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야간작업 노동자의 검진과 사후관리 / 2020.02

야간작업 노동자의 검진과 사후관리

이선웅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필자는 직업환경의학 의사로 노동자 특수건강검진도 하고 있지만, 외래진료실에서 지역사회 환자와 노동자들에 대한 일반 진료도 하고 있다. 직업환경의학 의사임에도 막상 외래 진료를 하고 약 처방을 하게 되면, 일일이 직업을 물어 질병과 관련성을 유추하고 필요시 업무적 대책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많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수건강검진의 다양한 항목들이 기본적으로 주의하여야 할 직업적 위험요인이지만, 일반 외래에서는 특수건강검진 프로그램과 외래 프로그램이 연동될 수 없어 이 환자가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분인지 또 그 결과 판정은 어떤지를 같은 기관 안에서라도 쉽게 확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외래 진료 시에도 말을 하다 보면, 쉽게 눈에 띄는 직업적 유해인자가 있다. 바로 야간작업이다.야간작업노동자들은 뇌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기저 위험질환을 특수건강검진으로 파악해 이를 관리하여 야간작업노동자들의 뇌심혈관 질환을 국가적으로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수건강검진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30대 중반의 야간작업 노동자가 특수건강검진에서 당뇨의심으로 정밀 2차 검사를 하러 왔다. 2차 검사 채혈을 하고 며칠 후 검사 결과가 나오면 판정을 해서 우편으로 결과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검진기관의 방법이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우편으로 결과를 받으면 이분이 실제로 치료를 위해 다른 병원이라도 내원을 할지. 사업장 보건관리를 하면서 무수한 검진 유소견자분들이 치료가 방치된 채로 지내는 것을 목격했다.

다양한 이유가 섞여 있을 것이다. 검진결과에 대한 적절한 대면 설명을 듣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야간작업과 같은 경우는 내원 시간을 내지 못한 상태로 1, 2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가기도 할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검진의사와 처방의사가 달라서 설명을 들어도 다시 진료하는 과정이 번거롭거나 심리적 거리감이 있어 누락되는 분들도 상당할 것이다. 그래서 그 분은 2차 검진을 원내 당화혈색소로 검사하고 바로 외래로 접수해서 당일 치료를 시작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 환자도 놀라워했다. 건강검진의 판정은 우선적으로 치료 시작 후 당일의 검사 결과를 가지고 추후 판정되어 배송될 것이다.역시 야간작업으로 특수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의심으로 2차 검진을 위해 내원한 30대 초반의 환자가 있었다. 2차 검진에서도 혈압이 매우 높아 야간작업을 유지하는 것이 걱정되었다. 판정을 해서 결과를 보내고 그 이후에 노동자가 알아서 치료를 하라고 하기에는, 치료가 누락되어 건강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보였고 고생을 해서 검진을 한 의미도 없다고 느꼈다.

 뇌심혈관계 질환 등 특정한 건강 상 위험이 높은 야간작업 노동자들. 출처: pixabay.

따라서 2차 검진 시 우선적으로 외래 처방을 하고 추후에 판정결과를 보냈다. 그 외에 다른 상당수의 고혈압 특수건강검진 유소견자분들도 필자의 기관에서는 2차 특수건강검진과 동시에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특수건강검진 의사가 검진과 동시에 외래 진료가 가능하도록 원내 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수건강검진의 목적에는 검진 이후 사후관리가 포함되어 있고 이의 실행이 매우 중요함을 누구나 알고 있다. 야간작업과 같은 만성질환의 사후관리에는 심각한 경우에는 업무전환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치료적 관리로 업무수행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야간작업 만성질환의 치료적 관리는 우리의 보건의료 체계에서 매우 쉽고 간단히 수행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특수건강검진과 치료적 사후관리의 사이에 생각보다 큰 벽이 있고,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감독기관과 일선기관 모두 무관심했었다고 생각한다. 일반건강검진과 달리, 특수건강검진은 사업장 단위의 지속적인 추적관찰 기능이 있는 검진 체계이며, 실제로 사업장보건관리 제도를 통해 사업장 검진결과를 지속관리의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속적인 사업장 관리에서 검진 이후 사후관리가 없거나 내팽개쳐져 있다면, 사업장 검진 자체는 그 의미가 없을 것이다. 야간작업과 같이 치료적 관리가 가능하고 필요한 상황에서는 치료적 사후관리를 장려하고 이를 강화하도록 특수건강검진의 방향을 잡는 것이 야간작업 노동자들의 건강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들이는 국가사업의 성과 평가에도 중요한 부분일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