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노동시간센터 연구동향 보고 - 최근 직업환경의학에서 주목할 연구들 / 2021. 04

[연구리포트]

노동시간센터 연구동향 보고 - 최근 직업환경의학에서 주목할 연구들

김형렬 노동시간센터

노동시간센터에서는 <일터> 2021년 4~5월 2차례 걸쳐, 노동시간과 관련한 주요 연구, 정책 동향을 싣고자 한다. 최근 직업환경의학 분야에서 주목받았던 연구 세 편을 소개하고 한국 사회에 비춰볼 때, 참고하거나 논의할 거리를 나누고자 한다.

1. 비정규직의 건강이 더 나쁜가? - 호주 사례를 중심으로 [각주:1]

첫 번째 소개하려는 연구는 호주에서 진행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건강을 비교한 연구이다. 노동시간과 관련한 연구는 아니지만, 고용형태와 관련해서 우리의 예상을 빗나간 연구 결과와 그에 대한 해석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호주에서 진행된 몇 차례 연구에서 호주 비정규직들의 건강이 정규직에 비해 나쁘지 않거나, 오히려 건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건강수준을 ‘SF-36’이라는 설문도구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는데, 육체적 활동, 통증, 활력, 사회적 기능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이 더 좋게 나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북유럽, 국내 연구에서 나온 결과와 반대로 나온 것이어서, 관련된 연구가 제대로 나온 결과인지, 호주만의 특성이 반영된 것인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논문에서는 호주에서 비정규직은 대부분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고, 법에 의해 비정규직에게 임금을 더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에 주목한다. 호주에서는 동일한 노동을 하는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에게 20%의 임금을 더 주도
록 법에 규정되어 있다. 삶의 질의 측면에서 오히려 비정규직을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고용의 안정 대신 임금을 더 주는 선택이 오히려 책임감은 적고, 스트레스가 적어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덜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설문도구가 아닌, 실제 건강의 차이가 나타날지 확인해 봐야 하는 것과 고용시장이 안정적인 상황과 그렇지 않은 시기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지 등은 추가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이 연구의 결과를 근거로 고용안정과 임금의 트레이딩 논의가 가능할지, 우려 지점은 무엇인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건강영역
(기준집단: 정규직)
남자 여자
점수 Coefficient 95% 신뢰구간 점수 Coefficient 95% 신뢰구간
육체적 기능 0.55 -0.11 to 1.2 0.27 -0.26 to 0.8
통증 0.37 -0.35 to 1.1 0.9 0.25 to 1.54
일반적 건강 0.44 -0.07 to 0.96 0.41 -0.02 to 0.85
활력 0.53 -0.04 to 1.1 0.65 0.13 to 1.18
사회적 기능 1 0.28 to 1.73 0.58 -0.07 to 1.23
감정 1.81 0.73 to 2.89 1.24 0.24 to 2.24
정신건강 0.38 -0.15 to 0.9 -0.04 -0.51 to 0.42

표. 고용형태와 일반적 건강수준 (SF-36)

2. 과로사의 위험요인으로서 수면 부족 - 일본 트럭 운전 노동자 대상 연구 [각주:2]
두 번째 소개하는 연구는 일본의 트럭 운전자들의 과로 실태를 점검하여, 해당 노동자들이 수면 부족과 이로 인해 과로사의 전구증상인 피로의 위험에 처해있는 현실을 밝혀낸 연구이다.

본 연구에서는 과로사로 산재 승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건 발생 전 전구증상을 중심으로 과로사위험상태를 정의하였다(Excessive fatigue symptom inventory). 일본 트럭 운전 노동자를 대상으로 과로사위험상태를 측정한 결과, 과로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수면, 노동시간 등의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과로사의 위험지표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에서 매우 주목해야 할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과로사로 산재 승인된 분들의 의무기록 등을 찾아,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있었던 전구증상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과로사 위험을 나타내는 설문 도구를 개발하였다. 26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해당 문항들은 아래와 같다.

(1) 땀이 많아짐, (2) 요통, 어깨통증 (3) 얼굴홍조, (4) 흉통, 압박감, (5) 호흡곤란, (6) 반복적인 구토, (7) 빈맥, (8) 팔다리 감각소실, (9) 갑작스런 시각 상실, (10) 심한 두통과 어지러움, (11) 말이 어눌해짐, (12) 심한 치통, (13) 감정적인 다툼, (14) 갑작스런 의식 상실, (15) 멈추지 않은 코피, (16) 밤에 잠들기 힘듦, (17) 유의미한 체중 감소, (18) 수면이나 휴식을 취했음에도 회복되지 않는 피로감 (19) 졸음, (20) 화를 참지 못하고 욱하는 일이 자주 발생, (21) 식욕 상실, (22)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생각함, (23) 하루종일 잠을 잠, (24) 직장 끝나고 지쳐서 바로 잠이 듬, (25) 잠에서 일어나기 힘듦, (26)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움

과로사가 이미 발생하면 대응할 수 없다. 이런 전구증상을 위험신호로, 빠른 대책을 마련하는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림 1. 수면시간과 과로사 위험상태 관련성

이 연구에서 다른 트럭 운전 노동자들은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와 정책 대안 등이 제시된 적이 있다. 이 연구가 진행된 일본은 직업 운전자에 대해 운전시간 제한을 두고 있는 나라이지만, 실제 트럭 운전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한 달에 80시간 이상의 연장근무를 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8.7%였다. 국내는 어떨까?

국내 화물 운송 노동자들의 실태를 조사한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반화물차 운전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2.7시간, 월평균 일수는 23.3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월평균 약 300시간(12.7시간×23.3)을 일하는 셈이다. 표준운임비 산정, (전속성 등의 문제로) 산재 적용의 어려움 등 우리나라 화물 노동자들의 문제도 해결을 위한 방안이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3. 야간노동 건강문제를 줄이기 위한 스케쥴링 [각주:3]

세 번째 연구는 야간노동의 건강 문제를 줄이기 위한 교대제 스케쥴링에 대한 연구이다. 워크숍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나눈 논의와 체계적인 분석 등을 토대로 야간노동의 위험에 분석을 근거로 한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야간노동의 제한은 유방암, 손상예방이 주요 근거로 만들어졌다. 연속야간근무 최소화, 근무간 시간간격 충분한 제공, 야간근무 시간 최소화가 가장 중요한 관리 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야간노동에 대한 위험 중 첫 번째는 야간근무 동안 졸음과 사고 위험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연속 3일미만 야간근무, 교대근무 사이 시간은 11시간 이상으로, 근무시간은 9시간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산예방을 위해서는 임신여성은 일주일에 1회를 초과하여 야간근무를 해서는 안 된다.

고혈압, 당뇨 유방암 등과 야간고정작업, 야간작업의 강도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순방향 교대가 실험연구에서 생리적으로 더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령증가와 수면장애가 특별히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없지만, 야간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수면효율이 떨어져, 야간근무후 수면을 단축시킨다. 50세 이상에서는 야간근무와 빠른 업무복귀(근무와 근무 사
이 시간이 짧음)가 피로와 수면장애를 증가시킨다. 야간근무시 조명, 개인적인 선호도를 반영하여 교대 스케쥴 반영, 피로 관리 프로그램 제공, 피로 발견 기술 (집중력검사, 눈깜박 확인 등), 멜라토닌 공급 등이 논의되고 있다.

교대근무를 하는 이상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노동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 같다. 역시 ‘좋은 교대제’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교대근무를 해야 한다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야간근무 최소화, 고령, 임신노동자에서 야간노동을 제한하는 것은 최소한의 요구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에는 야간노동에 대한 규정이 많지 않고, 그나마 청소년, 임신노동자에게 야간노동을 금지하는 규정이 근로기준법에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본인이 동의하면 야간노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서 실효성이 없다. 연속야간노동을 금지하는 규정은 아예 없다. 그래서 최근 물류노동자들이 연속 5-6일 야간 노동만 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고, 야간에 고정으로 근무하는 경우도 많다. 당장 이를 금지하는 규제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1. Is casual employment in Australia bad for workers’ health?”. Occup Environ Med 2021; 78:15–21. [본문으로]

  2. “Shorter sleep duration is associated with potential risks for overwork-related death among Japanese truck drivers: use of the Karoshi prodromes from worker’s compensation cases”. International Archive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published online. [본문으로]
  3. “How to schedule night shift work in order to reduce
    health and safety risks. Scandinavian Journal of Work”, Environment & Health; Stockholm Vol. 46, Iss. 6, 
    (2020): 557-56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