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4. 반올림 10년을 돌아보고, 10년을 꿈꾸다 / 2017.12

반올림 10년을 돌아보고, 10년을 꿈꾸다

랄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20071120. 10년 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반올림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고, ‘과연 잘 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던 그 싸움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반올림 의 지난 10년은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이 걸린 노동자들의 질병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의 책임이고, 산업재해라는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시키고,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10년 동안 산업재해라는 사회적 문제와 직업병이라는 회사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의 질병으로 축소해 왔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삼성은 외면하고 있지만, 반올림은 오늘도 진심 어린 사과와 배제 없는 보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반올림은 지난 10년 동안 기업이 기본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함에 문제 제기를 해왔다. ‘이것은 직업병이다라는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요구에서부터, ‘산업재해 인정하라는 국가 차원의 요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는 안전대책에 대한 요구까지 안전한 일터와 노동자의 건강권에 대한 폭넓은 대응을 해왔다. 신체적 고통을 넘어 희소질환 등 다양한 질병들에 대한 직업병 인정 투쟁은 산업재해의 외연을 확대하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산업재해 노동자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과 재해 이후 현실을 알리며 산업재해가 개인을 넘어서 가족과 그들의 공동체가 마주 해야하는 고통이라는 폭넓은 문제의식을 던져주었다. 일터에서 노동자의 존엄과 안전,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반올림의 고민이 있었기에 산업재해를 기업, 정부 등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져야 할 의제로 확대해 갈 수 있었다. 이것은 직업병 피해자와 가족들, 활동가, 시민들의 연대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올림의 활동은 삼성이라는 기업 감시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컸다. 삼성 노동조합 결성시 연대 활동, 삼성 불산누출사고, 삼성의 환경오염 사고도 반올림 성원들의 지혜가 있었기에 대응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 최대 반도체 산업공장이라는 고덕공단 플랜트 노동자들의 안전문제와 공기 단축 을 위한 부실한 안전대책에 대한 문제 제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공범으로 지목된 삼성 이재용 구속투쟁 등에서 반올림은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활동했다. 반올림의 활동은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에 맞선 기업 감시 운동으로서 큰힘을 발휘했고 결국 이재용의 구속이라는 결과를 얻어 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반올림 10년을 꿈꾸다

반올림 10주년이지만 기념하거나 축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추워지는 날씨에 800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농성. 어려운 현실이지만 현재를 발판삼아 더 나은 활동을 만들어나갈 꿈을 꾸는 것 역시도 멈출 수 없다. 반올림은 지난 1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인권과 건강권을 위해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하여!

지난 10년 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현장 노동자들의 문제이다. 반올림 활동을 지난 10년 동안 삼성 반도체·LCD에서 무수한 피해자가 나왔음이 확인되었고, 유해한 환경임이 밝혀졌는데도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은 제보를 해오거나, 노동권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없었다. 이는 아마도 견고한 삼성의 노동통제와 무노조 경영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권을 요구하는 것은 직업병을 줄이고,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지점이다. 이러한 기본적임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직 업병 문제는 제자리걸음일 것이다. 노동조합 조직화는 단순히 한 사업장에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 직업병 피해를 줄일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올림의 지난 10년은 직업병을 인정을 위한 싸움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나설 수 있도록 외부적으로 힘을 줄 수 있는 싸움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국경 없는 착취에 맞서는,

국제 연대로서 반올림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은 그 슬로건에 맞게 전 세계적으로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 진출한 삼성 공장들의 환경은 한국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시아에 진출한 삼성이 노동자를 상대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고용형태를 활용해 비용 절감을 꾀하면서 노동자 착취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삼성뿐 아니라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다른 기업들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경을 넘어서는 기업의 착취에 대응하고, 피해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는 반올림의 활동 역시도 좀 더 반경을 넓혀 국제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의 허브 역할로서의 반올림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한국에서 삼성과 기업을 상대로 싸워 온 경험들을 전파해나가고, 아시아 피해노동자들의 현실을 폭로하고 노동자들이 연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말이다

특집3. 반올림과 노동안전보건운동 / 2017.12

반올림과 노동안전보건운동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구조적 문제로 야기된 노동재해를

끈질기게 제기하다

전자산업에서의 직업성 질환 및 직업병으로, 직접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백혈병 사망으로 시작된 활동은 작업장의 유해물질에 의해서 연유된 것으로 직접적 인 노동재해의 승인에서부터 사과, 재발방지, 정보의 공개, 알권리, 영업비밀과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의 관계, 구조적 미저항의 원인 등의 문제로 확장되어 왔다. ‘반올림이 제기한 문제는 대자본의 이윤과 은폐 그리고 침범불가 등 사회구조적 요인 및 모순관계 속에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폭로하고 깨뜨리는 것에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동반하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었다. 

노동안전보건 영역이 사실상 운동으로서 출발(당시에는 산재추방운동으로 명명됨)하였다고 할수있는 고 문송면 수은중독 사망’, ‘원진레이온 CS2(이 황화탄소) 집단 중독이후 작업장 물질안전에 대한 요구와 노력이 부단히 있었으나, ‘반올림투쟁과 활동은 반도체, 전자산업뿐 아니라, 작업장 물질에 대한 안전과 정보 그리고 영업 비밀에 대한 회의(懷疑)와 개선에 대한 사회적 환기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청정한 작업공간이라 기만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하였던 반도체 및 전자산업의 환경에 대한 직접적 문제제기와 폭로는 감시되지 않는 자본의 폭거와 폭주 그리고 행정기관의 비호를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반올림의 투쟁과 활동으로 직접적으로 삼성전자는 깨끗한 공장이라는 거짓선전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고 국내 동종의 자본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반올림의 활동은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으로 상징되는 더럽고 유해한 작업장과 이 보다 더 더럽고 유해한 자본의 거짓과 농간을 돌파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자본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노동자의 알권리 그리고 영업비밀의 절대성을 깨고자하는 지속적 활동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가진다.

 

피해자는 주체로 서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다

한편, 운동 의제의 의의뿐 아니라, 활동 양식의 측면에서도 발전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서 그 피해자 혹은 가족(유족으로 포함한)과 활동가가 함께하는 것이 보통의 양태이며, 제단체 및 활동가의 연대를 형성하여 대처하게 된다. 초기 반올림역시 대책위 형태로 구성 되고 이후 한시조직인 대책위를 해소하고 상시연대체로 전환하였다. 통상 피해 발생 이후의 투쟁에서는 피해자와 가족이 중요한 주체이고, 이들의 각성이 투쟁의 중요 한 분기점이 되곤 한다. (피해주체가 투쟁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지만, 중요한 의사판단의 주체임은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피해자와 가족으로 만나고, 부침으로 거듭하게 된다. ‘반올림역시 이 과정을 겪었고, 아픔도 있었지만, 피해자는 분명한 주체로 자리하게 되었다.

더불어 활동의 과정에서 대중적 공분을 형성하는 여러 기제를 만들어 내었다. 영화, 연극, 만화 등등의 시도는 서로간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어 대중적 호응과 참여를 조성하였고, 이로 인해 이미 조직된 자와 조직되어지지 않은 자간에 이물감이 최소화되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노동운동적의제임에도 또 다른 형태의 시민운동적흐름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동안전보건, 직업병 등 그 용어의 인지유무와 관계없이, 시민들 속에서 직업병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하는데 역할을 하였고, 알권리와 영업비밀 제한 등에 관한 입법적 노력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직업병 판결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일부 지역만에 국한된 활동이 아닌 전국적인 선전과 조직을 시도한 활동이었는데, 지역의 노동안전보건단체 및 노동조합 조직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전국적인 제보와 상담 그리고 소송 등이 가능하였던 한편, 국내적 활동 뿐 아니라, 국제적 활동을 통하여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는 세계화된 자본시장 환경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 활동이었으며, 국제 활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향후 활동에 중요한 자산을 형성하게 되었다.

또한, 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과와 재발방지 등 개별을 넘어서는 사회적 의의를 균형있게 견지 하려한 점은 일반적 보상대책위와는 다른 모습이 분명하다.

 

삼성 포피아 (Phobia)1를 깨다

반올림은 노동안전부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직접적으로 삼성Phobia’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10년 전 과감하게 삼성에 대항한 투쟁을 전개한 것은 말 그대로 보통일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이럼에도 과감한 제기와 끈질긴 투쟁은 다양한 대 삼성투쟁 주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삼성에 대한 객관적 사회적 인식형성에도 분명한 역할을 하였다. 삼성이 한국사회에 차지하는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 위치를 고려한다면 그 의의는 매우 큰 것이다.

 

대 삼성투쟁을 넘어

여전히 진행 중인 반올림의 활동과 투쟁은 향후 대 삼성 투쟁을 넘어 전체 전자산업에서의 노동안전보건 문제를 감시 제기하는 한편, 국제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전자산업의 직업병의 이전 및 방치에 대하여 신뢰할 만한 제기자가 될 때, 지금까지의 운동적 성과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점에 있어 그간 활동에 관계한 많은 이들의 지혜와 행동을 기대한다


1 어떠한 상황 또는 대상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특집2. 반올림 10년, 정부·법 제도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 / 2017.12

반올림 10, 정부·법 제도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

 

임자운 반올림 활동가

  

산업재해 인정 투쟁의 경과와 성과

 

지난 1031일 제13차 집단 산재신청을 포함하여 반올림은 현재까지 전자산업 노동자 92명의 30여 개 질환에 대해 산재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그중 11명의 7개 질환에 대해 산재인정 처분을, 법원은 10명의 6개 질환에 대해 산재인정 판결을 했다.

최근까지의 산재신청 및 인정 사례들을 검토해 보면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여전히 산재신청숫자와 산재인정 숫자 사이의 틈이 크다. 둘째, 법원의 산재인정 판단이 그 숫자와 내용면에서 근로복지공단을 계속 앞서고 있다. 전체 숫자만 보아도 법원은 총 17, 공단은 총 12건의 산재인정판단을 했고, 사업장과 질병 면에서도 법원이 인정 범위를 확장하면 공단이 그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반도체 산재인정 판결들의 주요 특징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둘째,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추단하면서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문제와 같은 간접사실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였다. 셋째, 다양한 유해인자가 복합적으로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성(상가 작용)을 강조했다. 넷째, 업무환경의 유해성 입증을 어렵게 만드는 사정들에 대한 규범적 판단을 하였다. 다섯째, 희귀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판단 기준을 완화했다. 20178월에 나온 대법원 판결은 위에서 열거한 주요 내용이 대부분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더 진일보한 내용도 있다. 대법원은 먼저 산재보상보험이 첨단산업분야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현실적·규범적 이유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기능을 세 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설명한 뒤, 산재보험법상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관점이 아닌 법적규범적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세 가지 판단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질병이 희귀질환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질환에 해당하고 관련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현재의 의학·자연과학 수준에서 발병원인 의심 요인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둘째, 특정 산업 혹은 사업장에서 특정 질환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거나 사업주 혹은 행정청의 잘못으로 업무환경을 알 수 없게 된 사정이 존재한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작업환경에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 혹은 악화에 복합적으로 점점 더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 알권리 투쟁의 경과와 성과

반올림은 활동 초기부터 노동자 알권리를 강조해 왔다. 반도체 등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확보되려면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보건 활동의 핵심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 기본 전제가 알권리기 때문이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위험에는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자신이 취급한 화학제품의 이름·성분조차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삼성반도체 공장 인근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알권리 캠페인을 벌였고, 2013년에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과 함께 지역사회 화학물질 알권리 법·조례 제정 운동에 함께 했다. 2015년부터는 민변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노동자 알권리법 알권리법 연구사업을 벌였다. 고용노동부가 보관하고 있는 사업장 안전보건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알권리법 연구사업의 성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나왔고, 201510월과 201611월 두 차례에 걸쳐 발의되었다.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주요 성과로 201710월 선고된 서울고법 판결이 나왔는데, 이 판결은 삼성반도체 공장 특별감독 보고서안전보건진단 보고서의 공개를 명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20171<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청구 처리 지침>을 마련했는데, 동 지침은 공공기관에서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보유·관리하는 안전보건자료 등에 관하여 국민이 정보공개법에 근거한 공개를 청구하는 경우에 적용함을 전제로,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공개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남겨진 과제

전자산업 현장의 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시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회적 진단이 아닌 안정적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고, 공공기관과 전문가, 현장 노동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감시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사내외 협력업체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도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제도적으로 위험 사업의 외주화를 더욱 제한하고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전·건강문제에 대한 원청의 책임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

여전히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증명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는 것도 문제다. 이번 대법 판결이 그 입증 정도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재해자 입증책임 원칙이 살아있는 한 그로부터 파생되는 기본적인 문제점들은 여전히 남는다.

직업병 역학조사도 전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산보연, 직업성 폐질환 연구소 등이 시행하는 역학조사는 재해자 업무환경에 대한 자연과학적·의학적조사를 하는 것이고, 이는 업무상질판위가 내리는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규범적판단에 참고자료로 제공된다. 따라서 역학조사는 과학적 합리성을 갖출 뿐 아니라 질판위의 규범적 판단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역학조사는 어느 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상 질판위도 위원 구성부터 바뀌어야 한다. 법적·규범적 판단을 하는 자리에 자연과학·의학 전문가가 많이 참여하는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한 반도체 직업병 판결의 주요 내용, 특히 최근 대법 판결 내용이 질판위의 구체적 판단원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질판위에 어떤 사람이 들어오건 법원이 정한 원칙들이 모든 사건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세세한 판단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자 알권리 투쟁에 관하여는 우선 이미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노동자 알권리법)이 무사히 통과되도록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2017. 1 <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청구 처리 지침>도 내용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안전보건진단 보고서의 경우, 동 지침이 비공개로 설정한 부분을 2017. 10.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공개하라고 명했다. 정보공개 심의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위촉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전문가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는 내용이 없다. 얼핏 보기에 기술분야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안전보건, 노동자 알권리에 대한 전문성이 더 필요하다.

한편,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노동자 알권리법)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안전보건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사업장 안전보건에 관한 훨씬 더 많은 자료를 사업주가 갖고 있다. 이들 자료에 대한 알권리 보장 방안은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현실화하는 문제는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과 그에 따른 활동에 긴밀하게 맞물려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집1. 반올림 10년, 현장의 변화와 과제 / 2017.12

반올림 10년, 현장의 변화와 과제


공유정옥 회원, 반올림 활동가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에 눈뜨게 된 10년 

2007년 11월 반올림을 시작할 당시 한국 사회는 반도체 산업 안전보건에 관하여 관심과 지식이 거의 없었다. 반올림이 초기부터 산재신청을 통해 피해자의 존재를 공식화하여 단지 개인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진상 규명과 예방대책을 촉구해왔다. 그에 대한 반향으로 10년 동안 여러 연구·조사가 진행되었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화학물질사용 실태를 조사하거나 암 발생 양상, 작업환경유해요인 등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기업들은 정부의 권고나 명령에 따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자문 및 점검을 받기도 했고, 여론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인 조사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많아졌다. 

반도체 제조에 1천 종 이상의 화학물질 성분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중 4분의 1은 CMR(발암성, 변이원성, 생식독성) 물질임이 알려졌다. 약 40%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일부 성분을 모르는 채 사용 중이며, 노출평가도 극히 일부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반도체 공정의 특성 때문에 단시간 고농도 노출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부산물로 발암물질이 생기며, 여러 공정의 공기 혼합 때문에 직접 취급하지 않는 화학물질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반도체 산업 현장의 안전보건관리 실태도 여러 번에 걸쳐 진단을 받았다. 2009년 반도체 3사 사업장 위험성 평가 자문(서울대학교), 2010년 삼성전자 반도체 노출평가와 노출재구성평가(인바이론), 2013년 불산누출사고를 계기로 진행된 삼성반도체 종합진단(안전보건공단), 2014년 한겨레신문 보도를 계기로 시작된 SK하이닉스 산업보건관리 평가(산업보건검증위원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산업보건관리 평가는 화학물질 관리와 작업환경측정, 노출평가 등 각 부문에서 127개의 개선 과제를 도출했고, 회사는 이를 100%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의 경우 2010년 인바이론을 고용하여 수행한 자체 평가에서는 작업환경이 매우 잘 관리되고 있어 개선할 지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2013년 안전보건공단이 수행한 평가에서 따르면 안전보건관리가 ‘통제 중심’이고 ‘형식적’이며 ‘전문성’이 부족하여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지경이었다.


들리지 않는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

안전보건관리가 성공하려면 사업주나 전문가의노력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에서는 노동조합이 산업보건 검증위원회와 그 후속 활동에 참여 중이다. 다만 현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자신이 체감하는 문제들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회사가 줄 불이익이 두렵거나, 말해봤자 회사가 해결하지 않을거라는 예상 때문이다. 사실 최근 SK하이닉스 노동자들이 이런 고충 상담과 제보를 해오는 것은 긍정적인 면도 있다.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들의 관심과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삼성이다.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은 한,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는 현직 노동자들은 공장 이야기를 바깥에서 하지 않는다.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경로는 회사가 만든 선전 영상 <반도체 백혈병 논란의 오해와 진실>이다. 영상 속 노동자들은 ‘15년 동안 근무한 사업장인데 무슨 문제가 있었다면 벌써 있지 않겠나’, ‘한 번도 위험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라 말한다. 삼성에 노동조합이 없어 노동자들이 안전보건관리 의사결정 및 실행에 참여할 경로가 부족하다는 걱정에 더하여, 일방적인 선전의 영향으로 기업이 조장하는 안전불감증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사회적 소통 시작과 실패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 문제에 대하여 사회 구성원들을 향해 입장을 밝힌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업무환경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부정(否定, denial)’ 전략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아직 모른다’는 정도의 조심스러운 부정으로 임하는 데 비하여 삼성전자는 직업병 문제 제기가 ‘호도’이며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훨씬 공세적으로 대처해왔다. 삼성은 부정의 ‘과학적’ 근거를 스스로 생산하기 위해 청부과학자들을 고용하여 연구결과를 생산하기도 했고(2010년 인바이론 연구). 다른 기관들이 수행한 조사 결과를 호도하기까지 했다. 삼성은 자사 블로그에 2008년 이후 고용노동부 및 산하기관이나 서울대학교 등이 수행했던 각종 연구를 열거한 뒤 ‘이와 같은 다양한 과학적 검증 결과’ ‘회사에서 근무환경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고 요약하고 있다. 사실 이 조사연구들은 삼성전자의 화학물질관리가 부실하다거나 실제 작업 중 화학물질 노출이 빈번하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공장 안에서 발암물질이 측정되고 공정 부산물로 벤젠이 발생하고 있으니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는 내용이었다.

삼성은 직업병 위험이 없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로, 반도체 산업의 암 발병률이 한국 평균보다 낮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취업 인구의 건강 상태를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하면 대개 전자의 건강이 더 좋은 것으로 나오는 ‘건강 노동자 효과’의 전형적인 사례일 뿐이며, 반도체 산업이 안전하다는 증거로 사용될 수 없는 자료다.

또한, 삼성은 ‘반올림은 피해자가 2백 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계시지만 한 번도 구체적 명단을 공개한 바 없다’면서 피해자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하고, ‘삼성이 죽음의 사업장이라면서 왜 본인의 자녀들이 계속 근무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가’라며 삼성에 자녀를 입사시킨 부모들이나 건강피해를 걱정하면서도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2016년 1월 ‘아시아 미국 언론인 연합’ 토론회).

결국, 지난 10년 동안 삼성이 보여준 것은 책임의 부정, 문제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 피해자 비난 일색에 허위 주장까지 동원하는 일방적 선전(propaganda)이었지 사회적 소통이라 보긴 어렵다.


남은 과제

첫째, 반도체 작업환경이나 노동자 건강에 관련된 조사연구의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노동자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정보들이므로 전적인 공개를 기본원칙으로 삼고, 기업의 영업비밀은 정말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여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둘째, 대기업 사내 협력업체를 넘어 부품이나 폐기물 처리 등 생산 시스템에 종속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외 협력업체들 대한 조사와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유해위험성이 이전되지 못하도록 하고, 이미 이전된 문제들에 대해 원청이 책임 있게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기업들의 사회적 대화와 소통 실패에 대해서는 기업 내부의 각성과 변화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의 무력함이나 이런 일들을 대수롭지 않게 수용하는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 해왔다. 비판과 감시의 주체들이 더 많아지고 더 단단하게 뭉칠 필요가 있다.

넷째, 노동자의 단결권, 내부고발과 보호받을 권리, 위험작업 회피 및 중지권 등을 실현하기 위한 현장 노동자들의 운동이 더욱 진전되어야 한다.

[청원] 삼성 이재용을 엄중 처벌하여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 사건의 본질이다”


이재용과 공범들의 범죄에 대한 1심 재판부의 규정은 명확했지만, 선고된 형량은 초라했습니다. 이재용에겐 구형의 절반도 안 되는 5년 형이, 최지성과 장충기에게는 고작 4년이 선고됐습니다.


1심 판결은 대법 판례를 왜곡하여 뇌물액수를 줄였고, 여러 형량 가중 요인들을 무시하였습니다. 반면 수동적 뇌물이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감경 요소를 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해당하는 금액 절반을 무죄로 판단하여 이재용이 엄벌을 피해갈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수백 억 뇌물을 주고 수 조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뇌물 범죄,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에까지 손을 댄 이재용의 범죄행위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지난 겨울 촛불은 잘 보여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재용이 엄중 처벌되기를 국민들이 바란 것은 국정농단범죄에 대한 분노 때문만은 아닙니다.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사유화한 점, 정부와 법조인, 언론과 학계를 돈과 권력으로 관리하며 온 나라를 혼탁한 삼성공화국으로 만들어 온 점,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부정하고 불법도급과 외주화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해온 점, 삼성직업병 문제를 덮고 피해자들을 외면해 온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1심 판결은 국민들의 바람을 저버린 것이었습니다. 이제 법 정의를 바로세울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항소심 재판부에 주어졌습니다. 1700만 촛불이 한 목소리로 엄중처벌을 요구했던 뜻을 재판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재용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 정의를 바로세울 수 없습니다.


이재용을 엄중 처벌해 주십시오.


* 아래 주소로 들어가서 이재용 항소심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고맙습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BDYbO2fwFOpVSo4TeVFEGwYs7gz6uY50Zff-eErX4AzpjgA/viewform

<일터> 통권 166호 / 2017.12


[ 목 차 ]

○ 노동안전 건강뉴스


○ 지금 지역에서는 
모든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 STOP을 외치다! / 나래 상임활동가 

○ 안전보건동향 
영국,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10가지 설계 측면 개선방안 내놓아 / 선전위원회 

○ 안전과 건강 칼럼
청소년이 안전하게 일 하는 사회 / 최민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현장의 목소리 
현장 노동자 의견이 반영된 작업중지권 해제? / 중대재해예방과작업중지권실현을위한당장멈춰상황실 

○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영원히 기억될 프로젝트 남기고 싶어요 - 홍보대행사 AE 김서영 님 인터뷰 / 재현 선전위원장 

○ 연구리포트 
일자리 창출? 어떤 일자리 창출? - 공공·운수부문 교대제 개선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창출 방안 연구 / 최민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사진으로 보는 세상 

○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노동자 건강 관련 ILO 협약을 살펴보기에 앞서 / 콜라비 선전위원 

○ 특집 
1. 반올림 10년, 현장의 변화와 과제 / 공유정옥 회원, 반올림 활동가 

2. 반올림 10년, 정부·법 제도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 / 임자운 반올림 활동가 

3. 반올림과 노동안전보건운동 /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4. 반올림 10년을 돌아보고, 10년을 꿈꾸다 / 랄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드가의 발레, 아니 빨래하는 여인을 보았나요 / 김지원 후원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 노동시간에세이 
일본의 과로자살 다시보기 /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기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4) / 정경희 선전위원,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물리치료사 

○ 발칙X건강한 책방 
질병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과 답
-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읽고 / 김지나 노무사, 후원회원  

○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시멘트벽돌 생산공장에서 40년, 그리고 폐암 /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슬픔과 희망을 확인했던 지난 달 / 재현 선전위원장 

○ 이러쿵 저러쿵 
달인이 필요없는 사회 / 김규연 회원, 직업환경의 전공의 

○ 문화읽기 
슬프고 좋은 일 - <결국 사람을 위하여>를 읽고 / 정글 회원


[기자회견] 장시간 노동, 과로사 근절을 위한 안전보건시민단체부문 기자회견


■ 기자회견문

노동시간 특례로 죽어가는 노동자, 시민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

국회는 여야가 이미 합의했던 노동시간 특례 59조를 폐기하라!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국회가 제대로 된 국민보호법을 만들도록 지속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고 있다. 지난 11월 15일의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이후 안전보건부문, 종교계부문, 청년부문, 법조인부문, 노동부문 등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제 조직의 부문별 릴레이 기자회견이 그것이다. 공동대책위원회의 노동안전보건부문 시민사회단체들은 총취업자의 50%가 일하고 있는 노동시간 특례업종의 조속하고 무차별한 폐기를 주장한다.

매년 310명이 넘는 노동자가 과로사로 죽고, 매년 550명 이상의 노동자가 과로로 인한 자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사회에서 어떤 노동자도 안전할 수 없지만 합법적으로 죽을 수 있는 이들 특례업종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2017년 현재에 와서도 좌시한다는 것은 범죄행위로 인식한다.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7월31일 법안심사소위에서는 26개 업종에서 16개 업종을 제외하고 10개 업종도 이후 추가 현황조사를 통해 폐기를 적극 검토하는 듯하더니 8월, 9월 국회에서는 아예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반대 속에 특례폐지 법안이 표류하면서 노동자, 시민의 죽음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국정감사 중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2016년 특례업종 종사자의 과로사는 487건으로 매달 3.6명의 특례업종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했다. 또한, 산재로 인정받은 노동자 (459명 승인 기준)의 28.1%가 특례업종 노동자로 드러났고, 버스, 택시 등 육상운송업은 3년간 134건의 과로사 산재신청에 35건이 인정받아. 업종별 과로사망 만인률이 다른 업종보다 3배가 많다. 그러나, 산재통계는 16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집배 노동자를 비롯하여 산재보험이 아닌 다른 연금 통계는 제외된 것이어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아니라 故 이 한빛 피디를 비롯하여 방송, 영화를 비롯한 전 산업에서 과로자살의 문제는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노동자만 죽어나가는 것이 아니다. 지난 7월 졸음운전으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9월에는 택시사고로 2명의 시민이 사망하고 11월에는 김포에서도 하루 18시간 일한 시내버스 운전기사 노동자의 졸음운전으로 등굣길 봉사활동에 나섰던 노인 2명이 치여 그중 1명이 사망했다. 사업용 교통사고 사망자중 1위인 택시는 지난 5년간 1,157명 사망으로 가장 많았고, 그중 법인택시가 735명에 달했다. 이는 1일 15시간의 장시간 노동으로 개인택시 보다 긴 장시간 노동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노동시간 특례 폐지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이틀 연속 18시간하루 18시간 일하고 월 270만원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7월 교통사고의 운전기사 노동자는 해고에 금고 3년형을 구형받았고, 김포사고 기사도 구속되었다. 노동자의 과로사망이 이어지고, 졸음운전 교통사고 등 시민안전 위협이 지속되고 있지만 노동자만 처벌받고, 장시간 노동을 구조적으로 만들었던 노동시간 특례 폐기 법안은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노동자는 스스로 죽거나 시민을 죽여야만 하는 기가 막힌 형국에 빠져있는 것이다.

안전보건시민단체부문에서는 11월 국회에서 반드시 노동시간 특례 59조를 폐기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노동시간 특례는 무분별한 규제완화로 기업이 무제한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고, 노동시간의 양극화를 불러오는 대표적인 노동적폐 악법이다. 만약 11월 국회에서도 노동시간 특례가 폐지되지 않는다면, 특례 폐기를 주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하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연달아 죽어나가는 노동자, 시민의 죽음을 방치하는 동조자가 되는 것임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7년 11월 22일

건강한노동세상, 과로사예방센터, 노동건강연대, 반올림,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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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이주노동조합 우다야 위원장 님의 발언 전문입니다. 


동지여러분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노동자 없이는 이 세상이 멈출 것입니다. 우리의 노동력 없이는 사업주들이 돈을 벌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무시하면서 우리의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돈 보다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노동자가 육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노동자도 정해진 시간에 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노동자를 기계처럼 무제한으로 일을 시켜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라는 것을 정부와 사업주들이 알아야 합니다.

한국에는 이주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역시 장시간 노동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휴일 없이 노예처럼 일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일 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한달에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2~13 시간씩 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주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월급을 받으려면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도 해야되고 장시간 일도 해야합니다. 지금까지 네팔 노동자들만해도 한국에서 136명이 사망했습니다. 그 중 39명이 원인 불명으로 죽습니다. 원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과로사인 것입니다. 다른 나라 노동자들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노동시간 특례 59조 조항이 폐지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업주들은 노동자들의 생명보다는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주에게 우리 노동자들이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제 국회가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제대로 나서야 합니다. 노동시간 특례 59조를 폐기해서 앞으로 과로사하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노안단체 기자회견 보도자료_171122.hwp

노안단체 기자회견 보도자료_171122.hwp


[기자회견] 반올림 10년,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 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반올림 10년,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 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2007년 3월 6일 스물 세 살의 황유미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젊음을 집어삼킨 것은 백혈병이란 무서운 질병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며 입사한 삼성. 먼지 없는 방, 굴뚝 없는 공장, 청정산업이란 반도체 공정은 노동자들의 건강이 아닌 반도체 칩만을 위한 공장임이 밝혀졌다. 코를 찌르는 냄새, 알 수 없는 화학물질,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안전수칙도 설명 받지 못한 채 일했다. 삼성의 무책임한 안전대책은 결국 노동자들에게 무서운 질병으로 되돌아왔다. 황유미 뿐 아니었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에서 320명의 노동자가 직업병으로 제보해왔고, 118명의 노동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노동자들은 젊은 시절을 꼬박 투병으로 보냈다. 투병의 끝은 처참했다. 아픔을 간직한 채 끝끝내 세상을 뜨거나, 후유장애로 또 다른 고통을 마주했다. 직업병의 고통은 노동자 자신 뿐 아니라 가족, 그들의 공동체가 짊어져야 할 아픔이었다. 세상을 떠난 가족을 잊지 못한 아픔에 절망해야 했고, 생활고에 어렵게 투병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직업병 피해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던 것은 자신들의 아픔을 외면한 삼성의 냉정한 민낯 때문이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를 개인의 질병이라 이야기했다. 자신들의 업무와 무관하다 했다. 시간이 지난 뒤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에서 산재가 인정되었지만 삼성은 여전히 직업병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삼성은 모든 피해노동자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나누고, 자신들의 선정기준에 맞춰 보상했다. 오래전 약속했던 재발방지대책 역시도 제대로 운영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삼성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인정과 반성보다는 어떻게든 문제를 축소시키고, 모면하려는 꼼수만 보였다. 그것이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열과 성을 다해 일한 기업, 젊음을 보낸 기업은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다.


이미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 인정받은 질병이 10가지에 이른다. 백혈병 외에도 재생불량성빈혈, 비호지킨림프종, 유방암, 뇌종양, 폐암, 난소암, 불임, 다발성신경병증, 다발성경화증 같은 질병들이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받았다. 또한 법원은 ‘노동자들의 알권리가 기업의 영업비밀보다 우선한다’며 영업비밀보다 노동자의 삶이 우선임을 판결했다. 정부기관이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제 삼성만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면 된다. 10년이 지났다. 삼성은 얼마나 더 외면할 셈인가! 삼성 직업병의 증인인 80여명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들의 죽음을 외면하자 말라! 삼성은 반올림과 대화하라!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서 외치고 있다. 이제 10년이다.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2017년 11월 20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현장의 목소리]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안전사회를 그립니다 / 2017.10·11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안전사회를 그립니다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준) 창립준비위원장 송경용 신부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우리사회에서 '안전'문제는 주로 어떻게 다뤄질까. 흔히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안전모'다. 개인에게 장비를 지급하여 스스로 사고를 대응하고, 책임지는 것.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것이 변화했다. 안전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과 머릿속에 박힌 것이다.

지난 10월30일 서울NPO지원센터에서 오는 11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준)[이하 안전넷]의 창립준비위원장 송경용 신부를 만나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안전문제와 안전넷의 설립 과정에 대해 자세히 들어 보았다.

안전넷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세월호 참사 때문이었죠. 사람들이 많이 잊어버리긴 했지만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났었어요. 서해 페리호 사건, 씨랜드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 말이죠. 참사가 근본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뿌리를 뽑아야 하는데 그걸 관(官)에만 맡기면 안 돼요. 어떻게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법과 제도, 정책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첫 번째로 사회의 패러다임을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존중하는 걸로 바꾸자고 했어요. 그동안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세상을 외쳤는데, 가장 최우선에 생명과 안전이 있다는 거죠. 두 번째는 피해자의 눈으로 사건과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예요. 사건의 피해자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2, 3차로 피해를 입거든요.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이제 지겨우니깐 덮자고 막말을 하기도 해요. 요새 늘 하는 얘기인데 산재로 상처 받는 사람들, 대형 참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몇 명인지, 어디서 살고 있는지 몰라요. 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빨리 돈 줘서 끝내자, 덮자는 식의 보상배상 논리로 보죠. 그러니 피해자의 입장, 관점에서 사건을 보고 대응 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 사회에서 안전 문제는 사회 정책이나 제도, 회사의 의무와 책임이 아닌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동안 안전문제는 개인 탓으로 돌렸어요. '너'가 부주의해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학교 갈 때 길 조심하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늘 아이에게 조심하라고만 했지 아이들이 다니는 '길'에 대해선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환경이 안전해야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인데 말이죠. 일터에서 노동자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
정사업본부가 집배 노동자들에게 무제한 연장노동을 강제한다는데, 그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어떻게 사람이 무제한 연장노동을 합니까. 기계도 아닌데요."

안전운동 의제 중 최근 논란이 되었던 문제가 핵발전소 재개입니다. 공론화위원회 재
개 결정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는데요. 공론화 과정과 결정에 대해 어떻게 보
시나요? 그리고 핵발전소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규모가 38%로 확인됐습니다. 노
동자들이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놓이면 안전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보는데요. 안전과
노동의 문제는 어떻게 연결고리를 찾아야할까요?

"사실 핵발전소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을 위협하는게 너무 많아요. 1년에 2천4백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죽어요. 자살자 역시 1년에 3만 명이 넘습니다. 너무 끔찍하죠. 누군가 브레이크를 걸고 더 이상 안 된다, 단호히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첫 번째, 노동환경 자체가 안전해야 합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똑같은 사람인데 안전해야죠. 안전 앞에서는 좌-우, 정규직-비정규직이 의미가 없어요. 우선 노동환경이 안전하냐, 안하냐 그걸 집요하게 물어봐야 해요. 두 번째는 위험의 외주화를 용납해선 안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고, 비싼 노동과 값싼 노동으로 인간을 나누는게 상품화인거죠. 인간에게 등급을 매길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 영상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제도는
물론 관행까지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안전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어떻다고 보시나요? 그리고 안전사회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준비과정에서 대선 후보들이 다 약속했었어요. 문재인 대통령도 반올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도 했죠. 의지가 많다고 봅니다. 시민 안전, 노동 문제에 있어서 기대를 갖고 있어요. 우리도 함께 노력해야겠죠."

안전넷 활동을 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이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올해 4월 광화문광장에서 한 약속식입니다. 아직 출범 전 상태였죠. 반올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세월호 가족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잘 치를 수 있었죠. 그때 대선 후보들에게 생명안전에 대한 약속을 받았고, 약속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던 행사라고 봐요. 그리고 첫 번째 이야기 마당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세월호 가족 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눴을 때 너무 의미 있었고, 크게 감동 받았어요. 그때 가슴 떨린 감동의 힘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우리가 함께 해야 하는구나.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안전넷과 신부님께서 생각하시는 안전운동의 중요한 가치가 궁금합니다.

"사회적 환경, 노동환경을 비롯해 근본적으로 정부나 기업 등 책임 있는 주체들이 안전과 생명에 대해 인식하고,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시민들도 '누가 알아서 해주겠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사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조금 더 우리 사회가 품격 있는 사회, 물신주의를 넘어서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중요한 운동인거죠."

안전넷이 11월 정식 출범하는데요. 어떤 계획과 취지에서 진행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준비 정도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노동안전보건운동을 하는 활동가와 단체들, 시민단체, 인권운동단체, 노동조합, 정당 등 개인과 조직이 연대할 수 있는 것들에 무엇이 있을까요?

"어떤 인권운동가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생명안전 운동이야말로 우리 사회 운동의 블루오션이라고요. 그동안 쪼개져서 사안별로 운동해왔어요. 근본적 질문,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릴 때도 있고, 그 사안이 너무 힘들 때도 있고, 정말 이 방향으로 모아져야 한다 하면 할수록 그랬어요. 그러다가 생명안전 문제,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근본을 되돌아보
게 된 거죠. 우리가 무엇 때문에 어디를 바라보고 운동했는지요. 때로는 싸우고 등 돌렸지만, 다시 근본에 대해 성찰하고 돌아볼 수 있었어요. 우리가 각자 20~30년간 열심히 살아왔는데 좀 더 근본적인 성찰을 하면 힘을 모을 수 있겠죠.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안전하고, 건강해야 한다는 겁니다.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 인권이 존중 받는 사회라는 말이 결국 동일해요. 하나로 힘을 합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봅니다. 어떤 이론, 조건, 이념에 관계없이 말이죠."

그렇다면 신부님이 바라시는, 안전넷이 그리는 안전사회 모습은 어떤 걸까요?

"정부든 기업이든, 시민이든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치가 모든 법, 제도, 정책에 우선순위가 되는 사회입니다. 그래서 어떤 정책과 제도를 만들 때 생명존중의 가치를 담고 있느냐, 이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위험의 외주화도 없어진다고 봐요. 시민들도 안전문제를 생명에 대한 존중, 그렇지 않으면 생명에 대한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봅니다. 얼마나 돈이 있느냐, 없느냐 그걸로 사람을 줄 세우고, 금수저, 흙수저 하면서 우리 사회의 가치가 전도 되어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시민들 사이에서 이런 운동을 통해 가치관이 바뀌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희에게 들려주시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 분이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 한 권 있어요.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존 러스킨이 쓴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라는 책입니다. 마태복음 성경에 나오는 포도원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침 9시부터 와서 일 한 노동자가 있어요. 그리고 일이 다 끝난 후 오후 4시에 온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포도 농장주가 둘에게 임금을 똑같이 줘요. 아침 9시에 온 노동자가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랬더니 농장주가 뭐라고 하냐면 '그건 자네하고 한 약속이다. 이 사람은 하루 종일 일자리를 못 구해서 헤매다왔다.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니다.' 

즉 임금은 그 사람이 몇 시간 일 했느냐를 기준으로 주는 대가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걸 초월 하는 거죠. 사람이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재충전하고, 가족과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노동에 대한 대가이고, 그것이 함께 우리가 지녀야할 의무인거죠. 뜻하는 바가 많은 책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인적자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해요. 사람을 상품화하고, 도구화 하는 용어는 주의해야 합니다. 그 말 속에 담겨 있는 생명에 대한 태도, 자본주의식 사고인거죠. 안전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부터 바뀌었으면 합니다."

※ 11월23일 목요일 저녁7시부터 프란치스코교육회관 410호에서 '생명안전시민넷' 창립식이 열릴 예정이다. 

[활동] 2017 올해의 환경책 선정결과 발표

2017 환경책큰잔치 환경책선정위원회 선정 <2017올해의 환경책>, <2017 올해의 청소년 환경책>, <2017 올해의 어린이 환경책>을 소개합니다. 올해의 환경책은 2016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출간된 도서를 대상으로 2017 환경책 선정위원회가 선정하였습니다. 올해의 환경책과 최종 후보 도서는 10월 25일부터 10월 29일까지 서울 경의선 책거리 문화산책에서 전시됩니다.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이 선정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http://eco.or.kr/2017/10/27/%ED%99%9C%EB%8F%99%EC%86%8C%EC%8B%9D-2017-%EC%98%AC%ED%95%B4%EC%9D%98-%ED%99%98%EA%B2%BD%EC%B1%85-%EC%84%A0%EC%A0%95%EA%B2%B0%EA%B3%BC-%EB%B0%9C%ED%91%9C/

[언론보도] 가을날, 삼성 직업병 농성장에서 (시사IN)

가을날, 삼성 직업병 농성장에서

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농성장이 709일 만에 대청소를 벌였다. 반올림 활동가 공유정옥씨의 공지를 보고 사람들이 찾아왔다. 덕분에 월동 준비도 마쳤다.

은유 (작가) webmaster@sisain.co.kr  2017년 10월 20일 금요일 제525호


비닐 천막을 걷어내자 두어 평 남짓 평상이 휑하니 드러난다. 이중 삼중으로 깔려 있던 돗자리 바닥 아래 플라스틱 지지대 사이엔 여름휴가철 해변처럼 쓰레기가 나뒹군다. 스티로폼 조각, 캔 음료, 빵 비닐들, 그리고 딱딱하고 거무튀튀한 고양이 똥이 발견됐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274

<일터> 통권 163호 / 2017.8




[특집] 

26 계속되는 추락 사망 재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28 배달 · 운수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현실 
30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을 막으려면 
32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36 기업이 변해야 노동자가 생명을 지킨다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삼성 반도체 LCD 다발성경화증 직업병 피해자 산재인정 받아 

8 [안전보건공향]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 전문 인력 양성했다?! 노동부 조선업종 노동자 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기업들 불러 

10 [안전과 건강 칼럼] 강화되는 폭염, 고열작업자 안전대책 시급 

12 [현장의 목소리]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우리 일터부터 좋게 만들어요 

20 [연구리포트] 게임산업 노동자 노동실태와 건강 연구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나는 용팔이로소이다  

42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44 [노동시간에세이] 과로자살의 위험을 거둬내기 위하여 

46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자]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1) 

48 [문화읽기] 어머니의 유서 

50 [발칙X건강한 책방]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52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54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한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꼼짝마! 삼성> 문화제에 함께해주세요!

<꼼짝마! 삼성> 문화제에 함께해주세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입니다. 반올림은 삼성에 “진정성 있는 사과, 배제 없는 보상, 약속한 예방대책 이행, 사회적 대화 재개”를 요구하며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두 번 여름을 노숙농성으로 나고 있습니다.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농성을 한 지 680일 다 되도록 삼성은 여전히 응답이 없습니다.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에는 등한시해온 삼성은 전 정권에 뇌물을 갖다 바치며 언론, 노동조합, 피해자 대리인까지 관리해 왔습니다. 


재판을 받는 지금도 반성은커녕 위증과 은폐로 죄값을 덜고자 하는 삼성입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1심  선고가 있는 25일 전, 이재용의 엄정 처벌을 바라는 시민들이 모여 “꼼짝마, 삼성” 문화제를 열고자 합니다. 


이재용 엄중처벌 촉구, 관리의 삼성 규탄, 삼성직업병 해결을 함께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 일시 및 장소 : 8월 24일(목) 저녁 7시, 강남역 8번 출구 반올림 농성장 앞 

- 일정 및 준비물 : 문화제 후 행진합니다. 반올림 티셔츠와 소리 나는 물품(나팔, 피리, 냄비 등을 준비해오세요! 현장에서도 반올림 티셔츠와 부채를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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