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누구를 위해 특성화고 현장실습은 존재하나 /2015.4

연구리포트

누구를 위해 특성화고 현장실습은 존재하나

최민(선전위원장,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현장실습으로 취업을 시작한 스무 살 A 씨 이야기

고3이던 작년 11월 현장실습으로 처음 취업했어요. 올해 2월에 졸업했어요.


작년 11월에 처음 나간 회사는 간단한 조립을 하는 곳인데, 쥐에게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 기구예요. 

그런 기구 만드는지는 모르고 간 거죠. 일은 편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좀 너무 잔인한 거 같고, 월급도 적고.


그래서 친구가 있던 전기 스위치 만드는 곳에 갔어요. 12시간씩 맞교대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는 야간 체질이라 처음에는 안 힘든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일하다 졸고 있으면 언니들이 깨워주고.


얼마 전에 그냥 나와서 아이스크림 가게 아르바이트하고 있어요. 몸은 덜 힘든데 월급은 팍 줄었죠. 

차라리 다시 교대하는 데로 가서 1~2년 바짝 일하고 대학에 가볼까 궁리 중이에요.


*면접 때 나온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 들여다보기

특성화고등학교는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고등학교다. 이전에 ‘실업계 학교’로 부르던 학교다. 2014년 기준으로 전국 36만여 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현장실습은 일 기반 실습 교육을 모두 칭하는 일반적인 말이지만, 여기서는 주로 3학년 2학기에, 졸업 후 채용을 약속하고, 등교 대신 출근하는 형태의 현장실습을 말한다.

2014년 1월 20일 충북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한 학생이 자살했다. 자살하기 며칠 전, 동료에게 얼차려를 당하고 뺨까지 맞았다. 폭력적인 직장 문화가 문제였지만, 전자 기계 전공 실습을 위해 나간 그가 그런 모욕을 참아가며 하던 일은 육가공품 포장이었다.

2014년 2월 10일 울산에서 폭설로 공장 지붕이 내려앉아 사망한 노동자 가운데 현장실습생이 있었다. 현장실습생에게 금지된 야간 근무 중이었다는 성토가 이어졌지만, 야간 근무만 문제였을까? 오히려 장시간 노동해야 급여를 더 받을 수 있고, 대다수가 그렇게 고달프게 일해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이 현장실습의 진짜 목적은 아닐까?

사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사망이나 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에서 2005년 ‘간접고용’ 형태의 현장실습이 늘어나면서 현장실습생들의 노동 인권침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2006년 실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현장실습의 대상과 시기를 제한하였다.

그러나 2008년 학교 자율화 정책에 따라 정상화 방안이 폐지되고 취업을 점점 강조하면서 다시 현장실습 시기가 확대되었다. 결국, 2011년에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2교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현장 실습생이 과로에 의한 뇌출혈로 쓰러졌다. 2012년에는 울산항만 공사 현장에서 작업선이 전복되면서 함께 타고 있던 현장실습생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현장실습 표준협약서 개정, 노동관계법 교육 의무화, 학생 안전 강화, 실습 감독 강화 등 제도적 보완책이 제안됐지만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땜질식 개선안을 더 고민하는 대신, 현장실습 제도 자체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아닌가 한다.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 속에서 가장 적절한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대체 지금의 현장실습은 대체 무엇을 목표로 굴러가고 있는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 현장실습인데, 문제 제기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굳건하게 유지되고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

어긋난 단추는 어디에 있으며, 문제의 해결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특성화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의 여러 주체를 직접 만나, ‘현장실습’을 둘러싼 각 주체의 목적과 필요, 인식을 확인하고, 이 목적과 필요, 인식과 현실이 어떻게 어긋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했다.

이를 위해,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현장실습생(졸업생 포함) 5명, 동료 노동자 2명, 교사 2명, 교육청 장학사 1명, 사업주 2명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분석하였다.


결과 1. 교육이라는 거짓말

교육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의 목표를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산업현장에서 적용하고 다양한 직업체험을 통해 현장적응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면접 참가자들은 이런 목표에 대해 회의적이다. 현장실습은 “교육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교육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던 교육청 장학사 역시, 실제로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기업들은 싼 노동력으로 이윤 추구의 목적이 강하다.”라고 시인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파견형 현장실습에는, ‘실습’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교육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 사업주에게 현장실습생을 선발하고 일을 시키는 과정이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는 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다. 사실상 현장에서는 ‘현장실습’, ‘현장실습생’이라는 용어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동료 노동자들 사이에서나 현장실습생 서로 ‘취업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교육적 의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죠. 일반사원 체계나 똑같은 거죠, 말만 실습이라 하지. 말만 그렇지 일반 사원이랑 똑같지. 일반 직원 채용하고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 사업주 2

질 : 실습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게 따로 있나요?

답 : 교육프로그램… 여기 회사에서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만들어졌으면 좋겠는데… - 동료노동자 2

대부분 현장실습인데 저희는 현장실습이랑 취업이랑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니까. 두 개를 그냥 아예 현장실습이 취업이구나. 선생님들도 다 현장실습이라고 말을 하시는데 저희가 받아들이는 건 취업으로 받아들여요. - 실습생 4


결과 2. 취업이라는 과장

현장실습에서 교육의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라면, 현장실습이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생애 첫 일자리로의 취업 과정은 되고 있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현재의 파견형 현장실습은 실습 종료 후 취업으로 연계되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직장 경력이 5년 차라는 한 노동자는 지난 5년 동안 졸업 이후까지 쭉 이어서 직장 생활을 해 나간 현장실습생은 오직 한 명 봤다고 대답했다.

고3 애들 들어오면 뭐하러 저렇게 고3 애들 많이 뽑는지 모르겠다. 좀 아줌마들 뽑아서 오래 있을 사람을 뽑았으면 좋겠는데 고 3들은 금방 나가니까. 아 또 금방 언제 나갈지 모르는데 몇 명이 남겠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동료노동자 1

현장실습생이 직장에 오래 남아있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군 입대라는 현실적인 장애도 있고, 취업 과정 자체가 장기적으로 일할 자리를 찾기보다 ‘일단’, ‘경험 삼아’ 나가는 경우도 많아 일자리가 실습생들에게 매력을 전혀 주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 회사에 대해서는 사실 베일 속이고. 본인이 기대한 것과는 다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학교에서는 그냥 네가 기대치를 낮춰라. 이런 식이에요. - 실습생 1

여기는 3D 업종이라고 보시면 되잖아요 사실은. 좀 더 잘 해주면 좋겠지만 여기는 여기만의 규칙이 있는데. 19살이 졸업하고 여기 와서 뭐하겠어요. 심부름이에요. 사실 어디 가도 심부름이잖아요. - 사업주 1

현장실습이 교육이 아니라 취업이라고 할 때도, 그 취업은 자기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자리에 최하위 노동자로 취업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결론 3. 순응하는 근로자를 만드는 현장실습

그럼 제대로 된 교육 기회도 제공하지 않고, 실망스러운 취업 경험이 될 뿐인 이 파견형 현장실습에서 현장 실습생들이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사업장의 질서와 속도에 익숙해지는 것, 철드는 것,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배우는 것, 한 마디로 ‘순응하는 근로자’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현장실습에서 (배우는 게) 몇 개는 되는 것 같아요. 애들이 철이 좀 없는데, 갔다 오면 약간 들어서 오는 것 같은 느낌이… - 실습생 5

실습생 2 : (반죽을) 계속 치니까 쉬는 시간도 없고. 학교 같은 경우는 한 가지 일하고 짬 나는 시간이 한 시간 두 시간 돼요. 그때 좀 애들이랑 얘기도 하고 장난치면서 하면 어느 정도 나와요. 그렇게 쉬엄쉬엄하잖아요. 근데 회사 같은 경우는 쉬엄쉬엄 못하니까, 계속 돌아가니까, 레일이. 계속 일하는 거죠.

실습생 3 : 근데 그 힘든 게 빠르면 일주일이고요, 길면 2주 정도면 그 힘든 게 적응되고 그 후부터는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일상생활처럼.


결과 4. 현장실습을 유지하는 구조

마음에 들지 않고, 자기 발전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일자리가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 혹은 특성화고 졸업생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젊은 세대에 대한 착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악해진 청년 노동 전반이 그렇다. 그런 맥락 속에 현장 실습생들의 일자리, 현장 실습이 택할 수 있는 일자리도 놓여 있다.

면접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은, 현장 실습을 나갔던 11월부터 다음 해 9월까지 5번 직장을 옮겼다.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가 대세인 가운데, 현장실습은 젊은 노동자를 억지로 인기 없는 일자리로 공급하는 파견 업체 역할을 맡는 것이다.

게다가 현장 실습생들에게는 20대 노동자들의 일반적인 어려움 외에 특수한 문제도 있다.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은 현장실습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이 금지되어 있어 부당한 대우를 참고 견디는 것, 병역특례노동자가 업체에 쓴소리 한 번 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 사정이다. 의무적으로 견뎌야 하는 현장 실습은 직장 선택과 퇴사의 자유를 빼앗고, 부당한 상황을 참도록 강제한다. 현장실습부터 병역 특례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병역 특례 노동자가 가진 부담감을 똑같이 지게 된다. 학생이기 때문에, 학교나 후배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견뎌야 한다는 압력도 있다. 청소년이라서, 사회 경험이 적기 때문에 당하는 차별이나 불편함도 있다. 여전히, 특성화고 학생들은 청소년 중에서도 사회적 자본이 불리한 경우가 많다. 사업주들은 이직이 쉽지 않은 먼 지방의 실습생을 선호한다.

현장 실습생들의 이런 약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주도 많다. 3개월 수습으로 일하게 한 뒤, 졸업 후 다시 수습 기간을 적용하거나, 정규직들이 꺼리는 업무를 실습생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었다.

적절하지 못한 일자리, 부당한 처우에 방패가 되어 주어야 할 교사와 학교는 오히려 학생들을 현장실습으로 내몬다. 취업률 경쟁 때문이다. 취업률 경쟁은 교육청, 학교, 교사, 최근 도입된 취업 지원관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벌어지고 있다. 그 결과는 12시간 주야 맞교대 업체나 전공과 무관한 사업체까지 학생들을 내보내는 현재의 파행적 현장 실습이다. 특성화고 취업률이 1년 만에 14.3%나 증가했다고 선전했던 2012년 서울 지역 취업 기업 1위는 군대, 2위는 롯데리아였다. 이후 4대 보험 적용 사업장 취업률을 따로 발표하도록 하고 있지만, 쥐어짜기 식 취업률 조사를 강요한 취업률 경쟁 체제는 지속되고 있다.

‘취업률 제고’만 목표로 수십 년간 흘러온 특성화고 현장실습은 쉽게 대안을 말하기 어려운 주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엉망인 현장실습 몇 달 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될 노동 인권교육이 우리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더 필요하리라는 확신이 든다.

* 본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지원으로,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에서 실시하였습니다.

[연구소 리포트] 비자발적 실업, 뇌졸중 6배 높인다 / 2015.3


비자발적 실업, 뇌졸중 6배 높인다[각주:1]

-실업,퇴직과 뇌혈관,심장질환


회원 | 김형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실업과 퇴직, 그리고 건강

 

실업을 당하면 건강이 악화되는 건 모두가 짐작할 수 있는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직장을 잃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충격이며 스트레스가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사람 몸에 변화를 일으켜 건강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일상생활의 패턴이 바뀌고, 음주와 흡연 등 건강행태의 변화가 나타나고, 경제적 손실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건강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도는 더 떨어지게 된다. 가족과의 갈등은 증폭되는 경우가 많고, 상처 받은 자존감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하게 된다. 넓게 보면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말하는 스트레스의 정도는 사회마다 다를 수 있다. 직장을 잃은 사람에 대한 사회보장의 정도가 어떤지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해고와 직장폐쇄에 의해 직장을 잃게 되는 비자발적인 실업의 영향은 당연히 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반적인 퇴직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퇴직 이후의 삶을 우리는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고령의 노동자들은 퇴직을 하게 되는 경우, 해고와 같은 비자발적인 실업의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 연구는 해고와 같은 비자발적 실업과 일반적인 정년에 의한 퇴직이 뇌혈관, 심장질환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고, 고령자 패널 자료를 이용하여 실업이나 퇴직 상태 이후 질병 발생을 추적 관찰하였다.

 


IMF 해고노동자, 사망률도 더 높았다

 

이미 여러 나라의 연구에서 실업과 건강의 관련을 밝힌 연구가 있고, 우리는 현실에서 이러한 연구가 무의미하게 이들의 관계를 목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를 드러낸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실업률이 증가할수록 자살이 증가한다는 연구, 실업을 경험한 사람에서 사망의 위험이 2배 증가한다는 연구, 실업이 암으로 인한 사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등이 국내에서 진행되었다.

 

다른 나라 연구에서는 실업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것과 심혈관계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다수 진행되었다.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과도한 음주, 높은 흡연율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들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실업이 건강에 주는 영향의 크기가 나라마다, 실업을 당한 집단마다, 실업을 당한 시기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2006년에 국내에서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시에 실업을 경험한 경우, 사망의 위험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보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 발생하는 실업은 경제위기상황에서 그 영향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영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남성 노동자에서, 육체노동을 하면서 실업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동자에서 실업의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실업이라는 극도의 위기 상황도 그 나라의 사회 보장 체계와 개인의 소득수준 등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45세 이상 노동자들을 6년간 관찰

 

고령자 패널은 45세 이상으로 표본 추출된 중고령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동일인에 대해 2006년부터 2년 단위로 노동시장 참여, 재정상태, 가족 및 사회관계,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하고 있는 자료이다. 이 자료를 이용하여, 2006년에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이 없었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2012년까지 실업과 퇴직에 따른 이들 질환의 발생위험을 추적 관찰하였다. 4,000명의 대상자가 6 년 여간 추적관찰 자료에 포함되었다.

 

해고되면 뇌졸중 6배 증가

 

남성 노동자에서 실업 및 퇴직에 의한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다. 해고와 같은 비자발적 실업에 의해 뇌혈관질환은 6.2, 심장질환도 2.8배 증가하였다. 퇴직에 의해서도 뇌혈관질환의 위험은 4.5배 증가하였다. 두 질병을 합하면 해고에 의해서는 3.6, 퇴직에 의해서도 2.9배 질병 발생이 증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노동자에서는 그 영향의 정도는 조금 낮았지만, 위험은 남성노동자와 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명: 위험의 정도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음을 의미함. 2.768이 의미하는 것은 

고용을 유지한 사람에 비해 2.768배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음을 의미함.

위 결과는 나이, 고혈압, 당뇨, 흡연, 음주, 운동, 비만을 보정한 결과임.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 실업을 당한다?

 

이 결과가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실업에 따른 건강의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는 것이다. 실업 상태인 사람들이 취업 상태인 사람들보다 건강이 나쁘다는 현상만 살펴보면, ‘건강이 좋지 않거나, 생활 습관이 좋지 않은 사람이 실업을 당한다’, ‘그러니 실업 때문에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건강이 나빠서 직장을 잃는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애초에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이 없었던 사람들, 그리고 당시에는 일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실업이나 퇴직을 겪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건강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본 것이다. , 건강이 실업에 미친 영향보다는, 실업과 퇴직이 건강에 미친 영향이 드러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년에 의한 퇴직도 실업만큼 건강에 부정적일까?

 

본 연구의 결과가 음주, 흡연, 운동, 비만 등의 상태를 보정한 결과임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퇴직이후 생활습관의 변화에 의해 심뇌혈관질환이 생기는 기전 외에도 다른 이유에 의해서도 건강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퇴직이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퇴직 이후에도 경제적 필요가 많고, 국가가 이를 위해 책임을 갖지 않은 사회에서는 퇴직은 실업만큼의 고통일 수밖에 없다.

 


성별에 따라 실업 영향도 다르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과 실업의 관련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이 정신건강이나 우울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이전 연구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에서 그 영향이 더 컸다. 그것은 남성 부양자-여성 가사책임자라는 사고방식이 이 사회에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여성들은 직장에서 임금 노동자로 일하는 시간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돌봄과 가사 노동에 쏟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는 집요하게 여성 노동자들에게 불안정한 직장, 적은 임금, 낮은 지위를 강요한다. 그래서 실업이나 퇴직이 여성노동자보다 남성 노동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큰 것 같다. 사회는 남성 노동자가 실업을 당하면 곧바로 낙오자 취급을 하지만, 여성 노동자에게는 집에서 살림 하면 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많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실업과 퇴직은 결혼, 출산, 육아 때문에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일이 되어 버렸지 않은가.

 


맺으며

 

일을 하는 것도 고통이고, 일을 못하는 것도 고통인 사회. 실업에 의한 건강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이런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일을 못한다는 것은 노동자 개인에게 상상 이상의 고통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지금 실업은 한 시점의 사건이라기보다는 고용불안의 연속된 선상에 위치한 극단점이다. 노동자로 일하는 시작부터 고용불안에 놓이게 되고, 해고는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 종합대책’,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라는 미명 하에 모든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국정 주요 과제인 시대다. 고용불안과 해고가 일상화된 사회는 노동자들의 삶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사회다





  1. 본 글은 실업과 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과 함께 다음 논문에 대한 주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Kang MY, Kim HR. Association between voluntary/involuntary job loss and the development of stroke or cardiovascular disease: a prospective study of middle-aged to older workers in a rapidly developing Asian country. PLoS One. 2014 Nov 19;9(11)” [본문으로]

[연구 리포트] 한국 노동자의 주말근무와 우울증상 / 2015.2

한국 노동자의 주말근무와 우울증상

 

혜은 회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주말노동은 노동자를 우울하게 만들까?

 

그 동안 연구소리포트를 통해서도 많은 사례가 소개되었지만 ‘노동시간과 건강’에 대한 꽤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으로 노동시간 문제로 사용된 항목은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또는 교대노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노동시간 길이의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노동시간 배치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 노동시간 배치의 문제는 비단 하루 중 어느 시간에 배치될 것인가 뿐 아니라, 1주일 중 어느 때에 배치될 것인지, 배치가 규칙적인지 또는 불규칙적인지, 휴일과 연중의 휴가는 어떻게 주어지는지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비록 주5일제도가 법제화되었지만 주말 노동은 ‘연중무휴’ 사회인 한국에서 아직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 연구는 주말에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것과 정신건강과의 연관성이 있을지, 만약 전체 일하는 시간이 같다면 주말에 일하더라도 정신건강에 영향이 없을 것인지와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시행된 연구이다.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되었나?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주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취업자근로환경조사’의 2011년 자료를 이용하여 전체 50,032명의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29,7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주말노동은 “지난 한 달간 토요일에 일한 날은 며칠입니까?”와 “지난 한 달간 일요일에 일한 날은 며칠입니까?” 라는 두 개의 질문에 대한 응답을 이용해 지난 한 달간 토요일 또는 일요일 근무가 없었던 집단, 1~4일, 4일 이상인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우울증상은 세계보건기구에서 개발한 ‘웰빙지수’ 설문을 이용하였는데 지난 2주간 ‘나는 즐겁고 기분이 좋았다’ 와 같은 5가지 항목에 대해 ‘항상 그랬다’부터 ‘그런 적 없다’까지 6개의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고 총점을 구하도록 되어있다. 다른 연구에서 우울증의 선별점으로 제시한 7점미만인 경우에 우울증상군으로 정의하였다. 우울증상에 영향을 함께 줄 수 있는 성별과 연령, 교육수준, 결혼상태, 소득수준 등을 보정하였고, 관련된 직업적 요인으로 주당 노동시간, 정규직·비정규직, 직업군, 회사규모,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 유무를 보정하였다. 주말노동을 하지 않는 집단을 기준집단으로 하여 주말노동을 하는 경우에 우울증상을 가지게 될 위험도를 제시하였다.

 

누가 주말노동을 하는가?

 

전체 연구대상 노동자 중 지난 한 달간 주말노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40.7%, 1~4일은 46%, 5일 이상 주말노동을 한 경우는 13.3%로 약 60%의 노동자가 지난 한달 간 한번 이상의 주말노동을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주말노동 비율이 높았고, 월 소득이 250만 원 이상인 경우가 그 이하인 경우보다 주말노동을 하는 비율이 낮았다. 근무시간이 길수록 주말노동 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높아졌고 교대노동을 하는 경우에도 주말노동 비율이 높았다.

 

나이와 성별에 따른 주말노동 분포

 

 

결혼상태/학력/월소득에 따른 주말노동 분포

 

 

직업특성에 따른 주말노동 분포

 

 

주말노동과 우울증상 사이의 관계

 

표 1에서 제시하고 있는 비차비는 기준집단에 비해 위험요인이 있는 해당집단의 결과 즉, 우울증상이 있을 위험이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분석 결과, 남성의 경우 주당노동시간 이외의 다양한 직업적, 인구학적 요인을 보정하였을 때 주말노동이 없는 군에 비해 주말노동을 1~4일 하는 군이 1.4배, 주말노동을 5일 이상 하는 군에서 1.6배 우울증상이 있을 위험이 높았다. 여성의 경우 각각 1.3배, 1.4배가량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 만약 주당노동시간을 추가로 보정하게 되면 비차비는 약간씩 낮아지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표 1. 주말 노동자의 우울증상에 대한 비차비

성별

주말노동 여부

우울증상에 대한 비차비

(95% 신뢰구간) 1

우울증상에 대한 비차비

(95% 신뢰구간) 2

남성

주말노동 없음

1 (기준)

1 (기준)

 

주말노동 1-4

1.43 (1.241.65)

1.36 (1.181.57)

 

주말노동 5일 이상

1.58 (1.301.92)

1.45 (1.191.78)

여성

주말노동 없음

1 (기준)

1 (기준)

 

주말노동 1-4

1.34 (1.131.58)

1.32 (1.121.58)

 

주말노동 5일 이상

1.38 (1.091.74)

1.36 (1.071.73)

* 비차비 1은 성별, 연령, 소득, 정규직/비정규직, 직업, 야간노동 포함 교대제를 보정하였고 비차비 2는 이 항목들에 주당 노동시간을 추가로 보정함

 

연구결과 살펴보기

 

1) 우리나라의 주말 노동

주말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분석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장시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가 역시 주말노동도 많이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우리나라 장시간 노동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주말노동일 수 있다는 것도 시사한다. 노동시간 단축운동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규제가 주말노동과 우울증상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득을 3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에서는 주말노동이 가장 적었고,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중간 그룹에서 주말노동 비율이 높았다. 이는 주말노동과 동시에 수행된 장시간 노동으로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전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판단된다.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주말노동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가족안에서의 남녀의 전통적 역할분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 주말노동은 우울증상과 관련이 있다. 왜?

본 연구를 통해서 우리나라 노동자들 중 주말노동을 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우울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주말노동은 높은 노동강도와 부족한 휴식시간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장시간 노동 국가로서 주말에 일하지만 다른 요일에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는 경우보다는 평일에도 일하고 주말까지 특근을 하는 경우가 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이 고되고 휴식이 부족하면 자연히 정신적, 신체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되고 피로와 건강문제는 우울증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두 번째는 주말노동이 일-삶 균형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2004년 주40시간의 법정노동시간이 처음 도입된 이래 점차로 주5일 근무가 확대되어 온 것이 사실이고 전체적인 사회의 일주일 사이클은 토요일과 일요일엔 휴식과 재충전, 여가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족과 친구 등 여가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사이클이 맞지 않아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 우울증상을 가져왔을 수 있다. 본 연구의 분석에서 주당 노동시간을 보정한 이후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우울증상 위험도를 보여주었는데, 이는 노동강도와 휴식의 부족뿐만이 아닌 일-삶 불균형과 같은 다른 유발 경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주말노동을 줄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말노동은 장시간 노동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노동시간 단축운동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 본 연구결과는 국제시간생물학회지 2014년 10월호 (Chronobiol Int. 2014 Oct 7:1-8.)에 실린 내용입니다

[연구 리포트] 국내 노동시간, 노동자 건강 연구 고찰과 향후 연구 방향 / 2015.1

국내 노동시간, 노동자 건강 연구 고찰과 향후 연구 방향



김형렬 소장 ․ 최민 선전위원장



1. 서론

노동안전보건 분야에서 노동시간연구는 1990년대 초부터 상당히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노동시간 연구를 교대제(노동시간의 배치), 노동시간(절대적 노동시간), 노동강도(노동의 밀도)의 문제를 다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했을 때, 초기에는 교대제 관련 연구가, 최근 들어서는 절대적 노동시간 관련 연구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글은 2014년 가을 직업환경의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된 노동시간 관련 연구를 국내외 학회지를 검색하여, 각각의 논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연구결과와 연구에서 사용한 연구방법을 고찰하고, 향후 보완되어야 할 연구방향에 대해 제시하고자 하였다. 향후 노동시간센터의 연구주제 설정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 방법

대한직업환경의학회 홈페이지와 최근 영문화한 웹사이트(www.aoemj.com)에서 Shift work, 교대, 노동시간, working time, working hour 등의 검색어를 사용하여 검색한 결과 1995~2014년까지 교대근무와 관련된 논문이 18편, 노동시간과 관련된 논문이 10편, 두 가지 모두를 다룬 논문이 1편, 총 27편의 논문이 검색되었다. 예방의학회지도 동일한 방법으로 검색하여, 1986년부터 총 5편의 논문이 검색되었다. 그 외 pubmed[각주:1] 논문검색을 이용하여 shift work, Korea로 126개의 논문과 working hour, Korea로 47개의 논문을 검토하였다. 이 논문들 중에서 실제 노동시간과 교대제를 다룬 논문 49편을 검토하였다. 이들 논문의 논문 발간 시기와 주제는 다음 표1과 같다.


표 1. 국내 노동시간 연구 연도별 분포

논문 발행 연도 

교대근무

노동시간

1991~1995

5

 

1996~2000

4

 

2001~2005

10

2

2006~2010

6

 

2011~2014

12

10

 

37

12


이들 논문들을 검토하여, 각 연구에서 사용한 주요 독립변수와 결과변수, 연구의 주요 결과, 연구를 수행한 대상에 대한 검토를 하였다.


3. 연구결과

1) 활용된 독립변수

교대제유무와 노동시간을 변수로 활용한 연구가 가장 많았고, 교대제의 다양한 형태를 변수로 하거나, 교대주기 등을 변수로 한 연구도 있었다. 노동시간 뿐 아니라 특근여부, 출퇴근 소요시간을 변수로 한 연구도 있었고, 엄마의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을 주제로 한 연구도 있었다.(표2)


2. 활용된 독립변수

독립 변수

논문편수

교대근무여부

23

교대제 형태

6

교대근무기간

5

야간 vs

3

출퇴근소요시간

1

주간노동시간

10

하루 노동시간

2

힘든 노동시간

1

특근여부

1

교대주기 (빠른, 늦은)

1

엄마의 노동시간

1

56

* 중복허용, 리뷰논문 제외



2) 결과 변수
노동시간과 교대제에 따라 노동자의 건강을 밝힌 연구에서 주로 수면과 심혈관계질환의 영향과의 관련성이 많이 다뤄졌다. 소화기계, 신경계, 삶의 질을 결과변수로 활용한 연구도 다수 있었고, 골밀도와 결근, 건강행태를 결과변수로 분석한 연구도 있었다.(표3)

표 3. 연구에서 사용된 결과변수 분포

결과변수

논문 편수

수면

14

심혈관계, 비만

13

소화기계

7

신경, 정신계

5

삶의 질, 일반적 안녕상태

5

골밀도

2

presenteeism/ 결근

2

사고

2

면역기능

1

건강증진프로그램 요구도

1

흡연행위

1

치주염

1

신체활동

2

57


3) 연구자료
직접 조사를 진행하여 얻은 자료를 활용한 연구가 33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등 2차 자료를 이용한 연구가 15개였다. 그 외 관련 연구들을 검토하여 정리한 논문이 1편 있었다. 주로 활용한 2차 자료로는 노동패널자료가 3건, 근로환경조사자료가 3건,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가 5건, 고령화연구패널자료, 급성뇌출혈연구자료, 직업성심혈관계질환 감시체계자료, 한국 간호사 서베이 자료가 각각 1건씩 있었다. 

4) 연구대상
연구가 진행된 대상은 제조업 노동자가 18건, 의료종사 노동자가 8건, 공공영역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4건 등이었다. 그 외 동물실험 연구가 2편 있었다. 

5) 연구 설계
대부분의 연구는 설문지나 2차 자료를 이용하여 시간의 변화에 따라 결과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를 동일 시간대에 측정하는 단면연구였고, 4개의 실험연구가 있었다. 일부 반복측정연구도 있었다. 일부 패널 연구를 이용하여 노동시간이나 교대제에 노출된 노동자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떤 건강의 영향이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도 있었다. 

6) 노출 및 결과 평가 방법
설문지 방법을 이용하여, 노동시간, 교대제의 종류를 평가하고, 건강영향도 설문지를 이용한 연구가 많았다. 20여개의 연구에서는 설문지 외에 다른 결과 측정방법을 사용하였는데, 혈압,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공복혈당, 심박동 변이, 비만 등이 결과변수로 활용되었다. 회사 내 안전사고 일지에 기록된 사고, 사업장에서 사고로 인한 결근 등도 결과변수로 활용되었다. 총림프구수, T림프구수, B림프구수, 대퇴골 경부 및 요추 골밀도 감소 위험, G-GTP와 같은 산화적 스트레스 지표, 심혈관계 사망 위험도, 소변 중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 등도 결과변수로 활용되었다. 수면일지 등을 통해 수면장애를 평가한 연구도 있었다. 

4. 그동안 연구에 대한 평가
연구에 사용된 방법을 평가하자면, 노동시간과 교대제의 문제와 이로 인한 건강영향을 동일시간에 같이 측정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고, 노동시간과 교대제의 문제를 파악하여 시간의 변화에 따라 건강의 문제가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하는 종적 연구의 방식이 부족하였다. 이런 연구 방식이 좀 더 노동시간의 문제를 건강영향과 더 직접적인 인과성으로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노동시간의 변화 및 교대제의 변화에 따른 건강의 긍정적인 변화를 연구한 개입, 중재 연구가 부족했다. 특히 최근 들어 야간노동에 대한 특수검진을 실시함에 따라 이들 사업장에서 좀 더 나은 교대제(?)를 제안하고 실행 전후의 건강영향을 제시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주간연속2교대제 영향에 대한 개입전후를 비교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노동시간의 문제가 모든 연령대의 노동자에게 동일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정을 벗어나 생애주기별 노동시간과 그 영향을 세분화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성노동자에게 결혼과 육아가 노동시간과 건강에 미치는 중재효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고령 노동자에서도 장시간노동의 기준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진행된 연구들이 전반적으로 젠더 관점이 부족하였는데, 여성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성별로 층화하여 여성노동자의 문제만을 별도로 분석한 연구가 많지 않았고(11개 논문), 대부분 성별을 다른 변수와 동일하게 혼란변수로 보정한 연구가 많았다. 이렇게 되면, 남성과 여성노동자만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게 된다. 여전히 설문지를 이용한 연구가 많았다. 

향후 좀 더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한 연구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연구 대상자의 접근이 용이한 제조업과 병원 노동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향후 교대제와 관련하여 주된 노동자 집단인 서비스업, 새로운 장시간 야간 노동 직군인 대리기사, 화물, 택배, 보육 서비스 노동으로 연구 대상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연구 대상 집단의 노동시장에서의 정치경제학적 맥락에 근거한 접근이 부족하였고, 이는 노동시간의 양극화, 단시간 저임금 불안정 노동이 양산되는 정치경제학적 설명이 부족한 연구 상황을 낳고 있다. 향후 주간연속2교대 전환 후의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변화에 대한 연구, 노동시간과 교대제의 상호작용, 노동시간과 노동강도의 상호작용과 관련한 연구도 필요하다. 


  1.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제공 의학논문 데이터베이스 MEDLINE의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무료 검색엔진 (http://www.ncbi.nlm.nih.gov/pubmed/) [본문으로]

[연구 리포트] 대리운전기사의 직업환경과 안전 및 보건 / 2014.12

대리운전기사의 직업환경과 안전 및 보건



윤진하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flyinyou@gmail.com



대리운전기사, 전국에 7만 명


자동차 운전은 현대 생활에 필수적이다. 자동차 운행은 언제나 사고의 위험이 큰 도로 위에서 이루어지며, 도로는 불특정 다수가 동시에 이용하여 돌발 상황이 가득하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중 약 3%가 교통사고를 경험한다. 이렇게 사고의 위험이 큰 도로에서, 주로 야간에, 타인의 차량을 이용해서, 타인의 목적지로 운전하는 직업이 있다. 바로 대리운전기사(대리기사)다.


2006년 일일 대리운전 콜 수는 44만 건으로 일일 KTX 이용객 10만 명의 4배가 넘는다. 2008년에는 전국에 약 7만 명이(서울, 경기, 인천에 약 4만 명) 대리기사로 일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전국 총 택시 운전자 수가 약 30만 명인 것으로 볼 때 대리기사는 하나의 독립된 직업군으로 볼 수 있을 만큼 큰 규모다. 


한편, 보험개발원의 발표에 의하면 2005년에는 대리기사업무와 관련된 사고가 약 2만 건이 접수되었다. 이런 자료를 종합할 때 대리기사 3.5명 중 한 명은 일 년에 1회의 사고를 경험하는 것으로 거칠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대리기사에 대한 보건학적 연구는 없어, 대리기사의 직업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진은 대리기사의 직업 환경과 이에 따른 보건학적 문제 연구의 경험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대리기사 연구의 중요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2014년 6월, 한국 대리운전협동조합과 만남으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후 대리기사 1차 면담에서 개방형 질문을 이용하여 직업 환경에 대한 질적 조사를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구조화된 질문 양식을 도출하였다. 7월에는 현장에서 만난 대리기사 6명에게 구조화된 질문을 통해 질적 조사를 하였다. 녹음된 면담 내용을 토대로 연구진 회의를 거쳐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현직 대리기사 12명에 대해 설문지 조사 연구원 표준화 교육을 2회 실시하였다. 완성된 설문지를 토대로 2014년 9월 신논현역 사거리에서 일대일 면담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되었다.


▲ 설문조사 현장의 모습


고객 폭력, 야간 노동, 사회적 경시


1, 2차 면담을 해 보니, 대리기사들은 대부분 야간에 술 취한 고객을 상대하며, 타인의 목적에 의해 타인의 차량으로 타인의 장소로 운전을 하여 이동하는 업무의 특성상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이 많다는 것, 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직업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주된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이었다. 또한, 대리기사의 업무와 이에 따른 보상이 콜센터를 중심으로 결정되고, 운전 중 고객 폭력과 안전사고가 발생하여도 해결할 수 없는 등 자기 재량권이 없었다. 야간작업이므로 숙소 복귀 문제, 수면 장애, 정신 건강과 대인관계 유지의 어려움도 호소하였다.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설문 내용은 1) 인구학적 성격, 2) 직업경력 및 작업형태와 이직의도, 3) 고객 폭력, 4) 안전 운전 방해 요소와 사고, 5) 출퇴근 등의 근로환경, 6) 수면 및 정신 건강, 7) 사회적 관계 현황으로 구성되었다. 


< 질적 조사 내용 요약과 도출된 설문 항목 >

면담 내용

도출 항목

-고객 폭행으로 대리기사를 그만둔 친구, 외제차 사고로 금전적 부담이 커서 대리기사를 그만둔 동료. 고객 폭행과 사고가 걱정된다.

-사고가 나도 중재해줄 곳이 없다. 경찰에 신고해도 현행범이 아니라는 이유로 하루를 다 보내고, 콜센터는 고객에게 친절을 강요하며 고객의 입장에서만 판단한다.

-고객으로부터 불친절 항의가 들어오면 콜이 7일간 끊긴다. 그런데 제재가 시작되는지 여부를 나는 알 수가 없다.

-심한 폭언을 들어 정신이 멍하고 운전에 집중하기 어렵고, 다른 손님 운전 때까지 잔상이 남아 안전운전이 어려움.

-손님이 인테리어 사업자였는데, 망치를 던져서 다침.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시킴. 한적한 도로여서 간신히 사고를 피함. 이후 그 손님을 태웠던 쪽 콜은 잡지 않음.

-말다툼 후 손님이 가위를 꺼내서 협박 및 자해, 운전하는 중에 가위로 자신의 배를 찌름. 바로 한적한 도로로 피해 주차함.

-술 취해서 자다가 일어나 어디까지 왔느냐고 물어보고 여기까지 밖에 못 왔냐며 뒤통수 때림. 그리고 다시 잠. 사고 위험이 있었음.

-손님이 빨리 가자며 과속운전 요구, 안전 신호 무시할 것을 지시.

고객 폭력/폭언

비폭력적 안전운전 방해

-집이 일산이라 새벽 2시가 넘으면 가능한 집 근처 콜을 받으려고 함. 그렇지 못하면, 대중교통이 끊겨 셔틀, 택시, 그리고 걸어서 집에 가야 함. 아니면 첫 차가 다닐 때까지 버텨야 함.

-콜 센터 사이의 경쟁으로 가격이 결정되므로 대리비가 낮아짐.

-혹시 사고라도 나서 다치면 모아둔 돈이 없어 처리할 수가 없고, 대리 일도 그만두어야 함.

근로환경,

보험가입

-야간에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듦.

-가족과 친구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힘듦. 외로움.

-콜을 받아서 도착해 보니 친구. 이후 동창 모임에 못나감.

-사회적으로 대리기사를 너무 하찮게 보는 것 같다.

-여러 일에 실패해서 대리기사 일을 하게 되었고, 몸으로 뛰면서 정직하게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

-콜이 울리면 먼저 받는 사람이 갖는 거다. 한 식당에서 동시에 식사하더라도 모두 경쟁자다.

우울/자살,

사회적 관계,

수면 장애,

자아 존중감,

삶의 질,

이직 의도 등

 


총 166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하였는데 평균 53세로, 학력은 전문대학교 졸업 이상이 64%였다. 대리운전 경력은 1년 미만이 16%, 1년∼5년 미만이 44%, 5∼10년 미만이 28%였고 나머지 11%는 1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었다. 지난 1년간 크고 작은 교통사고(보험 처리를 하지 않은 사고 포함)를 경험한 비율은 10년 이상 경력자의 42%, 1년 미만 경력자 중에는 64%나 됐다. 그런데도 자신의 건강을 위한 보장성 보험이 없는 대리기사가 67%였다. 출근 시간은 15시부터 22시까지 매우 다양했고, 하루 근무시간은 51%가 6∼8시간, 9시∼10시간 근무하는 경우가 28%, 1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13%나 되었다. 
퇴근 시간도 주로 01시부터 08시까지 다양하였고 04시가 가장 많았다. 월평균 노동 일수는 25일인 경우(30%)와 20일(20%)인 경우가 많았다. 68%가 대리기사업무를 전업으로 하고 있었고, 다른 일자리가 있다는 나머지 응답자도 대리기사가 주된 직업인 경우가 많았다. 

출근 거리의 중간 값(사분위수 범위)은 6km(2∼13km)였지만, 퇴근 거리는 18km(10∼27km)로 훨씬 멀었다. 첫 콜은 선택의 여지가 많고 20∼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서 설정되지만, 마지막 콜의 종착지는 상대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적어서 그런 것 같다. 출근은 대부분 버스/지하철(56%)을 이용하거나 도보(40%)로 하였고, 퇴근은 셔틀(47%)과 버스/지하철(44%)을 주로 이용하였다. 

1년간 폭언 경험 90%, 이직 의도 75%

지난 1년간 폭언과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90%와 41%였다. 1달에 1회 이상 폭언을 경험한 비율도 24%였다. 이 폭력·폭언 중 안전운전에 방해된 경우는 84%였다. 심리적 위축감 및 운전을 위한 집중력 저하와 같은 안전운전에 방해되는 정신적 요인은 해당 사건 당시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 이후 목적지까지(13%), 당일 타 고객 운전까지(27%), 다음날까지도(24%) 지속한다고 응답하였다. 폭력적이지 않아도 유턴 등 갑작스러운 운전 지시(연평균 31.3회)나 과속, 교통신호 무시 등 교통법규의 위반 요구(연평균 29.4회)와 같은 고객의 돌발행동도 안전 운전을 위협한다. 그 외에 지나친 애정행각(연평균 9.6회), 의도성 없이 운전석을 침범하는 행위(연평균 7.4회)도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하였다.

75%의 응답자가 대리기사를 그만둘 생각이 있었는데, 그 이유로는 야간에 일하는 것이 힘들어, 보수가 적어, 다른 일을 할 생각이어서가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사고 발생 위험이 크고, 사고나 문제 발생 시 본인이 지는 책임이 큰 것과 대리기사라는 직업이 부끄럽다는 것이 있었다. 또한, 폭언 폭행 경험이 높을수록, 비폭력 경험 중 신호 위반 강요, 지나친 애정 행각, 음악과 고성 등에 많이 노출될수록 이직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이 지나친 애정 행각을 하거나, 음악을 매우 높게 틀고 고성방가를 하는 것은 운전하고 있는 자신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비폭력적 무시도 대리기사의 중요한 직무 스트레스다. 
불면증이 없는 정상군은 4명(2.41%)뿐이었다. 경미한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40명(24.10%), 중등도의 불면증은 43명(25.90%), 심한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16명으로 9.64%에 해당하였다.

▲ 대리운전의 특징


우울 증상과 자살 사고도 심각했다. 폭언 경험이 월 4회(주 1회)를 넘는 대상자(24.2%)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11.6%)보다, 1년 중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25.0%)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10.8%)보다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관련성은 우울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보정해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연간 폭언을 들은 횟수가 10회 미만인 경우에도 19.1%가 자살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는데, 10회 넘게 폭언을 들은 경우에는 자살을 생각했다는 응답이 45.33%에 이르렀다. 수면 정도가 좋지 않을수록(41.05% vs 17.39%), 가족과의 접촉 빈도가 취약한 집단일수록 자살 생각의 빈도가 더 높았다(37.87% vs 21.74%).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대리기사는 운수업의 특성뿐 아니라, 감정노동, 야간노동의 요소를 갖고 있었다. 특히 고객을 대면하는 동안 폭력·폭언을 비롯한 돌발 상황이 많았고, 이런 상황이 우울 증상이나 자살 생각의 위험을 높였다. 돌발 상황 및 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는 대리기사의 안전 운전을 방해한다. 따라서 대리기사의 노동 환경과 건강 개선 문제는 사회 안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앞으로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개선 가능한 구체적 문제점을 찾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소 리포트] 현대자동차 판매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연구 / 2014.11

현대자동차 판매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연구

 

 

 

김정수 운영집행위원

 

 

 

1. 연구 배경

 

연구소에서는 2007년부터 2009년에 걸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조합원들의 직무스트레스 실태에 관한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여러 직무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 불안정, 조직체계, 관계 갈등 요인이 전국 중간값(참고치)보다 훨씬 높게 나왔었다. 연구진은 실적과 고객만족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는 ‘시장중심적 구조의 문제’를 직무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핵심 원리로 지적하였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현대자동차의 경영 및 조직체계는 별다른 개선이 없었다. 게다가 고객만족(CS) 관련 업무와 교육, 판매노동에 대한 업무감사와 현장통제 등이 전에 없이 강화되어 노사갈등의 현안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이하 판매위)는 조합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였고 이에 본 연구를 실시하게 되었다.

 

 

▲ 판매위원회 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 발생 원리

 

 

2. 연구 목적 및 방법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영업 및 사무직 노동자의 주된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노동조건과 건강의 실태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또 2007년 조사와 비교하여 직무스트레스 요인과 노동조건, 건강문제의 변화 양상을 보는 것도 주요 목적 중 하나였다. 조사 방법은 판매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시행하였다. 설문의 구성은 기초 인적 사항, 사회경제적 조건, 노동조건과 노동강도, 변화의 양상, 직무스트레스 요인, 감정노동, 현장통제 및 직장내 괴롭힘, 건강상태와 건강행동, 육체적·정신적 건강 등이었다.

 

 

3. 주요 연구 결과

 

1) 직무스트레스 요인
직무스트레스 요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직무불안정, 관계갈등, 조직체계 영역으로 나타났다. 이 요인들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거나 심지어 악화되어 이미 직무스트레스가 만성화되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특히 관계갈등의 경우 영업직 노동자에서 두드러졌는데, 85~90%의 노동자들이 고객이나 동료와의 갈등 증가를 호소한 점, 73%에서 업무와 관련한 징계의 증가를 경험한 점, 직장 내 미행·감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노동자가 30%를 넘고, 신체적 폭력에 대한 직·간접 경험도 4%에 달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관계갈등 양상이 상당히 공격적, 파괴적일 것으로 우려되었다.

 

표1. 직무스트레스 요인별 변화 양상

 

영업직 남성

사무직 남성

영업직 여성

사무직 여성

물리적 환경

*

**

*

*

직무요구

**

*

*

**

직무자율

*

*

*

*

관계갈등

****

***

****

(*)

직무불안정

***

***

***

***

조직체계

***

****

*

***

보상부적절

*

*

*

*

직장문화

*

***

*

(*)

각 기호의 의미는 다음과 같음.

* A유형 : 참고치 이하이며 악화되지 않음.

(*) A’유형 : 2007년에는 참고치보다 높았으나 2014년에는 참고치와 같은 수준.

** B유형 : 아직 참고치 이하이나 악화됨.

*** C유형 : 악화되지 않았으나 여전히 참고치보다 높음.

**** D유형 : 참고치보다 높고, 악화됨.

 

2) 노동 조건


자동차 영업 분야는 독특한 업무 성격과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업종과 단순 비교를 통해 노동조건을 진단하면 문제점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게 아니라 노동조건의 문제를 정당화하거나 심지어 하향평준화해버릴 우려가 있다. 따라서 노동조건의 분석에서는 노동자의 건강, 삶의 질 등 노동조건을 평가하는 가치와 기준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매위 노동자들의 노동시간(1일 8.5시간, 1주 42.9시간)을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초장시간 노동을 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동의 질적 차원에서 가족 친화성과 양성 평등의 차원, 노동자의 선택권 차원 등 ‘괜찮은 노동시간’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각주:1] 기준으로 평가하면 그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우선 ‘안전보건’ 요소의 경우, 판매위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안전사고를 증가시킬 만큼 길지는 않다. 그러나 1년에 4.9일은 몸이 아픈데도 출근을 해야 하는 현실이다. 즉, 현재 판매위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직접적인 사고 위험을 높일 정도의 장시간 노동은 아니지만, 아프면 쉬어야하는 필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가족친화성 및 양성 평등’의 측면에서 판매위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적절하지 못하다. 판매위 노동자 4명 중 1명은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에 근무시간이 적당하지 못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휴일에도 거의 쉬지 못하고 가사노동의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현실이다. 셋째, 영업직 노동자들은 근무시간과 여가시간의 경계가 없이 노동하고 있는데, 이를 ‘기업의 생산성 및 노동자의 선택권과 영향력’차원에서 보면, 현재 영업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결정하는 기준은 ‘전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에 달려 있으며, 최근 미행감시와 징계, 근태관리 강화 등을 통해 노동자의 선택권이나 영향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우려되었다.

 

3) 사회적 건강

임금 수준이나 생활비 지출 수준의 경우, 임금 인상이나 물가 상승, 그리고 사업장 특성 등을 고루 고려하면 지난 7년간 상당한 폭으로 증가했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며, 실제 분석 결과 임금이나 지출 수준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현재의 소득으로 경제적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2007년에 비해 줄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절반을 넘었다. 이들은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집단과 소득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각 가구가 필요로 하는 지출 및 영업직 노동자들이 영업활동을 위해 사적으로 들이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를 나타냈다. 이는 판매위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차원에서 임금의 인상 뿐 아니라 개별 영업비용 부담 경감책도 마련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임금 총액은 늘었으나 기본급의 비중이 적고 성과급 비중이 높은 임금 구조의 불안정성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2007년보다 심각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건강을 위하여 앞으로의 임금 개선책에는 양적인 차원 뿐 아니라 질적인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판매위 노동자들의 가사 노동시간은 성별로 매우 큰 편차를 보였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 평일에는 2.5~3.3시간, 휴일에는 5.5~8.2시간 가량 가사 노동을 하고 있어 사실상 쉴 시간을 갖지 못하는 반면, 남성 노동자들은 평일 1.2시간, 휴일 3시간 정도만을 가사노동에 할애하고 있었다. 여가생활의 1순위도 성별로 큰 격차를 보였다. 남성 노동자들은 영업직의 경우 31.9%, 사무직의 경우 23.5%가 스포츠 활동을 1순위 여가로 꼽았으나, 여성 노동자들은 영업직의 27.4%, 사무직의 41.6%가 가사노동을 꼽았다. 여가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주된 이유도 남성 노동자들은 비용 문제를 꼽았지만, 여성 노동자들은 피로와 가사부담을 꼽았다.

 

4) 건강 행동 및 건강 지표

흡연율이 약간 줄어든 점이나, 음주율이 다소 줄면서 고위험 음주율은 오히려 늘어난 점은 일반 인구집단과 비슷한 변화 흐름이었다. 다만 운동의 경우, 일반 인구집단에서는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의 비율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판매위 노동자들은 오히려 7.6%정도 늘어났다. 이는 노동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점 등 일반인구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동하러 다니기에 더 나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영업직 노동자의 경우 고객 확보와 관리 차원에서 스포츠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사무직(46.9%)보다 영업직(81.8%)에서 월등히 높았다. 일부 건강 지표에서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도 발견되었다. 주관적 건강 인식도는 좋은 쪽과 나쁜 쪽이 모두 늘고 중간이 줄어들었으며, 우울증상의 경우도 ‘우울하지 않은 상태’ 해당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동시에 ‘심한 우울상태’ 해당자도 늘어나는 양상이었다. 이런 변화는 명백히 부정적인 것으로, 전체 집단에서 고위험, 취약 집단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차원에서, 판매위 노동자들 중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11.3%, 실제 시도해본 사람이 1.2%로 상용직 전일제 노동자들 대푯값보다 높게 나왔다는 사실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이다.

 

4.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후속 사업을 제안하며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후속 사업들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1) 직무 불안정 요인에 대한 심층 분석
더 이상의 인적 유연화는 진행되고 있지 않은데도(업무 다각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2) 변화된 현장통제 방식의 실태 파악과 대안 마련
과거에는 고용불안감의 바탕위에 실적을 중심으로 한 임금 및 포상체계, 고객만족서비스 이데올로기 등이 함께 작용하면서 노동자에게 자발적 순응을 강제하는 방식이었다면, 2014년 조사에서는 이와는 다른 폭력적이고 타율적인 방식(미행감시, 징계, 폭력)이 상당 수준으로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와 관련된 직무스트레스(관계 갈등)의 증가도 확인하였다. 이는 노동환경의 심각한 악화를 말해주는 것으로 이를 막기 위한 정확한 실태 파악, 원인 규명, 대안 찾기가 필요하다.

 

3) 더욱 심화된 ‘실적 중심의 구조’에 대한 대응
2007년 확인했던 ‘실적 중심의 구조’가 더욱 심화되었다. 당시의 실적 중심의 구조란 주로 영업직 노동자 개인이나 영업지점/본부의 판매 대수에 임금, 포상, 승진 등이 직접 연동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영업직이건 사무직이건 노동자들의 생활이 회사의 실적에 깊숙이 연동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화된 실적 중심의 구조를 막고 회복해가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4) 실질적인 노동자 건강 보호와 예방책 마련
2007년 당시 평균 연령 40대 초반의 노동자들이 지금은 4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다. 설령, 다른 모든 요인이 악화하지 않았더라도 연령의 증가 하나만으로도 건강의 위험은 커질 수 있다. 현재 판매위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는 어떠하며, 어떤 문제부터 보호와 예방에 나서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5) 연구 결과에 대해 노동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기
이번 연구 결과를 교육·선전·토론의 과정을 통해 노동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수렴된 노동자들의 요구와 의견을 다시 후속 (연구) 사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 국제노동기구의 <노동 및 고용조건 프로그램>에서는 “괜찮은 노동시간”이 갖추어야 할 요소를 다음 다섯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안전보건을 증진시켜야 한다, 가족 친화적이어야 한다, 성평등을 증진시켜야 한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시간에 대한 노동자의 선택권과 영향력을 촉진해야 한다. (출처: International Labour Office, , p420, 2006.) [본문으로]

[연구소 리포트] 노동시간과 건강 / 2014.10

노동시간과 건강


해미 회원



한국이 사회에서 노동시간은 중요한 이슈이다.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가장 노동시간이 긴 나라임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고, 노동시간단축이 일자리나누기, 건강의 측면, 고령화된 인구 특성을 감안한 다양한 맥락에서 주요한 정책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5년 ILO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45.7%가 장시간 노동의 정의인 주당 48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하고 있고, 2011년 취업자 근로환경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임금근로자의 36.8%가 48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둘러싼 또 하나의 쟁점은 노동시간의 배치와 관련한 야간노동의 문제다. 완성차 제조업체와 관련 부품사들의 심야노동 철폐를 위한 주간연속2교대제는 수년째 임금구조와 함께 노사문제의 핵심 이슈가 되어 왔고, 이와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유방암 발생 등에 대한 산재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한편, 보건학적으로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동자의 건강을 비롯한 삶의 질 차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노동시간은 노동자 개인의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24시간 중 어느 정도의 길이로 언제 노동을 하느냐는 노동자 개인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한 또는 개인 생활을 영위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인간의 ‘시간’이라는 것이 어찌 배치되느냐는 삶의 질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에서는 보통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 사이의 8시간 정도에 해당하는 근로시간을 표준 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이를 벗어나는 노동시간의 길이와 배치에 대해서 제도적 대안을 만들고 합의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여기서 ‘건강’의 문제는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주제가 된다.



노동시간과 건강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생물학적 위험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이슈다.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들은 노동시간의 길이와 배치 측면으로 나누어 고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분석 모형으로는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제시한 것이 사용되고 있는데(그림 1), 노동자 개인의 생물학적, 사회적 요구와 개인의 특성 및 직업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노동시간의 길이와 배치의 문제는 노동자의 휴식과 시간 활용에 영향을 주게 되어 다양한 건강영향을 유발할 수 있고, 개인의 건강 수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비표준적 노동시간은 회복이나 수면에 필요한 시간의 부족을 초래하고 여가 활동 시간이 부족해져 건강에 영향을 준다. 또한 비표준적 노동시간으로 인해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업무 중 노출될 수 있는 유해요인에 영향을 받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수면의 양과 질이 떨어지게 되고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며 생리학적으로 노동자의 몸의 조절기능과 대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영향은 노동자 개인뿐만이 아니라 가족, 사업주 및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노동시간과 근무형태 연구의 개념적 틀 (출처 :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 2006)


일반적으로 노동시간을 둘러싼 연구들은 노동시간의 길이와 노동시간의 배치를 독립적으로 보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이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주당노동시간을 더 짧게 설계하는 외국에서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자동차 산업처럼 교대근무를 하면서 노동시간까지 매우 길기 때문에 노동시간의 길이와 야간노동의 문제가 특별한 구분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본 글에서는 두 가지의 건강영향을 별도로 제시하고자 한다. 



교대근무와 건강


먼저, 교대근무의 건강영향은 일주기 리듬 (circadian rhythm)의 파괴로 인하여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멜라토닌의 영향에 따라 약 하루를 주기로 변화하는 대사 작용과 호르몬 분비 등에 교란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생물학적 반응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수면의 양과 질이 감소하고,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준다. 이러한 육체적인 건강 문제 이외에도 비표준적 시간에 일을 하면 가족 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준다.  


야간작업 종사자의 건강검진 제도 도입 과정에서 기초가 되었던 고용노동부의 정책연구보고서 (김현주 외, 2011)에서는 야간작업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수면 장애,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우울증, 유방암, 소화성 궤양과 안전사고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이중 비교적 양질의 연구에 따른 근거가 충분한 질환은 수면장애와 심혈관질환, 안전사고가 있었다. 우울증, 유방암, 소화성 궤양의 경우,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역학 연구들이 아직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 생물학적 리듬의 파괴와 멜라토닌의 영향을 감안할 때 개연성이 있는 건강 결과로 생각된다. 그러나 교대근무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므로 근무 일정과 야간 노동의 지속 기간, 하루 근무 시간과 근무일과 근무일 사이의 휴식시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과 건강


장시간 노동의 건강영향은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지속되어 왔지만 야간근무의 영향을 통제했는지 여부가 명확치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분석의 기준이 되는 장시간 노동의 정의도 각 사회의 제도와 기준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유럽의 연구들은 주당 48시간을 기준으로 한 경우들이 많은데 한국의 경우에는 적절한 구분이라 하기 어렵다. 또한 이렇게 주당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수행한 연구도 있지만 하루 근무시간, 시간외 근무 등의 영향에 대해서 평가한 연구도 많아서 건강에 최적인 노동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장시간 노동은 안전사고와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야간노동이 생물학적 리듬의 교란을 통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에 비해, 장시간 노동은 회복을 위한 휴식시간의 부족과 작업장에서 긴 시간을 보냄으로 해서 직무 스트레스나 각종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노동시간의 길이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동 시간이 안정된 일자리와 수입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노동시간이 너무 짧은 경우에도 부정적 건강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가지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적정한 노동시간을 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건강과 관련한 고려 요인


이런 장시간 노동과 야간작업이 혼합되는 특성을 감안하여 2012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작업일정의 특성이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경로에 대해 그림 2와 같이 제시한 바가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작업일정의 특성이 건강에 영향을 주는 주요 경로로 생체시계의 손상과, 수면장애, 가족 및 사회생활의 손상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런 영향은 개인적, 조직적, 상황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변화는 피로감, 정서, 활동도 등의 급성 영향과 관련이 있는데, 급성 영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직무 요구도, 업무 부담과 같은 직무스트레스 요인이고, 급성 영향이 만성 영향으로 이어지는 데는 대처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비표준적 노동시간으로 인한 건강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상황과 대처전략, 심리적 스트레스 등에 대한 포괄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림 2. 비정상적 근무 일정의 영향 (국제노동기구, 2012) 



정책적 개입과 과제


이러한 상황에서 각 국가들은 장시간노동과 야간노동을 관리한 다양한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주당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야간노동의 경우 건강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주당 노동시간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야간근무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외국에서 정책적 기준이 되는 교대근무 또는 야간작업의 정의는 표 1과 같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영국과 미국의 경우 표준근로시간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은 1998년 도입한 ‘노동시간규정’에서 주당 48시간 이하로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야간작업자의 경우 평균 8시간 이내로 근무하며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였다. 또한 일일 연속 11시간 이상의 휴식시간과 매주 1일의 휴무, 하루 6시간 이상 근무 시 근무 중 휴식시간을 가질 권리, 연간 4주의 유급휴가를 가질 권리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

세부 내용

국제노동기구

야간작업 - 특정기간(자정부터 05시를 포함한 연속 7시간)

영국

교대작업 - 표준근로시간 외의 근무시간으로서 오후, , 주말 동안의 근무 (12시간, 혹은 그 이상의 연장된 근무시간 순환교대근무, 분할근무, 연장근로, on call 및 대기업무)

미국

교대작업 - 정상 주간시간대이외의 시간에 일하는 것

(저녁, 심야근무, 연장근무, 순환교대근무)

일본

야간작업 -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한국

야간작업 -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교대작업 - 작업자들을 2개 반 이상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시간대에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사업장의 전체 작업시간을 늘리는 근로자 작업일정이나 작업조직방법

표 1. 외국의 노동시간 관련 정의 



노동시간의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노동시간의 문제는 비단 노동자들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경영과 효율의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논란도 더 크다. 이러한 논란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노동시간이 단순히 하나의 제도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시간의 분포는 사회적 기준과 노동자들의 협상력에 영향을 받는다 (국제노동기구, 2007). 제도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과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하여 법적 기준보다 더 짧은 노동시간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해내는 단체협약의 파급력이 노동시간의 분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휴일근로가 법정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리고 점심시간이 법정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과 건강을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바라볼 때, 그리고 노동시간 이면에 있는 노동하지 않는 시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때 모두에게 평등한 ‘시간’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연구소 리포트]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요구할 네 가지 A사 근골격계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 2014.9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요구할 네 가지 

- A사 근골격계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흑무 상임활동가



근골격계질환은 생산직 노동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럴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각자의 노동을 생각해보자. 생산직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허리, 목, 어깨를 두드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가 있지 않나? 그렇다. 근골격계질환은 일하는 모든 이들의 문제다. A사 사무직 노동자들 또한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노동조합의 끈질긴 요구로 그간 안전보건에 대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던 사측에서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문제를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를 꾸리기로 했다. 2014년 노동조합에서 실시한 <근골격계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보위에서 논의하고 요구하기 위해 정리한 것을 연구소리포트에 싣는다. 사무직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자.



사업주의 의무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제5조(사업주 등의 의무)를 통해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지키고, 노동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할 것’을 그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A사 사무직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업주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만일 두 손 놓고 있는 상태라면 법적으로 사업주의 각종 의무를 다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산보위는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제도 중 하나다. 


1. 근골격계 질환자 찾기-치료하기-예방하기


A사 사무직 노동자 4명 중 3명은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기준 증상 호소자, 2명 중 1명은 지속적 관리 대상, 7명 중 1명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각주:1] 


▸▸ 근골격계질환 상담실 설치 : 질환자 찾기 및 산재신청

근골격계질환은 한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A사 노동자들에게는 공동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었다. 드러나지 않은 근골격계질환자를 찾아 치료받게 하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큰 힘이며 동시에 주변 노동자에게는 근골격계질환이 직업병이며 우리의 문제임을 인식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 A사 생산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방문하여 근골격계질환 상담과 치료를 하고 있다. 대상을 사무직 노동자까지 넓히자. 


▸▸ 근골격계질환 공동대책위원회 설치 : 예방 대책 마련

더 이상의 질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 또한 몹시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14년 모범단협을 통해 근골격계질환 공동대책위원회의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A사에서 실시한 근골격계검진과 조합원 인터뷰에서도 예방을 위한 정해진 휴식 시간 제공, 스트레칭을 위한 공간이나 재정 지원, 근골격계질환 예방 교육의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2. 작업환경 개선


근골격계질환을 비롯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노동환경에 대해 물었는데, 환기, 온․습도 등 사무실 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았고 사전 면접 조사에서도 제기되었던 의자 개선 요구가 뒤를 이었다. 


사무직 노동자에게 있어 모니터, 의자, 작업대, 마우스는 컨베이어벨트이며 공구다. 물론 고용불안정, 과도한 업무량, 불합리한 조직체계, 인력부족 등의 노동강도 강화 원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환기, 온․습도, 의자, 노트북, 모니터 등의 작업환경 개선 요구는 산적한 문제들 중 그나마 수월하게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과제다.


▸▸ 노-사간의 총체적인 점검 필요

이번 실태조사에서 조합원들이 제기한 환기, 온․습도 등 사무실 환경, 의자, 모니터, 노트북, 기타 환경문제에 대한 추가 조사와 개선이 필요하다. 고가의 의자, 업무 특성을 반영한 노트북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 이를 이용하는 노동자들이 심각한 불편을 느끼고 있다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3. 업무상 사고에 대한 은폐 중단 : 산재를 산재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업무상 사고에 대한 은폐’였다. 


사무직 노동자에 대해 흔히 다치거나 아플 일이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무 특성에 따른 재해의 발생은 사무직이라고 결코 예외일 수 없다. 


업무상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 중 4일 이상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37명으로 66.7%였다. 업무상 사고는 당연히 산재보험의 대상이고 산재신청 요건이 ‘4일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자’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설문에 응답한 37명은 적어도 산재보험을 통해 치료와 보상을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산재처리를 한 사람은 단 3명뿐이었다.  


큰 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산재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1) 산재에 대한 지식 부족(산재인지 아닌지 자신 없음) 2) 아무에게도 조언, 지원 받지 못 하고, 작업 절차 준수 여부 추궁 등 복잡한 일만 생김 3) 고과 등의 이유로 개인 치료를 종용 받거나 안전관련 실적 저해가 두려워 개인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응답도 반복적으로 나타나 산재보상과 관련된 교육, 회사의 산재 은폐 시도 중단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조합원의 안전보건 교육 강화 

알아야 권리를 사용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노동자의 안전보건 기본 권리에 대한 조합원 교육 시행이 필요하다. 


▸▸ 모든 산업재해는 산재보상보험처리

산재 은폐를 방지하고 재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런 원칙을 세우고, 이에 맞게 처리하지 않은 경우 관련자를 징계하는 등의 구체적인 요구와 지침을 A사에 맞는 방식(공동 선언, 단체 협약 등)으로 세워 사업주의 노력을 강제해야 한다.



4. 직무스트레스 완화 - 뇌심혈관계질환 대책 마련 


남성과 여성 조합원 모두 직무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심각했고 한국인 참고치 상위 25%에 해당했다. 그 외에도 조직체계, 보상부적절, 직장 문화 영역의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스트레스는 근골격계증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무스트레스가 높을 경우 근골격계 증상 유병율이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국내 사무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군에서 특히 목, 어깨 증상 유병률이 2~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A사 사무직 노동자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군은 직무스트레스가 낮은 군에 비해 허리 증상은 2.13배, 어깨와 다리 증상은 2.00배, 목 증상은 1.90배, 팔 증상은 1.84 배, 손 증상은 1.59 배 높았다. 다시 말해 일터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근골격계질환의 원인이 되며 동시에 결과이기도 하다. 스트레스의 결과로서 사회심리적 스트레스(PWI)도 조사했는데, 응답자 중 건강군은 2.6%(54명)에 불과했고 68.0%는 잠재적 스트레스군, 29.4%는 고위험 스트레스군에 속했다. 


그런데 A사 설문 응답자들의 평균 나이 40세는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때인 만큼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조치)에 따른 예방 의무를 가진다. 예방을 위해 안전보건공단의 <직장에서의 뇌․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발병위험도평가 및 사후관리지침(H-1-2013)>을 기본 틀로 활용할 수 있다.  


▸▸ 1차 : 직무스트레스 요인 평가와 개선

남/녀 조합원 모두 가장 큰 직무스트레스 요인으로 고용불안정(상위 25% 해당), 보상부적절, 직장문화 등을 지목(이상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조사 결과)했으며, 과도한 업무량, 불합리한 조직체계(이상 노동강도 강화원인)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았다. 조합원의 직무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원인에 대한 진단과 대책 마련, 개선방안 실행 후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2차 : 발병위험도 평가와 고위험군 관리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질환, 특히 뇌심혈관계질환과 근골격계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은 노동자를 미리 발견하여 건강증진을 도움으로써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예) 발병위험도 조사(기존 건강진단, 문진, 설문, 검사 등) → 우선순위 설정과 개선 대책 수립(고위험 노동자, 고위험 부서 선별 / 개인적, 집단적 개선대책) → 개선 대책 실행 → 개선 결과 평가와 피드백 



조합원과 함께, 이제 시작이다!


A사는 그동안 A사 사무직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새로 꾸려진 산보위를 통해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있다는 것이다. 쌓여있는 문제들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까?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은 바로 조합원이다. 조합원이 중요하게 느끼는 문제와 대안이 무엇인지 조합 내 체계를 활용하여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기로 했다’는 결과만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라고 조합원에게 묻고 답을 나누는 과정이 노동조합을 더 탄탄하게, 대안을 더욱 대안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1. 기준1은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기준으로 ‘통증의 빈도가 1달에 1회 이상 발생하였거나 통증의 기간이 1주일 이상 지속된 경우’이며 증상호소자로 분류된다. 응답자 가운데 1,576명(75.4%)은 신체의 어느 한 부위 이상에 근골격계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기준2’는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대상으로 49.3%(1,032명)가 기준2에 해당하였다. 한편, 증상에 따른 고통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기준3은 14.2%(296명)였다. [본문으로]

[연구소 리포트] 어느 완성차 생산 공장의 교대제 변화 후 삶과 건강의 변화 / 2014.8

어느 완성차 생산 공장의 교대제 변화 후 삶과 건강의 변화


김형렬, 최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1. 연구 배경 : 주간연속 2교대제, 정말 몸과 생활이 나아졌을까?


한국 완성차 생산 공장 노동자들은 노동귀족이라고 손가락질 받지만, 실상은 장시간 노동과 그 대가에 따른 임금을 받아가는 ‘생계형 장시간 노동자’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 평균 근로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장시간 노동을 해 왔다.


본 연구 대상 사업장 역시 10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근무하고, 주말에는 특근을 밥 먹듯 하는 전형적인 장시간 노동 사업장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7명의 노동자 중 2013년 12월 주·야 맞교대 시절, 2주 근무 중 4일 쉰 사람은 2명뿐이었다.


이러던 회사에서 올해 1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10시간씩 하던 맞교대가 전반조 8시간(오전 7시~오후 3시 40분), 후반조 9시간 20분(잔업 1시간 20분 포함, 오후 3시 40분~새벽 1시 50분)으로 노동시간이 줄었다. 


주간연속 2교대가 전격 도입되고 3개월 후,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강도가 증가하지는 않을까? 임금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노동자들의 몸과 삶은 정말 나아졌을까?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함께 본 연구를 기획했다. 


2. 객관적 지표를 활용한 연구 과정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후 삶과 수면의 질이 좋아졌음은 이미 몇 개 회사에서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소규모라 하더라도 교대제 변화의 영향을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여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매일 생활일지를 직접 적어보기로 했고, 24시간 측정하는 혈압계와 신체활동 측정기기를 활용하여 교대제 변화에 따른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측정은 주야 맞교대와 주간연속 2교대 시기 각각 2주간 진행하였다. 먼저 주야맞교대를 하던 2013년 12월, 주간 근무 한 주, 야간 근무 한 주 동안 혈압과 신체활동도를 측정하고 생활일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주간연속 2교대를 3개월가량 겪은 뒤인 2014년 3월, 전반조 한 주, 후반조 한 주 동안 다시 측정을 실시했다. 가장 규모가 큰 조립부서에서 근무하는 7명의 노동자가 연구에 최종 참여하였다. 


3. 주요 연구 결과


1) 다시 찾은 여유와 가족생활


주간연속 2교대로의 변화 이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증가하였고, 이를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는 조합원이 많았다. 


“저는 훨씬 좋아요. 저 뿐 아니라 사람들도 아무래도 일찍 끝나니까 술도 덜 먹는 것 같고요. 같이 축구하는데 사람들 표정이 밝아진 것 같아요.”

“4시 반에 집에 갈 때 어린이집 끝날 시간이니까 둘째 데리고 집으로 가고... 밥을 일찍 먹고 저녁에 애들이랑 놀거나 공부 가르치거나 하는 시간이 늘었죠.”


하지만 새로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등의 적극적 여가 활동은 아직 많지 않아, 새로운 노동자 여가 문화의 형성을 과제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조합원들 대부분은 임금이 감소했지만, 이에 대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저는 매달 30만 원 정도 월급이 줄었는데, 이 정도면 바꿀만한 거 같아요. 몸이나 생활이 훨씬 좋아요.”


하지만, 임금 감소가 3~4개월 이상 지속되자 슬슬 특근 등 장시간 노동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안정적인 임금체계 도입이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에 중요한 지점임을 알 수 있었다. 


2) 피로는 감소, 수면 질은 향상


주간연속 2교대 도입 이후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피로 감소, 체감하는 노동강도의 저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후반조 근무는 이전 야간조에 비해 노동시간이 40분 줄어들었고, 여전히 야간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적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여러 조합원들은 그 40분 감소의 차이가 확연하다고 진술했다. 


“야간 때보다 지금 후반조 근무는 실제로는 40분만 줄어들었거든요. 근데 부담감이 훨씬 적고, 몸이 달라요. 다리 아프고 그런 게 훨씬 덜 하고요.”



교대조에 따른 주관적 노동강도 (12; 약간 힘듦)


이런 변화는 생활일지에 표시한 주관적 노동강도 점수에서도 나타났다. 6점(아주 편함)에서 20점(최대로 힘듦)까지 본인이 느끼는 노동강도 점수를 표시하도록 했고, 주간조에 비해 전반조가, 야간조에 비해 후반조가 노동강도가 낮다고 응답해 우려했던 노동강도 증가는 발생하지 않았고 피로도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수면의 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이런 결과는 두원정공이나 기아자동차 등 주간연속 2교대 변화 이후 수면의 질을 조사한 다른 사업장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다만 전반조 근무 시작 시각이 이전 주간근무 때보다 한 시간 앞당겨지면서 아침 근무 시간에 피로와 졸림 증상을 호소하여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교대조에 따른 평균 수면의 질 점수 (낮을수록 좋음)


3) 더 활동적으로 변한 여가시간


주간연속 2교대 변화 후 신체활동량이 늘었다. 그런데 근무시간 중 활동량은 감소한 반면, 여가시간 활동량은 증가해서 총 신체활동량이 늘었다.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근무 시간과 여가시간에 모두 증가했다.

주간연속 2교대 이후 근무 시간 중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아진 것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감소, 실질적인 노동강도 강화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여가시간의 시간당 활동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누워서 TV를 보내며 휴식을 취했다면, 이제는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가사 일을 하거나, 운동이나 등산을 하는 등 더 활동적인 여가를 보내게 된 것이다. 


“취미생활로 헬스장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애들하고 놀고 공부 가르치고, 부인이랑 마트 같이 다니는 정도였는데, 최근에 좀 멀리 이사하면서 차라리 집에 일찍 가버리거든요. 그러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가 시 신체활동의 증가는 심혈관질환, 암 예방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교대조에 따른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


4. 지속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숙제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이 노동자의 삶과 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확인했던 선행 연구들에 비교하여, 본 연구에서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신체활동의 증가, 수면의 질 향상, 피로도 감소 등의 건강의 긍정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자유시간의 증가, 적극적 여가활동의 증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증가 등 삶의 변화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한계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여전히 후반조 근무가 새벽까지 이어져 야간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후반조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면 새벽 3시경 취침하는 조합원이 많았다. 반대로 전반조 아침 출근 시간은 너무 빨라서 전반조 근무 때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 영향 중 수면의 양이나 질, 신체활동량은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혈압 감소 효과는 기대했던 것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상자 수를 늘려 지속적인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하여, 임금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또다시 잔업과 특근으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 임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본 연구 사업장인 대기업도 그럴진대,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의 사정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반적인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을 함께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업장 차원의 과제로는 조합원들이 새로 생긴 여가시간을 잘 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새로운 노동자 문화를 형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2) / 2014.7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2)


푸우씨 집행위원장


* 이 글은 지난 6월호 실렸던 두원정공 유해요인조사 주요 결과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3.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

(1) 실시 배경

현장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간공학 평가는 작업자세 중심으로 부담작업 유무를 평가하므로, 자칫 노동시간이나 인력의 문제, 직무스트레스, 업무의 종류 등 해당 작업의 구체적인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장의 고충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으로 조사과정에서 해당 공정 노동자의 조사참여는 필수적이다. 그간 두원정공에서는 부서별 실천단원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조사에서 작업자 고충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기 노력해왔다. 그러나 ‘혹시 작업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놓치는 일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남았다. 작업자들의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는 이러한 문제제기 속에서 실시되었다. 

질문 문항은 아래와 같다. 객관식 문항은 모두 4점 척도(전혀그렇지않다, 그렇지않다, 그렇다, 매우그렇다)로 이루어졌고, <종합평가 정량점수>만 0~100점 사이의 점수를 매기도록 하였다. 

< 작업 단위별 근골격계질환 위험도 평가 문항 >

인력, 객관적 자료

환자발생

근골격계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는가?

휴가사용

질병으로 인해 휴가를 사용한 경우가 많은가?

작업전환요청

많은 노동자가 업무부담으로 작업전환을 원하고 있는가?

인력부족

이 작업(공정)을 운영하는데 너무 적은 인력이 투입되는가?

작업환경

허리부담

중량물을 자주 취급하는가?

어깨부담

어깨를 들어서 작업을 하는 일이 많은가?

목부담

목을 뒤로 젖히고 작업을 하거나, 과도하게 구부려서 하는 일이 많은가?

무릎 부담

무릎을 꿇고 쪼그리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공정개선

어떠한 공정개선을 통해서도 작업환경 개선이 불가능한 공정인가?

종합평가

주관적 평가

종합적으로 이 작업(공정)이 매우 힘든가?

정량점수

우리회사에서 가장 힘든 작업(공정)100, 가장 편한 작업(공정)0 이라고 할 때 이 작업(공정)에 점수를 매긴다면?

이러한 작업자의 주관적 평가와 인간공학평가를 수행한 개별 작업 중 매칭되는 180개 작업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2) 분석 결과

분석 대상 180개 작업 중, 주관적 점수가 70점 이상이 93개 작업(51.7%)이었고, 90점 이상은 24개 작업(13.3 %)이었다. 인간공학 평가 도구를 사용한 객관적 평가와 작업자들이 주관적인 점수로 적어낸 근골격계질환 위험도 평가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주관적인 위험도 평가 총점이 70점 이상인 공정과 70점 미만인 공정에서 인간공학적 평가도구(ANSI, 손활동도, RULA) 점수가 모두 의미있게 차이가 있었다. 즉, 주관적인 점수가 중간 이상으로 높다고 생각되는 작업들은 객관적인 인간공학 평가 도구에서도 높은 점수를 보였다. 주관 점수 90점 기준으로 했을 때는, 공정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90점 이상의 작업에서 객관적인 인간공학 평가 점수도 높게 나오는 경향성이 있었다. 이를 통해 인간공학 평가가 작업자들의 주관적 부담을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작업에서는 불일치가 있었고, 이러한 불일치(인간공학평가 점수는 낮으나, 주관적 점수는 높은 작업) 작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특성으로 인해 객관적인 점수에 잘 반영이 되지 않는지 살펴보았다. 32개 작업은 인간공학 평가에서는 정상이지만, 주관적인 평가는 70점 이상이었고, 8개 작업은 심지어 주관적인 평가 점수가 90점이 넘었다.

< 주-객관 평가 불일치 작업 (정량점수 90점 이상 작업) >

 

부서

작업명

ANSI 정상작업

노즐가공

N/V연삭작업

주관점수 >90

PE 가공

HOUSING

 

PE 가공

GOV가공

 

PE 가공

GOV한원

손활동도 정상작업

노즐가공

N/V연삭작업

주관점수 >90

PE 가공

HOUSING

 

PE 가공

GOV가공

 

VE 조립

조정

RULA 조치수준 2

VE 조립

BCS라인(2개 작업)

주관점수 >90

PE 가공

PL연삭

근골격계 증상 설문에서도 어깨 증상 빈도가 가장 높았는데, 이를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간공학 평가 도구로는 두원 정공에서 가장 흔한 문제인 어깨 부담 정도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인간공학 평가 도구를 활용한 평가를 하더라도 이런 주관적인 평가를 보충하여 활용함으로써 좀 더 정확하게 현장의 문제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4. 인간공학평가 결과에 대한 제언

인간공학평가를 위하여 ANSI Z-365 체크리스트, 손활동도, RULA 등을 사용하였고, 중량물의 경우 작업내용을 관찰 기록하였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7년 위험도가 높은 41개 공정, 2010년 157개 공정 조사와 달리, 사업장 내의 모든 작업을 포괄하고자 하였고, PE 공정은 기존 업무를 세분화하여 조사하였다. 이에 따라 총 239개 작업(VE 69개 공정, NZ 등 39개 공정, PE 131개 공정)에 대한 근골격계 업무 부담을 평가하였고,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였다. 

두원정공은 노사가 공히 지난 10년간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성실히 시행하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것은 2010년 하반기 주간연속2교대를 국내에서 최초로 실시하는 모범적 성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작업자가 작업현장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

2010년 조사와 비교하여 2013년에 실시한 인간공학평가에서 뚜렷한 개선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점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간연속2교대 도입과 정착을 위한 과정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작업자의 의견을 반영한 작업보조 설비 마련과 공정 순환 등을 진행해 온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인간공학적 작업 자세 변경에까지 이르지 못한 현실이 평가자의 시각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작업환경 개선 요구의 상당 부분이 물리환경과 설비의 노후화 등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산보위나 노사협의 등을 활용한 일상적인 작업환경 개선이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두원정공 작업자의 평균 나이가 40대 후반인 것을 고려하여 노동강도 완화와 중량물 취급 감소, 신규 인원충원 등 부담완화를 위한 노력들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5.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연구 결론 및 제언

(1)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서 확인한 작업환경 개선 요구는 정기 산보위의 과제로 삼아 개선 계획수립과 실행으로 이어가야 한다!

정부가 2003년부터 3년을 주기로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제도화한 목적은, 조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꾸준히 현장개선을 하여 그 결과와 현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두원정공은 이러한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였고, 그에 따른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서는 2002년부터 진행해온 작업환경개선에 대하여 부서별로 개선 여부, 개선사항의 유지 여부, 개선 미이행 사유, 2013년 현재 존재하는 작업자의 고충, 작업환경 개선 요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설비의 노후화에 따른 작업자 고충이 상당함을 확인하였고, 작업자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중량물 취급 부담 완화, 인력충원 등 현실적 필요가 제기되었다. 따라서 이번 유해요인 조사를 통해 확인한 작업환경 개선 요구와 과제들을 산보위의 과제로 삼아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그동안 재해 노동자가 산재요양 과정에서 경험한 치료의 부실함, 현장 복귀프로그램의 부재, 요양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고통 등의 문제를 노사논의의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근골격계 직업병이 산재로 인정되는 것조차도 매우 어려운 한국의 현실로 인해 요양 이후 문제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두원정공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산재요양자가 발생한지 10년이 경과한 현재, 산재요양 경험자 전체를 대상으로 확인한 산재요양의 현실은 ‘매우 부족하고, 부실하다’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산재승인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겨우 산재승인을 받아 요양을 하게 되더라도 요양 치료의 질이 매우 낮고, 요양과정에서 동료들의 지지가 부족하여 심리적 위축과 고립을 느끼는 현실, 작업복귀 프로그램이 부재한 상황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사회 전반의 제도 문제와 맞닿아 있고 두원정공만의 몫은 아니지만,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두원정공 내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작업장 복귀프로그램의 수립, 2013년부터 도입한 주치의 제도 활용, 산재요양자 복귀와 연계한 전환배치와 작업환경개선, 현재 운영 중인 물리치료실의 개편 등을 주요하게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를 향후 노사논의의 주요 과제로 삼아 두원정공 차원에서 대안적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3) 작업자의 주관적 평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보완해야 한다!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는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를 확인해보았다. 대표적인 인간공학평가 도구인 RULA, ANSI, ACGIH 손활동도는 객관적인 유해한 작업자세와 노출시간과 빈도를 반영하여 작업변경 조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관찰자 중심의 평가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물론 매번 참여행동연구를 실시해 온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작업자와 관찰자 사이에 교감이 높아 작업자의 고충을 잘 반영한 평가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와 인간공학평가의 불일치가 일부 확인됐다. 이 공정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후 유해요인조사에서는 작업자의 주관적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 2014.6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푸우씨 집행위원장

 

1.연구의 배경은?

 

2002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한 후 10여 년을 경과한 두원정공은 자동차 부품인 디젤 기관용 연료분사장치 등을 제조하여 현대, 기아 완성차에 납품하는 곳이다.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사측의 구조조정은 다수의 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직업병을 집단적으로 발생시켰다. 이에 두원정공 지회는 2003년 근골격계질환 집단 산재요양을 시작으로 2004년, 2007년, 2010년 3년마다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하며 노동자들의 참여와 요구를 바탕으로 한 현장 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2년 최초 유해요인조사 실시로부터 10여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 온 현실을 반영하고, 작업자의 건강상태, 노동환경의 변화를 주되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2.연구의 목적 및 연구 과제는?

 

2013년 유해요인 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지회와 실천단 운영위(단장, 부단장, 공장별 실천단대표), 연구진이 함께 구성한 기획단에서는 조합원의 평균연령이 10년 전에 비교하여 훌쩍 높아진 조건과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근골격계 산재요양자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 1/3에 가까운 인원이 산재요양의 경험을 가진 현실, 그리고 이제는 10년 전 산재요양을 나갔던 동지들이 다시 산재요양 신청을 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실천단원들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참여가 예정된 상태로, 조사에서 도출된 개선 과제의 실행이 담보될 수 있는 체계를 사전에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1) 2003년 집단요양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근골격계 산재환자의 치료 현황과 요양과정, 요양 후 복귀과정을 평가하고 2) 기존에 수행했던 작업자세와 노동강도를 작업자 스스로 평가하는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실천단이 주도하는 부서별, 라인별 간담회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자신의 공정에 대한 생각을 각 문항에 대해 기입하는 방식으로 수행)’와 ‘인간공학적 평가’ 등을 조사해보고자 하였다.

 

3.연구 조사 과정은?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직무스트레스, 수면건강 등을 묻는 설문조사와 함께 2013년 유해요인조사의 방향과 목표가 무엇인지 지회 확대간부, 실천단, 전 조합원 교육을 통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3년마다 관행적으로 찾아오는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성화된 인식을 극복하고자 이번 조사는 10년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과정임을 분명히 하며 조합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실천단을 대상으로 ‘산보위란 무엇이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가’, ‘현장 조사에 앞서 조합원과의 대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공학평가’ 등의 교육을 진행하였다.

 

4.주요 결과는?

 

1)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설문 응답자 403명을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 증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1’ 해당자가 330명(81.9%), 이 중 증상 정도가 ‘중간 정도로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2’ 해당자는 229명(56.8), 증상 정도가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3’ 해당자는 100명(24.8%)으로 나타났다. 이를 부서별로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확인되는데, 노즐제조부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증상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예전 조사와는 다른 결과로, 노즐제조 작업자들은 타부서 작업자들보다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근무중 여유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며, 시간당 해야 할 일도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이와는 달리 기왕에 근골격계증상 유병률이 가장 높았던 PE 부서의 경우, 근골격계증상 유병율 증가 경향이 둔화되었는데, 이는 주간연속2교대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부서였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 부서별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 (%) >

 

부서

 

2013

 

 

2010

 

기준 1

기준 2

기준 3

기준 1

기준 2

기준 3

PE 제조

109(81.3)

77(57.5)

38(28.4)

100(80.0)

68(54.4)

25(20.0)

노즐제조

59(88.1)

42(62.7)

14(20.9)

47(69.1)

32(47.1)

14(20.6)

VE 제조

99(82.5)

67(55.8)

31(25.8)

95(74.2)

62 (48.4)

26(20.3)

지원부서

61(79.2)

42(54.5)

16(20.8)

60(71.4)

37(44.1)

11(13.1)

 

2)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을 경험한 현 재직자 153명 중 142명이 연구에 참여하였고, 사고성 재해, 답변이 부실한 경우를 제외한 132명의 설문 자료를 최종 분석하였다. 이 중 16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수행하였다.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요양신청 과정, 산재승인 소요 기간, 요양치료의 내용과 의료서비스 만족도, 요양 중 우울 정도, 요양 중 가족 관계, 요양기간 연장의 경험, 요양 종결 시 회복 정도, 복귀 후 업무 변화 및 동료 관계 등을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서 4가지 주요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위압적인 산재 요양 제도

 

많은 산재 요양 경험자들은 근골격계질환의 산재 승인율이 낮을 뿐 아니라, 승인이 점차 더 어려워지고, 요양 기간을 줄이려는 시도도 강화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아파도 산재 신청을 ‘포기’해버려 산재 신청 자체가 감소하고 공상 처리나 자비 치료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산재 승인이 업무 관련성을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질환의 중증도나 진단명, 수술 여부, 노동조합과 노동자 본인의 노력 정도에 따라 승인 여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조합원들의 노조에 대한 믿음이 반영돼 있으나, 동시에 산재요양 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요양 기간과 종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와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진단명이나 수술 여부를 근거로 한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비수술적 치료 도중, 공단에서 요양기간을 늘리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수술을 하게 된 경우도 있어 요양 기간 표준화가 오히려 요양비 증가나 요양기간 연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몸 아픈 것보다 더욱 심한 정신적 고통

 

많은 산재요양 경험자들은 몸이 아파 산재 요양을 나갔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근골격계 산재요양자 중에 ‘날라리 환자’가 섞여 있다는 낙인은 여전히 널리 형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여 행동이 제약되므로 요양 기간 시간 대부분을 고립된 채 보내는 것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공통된 경험이었다. 요양 기간을 ‘창살 없는 감옥’으로 묘사하거나 ‘복귀해야 편안하다’고 하기도 하였다. 두원정공처럼 거의 1/3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 요양을 다녀왔으며, 집단요양 투쟁을 통해 라인을 바꿔낸 경험이 있는 사업장에서도 이런 낙인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런 낙인은 심지어 내부에서도 존재하고 있었다. 면담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모두 “나는 나이롱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산재요양 경험자 가운데 ‘꾀병’ 환자가 포함돼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일부 노동자들은 재요양이 반복되는 노동자에 대해 ‘자기 관리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요양 승인이나 요양 연장 결정을 기다리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했고, 요양 중에는 ‘증상이 언제쯤, 얼마나 좋아질까?’ 하는 불안감도 느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환자임에도 가족이나 동료에게 가장이나 노동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요양종결 시에는 남은 증상과 복귀에 대한 불안감, ‘빨리 나아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스트레스 요인이 되었다. 요양 신청에서부터 종결까지 전 기간 마음 졸이는 불안한 심리 상황에 놓이고 있었다.

 

(3) 부실한 치료와 방치되는 산재 노동자

 

그러나 이런 정신 심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많은 환자가 받은 치료는 ‘회사 물리치료실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그들은 하루 1시간 남짓만을 치료에 쓸 뿐,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보내게 된다. 요양 기간 의사와의 상담이나 진료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이외에 작업과 관련된 상담, 운동 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 특정한 운동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운동을 도와주는 방식의 운동치료를 받은 경험을 묻는 설문에 17%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부재는 산재 노동자들이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도록 하여 심리적 불안정과 고립감을 강화하기도 하였고, 일부 노동자들은 요양 기간 중의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끼고 운동 등 자구책을 개인적으로 찾거나 대체 의학, 민간요법 등 비보험 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의료상의 개입의 부재는 요양 종결 시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노동자가 산재 종결은 ‘의사’와 얘기하는 게 아니라 ‘원무팀장’과 얘기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4) 불안한 종결과 복귀

 

많은 노동자가 요양 종결 때까지 증상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았다고 답하였다. 노동자들은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요양 종결이 결정되고, 공단과 병원 사무장이 복귀 시기 결정을 종용하는 경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복귀 시 복귀업무 적합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나 업무에 적응하기 위한 작업장 기반 재활 훈련이 없으므로 복귀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상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0명(30.6%)의 노동자들이 요양 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완치되거나 거의 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하였다. 재활 훈련과 업무 적합성 평가, 작업 조정 등이 부족한 채 작업장에 복귀한 경우, 덜 회복된 업무능력과 기대되는 역할 사이의 간극은 주위 동료들의 선의로 메꾸고 있었다. 복귀 후에도 요양 전과 같은 업무에 배치할지, 직무를 변화시킬지에 대한 일관된 판단 기준이 없고, 결정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 복귀 후 갈등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 연구 결과 중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와 ‘인간공학평가’, ‘제언’은 7월호 일터에서 이어집니다.


[연구소 리포트] '노동시간 리포트' 2013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효과 / 2014.5

2013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효과


송한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 광주노동보건연대

 

1. 주간연속2교대 도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2013년 현대·기아자동차는 주야 2교대에서 밤샘 근무 없는 주간연속 2교대로 교대제를 변경하였다. 현대·기아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는 2조 2교대제라는 골격은 유지하면서 심야 근로시간을 줄이고, 대신 UPH(단위시간당 생산대수)의 증가를 수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은 노동자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유사제조업이나 하청업체의 교대제 관행에도 변화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된 후 노동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대자동차의 설문조사에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보고되었다. 그러나 주간연속 2교대제가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평가가 필요했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광주지회에서는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교대제의 변화가 가져올 효과에 대한 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에 연구를 의뢰하였다.

 

주야 2교대에서는 일주일을 주기로 주간조가 오전 8시에 근무를 시작하여 오후 6시 50분까지 근무했고, 야간조가 오후 9시에서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를 하였다. 그러나 주간연속 2교대에서는 주간조가 오전 7시에 근무를 시작하여 오후 3시 40분까지, 야간조가 오후 3시 40분부터 오전 1시 30분까지 근무를 한다. 점심시간을 제외한 총 근무시간은 주야 2교대에서는 ‘10시간 + 10시간’이었으나, 주간연속 2교대에서는 ‘8시간 + 9시간’으로 하루 평균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근로시간으로 인한 생산량의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속도(UPH)는 308.3대에서 338.3대로 9.7%증가시켰으며, 일부 추가 작업 시간을 확보하였다.

 

2.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되었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사전사후 설문평가를 시행하였다. 설문지 배포와 수거는 노동조합에서 담당하였다. 2013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가 도입되었는데, 교대제 변경 전인 2013년 2월에 1차 조사를 시행하고, 교대제 변경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3년 8월에 2차 조사를 시행하여, 2번에 걸친 조사결과를 비교하였다. 조사대상은 조합원 중 무작위로 선별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남자 235명 (30∼40대가 86.1%)에 대해 분석하였다. 설문조사의 내용은 불면증(피츠버그수면질평가, 8.5점 이상을 불면증으로 판단함), 스트레스반응(전체근로자의 평균점수의 1표준편차 이상을 고위험군으로 판단함), 직무스트레스, 직장가정갈등, 여가생활(국민여가생활조사 설문) 등에 관한 것이었다.

 

3. 핵심 연구 결과


1) 교대제 변경 전 야간근무 시 졸음수준
교대제 변경 전 야간근무시간의 졸음수준은 새벽 5시에 최고로 평균 6.80점이었다. 0점은 ‘전혀 조립지 않다’. 10점이 ‘매우 졸려서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 것 같은 상황’이라고 했을 때, 얼마나 졸음을 느끼는지 각 시간대별로 졸음정도를 평가해보도록 하고, 평균을 구해본 것이다. ‘꽤 졸립다’에 해당하는 7점 이상인 경우의 비율은 근무시작 무렵에는 5.3%였지만, 새벽 1시 무렵 12.6%, 새벽 3시 무렵 39.4%, 새벽 5시 무렵 69.9%, 근무종료 무렵에는 46.3%였다.

 

 

▲ 주야 2교대 근무제에서 심야근무 시 시간대별 졸음도

 

2) 교대제 변경 후 불면증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야간근무를 하고 나서 낮에 잠을 잘 때,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주 깬다. 이는 교대근무자들이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주요인이다. 본 조사에서는 교대제 변경 전후로 불면증 수준을 야간근무 주간과 주간근무 주간으로 분리하여 평가하였다. 그 결과 교대제 변경 후 야간근무 주간에는 새벽 1시 반까지 근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야간근무 주간의 불면증은 50.5%에서 23.9%로 낮아졌다. 다만, 주간근무 주간의 불면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교대제 변경 전에 비해 출근시간이 빨라지고 수면시간이 평균 5.99시간에서 5.64시간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면증 수준이 나빠지지는 않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교대제 변경 전후 불면증의 유병률 변화

 

3) 직장-가정간의 갈등이 감소하고, 여가시간이 증가하였다.
교대제 변경 전후로 직장가정갈등은 55.4점에서 52.3점으로 낮아졌다. 50점은 갈등이 없음을 의미하며, 50점보다 낮은 점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하위 항목별로 보면 가정에 의한 직장 방해는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으나, 직장에 의한 가정 방해에서는 58.6점에서 52.1점으로 감소하였다.

 

 

▲ 교대제 변경 전후 직장-가정갈등의 변화

 

여가생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교대제 변경 전에는 부족했다와 매우 부족했다가 72.6%에 이르렀으나, 변경 후에는 32.9%로 대폭 감소하였다. 이는 2010년 조사된 우리나라 여가활동충분도 평균과 비교해볼 때, 교대제 변화 전에는 우리나라 평균보다 낮았으나, 교대제 변화 후에는 우리나라 평균보다 높아졌다.

 

 

▲ 교대제 변화 전후 여가생활 충분도의 변화

4) 정신건강 수준이 현저히 호전되었다.
본 조사에서는 22문항으로 구성된 스트레스 반응척도를 사용하여 정신건강을 평가하였다. 평가결과 20.3%정도에 이르던 스트레스 반응 고위험군이 11.3%로 감소하였다. 스트레스 반응척도는 정신건강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설문도구다. 문항은 우울, 불안, 신체화 증상을 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울은 삶에 대한 의욕저하, 기분의 저하, 사고나 행동의 둔마 상태를 의미하며, 불안은 앞으로 불쾌한 일이나 위험이 닥칠 것으로 느껴지는 정서상태, 그리고 신체화 증상은 스트레스로 인해 통증, 소화장애 등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 교대제 변경 전후 스트레스 반응 고위험군 비율의 변화

 

4. 연구결과 다시 생각해보기
위 결과는 주간연속 2교대 도입 6개월 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밤샘근무가 없어짐에 따라 야간근무주간의 불면증 호소가 줄어든 것, 여가시간의 확대에 따라 직장-가정 갈등이 완화된 것, 정신건강수준이 호전된 것이다. 어떤 효과적인 불면증 치료도 단기간에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며, 어떤 우수한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일지라도 스트레스 반응 수준을 절반까지 감소시키기는 어렵다. 이 연구결과는 노동시간의 개선이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시켜준다.


반면, 주간연속 2교대제의 그늘에 대해서도 언급해야겠다. 첫 번째는 교대제 변경 후 주간근무 주간에 출근시간이 짧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다. 야간근무 주간에는 새벽에 취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습관이 주간근무 주간에도 이어진다. 그 결과 주간근무 주간에 일찍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반면 아침에는 더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수면시간이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주간근무 주간에 졸림과 피로가 유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노동시간을 조절한다면 출근시간을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두 번째, 교대제의 변화로 불면증의 수준이 개선되었으나, 불면증 호소자가 전체 조합원의 1/4가량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들을 위한 수면관리상담과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노동강도 증가에 따른 효과다. 본 연구결과에는 제시되지 않았으나, 조합원들이 느끼는 직무요구도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평균이 그렇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며, 아마도 부서나 직종간의 편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일부 부서에서 근골격계 증상자가 증가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 노동강도의 증가에 따른 변화를 평가할 필요가 있겠다.


네 번째, 완성차 하청업체가 주간연속 2교대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광주지회는 우수한 교섭력으로 교대제 변경 과정에서 임금수준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고 노동강도 강화를 최소한으로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 3차 하청업체의 경우에는 야간노동와 연장근로와 같은 추가근로의 기회를 잃어버려 임금이 삭감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노동강도는 강화되고 있어 주간연속 2교대제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대제의 변경이 노동조합의 교섭력에 따라 긍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소 리포트] 엄마의 장시간 노동과 아이의 비만 / 2014.4

엄마의 장시간 노동과 아이의 비만


김형렬 소장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고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편집자 주> 노동시간센터()에서는 노동시간 관련한 연구들을 작년부터 <일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201310월호와 11월호에는 노동시간센터()에서 수행한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와 건강영향 실태 연구, 20138월호에는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과에서 수행한 장시간노동과 비만 연구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육체적 노동을 하는 남성에서 장시간 노동은 비만의 위험성을 뚜렷이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이번호에는 엄마의 장시간 노동이 아이의 비만 가능성도 뚜렷이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엄마의 장시간 노동이 아이의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데...

 

여러 연구를 통해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정신건강, 심혈관계질환, 수면장애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뇨, 고혈압, 비만 등과의 관련성도 밝혀졌다. 특히 비만과 관련된 연구 결과는 주목을 받아왔는데, 일을 오래하면 힘든데 왜 비만이 생기는지 잘 설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을 오래할수록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수면시간의 부족은 당대사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비만이 생기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장시간 노동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노동자의 생활에 영향을 주어,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운동부족을 일으켜 비만에 이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비만은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등과의 관련성도 잘 알려져 있다. 장시간 노동이 비만을 통해서 이렇게 다양한 건강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시간 노동과 건강의 문제가 노동자 자신의 문제를 넘어서 가족의 건강과 관련이 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이 연구는 엄마의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의 관계를 밝힌 연구로, 아이의 성별에 따른 영향의 차이도 보고자 하였다. 그동안 이와 유사한 연구가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적이 있는데, 이들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녀들의 TV 시청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의 적절한 신체활동이 줄고, 칼로리가 높은 정크푸드의 섭취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되었나?

 

국내에서 매년 수행하고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10년 자료를 이용하여 29,235명 중 6세에서 18세 자녀 2,016명과 직업을 가진 어머니 1,2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아이의 비만은 2007년 한국 청소년 성장 기준에 따라 95% 이상이거나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다. 어머니의 노동시간은 한 주에 40시간 미만, 40~48시간, 49~60시간 미만, 60시간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자녀의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엄마의 체질량지수, 교육수준, 가정의 소득 수준 등을 보정하였고, 자녀의 성별에 따라 별도로 분석하였다. 이런 층화와 보정을 통해 어머니의 노동시간에 따라 자녀 비만의 위험도를 분석하였다. 이때 40~48시간 노동하는 것을 ‘기준집단’으로 하였고, 다른 시간 노동하는 경우, 그들의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을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는?

 

<표>에서 제시한 비차비는 기준집단에 비해 해당 집단에서 결과에 대한 위험 확률의 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2” 라는 값이면, 기준집단에 비해 해당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2배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남자 아이에서는 어머니의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 사이에 뚜렷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자 아이의 경우, 어머니가 주 49-60시간 일하는 경우, 40-48시간 일하는 어머니의 자녀에 비해 비만일 가능성이 1.89배 높았고, 60시간 초과해서 일하는 엄마의 자녀는 비만일 가능성이 1.94배 높았다 (표).

 

<표> 엄마의 주당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과의 관계

 

자녀의 성별

엄마의 주당 노동시간

비만에 대한 비차비

(95% 신뢰구간)

남자

< 40

1.26 (0.87~1.81)

40 ~ 48

1 (기준집단)

49 ~ 60

0.91 (0.56~1.48)

> 60

1.11 (0.65~1.89)

여자

< 40

1.20 (0.78~1.84)

40 ~ 48

1 (기준집단)

49 ~ 60

1.89 (1.13~3.15)

> 60

1.94 (1.08~3.48)

* 자녀의 나이, 가정의 수입, 엄마의 체질량 지수, 교육 수준을 보정한 결과임.

 

연구결과에 대한 고찰

 

1) 어머니의 노동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비만 확률이 높아졌다.


이는 몇몇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로서, 국내에서도 어머니의 장시간 노동이 가족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60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여아는 2배에 가까운 비만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그 관련성의 정도가 상당히 높았다.

 

2) 남아보다 여아에서 어머니의 노동시간과 자녀 비만의 관련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아에서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남아의 경우 신체활동의 정도가 여아에 비해 일반적으로 높아 어머니의 노동시간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3)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40시간 미만 노동하는 어머니의 자녀들이 40-48시간 노동하는 어머니의 자녀들보다 남녀 모두에서 비만의 위험이 높았다.


이는 40시간 미만 노동하는 어머니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높아, 사회경제적 위치의 차이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된다. 최근 부모의 교육수준, 학력, 직업에 따라 자녀의 비만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과거에는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이 좋은 영양섭취에 의해 비만일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부유한 집안일수록 영양섭취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비만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의 의미

 

1) 본 연구는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밝혔다.

 

2) 여성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은 실제 필요한 생활임금을 얻기 위해 강제되는 유형이 많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는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장시간 노동을 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자녀를 돌보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가 장시간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자녀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 방향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또한, 주 40~48시간 노동을 표준 노동이자 기준 집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가 기준 집단이라고 말하는 이 노동시간은 여러 나라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규정된다. 본 연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주 60시간 초과 노동은 많은 나라에서 상상하기 힘든 매우 이례적이며, 있어서는 안 되는 노동시간이다.

 

* 이 연구는 2013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에도 실렸습니다

 

[연구소 리포트] 2013 코스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 2014.3

2013 코스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무엇을 남겼나?


푸우씨 집행위원장

1. 연구 배경

 

“회사 설립 20년 만에 처음 알게 된 근골격계 질환과 유해요인조사”


애경그룹과 일본 JSP 자본합작으로 EPP/EPE Foam 제품(자동차부품, 포장재,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코스파는 1991년 4월 음성에서 공장가동을 시작해 김천까지 생산시설을 확장하였다. 24시간 돌아가는 장치산업의 일반적인 특성이 그러하듯이 코스파 또한 12시간 주야 맞교대와 장시간노동, 협소한 공간에 빼곡하게 자리한 생산설비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중적인 소음, 성형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온도와 물을 사용하여 제품을 식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습도, 음성 공장에서 상시로 이주노동자나 용역을 고용해야 할 정도로 확인되는 인력부족 등 다양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2년 5월 13일 음성과 김천에서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기 전까지, 20여년 동안 코스파 노동자의 집단적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은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다. 따라서 2013년 노조설립 1년을 경과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첫 번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2. 연구 과정

 

“유해요인조사는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현장의 일상을, 노동자의 몸과 삶을 제대로 꼼꼼히 들여다보기 위한 것”

 

노동부가 2004년부터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3년마다 실시해야 할 사업주의 의무로 제도화했지만, 갓 노조가 출범한 코스파 노동자에게는 ‘근골격계’도 ‘유해요인조사’도 낯설고 생소한 것이었다. 따라서 무엇보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업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조합원 전반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양 지회 확대 간부 수련회에서 “근골격계직업병과 유해요인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간부교육을 먼저 진행하였고, 이후 음성과 김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하였다. 교육을 마무리한 후 양 지회 간부들과 대충지부 간부, 연구진이 함께 ‘유해요인조사의 목표와 방향 수립-실행점검-대안토론-사업마무리와 평가’를 공동으로 책임질 기획팀을 구성하였고, 기획팀 논의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업을 착수하였다. 먼저 기초인적사항,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유무, 직무스트레스 등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교육을 통해 실시(전체 노동자 104명, 응답자 86명, 82.6%)하였다. 그리고 양 지회에서 부서별로 인간공학평가 등 현장조사를 함께할 인원을 선발해 현장팀을 구성하여 집중적인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고 현장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 결과와 현장조사 결과 자료를 가지고 기획팀에서 대안 토론을 진행하였으며,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근골격계 유증상자 중 증상이 ‘중간정도로 심하다’, ‘심하다’라고 답변한 노동자와 의사와 면담을 희망하는 노동자 전 인원(설문조사 응답자 86명 중 44명, 51.2%)을 대상으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진찰을 수행하였다. 최종적으로 음성과 김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설명회를 진행하여 이번 조사를 마무리하였다.

 

3. 연구의 주요 결과

 

1) 근골격계 질환, 이렇게 심각할 줄이야 

 

코스파 노동자들의 몸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은 신체 어느 한 부위 이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 1에 해당하는 경우가 70명(81.40%), 증상이 ‘중간 정도로 심하다’인 기준 2에 해당하는 경우가 44명(51.16%)이었다. 이는 2012년 시행된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그 심각성이 바로 확인된다. 경기지부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증상은 기준 1이 44.7%(최소 18.2%~최대 65.9%), 기준 2가 34.1%(최소 9.1%~최대 61.5%)이었다. 코스파 노동자들은 기준 1의 경우 경기지부 평균치는 물론 최대치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기준 2의 경우 경기지부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최대치보다 약간 낮은 유병률을 보였다. 특히 코스파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이 34.3세로 2012년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조사” 대상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 41.1세에 비해 젊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임이 확인되었다.

                                                            

▲ 발포부서, 딜렘퍼 청소                             ▲ 발포부서, 원재료 투입                     

 

2)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온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파 노동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든 치료를 받은 노동자는 36명(47.38%)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그중 공상처리 했다고 응답한 1명을 제외한 35명(46.05%)은 개인 비용으로 치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코스파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대부분 업무로 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는 지극히 개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특히 일부 부서의 노동자들은 과다한 작업량과 반복동작과 같은 인간공학적 위험요인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이 매우 심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까지 길어 개인적으로 치료받을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3) 굽히고, 젖히고, 쪼그리고, 비틀고...


코스파 생산현장은 좁은 공간에 설비가 빼곡히 들어차 있고, 그 설비에 맞춰 노동자가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뒤로 젖히고, 쪼그리거나, 비트는 일을 해야 하는 업무가 상당하여 전체 생산 공정의 상당수가 노동부가 고시한 11개 부담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지나치게 협소화하여 작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간과, 누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에 해당할 정도로 인간공학적 유해위험요인이 상당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업공정의 전반적인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을 평가하는 ANSI-Z365로는 43개 작업 중 27개 작업이 ‘저위험성 초과작업’으로, 목, 허리, 팔, 팔꿈치 등 상지부담을 확인하는 RULA에서는 소수 일부 공정을 제외한 모든 평가 대상 작업이 4단계인 ‘즉각적인 작업자세 변경’ 결과가 나왔으며, 역시 소수 일부 공정을 제외한 모든 평가 대상 작업에서 비특이적 작업자세와 전신부담을 확인하는 REBA에서 3단계 ‘위험단계 높음, 곧 조치가 필요함’ 이상의 결과가 도출됐다.

 

4)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키는 노동조건


2개의 생산시설 중 음성공장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이 김천에 비해 약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음성 공장 노동자들의 근속연수가 김천에 비해 길고, 노후화된 설비 등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작업물량이 많아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4. 현장 개선, 무엇을 바꿔야할까?


1)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종합 대책 마련해야


노동조합에서 이번 유해요인조사를 거치면서 양 지회에 노동안전보건부서를 신설한 것처럼, 회사에서도 이 문제를 전담할 부서와 담당자를 선임하고, 장단기 계획의 수립, 실행, 점검 및 평가를 위해 노사가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협의 기구가 실제 기능하려면 이 기구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활동 시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2) 눈치 보지 않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 산재처리 등 공적인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은 물론, 요양 이후 원직 복직에 대한 불안감, 요양으로 인해  동료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을 우려하여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당장 즉각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자가 치료가 필요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함께 마사지와 찜질, 작업 전후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등 자가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회사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3) 인간공학적 작업환경 개선, 장·단기적 대책 동시에 마련해야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이번 유해요인조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코스파의 경우 작업공정의 특성상 설비 규모가 크고 의존도가 높지만 설비 자체가 인간공학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장단기 대책을 동시에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피로방지 매트 도입과 입좌식 의자 제공, 높낮이 조절 가능 작업대 도입, 철재 계단 이동시 무릎 부담 완화를 위한 충격완화 매트 설치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4)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노동조건 개선이 중요해


과다한 작업물량과 장시간 노동 등 일부 노동조건은 그 자체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고 위험요인을 강화한다. 따라서 이런 노동조건 개선은 그 자체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마련해 줌으로써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이러한 노동조건 개선이 실질 임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월급제 도입과 같은 임금체계 개편이나 적절한 임금 인상을 통한 생활임금 보장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연구소 리포트]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 2014.2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를 통해 살펴본 노동조건 개선방안 연구

 

한노보연 김세은

 

 

 

 

 

 

1. 연구 배경과 목적
정부의 제약산업 정책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는 구조조정이 시행되면서 인력감축이 이루어졌으나 신규 인력 충원은 이루어지지 않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강화되어왔다. 한편, 고용에 대한 불안감은 제약영업 노동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주요한 직무스트레스요인 중 하나로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연구는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및 노동강도 강화 요인을 조사 및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며, 제약노조의 정책역량 강화를 통한 산별 집중사업 계획 및 추진 등 노동조합의 실천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2. 연구 결과
※ 설문조사 및 심층인터뷰가 진행되었으나 지면관계상 설문조사 결과 위주로 싣습니다.

 

1) 설문 참여자 분포 및 인적 특성
설문조사는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962명과 바이엘코리아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1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는데 그 중 총 714명이 참여하였다. 설문 참여자 중 남성이 82.4%을 차지하였고, 평균 연령은 35.96세로 30대가 가장 많았다(63.4%). 한편, 참여자의 근무기간은 평균 8.2년으로 10년 이하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64.5%), 이번 연구의 주요 대상인 영업직(85.7%) 이외에 사무, 물류, 기술직에서도 일부 참여하였다.

 

2) 사회경제적 조건
설문 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포함한 급여총액은 ‘6천만 원 이상 7천만 원 이하’가 29.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반면 인센티브를 제외한 급여총액은 ‘4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가 26.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총 급여에서 차지하는 인센티브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설문 참여자들이 직무 수행을 위해 자신의 돈을 지출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자부담 비용은 한 달 평균 ‘20만 원 이상 40만 원 이하’인 경우가 32.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월 60만 원 이상 부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5%에 달하였다.
1일 고객 방문 횟수에서는, 참여자 중 영업 노동자의 경우, 12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28.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3) 노동강도
보그지수(Borg scale)는 평소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를 6-20점 사이의 숫자로 표시하는 간단한 조사도구이다. 본 설문참여자들의 보그지수 평균값은 13.39점으로 ‘힘듦’ 수준으로 나타났다(13점 힘들다, 15점 매우 힘들다). 참고로 이 도구를 이용한 다른 업종의 조사 결과는 모 자동차공장 노동자 12.6점(2005년), 증권산업 노동자 13.2점(2008년), 발전 노동자 11.9점(2013년) 등이었다.

 

한편, 설문 참여자들이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 원인으로 지목한 1순위는 과도한 영업(판매)목표, 2순위는 일상적 구조조정(인력 감축), 3순위는 영업외 부수적 업무 증가였다. 인원감축에 따른 인력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남은 인원이 목표를 채워야하는 현실, ‘글로벌→아·태지부→한국지사→팀’ 순으로 하향식으로 목표가 부과됨에 따라 현실조건에 맞는 목표 조정의 어려움, 영업 현실과 맞지 않는 회사 방침, 노동의 결과가 숫자로만 판단되는 상황으로 인하여 노동자들은 사면초가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외국계 제약회사의 일상적 구조조정은 이미 상당히 알려진 사실이다. 신규채용이 거의 없는 외국계 제약회사의 인원 감축은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지며,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상시적인 고용불안감은 노동강도를 더욱 강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노동강도 강화 원인 3순위는 영업외 부수적 업무 증가였다. 노동자들은 심층인터뷰를 통해, 최근 몇 년 사이 영업 외에 조사, 보고 등의 부수적 업무가 증가하였다고 토로하였다.

 

4) 직무스트레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외국계 제약회사 남성 노동자들에서 직무요구,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문제가 직무스트레스의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물리환경, 직무자율, 직장문화 또한 전국 참고치의 평균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 목

남성

평균

참고치

점수의 의미

하위25%

하위50%

상위50%

상위25%

물리환경

54.8

33.3 이하

33.4-44.4

44.5-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물리적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쁘다

직무요구

60.3

41.6 이하

41.7-50.0

50.1-58.3

58.4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요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자율

57.8

41.6 이하

41.7-50.0

50.1-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관계갈등

62.5

-

33.3 이하

33.4-44.4

44.5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관계갈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불안정

81.3

33.3 이하

33.4-50.0

50.1-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업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조직체계

42.0

41.6이하

41.7-50.0

50.1-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조직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이지 않다

보상부적절

47.7

33.3 이하

33.4-55.5

55.6-66.6

66.7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보상체계가 상대적으로 부적절하다

직장문화

43.4

33.3 이하

33.4-41.6

41.7-50.0

50.1 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장문화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이다

 

한편, 여성 노동자들에서는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문제가 직무스트레스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었음을 확인하였고, 물리환경, 직무요구, 직장문화 항목이 전국 참고치의 평균을 상회하였다.

 

항 목

여성

평균

참고치

점수의 의미

하위25%

하위50%

상위50%

상위25%

물리환경

50.3

33.3이하

33.4-44.4

44.5-55.5

55.6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물리적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쁘다

직무요구

62.3

50.0이하

50.1-58.3

58.4-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요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자율

50.0

50.0이하

50.1-58.3

58.4-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관계갈등

57.9

-

33.3이하

33.4-44.4

44.5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관계갈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직무불안정

73.7

-

33.3이하

33.4-50.0

50.1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업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조직체계

35.5

41.6이하

41.7-50.0

50.1-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조직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이지 않다

보상부적절

43.3

44.4이하

44.5-55.5

55.6-66.6

66.7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보상체계가 상대적으로 부적절하다

직장문화

46.9

33.3이하

33.4-41.6

41,7-50.0

50.1이상

점수가 높을수록 직장문화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이다


5) 감정노동
감정노동의 빈도는 업무 중 얼마나 자주 감정노동을 하는가, 감정표현의 주의는 조직에서 요구하는 감정 표현을 얼마나 고객에게 잘 주의하여 전달 및 표현하는가, 감정의 부조화는 감정노동의 수행과정에서 자신의 진짜 감정과 조직이 요구하는 감정표현이 서로 맞지 않을 경우 경험하게 되는 불편한 느낌이나 갈등상태를 평가한다. 설문 참여자들의 감정노동 총점은 33.3점이었으며 하위영역 중 빈도는 11.7점, 주의는 10.7점, 부조화는 10.9점이었다.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2010년 간호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감정노동 연구를 살펴보면 간호사의 감정노동은 평균 29.63점이었으며 하위 영역(빈도,주의,부조화) 중 가장 평균이 높은 것은 빈도(10.44점)였으며 가장 낮은 것은 부조화(8.81점)였다. 이와 비교해 설문 참여자들은 감정노동 총점과 하위영역 점수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6)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일반인의 정신건강 수준을 측정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는 PWI 단축형(Psychosocial Well-being Index - Short Form, PWI-SF) 설문을 이용하여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설문 참여자들 중 단 0.8%만이 건강군에 속하며, 48.7%는 잠재적 스트레스군, 50.4%는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이 도구를 사용한 최근의 연구들과 비교해보면 2007년 모 자동차회사 판매노동자 43.5%, 2008년 증권노동자 44.2%, 2012년 모 손해보험 노동자 50.7%, 2012년 백화점/대형마트 판매 노동자와 콜센터 노동자는 각각 32.1%, 39.6% 등이었다. 이를 통해 외국계 제약 영업 노동자들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표는 당장 치료를 요하는 질환 상태를 뜻하지는 않으나, 현재와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각종 정신질환의 위험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결과는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제약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직무별로는 영업 노동자들이 영업 외 직무 노동자들에 비해 고위험 스트레스군의 비율이 더 높았다(51.6% vs 43.1%).

 

7) 우울수준
설문 참여자들의 우울 수준은 정상군은 26.7%에 불과했으며 위험군은 73.3%에 달했다. 설문 참여자들의 우울 수준을 이 도구를 사용한 다른 조사와 비교해보면 2010년 일부 은행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험군은 20.6%였고, 2009년 사회보험 노동자 연구의 위험군은 23.0%였다. 2009년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모든 업종을 통틀어 위험군은 15.9%였으며, 금융 기관 및 보험관련 업종의 위험군 비율은 14.8%로, 이번 연구 참여자들의 위험군 비율은 다른 집단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았다.

 

 

   

 

        <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 우울수준 >                                                < 음주 >

 

 

 

8) 음주
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 총점에 따라 설문 참여자들을 정상군(AUDIT 점수가 총점 7점 이하), 문제음주군(AUDIT 점수가 총점 8점 이상 15점 이하), 알코올남용군(AUDIT 점수가 총점 16점 이상 19점 이하), 알코올의존군(AUDIT 점수가 총점 20점 이상)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설문 참여자 중 정상음주군은 21.6%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정상음주군의 3분의 1 수준에 미쳤다. 문제음주군에서 알코올의존군으로 올라갈수록 국민건강영양조사(2010)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2009년 사회보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와 비교했을 때에도 알코올 남용 또는 의존(AUDIT 16점 이상)군 비율이 21.8%인데 반해 이번 설문 참여자들의 알코올남용군과 의존군 비율은 40.4%에 달하여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우울을 비롯하여 알코올 의존도 또한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제언
본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노동조건 개선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고용불안 해소 및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인원충원의 필요성
: 현실적으로 제약영업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와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인력충원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목표 부과 시 제약영업 노동자의 의견 반영 필요성
: 과도한 목표부과가 직무스트레스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며, 이는 하향식으로 부과되는 목표 부과방식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통로를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비공식적 노동시간의 감축 및 지원방안 마련의 필요성
: 정규 노동시간 외 발생하는 비정규직 노동시간 감축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비공식적 노동시간에 대하여서는 대체휴무제 등 지원방안을 마련해야한다.

 

- 윤리규정 현실화의 필요성
: 제약영업 노동자들은 영업활동 중 현실과 괴리된 윤리규정으로 인해 상당한 직무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회사별로 해석이 달라지거나 이중적인 잣대가 적용되는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합동토론회 등을 통해 외국계 제약영업 노동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규정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

 

- 정신적 소진에 대한 해소방안 마련의 필요성
: 감정노동에 따른 직무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건강관리 프로그램, 힐링 프로그램 등 정서적 안정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개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 출산휴가 등의 적극적 보장
: 제약영업 노동자 중 특히 기혼여성들의 경우 비공식적 노동시간이 증가하면서 일-가정 양립을 상당히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사용시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 안전보건에 관한 조치를 통한 건강관리의 필요성 - 영업 및 영업외 분야
: 영업 및 영업외 분야의 노동자들의 안전에 관한 조치, 보건에 관한 조치 또한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직무스트레스와 노동강도 완화, 보호구 지급, 안전보건교육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