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버스 운전사 10명 4명 난폭 운전 이유-짧은 배차 간격과 휴식 시간(헤럴드경제 2015.06.22)

*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버스 운전사 10명 4명 “난폭 운전 이유 ‘짧은 배차 간격과 휴식 시간’”


...(전략)

한국운수산업연구원이 국가별 버스 교통사고(2011년)를 비교해 보니 우리나라는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152명)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2.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유럽 국가(영국 0.5%, 스페인 0.2%, 독일 0.3%, 루마니아 0.7% 등)들에 비하면 4∼1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매일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박수경(25ㆍ여ㆍ구리시)씨는 “비상등을 켜고 도로를 헤집고 다니거나 정류장을 지나치려다 갑자기 정차해 승객들이 휘청이는 경우도 많다”며 버스 난폭운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버스 운전사들은 난폭운전이 몸에 밴 일부 운전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근무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이 펴낸 ‘전북버스운전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버스 운전사 104명 가운데 49.4%가 ‘하루에 교통 신호를 10회 이상 위반한다’고 응답했다. 46%는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경우가 10회 이상이라고 했고, 25.3%는 10회 이상 정류장을 무정차로 통과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법규 위반이 잦은 이유에 대해 5.3%는 ‘습관적’이라고 했지만, 절반에 달하는 응답자들은 ‘짧은 배차 간격(46.5%)’, ‘휴게시간 부족(44.7%)’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순수하게 운전하는 시간만 하루 평균 15∼16시간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이 다음 운행 전에 쉬는 시간은 짧은 경우 23∼24분에 불과하다.한 버스 운전자는 “무리없이 운전해도 종점에 가서 30∼40분 쉬면 좋은데 실상 신호 위반, 과속 등을 해야 겨우 30분이 남아 밥도 먹고 화장실도 마음 편히 갈 수 있다”고 했다.


오랜 운행과 짧은 배차 간격으로 방광염을 앓고 있는 운전사도 상당수다. 경기 지역 버스 운전자 최모(46)씨는 “왕복 시간이 길면 3시간에 달하기도 하는데 가끔 운행 중 양해를 구하고 한 빌딩에 들어가 소변을 볼 때도 있지만 승객들 눈치가 보인다”며 “대부분 빨리 종점을 가겠다는 생각에 과속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후략)....


[언론보도] 노동자들은 대체 언제까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나(대안미디어 너머 2015.05.08)

* 이 글은 경기지역 대안미디어 '너머' 에 기고한 글입니다


노동자들은 대체 언제까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나
재현  |  rotefarh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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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08  17: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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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낮 12시 20분경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4 공장 10층에서 압축공기(CDA)를 사용하도록 설계된 스크러버 (유기화학물질 소각 배가 장치)에 시험 운전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압축공기 대신 질소를 투입하면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강○○(54), 이○○(43) 고○○(42)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 이에 5월 7일 오후 13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을 비롯해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SK하이닉스 경영진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이 사고 일으켜

M14 공장은 기존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4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2만 평 규모의 공장으로 원래는 6월 오픈 예정이었다. 그런데 돌연 SK하이닉스에서 공장 오픈일을 5월 1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현장엔 신규인력 충원 계획도 없이 자연 감소 인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소문도 흉흉하게 돌았다. 대부분은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이었던 현장에선 결국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24시간 내내 공사를 서둘렀다. 사고가 났던 시점도 점심시간이었다. 서둘러 일을 마쳐야 하다 보니 끼니도 거른 체 일을 했다.

스크러버에 질소를 투입하는 밸브를 여닫는 것은 SK하이닉스 관리자의 책임이었다. 이들은 현장에 원래 투입해야 하는 압축공기 대신 질소를 투입했다는 사실을 하청 노동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전에 질소를 투입하겠다는 사실을 알렸다면 당연히 작업자들은 보호구를 착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영문도 모른 체 일하다 질식해서 숨진 것이다.

이윤에 눈이 먼 SK하이닉스 경영진이 부른 인재

지난 4월 24일에도 반도체 크린룸 M10라인에서 가스 누출로 노동자들이 대피한 일이 있었다. 지난 3월에는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고, 작년 7월에는 D램 반도체 공장라인에서 이산규소 가스 누출로 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었다.

결국 이번 사고는 공장가동과 이윤에 눈이 멀어 현장 인력 충원 없이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한 SK 하이닉스 경영진에 의한 인재다. 하청 노동자들은 기본적인 안전조치마저 무시된 현장에서 부족한 인력으로 24시간 내내 허덕이며 일하다 숨진 것이다. 사고가 있고 SK하이닉스는 재빨리 기자회견을 통해 유족에게 사과를 표명하고, 사고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과 부족한 인력, 하청 노동자 안전관리 소홀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난 4월 30일 이윤에 눈이 먼 경영진의 욕심으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체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동료였을 노동자 3분이 안타까운 목숨을 빼앗겼다. 대체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는 걸까.


<당장멈춰> 작업중지권 기획연재





금속노조 신문<금속노동자 Ilabor> 기획연재 순서



“위험하다면 작업중지는 기본입니다”

[당장 멈춰 1] 작업중지권이 일상인 현장, 어떻게 활용하고 지키고 있는가. (조선업종)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528



‘잘’살기 위해 잊지말고, 생각하고, 요구하라

[당장 멈춰 2] 노동자의 안녕을 위한 권리 구성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571



이윤보다 생명을 위해 현장을 통제하라

[당장 멈춰 3] 징계 및 손해배상으로 작업중지권을 제한하는 사업장 (자동차 업종)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662



산재 위험을 인지했다면 멈춰야 한다

[당장 멈춰 4] 작업중지권의 법리적 쟁점 - 현행 ‘작업중지권’의 ‘급박한 위험’ 한계를 넘자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666


비정규직의 살기 위한 본능을 보장하라

[당장 멈춰 5] 임금 손실로 이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751


집단의 힘으로 유쾌하게 법의 한계를 넘자

[당장 멈춰 6]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작업중지권’ 의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과제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821


위험에 등급은 없다

[당장 멈춰 7] ‘위험’이란 무엇인가, ‘급박한 위험’이란 무엇인가.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849


생명을 지키는 ‘완전한’ 법이 필요하다

[당장 멈춰 8] 해외의 작업중지권 사례 비교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816


‘고객 만족’ 보다 ‘노동자 건강’

[당장 멈춰 9] 작업중지권의 확장 : 유해위험작업중지권, 작업거부권, 작업거절권, 작업회피권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817


현장의 주인인 노동자, ‘당장 멈춰’를 외치자

[당장 멈춰 10] 현장의 조직력 강화 측면에서의 작업중지권

http://www.ilabor.org/news/articleView.html?idxno=4825


[언론보도] 위험삼성을 멈추는 시민행동 ‘알아야 산다’에 함께해요 (대안미디어 너머, 2014.10.23)

이 글은 경기지역 대안미디어 '너머' 에 기고한 글입니다

출처 : http://www.newsnom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


위험삼성을 멈추는 시민행동 ‘알아야 산다’에 함께해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재현  |  rotefarhe@hanmail.net




고 황유미 씨 7년 끝에 산재로 인정받아

지난 8월 21일, 서울고등법원이 삼성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생명을 잃은 고 황유미 씨와 고 이숙영 씨의 죽음이 산업재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전자산업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노동인권사회 단체 ‘반올림’과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이 삼성의 거짓과 협박에도 불구하고 전자산업 노동자 직업병 문제를 세상에 알리며 7년을 싸운 끝에 산재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반올림’은 현재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보상은 물론이고 삼성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교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이 나뉘는 안타까운 일이 있으면서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반올림은 지금까지 이 싸움을 지지하고 함께했던 수많은 노동자 · 시민들의 힘으로 삼성과 사회적인 대화를 시작하게 된 만큼 이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알 권리 문제에 주목하는 반올림

반올림은 대한민국 반도체의 날 행사일인 10월 23일 부터 위험 삼성을 멈추기 위해 ‘알아야 산다’는 기조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권을 향해 다시 한 번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특별히 ‘알 권리’ 문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2007년 고 황유미 씨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청전 산업으로 알고 있던 반도체 산업이 사실은 유해화학물질로 가득한 위험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노동자들은 수많은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지만 내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어떤 물질인지 알지 못합니다. 화학물질 정보를 알고 싶어도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알 방도가 없습니다.

산업재해 승인 여부를 심사하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가 직접 자신의 질병과 업무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입증하라고 합니다. 노동자가 무슨 화학물질을 사용했는지 알 방법이 없는데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사업주 등의 의무에 의해 해당 사업장의 안전 보건에 관한 정보를 근로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삼성의 힘 앞에 법도 별다른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반올림은 노동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삼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사회적으로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의 알 권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위험삼성을 멈추는 시민행동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반올림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권을 향해 달리다 ‘반달 공동행동’ 첫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와 함께 제 7회 반도체의 날 행사장인 63빌딩 앞에서 위험 삼성을 멈추는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이후에는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의 집단산재신청, 삼성 LCD 공장이 있는 온양과 기흥 · 화성 반도체 공장 앞에서 알 권리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해당 가족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여놓고 구체적인 사과 한마디 없는 삼성의 책임을 묻고, 지금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와 수원 · 화성 지역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동행동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언론보도] 저녁이 있는 삶 기획연재-노동시간센터(준)&한겨레 공동기획






한노보연 노동시간센터(준)과 한겨레가 함께 기획한

한국사회 노동시간 심층 리포트! <저녁 있는 삶> 기획연재 링크 모음입니다. 



"기획1. 벼랑에 선 맞벌이들"  

2014.10.13.월


[한겨레| 맞벌이 느는데…‘육아 보장 않는 사회’ 그대로]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9417.html?recopick=5


[한겨레| "엄마 무서워” 딸 전화에…야근하며 숨죽여 울어요]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9392.html?_fr=mt1


[한겨레| ‘저녁 없는 삶’ 470만명…장시간 노동에 찌든 나라]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9420.html?_fr=mt1r


[한겨레| 임금노동자 45% “7시 넘어 퇴근”…인천, 밤 9시에도 20만 명 야근 중]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9436.html?recopick=5




"기획2. 날마다 사표 쓰는 여자"  

2014.10.17.금


‘분리 불안증’ 아들 보며…마음으로 또 사표를 쓴다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0203.html


며느리와 딸의 ‘할머니 쟁탈전’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0202.html


“둘째 갖고 싶은데, 남편은 오늘도 야근”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0125.html



"기획3. 중2병의 숨은 이유"  

2014.10.20.월


‘늦은 퇴근’ 맞벌이 가정 아이들, ‘학교 폭력’ 빈도 높다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0663.html


저소득 부모들, 어쩔 수 없이 ‘밤까지 노동’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0653.html


문제아 된 중2…“친구의 ‘혼내는 아빠’가 부러웠어요”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0595.html



"기획4. 야근 강요하는 사회"  

2014.10.29.수


5시 퇴근에 근무시간 맘대로…독일에선 현실이더라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1919.html


오너→이사→부장 ‘눈치 피라미드’에 오늘도 지루한 야근

-스스로 'B급'이 된 대기업 직원의 사연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1826.html



"기획5. 맞벌이 패러다임의 조건"  

2014.10.30. 목


스웨덴 워킹맘 미소 뒤엔 ‘야근자 전용 24시간 어린이집’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2064.html


“노동자 건강 위협 판단 땐 노조가 직장폐쇄 할수있어”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2063.html


‘스칸디 대디’는 아이가 아프면 출근하지 않는다

http://www.hani.co.kr/arti/SERIES/630/662039.html






[언론보도] 고용허가제 10년, 이주 노동자의 삶은 안녕했을까? (대안미디어 너머, 2014.09.20)

이 글은 경기지역 대안미디어 '너머' 에 기고한 글입니다

출처 : http://www.newsnom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


고용허가제 10년, 이주 노동자의 삶은 안녕했을까?

재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rotefarhe@hanmail.net

2014.09.02  13:58:06

며칠 전 이주노동자의 노동 실태를 다룬 한겨레신문 기사를 접했다. 기사를 읽어내려 가는 동안 내 눈을 의심하고 싶었다. 충남 예산에 있는 단무지 공장에 채용된 33살 캄보디아 여성 이주 노동자는 그녀의 동료들과 함께 공장 사장의 부인이 데려다 주는 전국 15개 지역의 무밭을 돌아다니며 노예처럼 팔려 다녔다. 공장 사장 부인은 매일 아침 6시면 그녀를 밭에 내려놓고 일이 끝날 때쯤 태우러 돌아왔다.일은 이주 노동자가 했는데 일당은 항상 사장 부인이 챙겼다. 이렇게 그녀는 한 달 350시간을 일하며 월급으로 단돈, 95만 원을 받았다.


밭일이 없는 날에는 사장이 운영하는 단무지 공장에서 포장 일을 했다. 그것도 아니면 ‘풀 뽑는 게 쉬는 거’라는 사장 부인의 잔소리를 들으며 공장 주변 풀을 뜯었다. 오롯이 쉬는 날은 태풍이 오는 날이었다. 동료 6명이 함께 생활하는 컨테이너 숙소에는 가스레인지가 없어서 나무로 불을 때 물을 끓여 먹었고, 화장실이 없어서 산속으로 들어가 호미로 땅을 파고 볼일을 해결했다.


고용허가제 = 노예허가제


이 끔찍한 일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 그 배경엔 2004년 8월 17일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도입된 고용허가제가 있다. 고용에 관한 권한을 모두 고용주에게 부여한 고용허가제로 인해 이주 노동자들은 사업장 이동 시 고용주의 동의가 필요해 제한을 받고, 단기순환 원칙으로 인해 최대 10년 가까이 체류하는 동안 불안정한 지위를 가지며 정주하는 생활을 할 수 없다. 따라서 고용주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노동조건 개선 없이도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반면 이주 노동자들은 열악하고 부당한 처우를 받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조건에 처해있다. 그 결과 이주 노동자는 노동3권은 물론이고 인간답게 살아갈 기본적인 권리조차 송두리째 고용주에게 종속된 채, 착취와 억압 그리고 온갖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어 노예 같은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


고용주가 인권침해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게 하는 무소불위의 부당한 고용허가제라는 법은 ‘법치’라는 이름으로 불법의 낙인을 찍어버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정부의 또 다른 폭력일 따름이다. 21세기 판 노예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정부는 헛발질로 일관하고 있다.


이젠 퇴직금조차 받기 어려워져


지난 2014년 1월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7월 28일부터 출국 만기보험금을 ‘출국 후 14일 이내’에 지급한다는 개악 안을 발표했다. 이 제도로 인해 이주 노동자들은 이제 퇴직금도 고국에 돌아가는 공항 혹은 고국에서 받아야 한다.


문제는 출국 만기보험금을 지급하는 곳이 24시간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출국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공항에서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이주 노동자들의 고국이 한국 사회처럼 은행이 흔하고, 금융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고, 수수료, 환율의 차이 때문에 퇴직금을 온전하게 받기 어렵다.


결정적으로 제대로 퇴직금을 받지 못했을 때 대책이 없다. 한국에서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고국으로 돌아간 이주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100% 지급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나마 한국에서는 퇴직금을 못 받으면 고용노동부에 가서 진정도 넣고, 이주노동자의 기본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으나 이제 그마저도 어렵게 되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삶은 꿈도 못 꿔


이렇게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이주 노동자들은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꿈꾼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허리 한번 못 펴고, 자는 시간 빼고 밤낮으로 일하다 혹여 다쳐도 산재는 입도 뻥끗 못 한다. 그랬다가는 불법이라는 낙인에 찍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쫓겨나기 일쑤다. 이러한 삶을 바꾸기 위해 이주 노동자들이 노동 3권 보장을 외치며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나, 노조 합법화 관련해서 대법원에 7년째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한편, 지난해 5월 고용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2012년 산재 사고로 사망한 이주 노동자는 88명, 재해자는 5,222명이었다. 그나마 통계로 확인된 재해자가 이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5년간 내국인을 포함한 전체 재해자는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 노동자의 재해는 매년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에서 실효성이 있는 안전 교육과 이주 노동자의 언어로 만든 안전 보건 관련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겠다고는 하나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이주 노동자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우선 고용허가제를 폐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최소한 노동3권 등 법적 권리를 온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면서 차별 없는 생활임금보장을 전제로 작업량과 노동 시간을 줄이고,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에 노출된 노동자를 보호하고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출처 : 이주노조


이주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때


고용허가제 10년을 경과한 지금, 기본적인 이주 노동자의 노동권, 건강권,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제도 개선과 대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지지다.


사는 게 힘들고 바쁘다는 이유로, 나와 다르다고 해서 이주 노동자의 현실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대로 갖지 못한다면 이주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폭력은 도를 더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차별과 폭력은 모든 일하는 이들에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땅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170만 이주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변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삶부터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것, 우리네 사람들의 몫이지 싶다.


[언론보도]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 (2014.08.27,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808&page=1&category2=203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 공동기획 연속토론(4)

 

 

김인아 (노동시간센터())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1. 장시간근무 & 야간근무의 건강영향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점차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장시간근로제도에 대해 개선을 추진하고 야간노동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법제화 하는 등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으로 인한 건강문제를 예방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장시간노동 및 야간노동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해 현재까지 어떤 건강문제가 연구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하며, 이에 김현주 등 (2011)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등 과중업무 수행 근로자 관리방안의 문헌조사결과를 요약 정리하였다.





장시간 노동의 건강영향

 

장시간 노동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는 최근 들어 점차로 증가해왔다. 주로 연구되었던 주제는 작업장 손상, 전반적인 건강, 심장질환, 수면장애와 정신건강 등을 들 수 있으며 그 외에도 건강행동, 생식건강, 스트레스, 내분비질환 등이 있었다.

 

(1) 작업관련 손상

장시간 노동이 작업장 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대체로 일관되게 작업장 손상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으며, 많은 연구에서 주당 근무시간이 50~60시간을 넘는 경우 작업장 손상의 발생을 1.2~2 배가량 높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2) 심장질환

장시간 노동의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는 주로 고혈압, 급성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등의 결과를 사용하여 수행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55-60시간을 넘을 때에 심장질환의 발생 또는 사망위험을 1.5~2.3 배가량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3) 수면장애

일부 연구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수면장애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고 보고하였으나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한 연구가 더 많았다. 최근의 코호트연구(Virtanen, 2009)에서는 주당 근무시간이 55시간 이상인 경우 수면증상이 2.2-6.7배가량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다.

 

(4) 정신건강

장시간 노동과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최근 대규모 표본을 이용한 연구 (Klepp, 2008)에서 장시간 노동이 우울 및 불안 등의 증상을 1.3-1.7 배가량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다.

 

야간노동의 건강영향

 

야간노동을 수반하게 되는 교대근무의 건강영향에 대해 국내외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주로 수면장애, 위장관 증상 및 위장관 질환, 작업장 손상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그 외에도 당뇨병, 간질, 갑상선기능 항진증 등의 악화, 뇌심혈관질환 및 암 발생, 생식보건의 영향 등에 대한 연구 등 광범위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1) 작업장 손상

손상과 관련된 연구들에서 많이 사용한 연구방법은 사고가 일어난 시각 및 사고 노동자의 야간근무 스케줄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교대근무자들에게서, 야간 근무 시에 사고 발생률이 높았고, 특히 연속적인 야간 근무시에 발생률이 높았다. 또한 이전의 연구결과를 모아 메타 분석한 연구 (WagstaffSigstad, 2011)에 의하면 교대근무자가 비교대근무자에 비해 작업장손상 위험이 1.2~2.0배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2) 뇌심혈관질환

야간노동이 뇌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뇌경색에 대한 연구의 숫자는 많지 않으며, 위험도가 1.0~4.6배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심혈관 질환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이 수행되었으며 위험도는 0.9~2.2의 범위로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 뇌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으로서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들도 보고된 바 있으며 아직 소수의 연구결과만 발표되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3) 우울증

교대근무와 우울증과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으며 특히 여성, 장기간 교대근무자에게서 그 연관성이 더 잘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들에서 교대근무자가 비교대근무자에 비하여 우울증상 또는 우울증이 대략 1.4-6.0 배가량 더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4) 수면장애

교대근무와 수면장애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다. 대부분 단면연구로 수행되었으며 많은 연구들에서 비교대근무자에 비하여 교대근무자의 수면장애 유병률이 높은 것을 보고하였다.

 

(5)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를 인간에게 발암가능성이 있다(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 고 분류하였다. 특히 유방암에 대하여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고 그 외에 대장암과 전립선암에 대한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유방암에 대한 연구의 경우 교대근무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방암 발생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전반적으로 교대근무자는 비교대근무자에 비하여 대략 1.5배 정도의 유방암 발생 증가를 보였다.

 

(6) 위장관계 질환

교대근무와 위장관계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로서 소화성궤양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잘 관찰되며 그 외에 기능성 위장장애와 위식도 역류질환의 위험 역시 높인다는 보고를 찾을 수 있다. 소화성궤양의 경우 교대근무자에게 대략 1.3-2.3배 정도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주간2교대제 이후 긍정적 변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이후 가장 긍정적인 변화 세 가지

 

주간연속2교대제 실시 이후 경험한 가장 긍정적인 변화’(세 가지 복수 답)를 항목*세대별로 살펴보면, ‘건강 개선의 경우 30대 응답 조합원의 48%, 40대의 69.5%, 50대의 70.78%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가 높아질수록 건강 개선효과를 많이 경험한 것이다. 또한 여가 시간 증대의 경우, 30대의 88%, 40대의 73%, 50대의 74.15%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30대의 조합원들이 여가 시간 증대로 인한 긍정적 경험을 보다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관계 개선의 경우, 30대의 40%, 40대의 38.5%, 50대의 36.51%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일수록 부부관계 개선의 경험 비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관계 개선은 세대별 차이를 가장 크게 드러냈는데, 30대의 60%40대의 39.5%가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반면, 50대의 경우 11.23%만이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긍정적 변화로 보고했다. 이러한 차이는 상대적으로 어린 연령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30-40대와 집중적 자녀 양육 시기를 이미 지나보낸 50대와의 차이를 반영한다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30대의 경우 여가시간 증대자녀와의 관계 개선경험 비율이 높고, 40-50대의 경우, ‘여가시간 증대건강 개선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 측면에서도 교대제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를 가지고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매우 나쁘다에서 매우 좋다까지 5점 척도로 질문하였을 때, 교대근무자의 야간 근무 시 수면의 질이 극적으로 좋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7년 교대근무자가 야간 근무할 경우 수면의 질이 매우 좋다고 응답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고,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2.9%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2013년에는 매우 좋다가 3.5%, 좋다가 6.4%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이 매우 나쁘다는 응답이 2007년에는 27.9%, 나쁘다는 응답이 44.9%였는데, 2013년에는 각각 5.0%, 34.8%로 크게 감소하였다.

 

또한 교대근무자의 야간 근무시 수면의 질 변화만큼 뚜렷하지는 않지만, 주간근무자와 교대근무자의 주간 근무 시 수면의 질 점수 역시 모두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수면의 질은 나빠진다. 평균 연령이 200742.3세에서 201347.6세로 증가했음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

 

3. 노동시간에 있어서 제도와 단체협상의 영향

 





















[언론보도] 두원정공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현장투쟁 (2014.08.22,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762&page=1&category2=203


두원정공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현장투쟁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 공동기획 연속토론(3)

 

엄정흠(노동시간센터()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두원 정공 교대제 전환의 의의

 

1974년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두원정공은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주력 생산하며,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계식 연료분사장치의 80% 가량을 두원정공으로부터 공급받으며, 나머지 20% 정도만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는 현재 사양부품 중 하나로, 국내에는 이 장치를 필요로 하는 차종이 거의 없다. 현대자동차는 유럽 및 북미 제외 지역과 전자식 연료분사장치를 사용하기 힘든 열대 및 극지방에 수출하는 차종을 생산하기 위해 이 부품을 필요로 한다. 또한 일부 중장비 차량 생산과 이미 판매한 차량의 AS를 위해서도 이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따라서 두원정공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감소할 수밖에 없는 수요로 인해 업체의 전망마저도 불투명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볼 수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실제로 두원정공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높은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음을 알 수 있다. 면접조사에 응한 노동자들 역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물량이 넘쳐나 하루 3~4시간의 잔업과 철야작업도 빈번히 했으나, 이후로는 서서히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회고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기본적으로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기술이 높아져가는 글로벌 환경규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생겨난 문제로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두원정공에 먼저 찾아온 위기는 환경규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1997년 한국 경제위기로 인한 것이었다. 아래 표에 나타나듯, 1997년까지 호황을 누리던 두원정공은 경제위기를 맞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대로 급락하는 등 경영상의 위기를 맞게 된다. 물론 매출액과 이익은 1999년에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성장하는 등 빠르게 회복되었지만, 다른 많은 사업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를 기회로 두원정공은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여 관철시켰다. 당시 한국노총 소속이던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양보교섭안을 모두 수용하였으며, 이러한 흐름을 타고 두원정공은 2001년 말까지 총 40%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절반에 가까운 동료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난 작업장에서, 남은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강화된 노동조건을 감내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두원정공의 이른바 민주집행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선되었다. 민주노총 가입을 내걸고 2001년 선거에서 당선된 두원정공 노동조합 집행부와 이후 민주집행부는 강도 높은 임단협 투쟁(2002)과 근골격계 집단요양 투쟁(2003), 보쉬(Bosch)로의 매각 저지(2005)1) 및 신규 물량 확보 투쟁(2006) 등을 전개하며 무너지고 쪼개진 현장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해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지난 구조조정의 트라우마 속에서 물량을 사이에 두고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변모한 노동자들에게 연대의식을 다시 일깨우는 데 집중했다. 노동조합의 헌신적이고 강력한 리더십 하에서 현장은 차츰 복원되어 나가기 시작했으며, 투쟁들의 승리 속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동의와 신뢰는 견고해졌다. 물론 두원정공은 물량이 곧 고용이라며 물량이 줄었으므로 고용조정은 불가피하고, 고용조정을 해야 회사가 살 수 있다는 담론을 유포하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깨고 구조조정을 완성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의 강경한 대응에 맞부딪혀 번번이 좌초되고 말았다.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를 생산하는 두원정공의 예고된 운명을 잘 알고 있는 노동조합은 회사의 물량 이데올로기에 대해 물량이 없다면 천천히 쉬면서 일하자!’는 응답으로 맞섰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로의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2007년에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토대 마련 작업을 시작으로 하여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주간연속2교대제 연구팀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끊임없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해결해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 결국 201010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동시 도입을 성공시켰다. 아래 표는 노사합의 내용이다.


*2010년 제도개선 합의서 내용


1. 회사는 2010921(10월 급여부터) 새로운 근무제도인 월급제를 실시한다.

 

1) 월급제는 시간외 수당 30시간을 적용 지급한다.

전 조합원에 적용한다. (관리직 조합원 포함)

교대근무자(2)는 교대근무수당으로 심야근로 3시간 30분의 50%를 지급한다.*

2) 근무형태는 8+8을 직도입한다.

3) 근태(지각, 조퇴 등) 관련 사항은 현행대로 한다.

4) 노사는 인원 이동 관련 성실한 협의를 통해 원활한 생산이 되도록 노력한다.

5) 특별부서(열처리, 보일러, 변전실)는 해당부서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

6) 월급제 시행 전후 중대한 문제 발생시 노사 협의하여 방안을 강구한다.

7) 기타 기본급, 통상임금 산정 및 근무시간 등 세부적인 사항은 첨부1**을 따른다.

 

2. 월급제에 적합한 단일 호봉제를 201110월부터 실시한다.

 

1) 월급제 실시에 맞추어서 2010101일부터 단일호봉제 완성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팀을 구성 운영한다.

 

* 이전에는 오후 10시부터 420분까지 야간근무였는데, 12시부터 1250분까지의 식사시간은 무급이었으므로1250분부터 420분까지의 3시간 30분 중 50%에 대한 임금보전을 요구한 것.

** 첨부1은 임금계산공식 및 근무표 등.

 

자료출처: 노조 자료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전 두원정공 생산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시스템은 여느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업체와 마찬가지로 ‘10+10 교대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주말 특근이 덧붙여져,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시간을 상회하게 나타났다. 아래 표는 OECD 최장시간 노동을 기록하는 한국 연평균 노동시간을 거뜬히 초과하는 두원정공 노동시간 추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된 이후, 잔업이 사라지고 ‘8+8 주간연속2교대제가 실시되는 동시에 노동조합에 의해 특근이 통제되어 총 노동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2013년 설문조사에서 조합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6.95시간으로 나타났다. 아래 표는 근무형태 변경 이후의 근무시간표이다.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는 도입 논의 초기에 조합원들의 저항을 많이 받았다. 임금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고, 2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동안 적응해온 교대제 시스템이 바뀌면 생체리듬이 깨져 더 힘이 들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한편 임금감소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를 꿰뚫고 있던 두원정공 사측은 잔업 및 특근을 노사 합의 후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직전인 920일까지 최대한 운영하다 21일부로 전면 중단해 실제로 임금이 감소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켜 노조에 대한 불만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물량이 줄어드는 조건에서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월급제를 도입하여 기본급을 확충하는 것이 고용안정 및 임금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조합원들을 설득해나갔다. 동시에 일시적으로 특근에 대한 통제를 풀어 수당을 통해 임금을 보전해줌으로써 조합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이와 관련한 노동조합의 문제의식은 아래 제시한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다.





현재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 3년째로, 제도가 많이 안정화되어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노동시간 및 임금 시스템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대체로 많이 가라앉았으며, 오히려 현장에서 새 제도 도입 이후 삶이 더 만족스러워졌다는 반응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사례는, 노동조합이 오랜 준비를 통해 큰 타협과 양보 없이 원칙에 입각해 근무형태를 변경시키는데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1997년 경제위기와 구조조정을 계기로 노동운동 내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동시에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간연속2교대제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었으나, 정작 그 원칙으로 상정된 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이른바 3무원칙에 철저히 입각하여 교대제 변경을 이뤄낸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3무원칙에서 제기된 노동시간, 노동강도, 임금이 사실상 새로운 근무형태 설계의 핵심 쟁점이며, 따라서 그만큼 노사간의 치열한 각축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언론보도] 주간연속 2교대 도입에 따른 노동자의 삶의 변화 (2014.08.18,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694&page=1&category2=203


주간연속 2교대 도입에 따른 노동자의 삶의 변화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준) 공동기획 연속토론(2)

김보성(노동시간센터(준)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준)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노동시간 문제 해결책으로서의 주간연속2교대제


먼저 주목해야 하는 것은 IMF 이후 작업장 정치의 변화, 즉 자본과 노동의 행동 목표와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준수해야하는 규칙이 바뀌었고, 동시에 사고방식은 특정한 합리성에 기반하게 되었다. 


새로운 규칙의 등장 


새로운 규칙의 핵심은 “고용은 유연하다 그리고 고용은 물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고용인원은 생산물량에 연동된다. 


구조조정 이후 노동자들은 회사와 노동조합 모두에 대해 신뢰를 상실했고, 고용 문제에 대해 절대적/상시적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고용을 위해서는 다른 어떠한 것도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면화하게 된다. 그 결과, 자신의 시간과 몸에 대한 양보를 통해 최대한의 생산물량을 확보하거나, 또는 자신보다 더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비정규직)를 확보함으로써 상대적인 고용안정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이처럼 노동자들은 최대한의 ‘주체성’ 발휘를 통해 규칙에 잘 적응하여 새로운 게임의 승자가 되고자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규칙에 적응하면 할수록, 지금 얻고 있는 성과들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최종적인 고용안정을 이룰 수는 없다. 그저 불안과 양보의 과정이 반복될 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반복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여진다. 





작업장 정치의 특성 


첫째, 기업은 임금의 유연화·노동시간의 유연화·고용의 유연화를 모두 확보한다. 이제 임금·노동시간·고용은 모두 물량에 의해 결정된다. 


둘째, 잔업과 특근을 ‘강요된 초과노동’이 아니라 ‘성취와 보상’으로 변화시킨다. 즉 장시간 노동은 거부하고 투쟁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인 동의와 욕구의 대상이 된다.


셋째, 위계적 갈등을 수평적 갈등으로 전환시킨다. 이제 물량을 분배하는 회사는 심판이 되고, 물량을 빼앗아가는 동료 노동자들이 적이 된다. 만약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된다면, 한정된 수의 일자리(물량)를 둘러싸고 경쟁자들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고용안정을 위한 노력은 노동자들의 단결을 낳지 않는다. 


넷째, 기업의 발전이 곧 고용안정의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여짐으로써,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게 된다. 


다섯째, 기업과 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달성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고용과 임금과 노동시간이 유연하다는 규칙을 따르는 한, 즉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생산’이라는 기업의 이해를 충족시키주면, (정규직)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고용안정을 보장받는다. 언뜻 보기에 고용의 유연성이라는 기본 규칙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바로 이 점이 새롭게 형성된 작업장 정치를 지속시키는 핵심이다. 이처럼 자본과 노동 모두의 이해가 충족된다는 점을 두고, “노사간의 담합”으로 설명하는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의 조정을 양측이 동등한 입장에서 타협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업의 이윤과 경영이 전혀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자신의 의사 결정에 있어 모든 형태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노동의 대항권력은 오히려 그러한 유연성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작업장 정치에서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구조적으로 제한적이며, 장기적인 목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재 획득하고 있는 성과조차 안정적인 것이 아니다. 즉 권력의 비대칭 상황은 계속해서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지금 이순간은 만족스럽기에, 거부한다면 현재마저 보장받지 못하기에, 벗어나려는 용기를 가지기란 쉽지 않다. 


여섯째,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이제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합리적’인 대안 제시, 즉 기존 질서의 유지를 전제로 그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게 된다. 


주간연속2교대제의 가능성


현재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이끌어가는 주도권은 정부와 기업에게 있다. 그동안 노동운동 진영에서 임금과 고용에 비해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교대제 전환이었다.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하는 것은 단순히 어떠한 제도 하나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터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부분에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장시간 노동을 지속시키는 메커니즘을 중단시킬 수 있는 것이었다. 


노동시간의 실질적·강제적 단축


주간연속2교대제는 심야 노동을 더 이상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공장이 24시간 계속해서 가동되었다면, 일정시간동안 공장 가동을 중지시키게 된다. 따라서 하루 노동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말만 ‘잔업’일 뿐 사실상 의무적인 노동시간이 매일 추가되었다면, 이제는 그러한 연장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간의 실질적·강제적 단축은 한국의 현실에서 특히 더 중요성을 가진다. 일터에서 기업의 권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노동시간의 연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곧 필연적으로/일상적으로 초과노동이 발생함을 의미한다. 잔업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노동시간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는 잔업의 가능성 자체를 제거한다. 


또한 교대제 변화는 작업장 전반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노무 관리의 영향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특히 노동조합 활동가들에 대한 개별적 관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전체 노동자를 포괄하는 집단적 의제는 기업의 통제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아울러 확산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의 힘이 강한 대기업에서 먼저 시작하면 동기화되어 있는 부품 사업장으로의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많은 연구들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대기업의 교대제 전환을 연기하거나 혹은 전환하더라도 기존의 생산물량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이 전환하게 되면 관련 기업들이 즉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영향이 노동자들에게 부정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그들이 기존의 작업장 정치의 규칙들을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선도적 변화를 통해 사회적 기준과 노동자들의 기대 수준을 높인다면 노동조건의 상향 평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주 40시간제 도입이 노동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에 비해, 주간연속2교대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시간의 통제권과 관련되어 있다. 서구와 달리 한국의 현실에서는 노동시간의 통제권이 노동시간을 선택하는 것과 연결되지 않는다. “밤에는 잠 좀 자자”라는 요구를 위해 격렬한 투쟁을 벌여야 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노동시간의 통제권은 기업의 권력이 적용되지 않는 절대적 범위를 설정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또한 통제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집합적 힘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한국은 시간의 개별화·유연화가 아니라 오히려 집단화·고정화를 통해 노동시간단축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이다. 


월급제 도입 : 기본급 비중 상승


교대제 전환은 임금 체계의 변화를 동반한다. 낮은 시급과 높은 변동급 비중이라는 현재의 임금 체계는 주간연속2교대제에서는 유지될 수가 없다. 잔업·특근의 할증률에 기대어 임금 수준을 유지하던 예전 상황과 달리, 주간연속 2교대제에서는 그러한 변동급이 기본급에 포함된다. 그 결과 시간당 임금이 높아지고 기본급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교대제 전환을 통해 법정 노동시간만큼 일하는 것이 당연해지는 것과 동시에, 법정 노동시간만큼 일하면 먹고 살 수 있는 임금을 받는 것이 당연해진다. 노동시간의 정상화와 더불어 임금구조의 정상화를 동시에 추진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필연적 법칙은 아니다.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은 했지만 임금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임금의 대폭적인 감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많은 연구들은 노동강도 강화가 없다면 임금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노동시간이 줄어든다면, 생산물량이 줄어든다면, 임금 하락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물량과 임금을 절대적 기준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현실적으로 임금이 대폭 하락한다면 노동자들이 교대제 전환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가 서로 동기부여를 하는 상관관계라는 점이다. 이 둘 모두 물량이 모든 것을 규정한다는 기존의 규칙을 거부하며, 이윤을 절대적 기준으로 보는 기존의 합리성을 거부한다. 


대안적 규칙·원리 제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간연속2교대제가 IMF 이후 일터를 지배하던 원리·규칙에 대안적인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크게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물량 변동에 따른 노동시간/임금/고용의 유연성을 약화시킨다. 

IMF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원리·규칙은 생산량에 따라 노동시간이 변동하고 임금이 정해지며 나아가 고용이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경기변동에 따라 생산량은 언제나 조금씩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생활임금 확보나 고용안정과 같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아무런 힘을 가질 수 없었고, 기업의 일상적 구조조정은 자연스럽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노동자들은 그저 생산량이 많기를, 즉 회사가 잘 나가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에서 물량은 더 이상 절대적 권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제 법정 노동시간을 전제로 생산계획이 세워지고 임금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에 따라 노동시간과 임금은 예상 가능한 것이 되고, 큰 변동이 없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둘째, 이윤 추구의 극대화를 약화시킨다. 

IMF 이후, 이윤은 합리성의 절대적 기준이 되었다. 기업 경쟁력이 노동자들 생존의 최우선적인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노동자들은 더 많은 이윤 확보를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기 시작한다. 장시간 노동과 높은 노동강도, 비정규직 확산은 노동자들의 ‘동의’를 통해 합리적 원리·규칙으로 자리잡았다. 그렇게 이윤 앞에서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삶의 행복, 연대와 단결 같은 가치는 부차적인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심야노동의 철폐는 가치관·관점의 근본적인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더 이상 이윤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삶의 행복이 합리성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심야노동의 철폐로 인한 공장 가동 정지는 물량의 ‘신성함’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무슨 방법을 쓰든 정해진 생산량을 맞춰 내는 것이 당연했던 현실에 대해, 그래서 하루 종일 일년 내내 일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였던 삶에 대해, 노동자들은 비로소 다른 가능성을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위의 두가지 변화는 주간연속2교대제에 잠재해있는 가장 결정적인 효과이다. 물량을 기준점이 아니라 종속 변수로 자리매김 하는 것은, 대신 노동자의 몸을 기준점으로 삼는 것은,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의제를 변화시키는 것이며 일의 처리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대안적 합리성의 등장 속에서, 노동시간 단축, 심야노동 축소, 생활임금 보장, 일자리 창출, 노동강도 완화와 같은 사안들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논의 지형을 가지게 된다. 


두원정공 사례를 통해서 본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의의


- 두원정공 사례는 작업장의 시간제도 전변을 통해 노동자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노동시간의 단축과 심야노동의 철폐는 작업장의 시간성에 포박되어 있던 노동자들을 해방시켜 어느 정도 주체적으로 자유 시간을 계획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여가생활과 가족생활이 보다 여유롭고 풍요로워지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새로운 경험들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의 자아와 삶이 새롭게 구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질곡하는 역동을 역시 함께 관찰되었는데, 주체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자유시간의 자발적 포기 및 ‘더 긴 시간의 노동-더 많은 임금’이라는 과거의 시간성으로의 회귀가 이에 해당한다.


- 결론적으로 두원정공은 조합원들은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정착 이후 삶의 회복을 위한 도정에 섰다고 볼 수 있다. 투쟁의 성과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관성에 몸을 맡기고 시간 주권을 포기한 채 다시금 과거로 회귀할 것이 아니라 불안한 발을 떼어 앞으로 한 걸음 나갈 필요가 있다. 성찰성(Giddens, 2010)을 바탕으로 시간의 회복을 삶의 회복으로 진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집단적인 계획과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 두원정공 사례는 완성차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 생산직 남성 노동자의 정체성과 노동자 가족 문화에 대한 기존의 연구에 대한 도전을 제기한다. 그러나 보다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할 점은 이러한 표면 이면에 존재하는 역동이다. 어렵사리 확보한 자유시간을 추가적 소득을 위한 제2의 임금노동 시간으로 활용하는 점, 연월차 미사용 사유의 가장 큰 이유가 미사용 휴가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 특근 통제에 대한 불만과 특근 선호 강하게 존재한다는 점 등은 조사과정에서 종종 표면에 떠올랐던 조합원들 속의 또 하나의 지향이고 바램이었다. 이러한 역동은 작업장 시간성으로의 자발적 회귀 그리고 일상의 포기를 담보로 한 임금의 보상으로의 투항이라는 점에서 삶의 회복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이것은 비단 몇몇 개인들의 선호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 깊은 분석을 요한다.


한국 제조업 생산직에 일반화되어 있는 ‘최소 기본급+시간외 수당’의 임금 구조는 그들로 하여금 돈의 보상이 잃어버린 시간을 대체할 만큼 가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장시간 노동과 군대식 통제라는 뿌리 깊은 작업장 문화는 노동자들이 삶의 희생을 당연시 하며 ‘돈 버는 재미’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97년 경제위기와 뒤이은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마음 속 깊이 불안을 새겨 삶의 포기를 대가로 한 고용의 유지와 임금의 보상의 추구를 절대화 하였다. 


이러한 선호와 역동은 한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이 겪어온 공통된 역사와 집단적 기억 속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 산업 초창기부터 자유 시간, 가족과의 단란한 한 때, 지역 및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모두를 포기하고 일하면서 노동자들이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희생이 크면 클수록 함께 커져 되돌아오는 임금이었다.

[언론보도] 누가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와 투쟁 (2014.08.13,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653&page=1&category2=203


누가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와 투쟁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준) 공동기획 연속토론(1)


김경근(노동시간센터(준)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준)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장시간 노동


한국의 노동자들은 정말 오래 일한다. 한국 노동자들은 OECD 평균인 연간 1700여 시간보다 500시간 정도 더 길게 일한다. 주 40시간을 일한다고 했을 때, 다른 나라보다 자그마치 3달을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은 몇십 년 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여전히 그들은 하루 종일 일하고, 일년 내내 일한다. 


언제까지나 당연하게 여겨질 것만 같았던 장시간 노동이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점점 더 가족과 여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생명과 건강의 소중함이 인정받게 되면서, 장시간 노동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선거 캠페인이 등장했듯, 한국 사회는 점점 더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깨닫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이미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자체를 거부할 수 없게 되자, 속도와 방향을 자신들의 뜻대로 좌우하려 한다.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과정을 최대한 뒤로 늦추는 한편, 단축의 내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커다란 변화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 우리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 위기의 순간이다. 


노동시간 유연화와 노동시간의 통제권 


장시간 노동의 문제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국 노동시간은 비단 ‘길이’ 만 문제가 아니라 ‘배치’의 문제도 있다. 비표준적 노동시간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노동자들이 같은 시각에 시작하여 같은 시간동안 작업하고 같은 시점에 일을 마쳤다면, 이제는 개인별로 다양해진다. 누군가는 너무 많이 일하고 누군가는 너무 적게 일한다. 어떤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일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더욱 더 자유롭게 노동시간을 배치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오래 일을 시키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변화했다. 그들의 관심은 이제 노동시간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는가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고용의 유연화를 확보한 그들은 나아가 시간의 유연화마저 손에 넣으려 하고 있다. 

노동시간의 유연화가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개인들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노동시간을 선택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노동시간이 개인별로 다양해지고 유연해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노동시간 유연화 자체가 노동자들의 ‘시간주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의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과 선택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결국 관건은 노동시간의 통제권이다. 


장시간 노동의 원인 


한국에서 장시간 노동이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기업들이 최대한 적은 인원을 채용하여 최대한 오랫동안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세계 모든 자본의 꿈이다. 중요한 것은 왜 한국에서 유독 그러한 방법이 성공할 수 있었느냐이다. 


임금 : 저임금과 낮은 기본급 


우선 임금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시간당 임금이 적으며, 기본급이 낮은 임금 구조이다. 게다가 복지제도는 열악하다. 따라서 잔업·특근을 동반한 장시간 노동을 통해서만 비로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많은 연구들은 고임금 노동자도 잔업·특근을 한다는 것을 근거로 장시간 노동의 원인이 저임금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고임금이 잔업·특근의 결과라는 점, 즉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고임금이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을 해도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로 인한 착시효과일 뿐이다. 


법·제도와 사회적 규범


법·제도와 사회적 규범 역시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한다. 명목상으로 법정 노동시간은 존재하지만 초과노동에 대한 규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법·제도 자체가 허술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실질적인 제재까지 미약한 것이다. 


거기에 장시간 노동을 미덕이자 의무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해진다. 약속된 시간만큼 일하는 것은 이른바 ‘칼퇴근’이라 불리며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휴가 일수 자체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만, 그마저도 전부 사용하지 못하고 반납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많은 연구들은 노동자들이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돈을 더 받기 위해서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들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보는 관점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 규범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거스를 수 있는 개인은 많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일터에서 자본과 노동의 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 


소비 


이에 더해, 소비가 점점 더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낙은 갖고 싶은 물건들을 ‘지르는’ 것이다. 원하는 상품을 사려면 돈을 더 벌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일해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힘들 때면, 물건을 사고 다시 행복해진다. 


많은 연구들은 이러한 모습을 ‘일 중독’ 혹은 ‘소비와 노동의 악순환’으로 설명한다. 더 많은 소비를 위해서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더 많이 일한다는 것이다. 노동은 결국 임금을 받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위와 같은 설명은 분명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 부여가 적으며 소속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더 커진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원한다는 주장이 결정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이 한국의 현실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한국 노동자들의 선택은 ‘욕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속에 숨겨진 ‘공포’와 ‘불안’을 읽어야 한다.


노동현장의 권력 변화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이 공포와 불안에 의한 것이라면, 노동자들이 단순히 욕심을 버리는 차원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장시간 노동이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강제된 것이라면, 노동자들이 의식을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포와 불안의 정체가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을 오래 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지를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과 고용불안


IMF 경제 위기 이후, 노동자들은 극심한 변화를 경험해야 했다. 끊임없는 구조조정 속에서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이제 고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 언제 일거리가 줄어들지, 일자리가 사라질지 알 수 없다. 잔업과 특근이 다 떨어져서 법정 노동시간만큼만 일하는 것은 임금 자체가 워낙 낮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용불안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 쉴 새 없이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곧 누군가가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장시간 노동만이 곧 자신들이 안전하다는 것의 유일한 증거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고용과 노동조건에 대한 믿음직한 방패가 되지 못했고 점점 더 힘이 약화되어 갔다. 집단적 해결책이 좌절된 상황에서 남은 길은 개별적 순응뿐이었다.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은 당연한 현실이 되었고, 나아가 감사한 선물이 되었다. 


기업의 권력 강화 


무엇보다 일터의 권력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회사가 초과노동을 ‘권했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노동자는 없다. 구조조정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구조조정의 대상자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조건에서, 형식적으로 주어지는 선택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노동자들은 돈을 더 벌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그러한 자기 위안은 고용에 대한 공포와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결국 장시간 노동은 IMF 위기 이후 재편된 작업장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시간당 임금 상승이 필요하다. 그리고 법· 제도의 변화도 중요하다. 또한 소비를 좀 더 줄이려는 의식 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꿈꾸도록 강요당했다. 그러한 꿈에 익숙해지고 만족하게 된 것은 사후적인 결과일 뿐이다. 지금처럼 오직 장시간 노동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다른 꿈을 꿀 수는 없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작업장 권력 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노동시간의 중요성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그것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힘의 격차가 압도적인 상황을 바꿔내지 못한다면, 그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결국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노동시간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곧 일터에서 벌어지는 자본과 노동의 게임의 규칙을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일터를 바꿔내지 못한다면, 장시간 노동 문제는 그저 여가와 가족의 문제로 국한되고 기업의 입맛에 맞는 노동시간의 유연화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노동시간 문제가 중요한 것은 일터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심야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주장들은 관점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더 이상 이윤이 아니라 인간이 우선임을, 생명과 건강 그리고 삶의 행복이 합리성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것이 현재의 규칙이었다면, 노동자들의 ‘당연한’ 요구가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일터’의 안과 밖을 연결시키는데 있다. 노동시간은 본인의 건강과 여가 그리고 가족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노동시간 단축의 원동력은 분명 그렇게 일터 ‘바깥’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터 ‘안’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며, 무엇보다 ‘안’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노동시간은 일터 안과 밖을 연결하는 고리이자, 둘 모두의 변화를 위한 핵심적인 장소이다.



[언론보도] 산재보상보험법,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야! (대안미디어 너머, 2014.07.21)

대안미디어 '너머' 기고 (http://www.newsnomo.kr/)

링크 : http://www.newsnomo.kr/news/articleView.html?idxno=77

 

산재보상보험법,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야!

 

재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rotefarhe@hanmail.net

 

 

7월 초 사무실로 한 통에 전화가 왔다. 자신의 시동생이 산업재해(이하 산재)를 당했는데 조선족이라 한국말도 잘 못 하고 의사소통이 힘든지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 전화를 걸었다고 하셨다. 연구소 연락처는 민주노총 조합원인 이종사촌 동생이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물어 알게 되었다고 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산재를 당했는지 여쭤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산재보험청구 뭐가 이렇게 어렵나

 

산재를 당한 이OO 씨는 작년 7월부터 경기도 안성에 있는 유리공장에서 일했다. 그런데 지난 5월경 유리 놓는 틀에 걸려 넘어지면서 무릎을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혀 사고를 당한 것이다. 한편 이씨는 사고 당시 바로 병원을 가지 않고 통증을 참은 채 몇 일을 일했다. 그러다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회사에 얘기해서 회사 직원과 함께 병원에 갔다.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를 찍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씨는 돈도 없었고, 보호자가 있는 경북 문경에서 진료를 받겠다고 했다. 그러자 회사는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않으면 이후 문제에 대해서 너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얘기했단다.

 

상황을 듣고 산재신청을 해야 할 것 같으니 지역의 민주노총에 계신 노무사님에게 상담을 받아보자고 말씀드렸다. 며칠 뒤 만나서 상담을 받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노무사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그제서야 몇 날 며칠 애가 달았을 보호자와 시동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캡쳐 화면

 

오늘날 산재 노동자의 현실이 바로 이렇다. 말로는 산재 신청을 혼자 할 수 있지만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일하러 갔던 가족이나 동료가 하루아침에 죽거나 다쳤는데, 맨 정신으로 병원과 관공서에서 서류를 준비하는 일이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다. 또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사업주 날인을 받아야 하는데 산재 신청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시비를 걸고 보는 사업주들과 다툼이 없을 리 만무하다.

 

어렵사리 신청해도 승인까지 하세월

 

게다가 대개 산재환자들이 노무사를 수임해 어렵사리 산재 신청을 해도 승인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물론 사고성 재해의 경우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승인되지만, 질병의 경우는 언제 산재 승인이 될지 기약이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업무관련성을 본인이 입증했다 해도 산재승인 받기가 매우 어렵고 오랜 걸린다. 공단에서 불승인을 받으면 소송을 할 수 있지만 몇 년이 걸릴지, 이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설사 승인을 받는다 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다. 기본급 70%의 휴업급여는 일상생활을 보장하고 산재 요양에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힘들게 산재인정을 받아도 이 모양이다. 게다가 산재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을 찾고 이용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하루 24시간 중 한 두 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방치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러니 온전히 요양 치료에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경제적으로 힘들고, 요양 기간은 끝나가는 데 몸은 여전히 아프다. 다시 현장에 복귀해서 일할 수 있을까? 일하다 또 아프면 어떻게 하지? 이런 불안한 마음으로 잠을 편히 이룰 수 있는 노동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현실이 이렇다보니 산재보험이 대체 왜 존재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 1일은 한국 사회 최초의 사회보장제도 산재보험보상법이 도입된 지 50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50년 동안 46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하고 9만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당일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산재보험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에서 산재보험 도입 50년을 자축하는 기념행사를 치렀다. 산재보험 발전에 공을 세웠다는 연구자, 의사 등 전문가에게 상을 수여하고, 산재보험으로 삶의 용기를 얻었다는 노동자들의 수기를 공모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누가 봐도 산재보험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생색내기용 프로그램이다.

 

 

현재 공단은 산재 당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법과 제도를 운운하며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게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5조원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체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겠다’는 공단이 제 역할을 다하는 날은 언제일지 마음 한 편이 무겁다.

[언론보도] 산재'불인정'으로 재정 누수 막을 수 있겠나(2014.04.18. 곽경민)

※ 한노보연 곽경민 회원의 글로 월간 <일터>에 기고한 글을 다듬어 <오마이뉴스>에 게재하였습니다.

       

※ 출처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81141&PAGE_CD=N0001&CMPT_CD=M0016

 

 

 

 


산재 '불인정'으로 재정 누수 막을 수 있겠나

[직업환경의학 전공의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①]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 참관기
14.04.18 14:54l최종 업데이트 14.04.18 14:54l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로 흡연을 예방하고 재정 누수를 방지할 책무가 있다.' 

공단검진 안내 팸플릿에서 본 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을 홍보하는 문구이다. 재정 누수를 방지할 책무. 왠지 낯설지 않는 이 문구는 얼마 전 참석하였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리게 하였다.

흔히들 '질판위'라 줄여서 말하는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는 근로복지공단에서 2008년 7월부터 설치한 업무상 질병에 대한 심의 및 판정위원회를 말한다. 직업환경의학 전공의인 나는 얼마 전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인 선생님을 따라 서울지역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에 배석하여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질판위의 산재 불인정 이유, 의사인 내가 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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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건을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하려니 후반부엔 아주 짧은 논의만 하고 바로 표결로 이루어져, 나중에는 위원회가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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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판정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실에 들어서니 위원장을 비롯한 6인의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이 회의용 원탁의자에 앉아 있었다. 나의 자리인 참관석에 앉으니 오늘 심의할 안건 자료가 올려져 있다. 10여건의 심의안건이 상정되어 있고, 상병명을 보니 오늘은 근골격계질환만 심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 안건은 양쪽 수지(손가락)의 레이노증후군이다. 진동 폭로력이 확인되었고, 레이노 스캔에서도 양성으로 나타나 어렵지 않게 산재승인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레이노 스캔을 한쪽만 했으니, 한쪽 손에 대해서만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결국 표결에서 한쪽에 대해서만 '부분인정'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레이노증후군은 대개 양쪽으로 오는 질환으로, 실제 임상진료에서도 양쪽 다 증상이 있더라도 한쪽만 레이노 스캔을 해서 양쪽 레이노증후군으로 진단하는 프로토콜(one-hand protocol)을 따른다. 그런데 진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상을 위한 것이니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에 토대를 해야 한다며 '부분인정'이라 했다.

계속하여 상정된 안건들의 심의과정을 참관하였지만, 논의와 결과가 충분히 연계되지 못하여 과연 전문성이 있는 결론을 내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업무관련성이 확실하여 '인정'된 안건도 있었으나, 불인정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불인정되는 사례 중 논의 과정에서 반대의견이 없었지만, 표결에 붙인 결과 '불인정'되는 경우도 있었고, 업무관련성은 인정되나 상병명이 업무내용과 달라 '불인정'되는 경우, 심지어는 상병명을 잘못 적어서 '불인정' 되는 경우도 있었다. 

10여건을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하려니 후반부엔 아주 짧은 논의만 하고 바로 표결을 진행해 나중에는 위원회가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안건들이 다 처리된 이후 위원장은 "우리는 의학적이고 과학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산재보험 재정이 부당하게 누수 되는 것을 막을 책무가 있다"는 발언으로 마무리 하였다. 

그 말을 지금에 와서 다시 떠올리니 담배소송 홍보문구처럼 '질병판정위원회는 산재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로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고 재정 누수를 방지할 책무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산재노동자의 선량한 건강관리자의 역할을 기대하며

앞서 얘기했듯이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는 업무상질병에 대한 판정의 공정성 및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으로 신설된 판정위원회이다. 하지만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가 신설된 이후 2008년 이후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질환의 업무상질병 산재승인율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물론 단순히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때문에 산재 승인율이 감소하였다고 얘기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의 변화, 업무상 질병 신청의 증가 등이 산재 승인율 감소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객관성과 전문성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일관되지 않고 통상 의학 및 과학적인 기준보다 보수적으로, 그리고 표결에 의한 불인정, 불승인을 계속하는 것은 산재 신청인 당사자들에게는 개선책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판정위원회가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기구일까?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가 산재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가 아닌, 산재노동자의 선량한 건강관리자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힘든 것일까? 질병판정위원회를 빠져나오면서 우리의 과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곽경민은 한림대학교 직업환경의학전공의입니다. 
- 이 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에 실린 기사를 다듬은 것입니다.


[언론보도] 삼성, 노동자 죽어가는데 '안전'홍보에만 열올려

※ 한노보연이 참여하고 있는 전자산업 여성노동자 건강권 모임소개와  

    최민 회원(비상임활동가) 인터뷰 기사입니다.

       

※ 출처 : 미디어충청

            http://www.cmedia.or.kr/2012/view.php?board=total&nid=78537

     

 

 


 

 

"삼성, 노동자 죽어가는데 '안전' 홍보에만 열 올려"

삼성직업병 피해자 영화 ‘탐욕의 제국’ 상영...여성건강권 간담회도 열려

2014-03-07 09시03분|김순자 현장기자(cmedia@cmedia.or.kr)
13개 시민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106주년 3.8 여성의날 충북공동투쟁기획단’은 6일 오후 7시 청주시 롯데시네마에서 ‘탐욕의 제국’ 무료상영회를 열고, 최민 전자산업여성노동자건강권모임 활동가와 여성노동자의 건강권에 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탐욕의 제국’ 상영회는 3.8충북기획단과 고(故) 황유미님 추모 충북기획단과 공동으로 준비됐다. 선착순으로 예약 받은 100석은 모두 채워지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상영관 계단을 자리 삼기도 했다.


최민 활동가는 “전자산업여성노동자건강권모임은 전자산업분야 뿐 아니라 전체적인 산업보건 차원에서 일하는 여성의 건강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활동을 만들자는 취지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라 모임을 소개했다. 

최민 활동가는 “오늘이 황유미 씨의 7주기이다”며 “7년전에는 황유미님의 사연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반도체산업은 청정산업이고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자랑스런 산업이라는 인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진복은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그러나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는 20대의 여성노동자들이 암으로, 이름도 모르는 희귀병으로 죽어가고, 당사자들이 삼성의 책임을 묻는 산재투쟁을 시작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밝혔다.

그러면서 “화학물질의 유해에 대한 산업 역학조사의 연구가 부족하고, 원인규명이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책임을 강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생식건강 등 여성노동자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사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최근, 다산콜센터 이슈가 있었는데, 감정노동은 여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노동자 대부분이 여성이고, 감정건강은 노동권으로 이어지는 노동문제이다. 저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고용불안이 모두 감정건강과 연계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의 교대근무는 생리불순, 불임, 조산, 유산 등과 함께 유방암의 원인이라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며 “예를 들면 설연휴 등 명절 때 야간교대근무를 마치고 온 며느리는 쉴 수 없다. 사회적 압력은 여성노동자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산업재해 인정 이후에 삼성에서는 작업환경 개선이나 안전장치들이 만들어 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삼성이 알려져 있는 발암물질을 모니터링을 하고 설비를 개선한다고 하는데, 삼성계열사에서도 피해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삼성이 마련한 안전장치를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학물질 개발에 따른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없고, 유해물질 발생우려에 대한 확인이 어렵다. 특히 건강한 여성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현실을 삼성은 기업의 책임이라 인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삼성은 안전하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답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전자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에 대한 문제는 없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전자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며 “자본은 전자쓰레기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중고수출의 형식으로 쓰레기를 인도 등지에 버리고 있다. 전 세계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설해 생활교육공동체공룡 활동가는 “고 황유미님 추모기획단은 삼성의 성실 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서명과 SNS프로필을 고 황유미 추모로 바꾸는 것, 황유미 7주기 및 반도체산업 산재사망노동자 합동추모 위원 모집 등의 추모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7일 성안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는 반올림 활동가의 이야기를 듣는 순서가 준비돼 있다”고 추모주간 참여를 독려했다. 

106주년 3.8여성의 날 충북공동투쟁기획단은 상영회에 이어 7일 충북여성노동자 행진 및 여성의제를 중심으로 한 충북시국회의 촛불집회를 주최할 계획이다. 

 

 

 

 

 

[언론보도] 소외된 이들의 벗되어 세상을 치료하며(2014.01.27 공유정옥)

※ 한노보연 비상임활동가 공유정옥 회원 인터뷰 기사입니다.

       

※ 출처 : 인터넷 의협신문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839

 

 

 


 

 

소외된 이들의 벗되어 세상을 치료하며…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사회에서 의사라는 신분으로, 노동자의 삶과 투쟁에 뛰어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공유정옥 연구위원은 전문의라는 직함보다는 전문의 자격을 가진, 노동보건 운동가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반올림과 반올림이 하고 있는 활동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를 위해 짬을 내어준 공유정옥 연구위원은 지금껏 만나본 의사들과는 또다른, 너른 의미의 인술을 펼치느라 동분서주하는 전문의였다.


 

 

    

 

 

.... (전략) .....

 

근골격계 질환·철도사 공황장애… 노동권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다

 

공유정옥 연구위원은 2010년 6월, 미국 공중보건학회 의 '2010 산업안건보건상' 국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반올림의 활동을 지지하기 위해 준 상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 포상이라기보단 반올림이 받은 상인데,

단체로는 받은 경우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반올림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됐지만 마음은 불편했어요."

 

공유정옥 연구위원이 생각하는 '운동'이란 여러 사람이 함께 이뤄내는 것이다. 세상의 작은 변화들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바뀌게 된다.

10년째 반올림 활동을 하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그렇게 함께 조금이라도 바꿔나가는 것이다.

 

 

"직업환경의학, 즉 산업의학을 전공했어요. 현장에서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전부터 활동해오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상근으로 활동하게 됐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노동자 건강권 관련 실태 조사나 문제 해결방안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과 해결책, 지하철 기관사 자살의 조사 및 연구 등으로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연구가 대부분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교대제 야간 노동에 관한 연구-문제점과 대안을 연구해

한국사회에서 처음으로 노동자 환경과 건강에 대해 화두를 던졌어요. 심야노동을 없애는 흐름에 일조했다고 할 수 있죠."

 

.... (후략) .....

 

 

 

[언론보도] 밤을 잊은 몸, 서서히 부서지는 몸


※ 한노보연의 연구보고서가 야간(심야)노동과 건강과의 관계를 짚은 한겨레 기사에 상당부분 인용되었습니다.


※ 출처 : [한겨레 토요판] 밤을 잊은 몸, 서서히 부서지는 몸 - 암을 부르는 교대근무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9269.html


같은 기사의 일본판 링크 입니다. 
     http://japan.hani.co.kr/arti/culture/16492.html





사회

사회일반

밤을 잊은 몸, 서서히 부서지는 몸


교대근무는 야간근무를 필요로 한다. 밤에 일하기를 밥 먹듯이 해도 익숙해지지 않고 힘들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기는 낮과 밤의 주기적인 변화에 몸은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토요판] 몸 / 암을 부르는 교대근무


..... (전략)

교대근무가 몸에 끼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야간근무 자체의 부담이다. 

밤에 졸음을 참고 일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고통이다. 사고 위험도 높다. 

문제는 밤샘을 일상적으로 해도 익숙해지지 않고 계속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전국금속노조가 2011년 펴낸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에 사례가 잘 나와 있다(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누리집(클릭)에 가면 볼 수 있다). 

주야 맞교대 근무를 14년째 하는 금속 노동자 김아무개씨는 “교대근무는 절대 익숙해질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야간근무는 절대 적응이라는 게 없어요. 야간근무 한 지 20년 됐다고 해서, 

야간근무 할 때 팔팔하고 쌩쌩하고 잠도 안 자도 된다거나, 

아침에 퇴근하고 집에 가서 푹 잘 수 있고 하는 건 없어요. 

야간 1년차든, 10년차든, 30년차든 적응이라는 것을 절대 할 수 없어요.” (보고서 10쪽)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