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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 2014.2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한노보연 김세은 1. 연구 배경과 목적 정부의 제약산업 정책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는 구조조정이 시행되면서 인력감축이 이루어졌으나 신규 인력 충원은 이루어지지 않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강화되어왔다. 한편, 고용에 대한 불안감은 제약영업 노동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주요한 직무스트레스요인 중 하나로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연구는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 강화 요인을 조사 및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며, 제약노조의 정책역량 강화를 통한 산별 집중사업 계획 및 추진 등 노동조합의 실천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2. 연구 결과 ※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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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 2014.2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한노보연 김세은

 

 

 

 

 

 

1. 연구 배경과 목적
정부의 제약산업 정책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는 구조조정이 시행되면서 인력감축이 이루어졌으나 신규 인력 충원은 이루어지지 않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강화되어왔다. 한편, 고용에 대한 불안감은 제약영업 노동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주요한 직무스트레스요인 중 하나로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연구는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 강화 요인을 조사 및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며, 제약노조의 정책역량 강화를 통한 산별 집중사업 계획 및 추진 등 노동조합의 실천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2. 연구 결과
※ 설문조사 및 심층인터뷰가 진행되었으나 지면관계상 설문조사 결과 위주로 싣습니다.

 

1) 설문 참여자 분포 및 인적 특성
설문조사는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962명과 바이엘코리아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1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는데 그 중 총 714명이 참여하였다. 설문 참여자 중 남성이 82.4%을 차지하였고, 평균 연령은 35.96세로 30대가 가장 많았다(63.4%). 한편, 참여자의 근무기간은 평균 8.2년으로 10년 이하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64.5%), 이번 연구의 주요 대상인 영업직(85.7%) 이외에 사무, 물류, 기술직에서도 일부 참여하였다.

 

2) 사회경제적 조건
설문 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포함한 급여총액은 ‘6천만 원 이상 7천만 원 이하’가 29.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반면 인센티브를 제외한 급여총액은 ‘4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가 26.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총 급여에서 차지하는 인센티브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설문 참여자들이 직무 수행을 위해 자신의 돈을 지출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자부담 비용은 한 달 평균 ‘20만 원 이상 40만 원 이하’인 경우가 32.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월 60만 원 이상 부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5%에 달하였다.
1일 고객 방문 횟수에서는, 참여자 중 영업 노동자의 경우, 12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28.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3) 노동강도
보그지수(Borg scale)는 평소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를 6-20점 사이의 숫자로 표시하는 간단한 조사도구이다. 본 설문참여자들의 보그지수 평균값은 13.39점으로 ‘힘듦’ 수준으로 나타났다(13점 힘들다, 15점 매우 힘들다). 참고로 이 도구를 이용한 다른 업종의 조사 결과는 모 자동차공장 노동자 12.6점(2005년), 증권산업 노동자 13.2점(2008년), 발전 노동자 11.9점(2013년) 등이었다.

 

한편, 설문 참여자들이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 원인으로 지목한 1순위는 과도한 영업(판매)목표, 2순위는 일상적 구조조정(인력 감축), 3순위는 영업외 부수적 업무 증가였다. 인원감축에 따른 인력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남은 인원이 목표를 채워야하는 현실, ‘글로벌→아·태지부→한국지사→팀’ 순으로 하향식으로 목표가 부과됨에 따라 현실조건에 맞는 목표 조정의 어려움, 영업 현실과 맞지 않는 회사 방침, 노동의 결과가 숫자로만 판단되는 상황으로 인하여 노동자들은 사면초가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외국계 제약회사의 일상적 구조조정은 이미 상당히 알려진 사실이다. 신규채용이 거의 없는 외국계 제약회사의 인원 감축은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지며,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상시적인 고용불안감은 노동강도를 더욱 강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노동강도 강화 원인 3순위는 영업외 부수적 업무 증가였다. 노동자들은 심층인터뷰를 통해, 최근 몇 년 사이 영업 외에 조사, 보고 등의 부수적 업무가 증가하였다고 토로하였다.

 

4) 직무스트레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외국계 제약회사 남성 노동자들에서 직무요구,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문제가 직무스트레스의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물리환경, 직무자율, 직장문화 또한 전국 참고치의 평균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 목

남성

평균

참고치

점수의 의미

하위25%

하위50%

상위50%

상위25%

물리환경

54.8

33.3 이하

33.4-44.4

44.5-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물리적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쁘다

직무요구

60.3

41.6 이하

41.7-50.0

50.1-58.3

58.4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요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자율

57.8

41.6 이하

41.7-50.0

50.1-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관계갈등

62.5

-

33.3 이하

33.4-44.4

44.5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관계갈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불안정

81.3

33.3 이하

33.4-50.0

50.1-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업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조직체계

42.0

41.6이하

41.7-50.0

50.1-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조직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이지 않다

보상부적절

47.7

33.3 이하

33.4-55.5

55.6-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보상체계가 상대적으로 부적절하다

직장문화

43.4

33.3 이하

33.4-41.6

41.7-50.0

50.1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장문화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이다

 

한편, 여성 노동자들에서는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문제가 직무스트레스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었음을 확인하였고, 물리환경, 직무요구, 직장문화 항목이 전국 참고치의 평균을 상회하였다.

 

항 목

여성

평균

참고치

점수의 의미

하위25%

하위50%

상위50%

상위25%

물리환경

50.3

33.3이하

33.4-44.4

44.5-55.5

55.6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물리적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쁘다

직무요구

62.3

50.0이하

50.1-58.3

58.4-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요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자율

50.0

50.0이하

50.1-58.3

58.4-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관계갈등

57.9

-

33.3이하

33.4-44.4

44.5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관계갈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불안정

73.7

-

33.3이하

33.4-50.0

50.1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업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조직체계

35.5

41.6이하

41.7-50.0

50.1-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조직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이지 않다

보상부적절

43.3

44.4이하

44.5-55.5

55.6-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보상체계가 상대적으로 부적절하다

직장문화

46.9

33.3이하

33.4-41.6

41,7-50.0

50.1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장문화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이다


5) 감정노동
감정노동의 빈도는 업무 중 얼마나 자주 감정노동을 하는가, 감정표현의 주의는 조직에서 요구하는 감정 표현을 얼마나 고객에게 잘 주의하여 전달 및 표현하는가, 감정의 부조화는 감정노동의 수행과정에서 자신의 진짜 감정과 조직이 요구하는 감정표현이 서로 맞지 않을 경우 경험하게 되는 불편한 느낌이나 갈등상태를 평가한다. 설문 참여자들의 감정노동 총점은 33.3점이었으며 하위영역 중 빈도는 11.7점, 주의는 10.7점, 부조화는 10.9점이었다.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2010년 간호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감정노동 연구를 살펴보면 간호사의 감정노동은 평균 29.63점이었으며 하위 영역(빈도,주의,부조화) 중 가장 평균이 높은 것은 빈도(10.44점)였으며 가장 낮은 것은 부조화(8.81점)였다. 이와 비교해 설문 참여자들은 감정노동 총점과 하위영역 점수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6)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일반인의 정신건강 수준을 측정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는 PWI 단축형(Psychosocial Well-being Index - Short Form, PWI-SF) 설문을 이용하여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설문 참여자들 중 단 0.8%만이 건강군에 속하며, 48.7%는 잠재적 스트레스군, 50.4%는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이 도구를 사용한 최근의 연구들과 비교해보면 2007년 모 자동차회사 판매노동자 43.5%, 2008년 증권노동자 44.2%, 2012년 모 손해보험 노동자 50.7%, 2012년 백화점/대형마트 판매 노동자와 콜센터 노동자는 각각 32.1%, 39.6% 등이었다. 이를 통해 외국계 제약 영업 노동자들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표는 당장 치료를 요하는 질환 상태를 뜻하지는 않으나, 현재와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각종 정신질환의 위험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결과는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제약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직무별로는 영업 노동자들이 영업 외 직무 노동자들에 비해 고위험 스트레스군의 비율이 더 높았다(51.6% vs 43.1%).

 

7) 우울수준
설문 참여자들의 우울 수준은 정상군은 26.7%에 불과했으며 위험군은 73.3%에 달했다. 설문 참여자들의 우울 수준을 이 도구를 사용한 다른 조사와 비교해보면 2010년 일부 은행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험군은 20.6%였고, 2009년 사회보험 노동자 연구의 위험군은 23.0%였다. 2009년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모든 업종을 통틀어 위험군은 15.9%였으며, 금융 기관 및 보험관련 업종의 위험군 비율은 14.8%로, 이번 연구 참여자들의 위험군 비율은 다른 집단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았다.

 

 

   

 

        <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 우울수준 >                                                < 음주 >

 

 

 

8) 음주
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 총점에 따라 설문 참여자들을 정상군(AUDIT 점수가 총점 7점 이하), 문제음주군(AUDIT 점수가 총점 8점 이상 15점 이하), 알코올남용군(AUDIT 점수가 총점 16점 이상 19점 이하), 알코올의존군(AUDIT 점수가 총점 20점 이상)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설문 참여자 중 정상음주군은 21.6%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정상음주군의 3분의 1 수준에 미쳤다. 문제음주군에서 알코올의존군으로 올라갈수록 국민건강영양조사(2010)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2009년 사회보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와 비교했을 때에도 알코올 남용 또는 의존(AUDIT 16점 이상)군 비율이 21.8%인데 반해 이번 설문 참여자들의 알코올남용군과 의존군 비율은 40.4%에 달하여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우울을 비롯하여 알코올 의존도 또한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제언
본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노동조건 개선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고용불안 해소 및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인원충원의 필요성
: 현실적으로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와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인력충원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목표 부과 시 제약영업 노동자의 의견 반영 필요성
: 과도한 목표부과가 직무스트레스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며, 이는 하향식으로 부과되는 목표 부과방식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통로를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비공식적 노동시간의 감축 및 지원방안 마련의 필요성
: 정규 노동시간 외 발생하는 비정규직 노동시간 감축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비공식적 노동시간에 대하여서는 대체휴무제 등 지원방안을 마련해야한다.

 

- 윤리규정 현실화의 필요성
: 제약영업 노동자들은 영업활동 중 현실과 괴리된 윤리규정으로 인해 상당한 직무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회사별로 해석이 달라지거나 이중적인 잣대가 적용되는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합동토론회 등을 통해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규정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

 

- 정신적 소진에 대한 해소방안 마련의 필요성
: 감정노동에 따른 직무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건강관리 프로그램, 힐링 프로그램 등 정서적 안정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개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 출산휴가 등의 적극적 보장
: 제약영업 노동자 중 특히 기혼여성들의 경우 비공식적 노동시간이 증가하면서 일-가정 양립을 상당히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사용시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 안전보건에 관한 조치를 통한 건강관리의 필요성 - 영업 및 영업외 분야
: 영업 및 영업외 분야의 노동자들의 안전에 관한 조치, 보건에 관한 조치 또한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직무스트레스와 노동강도 완화, 보호구 지급, 안전보건교육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