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다양한 노동이야기]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 / 2020.07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 

-전덕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 인터뷰 

 

 

김가을길 / 상임활동가 

 

"휴게시간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씩 부여하도록 돼 있잖아요. 휴게 시간의 부여 시기를 변경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특례업종이었어요. 국가인권위 권고사항으로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부여한다거나 하는 방안이 나왔는데, 이런 정책들이 7월 1일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이전의 상황이었죠. 

활동지원사들의 쉴 권리가 특례업종 제외 이전에도 없었던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사실상 활동지원사들은 그간 제대로 된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하고 일했어요.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의 권리가 있음에도 부여받지 못하는 불법적 상황이 근 10년 가까이 계속되어왔던 거예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휴게시간이 없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전덕규 사무국장을 낙원상가 골목 근처의 활동지원사노조 사무실에서 만나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쉴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복지사업 특례업종 제외 후 변화

언론에서는 최중증장애인 사고방지 등을 앞세워 활동지원사의 끊임없는 서비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럼에도 쉼의 권리는 노동자 건강권의 측면에서 너무나 필요한데, 개정된 맥락에는 또 무엇이 있었을까? 개정 이후 휴게시간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가?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이 2018년 3월 20일에 개정되었고 7월 1일 이후 시행입니다. 여기서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이라는 게 뭔지가 중요한데, 특례업종이 될 경우 연장근무가 제한 없이 가능했어요. 그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주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고 특례업종을 축소하자는 논의가 진행됐는데, 제외되는 특례업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았어요.

화물 운송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으로 교통사고가 난다거나, 집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다던가. 그런 일들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요구에 따라 특례업종이 축소됐던 겁니다. 많은 활동지원사들도 이용자 필요에 따라 장시간 노동을 했고요.

개정 후 사회복지사업이 특례업종에서 빠지면서, 휴게시간을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 부여하게끔 변화하게 되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활동지원사들에게 휴게시간의 권리라는 게 기존에 없던 게 아니라는 거예요. 사실상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 제도 초기부터 있었고,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거지 '휴게시간이 생겼다'와 같은 표현은 맞지 않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정 이전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부여하도록 한다'라는 등의 대안을 내놓았다. 특례업종 제외에 관해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고용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보건복지부나 기타 정부 부처, 지자체 등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사항은 돌봄서비스의 경우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부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사실 그게 기존에 없는 걸 마련한 게 아니라 원래도 법률적으로 유연하게 하도록 돼 있는데 새로운 방법인 것처럼 또 권고한 것뿐이에요. 그렇다면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유효한 권고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어도 법이 기본적인 테두리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근로기준법 개정 과정에서 특례업종 제외에 관해 반대했어요. 보건복지부는 지금까지도 노동자 휴게시간 권리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2018년 6월에 '휴게시간 지원 방안'이라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사실상 공백을 가족돌봄으로 대체하고 한 시간 정도 되는 단시간 대체 인력을 5000원 정도 더 주는 방식으로 파견하거나 퇴근할 때 맞춰 8시간에 할당되는 휴게시간 1시간을 당겨서 교대 스케줄을 짜는 정도였죠. 실제로 그렇게 운영이 되지는 않습니다. 일하는 활동지원사 입장에서는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보건복지부에서 국가기관과 실질적 고용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정부에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니, 개정된 근로기준법상의 특례업종 제외의 의미가 잘 실행되기는 어려웠을 것 같았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물었다.

"사회적 논의로 인해 근로시간이 축소되고 특례업종이 줄어든 것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는 진일보 한 것이죠. 그렇다면 보건복지부에서도 활동지원사에게 휴게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전혀 안 되고 있고요. 일단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이라는 것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잖아요. 하지만 활동지원사들은 그렇게 쉬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를 종료해 근무기록을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예요."

보건복지부에서 대책이라고 내놓았던 위의 지원방안을 통해 휴게시간을 준 이용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았다고 한다. 그만큼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때 보건복지부는 계도기간이라 이용자들이 많이 쓰지 않았다는 핑계를 댔지만, 계도기간 동안 보건복지부나 고용노동부가 본 목적을 위한 제대로 된 시도를 한 적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2018년 12월이 되어 계도기간이 지나자 보건복지부에서는 다시 또 같은 지원방안(단시간 대체 인력 고용)을 지자체에 공문으로 배포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벌써 2020년이 절반이 가까이 됐는데, 지난 1년간 이용자 수가 어땠냐 하면, 10명도 안 되는 처참한 실정입니다. 지금 보건복지부는 그것이 실패한 정책임을 알지만,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어요. 

아예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아까 말했듯 일부 기관에서는 단말기만 종료하게 시킵니다. 단말기만 종료하게 되면 근무기록을 삭제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휴게시간 부여가 아닌 임금체불이 되죠. 그러니 지자체들 상황이 우스워요.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지자체는 사실상 단말기를 종료하고 있기에, 실질적인 휴게시간도 아닌 데다가, 임금체불까지 해서 이중 근로기준법 위반이겠죠. 그러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지자체는 휴게시간에 관련한 법률 위반이 됩니다. 아무 대책이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최소한 일한 것에 대한 임금이라도 받게끔 설명하고 있습니다."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유

그는 휴게시간을 쉴 수 없으니 돈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쉼의 권리마저도 돈 문제로 치환시키는 것이기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당장 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휴게시간 저축제 등 온전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도 노조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는 않았다. 휴게시간인데 쉴 수 없는 구체적인 사유는 무엇일까. 

"거의 모든 활동지원사는 1:1로 파견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일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쉬는 방식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근육장애인이나 최중증장애인의 경우 특성상 끊김 없는 서비스를 원하죠. 또 장애인 이용자가 사회활동을 할 경우 대중교통 안에 있다면 휴게시간을 가질 방법도 공간도 없는 등의 문제가 있죠. 

활동지원사가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을 쓸 수 있는가의 여부는 제도적 조건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바우처 제도, 1:1 방식으로 파견하는 방식 안에서는 이를 활용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휴게시간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함으로 노동자 건강권에 있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는 휴게시간 저축제를 요구하는 거예요. 휴게시간 저축제는 쉬지 못한 휴게시간을 유급휴가로 계산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겠죠."

언론에서는 근로기준법 이전의 특례업종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여러 차례 제기됐는데,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인터뷰 기사는 개별적인 의견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장애인 단체 같은 경우 근육장애인이나 최중증장애인 생존권연대 같은 데서 목소리를 많이 냈죠. 근육장애인 중에서는 활동지원사가 10분 정도 잠시 퇴근하고 교대하는 사이에 호흡기가 떨어져서 사망한 사례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절박함이 있으셔서 끊김 없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십니다. 

그런데 장애인은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용자예요. 그러면서 한 가지 더 주장하셨던 게 과거의 특례업종으로 돌아가자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 기존의 특례업종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잖아요. 돌아가는 것이 해법일 수는 없습니다.

또 특례업종을 축소하는 것 자체도 노동계의 성과인데 이걸 다시 돌아가자고 하는 건 퇴보시키자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최중증장애인 생존권연대 토론회 기사 내용에서 변호사가 지적하는 걸 보면, 2018년 7월 1일 시행 이전의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특례업종과 시행 이후에서 규정하는 특례업종의 성격이 또 다르다는 건데요. 

가령 지금은 '연속적으로 근무를 하면 얼마만큼의 휴식이 주어져야 한다' 이런 이야기도 한다는 거죠. 그런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특례업종에 지금의 사회복지사, 활동지원사가 들어간다고 해도 그분들이(이용자) 원하는 방향으로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세세하게 보게 되면 (기존처럼 특례업종으로 포함시켰을 때) 원하는 상과는 다를 거라고 보고요."

활동지원사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한 과제

휴게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의 노동안전보건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들어보았다. 

"휴게시간이 있는 근무를 상상해본 적이 없어서 영향이 무엇일까 명확하게 말하기는 힘듭니다. 산재에 관해서는 근골격계 질환이 많은데, 이용자가 가벼워도 60kg, 많이 나갈 경우 100kg가량 되기 때문에 그들을 한 사람이 들어야 하는 현 제도에서는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이 아주 큽니다. 산안법상에는 10kg만 넘어도 두 명이 들게끔 권고했는데 그런 주장은 받아들여진 적이 없죠. 산재 인정률이 낮다 보니 대체로 산재 신청도 어렵고요. 이용자를 들어 옮기고 하는 업무가 많아 허리나 어깨에 영향이 크죠. 

조합원 중 직업병으로 산재 신청을 해서 인정받은 경우는 한 건 있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19가 주요 이슈인데,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은 이용자와 밀접하게 자주 대면하는 것에 비해 마스크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데 코로나 발생 이후로 지금까지 받은 마스크 수가 총 여섯 장입니다. 장애인이 보조구를 충분히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활동지원사의 노동조건과도 충분히 연결돼 있습니다. 휠체어를 예로 들자면, 장애인들에게는 이동수단을 보장하는 기기겠지만 활동지원사 노동자에게는 노동을 보조해주는 기기라서요."

전덕규 사무국장은 활동지원사들의 온전한 쉴 권리를 위해 앞으로도 권리보호와 요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활동지원사에게 실질적인 쉼의 권리가 주어질 때까지 함께 연대하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