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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한광호 열사는 죽음으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2016.5 한광호 열사는 죽음으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지회장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는 5년 동안 우리의 꿈을 모조리 다 뺏어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습니다. 그러나 정말 슬프게도 한광호 동지의 죽음 이후, 우리는 다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조가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이고, 내 앞의 동지가 바로 함께 나와 함께 행복을 나눌 사람이라는, 바로 그 꿈입니다.” - 4월23일 유성 연대한마당 문화제에서 故 한광호 열사와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같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던 김성민 지회장, 유성기업 영동지회의 지회장인 그는, 동료 한광호의 죽음 후 일주일에 서너번은 충북 영동에서 서울을 오간다. 상복을 입고 상주가 되어, 자신 보다 젊은 나.. 더보기
월 간 「일 터」/[특 집]

특집 2.한광호 열사는 죽음으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2016.5

한광호 열사는 죽음으로 우리를 다시 꿈꾸게 했습니다

-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지회장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는 5년 동안 우리의 꿈을 모조리 다 뺏어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습니다. 그러나 정말 슬프게도 한광호 동지의 죽음 이후, 우리는 다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조가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이고, 내 앞의 동지가 바로 함께 나와 함께 행복을 나눌 사람이라는, 바로 그 꿈입니다.”
- 4월23일 유성 연대한마당 문화제에서

 

故 한광호 열사와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같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던 김성민 지회장, 유성기업 영동지회의 지회장인 그는, 동료 한광호의 죽음 후 일주일에 서너번은 충북 영동에서 서울을 오간다. 상복을 입고 상주가 되어, 자신 보다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된 동료의 영정사진을 가슴께에 들고 서울의 거리와 광장에서 외친다. 유성 자본의 가학적 노무관리가 광호를 죽였노라고, 현대차 자본이 개입한 불법 노조파괴 공작을 끝장내야 한다고 말이다.

 

- 2011년 이후 사측의 탄압에 맞서 영동과 아산 공장에서의 현장투쟁과 부당해고나 경영진 구속처벌 관련하여 법원 앞 농성도 해오던 걸로 알고 있다. 한광호 열사 이후에는 서울광장 앞에서 분향소를 차리면서 전국적인 투쟁으로 전화되었는데, 요즘 현장분위기는 어떤가?

 

광호가 자결한지 두 달이 되어 가고 있다. 나 같은 노동조합 간부 뿐만 아니라 우리 조합원들도 모두 쉴 틈 없이 투쟁에 임하고 있다. 양재동 현대사옥 앞에 1인 시위하러 4명씩 조 짜서 상경하고 있고, 유성과 아산 각 공장에서 8명씩 돌아가면서 현장분향소를 지킨다. 현장순회도 매일 하면서 조합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둘러도 보고, 지난 4월14일 기업노조 설립 무효판결이 있은 후 부터는 기업노조 게시판을 다 떼어 내는 등 물품 퇴거도 하고 있다.

 

- 5년간 쉬지 않고 투쟁해온 지회 조합원들이 누구보다 힘드실 거 같다. 가장 힘든 점은?

 

위에 설명한 투쟁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하루 전면파업을 하거나, 최소한 1시간 이상 부분파업을 해야 가능하다. 이런 상황 속에 영동지회 조합원 220명 중, 절반이상이 월급 100만원도 못받아 간다고 확인됐다. 40-50만원 받아가는 조합원들도 꽤 된다. 사실 조합원들이 (일부러) 말을 안해서 나도 이 정도인줄은 잘 몰랐는데, 사측이 뿌리는 전단지를 보니 그렇게 써 있더라. 동료가 죽은 충격과 슬픔도 크고, 이런 상황에도 변화 없고 뻔뻔한 사측태도를 보며 피로도도 쌓여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되니... 지회장으로서는 조합원들 보면 애잔하고 미안해 얼굴도 잘 쳐다보지 못하겠더라. 제일 힘든 것은, 다름 아니라 동지가 떠나갈 때 일 것이다. 마치 심장 근육이 도려내지는 것 같이 아팠다. 아시다시피 기업노조로 넘어간 조합원들이 많다. 그중에는 20년지기 친구도 있었다. 장기화 되는 투쟁 중, 그들에게 전망을 잘 그려주지 못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닐까, 자책도 많이 들었다.

 

- 많은 노동자들, 시민사회에서 이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계획을 말씀해 달라.

 

예전에 유성 조합원들도 쌍차, 콜텍, 하이닉스매그나칩 투쟁들에 자주 연대했었는데, 우리가 한 것보다 10배는 받은 것 같다. 힘 모아 투쟁하여 반드시 이 노조파괴, 가학적 노무관리의 뿌리를 뽑아낼 것이다. 열사 정국 이후에는 회사도 궁지에 몰려 버티고 있는 상황이리라 본다. 그럼에도 유가족하고만 합의하겠다, 임금만 교섭하자, 상복 입지 마라 등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가 저지른 가학적 노무관리 행태, 노조탄압의 악행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 싸움은 노동자를 탄압하고 죽이는 것에 대항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우리 한광호 동지는 유성과 현대 자본이 가한 가학적 노무관리의 희생자이다. 반드시 책임자가 처벌되어야 한다. 이것이 역사에 남아야 한다. 더불어, 복수노조법이 시행된지 5년인데 이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복수노조를 활용하는 등의 극심한 노동탄압에 피해가 유성뿐 만 아니다. 복수노조법 5년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후 법 제개정 운동으로 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