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빠른 제정을 촉구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빠른 제정을 촉구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나, 드디어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침몰과 관련된 진실 규명은 이제 시작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중요시하던 ‘적폐’는 여전하고, 자유롭고 안전할 권리, 평등하게 안전할 권리를 향한 걸음은 이제 시작이다. 


그 첫 걸음의 하나로, 2017년 4월 1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드디어 국회에서 발의되었다. 안전사회를 염원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구성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에서 함께 준비한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이 그것이다. 이 법안은 시민재해와 산업재해를 유발한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그리고 기업 그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첫 번째 법안이다. 


사고 발생 시, 꼬리자르기 식으로 현장의 책임자들을 처벌하던 기존의 행태와 달리, 이 법은 기업이 안전 및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사람이 다치거나 병들거나 죽게한 경우, 그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징역과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재난과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은,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이것이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수단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기업과 경영 책임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또, 이 법은 임대·용역·도급의 경우, 원청사업주와 원청 기업, 그리고 임대·용역·도급 받은 자 모두에게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일터에서만, 매년 예닐곱 척의 세월호가 침몰한 정도의 생명들이 스러져 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들 다수는 하청노동자들이다. 더 많은 이윤 앞에서 그 동안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를 외면해왔던 원청 기업에게 법적 의무와 처벌을 부여하는 이 법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기 위한 법적 기준이 될 것이다. 


4․ 16 인권 선언은 참사 피해자에게는 진실을 밝힐 권리, 정의 실현에 대한 권리, 배상에 대한 권리, 재발 방지와 제도 개혁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재래형 사고로 죽는 노동자, 업무관련이 있는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죽는 노동자, 골병에 시달리는 노동자, 감시와 통제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노동자, 유해화학물질로 인해 몹쓸병에 걸리거나 죽는 노동자를 기억하자.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는 노동자들은 어떤 안전 조치가 부족했고,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설명 받을 권리가 있다. 그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할 사람은 사과를 하는 것이 피해자의 정의가 실현되는 길이다. 


지난 19대 국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입법 청원이 있었지만, 발의도 되지 않고 폐기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매년 산업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15~20조원내외의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 세월호 참사 3년 만에 겨우 발의되었다.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던 시대와 작별하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빠른 제정을 촉구한다.



2017년 4월 13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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