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21세기형 노예제도 고용외주화, 이제는 끝내야 한다!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故김용균 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21세기형 노예제도 고용외주화, 이제는 끝내야 한다!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용균 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오늘날 대한민국은 별 다른 기술이나 설비 없이 노동력을 제공할 인간만을 보유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상대로 필요한 머릿수만 채워주고 이윤을 얻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허용되고 있다. 파견·용역·하청·도급·자회사 등 부르는 이름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것들에 소속된 전체 노동자의 숫자는 수백만을 헤아릴 만큼 어마어마하다. 

고용의 외주화를 통해 거래되는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아야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별 다른 이유도 없이 중개인에게 갈취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호한 관리와 책임구조 속에서 안전과 생명마저 보호받지 못 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수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음에도 외주화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태안화력 24살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님의 죽음도 그 일부다. 이미 보령화력발전소에서 판박이처럼 닮은 사망사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작업환경 개선조치 없이 방치하다 또 사고가 일어나 죽음을 당했다. 업체는 사고 직후에도 희생자 구조보다 현장정리를 우선했고, 방치되었던 시체가 치워지자마자 설비를 다시 가동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현대의 우리는 노예제도가 반인륜적인 제도라고 이해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고용외주화는 이보다 더 잔인한 제도다. 적어도 과거 노예주인들은 노동력이 필요하면 노예를 직접 사들였다. 바로 그 때문에 재산 손실을 피하려는 동기에 불과하더라도, 노예의 안전과 건강만큼은 소유자가 책임져야할 몫이었다. 현대의 노동력은 노동자의 몸이 아니라 시간을 단위로 거래된다. 이제는 노동자가 죽거나 다쳐도 사용자는 자기 과실이 아님만 증명할 수 있으면 아무런 손실이 없다. 생산이 중단된 시간의 공백은 다른 노동자를 투입하여 채우면 그만이다. 그러니 사용자들은 쉽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도록 고용만 대신해줄 대리자를 찾게 되고, 이것이 고용외주화의 대 흥행을 불러왔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이런 반인륜적 제도를 도입하고 허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이들 또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다른 책임자를 찾으며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기 바쁘다. 책임자는 아무도 없고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1년을 다 채우지도 못한 2018년 올해에 경기도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가 확인된 것만 65명에 달한다. 이게 전부가 아닐 것이다. 삼성 물류센터 공사장에서 추락해 숨진 23살 김씨, 이마트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수리하다 숨진 21살 이씨, 삼성전자 공장에서 이산화탄소 유출로 숨진 또 다른 24살 이씨 등, 태안화력 김용균님과 닮은 죽음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고용을 외주화 한다는 건, 사람의 생명을 도박판에 올려놓고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전에 대한 책임 없이 일을 시켜서 이윤만 챙기는 행위는 오늘 당장이라도 중단되어야 한다. 유명을 달리하신 김용균님에 대한 추모가 슬픔에서 머물지 않고 당장 나의 가족과 우리 이웃이 당할 수 있는 비극을 멈추기 위해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결정적이고 최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81220

태안화력발력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경기시민대책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181220보도자료민주노총_경기도본부태안화력_하청노동자_故김용균.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