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 및 건강영향 실태조사 연구 (2)
한노보연
* 한노보연에서는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금속노조와 함께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설문조사 방식의 연구 결과를 [일터] 9월·10월호와 11월호에 걸쳐 연재합니다.
III. 설문조사 결과
4. 교대제로 인한 건강영향
1) 수면장애(일터 9·10월호)
2) 사고 위험; 교대근무자, 사고 경험 2배 높아
- 설문 참여자의 79.4%는 한 번 이상 사고로 다쳤거나 다칠 뻔한 경험이 있었다. 교대근무자의 54.9%가 이런 경험이 있어 주간고정의 27.5%보다 월등히 높았다. 교대근무자의 경우 밤 근무 중에 아차사고 및 사고로 다친 횟수가 2.06회로 다른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근무자의 경우 신체 리듬 교란과 수면 부족으로 사고 위험이 당연히 커지고 야간노동을 하면서 빈번해지는 아차사고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질병 |
빈도(명) |
백분율(%) |
위염 및 위(십이지장) 궤양 |
684 |
30.0 |
역류성 식도염 |
492 |
21.6 |
고혈압 |
465 |
20.4 |
불면증 |
373 |
16.4 |
만성 불안 및 우울증 |
141 |
6.2 |
당뇨 |
118 |
5.2 |
협심증, 심근경색 |
94 |
4.1 |
뇌졸중(뇌출혈․뇌경색) |
34 |
1.5 |
기타 |
82 |
3.6 |
3) 다른 건강문제들
- 교대근무 이후 진단받은 질병 중 위염, 소화성궤양(30.0%), 역류성 식도염(21.6%) 등 소화기계 질병의 유병률이 특히 높았다.
- 2011년 금속 수면연구와 비교할 때 위염,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뇌졸중 등 모든 질병에서 이번 연구 설문참여자의 유병률이 높았다. 양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에는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철강 노동자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협심증, 뇌졸중 등 뇌심혈관계 질환 유병률이 일반 인구와 비교해볼 때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교대근무, 야간노동, 직무 스트레스, 작업환경(고온, 소음), 높은 소진감 등 유해 노동 환경에 철강노동자들이 더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5. 노동 강도
1) 지금 하는 일, 얼마나 힘드십니까?
- 보그 점수는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를 계량화한 것이다. 설문 참여자들의 평균 보그 점수는 12.6점으로 ‘힘듦’에 가까운 수준이고, 13점 이상으로 ‘힘듦’ 혹은 ‘매우 힘듦’에 해당하는 경우는 46.8%에 달했다. 교대근무자들에서, 특근횟수가 많을수록, 한 달 노동시간이 길수록, 제강이나 공무 업무를 하는 경우 보그점수가 높아졌으며, 지회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3) 노동강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 노동강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은 1위 교대근무, 2위 장시간 노동(잔업, 철야), 3위 설비 등 작업환경 문제(교대노동자)나 과도한 업무량과 다기능화(주간고정노동자)였다.
4) 적정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 설문 참여자들은 현재 업무량과 노동시간의 75% 정도가 적절한 업무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야간에는 그보다 10% 정도를 더 줄여야 심각한 피로를 겪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부서 인원보다 30%가량 더 늘어야 적절한 인원이라고 평가했다.
6. 교대 근무의 문제점
1) 교대 근무, 뭐가 문제냐구요? 건강! 건강!! 건강!!!
2) 초과노동(잔업, 특근, 대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초과노동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연장근무수당 없이는 생활이 힘들어서’ 37.2% + ‘벌 수 있을 때 더 벌어두기 위해’ 19.1%)가 업무 관련 이유(‘내가 빠지면 전체 작업이 중단되므로’ 22.2% + ‘물량이 많아서’ 17.6%)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 나이별로는 30, 40대에서 ‘연장근무수당 없이는 생활이 힘들어서’의 응답이 높았고, 20, 30대에서는 ‘벌 수 있을 때 더 벌어두기 위해’라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철강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 현재의 교대근무를 다른 형태로 개선한다고 했을 때 무엇이 중요하나요?
- 임금, 노동 강도, 고용 안정, 심야노동 축소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어느 것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고른 문제의식을 보여 교대제 개선 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IV. 제언
1. 교대제로 인한 건강문제 실태 파악 및 대책 수립
- 설문조사에서 철강 노동자들의 불건강 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사내 보건관리시스템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활용하고,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종합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2. 교대제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
1) 교대제 위험은 제거 불가능. 하지만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개선은 가능!
- 철강사업장의 근무 일정은 야간근무가 낮이나 저녁근무와 같은 비중을 차지하며, 연속 야간근무가 5일이나 된다. 이는 교대제 가운데에도 악영향이 더 큰 형태이다.
몇 가지 개선이 가능하다. 첫째 야간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여 야간작업 중에 느끼는 불편함이나 건강의 유해 요인을 줄여야 한다. 둘째, 조를 늘리면서 2~3일 주기의 빠른 순환으로 전환하고, 순방향(아침반→저녁반→야간반)으로 바꾸며, 야근한 날짜만큼 휴일을 보장하는 방안도 있다.
2) 실노동시간 단축이 관건
- 교대제 개선에서 중요한 것은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이번 설문 참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잔업을 포함한 1일 노동시간이 법정 노동시간을 초과하고 있고, 여기에 대근, 특근 등 추가적인 노동시간이 더해져서 한 달 노동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실노동시간을 법정 노동시간 이하로 줄이고, 하루 노동시간의 길이도 함께 제한하여 '인간다운 삶'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3) 노동강도 완화는 반드시 필요
- 현재의 교대근무를 개선할 때 ‘노동강도 강화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구 중 하나였다.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충원이며, 설문 참여자들은 30%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교대제 개선은 노동강도도 함께 줄이는 과정이어야 한다.
3. 교대제 개선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와 힘을 모아야
- 현장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 현장의 다양한 이해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교대제 개선을 이루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의 이해는 부서별이나 나이별로 다를 수 있고, 심지어 현실상황이나 제약 때문에 실제 필요가 왜곡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야간노동 최소화의 원칙, 하루 노동시간의 단축 등 교대제를 왜 개선하려고 하는지를 곱씹으며 조합원 교육과 토론/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요구들을 다듬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본조, 지부, 지회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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