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리포트] 일터괴롭힘에 대한 노동법적 접근 연구 (1) /2016.12

일터괴롭힘에 대한 노동법적 접근 연구 (1)

 


김재광 회원, 노무사

 


지난 2015년 11월 경부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 그리고 우리 연구소는 함께 일터괴롭힘에 대하여 노동법적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공동 연구팀을 구성하였고, 올해 11월 이에 대한 법적 판단기준, 법제도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게 되었다. 우리 연구소는 일터괴롭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검토하고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일터괴롭힘’이라 하는 이유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일터괴롭힘’으로 명명하였다. ‘일터괴롭힘’이라 명명하고자 하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괴롭힘이 기업의 체계 내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의 일 또는 지위와 연관하여 ‘일’과 ‘터’를 기반으로 하여 그 논의를 확장하고자 함이다. 고용관계의 복잡화와 다변화에 따라 동일 장소에서 일함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기업의 분리가 존재(간접고용, 외주 하청 등)하기도 하는 등, 기업의 기존 틀을 넘어서서 일터의 관계들이 형성되고 있다. 또 특수고용 노동자와 같이 기존 노동관계법상 노동자성이 부정되고 있는 경우 노동법상의 규율에서 배제되고 있으나 이들 상당수는 대면서비스를 노동의 주된 내용으로 하는, ‘일터괴롭힘’에 쉽게 노출되는 직종이다. 이렇게 일과 일터에 기반하여 발생하고 확장되는 노동관계 및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고 있기에 ‘직장 내’라는 용어보다는 ‘일터’라는 용어로 보다 넓은 영역을 포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본 보고서에서는 ‘일터괴롭힘’이라 명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전제로 일터괴롭힘을 “(사용자・근로자・고객 등) 직장내외의 자(者)가 직장에서의 지위에 기반하거나 또는 업무와 관련하여 근로자의 권리와 존엄을 침해하거나 신체적 · 정신적 · 정서적 건강을 훼손하는 행위”로 정의하였다.

 

괴롭힘을 받을 때 필요한 안전보건 보호조치

사용자와 노동자는 상호 주요한 권리의무관계를 맺고 있다. 노동자는 노동력제공의무를 사용자는 임금제공의무를 지고 있다. 그런데 이때 사용자는 임금제공의무 뿐 아니라, 안전배려의무를 가지게 된다. 이 의무가 주요한 의무인지, 아니면 부수적이지만 필수적인 의무인지는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의무가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 또는 불법행위에 근거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그간의 우리나라 학설과 판례가 중심으로 논의한 것이다. 그러나 배상청구권은 사후적인 것이며, 그 법률적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용된다는 점에서 충분한 권리보장이라 볼 수 없다. 이에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즉 작업 중지, 거부, 거절, 회피권이 필요하고 보장되어야 한다.

 

작업 중지, 거부, 거절, 회피는 사용자가 충분한 의무(안전배려의무)를 행사하지 않은데 대해 이에 대한 급부(노동력 제공)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위험에 대한 사전예방조치이며, 안전조치를 청구할 이행청구권인 동시에 노무급부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이다. 작업 거부권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가 규정하는 ‘급박한 위험’으로부터의 회피할 수 있는 소극적 반응 또는 권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이건 간에 사용자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예측되는 위험과 불건강한 환경 속에서 노동을 제공할 수 없다는 적극적인 권리 요구이다.

 

일터괴롭힘은 사용자의 충분한 의무가 결여된 인사노무관리의 구조적 결함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개인이 조정할 수 없는 노동환경이다. 따라서 신체, 정신, 관계의 악화를 유발하는 일터괴롭힘의 행위 및 환경으로부터 우선 벗어날 수 있어야 하며, 이 역시 작업의 거부(중지, 거절, 회피)권의 범위에 포함되어야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작업중지 등]은 위험이 인지된 상황 또는 위험이 발생한 상황(불안전)에서 노동자의 작업중지 및 대피를 명문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법상의 규정으로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대피 및 중지하도록 하고, 이 같은 행위에 대하여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을 규정하는 것으로, 이것이 곧바로 법리상 민사상 거부할 권리로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이다. 또한, 현행 산안법의 규정은 ‘급박한 위험’에 대한 대피 및 거부를 규정하는 것으로써 거꾸로 ‘급박하지 않은 위험’ 의 부정적 논란을 만들고, 서비스업(공공이건 민간이건) 등에서는 제3자인 고객에 의한 침해, 사업 목적에 맞지 않는 작업강제로 인한 침해, 제조업에서는 경미하지만 지속적인 안전과 보건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서 작업을 거부 또는 거절하기 어렵게 하였다. 결국 노동자의 권리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오히려 침해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터괴롭힘의 행위 및 환경에 대해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를 적용하는 것은 더욱 더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현행 법률의 제약을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작업의 거부, 중지의 권리 구성이 요청되는 것이다.

 

이에 아래와 같이 제도적 대안을 제시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보건조치) 개정>

현행 제24조(보건조치)는 제23조(안전조치)와 함께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에 있어 사업주의 예방의무를 규정한 핵심규정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벌칙 역시 상대적으로 무겁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의 이하의 벌금) 한편, 제23조와 제24조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토대가 되어 구체적인 사업주의 행위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현행 제24조(보건조치)에서는 노동자의 인적, 물적 환경에 의한 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를 규정하고 하고 있지 않아, 법 제5조(사업주의 의무) 중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을 제대로 강제하지 못하는 바, 이를 개정하여 법 취지와 사업주의 의무를 달성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증진시킬 수 있다.


현행

개정

비고

제24조(보건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

2.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

3.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또는 찌꺼기 등에 의한 건강장해

4.계측감시(計測監視), 컴퓨터 단말기 조작, 정밀공작 등의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5.단순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6.환기·채광·조명·보온·방습·청결 등의 적정기준을 유지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건강장해

제24조(보건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6. (좌동)

7. 업무 수행 및 이와 관계된 인적, 물적 환경에 의한 신체적 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7호 추가

업무 및 업무환경에 의한 피로 및 스트레스를 포괄적으로 예방할 의무를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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