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아이들 마음의 오아시스 학교 상담선생님의 눈물 / 2019.03

[현장의 목소리]

 

 

 

 

아이들 마음의 오아시스 학교 상담선생님의 눈물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화성청소년상담사 인터뷰-

 

 

 

 

 

경희 / 선전위원

 

 

 

 

 

새 학년 준비로 바빠야 할 상담선생님들이 경기도교육청 앞 차가운 인조대리석 위에서 두 달 넘게 노숙농성을 하다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학교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화성시 학교 청소년상담사 박호진, 김선희, 안미숙 선생님을 지난 130일에 만났다.

 

화성시 가서 따지지 왜 여기에 온 거야!’ 기자회견을 마치고 교육청 현관 앞 로비 농성장을 차리려는 상담선생님께 경기도교육청 관계자가 방해를 하며 한 말이다.

 

착잡하죠. 새해를 모두 천막에서 보냈기 때문에 마음도 불편하고요. 화성시는 해고하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더 답답해요.”

 

대부분 선생님들이 2~6년간 한 학교에서 근무했는데 어떻게 계약해지로 해고를 당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2012년에 경기교육청에서 채용공고가 나서 학교장 면접을 보고 화성에서 처음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잠깐 쉬다 20149월에도 학교장 면접을 보고 학교에서 근무해 교육청에서 채용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2015년에 2년 이상자에 대해 조사를 했고 연말이 되니 무기계약직 전환조건이 만2년 초과자로 바뀌었어요. 교육청에서 무기계약직이 안 된 선생님은 다른 조치가 있을 것이니 교육공무직 인력풀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라는 공문이 왔어요. 그것에 혁신교육지구 창의지성사업의 1MOU가 끝났다는 걸 의미한데요. 그리고 2MOU에서는 창의지성사업은 하나 인력사업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네요. 그런데 저희는 그것을 알 수 없죠. MOU협약서를 일일이 공개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학교에선 저보고 다시 올 거죠?’를 연발하여 물어보시더라구요. ‘학교에서 저를 버리지 않으면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일단 학교에서 다시 공고 나기를 기다렸는데, 어느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교육청 말고, 화성시 홈페이지에 채용공고가 났다고 하더라고요. 교육청이 아닌 화성시에서 공고가 나는 게 좀 놀라웠지만 학교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그리고 다시 2016328일자로 기존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어요. 계약서에 서명할 때 20161231일로 되어있어 또 놀랐어요. 학교의 학기는 2월에 끝나는데 저희는 연말까지로 되어있어 저희가 항의했죠. 그랬더니 171월에 계약서를 또 쓰더라고요. 1년짜리로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는 이것이 파견이라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어요. 저희는 지금껏 학교에서 근무하고 학교에서 일을 했고. 교육부업무(위클래스)를 한 것이지 시청일이나 위탁업체의 일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공공기관(학교)에 근무한다고 생각했는데 20178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심사 1차 조사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파견직이라 하네요. 그래서 조사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때 알았어요. 내년에 또 조사하는 게 있으니 그때 대상이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18년까지는 버티고 기다리자 했어요.

 

2018년도에 계약서에 서명할 때는 위탁업체가 바뀌었다 하네요. 저희가 원해서 위탁업체가 바뀐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2년이 되면 무기계약을 해야 하는데 우린 2년이 넘으니 무기계약이 안 되게 하는 방법으로 이제는 위탁업체를 바꾸는 꼼수를 부리더라고요. 그래도 어떻게 해요. 사회적 약자이니 그렇게라도 버티고 있어야 무기계약이든, 정규직이든 하겠다 싶어 계약했어요. 그리고 201810월이 되었는데 더 이상 이 사업을 하지 않겠다하는 거예요. 위탁업체가 바뀌고 2년이면 무기계약이 돼야 하고, 상시지속업무다보니 정규직전환심사 조사대상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화성시의 정규직원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러니 안하겠죠.”

 

 

무기계약직 전환조건이 만 2년 초과자로 바뀌면서 하루가 모자라 무기계약직 전환이 안 된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201431일부터 2016228일까지 근무하셨어요. 본인은 만 2년이 돼서 무기계약직이 된다고 기대했는데 명단에서 빠진 거죠. 상담사도 감정노동자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약을 복용하기도 해요. 그 분도 약을 복용하고 계셨지만, 하루 모자란 부분에 대한 억울함과 불안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요. 선생님이 언제 학교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얼마나 불안하고 억울했을지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당시 저희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어요. 고용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겨우 선생님 몇 분이서 조문가는 정도였죠. 그 선생님께 미안한 마음이 아직 남아있어요

 

평소 시민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화성시장. 그런 그가 법대로 하라며 간담회를 박차고 나간 까닭은 노조관계자는 시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아님 노동 감수성의 결핍일까?

 

상담사 40명이 가서 이야기를 한들 시장 님 앞에서 저희가 얼마나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교장선생님이 부르시면 사실 그 앞에서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없어요. ? 상관이니까요. 더군다나 법적인 것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노조관계자분들과 상의를 하고 면담에 함께 할 것을 요청했어요. ‘왜 노조에서 왔냐?’고 말씀하셔서, 저희는 법을 잘 몰라서 노조관계자와 같이 왔다고 하니 나는 면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40명이라 면담에 응해야 한다기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그런데 여러분은 무장을 하고 왔다.’며 굉장히 불쾌해하며 그럼, 법적으로 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나셨어요. 무장을 했다니요? 그럼 직장에서 상관이랑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갈수 있나요? 어떤 질문을 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준비해 가야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해요.”

 

상담선생님은 학교에서 주목받는 위치는 아니다. 그래서 평소 업무가 궁금했다. 인터뷰를 하며 애플데이, 친구사랑데이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교 프로그램 모두 상담선생님의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행사, 행정적인 일도 하지만 주로 상담을 합니다. 위기상담의 경우 바로 개입해서 연계시키고, 자살이나 자해의 경우 정신건장증진센터로 연계하기 전까지 위기상황을 저희가 돕고요. 학부모 상담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고, 교사들이 아이들 상담과 관련해서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상담이 50분이면 그것을 일지로 정리하고, 통계를 내서 가지고 있어야하거든요. 교육청에서 봄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정서인성특성검사는 초1, 4, 1, 1에 시행합니다. 통계를 내어서 분류를 하면 상담이 필요한 경계에 있거나 지속 상담이 필요한 경우 진행 합니다.

 

예방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자존감, 사회적 기술 증진 집단프로그램이 있고, 아이들의 일반적인 교우관계를 위해 해마다 계절별 행사들이 있습니다. 봄에는 친구사랑 데이, 가을에 애플 데이, 겨울에 우리들의 크리스마스 등 선생님마다 특색 있는 사업을 해요.”

 

최근 들어 학교 학생의 20%가 이상심리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상담선생님 역할이 많아지는 이유이다. 학교 현장에서 어떤지 들어보았다.

 

 

최근 들어 학교 상담이 전문적인 이유는 다루기 어려운 우울감, 급성 조현증상, ADHD 같은 병리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들의 숫자가 늘고 있어 전문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유사 자폐 같은 경우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경우 몇 년씩 약물복용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약효가 떨어지는 오후 2~3시 정도에는 자기 간극이 떨어지고 불안할 때 그 시기를 같이 버텨주고 견뎌주는 것, 학교 내에서 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에요. 특히 아이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저희가 적극 개입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까지 상담을 하다보면 정작 상담선생님의 소진은 어떻게 해소할까. 또 상담사에게 직무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상담윤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내담자의 비밀보장이거든요.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요청해서 상담이 진행돼도 학교 내에서 상담자, 상담내용 등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요. 상담이라는 것이 내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다보니 외적인 행동의 변화가 금방 나타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든 문제를 혼자서 감당하다보니 힘이 들어요. 그럴 때는 신앙의 힘, 난타나 춤 같은 취미활동 혹은 동료나 선생님들과 슈퍼비젼을 통해서도 하고, 센터에서 자존감 향상 교육연수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한 번씩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기 어려워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던 마음을 보여주고, 밝게 웃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 그 아이의 지원자로 버텨주는 엄마 같은 존재로 학교에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보람이라며 말씀하시는 동안 얼굴이 쨍하고 밝아진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고등학교 교복 입고 찾아와요. 담임선생님은 학년이 바뀌면 학생과의 관계가 끝나지만, 저희는 그 학교에 근무하는 동안은 그 아이를 계속 보게 돼요. 평소 지적을 받다가 한번이라도 칭찬을 받으면 소위 꼴통 짓을 하다가도 멈춰요. 학기 초에 학부모 상담주간이잖아요. 10회기, 20회기 아이와 함께 부모님 상담을 진행하면 가정의 변화가 생겨요. 다문화가정의 경우 어머니께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담과 양육태도 같은 교육을 병행해요. 청소년상담사라고해서 아이들만 상담하는 것 같지만, 교사의 심리적 소진 예방, 학부모님을 통해 가정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각 학교에 상담사선생님이 상주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고용안정을 바라는 그들의 희망이 해고를 당할 만큼의 잘못인가! 상담선생님이 하루속히 복직되어 아이들과 학부모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도록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 모든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