안전과 작업중지권 토론회 ]

- 일시: 2017년 9월8일(금) 오전10시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1부: 증언대회
- 케이블 방송/인터넷 설치수리기사,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 가스검침원 사례

2부: 토론회
* 좌장-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상임활동가
* 발제1-방문설치수리기사 안전과 인권 실태조사 결과발표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 황수진 상황실장)
* 발제2-서비스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은 불가능한가? (희망연대노조 박장준 정책국장)
* 발제3-서비스노동자의 작업거부 관련 모범단협 등 제안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연구원)

공동주최; 민주노총, 진짜사장재벌책임공동행동,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옥주


[성명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작업중지권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한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작업중지권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한다!

- 더불어민주당의 작업중지권 (산업안전보건법 26조 등) 일부 개정안 발의에 부쳐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을!” 누구도 감히 부정하지 않지만, 노동자의 절박한 생명·안전 요구는 노동현장에서 철저히 묵살 당해왔다. 고용이라는 밥줄 앞에, 생명 줄을 내놓고 일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하다. 지난 4일 창원의 소하천에서 비가 억수로 퍼붓는 와중에 보수공사를 하던 노동자 4명 중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죽음에 이른 참혹한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어디 이뿐일까.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긴 어렵다. 

부질없지만, 이 노동자들에게 위험한 상황에서의 노동을 거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현행법처럼 사업주의 권한이 아니라, 생명과 건강의 위협을 맞닥뜨린 노동자가 눈치보지 않고 마음놓고 ‘작업을 중지’하거나, ‘작업을 거부’할 권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지난 6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등이 개정 발의한 작업중지권 개정안(산업안전보건법 26조, 67조의2, 68조 개정안)은 반갑다. 

이 법안은 노동자의 권리로 작업중지권을 명확히 했으며, 생명·안전·보건이 확보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담았다. 

또한 현행법에 명시된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과 ‘급박한 위험이 있을만한 합리적 근거’라는 독소조항으로 인해 노동자가 위험을 거부하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인간적 본능을 억압당해야 했던 근거를 삭제하고, 그동안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징계와 손해배상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것과 관련해서도 임금 삭감, 해고와 같은 불이익을 줄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새 정부가 내걸고 있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인 안전한 대한민국 실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노동존중과 함께 시작될 수 있다. 노동존중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실현되는 노동현장에서 비로소 싹 틀 수 있다. 따라서 관련법의 개정과 함께 현장에서 노동자의 몸과 생명, 삶을 지키는 활동이 더욱 풍성해 져야 할 것이다. ‘중대재해 근절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상황실’은 침해되어서는 안될 노동자의 권리로 작업중지권이 현장에서 실현되고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실천해 갈 것이다. 어느 때보다 조속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2017년 7월 10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중대재해 근절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상황실’

특집 2. 대통령 후보에게 묻는다 / 2017.4

대통령 후보에게 묻는다



선전위원회



대선후보들에게 노동자 건강권 정책을 묻는다. 하루에도 대여섯 명씩 일하다 죽는 이 사회에서,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다음 정책에 대한 귀 후보의 의견은 무엇인가? 대선 후보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노동시간 단축과 건강한 삶을 위해 노동시간 제한을 막는 근로기준법을 바꾸자

2020년까지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단축하겠다는 정부의 계획. 그러나 오히려 증가하는 노동시간

-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에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53조에서 1주 간에 12시간까지 연장근무 허용.

- 이 12시간에 주말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주 68시간까지 노동.

- 게다가 근로기준법 제59조에 특례 조항을 두어, 주 6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허용


근로기준법 59조 노동시간 제한 특례제도를 폐지하라

제63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제68조1항에 따른 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하게 하거나 제64조에 따른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1.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금융보험엄

2. 영화 제작 및 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 및 조사 사업, 광고업

3. 의료 및 위생 사업, 접객업, 소각 및 청소업, 이용업

4.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노동자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 예방도 사업주 의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의 의무를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선언적인 규정일 뿐.

- 부당해고 구제 신청 승소한 노동자에게 화장실 앞 책상 근무 강요.

- 민주노조 조합원임을 이유로 고소와 징계 남발.

- 불법적 인력퇴출 프로그램 수년간 운영하며 노동자 괴롭힘.

- 직장 내 상사의 부하직원 괴롭힘 방치하여 피해자 자살.

-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21.4%, 일터 괴롭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4조 7,835억.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6)


산업안전보건법 보건조치에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 장해 예방 의무를 넣자

제24조(보건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

2.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

3.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또는 찌꺼기 등에 의한 건강장해

4. 계측감시(計測監視), 컴퓨터 단말기 조작, 정밀공작 등의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5. 단순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6. 환기·채광·조명·보온·방습·청결 등의 적정기준을 유지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건강장해

7. 업무 수행 및 이와 관계된 인적, 물적 환경에 의한 신체적 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신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일터괴롭힘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예방] 신설하자

일터 괴롭힘 예방을 사업주의 안전보건 예방 의무 중 하나로 규정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접근.

- 일터괴롭힘 실태 조사

- 기업 내 반괴롭힘 정책과 절차 수립

- 고충 처리나 진정 전담 인력과 조사 체계수립

- 일터 괴롭힘 예방 교육과 인식 개선

- 조직 분위기 개선을 위한 노력


노동자 건강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안전보건 체계를 만들자

산업안전보건청 신설과 안전보건관리감독 체계 확충

- 고용노동부로 독립된 산업안전보건 행정 조직 신설.

- 안전보건감독 전문 인력을 10배 이상 증원.

- 현장 노동자들을 명예안전보건감독관으로 선임, 실질적 권한 보장.

 

아픈 노동자에게 사회 보장을

- 중증질환 걸리면 소득 30% 감소,

질병 발생 6년이면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추락!

- 상병수당 도입

업무 외 질병이나 사고로 장기 요양을 할 때도 소득 보전.

- 의무 법정 유급 병가

이미 145개 국가에서 유급 질병휴가 보장.

- 아프면 돈 걱정 없이 쉬게 하라!


실효성 있는 노동자 건강 보호제도

- 산업안전보건법 상 대표적인 노동자 건강 보호 제도인 특수건강진단과 작업환경측정.

- 사업주가 측정과 검진 비용을 부담하니, 신뢰성 떨어지고 부실해짐

- 측정이나 검사가 작업환경 개선이나 노동자 교육, 산재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음.

-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비용부담을 이유로 미실시되기도 함.

- 특수 검진 및 작업환경 측정에 제3자 지불방식 도입!


산재통계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있는 지표와 통계 생산

- 사내하청 노동자 건강보험 사용내역 분석 결과, 재해율 국가 통게의 23배 추정(더불어민주당)

- 일터에서 다친 조선, 철강, 건설플랜트, 하청노동자 중 산재처리 10.5%(국가인권위 2011)

현실을 반영 못하는 산재 통계와 조직적, 구조적 산재은폐를 뿌리뽑자!


산재보험 문턱 낮추기

- 몰라서, 절차가 까다로워서, 사업주 비협조료, 임금보전이 적어서, 승인률이 낮아서

산재 신청 조차 하지 않는 일터 건강 문제가 많다

일하다 다치거나 병들면 누구나 쉽고 부담없이 산재보험에 접근이 가능해야 숨겨진 산재와 직업병이 드러난다!


산재보험 적용 확대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미적용 사업장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해 일터에서의 위험을 투명하게 드러내자

업무상 사고에서 직업병을 넘어, 암/정신질환 등 직업관련성 질환까지 산재 보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예방을 위한 노력도 늘려가자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느낄 때 지체없이 작업을 중단하고 피할 수 있는 권리.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의 ‘급박한 위험’ 대신, ‘안전과 보건에 위험이 있거나 예방조치가 갖추어지지 않았을 때’, 노동자 스스로 그리고 노동자 대표가 작업을 중단하고 노동자를 대피시킬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작업자 및 노동자 대표에게 작업중지권 보장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 삼성병원에 내려진 벌금은 800만 원.

- 매년 90% 이상의 사업장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2,400명이 죽는 산업 재해에 검찰의 구속, 불구속 기소는 5%를 넘기지 못함.

- 수십 명이 죽어 나가도 처벌은 빠져나갈 수 있는데 어떤 기업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이행할까? 중대재해 - 기업처벌법이 도입이 현실화되어야 기업의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대책이 겨우 시작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라!

- 정규직의 직장의료보험가입률은 99.1%

- 비정규직은 직장의료보험가입률 39.3%, 지역의료보험 가입 비율 29.1%

- 주요업종별 30대 기업의 지난 5년간 사망노동자 245명 중 86.5%인 212명이 하청노동자.

- 2015년 사망노동자 38명 중 원청노동자는 2명, 하청노동자는 36명(95.0%)

-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 규모가 200만명을 넘는 것으로 보고(국가인권위, 2016) 그런데 종업원을 두고 있지 않은 1인 자영업자나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동자의 성격이 강함에도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아님.

퀵서비스기사 등 8개 업종에 대해 산재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가입이 자율적이면서 자부담이 있어 가입률은 매우 낮음.

소영세 사업장일수록, 시간제 노동자일수록, 고령 노동자일수록 사업주의 산재보험 적용을 기피하고 있어 취약계층 산재보험 적용률이 더 낮음.


비정규직노동자 직장의료보험 가입 의무화

- 위험의 외주화 중단! 안전업무, 나아가 상시업무 외주화 중단!

- 특수고용 노동자 산재보험 가입 나아가 근본적으로 노동자성 인정, 노동기본권 보장

- 산재보험 미적용 사업주 처벌 강화


이주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건강보험 확대 적용

- 미등록 이주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건강보험에 당연 적용될 수 있도록 지역의료보험의 가입대상에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을 포함시켜야 한다.

- 건강보험 가입과 유지 과정에서 단속 추방 등 어떠한 불이익도 가지 않도록 행정적 배려를 해야 한다.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장시간 저임금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

-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장시간노동 근절과 건강권을 위하여 근로시간 적용제외 사업장으로 명시한 근로기준법 63조를 폐기.

- 농업분야의 높은 재해율을 감안하여 산재보험 의무가입하도록 법조항 개정.


사업장 변경이나 고용허가 취소 사항에 산재나 산재은폐 조항 추가

-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사유에 ‘산재를 당하여 그 사업장에 더 이상 근로를 할 수 없다고 피해노동자 스스로 판단할 경우’를 추가하고, 이 경우 변경횟수 제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고용허가 취소 규정에 ‘중대재해 발생시, 산업재해발생 보고의무 위반시 고용허가를 취소’ 규정을 추가해야 한다.


노동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라

- 화학물질의 성분과 유해성, 취급상의 유의사항 등이 적혀 있어,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공장에 게시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 2014년 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업현장에서 유통되는 MSDS 중 67.4%에 영업비밀이 적용되어 있어 그 성분조차 알 수가 없다.

- 노동자의 알 권리를 '영업비밀'이 가로막고 있다.

- 자신이 어떤 건강 영향이 있는 물질을 사용하는지조차 모르고 일하다 시력을 잃은 20대 파견 노동자들.

- 직업병이 의심되어 뒤늦게 자신이 썼던 물질을 확인하려 해도, 확인조차 어려움.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신청인 측 권리나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청구 절차만으로는 접근에 한계가 많다. 특히, 사업주의 영업비밀 주장을 정부 측이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안전보건 자료를 통합전산시스템으로 구축하자

정부는 사업주로부터 안전보건자료를 받아 장기간 보관하고 통합적ㆍ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해야함. 가급적 모든 자료를 전산화하여 안전보건자료에 대한 통합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함


안전보건자료에 대한 영업비밀을 통제하자.

- 현행 정보공개법과 산안법은 사람의 생명ㆍ건강에 대한 자료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더라도 공개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취하지만, 현실에서 그 원칙은 대단히 무기력함. 안전보건 주요 자료를 ‘영업비밀’로 감추고자 한다면, 정부기관으로부터 사전에 승인 받도록 하자.




[작업중지권 기획] ‘당장멈춰’ 3년의 활동, 남은 과제들 작업중지권 연재를 마치며 / 2017.2

‘당장멈춰’ 3년의 활동, 남은 과제들 작업중지권 연재를 마치며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당장멈춰 팀 구성은, 3년 전 한 세미나에서 들은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추석 연휴 직전, 한 대학교 구내식당 조리실에서 환풍기가 고장 났다. 일단 시설과에 수리를 요청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자꾸만 가스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어지러웠다고 한다. 가슴이 울렁거리거나 속이 메스껍기도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일은 해야지’ 했던 노동자들은 일하다 심하게 어지럽거나 힘들면 돌아가면서 나가 바람을 쐬고 다시 조리실로 들어오길 반복하며 일했다.

 

다른 업무가 바쁘다고 환풍기 수리가 당일에 바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공교롭게 연휴가 시작되어 수리는 더 지연됐다. 결국, 연휴가 끝난 3일 뒤까지 환풍기는 고쳐지지 않았다. 집에서 쉬면서 몸이 좀 나았던 노동자 중 한 명이 결국, 연휴가 끝난 뒤 근무하다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고 말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진단을 받았다. 식당과 학교 측이 환풍기 고장을 방치해서 발생한 산업재해다.

 

이 학교 식당 조리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도 소속되어 있었다. 조합원들이 상급 노조에서 활동하는 노무사를 찾아와 이때 얘기를 하면서 ‘죽을 뻔했다, 큰일 날 뻔했다’며 무용담처럼 털어놓았다고 한다. ‘아니 왜 그 지경인데 일을 멈추고 환풍기 고치기를 기다리지 않았어요?’ 묻는 활동가에게 조합원들은 눈이 동그래져서 되물었다. ‘일을 멈춰도 되나요?’ 이전까지 책에서나 보던 ‘작업중지권’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이 에피소드 소개는 인권오름, 인권이야기에 2015년 12월 9일 실렸던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다.)

 

다양한 노동 현장을 잘 안다고 할 수 없었지만, 비단 이 식당 노동자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이 생소하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법에 번듯하게 들어있는 권리이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기에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할지 넉넉히 헤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사고를 직접 막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권리인 것도 분명했다. 대체 지금 한국 사회에서 작업중지권은 어느 정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작업중지권 행사를 가로막는 장벽은 무엇인지 뜯어봐야겠다고 뜻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들과 작업중지권을 지키고 확장하기 위한 여러 행동(직접적인 현장 투쟁부터 법 개정 운동까지)을 함께하도록 만들자는 계획이었다. 나아가, 이런 논의가 현장을 들썩이게 하고, 생산량이나 품질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싸움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당장멈춰 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인터뷰와 연구에 들어가면서, 「일터」 연재도 시작했다. 2014년 5월 특집기사로 시작한 작업중지권 기획 연재가 3년이 다 돼 간다. 「일터」 지면을 통해, 당장멈춰 팀이 만난 자동차 완성사, 부품사, 건설노동자, 항공기 조종사, 집배원, 설치노동자, 철도 정비 노동자 등 아주 다양한 현장의 작업중지 사례를 소개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작업중지권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현행 법체계에서의 법리적 쟁점은 무엇인지, 법적 개정을 한다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일터」를 통해 함께 나눴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오랫동안 먼 과제로 여겨지고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던 작업중지권 문제를 3년간 꾸준히 나눴다는 것 자체가 일정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3년 동안 고민해도 여전히 남는 과제들이 있다.

 

위험의 외주화, 더 위험한 노동자들에게 절실한 권리

 

중대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제철소나 조선소를 방문해 보니, 한 사업장인데도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처지가 달랐다. 정규직 노동조합은 작업중지권을 상당히 자유롭게 사용하고, 실제 사고를 예방한 경험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반면, 비정규직 노동조합에서는 위험 상황을 발견하고 작업중지를 요청했음에도 작업이 강행됐던 사례를 보고하기도 했다. 야간에 비계 설치 작업을 강행해서, 며칠간 그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나서야 겨우 멈춘 사례. 가스 배관 내부 용접을 해야 하는데 하청업체에 잔류 가스 측정기도 주지 않고 작업을 시킨 사례. 이 경우는 다행히 중대재해 문제로 사업장에 들어와 있던 근로감독관이 작업 중단을 결정했다.

 

2016년 한국 노동안전보건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회자된 얘기가 ‘위험의 외주화’다. 더 위험한 이들 노동자에게 더 절실한 권리가 작업중지권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활동가들을 만나도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에 대해 냉소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작업중지권을 주제로 인터뷰를 시작한 지 3년이 된 지금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금 작업중지권 얘기하게 생겼냐’는 것이다.

 

노출된 불안정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을 확보하고, 이 노동자들과 함께 위험한 순간 작업중지를 실천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자는 작업중지권의 본령이 아닌가 싶다. 3년 동안 매달렸지만, 아직도 답은 잘 모르겠다. 얼마 전 우리 팀에서 펴낸 매뉴얼에서 급한 대로 처방한 방법은 ‘고용노동부 위험 상황 신고 전화’를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위험하다고 생각되지만, 노동조합도 없고 작업을 중지하기 부담스럽다면, 노동부의 판단과 권위라도 활용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장에서 곧바로 작업을 중지하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차선일 뿐이다. ‘현장의 위험은 노동자가 가장 잘 안다’는 원칙에 비추어보아도 역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게다가, 작업중지권을 당장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권리일 아니라 나아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고용노동부 신고 전화는 불만족스러운 대안이다.

 

뚜렷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질문을 좀 다르게 하면, 해야 할 일이 보이기도 한다. 불안정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고 단위 사업장에서 싸우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그 투쟁을 어떻게 지지하고 지켜줄 수 있을까?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용기를 권유하는 대신, 우리는 어떤 조건을 함께 만들어야 할까? 아직 남아있는 숙제다.

 

기계를 세우는 것을 넘어서는 권리로

 

서비스 노동자가 훨씬 많은데도, 파업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아직도 금속 노조 남성 노동자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고 거리에 나서는 모습인 것 같다. 작업중지, 작업중지권의 이미지 역시 그렇다. 하지만 ‘더 위험한 일’과 ‘덜 위험한 일’이 따로 있지 않고, ‘서로 다른 위험’이 있을 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위험에 노출되는 수많은 노동자 모두에게 작업중지권은 소중하다.

 

당장멈춰 팀의 활동도 처음에는 금속 노동자들로부터 시작했다. 다양한 현장에서 스스로 ‘위험이란 무엇인가’, ‘어떤 조건에서 일할 수 있고, 일해야 하는가’를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 금속 노동자들을 만났다. 금속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이 전형적으로 느껴지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금속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고, 특히 노동조합의 안전보건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금속 노동자 못지않게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는 건설 노동자 사이에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안전보건 문제를 가지고 작업을 중지한다는 개념이 훨씬 옅다.

 

또 다른 원인은, 우리가 위험을 주로 추락, 협착, 전도 등 재래형 위험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밖의 위험이 눈에 보이지 않을 경우, 위험은 위험으로 인식되지도 않고,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인 작업중지권 행사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작업중지권을 금속 제조업 밖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은 업종을 넓히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위험’의 특징 때문에 ‘작업중지권을 써야 하는 때’에 대한 기준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면을 통해 여러 번 강조했던 대로 콜센터 노동자들의 통화거절권 역시 작업중지권으로 해석하려는 이유가 그것이다.

 

현장의 싸움, 넓은 연대가 필요해

 

3년간 작업중지권을 가지고 현장도 만나고, 토론회나 간담회도 열고, 이슈가 되는 곳을 찾아가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앞장서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던 노동자들이 ‘송곳’ 취급을 받으며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노동조합이 있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도, 회사에 찍히거나, 소송과 징계 등 개인적인 부담을 지게 된다. 이런 탄압은 여전해서, 2016년 옆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돼, 자극 증상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조합원들을 조퇴시켰던 충북 콘티넨탈 지회장이 결국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안타까웠던 것은 이런 싸움들이 잘 알려지지도 않고, 개별 사업장, 개별 활동가의 전투로 치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작업중지권이 ‘생소한 권리’로 남아있는 만큼, 다양한 사업장에서, 다양한 위험 상황에서, 작업 중지를 통해 사고를 예방한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사례들로 작업중지권을 확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2015년 갑을오토텍 지회에서 위험작업을 중지시켰던 노조 간부를 회사가 고소했을 때, 당장멈춰 팀이 사회단체들의 연대를 조직하고, 본사 앞 집회 등을 함께 했던 경험은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작업중지권 연재를 마치며

 

당장멈춰 팀이 지금까지 사례를 모아 분석해 알리고, 해외 사례를 살피고, 법안 개정을 고민하는 등 근육을 단련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작업중지권을 두고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지원과 연대를 아끼지 않고 다 할 생각이다. 그래서, 개별 현장, 특별한 노동자들의 선도투가 되어버린 작업중지권을,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편적인 투쟁으로 만들고자 한다. 작업중지권을 둘러싼 투쟁이 벌어지는 곳, 싸움을 만들어 가야 하는 단위에서는 언제든 연락 부탁드린다.

 

현장 활동으로 나아가려는 도약의 시점에서, 약 3년간의 작업중지권 기획 연재를 마친다. 2014년 9월, ‘작업중지권의 법리적 쟁점’을 다룬 「일터」 특집에서 ‘당장멈춰 팀의 활동이 지금은 꿈같은 소리로만 들리는 작업중지권 복원을 위한 첫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디뎠을 뿐이지만, 시작이 반이다. 함께 고민해준 독자 여러분, 본인들의 아픈 이야기, 생생한 현장 이야기 나눠주신 여러 현장 노동자들께 감사드린다. 더 큰 싸움으로, 이겼다는 소식으로 만나길 바라며, 안녕히

 

 

<일터> 통권 157호 / 2017.2





- 차례 - 


[특집] 노동조합의 2017 노동안전보건 활동 방향을 묻다

26 2017년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 사업계획

28 활동이 취약한 지회 역량 강화에 힘쓴다!

30 노동안전을 넘어 공공안전으로

32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들 겁니다!

34 현장에서 우선순위 중 하나로 고민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으로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브라질은 석면생산, 수출을 중단하라!


8 [포커스] 안전보건공단 노동자 건강증진활동의 아이러니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기 (3) 


12 [현장의 목소리] 시그네틱스 노동자의 기나긴 해고와의 싸움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언제가 모든 사람에게 솔직한 PD가 되고 싶어요


20 [연구소 리포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권 실태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귀에 드는 골병, 소음성 난청


38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당장멈춰 3년의 활동, 남은 과제들


42 [시간의 재발견] 노동시간 줄이겠다는 노동부 행정해석이나 우선 변경하길


46 [문화읽기] 전화벨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뭐였을까?


48 [발칙X건강한 책방] 이어말하기의 힘으로 2017년 봄을 부르다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현대자본의 산업안전보건 책임에 관한 몰상식적 행태


52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국민조사위 발족


54 [이러쿵저러쿵] 불신의 시대에서도 웃으면서 살 수 있기를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작업중지권 기획] 타워크레인 작업 가능 풍속 개정, 건설 노동자의 힘으로 해냈죠. /2017.1

타워크레인 작업 가능 풍속 개정, 건설 노동자의 힘으로 해냈죠.

- 건설노조 이영철 부위원장, 이승현 정책국장 인터뷰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건설업은 여전히 위험하고 열악한 업종이다. 고용노동부 가 발표한 2015년 산재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은 재해율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의 비율)0.75, 사망만인율(노동자 10,000명당 발생하는 사망자 수의 비율)1.47, 전체 산업 평균보다 재해율은 25%, 사망만 인율은 50%가량 높다. 그러니 현장에서 안전보건 조치 가 미비하거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상황이 얼마 나 많을까? 그러나 각각의 공사마다 고용관계가 새로 맺어지는 프로젝트 형으로 진행되고 4~5차 이상 내려가는 중층 하도급 구조로 되어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노동자들 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건설 노동자들에게 작업중지권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지권은 어떻게 행사되고 있을까? 건설노조 이영철 부위원장과 이승현 정책국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그동안 주로 제조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실행되었고, 이를 둘러싼 현장 갈등 역시 주로 제조업 노동자들 사례가 잘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의외로 건설 노동자들에게 작업 중지 자체 가 낯선 개념은 아니라고 한다. 작업중지권 이야기 를 시작하자 이영철 부위원장은 타워크레인 얘기를 꺼냈다.


20169월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 칙을 개정하여, 타워크레인 작업 가능 풍속을 순간 풍속 초당 20에서 초당 15로 낮췄다. 안전을 고 려하여 법적으로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 기준이 엄 격해진 것이다. 타워크레인의 작업 중지 기준 풍속 을 낮춘 이 법 개정은 건설 노동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성과라고 한다.

 

이영철 : “이 기준은 사실 이미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운전하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스스로, 알아 서 적용하고 있던 것이다. 현장에서 조직적인 힘으로 이미 지키고 있던 것이, 입법화까지 이어진 셈이 다. 최대 풍속이 15m/s라고 하면 평균 풍속은 10m/ s 정도 된다. 그 정도 되면, 실제로 타워크레인이 휘 청거린다. 태풍 매미 때는 타워크레인이 여러 대 넘어지는 사고가 실제 발생하기도 했었다. 그 뒤로 타 워크레인 노동자들, 최소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순간풍속이 15/s 정도 되면 타워크레인 운전을 거 부해왔다. 그게 결국 입법화까지 되어 이제 조합원 이 아닌 노동자들에게도 다 적용되게 됐으니, 모범 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건설 노동자들에게 작업 중지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감독기관에 의한 작업중지가 자주 발생하기 때 문이다.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근로감독관이 작업 을 일부 혹은 전부 중지시킬 수 있는데 건설현장에 서는 그런 경우가 꽤 많다. 정부에서 근로감독관을 통해서 내리는 작업중지 명령은 대개 중대 재해가 발생한 이후에 내려지므로, 사후 수습과 조치를 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재 발생 예방이라는 작업중지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그래도 건설 현장에서는 예방적 작업 중지 사례도 꽤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해빙기 건설현장 단속과 이에 따른 작업 중지 명령이다. 매년 2~3월이면 해빙기를 맞아 고용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 국민안전처 등에서 건설현장 안전점검을 한다. 물론 전국 공사 현장 중 일부를 무작위로 점검할 뿐이고, 산재율이 낮거나 자율 점검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면제받는 사업장이 많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현장을 안전 관점에서 점검하고 이에 따라 제대로 법이 준수되지 않는다면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는 관념이 건설 노동자들에게는 꽤 알려져 있다. 이런 여러 경험 때문인지, 건설 노동자, 최소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에게 작업 중지 자체가 아주 생소한 경험은 아니라고 한다.

 

이영철 : “현장에서 위험하다고 생각되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라고 생각되면 노동부 위험 상황 신고 전화를 거는 경우도 꽤 있다. 보통 관리자나 사업주에게 먼저 개선을 요구하고, 개선이 잘 안 될 경우 위험 상황 신고 전화를 한다. 그러면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나와서 상황을 보고 일부라도 작업 중지를 내리는 경우가 꽤 많다. 노동조합에 연락해서 조치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나 원칙을 강조하고, 시비 걸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 경우 조합이 나서지 않더라도, 활동가 혹은 조합원이 스스로 계속해서 개선을 요구하고 신고하기도 한다.”


제조업보다 건설업에 가까운 조선업에서, 컨베이어벨트 중심의 제조업에 비해 작업중지가 활발했던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느껴졌다. 조선업 노동자들은, 자동차제조업보다 본인들이 작업중지권을 더 잘 쓸 수 있는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전 공정을 멈추지 않고 부분 작업중지가 가능하며, 현장의 위험도가 훨씬 높아 사업주 입장에서도 노동자들의 안전 요구를 함부로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직접 관내 현장을 돌면서 위험 상황을 찾고, 노조 간부들에게 직접 작업을 중지할 권한까지 있었던 조선업의 상황과 건설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보다, 노동부 신고가 훨씬 흔한 방법이라고 한다.

 

제조업보다 건설업에 가까운 조선업에서, 컨베이어벨트 중심의 제조업에 비해 작업중지가 활발했던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느껴졌다. 조선업 노동자들은, 자동차제조업보다 본인들이 작업중지권을 더 잘 쓸 수 있는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전 공정을 멈추지 않고 부분 작업중지가 가능하며, 현장의 위험도가 훨씬 높아 사업주 입장에서도 노동자들의 안전 요구를 함부로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직접 관내 현장을 돌면서 위험 상황을 찾고, 노조 간부들에게 직접 작업을 중지할 권한까지 있었던 조선업의 상황과 건설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보다, 노동부 신고가 훨씬 흔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승현 : “노동자들은 사측에게 제기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요구가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경우 노동부에 상황신고를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노동부의 공신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안전에 대한 노동자들의 감수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혹서기 고온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건설 현장에서 혹서기 고온 작업 중지는 잘 이루어지느냐고 물으면 다들 그렇다고 답할 테지만, 사실 어느 정도가 더운 거고, 어느 정도일 때 정말 일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서, 현장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사실 노동자들도 혹서기나 혹한기에 작업을 안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혹서기 고온 작업 시 작업 중지는 명확한 기준이 법적,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타워크레인 사례와 다른 것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의식과 요구, 조직된 힘이 중요한데, 현재 노동자들의 안전·건강 권리의식이 높은 편은 아니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아쉬운 점은 더 있다.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영철 부위원장조차, 안전상의 이유로 여러 차례 작업 중지 요청을 하거나 노동부에 신고도 해봤지만, 실은 그 목적이 대부분 사업주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한다. 많은 경우 작업중지 신고는 투쟁의 방편, 회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것이다.

 

이영철 : “정말 온전히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만으로, 정말 사고를 예방하려고 작업 중지 신고를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회사에 대한 좋은 압박 수단이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이승현 : “아직 현장에서의 안전 의식 혹은 작업을 멈출 수 있다는 생각은, 누가 사고가 나서 사망이라도 하면 최소한 그 부분에서 더는 일 하지 말자는 정도인 것 같다. 아직 안전 문제에 대한 인식, 감수성이 낮아서일 수도 있고, 실제로 눈에 보이는 위험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다니. 여전히 산재 사망자 수도 늘어나는 업종인데, 정말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을까? 물론, 여전히 재래형 사고가 잦긴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적인 문제는 기술적인 안전 조치 미비 때문이라기보다, 작업 속도와 노동강도 때문이라는 것이 활동가들의 생각이다. 정확히 말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승현 : “물론, 지금도 오피스텔 공사처럼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비계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추락 방지 조치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소한 대형 건설사가 원청인 경우, 이런 정도의 규정은 지키고 있다. 그런데도 사고는 계속 발생한다.

 

최근 사망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는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 같다. 삼성은, 조합원들이 잔소리한다, 심하다 느낄 정도로 사측에서 건설 현장 안전 문제에 대해 까다롭게 군다고 한다. 안전 설비를 갖추거나, 보호구를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것 등 말이다. 그런데 사망 사고가 왜 연달아 발생했을까.

 

언론에서도 이미 널리 보도한 것처럼, 사고 원인은 공사 기간 단축에 따른 장시간 노동이다. 건설 현장에서는 보기 힘든 교대제 작업이 이루어졌다. 새벽부터 나가서 일하는 조가 있고 오후 4시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야간 조도 있었다. 이렇게 장시간 노동, 높은 노동강도, 빠른 작업 속도가 요구되는 곳에서는 안전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압박받는 노동자들이 속도를 높이려고, 규정을 충분히 지키지 못하고 작업하다 변을 당한 거다.“

 

이영철 : “10년 전만 해도 기둥이 한 줄인 외줄 비계가 많았다. 기둥을 두 줄로, 쌍줄 비계를 써야 하는 곳인데도 말이다. 그에 비하면 이제는 그렇게까지 무식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최소한 큰 공사장에서는.


아파트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갱폼 추락 사고도 작업 속도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의 예다. 갱폼은 아파트를 지을 때, 벽체 거푸집과 작업발판 겸용으로 사용하는 대형 구조물이다. 일종의 거푸집이기 때문에, 조립했다가 안쪽의 시멘트가 굳으면 이걸 다시 해체하는데, 이 해체작업을 빨리하기 위해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는 거다. 그런 볼트가 풀리면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다. 공기 단축으로 압박을 받으면 볼트를 대충 조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여전히 재래형 사고라 하더라도, 예전보다 안전 설비 자체보다 노동강도나 작업 속도 등 보이지 않는 위험이 더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 같다.”

 

바로 이 노동강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조합원들의 건강권 감수성과 권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건설노조에서는 토목건축 분과를 중심으로 근골격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조직된 힘으로 벌이던 실천이 결국 법 개정으로 이어졌던 타워크레인 사례처럼, 새해에도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활동이 전체 건설 현장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터> 통권 155호 / 2016.12




- 차례 -

 

[특집] 2016년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들

26 2016년, 노동자의 존엄과 안전은 어떠했나?

 

27 노동자의 삶과 미래를 빼앗는 ‘위험의 위주화’

 

28 수원시 화학사고 이후, 지역주민 알 권리 조례를 제정하다

 

29 죽음 부르는 일터 괴롭힘

 

30 산재은폐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악 시도, 노동자의 투쟁에 부딪히다!

 

31 남영전구 수은중독사건 그리고 스타케미칼 폭발사고

 

32 2016년 경남 근골 유해요인 지역 조사단 활동기

 

34 2016년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들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올 한해 인권의 기록들을 모으다

 

8 [포커스] 형식만 남은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어떻게 바꿔낼 것인가

 

10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기 (1)

 

12 [현장의 목소리] 역사상 최장기 철도파업, 정부가 왜 손 놓고 지켜보는가?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느긋하게 다니는 버스를 굼꾸며

 

20 [연구소 리포트] 일터 괴롭힘에 대한 노동법적 접근 연구 (1)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6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내가 들고 있는 촛불, 그리고 연대

 

38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통신 설치 노동자의 절실한 작업중지권 실현은 어떻게

 

42 [시간의 재발견] ‘꿈 같은 휴가’의 꿈

 

46 [문화읽기] 민주주의의 학교

 

48 [발칙X건강한 책방] 게임의 法칙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 직업 고용이 해법이다.

 

52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구조에 헌신했던 결과가 이건가

 

54 [이러쿵저러쿵] 공공행정 기관 현업 노동자들에게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작업중지권 기획] 지진, 피할 수 없다면 노동자의 대피권을 보장하라! /2016.10

지진, 피할 수 없다면 노동자의 대피권을 보장하라!

 

 

 

최민, 이숙견 상임활동가

 

 

 

지난 9월 12일과 19일 경주에서 각각 진도 5.8과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이번 지진을 직접 겪은 두 노동조합을 만나 경험을 들어봤다.

 

 

지진,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 홈플러스 노동조합 최대영 부위원장 인터뷰
대형마트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고 빽빽하고 높게 물건이 쌓여 있어 지진 발생 시 위험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지난번 지진 때 홈플러스 경주점에선 진열 상품이 떨어졌고, 포항 죽도점 건물의 일부에는 균열이 생겼다. 홈플러스 노동조합 최대영 부위원장은 지진 직후, 회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점검했다.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라 소소한 안전사고가 꽤 많습니다. 그런데도 대응이 늘 철저한 것은 아닙니다. 가령, 화재 시 울리는 사이렌 오작동이 종종 있어서, 실제로 작은 불이 났는데 오작동인 줄 알고 무시했다가 뒤늦게 대응한 적도 있었죠.”

 

다행히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회사는 지진 발생 후 안내 방송으로 사람들을 대피시켰다가, 이후 직원들을 다시 들어오게 해서 수습하고 다시 근무하도록 했다.

 

지진에는 도움 안 되는 매뉴얼

“포항 죽도점과 경주점은 노동조합 지부가 없는 곳이라 직접 직원들에게 연락하고, 회사에도 조치와 대응을 묻고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회사 재난 매뉴얼에 제대로 된 지진 대응이 없더라고요. 어느 정도 강도일 때 어떻게 행동하라는 구체적인 얘기가 없어서, 매뉴얼대로 했는지 따지기가 어렵더군요. 이번 지진 이후, 회사에서는 지진 안내 방송 문구도 정비하고 지진 발생 시 바로 대피시키도록 전 지점에 지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현장관리자로서는 영업 중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므로, 잘 지켜질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2016.9.12 지진 발생 직후 홈플러스 매장 사진이라고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이다.

 

 

위험을 감지해도 영업을 중단하는 것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나 생산에는 최대한 지장을 줄여야 한다는 지상과제 때문에 벌어졌던 일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2012년, 구미 불산 누출 사고에서 마을 주민들은 27분 만에 자체 판단 때문에 대피를 시작했지만, 인접한 산업단지 지역은 사고 발생 후 1시간 25분이 지나고서야 구미시로부터 대피 통보를 받았다. 올해 7월 26일 세종 부강공단 렌즈 제조업체에서도 유해물질이 누출돼 2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인근 공단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으나, 소식을 늦게 접한 일부 노동자들은 사고 발생 2시간이 넘도록 작업을 계속했다. 뒤늦게 회사에 작업중지와 안전조치를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그래서, 안전 문제로 작업을 중지하거나 스스로 대피한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이런 판단이 늦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판단이 늦어져 발생하는 위험은 결국 현장의 노동자들이 떠안게 된다.


매뉴얼과 함께 노동자에게 힘과 권리를
홈플러스 역시 경주점이나 포항 죽도점 이외에도 울산, 부산 지역의 지점에서도 고객과 노동자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노동자들이 대피를 강하게 주장하기는 어려웠다.

 

“경주점이나 포항 죽도점의 경우, 물건이 떨어지고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는 일이 있다 보니 회사에서 방송을 하고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근처 울산이나 부산 지역에서도 진동을 크게 느끼고 회사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안전하다는 얘기만 들은 거죠.”

 

최대영 부위원장은, 이번 지진을 경험하면서 구체적인 매뉴얼 보완과 교육·훈련 은 물론 작업중지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다양한 재난에 대해 실제로 도움이 되는 훈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매뉴얼에도 지진 관련 내용이 훨씬 자세히 들어가야 할 것 같고요. 위험할 때 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작업중지권도 필요하죠. 그런데 단체협약에 반영이 안 돼 있고 경험도 없어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는 있습니다.”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노동자의 참여와 권한을 높이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고 실효적이다. 지진이 나면 지진매뉴얼을 만들고,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에 누출사고 매뉴얼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매번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치는 셈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하나가 작업중지권이다. 여러 전문가에 의하면 지진은 예측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만큼, 위험을 느낀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스스로 대피하고 고객도 대피시킬 수 있도록 작업중지권이 보장돼야 한다.

 

 

이윤보다 더 소중한 것은 노동자의 안전, - 현대차 지부 고선길 노동안전보건실장 인터뷰
9월 12일, 진앙으로부터 직선거리 32㎞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노동조합의 주도로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전 공장의 라인을 멈추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2조(주간연속 2교대제)가 한창 작업 중이었다. 진도 5.1의 지진에 이어 한 시간 만에 발생한 5.8의 강진은 현장 곳곳의 건물을 뒤흔들었다. 작업자들은 지진에 대한 생경한 두려움으로 술렁대기 시작하였다. 노동조합의 전화벨은 쉴 새 없이 울렸다.

 

“두 번째 지진 때, 현장에서 엄청난 강도의 지진을 느꼈습니다.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물건이 떨어지고, 빔이 휘어졌다는 제보가 노동조합에 빗발쳤습니다. 이후 추가로 발생 가능한 강진에 대한 두려움, 작업을 중지시켜야 한다는 요구와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회사의 조치와 노동조합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19시 44분 진도 5.1의 지진이 발생한 후 노동조합은 바로 회사에 재발 우려가 있으니 대책을 세우자고 제안하였다. 진도 5.8의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하자, 라인을 중지하고 현장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하였다. 하지만 회사는 시간을 끌며 회사 독자적인 자체점검을 통하여 생산가동에 큰 문제가 없으니, 작업중지는 안 된다는 입장만 반복하였다.

 

조합에서는 20시 50분부터 우선 작업을 중단하고 노사합동 안전진단을 통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자고 회사에 수차례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10분만, 10분만 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3~40분이 지나도 답변은 같았습니다. 심지어 회사는 일방적인 자체진단을 한 결과, 작업을 중지할 만큼의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회사의 자체진단은 생산이 가능한지에 대한 확인뿐이었고, 작업자의 불안과 두려움, 여진에 대한 가능성은 배제한 것이었죠.”

 

시간 끌던 회사, 처음으로 전 공장을 멈춘 노동조합!
공장별로 부분적인 작업중지를 한 경험은 있었지만 전 공장에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사례는 조합 설립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전 공장의 작업중지 조치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작업자의 안전보다 생산과 이윤에 목숨 거는 회사의 비인간적인 행태를 거부하기 위해서라도, 무엇보다도 현장 조합원들의 작업중지에 대한 요구가 있었기에 이러한 조치가 가능했다고 한다.

 

“결국, 21시 50분까지 작업을 중지하지 않으면 노동조합이 작업중지권을 발동시키겠다고 회사에 통보하였습니다. 그리고 비상연락망을 통하여, '안전점검이 필요하니 라인을 정지해라, 모든 책임은 노동조합이 지겠다'라고 전달하였습니다. 결국, 21시 50분부터 전 공장이 멈추었고,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위해 다음날 8시 50분까지 작업을 중지하였습니다.”

 

9월 19일 20시 30분경 또다시 진도 4.8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이 지진으로 자재히터가 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승용2공장 라인이 다시 멈추게 된다. 지진 안전대책, 지진 발생 시 작업자 즉시 대피권 요구 1968년에 설립된 현대자동차는 대부분 건물에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고 노후화된 설비가 많아 전반적인 지진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두 번의 지진과 작업중지 이후 9월 21일 개최된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임시 산보위)에서 합의된 사항은 아래와 같다.

 

9월 19일 발생한 지진으로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 2라인에 있는 자제히터가 휜 사진이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내진설계가 된 건물은 200여 개 중 15여 개입니다. 대부분 무방비 상태인 거죠. 중·장기적인 매뉴얼 마련이나 사전대책도 필요하지만, 즉각적인 대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작업자의 대피권 보장에는 소극적입니다. 결국, 지진 발생 시 즉각적인 대피를 시키지 않으면, 노동조합에서 작업중지와 함께 즉시 대피시키겠다고 통보하고 임시 산보위를 마쳤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양산단층’은 활성 단층으로, 진도 5.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다른 여러 현장에서도 이러한 위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지진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진 발생 시 위험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작업자의 즉각적인 대피권 보장과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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