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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과로사통신] 노동시간 제한이 부재한 과로사회, 일본 / 2020.05 노동시간 제한이 부재한 과로사회, 일본 이와하시 마코토 POSSE 일본은 '과로사'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과로가 심각한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2019년까지 의미 있는 법적 노동시간 제한이 없었습니다. 이는 회사가 노동자에게 1년 동안 하루 24시간, 365일 일을 시켜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은 고용주들이 한 달에 100시간 이상의 연장근무를 시킬 수 없도록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과로사 역치'라고 불리는 월 80시간의 연장근무보다 20시간이나 많은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일본의 과로사 현황 1980년대에 노동법률가, 의사, 노동운동가들이 함께 '과로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직장에서의 일 때문에 발생하는 죽음과 질병의 숫자는 극.. 더보기
[현장의 목소리] 2인 1조 근무가 만든 안전한 일터 - 울산 경동도시가스 안전점검원 투쟁 이후를 인터뷰하다 / 2020.05 2인 1조 근무가 만든 안전한 일터 - 울산 경동도시가스 안전점검원 투쟁 이후를 인터뷰하다 지안 상임활동가 2019년 4월, 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 분회 소속 조합원인 도시가스안전점검원이 한 고객의 집에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작년 5월부터 시작된 울산 경동도시가스 노조의 파업은 약 5개월 간 이어졌다. 관할 지자체인 울산시와 원청인 경동도시가스 모두 안전점검원들의 안전 문제에 책임을 회피하던 와중에 3명의 조합원이 울산시청 옥상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고, 바로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9월에 들어서야 노조와 사측은 성과제 폐지와 2인1조 시행을 두고 합의하게 되었다. 이 투쟁의 성과로 조합원들은 작년 10월부터 2인 1조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위험의 원인으.. 더보기
[현장의 목소리]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사의 책임을 묻는다-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 진재연 집행위원장 인터뷰 / 2020.04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사의 책임을 묻는다 -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 진재연 집행위원장 인터뷰 최민 상임활동가 한국 사회는 일하는 사람이 쉽게 ‘억울하고, 억울한’ 자리에 놓이는 곳이다. 2004년부터 청주방송에서 일했던 이재학 PD도 그랬다. 조연출로 입사한 뒤, 청주방송에서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의 조연출과 연출 업무를 했다. 매년 정규직 PD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자유롭게 프로그램만 만든 게 아니다. 지자체 보조금을 따내기 위해 사업 계획서를 쓰고, 공무원들과 협의하여 방송을 제작하고, 프로그램 종료 후 정산하는 등의 대외 업무도 했다. 일상적으로 업무를 보고하고 결재용 서류를 써 냈다. 모두 청주방송 PD로서 한 일이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 더보기
[문화로 읽는 노동] 상공인들의 노동을 찾아서 : 청계천 사람들의 노동을 기록한 작가들의 사진 / 2020.05 상공인들의 노동을 찾아서 : 청계천 사람들의 노동을 기록한 작가들의 사진 최혁규 문화사회연구소 노동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우리는 노동자를 어떻게 상상하는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노동자를 어떤 방식으로 재현해왔는가? 노동자를 기록한 대부분의 사진은 노동 현장을 포착하거나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투쟁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전자든 후자든 포토제닉한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노동자의 손과 표정 그리고 땀을 사진적 표현의 중심에 놓곤 한다. 이를 통해 투박하고 강인한 노동자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일종의 숭고미를 그려낸다. 이는 비단 노동자라는 대상을 다룰 때만이 아니라, 노동이라는 행위를 사진 이미지로 기록해 보여주고자 할 때 흔히 취하게 되는 전략이다. 노동자에 대한 지배적인 재현과 상상 노동자의 .. 더보기
[문화로 읽는 노동]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 –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 2020.04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 – SBS 드라마 채은 선전위원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이 끝난 뒤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약 갱신, 트레이드 등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가리킨다. 난롯가에 둘러앉아 여러 가지 정보와 소문이 오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명쾌하고 정확한 몸값 필자는 꽤나 야구광이다. 한동안은 야구 경기 일정에 맞춰 삶을 계획하기도 했을 정도였고, 특히 우승팀을 가리는 진승부가 벌어지는 일명 ‘가을야구 시즌’에는 거의 야구에만 빠져있을 정도였다. 야구는 모든 것을 숫자로 표현하는데, 예를 들면, 타율, 타석, 타수, 득점,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 볼넷 등을 통해 각 선수의 능력치를 숫자로 표현하고 이는 명쾌하고, 정확하고, 객관적이다. 이러한 야구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더보기
[일터 정신질환 짚어보기] 정신질환과 자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2020.05 정신질환과 자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정여진 업무상 정신질환 연구팀 1. 들어가며 정신질환과 자살 모두 논란이 많은 영역이다. 현재 정신질환 자체를 부정하는 고전적인 반정신의학적 도전은 잦아들었다고 하더라도 일부 질환에 대해서는 그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정신질환에 대한 공식적으로 내려진 명쾌한 정의는 없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임상가들은, ‘상당기간 지속되는 인지적, 정서적, 지각적(perceptual), 행동적, 기타 심리적인 역기능적 변화’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고,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신체질환보다 정신질환에 대한 논쟁이 더욱 활발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필자는 정신질환의 특수성, 특히 분류와 진단에 있어서의 특수성을 간략하게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자살과 정.. 더보기
[연구리포트] 노동시간에 관한 사회학 연구 동향 / 2020.05 노동시간에 관한 사회학 연구 동향 신희주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이 글에서 소개할 노동시간의 건강관련성을 다루는 논문들은 노동시간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이라 필자가 분류한 것들이다. 사실 노동시간은 배타적으로 사회학적 주제는 아니며, 다양한 사회과학과 의학·보건학적 주제이기도 할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현대 사회학의 수많은 연구 주제들이 실제로 경제학, 역사, 철학, 정치학 등 사회학보다 등장이 빨랐던 오래된 학문들에서 다루어 왔던 것들을 재구성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학문들은 학문 자체의 정통성을 유지하기보다는 변화된 요구에 맞는 학제 간(interdisciplinary)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회학 역시 인접학문과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별개의.. 더보기
[연구리포트] 노동시간 연구동향 살펴보기 – 건강영향을 중심으로 / 2020.04 노동시간 연구동향 살펴보기 – 건강영향을 중심으로 김형렬 노동시간센터 센터장 노동시간센터에서는 노동시간 관련 연구, 정책, 언론 동향에 대해 일터에 싣고자 합니다. 연구 분야는 의학분야와 사회학 분야를 나누어 각 분야별로 3~4개월에 1회씩 노동시간 관련 동향을 다루게 됩니다. 이번 4월호에서는 노동시간과 건강을 주제로 다룬 최근의 의학 분야 연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노동시간과 건강의 문제를 다룬 연구는 장시간 노동이나 교대근무가 건강에 나쁘다는 우리의 직관을 확인하게 하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근거가 됩니다. 모든 연구가 그렇듯 노동시간 관련 연구에서도 우리의 현실을 왜곡하고 잘못 해석한 연구들이 잘못된 정책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연구가 실천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연구를 위한 연구.. 더보기
[연구리포트] 지방자치단체 노동안전보건정책 현황과 과제 / 2020.01 지방자치단체 노동안전보건정책 현황과 과제 류현철 소장,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선전위원회 편집 지자체와 교육청은 그 장이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상의 사업주로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며, 더불어서 관내의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안전보건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원업무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내에서 노동안전보건, 지역안전 의제에 대한 요구도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지방 행정 전반에 노동자들의 생명권, 건강권의 관점을 도입하고 노동안전보건과 지역안전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이행전략을 내오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노동안전보건행정 실태조사 결과 : 기구·조직, 조례 등 현재 지자체 수준에서 노동안전보건 행정과 관련한 제.. 더보기
[연구리포트] 고 문중원 기수죽음과 관련한 마사회 구조와 실태조사 보고서 / 2020.03 고 문중원 기수죽음과 관련한 마사회 구조와 실태조사 보고서1) 선전위원회 편집 기수의 안전보건 실태: 산업재해와 산재은폐 현황 3,404회. 고 문중원 기수가 남긴 15년간의 통산전적 기록이다. 기수는 살아있는 말을 타고 일정한 거리(경주로)를 달려, 가장 빨리 결승선에 도달하기 위해 경쟁한다. 체격이 크고, 예민하고, 행동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말을 다뤄야 하는 기수는 일반 노동자에 비해 상상을 초월한 재해율을 보인다.2) 2018년 기수 재해율은 72.7%로 전체 노동자 재해율 0.54%에 비해 무려 135배에 달한다. 같은 업종인 말 관리사의 재해율(2018년 18.6%)3)과 비교해 보아도 4배 가까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수는 상시적으로 높은 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다단계 하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