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안전보건기준비교검토]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 산안법전면개정안에 주는 메시지 ⑦ - 독일과 한국의 여성 노동자 안전보건 / 2019.05

[국제안전보건기준비교검토]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 산안법전면계정안에 주는 메시지 ⑦ 

- 독일과 한국의 여성 노동자 안전보건 

 

 

천지선 / 회원, 변호사 

 

 

<머리말>
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2018년 9월부터 독일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를 공부하면서, 한국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일곱 번째 글로 독일의 여성노동자 산업안전보건 문제를 다룬다.
  


들어가며- 여성노동자 보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018년 3월 27일 "우리는 보호가 아닌 권리를 원한다"라는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제33조 제5항 후문에서 여성의 노동을 현행 헌법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특별한 보호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삭제하라는 내용 등이었다.

여성에 대한 혹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들이 여성에 대한 보호를 무조건 환영할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여성들은 평등하고 공정한 처우를 원하지 '보호'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무엇이 평등하고 공정한 것이냐는 아주 어려운 문제이다. 형식적으로는 평등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한 경우도 많고, 반대로 형식적으로는 불평등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평등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임신·수유 여성노동자는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그 상태에 적합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금융권의 여성 지원자에 대한 채용성차별 사건, OECD 최고라는 성별임금격차에서 드러나듯이 여성은 여전히 채용, 임금, 승진 등에서 차별받고 있고 이는 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보호'라고 표현할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독일과 한국의 임신·수유 여성노동자 산업안전보건제도

독일은 모성보호법(Mutterschutzgesetz, 2017. 5. 23. 개정)이라는 별도의 법률이 있다. 이 법은 크게 근로시간적 건강보호, 사업장 건강보호, 의료적 건강보호, 해고보호, 모성보호를 위한 급여, 벌칙규정 등을 두고 있다. 이 중 대한민국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가지고 있는 법의 적용범위, 여성의 건강보호, 태아 산재 보험 적용 등을 살펴보겠다.

가. 적용범위

대한민국은 모성보호 규정을 근로기준법에 두고 있고,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한정하여 보호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 모성보호법은 다른 독일의 산업안전보건제도와 같이 그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

독일 모성보호법의 적용범위에는 직업훈련 및 실습 중인 여성, 장애인 여성, 제3세계 봉사자 여성, 정신적 동업조합, 교회의 구제사업 또는 이와 유사한 단체/공동체의 회원으로서 공공분야 일자리에 종사하는 여성, 이 기간 중 외부교육훈련에 참가하는 여성, 가내근로 종사여성, 경제적인 비자영업으로 인하여 유사노동자로 간주되는 여성, 교육훈련 행사 또는 초중등학교 또는 대학교 교육훈련의 범위 내에서 의무적으로 주어진 실습에 참여하는 초·중등 여학생 및 여성 대학생 등이 포함된다.

나. 건강보호- 노동시간 관련 보호, 위험성 평가 및 보호조치, 임신여성에 대한 금지업무 등

대한민국도 위험한 장소에서의 근로 금지, 시간 외 근로 금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적용금지, 유해·위험업무에 대한 사용 금지, 쉬운 근로로 전환, 임신기 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허용, 야간근로 및 휴일근로의 제한(노동자 동의 필요), 유급 수유시간의 허용 등 다양한 모성보호제도를 두고 있습니다만, 실효성과 세심함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독일 모성보호법도 노동시간 관련 임신여성 및 수유여성의 건강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중 독특한 점은 일종의 동의 철회 조항이다. 교육훈련시설의 야간근로는 여성의 명확한 설명 등을 요건으로 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데, 이때 여성은 위 설명을 "언제나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없는 조항이다.

독일 모성보호법도 사업장 건강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중 감탄한 점은 사업주에게 "모든 업무에 대해" 임신 또는 수유여성 및 그 아기가 노출되거나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종류, 크기 및 기간에 따라 평가하고, 이에 대해 보호조치가 필요한지를 밝히며,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임신 여성에 대하여 유럽연합의 생식독성 물질, 태아세포돌연변이성 물질, 발암성 물질, 태아손상 유해물질 등에 노출되는 업무를 금지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유해·위험업무에 대한 사용 금지 조항이 있지만, 지극히 좁은 범위의 예외만을 규정하고 있고, 이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4는 2010. 7. 12.에 개정되어 이후의 새로운 물질이나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들어가 있어야 할 생식독성 물질, 태아세포돌연변이성 물질, 발암성 물질, 태아손상 유해물질 등도 특정하고 있지 않다.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체계적 관리와 함께 생식독성 물질, 태아세포돌연변이성 물질, 발암성 물질, 태아손상 유해물질 등을 사용하는 업무도 유해·위험업무로 규정되길 기대한다.

독일 모성보호법은 임신여성에 대한 금지 업무 또는 작업으로 "임신여성이 임신 5개월이 경과한 후 현저하게 움직임이 어려워 상시적으로 서서 있어야 하고 그 업무가 매일 4시간을 초과하는 업무"나 "성과급 업무 또는 작업 속도를 높임으로써 보다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기타 업무", "일정한 작업속도의 컨베이어벨트업무", "주어진 노동 템포에 속도를 맞추는 작업" 등도 포함하고 있다. 세심함도 세심함이지만, 성과급 업무나 노동 템포에 속도를 맞추는 작업을 스트레스가 높은 업무로 파악하는 관점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