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삼성은 직업병 문제에 대한 조정 권고안을 즉각 수용하라

[노동안전보건단체 공동성명]


삼성은 직업병 문제에 대한 조정 권고안을 즉각 수용하라

 

 

 

723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조정권고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삼성의 관점과 해법은 매우 협소했다.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반올림과 교섭하기로 합의한 뒤에도 더 이상의 사과나 재발방지대책은 필요없고, 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피해자들에 대해 우선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만 2년의 시간을 끌어왔다.

 

이런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장한 조정이었기 때문에 201412월 조정이 개시되고 난 후에도 많은 우려가 있었다. 삼성이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구체적으로 인정하고(사과), 최소한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보상하며(보상), 앞으로 이런 고통을 겪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재발방지대책) 반올림의 최소한의 요구가 혹시 조정 과정을 통해 희석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다행히 이번에 발표된 조정권고안은 이런 우려를 상당히 덜어내었고,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삼성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인 해결을 위한 조정으로서 다음 몇 가지 방향과 최소 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유의미하다.

 

첫째, 조정위는 삼성전자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기부를 바탕으로 공익법인을 만들고, 이를 통해 보상과 예방대책을 이 공익법인이 수행하라고 권고했다. 삼성전자가 직접 하는 것에 비하면 투명성과 공정성, 지속성과 안정성 면에서 더 나은 방안이다. 다만 현재 조정권고안에서는 공익법인 재원의 안정성과 사업의 독립성을 삼성전자의 선의와 진정성에만 의지하고 있어 앞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공정성과 전문성을 더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해 그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지속성을 위해 확인된 피해당사자 뿐만 아니라 이후 추가될 수 있는 피해자들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법인 재원의 규모와 조성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더하여, 이 법인이 회사의 입김과 관계없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규정이 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보상에 대한 조정권고안은 업무 연관성에 따른 보상사회적 부조로서의 지원을 동시에 채택하였다. 삼성은 애초 엄격한 기준을 세워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피해자에게만 보상하겠다는 입장이었고 반올림은 피해 노동자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해결할 수 있도록 배제 없는 보상을 요구하였는데, 조정안은 이런 두 가지 입장을 절충할 수 있도록 보상의 성격을 재규정한 것이다. 다만 이런 절충 때문에 현재의 조정안에 따르면 상당수의 피해 노동자들이 질환의 종류나 근무기간, 퇴직 후 잠복기 등을 이유로 보상에서 배제된다. 이로 인해 조정을 통한 문제 해결이 다시 한번 지연되지 않도록 보상 대상이 확대되어야한다.

 

셋째, 조정위가 보상 대상에 해당하는 모든 피해 노동자들에게 기존의 요양비와 장차의 요양에 소요되는 실비를 보상하도록 권고한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만 병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임금 보전은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 일부 질환에만 국한하도록 하였고, 사망 시의 보상이나 위로금도 업무관련성이나 산재인정 여부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어, 피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사회적으로 덜어낸다는 조정위 자체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점은 개선을 요한다.

 

넷째, 조정위가 권고하는 사과의 내용은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애초 요구에 비해 구체성이 상당히 떨어지지만, 노동자 건강권이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를 위해 사업주와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노동건강인권선언으로 담아내어, 사과의 성격을 단순한 과거 청산보다 한단계 끌어올린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반올림에 제보해온 숫자만 따져도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사업장에서 200여 명의 노동자가 건강과 생명을 잃었다. 고 황유미님의 사망 이후 이번 조정안이 나오기까지 8년이 걸렸다. 이번 조정권고안이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온전히 위로하고 반도체 LCD 산업에서 노동자 건강권을 실현하는 데에는 충분치 않으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의 첫 걸음으로 삼을 수 있다.

 

관건은 삼성이다. 조정권고안 발표 이후 삼성은 재계와 친기업 언론을 내세워 조정안이 산재법의 근간을 흔들고 경영권을 침해한다며 부정적인 선전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산재법의 근간을 흔드는 진짜 원인은 노동자에게 지우는 과도한 입증책임, 입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업의 영업비밀 남용과 산재인정 방해에 있다. 또한 조정안이 권고하고 있는 옴부즈만제도의 경우, 경영권을 침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시정권고의 강제력이 없어 걱정스러운 지경이다. 설령 강력한 감사 제도를 도입한다 해도 그로 인해 경영권에 다소 불편을 겪는 것과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 인권을 희생시키는 것을 어찌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조정위 스스로 밝히고 있듯, 이번 조정권고안은 삼성 직업병 문제의 해결과 예방을 위한 최소 기준이다. 삼성전자는 즉시 조정안을 수용하고 그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후속 과정에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또한, 일하는 노동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침해되었을 경우, 기업이 스스로의 잘못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이번 삼성직업병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5729


건강한노동세상, 광주노동보건연대,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산업보건연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공동성명]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의 5/8 규제완화추진에 대한 입장

[성명서]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의 5/8 규제완화추진에 대한 입장

 

5월 8일, 국무총리소속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은 한국무역협회에서 건의한 화관법, 화평법, 산안법과 관련한 규제 개선과제에 대해 소관부처인 환경부 및 고용노동부와 협의하여 규제완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은 국무총리실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를 만나 규제완화 요구를 직접 수렴하고 각 부처별 소관규제들에 대해 규제완화를 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기구이다. 지난 2월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에서는 정밀화학산업의 규제완화요구를 듣고 ‘공장입지부터 제품판매까지 총 111개의 규제를 발굴’하였으며, 업종별로는 최초라고 자랑한 바 있다. 그런데 이들이 발굴한 완화대상 규제에는 농업지역이나 주거지역 근처에도 화학사업장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거나, 화학물질 독성정보를 유통 전에 파악하여 제출하도록 한 것을 완화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큰 우려를 낳은 바 있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국민의 우려에도 아랑곳 않고 오늘 규제완화 대상을 확정하여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오늘 발표된 내용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소량 유통되는 신규화학물질에 대해 유전독성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것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는 급성독성시험결과는 물론 유전독성을 파악하기 위한 돌연변이시험과 소핵시험 결과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 조항은 사업장에서 신규화학물질을 독성파악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다가 노동자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를 발생시키는 일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비록 산업안전보건법에 있는 조항이지만, 사업장에서 고독성물질 정보를 알고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소비자와 환경의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었으므로, 이 조항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뿐 아니라 화학물질의 사회적 부담을 줄여주는 소중한 규제로 인식되어 왔었다. 그런데 유전독성에 대한 시험결과를 제출하지 않게 함으로써, 앞으로 소량사용물질에 대해서는 이 물질이 염색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인지 아닌지 알수 없게 되는 문제를 낳게 되었다. 단기적으로 독성이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자와 후손들에게 피해를 가져올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규제완화를 하면서 소량신규화학물질에 대한 자료를 수입제조 전 45일 전에 제출하도록 한 것에서 14일 전으로 일정을 단축시켜주었다. 대신 노동부에게는 서류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제품을 사용해도 좋은지 아닌지 통보하도록 하였다. 이로서 노동부의 행정부담은 커지게 되었고, 부족한 인력과 예산으로 꼼꼼한 자료검토보다는 날림 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독성이 추가로 더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에 대해서는 추가자료를 제출하도록 한다거나 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데, 자료검토를 신속하게 하도록 함으로써 이럴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버린 것이다.

 

국민들이 유전독성을 가진 물질로부터 보호되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기업들이 소량유통물질을 아무 때나 손쉽게 해외로부터 수입해서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맞는가? 상식을 가진 정부라면 국민을 보호해야 하건만, 현 정부는 국무총리실이 나서서 환경부와 노동부를 겁박하여 소중한 규제를 철회하도록 이끌고 있다. 물론, 과거 정부들도 규제완화를 하였다. 지난 정부들에서 규제의 완화는 불필요한 규제나 중복규제를 완화한다는 명목하에 추진되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기업이 불편해하는 규제라면 없애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규제무력화 논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국민의 각성은, 규제완화와 같은 기업편들기로 안전과 건강을 후퇴시키지 말아야한다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또 다른 세월호를 낳을지 모를 규제완화를 추진하려 한다. 이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국무총리실에서는 규제완화 추진계획을 즉각 백지로 돌려야 할 것이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물질의 정보를 더 많이 기업에게 요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기존에 제출받던 시험정보 조차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이렇게 자랑스럽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오늘 보도자료를 접하면서, 국무총리실에 규제완화를 민관이 모여 의논하는 추진단 자체가 필요한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제대로 된 총리 한 번 임명하지 못한 현정부의 국무총리실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규제완화추진단을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국무총리실 민관합동규제완화추진단에게 5/8 규제완화 계획을 즉각 백지화 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기업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국무총리실 민관합동규제완화추진단의 해산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바이다.

 

2015년 5월 8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안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보상 4차 조정 마무리..다음 조정 6월께 예상 (이데일리)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51&newsid=04021286609300696&DCD=A00305&OutLnkChk=Y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보상 4차 조정 마무리..다음 조정 6월께 예상

 

 

2015.03.06 18:49 | 오희나 기자 hnoh@

 

 

세 주체는 질병종류나 보상 대상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백혈병을 비롯한 비호지킨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다발성골수종 등 모든 종류의 혈액암을 보상 대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승인 이력이 있는 뇌종양과 유방암도 추가했다. 반올림은 보상 대상에 모든 암과 천암성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자연유산이나 선천성 기형 등 생식보건 문제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위도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상 범위에 생식기 암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알림] 유미가, 유미에게 '제8회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주모주간'

 

 

 

2007년 3,6, 23살의 노동자 황유미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 8년의 싸움, 법원도 산재를 인정했습니다. 이제 삼성만 인정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직업병 노동자들의 삶이 아니라, 보상 기준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 많은 유미들이 직업병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질병, 근무년도, 업종이 아닌 고통으로 얼룩진 이들의 삶을 기준으로 삼는 것 만이 진정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제 8회 반도체 전사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추모주간 일정

 

3월 2일 (월) 오전 11시

- 반도체 전자산업 뇌종양 피해자 집단산재신청 기자회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

 

3월 4일 (수) 오후 2시

-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 증원대회 (경향신문사 별관 금속노조 3,4 회의실)

 

3월 6일 (금) 오후 7시

- 고 황유미 8주기 및 반도체 전자사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문화제 '유미가 유미에게'

 

문의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02.3496.5067 / http://cafe.daum.net/samsunglabor

 

[추모논평] 삼성LCD 노동자 故 조은주 님의 명복을 빕니다

[추모논평] 


삼성LCD 노동자 故 조은주 님의 명복을 빕니다.

삼성은 고인의 죽음에 책임지고 유가족에게 사죄하라. 

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마라.

 

만 23세의 젊은 노동자가 또다시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故 조은주 님(92년생, 여성)은 2010년 7월 삼성전자 천안사업장(현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하여 LCD-TV 불량검사 업무를 담당했다. 불량이 확인된 제품을 화학약품으로 닦아냈으며 과도한 업무량으로 힘들어했다.

 

일을 시작한지 3년째 되던 해인 2013년 9월, 조은주 님은 고열이 나고 입술이 파래지며 피부발진이 일어나더니 급기야 골수이형성증후군(화학물질, 방사선 노출 등으로 인해 조혈모세포 에 이상이 발생해 혈액세포의 수가 줄고 그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는 질환. 과거에 전백혈병 등으로 불리기도 함) 진단을 받았다. 힘겹게 항암치료를 받으며 골수이식을 기다리던 중, 병세가 악화되어 결국 2015년 2월 10일 사망했다.

 

우리는 故 조은주 님의 명복을 빌며, 왜 이처럼 젊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지 삼성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

 

우리는 그동안 삼성에게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 그리고 더 이상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해왔다.

 

삼성이 진작 직업병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의 비판에 귀 기울이고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나섰더라면, 조은주 님의 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정부가 반도체 공장의 안전보건관리를 기업의 자율에 맡기지 않고 철저히 지도ㆍ감독 했더라면, 조은주 님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삼성이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고 은폐하는 동안, 그리고 정부가 삼성을 비호하고 노동자들의 죽음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났다.

 

고인은 2010년에 입사했다. 오래된 수동설비를 다루며 일하다 8년 전에 사망한 故 황유미 님과 달리, 상대적으로 최신 생산 시설이 가동되는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혈액암에 걸렸다. 고인의 죽음은 최신식 생산설비라 해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이다

 

우리는 대체 언제까지 이토록 젊은 노동자의 죽음을 지켜만 보아야 하는가. 삼성은 대체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안전에 아무 문제 없다'는 무책임한 강변을 중단할 것인가.

 

삼성이 ‘죽음의 기업’이라는 오명을 떼어 버리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고 황유미, 조은주님을 비롯한 모든 피해노동자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보건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마라!

삼성은 모든 피해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라. 그리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2015년 2월 16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특집] 1. 노동보건의 후미진 곳, 그곳엔 여성이 있다 / 2015.2

가부장적 문화와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들의 삶과 노동, 그리고 권리는 가려지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여성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는 더 주의를 기울여 조명할 필요가 있다. 노동안전보건에 있어 견지해야할 젠더관점, 최근 승소판결을 받은 ‘제주의료원 집단유산 산재인정’ 사례, 여성주체들이 전하는 여성노동의 생생한 노동현실을 확인해 보자.


[특집1]

노동보건의 후미진 곳, 그곳엔 여성이 있다


공유정옥 회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의대생 때 병원으로 실습을 갔었다. 몸통과 팔다리에 전극을 붙여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기록하는 심전도 검사를 맡았다. 환자를 아프게 하는 검사가 아니라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갈비뼈를 기준으로 지정된 위치에 전극을 붙여야 하는데, 여성의 경우 젖가슴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맨살에 손을 대는 일이라 젊은 여성 환자들은 같은 여성끼리인데도 민망해했다. 남성들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려서 힘들었고, 별 일도 아닌데 부끄러워하며 시간을 끄는 환자가 야속했다.

 

한 두 해가 지나 인턴(수련의) 신분으로 병원에서 다시 일하게 되었다. 인턴의 수많은 업무 중 수술을 앞둔 남성 환자들에게 소변 줄을 끼우는 일이 있었다. 누가 정했는지 몰라도 여성 환자는 간호사가, 남성 환자는 인턴이 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요도를 통해 긴 소변 줄을 밀어 넣는 동안 환자들은 아파했다.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하는 게 내겐 가장 중요했다.

 

어느 날 소변 줄을 넣던 중에 환자가 발기했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였다. 그때서야 다른 생각이 들었다. 왼손으로 음경을 쥐고 오른손으로 긴 소변 줄을 밀어 넣는 이 일을, 왜 내가 하는 건가. 수술을 앞두고 소변 줄을 넣는 일이며 사타구니를 면도하는 일이 하나같이 여성은 간호사가, 남성은 의사가 하기로 되어 있는 불문율은 왜 생긴 걸까.

 

 

 

▲ 윤필 작가가 그린 ‘성별분업’에 대한 그림. 출처 : 인권운동사랑방

 

 

세상에는 성별에 따른 촘촘한 규칙들이 있었고, 나도 그것들 속에 있었다. 젠더는 권력 관계였고, 그래서 상대적이었다. 환자나 간호사 앞에서 나는 남성 젠더인 의사로 일해야 했고, 의사들 내부로 돌아와 ‘진짜’ 남성 의사들 사이에 있으면 여성 젠더로 자리매김 되었다. 내가 배운 의학 교과서의 지식은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심전도 검사의 표준도 그러했다. 심전도 검사를 받을 환자의 절반이 젖가슴을 가진 여성인데도. 나는 그런 표준에 길들여졌기에 교과서대로 검사할 수 없는 환자를 불편해할 뿐이었다.

 

노동자 건강권에서도 젠더 문제는 촘촘하고 강력하다. 안전보건 문제가 아직 덜 알려진 곳이 어디냐 묻는다면,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라 답하면 된다. 마트 계산원, 식당 홀 서빙, 어린이집 교사나 병의원 간호사 등 사회적으로 여성의 얼굴을 가진 직종들을 생각해보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도움과 챙김을 받아 물건을 사고 밥을 먹고 가족을 챙기며 치료를 받지만, 이들의 건강이나 권리에 대한 얘기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되지 않았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한 운동 속에도 젠더는 있다. ‘산재 노동자’ 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단연코 남성, 아버지, 혹은 남편이다. 반도체 공장에서 ‘꽃다운’ 나이에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들은 ‘소녀’ 이거나 ‘누이’ 로 불렸다. 생식독성을 일으키는 유해요인 문제는 여성 노동자들이 각별히 처한 위험으로 인식되기 전에, 숭고한 모성을 보호해야 하거나 저 출산 문제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얘기와 범벅되곤 한다.

 

2013년 국제노동기구는 <안전보건의 젠더 감수성을 위한 10항>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노동안전보건에서도 젠더 차이를 고려하고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법과 정책, 위험성 평가와 연구, 교육과 훈련 등을 평가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안전보건지표에 여성이 처한 문제들이 담기지 않는다는 지적, 작업도구나 개인보호구도 일정한 체격의 남성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노동기구가 이런 권고안을 만들게 된 배경은 ‘여성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가 감추어져 있다’ 는 인식에 있다. 보이지 않던 문제를 누군가 말했기 때문에 이제라도 이런 인식이 생겼을 거다. 우리가 여성 노동자 건강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그 문제를 말하기까지 힘들었을 누군가, 그 말 때문에 힘들었을 누군가에게 그 지식을 빚진 셈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촘촘하고 강력하고 당연해 보이는 젠더 구조 속에서 누군가 여성 노동자로서의 건강권을 주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내 눈으로 못 보았던 문제를 대신 알려주고 있는 목소리들이다. 마땅히 귀 기울이고, 같이 메아리를 만들어갈 방법을 생각해볼 일이다.

 

<일터> 통권 133호 / 2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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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 노동보건의 후미진 곳, 그곳엔 여성이 있다

2. 여성노동자의 집단유산 등 산재인정!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3.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기


03

[뉴스] 

파주 LG공장 질소누출 사고 발생, 3명 사망 外  l 장영우


06

[지금 지역에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차별하면 안전한 수원이 되나?  l 재현


08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노무사가 없어도 되는 세상을 희망하는 노무사  l 재현


12

[현장의 목소리]

빅브라더에 맞서 말과 글을 지키려는 사람들  l 재현


16

[연구 리포트]

한국 노동자의 주말근무와 우울증상  l 이혜은


21

[사진으로 보는 세상]

이번 명절엔 택배 노동자들에게 감사인사를  l 쌀집아재


32

[직업환경의학의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장애가 있는 노동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l 후원회원 강충원


34

[작업중지권 기획]

평생 지켜야 할 ‘사람 살리는 권리’  l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36

[노동시간센터(준) 기획]

일자리는 50만개 늘어났는데 더욱 가난해진 이유는?  l 노동시간센터(준)·수유너머N 회원 전주희


40

[문화읽기]

무서운 어린이집  l 송윤희


42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정신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판단은 누가?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4

[일터 다시보기]

「일터」애독자가 한노보연 회원이 되기까지  l 권종호


46

[이러쿵저러쿵]

지리산 어느 산골짜기 선배의 이야기  l 양선배


48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특집] 3. End 2014, And 2015 / 2015.1

End 2014, And 2015



정리 : 선전위원회



선전위원회는 연구소 소장을 만나 지난 한 해 소회와 함께 2015년 새해 연구소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2014년 노동안전보건 운동진영에게 의미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이 제기한 유산, 선천성심장기형 등의 발생에 대해 산재 인정이 된 사례, 대학병원 간호사들이 유방암을 직업병으로 인정해달라고 산재 신청한 사건, 7년의 싸움을 통해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故 황유미 씨 백혈병이 법원에서 최종 직업병으로 인정받은 사건, 계속되는 중대재해·화학물질 폭발 사고, 지하철 기관사들의 자살, 우편체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안전보건 문제, 자동차 산업의 주간연속2교대 전환, 안전보건위험성평가 시행, 야간노동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실시, 근로자건강센터 확대, 감정노동과 관련된 안전보건이슈 사회화 등등 그 어느 때 못지않은 중요한 사건이 많았던 한 해였다.


그 중 감정노동과 유산의 직업병 인정, 노동자의 자살 문제 등, 노동안전보건의 문제가 노동자 계급 전체의 문제로 부각된 점이 2014년의 가장 큰 변화이자 과제였다고 생각된다. 


Q. 지난 한 해 노동시간, 특히 자동차 산업의 주간연속 2교대를 빼놓고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이후 보완해 나가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노동시간단축은 자본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더는 시간을 늘려 생산을 유지하는 방식이 자본에게도 비효율적일뿐 아니라,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자에게 최대한의 여유를 주는 것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할 시간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 노동시간단축을 만들어 내느냐를 둘러싼 투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본다.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한 이후 노동시간이 줄었지만 평균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주는 임금 역시 줄었고, 공장 운영시간은 줄었지만 생산량은 교대제 변화전과 동일하게 유지된 사업장들이 다수다. 노동시간단축이 겉으로는 노동자 계급에게 유리하게 보였지만, 결국 자본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간이 줄고, 생산량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노동 강도가 증가하거나 비정규직의 투입 등 사회 전체적으로 고용불안이 증가되는 변화가 있었다. 


임금, 노동 강도, 고용의 문제를 모두 쥐고 갈 수 있어야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개선을 포함한 생산과정의 변화에 대한 노동계급의 올바른 입장을 견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노동시간센터(준)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 주간연속 2교대 이행 실태 조사와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변화 연구’는 이후 노동시간단축과 관련된 노동운동의 방향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지난 한 해 연구소는 집중사업의 하나로 ‘노동안전보건운동을 통한 공공영역 현장의 조직화와 공공성 강화’를 고민했었다. 지난 한 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작년 말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철도산업 민영화, 공공병원의 폐쇄 및 병원노동자 해고, 공공병원 노동조합 무력화 시도, 우편체신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이슈 등 다양한 공공영역의 이슈가 있었다. 연구소에서 우편체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건강 문제에 관한 실태조사와 사회화에 개입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였고, 기관사 1인 승무화 시도 등과 관련된 안전보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작년 한 해 병원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이슈가 어느 해보다 부각되었던 시기였으나, 이를 주요 투쟁의 과제로 가져가지 못한 부분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공공영역의 민영화 시도와 자본의 구조조정 공세에 맞서 공공영역의 공적 내용을 지켜내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막아내기 위한 적극적인 노동안전보건영역의 개입이 2015년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 투쟁에 연구소도 함께 할 것이다. 

[노안뉴스] 삼성전자, 뇌종양 투병 근로자 사망 전 수차례 퇴직 종용…책임 회피 논란 (투데이신문)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410

 

 

삼성전자, 뇌종양 투병 근로자 사망 전 수차례 퇴직 종용…책임 회피 논란

 


이주희 기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로자로 일했던 조재성(30)씨가 입사한 지 1년 6개월 만에 뇌종양이 발병해 3년 6개월 가량 투병하다가 결국 사망했다. 그런데 삼성전자 측에서 조 씨의 산재 여부가 정확히 밝혀지기 전인 지난해 1월경 투병 중인 조 씨를 돌보고 있는 아버지를 만나 조 씨의 퇴직을 종용하고 합의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은폐 및 책임 회피 의혹이 일고 있다.

 

[입장] 조정 참여를 결정하며 -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기대합니다

조정 참여를 결정하며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기대합니다

 

 

12월 9일 조정위원회로부터 <조정위원회 운영방향에 대한 조정위원회의 입장>이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이 공문에서 조정위원회는 “반올림이 독자적인 주체가 되어 조정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였고,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 님을 비롯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가족들의 뜻을 모아 이를 수락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는 애초에 조정위원회의 설치에 반대했습니다. 조정위원회의 설치로 인하여 반올림과 삼성의 교섭이 중단되고 그 동안 교섭에서 이루어진 합의와 성과가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이 컸으며, 삼성이 조정위원회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정위원회는 공문을 통해 이 문제가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사안”이며, 기존 교섭의 연장선에서 신속한 보상, 사과 뿐 아니라 “항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종합 대책 방안”을 동시에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문제해결의 주도자는 교섭의 주체로 관여한 분들”이라며 “조정위는 조력자의 위치에 머물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아울러 “반올림은 종래부터 교섭의 3가지 의제에 관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고, 이러한 의제들에 대하여 독자적인 요구안을 제안한 주체”일 뿐 아니라 가족대책위원회와 삼성전자 사이의 조정위원회 구성안에도 ”반올림 측에 협상 참여 기회를 부여하기로 한다”고 되어 있다며, 반올림이 독자적인 주체가 되어 조정에 참가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지난 주말 반올림 교섭단은 피해가족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였습니다. 그동안 산재인정 싸움에 함께 해 왔으나 교섭단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던 피해가족들도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조정위원회가 조정 절차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보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교섭중단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조정 절차에 참여하여 내용있는 사과와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 배제없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조정위원회는 “하나의 양보와 타협의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주고 받기 식 타협이 아닌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분명하게 지향하는’ 양보와 타협이 되어야 합니다. 삼성도 그러한 자세로 조정에 임하여 더이상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2014년 12월 15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알림] 4.16 존엄과 안전에 관한 인권선언 추진대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존엄과 안전위원회는 오는 12.10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4.16 존엄과 안전에 관한 인권선언" 추진 대회를 진행합니다.

 

추진 대회 1부는 인권선언 추진의 필요성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2부에서는 인권선언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 지혜를 모으고, 관련해서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펼쳐나가야 할 행동을 제안하고 토론 할 예정입니다.

 

저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행동제안과 관련해서 작업중지권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4.16 존엄과 안전에 관한 인권선언 추진대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성명] 삼성반도체 뇌종양 산재인정판결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를 규탄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금이라도 항소제기 철회하라!

[성명] 삼성반도체 뇌종양 산재인정판결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를 규탄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금이라도 항소제기 철회하라!

 


근로복지공단은 끝내 삼성반도체 뇌종양 산재인정 판결(2011구단8751, 서울행법 2014. 11. 7. 선고)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했다. 어제(27일) 근로복지공단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고온테스트(MBT) 공정에서 근무한 재생불량성빈혈 피해자 유명화씨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기로 하고, 같은 고온테스트 공정에서 같은 시기에 근무한 뇌종양 피해자 망 이윤정씨에 대해서는 항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명화씨에 대해 항소제기하지 않기로 한건 다행이지만 같은 공정에서 함께 근무한 망 이윤정씨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기로 한 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납득할 수 없다.

 


우선 항소제기는 재해노동자를 보호해야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존재이유에 반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조 목적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근로복지공단은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으로 재해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존을 보장해야 하는 기본 사명을 가장 중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이유로 또다시 항소를 제기했다.

 


특히나 이미 4년 5개월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법적다툼을 해온 뇌종양 피해 유족에게 항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이 사건에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고 황유미씨 유족이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산재인정을 받자 이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그로인해 또다시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재판을 받아야 했다. 결국 항소심에서도 1심 판결과 같은 산재인정 판결이 나오자 그제서야 공단은 상고제기를 포기했다. 우리는 근로복지공단이 두 번 다시 이러한 잘못된 과오를 저지르지 말 것을 촉구하였고, 당사자 가족들은 공단 이사장 면담을 통해 항소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공단은 산재인정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제기하고 말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항소인가.

 


둘째, 항소라는 목적에 꿰어맞추기식 논리를 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유명화씨의 경우는 2012년 역학조사 결과 등을 고려할 때 검사공정에서 화학물질이 열분해 되어 유해물질인 벤젠에 노출되었을 개연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러나 같은 검사공정에서 근무한 망 이윤정씨에 대해서는 ‘다른 공정의 유해물질 유입 가능성이 없는 점’을 들었다. 이는 너무도 부당하다. 같은 공정에서 근무한 노동자에게 유해물질 노출이 다르다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

 


셋째, 근로복지공단는 왜곡된 논리를 펴며 항소를 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망 이윤정씨의 산재인정 판결에 대한 항소제기 이유로 유해물질과 상병간의 의학적 인과관계가 불일치 하고 유해물질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또한 상병의 발병기전이 상병 특성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또한 납득하기 힘들다. 비록 뇌종양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부족하여 완전하게 상병 발병의 기전까지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연구된 역학적 연구결과에 의하면 뇌종양은 전리방사선, 비전리방사선 중 극저주파 자기장에의 노출, 납, 포름알데히드, 다핵방향족탄화수소와 같은 화학물질에의 노출에 의하여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러한 점을 판결에서는 명시하고 있다. 또한 망 이윤정씨가 고온테스트 공정에서 극저주파 자기장에 일반 사무직군보다 높은 수준으로 노출되었으며 외국의 연구에서 뇌종양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경계선이라고 보고한 수준보다 높다는 점을 밝혔다. 그럼에도 근로복지공단이 유해물질이 특정되지 않았다거나 상병간의 의학적 인과관계가 불일치 한다는 이유를 들어 항소한 것은 왜곡된 논리다.

 


마지막으로, 이번 항소는 공단이 스스로 산재입증책임의 완화 혹은 전환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에게 산재입증책임이 있다는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여 올바른 해결책을 보여준 이번 판결을 뒤집고 근로복지공단이 그러한 이유를 빌미로 항소를 제기하겠다는 점은 누가 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재해노동자와 가족의 고통을 이해하고 불합리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애써야하는 국가기관이 어느곳보다 보수적으로 노동자의 이해에 반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망 이윤정씨의 판결문에서는 이윤정씨가 노출되었다고 추정되는 물질 중 뇌종양 위험인자로 지목되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검댕) 등에 대하여 역학조사 기관이 조사를 충분하게 하지 않은 점을 들어 “근로자에게 책임없는 사유로 사실관계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이러한 사정은 상당인과관계를 추단함에 있어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정황으로 참작함이 마땅하다”고 하였다. 또한 “에폭시몰딩컴파운드의 열분해산물에는 벤젠, 포름알데히드뿐만 아니라 성분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다수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그러한 화학물질과 원고들의 질병사이의 관련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바로 이러한 판결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는 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이 앞장서서 주장해야 할 내용이지 이러한 판단근거를 잘못된 것으로 보고 항소를 제기한다는 것은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노동자 보호기관이 아님을 천명하는 것이다.

 


망 이윤정씨가 근무한 고온테스트 공정에서 뇌종양이 걸렸다고 제보된 피해자는 모두 4명이다. 희귀질환인 뇌종양이 같은 공장, 같은 공정에서 4명이나 발생했고 이중 산재를 제기한 분은 이윤정씨를 포함해 모두 두분이다. 사실이 이렇다면 근로복지공단은 항소를 할 게 아니라 신속히 산재를 인정하고 국가적 차원의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피해자는 계속 발생하는데 끝까지 항소를 하고 산재가 아니라고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언제까지 근로복지공단은 재해노동자와 그 가족을 상대로 싸울 것인가. 근로복지공단의 항소제기는 지금이라도 철회되어야 한다.

 

2014. 11. 28.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일터> 통권 130호 / 2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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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미소의 무게

2.로레알 코리아 노동조합 인터뷰

3.진상고객만 사라지면 노동자들이 웃을 수 있을까?


[뉴스 ]

증가하는 탄광 인명사고, 시급한 대책 필요해 外  l 장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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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현대자동차 판매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연구  l 김정수


[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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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 없는 노동시간  l 노동시간센터(준) 이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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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붙은 소비문화에 현기증이 인다  l 송윤희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파업과 손해 그리고 질문들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일터 다시보기]

내 삶의 전환이 되어준 ‘반올림’  l 이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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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에 대하여  l 김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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