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조정에 대한 합의 서명에 대한 반올림 입장글]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의 첫 매듭이 만들어졌습니다
< 전 문 >
1. 오늘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2. 2013년 2월 삼성으로부터 교섭제안을 받은 지, 5년 7개월이 지났습니다. 2015년 7월 조정위원회로부터 1차 권고안을 받은 지는, 꼭 3년 하루가 지났습니다. 2015년 10월 삼성전자의 거부로 그 권고안에 대해 논의 한번 해보지 못하고 거리에 나와 대화 재개를 기다린 지는, 1,022일째입니다.
3. 이처럼 지난한 시간을 거쳤음에도 당사자들의 직접 대화가 아니라 중재라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게 된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조차 저 길고 힘든 시간들이 없었다면 결코 내딛지 못했을 소중한 한 걸음입니다.
4. 짧지 않은 시간,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조정위원회에 감사합니다. 사실 아직 상세한 내용을 모르는 채 중재안에 사전 합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조정위원회가 처음 출범할 때부터 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겠다 하신 약속을 믿기로 했습니다. 이번 2차 조정 제안서에 담긴 말처럼 ‘우리 사회 공동체가 지향해 나가야 할 미래가치의 하나로 구현될 수 있도록’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을 잠재적 피해자와 향후 미래에 나타날 잠재적 피해자에게도 적절한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리적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주시리라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5. 중재합의는 삼성전자에게도 힘든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 어렵게 도달한 약속인만큼, 기업의 규모와 위상에 걸맞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가라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와 바람이 삼성에게 가 닿았기를 희망합니다.
6. 변변한 바닥도 지붕도 없이 시작한 노숙농성장에 찾아와, 두 번의 겨울과 세 번의 여름이 지나는 동안 함께 혹한과 폭염, 비바람을 맞아 준 지킴이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들 덕분에 별 다섯 개 호텔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7. 고통, 절망, 분노의 시간들을 홀로 견디면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은 피해 노동자와 가족 여러분, 당신들의 인내에 경의를 표합니다.
8. 오늘 서명한 합의에 따라 이제 저희는 내일 저녁 문화제를 끝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농성장을 닫으려 합니다. 2015년 10월 7일, 간절했던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시작한 농성이었습니다. 첫째는 삼성 직업병 문제가 끝나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려야 했고, 둘째는 삼성에 의해 중단된 협상이 다시 열리도록 해야 했습니다. 길 위에서 천일을 버틴 끝에 결국 모두 이루어냈습니다. 응원하고 연대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일궈낸 소중한 승리입니다.
9. 이제 우리는 천일 넘는 노숙농성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합의를 통해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매듭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매듭이 단단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중재안이 완성되고 실행될 때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지켜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8년 7월 24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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