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안의 내용과 쟁점/2021.5

[일터5월_연구리포트]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안의 내용과 쟁점

 

이글은 얼마 전 발의된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노동의 특징과 보호방안을 살펴본 후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쟁점과 대안을 제시하였다.

플랫폼 노동의 특징과 노동기본권 사각지대인 이유

최근 플랫폼 노동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플랫폼 노동은 컴퓨터의 웹(Web)이나 휴대폰과 같은 개인단말기의 앱(App)을 통해 일이 수행되는 노동을 의미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플랫폼 노동자는 최소한 22만 명이지만 정의에 따라 175만 명까지 늘어난다.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계약을 맺지 않으며 매 건당 계약을 통해 일을 한다. 플랫폼 노동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프리랜서에 가까운 크라우드형 미세작업 노동자와 호출(주문)형 긱(Gig) 노동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데이터 입력 노동이며 후자의 대표적인 예는 음식배달 노동이다. 두 경우 모두 고용계약을 맺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임금노동자가 아니며 근로기준법 등과 같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갖지 못한다.

플랫폼 노동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 노동자가 특수고용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노동은 특수고용 노동자와 유사한 형태의 독립 계약자이지만 대부분이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에 의해 직, 간접적인 통제를 받고 있다. 형식적으로 독립 계약자이지만 일을 수행하는 방식은 임금노동자와 유사한 면이 적지 않아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반대로 지금처럼 독립 계약자로서 존재할 경우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도 동시에 늘어날 수 있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은 스스로를 노동력을 원하는 고객과 일을 원하는 사람들을 컴퓨터의 웹이나 개인 단말기 앱을 통해 중개해주는 프로그램 회사라고 설명해 왔으며 이러한 이유로 고용관계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플랫폼 기업은 일자리를 매칭해 주고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전통적인 오프라인 인력중개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하지만 이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로 사실이 아니다.

첫째, 플랫폼 기업이 전통적인 인력 중개업체와 달리 일에 대한 규율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조정한다. 노동력이 수요자인 개인이나 기업고객, 그리고 플랫폼 노동자는 모두 플랫폼 기업이 정해 놓은 약관과 규칙에 동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장 민감한 사안인 수수료도 플랫폼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의 규칙을 플랫폼 기업이 정해 놓는 것이다.

둘째, 알고리즘에 의해 플랫폼 노동자의 업무를 통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에 의한 평점주기와 업무 트래킹 등을 통해 관리하고 보수를 차등화하는 것인데, 이는 오프라인에서 노동자를 관리, 감독하는 기능을 한다. 이렇듯, 플랫폼 기업은 단순히 일을 중개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조직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스스로 정의하는 것처럼 단순한 프로그램 회사가 아니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세 가지 방안

플랫폼 노동의 특징상 다수가 플랫폼 노동자의 보호에 대해 동의하며, 그를 위한 방안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플랫폼 노동자에게 사회보험 의무 가입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노동자는 법적으로 임금노동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기본권을 적용받지 못하지만,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여 일을 수행하며 어느 정도의 종속성이 확인되므로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수의 플랫폼 노동자가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고용보험 적용을 14개 특수고용 업종으로 확대하여 20217월부터 시행하고, 적용 범위를 점차 넓혀 모든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자, 그리고 자영업자까지 확대한다는 <전국민고용보험>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다만, 정부의 발표는 계획이기 때문에 확정하기는 어려우며 전국민고용보험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소득파악 등 세부 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선 이들 노동자의 소득파악이 우선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이 얼마를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도 정해져야 한다. 특고나 플랫폼 노동자의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선 플랫폼 기업이 해당 노동자의 소득을 신고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법제도가 없는 상태이고, 플랫폼 기업 역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플랫폼 기업에 보험금을 부과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청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제도적 책임 부여가 필요하다.

둘째, 플랫폼 노동자 스스로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플랫폼 노동자는 특수고용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제도적으로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 노조법 상 노동자가 아니다. 일부에선 노조설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록 ILO 결사의 자유 관련 87, 98호를 비준하고 이를 계기로 특수고용이나 플랫폼 노동자의 노조설립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것은 맞지만 노조 설립 이후 단체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법 상 노조3권을 보장받지 못하다보니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나서지 않는다. 노동조합의 목적이 노동자의 단결과 동시에 조합원의 경제적 권리를 보호하고 향상시키는 것이어서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노동조합의 실효성이 크게 훼손된다. 이러한 이유로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자의 노조가입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노조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은 플랫폼 노동자의 오분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노동자 중 일부는 특수고용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실제는 임금노동자이지만 계약 형식이 독립 계약자로 되어 있어 억울하게 노동자로 인정을 못 받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8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규모추정 연구에 따르면, 임금노동자이지만 특수고용으로 오분류 가능성이 있는 노동자의 규모가 74.5만 명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노동의 경우도 오분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오분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절차나 제도가 없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최초 발의된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의 내용과 쟁점

지난 318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이 법안은 2020년 일자리위원회가 내 놓은 <플랫폼 종사자 보호대책>의 후속조치 성격이 강하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플랫폼 운영자 책임>
(5~6) 서면 계약서를 체결하고 계약변경 시 10일 전에 통보하며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15일 전에 내용, 이유. 시기를 플랫폼 종사자에게 제공하도록 함
(7) 플랫폼 운영자는 플랫폼 종사자의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적용 등을 위하여 자료 및 정보의 제공 등 관계법령에서 정하는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
(9~10) 플랫폼 운영자는 단독 또는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 공동으로 플랫폼 종사자의 복지 증진을 위하여 퇴직공제 등 공제사업을 실시할 수 있음
(20~25) 플랫폼 운영자는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 차별적 처우 금지, 불이익 조치 금지, 안전과 건강 보호, 괴롭힘 금지 등의 의무를 지님
<정부의 책임>
(29~30) 고용노동부장관은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5년 범위에서 주기적으로 플랫폼 종사자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함
(36) 고용노동부장관은 이 법의 주요 사항을 위반한 플랫폼 운영자 또는 사업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함
<다른 법률과의 관계>
(3)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기준법, 노조법, 산업안전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 등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법률을 이 법에 우선하여 적용함

플랫폼 종사자 보호 법안은 의미와 한계를 모두 가지고 있다. 우선, 이 법안의 의미는 처음으로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은 것이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보험 적용을 위해 기업에 소득 등 정보제공 의무를 부과한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 법은 특별법 성격으로 그동안 쟁점이 되어 온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제도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계도 명확하다. 다만 다른 법률과의 관계에서 플랫폼 노동자가 다른 법에 의해 근로자에 해당할 경우 해당 법률을 이 법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밝혀 앞으로 노조법 개정이 이루어 질 경우 노동자성을 인정받아 노동기본권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달아 두었다.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과제

장철민의원의 법안은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묻고, 플랫폼 노동자의 보호를 위해 계약과 정보공개 등에 있어 최소한의 권리를 담은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과제도 적지 않다.

첫째, 플랫폼 기업의 사회보험 분담 책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 기업은 직, 간접적인 공동사용자로 책임을 져야 함에도 지금까지 모든 책임에서 면제되어 왔다.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력을 통제하고 활용하여 이윤을 남기는 만큼 최소한 사회보험 관련 공동책임을 져야 하고 이를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 현재의 법안은 소득 등 정보제공의 의미만을 부여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산재보상법, 고용보험법 등에서 플랫폼 사업주의 보험료 분담 책임을 다루어야 한다.

둘째, 노조법 개정을 통한 플랫폼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이번에 발의된 플랫폼 노동자 법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이를 계기로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3권이 더 이상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특별법을 계기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 보호 조치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니 더 이상 노동기본권을 논의하지 말자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 사용자의 최소한의 책임을 다룬 이 법과 별개로 노조법 개정 논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앞으로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와 보호에 대한 논의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장철민의원의 법안만 해도 공청회 등을 앞두고 있으므로 논의를 통해 내용 수정이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악용의 소지를 줄이고, 애초의 목적대로 플랫폼 노동자의 보호가 분명해지는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또한 이 법의 통과 여부와 별개로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 개정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정흥준 회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