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6월호_연구리포트] 장시간 근무와 개별 위험 요인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 상호작용 분석(*)

장시간 근무와 개별 위험 요인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 상호작용 분석(*)

강모열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가톨릭대 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연구 결과의 의미와 시사점


본 연구에서는 장시간노동이 뇌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기저질환 및 나쁜 생활습관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다른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1) 장시간노동과 만성 기저질환은 뇌심혈질환의 발생위험에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이 결과를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장시간노동을 특히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산업재해 심사 시 기저질환이 있는 노동자가 더욱 장시간노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해 노동자에서의 업무부담과 질병발생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 (2)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장시간노동과 나쁜 생활습관이 유의한 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이다. 산업재해 심사에서 종종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뇌심혈관질환의 발생 책임을 개인의 건강관리 부족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개인의 생활습관이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장시간노동에 의한 심뇌혈관계질환의 발생위험에 추가적으로 유의한 상승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산업재해 심사 시 명백한 장시간노동의 증거가 있다면 개인의 생활습관에 관계없이 업무관련성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학술적 그리고 공중보건정책의 관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잘 설계된 관찰연구와 임상연구에서 얻은 많은 증거는 기저질환(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과 개별 위험요인(흡연, 음주, 신체활동부족 등의 나쁜 생활습관)이 뇌심혈관질환의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개별 위험요인은 근무시간이 긴 노동자 사이에서 더 자주 보고되는데, 여러 연구자들은 이러한 개별 위험요인에 의한 매개효과가 장시간노동과 뇌심혈관질환 위험도 상승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증적인 근거가 부족하여, 산재보상청구에 대한 업무관련성 판단 시, 개인적 위험요인이 있으면 청구인의 근무시간이 충분히 길어도 직업병으로 승인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장시간노동이 뇌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기저질환 및 나쁜 생활습관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다른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총 7,336명이 본 연구에 적합한 분석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그 중 7년의 관찰기간 동안 추적조사에 실패하였거나 뇌심혈관질환 관련 질병 외의 사유로 사망한 33명의 연구대상자가 있어, 최종적으로 2016년 추적기간이 끝날 때까지 7,303명의 연구대상자가 남았다.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여부는 본인 또는 가족 구성원이 답변한 설문지와 사망진단서를 사용하여 파악되었다. 추적기간 동안 새로 발병한 심혈관 또는 뇌혈관질환은 병원 방문 시 국제질병분류의 허혈성심장질환 및 뇌혈관질환을 사용한 진단에 대해 정의되었다. 추적기간 동안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또는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국제질병분류 10차 개정의 순환계질환 코드를 사용한 사인에 따라 파악하였다.

 장시간 노동은, 대한민국의 근로기준법상 법정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 및 연장 주당 12시간 한도를 적용하고 있으므로, 주당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로 정의하였다.

 연령, 교육수준, 가구소득수준, 고용형태 및 직종분류를 보정한 후, 콕스회귀모델을 사용하여 장시간노동과 기저질환 및 나쁜 생활습관 여부에 따른 뇌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비와 95% 신뢰구간을 산출하였다. 생존기간은 2009년의 첫 번째 조사날짜와 뇌심혈관질환 발생날짜 사이의 기간으로 정의하였다.

 장시간노동과 기저질환 및 나쁜 생활습관과의 상호작용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상대적초과위험(relative excess risk due to interaction, RERI)1)과 기여비율(attributable proportion, AP)2)을 산출하여 평가하였다.

연구결과

뇌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추적기간 동안 전체 6.8%, 남성에서 7.6% 및 여성에서 5.6%였다. 장시간노동과 기저질환 및 나쁜 생활습관에 따른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에 대한 분석 결과, 연령, 교육수준, 가구소득수준, 고용형태 및 직종분류를 보정한 후, 비만과 관련된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은 장시간노동군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군에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기저질환과 관련된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은 장시간노동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보정된 모델에서 현재흡연을 포함한 나쁜 생활습관은 오히려 장시간노동을 하지 않은 군에서만 뇌심혈관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성별에 따른 층화분석에서 비만과 관련된 뇌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은 남성 노동자들에서만 유의하게 증가하였고, 운동부족은 장시간노동을 하지 않는 여성노동자의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뇌심혈관질환에 대한 장시간노동과 기저질환 및 나쁜 생활습관의 상호작용 효과를 분석해본 결과. 전체적으로, 장시간노동과 기저질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호작용이 있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특히 남성노동자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한편, 나쁜 생활습관과 장시간노동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호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시사점

전국민을 대표하는 종단연구자료에서 장시간노동과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기저질환이 뇌심혈관질환 발생위험에 상호작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장시간노동을 하게 되면, 두 위험요인이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나 각각에 의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합친 것보다 약 46% 정도 추가된 위험도 상승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흡연, 문제음주 및 운동부족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이 장시간노동과 결합된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도 상승을 보이지 않았다.

본 연구 결과는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에 대한 장시간노동과 기저질환 간의 시너지효과를 시사한다. 예를 들어, 비만한 남성의 뇌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1.16배정도 높으나, 주당 52시간 이상 장시간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비만한 남성은 비만하지 않은 남성보다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1.96배 더 높았다. 본 연구 이전에, 기저질환과 관련된 뇌심혈관질환과 노동시간 사이의 가능한 상호작용 효과에 대해 보고한 연구는 없었다. 다만, 한 연구에서는 노동시간과 주관적 안녕(well-being) 간의 관계에 대한 중재요인을 조사한 바가 있다. Pereira와 Coelho (2013)는 노동시간과 주관적 안녕의 관계에 대한 여러 중재요인을 조사하였는데, 건강하지 않은 개인의 많은 경우에 노동시간과 주관적 안녕 사이의 부정적인 관계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고령이거나 덜 건강한 직원의 업무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Virtanen(2012)이 Whitehall II 연구를 이용하여, 생활습관 요인 (수면시간, 흡연, 알코올 사용, 과일 및 채소 섭취, 운동 등)과 노동시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였을 때, 유의미한 상호작용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들은 본 연구에서 관찰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우리가 아는 한, 이번 연구는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에 대한 장시간노동과 기존의 기저질환의 상호작용을 살펴본 최초의 연구이다. (1) 장시간노동과 만성 기저질환은 뇌심혈질환의 발생위험에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이 결과를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장시간노동을 특히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산업재해 심사 시 기저질환이 있는 노동자가 더욱 장시간노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해 노동자에서의 업무부담과 질병발생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 (2)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장시간노동과 나쁜 생활습관이 유의한 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이다. 산업재해 심사에서 종종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뇌심혈관질환의 발생 책임을 개인의 건강관리 부족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개인의 생활습관이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장시간노동에 의한 심뇌혈관계질환의 발생위험에 추가적으로 유의한 상승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산업재해 심사 시 명백한 장시간노동의 증거가 있다면 개인의 생활습관에 관계없이 업무관련성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연구결과는 <직업보건저널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에 발표되었다(Lee, W., Lee, J., Kim, H. R., Lee, Y. M., Lee, D. W., & Kang, M. Y. (2021). The combined effect of long working hours and individual risk factors on cardiovascular disease: An interaction analysis.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63(1), e12204-e12204).

원문확인 : https://doi.org/10.1002/1348-9585.12204

1) 두 위험요인을 동시에 노출되었을 때 상호작용으로 나타난 위험도와 두 위험요인의 개별 효과를 합산하여 산출한 위험도의 차이에 해당하는 부분

2) 두 위험요인에 동시에 노출되었을 때, 전체 위험도중에서 상호 작용으로 인한 효과의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