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리포트] 2017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2) / 2017.7

2017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

- 금속노조 A지회 현장조사를 중심으로


아이구 연구원


이번호 연구소 리포트는 지난 달 일터 연구리포트 A지회 설문조사 결과에 이어 현장 조사를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2015년에 연구소를 비롯한 노동안전보건 단체 활동가들은 금속노조 노안실과 ‘2016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를 본 사람도 있겠지만, 혹여 못 보신 분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을 소개한다. 보고서 발간사에서 금속노조 위원장도 강조한 것이다. ‘제대로 조사하고, 현장을 살려내고, 골병을 잡고, 제대로 치료받고, 더욱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2016년 많은 현장에서 유해요인조사를 했을 텐데, 현실은 제대로 하기 녹록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조사의 목적을 조직적으로 논의했었는지, 조사를 기관에 위탁하던 노사 공동으로 하던 노조 중심으로 하던 조사를 현장참여하에 제대로 했었는지, 조사과정을 현장의 관심과 참여를 북돋우면서 진행했었는지, 조사결과를 현장노동자에게 온전히 알렸었는지, 후속 조치인 치료와 개선 활동을 지속했었는지 등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되돌아보았으면 싶다. 지금이라도 현장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조사결과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고, 다음 유해요인조사 전까지 개선과제를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데 A지회 사례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 이어 현장노동자가 함께하는 조사

A지회는 2013년 유해요인조사를 통해 환자를 찾고 개선과제를 찾으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인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한 바 있었다. 2016년 조사에서는 기본적인 과제인 개선과제를 찾고 환자에 대한 찾아 조치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과 현장의 노동을 제대로 살피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경험과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A지회 (가)지역 8명과 (나)지역 10명의 현장노동자 한 사람당 16시간의 활동시간을 확보하여 직접 현장조사를 하였다. 이를 위해 하루 역량 강화 교육과 실습을 거쳐 현장조사준비를 하였다. 이날 교육은 근골격계 질환 및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이해, 현장조사 시트 소개와 작성방법, 현장조사 실습 등의 순으로 진행하였다.


또, 2013년에 인간공학적인 평가 중심으로 진행했던 현장조사 방법을 바꿨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신청자 현장조사 시 사용하는 시트를 재구성하여 현장의 노동 전반에 대한 실태를 있는 그대로 빠짐없이 전체 공정을 조사하였다. 처음 하는 조사방법으로 인해 조사과정이 쉽지 않았다. 실제 몸으로는 알고 있지만 글로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아 너무 어렵고, 부담 요인 뿐 아니라 작업과정을 가급적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조사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조사대상을 조합원 뿐 아니라 (가)지역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비조합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증상조사와 현장문답을 진행하였다.


녹록하지 않았지만, 현장조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현장노동자의 관심과 애씀 덕분에 현장의 부담 요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었고, 주요 개선과제에 대해 정리하여 산보위를 통해 합의할 수 있었다. 당연히 A지회의 가장 핵심적인 유해요인인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에 대한 개선을 위한 노사TFT 구성과 운영을 하자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질환 증상 호소자에 대한 문진을 진행하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조사를 시작할 때, 조사할 때, 최종 보고서 주요내용을 설명할 때, 개선과제에 대한 산보위 합의를 할 때 사업 전 과정에 조합원에게 지회 소식지 등을 통해 알렸다. 사업과정 중에 옥에 티라면, 시간이 부족해서 최종 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조사에 참여한 이들과 직접 만나서 논의를 하지 못하고 온라인상으로만 의견수렴을 하는 데 그친 아쉬움이다.


현장 조사 주요결과를 반영한 후속 조치를 지속해나가기 위해 애쓰기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주요 핵심 개선과제는 다음과 같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심야노동과 장시간노동으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 부담 요인이 가중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는 부담 요인이 같더라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노출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인한 절대적인 가중요인을 줄이고, 12시간 주야맞교대로 인한 심야노동을 연속 5일 이상 격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누적된 부담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지속해서 부담 요인이 쌓이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때문에 절대적인 부담노출 시간과 심야노동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중량물 취급 부담과 상•하단 작업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중량물 취급의 경우 만성적인 부담 요인의 측면뿐 아니라 급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특히 허리 질환으로 이어질 경우 비용과 치료기간의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이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치명적인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단 작업의 경우 가급적 바닥에서 30cm 이상부터 어깨높이 사이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차 최하단과 최상단 적재를 제한하거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유압식 대차를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연동하여 작업대의 높이 개선 및 서서 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의자 제공 역시 주목해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공정별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에 대한 개선을 구체적인 계획아래 노사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공정에서 다양한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이 있다. 예컨대, 서서 작업하는 부담과 쪼그린 자세로 작업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의자를 사용토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가장 근골격계 질환 부담이 적거나 없을 것 같은 사무직 직원의 경우도 PC 작업으로 인한 부담 요인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공정의 경우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개선을 하지 않거나 못할 경우 고스란히 작업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사업주에게는 생산성 및 품질 저하와 직원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더 많은 손실을 감당하게 된다. 안전과 보건문제에 노사가 따로 없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활동체계와 활동시간을 보장하고 일상적인 개선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소음, 조도, 온도, 분진, 사고위험 등 근골격계 질환에 직간접적 연관부담으로 작용하는 작업환경요인에 대한 개선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나)지역은 소음을 차단한 부스를 설치했지만, (가)지역의 경우 협소한 공간으로 인한 소음부스가 없어서 설비소음으로 인한 부담이 컸다. 두 지역 모두 청력보존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실시하면서, 실질적인 소음을 저감시키기 위한 개선이 절실하다. 또한, 적정 조도로 개선하고 이중 혹은 삼중조도를 개선하는 것, 온도로 인한 부담 특히 저온으로 인한 부담 가중요인을 완화하는 것, 유해화학물질 및 먼지 등으로 인한 분진 노출부담을 완화하는 것, 지게차 이동로와 작업자 통행로를 구분하는 것, 낙하와 추락 및 협착 위험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 등을 실제로 실행에 옮겨 개선할 경우 연관부담 요인을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작업환경 개선으로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을 통해 활기 넘치는 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지역의 경우 이주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부담 요인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근골격계 부담 요인 중 부담 자세의 반복 빈도와 중량물 취급 부담을 주목해서 평가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주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으로부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소위 골병으로 인한 질환과 증상으로부터 훨씬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이주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이해와 대처방안 등을 교육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현장문화를 조성하며, 아프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이주노동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 모두에게 해당한다.


A지회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통해 확인한바, 사무와 QC 업무 이외 거의 모든 작업이 업무관련성이 높거나 매우 높게 평가되었다. 낮게 평가된 업무라도 중량물 취급부담, 자세와 힘 사용으로 인한 부담, 주요상병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요인,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연관 부담 요인, 온도, 소음, 분진, 조도, 사고위험 등과 같은 작업 환경 요인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및 증상의 부담 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정별 부담 요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산업안전보건법 24조 5항과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12장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지만 실제 근골격계 질환 및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 개선을 포함한 구체적인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부담 요인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야 맞교대 장시간 노동과 상시주간근무지만 토요일 특근을 거의 매주 하다시피 하는 경우에 작업자의 부담은 훨씬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대책 역시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래서 조사 직후의 산보위에서 주요 개선과제에 대한 노사합의 뿐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과 심야노동 단축을 위한 노사 TFT를 구성 운영키로 합의한 것이다. 실제로 3년 주기의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취지를 제대로 실현해 나가기 위한 물꼬를 텄다. 이제 노동조합 차원에서 현장을 바꿔 나가면서, 일상적인 개선활동을 지속해 나갈 노동자가 되도록 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2016년 근골 조사의 의미

2013년 인력충원이라는 핵심과제와 개선을 한 것에 이어, 2016년에는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 TFT를 가동하며 도처의 유해요인을 개선하기로 하였다. A지회의 경우, 조합을 만들어 활동한지 5년여인 신생노조라면 신생노조로 그나마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현장 조합원 규모가 (가)지역은 40명 내외 (나)지역은 70명 내외로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노동조합도 A 지회처럼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했으면 싶다. 현장 상황, 현장조직력, 노사관계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이유로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다양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유해요인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물론 제대로 유해요인조사를 했거나 애쓴 노동조합이라도 개선과 의학적 조치 등 후속 조치를 일상적이고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개선과정에서 작업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선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3개월 혹은 6개월 이후 작업자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 보완해 나가는 것을 통해 실효성 있는 개선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사업을 하면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사람인 노동자다. 노동자는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하고 살아갈 권리를 누릴 주체이기도 하지만, 권리를 실제 행사하기 위해서 해야 할 개선과제를 추진할 주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동을, 현장의 모든 노동을 꼼꼼히 돌아보는 것, 그 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제대로 살피고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보기 / 2017.5

위험성 평가 사례로 보기

- 금속노조 코스파지회 사례



선전위원회



충북 음성과 경북 김천에 사업장이 있는 금속노조 코스파지회에서 이번 5월부터 위험성 평가를 진행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위험성 평가 시작을 앞두고 현장에서 어떠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면, 위험성 평가를 준비하는 다른 현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뷰는 이준국 사무장 (음성), 정승주 사무장 (김천)이 응해주었다


- 금속노조에서 위험성평가 관련해서 교육도 하고 집중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위험성 평가가 뭔지 이제 알겠는가? 만일 아직 어렵다면 어떤 부분이 어려운가?


이준국 : 교육을 통해 위험성 평가를 알게 되었고, 개념도 어떤지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내가 일하는 일터를 평가한다는 건 아직도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해보지 않은 것이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어려움도 있는 것 같다.


정승주 : 교육을 듣는 것도 중요한데, 교육보다는 실습을 해보는 게 빠르게 이해하는 것 같다. 그리고 저희 같은 경우는 전문가 단체에서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그점에 있어서 아무래도 부담을 덜 느끼게 된다. 다만 반대로 실습 없이 막연하게 교육만 진행하고 실시하게 되면 특히 시트를 작성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 우리는 이번에 어떤 위험성 평가를 해야겠다, 하고 싶다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이준국 : 우리 지회 실정에 맞는 평가를 해야겠다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일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위험성 

평가를 통해 작업자의 행동 하나 하나를 다르게 보는 눈이 생길 것 같다.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위험성을 찾아야겠다는 고민도 많이 든다.


정승주 :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모든 작업자가 같이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작업자마다 개개인의 성향도 다르고, 같은 공정이라고 해도 느끼는 위험요인, 애로상항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작업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간 회사에서 위험성평가를 진행해왔는가? 그렇다면 결과가 어떠한지를 알고 있는가? 회사 주도로 하는 게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준국 : 회사는 작업자를 배제하고 위험성 평가를 진행했다. 이전에 평가 결과도 작업 현장에 문제가 아니라 작업자의 실수로 인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보니 현장의 위험요소에 대한 개선은 없고 작업자의 안전교육 실시하라는 식의 개선사항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태도는 현장의 문제를 알면서도 비용 문제를 들며 위험 요인을 덮고, 작업자 안전 불감증만 탓하면서 현장의 문제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계속 반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정승주 : 2016년에 처음 진행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사무실 직원이나 작업자, 노동조합 집행부 모두 결과를 모르고 있다. 바로 이점이 문제인 것 같다. 작업자들의 상황, 현장 상황과 전혀 무관하게 어떤 기관이 나와서 임의대로 작성하고 결과를 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각자 생각할 때 현장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소음, 화학물질, 사고, 근골 중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준국 : 화학물질이 가장 위험할 것 같다. 최근에 화학물질과 관련해서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제대로 된 보호 장구도 지급하지 않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많이 되었는데, 우리 회사도 다르지 않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누적해서 사용해왔기 때문에 향후에라도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승주 : 사고라고 생각한다. 사고는 작업자의 생명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화학물질도 안전하다면야 모르겠지만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처럼 발암성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면 정말 위험하고 이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우기 / 2017.4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우기 5

-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 신한발브 분회 사례



김현호 부분회장



골병과 재해가 만연한 현장을 바꾸기 위해

2016년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노동현장의 안전과 조합원의 건강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개선하고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에 속한 저희 분회는 자동차 완성사의 하청사입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현장보다 열악한 환경과 심야노동,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해 드러나는 현장 재해가 50여 건으로, 다수의 조합원이 파스에 의지하거나, 물리치료를 받으며 노동하고 있습니다.


골병과 재해가 만연한 현장을 바꾸기 위해 저희 분회는 2016년 금속노조와 경기지부의 노동안전보건 사업지침에 따라 현장 위험성 평가를 실행하였습니다. 1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노사공동 위험성 평가의 실행을 제안하였고, 2015년 사측에서 진행한 위험성 평가의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 사측의 입맛에 맞게 만든 기만적인 결과에 대해 지적하였고, 제대로 된 위험성 평가를 위해 노사공동실행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사측 주도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한다.’고 읽힐 수 있는 현행 법조문과, ‘노사공동 위험성 평가’가 경기지부 집단교섭의 의제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핑계 삼아 지부 집단교섭의 합의 이후 재 논의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아쉽게도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후 산보위에서 노사공동 위험성 평가의 계획과 실행방법을 계속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노조와 지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위험성 평가의 사업목표와 실행지침에 대해 상집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시작했고, 이어 현장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 실행계획 교육설명회’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장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에, 분회 실행위원들을 중심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경기지부 노안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위험성 평가를 실습해보는 교육을 저희 현장에 유치한 경험은, 분회 실행위원들의 자신감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동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넘어야 할 장벽이라면 넘어야

마침내 경기지부 집단교섭에서, 노사 공동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행하고 실행방안은 사업장별로 합의하기로 결론이 나면서, 3분기 산보위에서 노사 공동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행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노사 동수로 실행위원을 구성하고 ‘금속노조 위험성 평가 관리시트’를 사용하여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쉽게도 조합 측 실행위원 활동시간은 합의하지 못해 조합 활동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였습니다.


노사 양측의 실행위원이 역할 분담하여 각자 관리카드를 작성하고 결과를 취합하여 최종 완성한 후, 완성된 관리카드를 현장에 게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현장개선활동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의지가 없었던 사측 실행위원들은 위험성 평가를 단 한 라인도 진행하지 않았고, 오롯이 조합 실행위원들의 노력만으로 위험성 평가 관리카드를 완성했습니다. 한 달로 예상했던 사업은 결국 3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2017년 2월, 완성된 관리카드에 준해 개선안에 대한 사측의 의견을 묻고 보완하는 작업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해보니까 참 좋더라구요! 올해는 더 내실있게!

위험성 평가 과정은 조합원들과 대면하며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문제들을 드러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위험요소와 문제들, 개선책을 확인하는 과정을 넘어, ‘안전하다’ 또는 ‘생산 여건상 불가피한 것’이라고 오랫동안 습관처럼 잘못 인식해왔던 위험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개선방향을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현장 유해위험요소의 심각성과 함께 그에 대한 책임과 개선 의무를 사측에게 다시 한번 인식시키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평가 기간에 개선 가능한 사항은 적극적으로 개선하였고, 기간과 비용이 필요한 사업은 실행 및 투자계획을 제출케 하여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심야노동’과 ‘장시간노동’을 가장 큰 유해위험요소로 확인하고 심야노동철폐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해 노사가 당장 행동해야 하는 이유를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2017년 위험성 평가 사업을 위한 의제를 1분기 산보위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올해는 반드시 분회 실행위원 활동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더욱 내실 있게 진행할 것입니다. 분회 실행위원들이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과 라인에 밀착하여, 노동자 스스로 현장의 안전과 건강권을 일구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2017년 1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위한 공문을 사측에 발송하면서, 더 안전하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꿈꿔봅니다

특집 2. 활동이 취약한 지회 역량 강화에 힘쓴다! /2017.2

활동이 취약한 지회 역량 강화에 힘쓴다!

- 금속노조 나현선 노동안전보건국장 인터뷰

 


선전위원회



민주노총 산별 가운데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앞서고 있고 그로 인해 가장 많은 요구를 받기도 하는 금속노조 나현선 노동안전보건국장을 만났다. 지난 한해를 어떻게 평가하고 올해 어떠한 목표를 고민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작년 한 해 금속노조의 노동안전보건 활동 주요 요구와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금속노조는 늘 대체로 산재보상, 산안법 관련 투쟁을 하면서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산재보상 관련해서 작년엔 서울 질병판정위원회 (이하 질판위) 최선길 위원장 퇴진 투쟁을 벌였다. 전국에 있는 질판위 가운데 서울 질판위가 가장 중요하고 많은 사안을 다루고 있는데 불승인율이 워낙 높았다. 그 이유를 확인해보니 최선길 서울질판위 위원장의 제왕적인 회의 운영과 산재노동자에 대한 근거 없는 판단이 문제가 되면서 투쟁을 결의했다. 그런데 당시 노동조합에 고민이 많았다. 그때만 해도 정세가 우리에게 긍정적이지 않았고, 공공기관 장을 퇴진시킨다는 것 자체가 워낙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의 농성투쟁을 지나면서 양우권, 한광호 열사 산재인정 투쟁도 함께 진행하고, 더 많은 금속노조 동지들이 연대해서 큰 힘이 되었다. 근로복지공단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인지했고, 최선길 위원장은 농성으로 인해서 압박을 받으니까 그동안 있었던 산재불승인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물러나게 되었다.”

 

최선길 위원장 사퇴만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력 확대에도 힘이 되었는가?

“치열한 투쟁을 거치면서 간부들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사실 지금 지역 지부 상황이 사람이 없어서 한 사람이 3, 4개씩 직책을 맡는 상황이다. 그러니 노동안전보건은 담당자가 없는 곳도 있었는데 작년에 투쟁하면서 간부들이 제대로 서고 노동안전보건 주체가 있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조직에서 결정한 것을 이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지역지부에 노안 담당자들이 조직되고 역량도 조금씩 강화되고 있다.”

 

위험성 평가와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관련해서도 주요하게 활동했다고 알고 있다. 진행 경과가 어떠했나?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이하 근골)가 3년에 한 번 돌아오는 해라 한노보연을 비롯해 노동안전보건단체들과 함께 TFT도 꾸리면서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작년 1년 동안 근골 사업하고 나서 뭔가 나아졌다고 평가를 하기에 부족한 것 같다. 위험성 평가의 경우 사실 생소한 제도라서 그런지 산별 가운데 금속노조만 주요하게 대응하고자 했다. 우리 입장에선 노동안전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위험성 평가만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 이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려고 했다. 그래서 안전보건공단 평가기준이 아닌 현장 실태를 반영한 금속노조만의 평가 틀을 만들고, 노동안전실 차원의 사업이 아니라 금속노조 차원에서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자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사업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근골과 위험성 평가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노조 차원에서 사업을 결정하고 지침을 내려도 현장으로 흩어지면 임단협이나,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힘 있게 추진되지 못하더라. 반대로 담당자가 있는 현장은 이게 오롯이 혼자 감당하게 되었다. 이게 아이러니 한 게 노동안전 활동을 위해 현장에 어떻게든 담당자를 세우려고 하는데 담당자가 있으면 늘 혼자 일을 맡게 되는 거다. 애초에 근골이나 위험성평가가 현장의 조직력을 키우고 노동조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인데 그 취지와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고용노동부가 제도 정착이 안 되니까 위험성평가를 1년에 1회가 아니라 3년에 1회 하도록 개악을 시도해서 발 빠르게 대응해서 막아내기도 했다. 반면에 긍정적인 부분은 금속에서 만든 평가 기준으로 위험성평가를 진행했던 사업장에서 처음엔 이걸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다가, 사업 마치고 나서 비록 100점은 아니겠지만 할 수 있다는 굉장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올해 노동조합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

“위험성 평가는 계속 힘 있게 추진하려고 한다. 올해는 대선, 노동조합 선거가 있어서 적당히 넘어가야지 생각할 수 있는데 위험성 평가는 매년 해야 하는 거니까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고 이 제도가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그리고 취약지회나 신규지회 노안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에 힘을 쏟으려고 한다. 특히 신규지회들에서 교육에 대한 요청 등이 있어서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 할 예정이다. 또 지금 상황은 신규지회가 생기면 임금이나 고용안정 등에 대한 고민을 제일 많이 하는데 저는 안전보건 활동이 노동조합 조직화에 주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작년에 각 지회별로 근골 증상 설문은 취합한 적이 있다. 조만간에 분석을 마쳐서, 후속 대응도 준비해야 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많은 사람들이 금속노조에 바라는 것도 기대도 많은데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나현선 국장은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한 과정에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단체들과 함께 연대해서 부족함을 함께 메우면 좋겠다고 했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기 (1) /2016.12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기 (1)

- 기획 및 준비과정을 중심으로



아이구 상임활동가

 

위험성 평가를 현장에서 제대로 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평가사업 전 과 정을 1. 기획 및 준비 과정 2. 실제 조사 및 정리과정 3. 실태 파악과 요구안 정리 및 개선 제언 등의 순으로 3 차례에 걸쳐 정리합니다. 더 안전하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위험성 평가를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

 

현장을, 노동자를, 안전보건활동을 바꿀 위험성 평가

고용노동부가 위험성 평가를 주도적으로 제도화한 이유는 명백합니다. 일터 곳곳에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 해하는 수없이 많은 유해하고 위험한 요인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발생한 산 재에 대한 처리도 제대로 해야 하지만, 사후처리보다는 사고나 업무상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제대로 방지하 고자 만든 제도입니다. 위험성 평가는 일터의 모든 유해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고 없애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국금속노조도 2015년 중앙교섭에서 위험성 평가를 노사동수로 구성해서 현장의 유해 위험요인을 제대로 찾아 개선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위험성 평가는 활동 아니 운동입니다. 사측 주도 혹은 안전보건 담당자 중심으로 진행했던 현장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바꿀 수 있는 사업입니다. 실효성 없이 관행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어왔던 노동안전보건 활동 을 바꿀 수 있는 사업입니다. 일터에서 일하는 이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모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사업입니다. 노동자 스스로 자신과 동료들의 노동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살피고 개선해서, 더 편하고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게 일할 현장을 만들기 위한 근거를 찾고 개선해 나가는 또 다른 경험을 만드는 운동입니다.

 

관건은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하느냐

사업의 목표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래야 준비과정에서 노·사간 쟁점에 대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 200명 규모의 A 사업장 경우 위험성 평가를 위한 기획안에 대한 사전논의를 2개월가량 진행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사업이기 때문에 우선 기본적인 위험성 평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야 노동조합 스스로 사업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고, 회사와 위험성 평가 사업 관련 합의의 근거를 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개월 가량 기획안을 만들어 수정 보완 논의를 거듭하면서, 한편으로는 회사와 실무교섭을 진행했습니다. A 사업장에서 노사가 평가사업의 목표, 평가도구, 조사 방법 등에 합의하는 것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법적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 있는 위험성 평가에 대한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비용문제, 활동시간 할애 문제, 조사 도구와 기준에 대한 문제, 현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문제 등에 부담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실무교섭과정에서 고용노동부 고시(사업장 위험성 평가에 관한 지침 제2014-48호)에 규정한 법적 기준과 전국금속노조 중앙 산별교섭 합의 내용을 근거로 실무교섭을 진행했습니다.

 

실무교섭 시 원칙으로 삼은 것은 첫째,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조사한다. 둘째, 조사과정에서 전문기관을 노사가 추천하여 결정하되, 현장노동자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한다. 셋째, 현장의 모든 유해위험 요인을 제대로 조사하여 이후 개선사업을 지속해 나갈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에서 제안한 조사방법과 시트를 활용한다. 넷째, 구체적인 사업목표로 근골격계 질환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노사합의하에 시행하고, 현장의 사고위험, 유해화학물질, 소음 등을 제대로 조사하여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추후엔 주요하게 노사가 합의 해야 할 근무형태개선 사업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도록 하자는 목표 아래,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노사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를 통해 주요하게 합의한 내용은 기관선정을 노동조합이 추천한 기관으로 하고 기관에서 제안한 위험성 평가 시트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전임인 노안 부장과 임단협 시기 활동시간 확보가 가능한 부지회장 2명 등 3명 이외에 추가로 3명의 현장조사 위원들이 1인당 80시간씩 현장조사에 필요한 활동시간을 보장하며, 조합원 교육으로 위험성 평가에 대한 이해와 평가 사업에 대한 교육, 평가 주요 내용에 대한 중간보고 형식의 교육, 최종보고서 중 개선과제를 중심으로 한 교육 등 3차례를 하기로 했습니다.

 

실무교섭 및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최종 합의하는 과정 동안 동시에 현장에서 실시했던 노동안전보건관련 활동자료를 모아서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했던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보고서, 이전 작업환경측정자료,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유해화학물질자료, 사고 및 업무상 재해 통계 자료, 노동시간과 작업량 자료, 근무형태개선을 위한 조사보고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후 조사과정과 개선과제 정리 시 참조했습니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활력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이제 노동조합과 연구진들이 논의를 통해 세운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동자와 일터를 위험하게 하는 유해위험요인을 제대로 찾아 개선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시작합니다.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2016.8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더 많은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허하라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당장멈춰 팀은 작업중지권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현장 활동가 인터뷰, 단체협약 연구, 작업중지 투쟁 사례 사회화 등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어느 일터, 어느 노동자에게나 꼭 필요한 작업중지권이지만, 이전의 활용 경험이 있고 실제로 작업중지권 행사를 두고 노·사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금속 노동자들과의 소통이 많았다. 그 동안의 활동의 성과를 모아 <금속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이렇게 쓰자 매뉴얼>을 준비했다. 매뉴얼을 정식으로 출간하기 전, 1차로 완성된 내용을 가지고 권역별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매뉴얼과 작업중지권 관련 과제에 대한 현장 활동가들의 의견을 담고, 토론의 결과물로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첫 번째로 경기와 인천 지역 간담회 토론 내용을 싣는다.


경기지역 간담회

경기 지역 간담회는 두 번 진행했다. 한 차례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안위 회의에 앞서 지부 소속 지회 노안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로 진행됐다. 다양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업중지권이 있기도, 없기도 한 우리 현장 이야기

한 지회에서는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사용되지도 않아 안타까웠던 사례를 들었다. 작업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손가락을 다쳐, 피가 철철 났는데도, 조합원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 긴 시간 휴업을 해야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업중지도 되지 않고, 노동조합에 사고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곁의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같은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도 동료의 부상을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뒤 조합에서는, 최소한 누군가 다친 경우에는 작업을 멈추고, 사고를 전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 때는 작업을 멈추자고 토론했다고 한다.


노동조합의 대응도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사업장에서는 작업 중 환기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냄새가 심하게 났고, 도저히 일을 못 하겠다는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회사에서는 내려와서 상황을 보고도 기계를 계속 가동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대의원 한 명이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모두 나가도록 하고, 혼자 대걸레를 들고 현장에 남아 기계 가동을 막았다. 결국 작업중지 상태에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이후 회사는 이 대의원을 징계했다. 그러나 당시 노동조합은 이런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적극 알리고 분노를 모아내거나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다. 회사와의 협상으로 해당 대의원의 징계는 막아냈지만, 이 사업장에서 그 후 작업중지는 마치 조합이나 동료 노동자에게 폐를 끼치는 일처럼 돼 버렸다.


이렇게 서로 다른 조건이지만, 여러 지회에서 함께 해볼만한 활동이 몇 가지 제안됐다. 조합원이나 지회 간부 노동안전보건 교육에 작업중지권 내용 넣기, 각 지회의 단체협약 돌아보고 개정해서 산업안전보건법 26조보다 나은 단협 만들기 등을 함께 해보자는 토론으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알바 노동자, 건설 노동자에게도 필요하다

7월 5일에는 경기지역 다양한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따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외에도 건설노조나 알바노조 활동가,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 활동가,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활동가들의 요구 중 하나는 작업중지권이 ‘금속노동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이라는 책 제목에서 ‘금속 노동자를 위한’이라는 말을 빼면 안되느냐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에서 잠깐 동안의 작업중지도 생산 손실을 크게 가져와 사측과의 대립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금속 사업장에서는, 사업주 못지않게 노동자들도 작업중지권 활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에 비해 건설이나 서비스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위험 작업 거부를 덜 어렵게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건설 현장에서는, 선배 노동자들의 판단에 따라 ‘이런 식으로 나오면 오늘 작업 안 해’하는 식의 작업 중지나 거부가 일상적이기도 하다.


대신 이 때의 난점은, 이들 노동자들에게는 ‘작업중지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속 제조업 사업장 이외의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해서는 작업중지, 위험작업 거부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고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좀 더 친밀한 서비스 노동자들의 위험 작업을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알바 노조의 패스트푸드 조합원들과 함께, 최소한, 비나 눈이 와서 배달이 어려울 때는, 15분 배달제를 거부하는 등의 활동을 조직해볼 수 있겠다. 초스피드로 햄버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햄버거 만드는 전 과정을 영상으로 찍고 ‘위험한 햄버거’를 사회적으로 알려내면서, 거부 투쟁을 조직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전화 끊을 권리도 대표적인 작업중지권이다. 몇 년 전만해도 상담사가 먼저 전화를 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가 제도화되었다.


하루 16시간 운전을 요구받는 운전 노동자가 적정노동시간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이루기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이미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수년 전부터 이런 구호를 걸고 투쟁해왔다. 유럽과 북미 대부분의 운전 노동자들은 하루 9시간이나 10시간 이상의 운전은 거부하고 있다. 다양한 노동을 하는 여러 노동자들이, 아주 다양한 형태의 노동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신나게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 이후 당장멈춰 팀의 과제이기도 하다.


인천지역 간담회

인천지역 간담회 사진


인천지역 간담회는 7월 19일 금속노조 인천지역공동운영위원회와 인천지역 노동안전보건단체인 건강한 노동세상,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 주최로 열었다. 금속노조 노안실, 금속 인천지부 소속 여러 지회 활동가들과 한국지엠지부 및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건강한노동세상과 이주인권센터도 함께 참여했다.


노동조합 없는 곳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토론 과정에서 비정규직이나 노동조합 없는 곳의 노동자들에게 도움 될 내용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돼서 작업을 중지했는데 회사에서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 이후 법적인 투쟁 등의 대응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의 지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안전문제로 작업을 중지했을 때 불이익을 받으면 안되는데, 이 불이익이라는 게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지, 어떤 처우를 받으면 안 되는 거고, 만일 불이익한 처우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거나 보고 배울만한 사례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주인권센터 활동가의 지적이었는데,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잘 모르는 해외에 있다는 점 자체, 또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는 등 불리한 사정이 내국인 노동자보다 더 많아 작업중지권 사용을 두려워할 수 있겠다는 우려였다.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 노동자도 멈출 수 있도록 건강한 노동세상 전지인 활동가는 이렇게 작업중지권을 쓰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조합도 있고, 고용도 보장된 조직 노동자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혹은 그때 그때 현장에서의 힘겨루기를 통해 안전할 권리, 멈출 권리를 지켜갈 수 있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은 그럴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에 법 개정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법 개정 과정에서 현재 나와 있는 근로감독관의 지침 내용이 잘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매뉴얼에는 근로감독관의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업무처리 지침 중 작업중지 대상작업 선정기준이 실려 있다. 그 중에는 추락・붕괴・충돌・전도재해를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안전조치가 안된 화학설비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화재・폭발・유독물 누출 등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전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전기설비 또는 전기취급작업 등 최근에 발생한 대형 산재를 저

절로 떠올리게 할 만한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 개선시설 미설치 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허용・노출기준 초과 작업, 산안법령에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을 미준수한 경우도 포함된다.


올해 초 핸드폰 제조 하청 업체에서 발생했던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실명 사고도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항의할 수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각각의 사업장을 근로감독관이 항상 살피고 감독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발견하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제 사고를 막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사례다. 최소한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를 시킬 수 있는 범위는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했을 때 모두 보호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작업중지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때 대피시키지 않는 사업주를 고발하자

현재의 법이 한계가 많지만, 그래도 이를 활용하는 행동이 제안되기도 했다. 작업중지를 제 때 시키지않는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하는 활동을 통해서도, 거꾸로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업주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역에 있는 H 사업장의 경우, 작업장 안에서 화재가 났는데도, 한쪽에서는 일을 계속 시킨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조합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진화하는데도, 대피를 시키기는커녕 작업을 지속하라는 독려를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찍은 동영상에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이런 경우, 이 정신 나간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지 않을까? 26조 1항(위험 상황에서 노동자를 대피시킬 의무)을 위반한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벌칙 중 두 번째로 강한 벌칙이다.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을!

매뉴얼과 함께 활동가나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 사례를 제안하는 운동이 함께 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업장에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상황에 작업중지권 스티커 붙이기를 제안하면서, 스티커를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활동은 어떨까? 개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위험상황이라고 생각되면 누구든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연락할 수 있는 노동조합 내 핫라인 설치하고 그 핫라인 담당자는 단체협약으로 보호하는 활동도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남동공단 지역에서 발생한 위험 상황, 작업 중지가 필요할 것 같은 상황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지역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해봄직한 일일 것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노동부의 위험상황 신고전화인데, 근로감독관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워낙 높다. 지역의 노동조합 상급단체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활동단위에서 먼저 ‘위험상황 핫라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여기서 노동부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활용해서 함께 대응할 수 있다면,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단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일상적으로 사고나 위험에 대해 기록을 잘 남기는 것도 중요한 활동으로 제안됐다. 일상적인 위험이나 사고, 아차사고에 대해 매일 일지를 적어두는 것은 작업 중지의 불가피성과 합리성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직업 중지를 한 경우에도, 사고 순간부터 사측의 최초 반응, 이후 대응, 노·사간 협의 과정과 결과 등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잘 남기면, 이 역시 작업 중지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소 리포트]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보고서 (1) /2016.7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보고서 (1)

군인같은한국지엠 노동강도, 이제 바꾸자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연구진

 


우리나라에서는 최고다. 저는 자신있게 말하는게, 우리 한국에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회사 중에 최고의 노동강도가 센 데가 한국지엠.”

국내 최고? 도요타와 맞먹는? 현대기아가 선두권에 있는데 거기랑 비교해도 저희가 월등히 높고 급여는 짜고 이런 거.”

한국지엠의 노동강도는 뭐라고 해야 할까? 군인이다?”

 

이번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면접 과정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이야기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노동안전보건실 특별사업으로 연구소와 함께 노동강도 평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국내 완성차 사업장 중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것 같은 노동강도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이 노동강도가 얼마나 세다고 말해야할지, 적정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적당한 노동강도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공론화하여 얘기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하여 이번 노동강도 평가 사업은 한국지엠에서 노동강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강화되어왔는지 밝히고,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노동강도 문제를 가시화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 한국지엠의 생산과 조합원의 노동 시간을 규율하는, RSTS를 기반으로 한 GMS를 제대로 보고 맞설 노동자의 기준을 찾아보고, 앞으로 회사와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M/H위원회 활동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자 했다.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부평 1담당 조합원을 중심으로 조사했으며, 가능하면 현장 조합원이 직접 조사에 참여하여 노동강도 저하와 현장을 개선하는데 조합원들이 함께 움직여보는 경험을 만들어 보고 자 애썼다.

 

노동강도 평가 연구, 이렇게 진행했다

연구진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책임연구자 :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노동안전보건실(노안실장, 건강부장)로 구성.

설문조사 : 주관적 피로도, 근골격계증상, 손상 경험, 노동 강도 강화 원인 등의 내용으로, 부평 1담당과 엔진생산, TA 생산, 프레스 부서 총 1,115 명의 설문 응답 분석.

심층면접 : 부서와 연령을 고려하여 총 13명 조합원 실시.

생체지표 측정 : 29명 조합원의 2주간 신체활동량과 작업 시 심장박동수 측정. 8171 시간의 정보를 모아 분석.

보건자료 추세 분석 : 2010~2015년 병가 자료 및 2006~2015년 사망 자료 분석하여 병가 및 사망의 주요 원인 분석,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 분석.

표준작업서 실사 : 실행위원 10명과 연구진 2, 노안실 2명으로 실사단 구성. 529개 공정의 표준작업서와 이에 대한 현장 작업자 평가.

 

국내 평균보다 높은 피로도

군인같다고 느끼는 높은 노동강도의 직접적인 결과는 먼저, 높은 피로도와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으로 나타났다. 9문항짜리 피로도 설문(FSS)을 통해 본 한국지엠 조합원들의 평균 피로 점수는 3.47점으로, 건강한 성인 평균 2.19 점보다 월등히 높았다.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교대 근무를 하는 국내 중년 남성 생산직 노동자 평균 점수 3,42 점보다도 높은 점수였다. 다섯 명 중 한 명(22.9%)은 만성질환 환자들과 비슷한 고도피로군에 속해 이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일과가 끝난 뒤, 육체적으로 지치는 것이 종종 있거나, 항상 그렇다는 응답이 45%에 달했고,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이 종종 있거나 항상 그렇다는 응답도 36%에 달해 피로도가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4명 중 3명은 근골격계 증상자 

근골격계질환 실태도 심각했다. 지난 1년간 신체 어디든 한군데 이상, 근골격계 증상을 경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조사자의 72.9%4명 중 3명이 증상을 경험한 셈이다. 부위별로는, 어깨 증상이 56.2%로 가장 많고, 등과 허리 증상이 54.5%, 손과 손목 증상 경험자가 50.7%로 나타났다. 특히, 세 명중 한 명(29.7%)은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심한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어떤 형태든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조립부 샤시부서에서는 심한 통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비율이 절반이 넘었다 (56.1%). 3년에 한 번씩 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를 하고,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평균 연령이 더 높은 금속노조 타 사업장보다 환자로 의심되는 조합원의 비율이 더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절반에 해당하는 조합원(44%)들이 근골격계질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전반적인 작업강도 줄이기를 꼽았다. ‘현장 개선을 위한 조합의 노 력’(37%)이나 사내 치료 시설 증강’(10%)보다 훨씬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높은 노동강도가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의 원인이라는 점을 조합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은, 암과 뇌심혈관질환 

지난 10여 년간의 사망 자료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총 1,519건의 병가자료도 분석해보았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사망건수는 연간 8-14건 정도로 발생하였다. 사망률과 암사망률을 계산하여, 비슷한 연령대의 한국 남성의 사망률, 암사망률과 비교했다. 일반인구집단과 마찬가지로 사고(자살포함), ,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이 높았으나, 한국지엠 노동자는 암으로 인한 사망이 사고로 인한 사망보다 높았다. 일반 인구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과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높았다. 암으로 인한 사망의 비중이 높은 것은, 발생률이 아니라 사망률이라는 점에서 건강검진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물론 한국지엠 조합원의 사망률과 암사망률은 일반인구집단 전체와 비교할 때 더 낮았다. 다만 최근 추세를 볼 때,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암사망률은 일반인구집단에서는 감소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지엠 조합원에서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병가 대부분은 근골격계질환 

지난 6년간 병가 신청의 63.9%는 근골격계질환이었다. 사고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질환은 대부분 직업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직업관련성이 있는 근골격계질환이 주로 산재처리되지 않고, 병가 처리되면서 노동자 개인의 부담이 증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지엠의 연도별 산재발생 건수를 확인해보면, 201131, 201238, 201341, 201448, 201553건이다. 병가로 신청한 대부분의 근골격계질환이 업무관련성이 있는 질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많은 노동자들이 직업성 근골격계질환이 있는 상태에서도 산재신청 대신 병가 신청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숨겨지는 산재?

산재로 처리되지 않는 것은 근골격계질환 뿐이 아니다. 설문 조사에서 손상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총 분석 대상자의 27%에 달해, 4명 중 1명이 지난 1년 동안 일하다 한 군데 이상 다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 경험자의 70% 가량이 4일 이상의 기간 동안 치료받았다고 응답해, 경미하지 않은 부상도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이는 한 해 평균 부평 공장에서 손상으로 산재 보상을 받는 건수가 50여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괴리가 매우 크다. 질병 뿐 아니라 상당수의 손상도 산재보고에서 누락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나마 근골격계질환으로 병가 신청을 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산재승인되는 건수는 증가추세로 확인되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다. 향후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질병에 대해 산재보고와 처리가 정확히 되도록 관리, 감시할 필요가 있다.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을 써야 할 때 /2016.3

작업중지권을 써야 할 때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당장멈춰 팀에서는 2년에 걸쳐, 실태 조사와 토론을 함께했던 금속노동자를 중심으로, 어떤 때 작업중지권을 써야하며, 그 절차는 어때야 하는지 소개하는 매뉴얼을 작성 중이다. 주요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지난 2월 발생한, 메탄올 중독에 의한 파견 노동자 실명 위기 사건을 보면서 작업중지권은 대단히 급진적이고 강력한 요구가 아니라, 죽지 않고 다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그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이 사용하는 물질을 알 권리,환기, 배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인식, 필수적인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을 때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그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노동자가 어떤 때 작업을 중지시켜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작업중지권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산재 예방에 필수적이다.

 

자동차 부품사 K공장에서는, 공장 내 환기를 전반적으로 관장하는 급배기 장치를 수리하면서 필터를 교환하게 되었다. 원래는 업무가 없는 주말에 해야 하는 업무였는데, 일부 작업자들이 주말 특근을 하고 있었다. 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주의 사항에 대한 안내 없이 작업자들은 일을 하고, 급배기장치 수리와 필터 교체 과정에서, 공장 안으로 먼지나 유해 물질이 역류되었다. 작업장 내 공기가먼지로 뿌옇게 되자 노동자들은 크게 당황했을 뿐 아니라, 공기가 너무 탁하고 불안하기도 해 작업을 계속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특근 중이라 노동조합 간부들이 없었고, 일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된 노동자들은 공장 외부에 있던 노동조합 간부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하고 대응책을 물었다. 노동조합 간부가 전화로 일단 대피명령 내리고 사측을 통해 조치를 취했다.” <2014, 금속노조 작업중지권 실태조사 중, K 사업장>

 

이 사업장은 노동조합 간부들이 작업중지권을 종종 내리는 곳이었는데도, 조합원들이 스스로 작업중지를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했다. 말 그대로 위험이 무엇인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어떤 것인지 노동자 스스로, 노동조합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 어느 정도의 위험에서 작업을 중지하고 대책 회의를 요구할 것 인지에 대한 기준을 노동자/노동조합 내부적으로도, 노사 합의사항으로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현행법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은 매우 주관적이며, 상대적이다. 그래서 우선은, 어떤 경우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떤 조치들이 취해져야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지 짚어보는 것으로부터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을 유추해볼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수적인 안전보건에 관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경우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조치들은 당연히 업종마다, 사업장마다, 작업마다 다르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 위험을 판단하기 위한 원칙을 함께 확인하고,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예외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작업을 중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작업중지권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할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고 현장을 수습하기 위한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사고 원인이나 사고 자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2차적인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중단의 의미도 있고, 재해의 원인에 대해 현장 노동자들이 공유하고 곧바로 대책을 토론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상태

2010년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 업무처리 지침,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에게 작업중지의 대상과 범위는 물론, ‘작업중지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 명령을 할 수 있는 기준과 대상은 법제도가 허용하는 최소의 기준과 근거이다. 물론 현장에는 지침에 포함되지 않는 많은 유해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는 법이 정해놓은 최소한만을 그 기준으로 담고 있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안전조치보건조치를 하지 않아 재해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를 작업중지 대상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기준에 명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분야별 대상작업 선정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작업중지 대상 작업까지 적어두고 있다. 내용은 주로 <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감독관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사업장에서 노동조합/활동가들도 본인의 사업장에 해당하는 <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구체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작업을 중지해야 할 때를 알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된다.


*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 업무처리 지침 대상작업 선정기준

근로자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아니하고 행하는 작업

방호장치 미설치 또는 방호조치가 안된 위험기계·기구의 작동으로 주변에서 작업을 행하는 근로자가 재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경우

법령에서 정하는 자격·면허·기능 또는 경험이 없는 자로 하여금 유해위험작업을 행하게 하는 경우

추락·붕괴·충돌·전도재해를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안전조치가 안된 화학설비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화재·폭발·유독물 누출 등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전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전기설비 또는 전기취급작업

기타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중량물·하역·운반 등 작업

안전기준 미준수 또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석면해체·제거작업

안전조치 미실시로 질식의 위험이 있는 밀폐공간 작업환경 개선시설 미설치 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허용·노출기준 초과 작업

산안법령에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을 미준수한 경우


[사례1] 작업장에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원재료·가스·증기·분진·(fume)·미스트(mist) 등 기본적인 환기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환풍기가 고장 났거나 냄새가 심해서 작업하기 어려운 경우,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24조에서는 사업주가 원재료·가스·증기·분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메탄올 중독 사건에서 노동자들이 처했던 상황은 이를 위한 조치가 전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작업을 중지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대학교 구내식당 조리실에서 환풍기가 고장 났다. 일단 시설과에 수리를 요청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자꾸만 가스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어지러웠다. 가슴이 울렁거리거나 속이 메스껍기도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일은 해야지했던 노동자들은, 일하다 심하게 어지럽거나 힘들면 돌아가면서 나가서 바람을 쐬고 다시 조리실로 들어오길 반복하며 일했다. 다른 업무가 바쁘다고 환풍기 수리가 당일에 바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공교롭게 연휴가 시작되어, 수리는 더 지연됐다. 결국 연휴가 끝난 3일 뒤까지 환풍기는 고쳐지지 않았다. 집에서 쉬면서 몸이 좀 나았던 노동자 중 한 명이, 연휴 끝난 뒤 근무하다가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고 말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진단을 받았다. 식당과 학교 측이 환풍기 고장을 방치해서 발생한 산업재해다. 이 경우 결국 작업 중지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 했는데, 제 때 작업을 중단하고, 환풍기를 수리한 후 작업을 재개했더라면 재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례 2] 위험 기계·기구 방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위험 기계·기구에 방호장치를 설치하지 않거나, 방호장치를 해체한 위험기계·기구 및 설비를 사용하는 작업은 작업중지 사유가 될 수 있다. 예로 들어, 위험 기구의 센서가 작동되지 않도록 해 놓은 경우에는 작업 중지 사유가 될 수 있다.


2015251410분경 K사업장 노안부장은 현장 안전보건사항을 점검하던 중 산업용 로봇이 오작동으로 인해 멈춘 상황을 목격하였다. 작업자가 주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로 도어를 열고 로봇 안으로 들어가 불량제품을 꺼내는데, 다른 작업자가 지나가다 열린 도어를 건드려 닫힐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로봇의 안전장치와 작동여부 센서 부위에 자석과 테이프가 부착되어 안정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도어가 닫히면 별도의 리셋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는 상태였다. 로봇 펜스 안에서 불량 제품을 꺼내거나 고장이나 수리, 점검 중에 누군가 실수로 도어를 닫으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작업 중지 6시간 만에 임시 산보위가 열려, 로봇관련 해당 작업자 특별안전교육 실시 로봇관련 전 공정 노사합동 특별안전점검 실시 등을 합의하고, 교육 시행 후 작업을 시작했다.


[사례 3] 추락 예방 조치가 안 돼 있는 경우

추락 위험이 있는데 난간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조치가 된 이후 작업을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안전난간의 구조 및 설치 요건, 노동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통로 설치, 계단의 난간이 갖춰야할 조건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2015년 현대제철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추락방지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용광로에 빠져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추락방지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 노동자가 안전규정 미준수를 이유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제철공장의 사망 사고도, 제대로 안전 난간이 설치되고 추락 방지 조치가 완비된 후 작업할 수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 인재다.


201543, H제철에서 4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쇳물이 담긴 분배시설에 추락해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사고 당시 작업장에서 쇳물을 쇳물분배기 주입구에 쏟아 붓는 작업을 하다가 2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사고가 난 시설에 1500~2,000도가량의 쇳물이 담겨 있어 이씨의 주검조차 수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여년 경력의 정규직인 이씨는 제강공정을 통해 나온 쇳물로 철강 완제품의 중간 소재를 만드는 기계장치인 연주설비를 가동하는 일을 맡아왔다. 당시 사망 사고를 조사한 노동조합의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안전난간 설치 등 추락방지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았고,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명] 유성기업은 조합원 자결에 대해 사죄하고 노동자 괴롭히기 중단하라!

[성명] 유성기업은 조합원 자결에 대해 사죄하고 노동자 괴롭히기 중단하라!


오늘 새벽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한광호 씨가 자결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노사가 합의한 심야노동을 주간노동으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해 온갖 폭력을 저질렀다.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들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차로 치고 때리며 폭력을 휘둘렀다. 국정감사 결과, 유성기업의 폭력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개입과 창조컨설팅의 조력을 받은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폭력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후에도 유성기업은 노동자의 기본권리가 명시된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뒤로 후퇴시켰다.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복수노조를 만들더니, ‘기초질서지키기’란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옥죄어 징계하고 몰래카메라 감시와 고소고발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은 나빠졌고 이에 2012년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고위험군이 40%나 될 정도로 노동자들의 심리상태, 정신건강은 매우 위험했다. 그 후 충남인권센터는 노동자들에 대한 검사와 상담을 지속했다. 또한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와 아산지회도 악화되고 있는 조합원들의 정신건강 때문에 현장에 노동자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담당자를 정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상태가 나아질 수 없는 일. 결국 오늘 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가 죽음 외에는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었기에 이는 명백한 타살이다. 지옥 같은 현장을 벗어나는 것은 죽음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남은 동료들과 가족들의 가슴을 찢는다. 


노동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치유되기 위해서는 인권침해 상태가 종결되고 가해자가 처벌받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반인권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유성 경영진은 이제까지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 반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는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이에 작년 말 인권단체, 노동안전단체, 법률가단체들이 모여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약칭 유성기업 공대위)>를 꾸렸다. 그러나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아직도 불안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힘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 더 이상 노동자가 죽지 않기 위해서는 함께 싸워야 한다. 유성기업 공대위는 이번 한광호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부정의한 기업경영, 노동자 괴롭힘, 노조탄압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며 유성기업과 정부, 사법부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유성기업은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라. 그리고 징계와 고소고발 등 노동자 괴롭히기를 당장 중단하라! 그를 죽게 만든 책임자를 징계하라!

정부에게 요구한다.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 및 괴롭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사법부에게 요구한다. 노조탄압, 위법 행위로 일삼는 유시영을 제대로 처벌하라!


2016년 3월 17일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 (약칭 유성기업 공대위)


[공대위 참여단체]

*노동안전보건단체: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심리치유단체: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 

* 학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 법조계: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 연구회

* 노동계: 노동자전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손잡고, 전국금속노동조합,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좌파노동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 정당: 사회변혁노동자당

* 종교 : 기독교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 사회단체: 경제민주화실현네트워크, 손잡고,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진짜 사장 나와라 운동본부, 참여연대

* 인권: 인권운동사랑방



[기자회견]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지난 12월 1일 11시 유성기업 서울사무사 앞에서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동동대책위원회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 진행했습니다. 당일 기자회견 관련 기사입니다. 참고해주세요. (http://www.cmedia.or.kr/2012/view.php?board=total)

 

 

[기자회견문]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심리·정신건강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이 2012년부터 매년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밝혀진 비율은 매년 40%를 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호전돼야 할 외상후스트레스도 고위험군 비율이 전체 조합원의 절반이 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어떤 집단보다 최악이다. 정신질환으로 산업재해가 인정된 경우만 네 건이다. 이미 지난 2012년 구사대에 동원됐던 유성기업 노동자가 자살을 한 사건도 있었다. 긴급한 조치가 없다면 비극적인 일이 또다시 생길 가능성이 높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용역깡패 폭력과 공격적 직장폐쇄라는 노조파괴 공격을 겪은 지 만 4년 반이 넘었다. 그럼에도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심리·정신건강 상태가 이 지경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유성기업이 현재까지도 악질적 노동탄압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현재 △복수노조를 악용한 임금 근로조건 차별 △총 30억원이 넘는 임금체불 △관리자의 욕설과 폭력, 모욕주기 △청소와 페인트칠 등 허드렛일 강요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노동자 감시 △징계와 고소고발 남발 △40억 손해배상소송 제기 등 회사의 온갖 노동탄압에 시달리고 있다. 도저히 심리정신건강이 온전해질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악질적 노조파괴 행위가 낱낱이 드러났음에도 범죄를 저지른 유성기업 사측은 5년째 단 한명도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인 노동자들만 구속, 해고, 벌금, 손해배상으로 고통 받고있기 있기 때문이다. 쇠파이프와 방패, 소화기로 노동자들을 때린 용역깡패와 이들을 사들여 폭력을 사주한 사용자측은 그 누구도 구속되지 않았다. 반면 이들의 불법과 폭력에 저항한 노동자들은 19명이나 구속됐다. 유성기업 관련 투쟁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법을 위반해 낸 벌금도 1억원에 이른다. 가해자는 아무런 죗값도 치르지 않고 피해자인 노동자들만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하는 불합리한 사회 현실은 노동자들의 심리·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유성기업의 문제가 단순히 노조탄압에 시달리고 있는 사업장 중 하나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성기업 사용주가 처벌 받지 않고 노조탄압을 계속하는 걸 놔둔다면, 전국 곳곳에서 제2 제3의 유성기업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을 때려잡고 부당 해고와 징계, 인권유린을 벌여도 죗값을 치를 필요가 없다는 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유성기업과 같은 노동탄압이 저성과자 해고 등을 추진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과 맞물린다면 말 그대로 전국에서 재앙이 이어질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유성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공동대책위는 위기에 처한 노동자를 살려야 한다는 각계 시민사회의 마음을 담아 유성기업에 강력히 촉구한다. 현재 노동자들의 상태를 잘 알고 있음에도 노조탄압을 지속하는 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살인행위를 당장 중단하다. 또한 검찰과 법원에 호소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최소한의 원칙만이라도 지켜 달라. 온갖 악행을 저질렀고, 지금도 반성은커녕 노조탄압에 혈안이 돼 있는 유성기업 사용주를 반드시 구속 처벌하라.

 

공동대책위는 오늘 이후 위와 같은 요구를 담은 대대적인 서명운동과 각계 시민사회가 동참하는 선언운동에 돌입할 것이다. 또한 위기상황에 놓인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천할 것이다. 아울러 더 이상 사용자들이 함부로 부당노동행위를 마음먹지 못하도록 법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동대책위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할 것이다. 이들의 투쟁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살려달라는 절규기 때문이다.

 

유성기업과 검찰, 법원이 우리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노동자들뿐 아니라 거대한 사회적 지탄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5년 12월 1일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
(노동건강권단체 :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과건강,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 심리치유단체 :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 / 학계 :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 법조계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 연구회,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 종교 : 기독교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 인권 : 인권운동사랑방 / 노동 : 전국금속노동조합,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좌파노동자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 기타 : 손잡고, 경제민주화 실현 네트워크,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진짜 사장 나와라 운동본부)

[연구 리포트]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해서 '골병'을 함께 꼭 잡자 /2015.11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해서 골병을 함께 꼭 잡자


 

 


아이구 상임활동가

 

 


본 연구리포트 (본 연구리포트는 2016년 근골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하기 TFT가 실시한 조사연구내용 중 주요내용으로 조만간 전국금속노조 노안실에서 조사보고서와 근골유해요인조사 지침 그리고 현장기획선전물로 현장에 전달할 예정이다.) 는 전국금속노조 82년 차 노동안전보건실 사업으로 진행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실태 파악과 대안 마련을 위한 조사연구 내용이다. 2016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려는 목적으로 진행한 본 조사연구는 전국금속노조 노안실과 노동안전보건 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TFT (TFT에는 금속노조 노안실의 박세민 실장, 윤덕기 부장, 나현선 부장,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상임 집행위원 이은주, 산업보건연구회 사무국장 김은미,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현미향, 일과 건강 사무국장 한인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이숙견, 정재현, 최민, 아이구 상임활동가 등이 참여하였다.) 를 구성하여 공동으로 진행했다.


투쟁으로 쟁취한 유해요인조사에 숨과 활력을


1997IMF 경제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현장에서 노동강도와 자본의 현장통제력이 강화되었다. 2002년 집단적인 산재요양투쟁은 근골격계 직업병이 노동자 개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조정의 결과로 인한 집단적인 노동자 건강권의 훼손임을 드러냈다. 노동강도 강화저지와 집단적 작업환경 개선, 노동자의 현장통제력 강화를 내걸고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이 전국적으로 벌어진 결과, ‘사업주의 근골격계 질병 예방의무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조사가 법제화되었다. 하지만 법제화 이후 총 4차례의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가 시행되었지만 유해요인조사는 3년마다 돌아오는 형식적인 노동안전보건사업으로 관성화되는 경향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자본은 현장 노동자와 조합의 참여를 배제한 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무력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의 행태에 노동조합의 대응은 개별지회 차원에서 담당 중심의 수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02년 근골격계 투쟁


결과적으로 현재 근골격계 직업병 문제에 대해 자본은 공상치료와 사업장 내 치료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자를 관리하는 등 현장통제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예방 측면에서는 유해요인조사를 통하여 형식적이고 기능적인 인간공학 중심의 작업환경 평가만을 진행하면서 근본적인 작업환경 개선과 예방대책을 배제하는 등 예방활동 시행의 시늉을 내고 실제로는 하는 것이 없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16년 다섯 번째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앞둔 현실에서, 골병을 함께 꼭 잡을 조사를 제대로 하여 관성화되어 가고 있는 근골 유해요인조사에 숨과 활력을 불어넣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공상이 아닌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쟁취, 인간공학적개선만이 아니라 조합원이 체감할 노동 강도를 포함한 근본적인 노동조건 개선, 현장조직력 강화 등 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해요인조사를 조직적이고, 일상적이며, 조합원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절실하다. 자본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실태는 골병을 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


90개 지회가 참여한 설문조사, 18개 지회가 참여한 심층면접 조사, 실태와 대안 마련을 위한 워크숍 등을 통해 확인한 유해요인조사 실태유해요인조사 실태와 관련한 설문항목, 면접내용, 워크숍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금속노조 노안실과 TFT 명의로 조만간 배포할 조사연구 보고서를 참조하길 바란다.는 골병을 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담당 중심의 관성화된 유해요인조사는 확 바꿔야 할 심각한 수준이다. 이대로는 골병을 잡기는커녕 공상처리조차 여의치 않게 될 현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받을 권리는 물론이고 보호예방이라는 애초의 법적 취지가 무색하게 될 지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태를 좀 더 살펴보자.


대부분의 지회에서 근골 문제를 제기하고 인식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노동 과정과 속도, 강도, 시간 구성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하고, 일터의 주인이 되는 과정으로 만들기 위한 목표 설정과 기획이 부족했다. 근골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조사 전 과정에서 노동자 참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본적인 준비와 과정을 노동조합이 주도하지 못한 경우가 상당한 현실이다. 특히 노동조합이 참여한다 하더라도, 간부나 담당자 중심으로 참여하는 것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산재 신청보다 공상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미 2012년부터 산재보다 공상을 많이 하는 사업장이 2/3가량 되고, 이 비율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유해요인조사를 하더라도 증상 설문 조사도 전체적으로 모두 시행하지 않고, 증상 설문조사를 하더라도 검진과 검진으로 발견된 질환자의 치료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유해요인조사를 시행하고도 조사가 끝난 후 이를 조합원과 노동조합의 성과로 남기는 활동으로 충분히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애써 만든 유해요인조사의 성과마저 유실되고, 조사는 되풀이되지만 개선되는 점은 없다며 조합원들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조사 결과가 실제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상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가 3년마다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3년 동안 개선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필요를 조직하고, 현장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2015 근골 집단산재요양 투쟁


근골 집단산재요양투쟁으로 법까지 만들게 했던 전국금속노조는 2015년 근골격계 질환 소견자들 51명에 대한 집단산재투쟁을 시작했다. 투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신청한 조합원들, 노안담당자들, 노조 노안실 만의 사업이 아니다. ‘일하다 아프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했던 금속노동자들이 더 쉽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2016년 근골 유해요인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노동안전보건 활동의 틀과 결을 바꾸자


조합원들의 관심이 많고 참여도도 높은 고용과 임금문제만이 아니라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을 중심에 둔 건강권 쟁취 활동을 통해 활동의 틀과 결을 보다 구체화하고 일상화할 수 있다. 자본의 이윤에 맞설 노동자의 몸과 삶이 지향하는 가치와 필요를 구체화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통해 산별노조 완성에 필요한 주체와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골병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첫째, 지회는 물론이고 금속노조와 지부 및 지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기획 그리고 조직적 태세가 필요하다. 둘째, 3년 주기의 관성적이고 담당 중심의 조사가 아니라 조합원이 주체로 참여해서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조직력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 셋째, 골병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으로 인간공학적 개선은 물론이고 노동조건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수적이다. 넷째, 공상이 만연한 현실을 바꿀수 있는 조합원과 조합 차원의 각별한 인식전환과 실천이 중요하다.


골병을 꼭 함께 잡기 위한

2016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조사를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의 사업목표는 건강권 쟁취, 조직력과 현장통제력 강화,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쟁취, 노동조건 개선 등 현장문제 전체를 포괄 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기획과 과정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현실과 요구, 참여를 반영하고 실현해 나갈 구체적인 방안을 만드는 것이다.


기획과 목표에 대한 논의와 결정 이후에는 조사와 개선, 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과정은 현장의 모든 공정을 빠짐없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자들의 몸과 삶의 필요에 기초한 목소리와 행동을 모으는 조직과정이다. 때문에 산보위나 특단협 요구를 매개로 한 조합의 사업기획과 목표 관철을 위한 노사협의구체적인 사업기획의 사전 검토 혹은 공유한 기관선정조합원의 실태와 관심 파악을 위한 사업 관련 설문 및 간담회우선 개선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부담 작업을 중심으로 한 예비조사현장의 노동을 주시하고 기록하는 본 조사인간공학근적 개선은 물론이고 적정인력과 적정작업량 선정 등 개선할 내용과 근거를 찾고 개선방안을 모으는 과정조사 전반에 대한 보고 혹은 토론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와 토론개선을 위한 체계-활동시간-우선순위 선정-개선 등 노사협의 및 실행사업 평가 등 전 과정에서 사업의 핵심주체인 조합원들이 얼마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준비하자. 20154/4분기 산보위 혹은 20161/4분기 산보위 안건으로 채택하여 협의를 시작하자. 금속노조 차원에서 준비 중인 보고서 읽기는 물론이고 2016년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하기 위한 지침서와 현장기획선전물을 통한 교육선전을 준비하자. 실제 조사에 함께할 조합원들을 찾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노조, 지부, 지회 차원의 조직적 활동을 위한 대응체계를 조직하자.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을 주시하고 기록하면서 노동자의 필요와 기준을 만들자. 전국금속노조 사업장에서 공상을 없애 나가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자.


조사연구 과정에서 한 지회의 노동안전보건 간부가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행동으로 옮겨지길 바란다. 그래야 노동자의 몸과 삶보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무한 질주하는 신자유주의 유연화 공세에 맞서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일터에서 일하며 살 수 있지 싶다.


"현장을 조직하는 건데 다른 다양한 현안문제를 어떻게 반영해서 같이 할 거냐, 전술로서도 충분히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활용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요.... 근골격계유해요인 조사사업을 어떻게 바라볼거고 이 사업을 올해 어떻게 만들어갈 거다, 조합원들을 어떻게 참여하게 할 거냐 이런 것만 활발하게 되면 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에서 만들고자 하는, 조직사업으로 가져가고자 하면 조직사업이 되는거고, 조합원들하고 일상적인 소통하는 걸 좀 만들어 가보자라고 하면 그렇게 가져갈 수 있고 그렇게 되는건데..." (K 지회)



[현장의 목소리] 끝까지 함께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2015.11

끝까지 함께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공장 부지 매각에 맞서 투쟁하는 금속노조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신애자 분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하이텍알씨디코리아(하이텍)는 무선모형조종기를 만드는 회사로 그 시작은 1973년 태광산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이텍은 연 5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흑자기업이었지만 노동자들은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며 일했다. 이뿐만 아니라 하이텍 자본은 직장폐쇄, 휴업, 부당해고, 단협해지, CCTV를 통한 노동자 통제, 감시 등 노조파괴 공작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9월 회사는 노동조합에 공장 부지를 매각했다고 통보하며 새로운 공장으로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노동조합을 파괴하겠다는 하이텍 자본의 도발이 시작된 것이다. 7명의 조합원은 생존권 보장, 민주노조 사수를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하이텍 자본의 일방적인 공장 부지 매각 통보 공장 부지 매각 소식은 언제 접하셨나요?

914일에 공장에 임대 들어온 수선집 아주머니가 부지 매각 소식을 전해줬어요. 회사가 노동조합에 공식으로 얘기한 건 915일 교섭 석상에서였는데 11일에 240억 받고 공장 부지를 매각했다고 일방적 으로 통보하더라고요.


하이텍 자본의 일방통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장을 3개월 안에 빌려줘야 한다며 공장이전 장소 와 시기는 추후에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와 임·단협 교섭 기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전에 회사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나요?

교섭에서는 전혀 없었어요. 2014년에 공장부지를 매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는데 그때도 교섭은 아니었죠. 이때만 해도 회사에서는 공장부지 매각에 대해 노동조합의 입장을 말해달라고 요구했었어요. 공장 부지 매각으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공장을 폐쇄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서 노동조합은 그 안을 받을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어요.


신애자 분회장 사진 (출처 : 금속노조)


현재 이전했다는 공장은 확인되었나요?

917일에 회사가 현장 게시판에 공고를 붙이더라고요. 조합원 개별로 내용증명도 보내고요. 독산역 근처에 있는 대륭 2차 건물에 공장이 있으니 1012일부터 근무를 해라 이렇게 왔어요.


공장 설비는 있던가요?

가서 확인해보니 설비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는지 의자와 창문이 없었어요. 한 마디로 생색내기 하는 거죠. 분양 면적을 확인해보니까 56평인데 실 평수는 38평 정도 되겠더라고요. 지금 현장이랑 비교해보면 너무 작은데 공장 안에 식당 겸 휴게실, 노동조합 사무실까지 만들다 보니 공간이 안 나와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피하려고 장치를 마련한 것 같아요.


공장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않겠다고 보이는데 실제 그런가요?

, 겉으로 보면 그렇죠.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회사가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탄압했던 걸 돌아보면 박천서 회장이 무슨 의도로 공장 부지를 매각하고 이전을 하려고 하는지 뻔하다고 생각해요.


공장을 돌리겠다는 하이텍 자본 신뢰할 수 없다


하이텍은 1996년 필리핀에 생산 공장 세운 지 2년 만인 1998년 국내 공장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려고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투쟁을 통해 이를 막았다. 이후 2002년 박천서 회장은 올해는 10억이 들든 20억이 들든 반드시 노동조합을 깨겠다고 천명하면서 일방적으로 단협을 해지하고 5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2005년에는 노동자들 몰래 본사를 충북 오창으로 옮겼고, 2007년에는 자본금 5,000만 원 짜리 회사를 만들어 생산부서를 그 회사로 분리하고 평생 고용을 약속하며 이전을 강요했다. 회사의 강요에 못 이긴 비조합원 노동자들은 회사를 이전했으나, 1년여 만에 정리해고 당했다. 이후에도 하이텍 자본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다가 201110여년 만에 임·단협을 체결해야 했다.


지난 상황을 돌이켜 봤을 때 회사를 신뢰하기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회사가 평생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도 깼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번 공장이전이 노동조합을 정리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밖에서 볼 때는 공장을 운영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당해왔던 조합원들 정서와 박천서 회장이 했던 행동들을 보면 고용보장은 믿을 수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생존권과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서 싸울 겁니다.


박천서 회장 만났다고 들었는데 뭐라고 하던가요?

공장 부지 매각 소식을 듣고 921일에 충북 오창 본사에 가서 박천서 회장을 만났어요. 사실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본사에들어가지도 못하고 정문에서 막혔는데 이날은 우리가 조금 늦게 갔더니 회사 경비가 느슨해져 운 좋게 본사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건물 들어가서 3층 중역실을 가니까 박천서 회장이 딱 있더라고요. 회장 만나서 우리 조합원들 생존권 보장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얘기했더니 첫 마디가 니들하고 할 얘기 없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임금 따박따박 받아가면서 무슨 생존권을 이야기 하느냐고 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직원들을 불러서 우리를 막아 세우고 그 길로 도망갔어요. 우리가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박천서 회장은 매번 우리만 보면 도망가기 바쁘네요.


2013년 박천서 집 앞에서 조합원들이 잠복근무하다 만났을 때도 박천서 회장은 나는 노동조합 일에 관여하는 바가 없으니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가장 기여했던 노동자들이 본인들의 회사 본사에 마음껏 들어가지도 못하고 회장은 조합원들만 보면 도망치는 하이텍 자본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이 공장을 지킬 것입니다

 

천막 농성에 돌입하면서 노동조합의 요구와 각오는 무엇인가요?

이 공장에서 계속 일을 하겠다는 거예요. 회사를 발전시켰던 노동자들이 버려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민주노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들 오랫동안 투쟁으로 건강도 좋지 않아서 농성 투쟁 결의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농성하는 거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했어요. 근데 우리 상황이 조합원이 많지 않으니까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우리 싸움을 알려내고 확대하려면 발로 뛰는 수밖에 없는데 그 역할도 해야 하고 공장도 지켜야 하니까요. 그래서 다 같이 싸우자고 결의했어요. 그래서 지금 조합원들은 순번을 정해서, 저랑 부분회장은 격일로 공장을 지키고 있어요.


공장 앞에서 집회를 하는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분회 조합원들 (출처 : 금속노조)


아이가 아직 어린 조합원들도 있어서 육아에 대한 부담도 있겠어요

저만 해도 집에 가면 난리예요. 애들 반찬도 해야 하고. 밥을 자주 못 챙겨주니까 맨날 컵라면, 냉동 식품 사다 놓는 것도 미안하고. 빨래도 수북이 쌓여있고. 다른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하는게 버겁기는 한데 그래도 여기서 쫓겨나면 당장 갈곳도 없으니까 버텨야죠.


오랜 시간 투쟁하면서 지칠 법도 한데 계속 투쟁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그게 뭘까요?

'억울하기도 하고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런 심정인 것 같아요. 포기하면 공장에서 쫓겨나는 것 밖에 없으니까요. 지난 10년 동안 순간순간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고 포기할까 생각도 했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하지만 분회장이니까 책임도 있고. 개인이 포기하는 거는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지긋지긋한 하이텍 자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뭘까요?

하이텍은 개인의 욕심으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여기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노동조합도 인정해야 하고요.


힘든 싸움을 함께 이어나가고 있는 조합원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정말 힘들지만, 끝까지 함께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 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 오는 1127일 금요일 15시부터 하이텍 공장 앞에서 투쟁 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연다. 이 행사에도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한다.

문의 : 금속노조 서울지부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신애자 분회장 010 7434 4050

특집 3. 분임조 활동으로 소중한 민주노조 지켜냈어요! - 갑을오토텍지회 조균형 조합원 인터뷰 /2015.9

분임조 활동으로 소중한 민주노조 지켜냈어요!!!
- 갑을오토텍지회 조균형 조합원 인터뷰

 

 

 

선전위원회

 

 

길고 힘들었지만 어느 때 보다 조합원 스스로 나섰던 이번 투쟁!! 싸움의 당사자였던 조합원들은 이번 투쟁 과정을 어떻게 기억할지 궁금했다. 지난 8월21일 갑을오토텍 지회 사무실에서 조합원 조균형 님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조균형 님은 갑을오토텍에서 21년째 일하고 있는 노동자로 2005년에 대의원, 2010~2011년 노동조합 조사부장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초반에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피켓 들고 일인 시위 하는 모습 보고 감동 받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첫 피켓팅한 3인 중 한 명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행동에 나서게 되었나?

 

나는 그냥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은 셈이다. 박종국 조합원이 제안했고 나랑 손찬희 조합원이 초기에 참여했다. 작년에 신규채용 60 명이 됐는데, 이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2월부터 계속 됐다. 사실 기업노조 만들면서 복수노조 만들어서 노동조합 흔들려는 움직임은 2010년경부터 감지됐던게 있었기 때문에 조합에서 차분히 대응하는 편이었다. 초반에는 주로 외부에 이런 문제를 알리고, 정보를 모아나가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박종국 조합원이 조합원들이 먼저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 거다. 작년 두원정공 투쟁 때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피켓팅했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 때 200일 투쟁했다고 했으니, 우리도 200일이라도 버티겠다는 생각이면 승리하지 않겠냐며 시작했다. 피켓팅 시작한 날,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조합원 중 한 명, 늙은 노동자가 ‘나는 어차피 여기 떠나면 갑을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지만, 정년하기 전에 투쟁이라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이 투쟁 같이 해서 후배들에게 노동조합이라도 지켜서 남겨주고 갈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울컥해진다. 그 내용이 대자보로 붙고, 채팅방에서 공유됐다. 조합원들이 이런 얘기에 공감하고, 서로 감동받았던 것 같다. 3명으로 시작한 피켓팅이 8명, 20명 하다가 제일 많을 때 200명까지 늘었다. 처음에 간부들이 아침에 나오면, 우리가 오지 말라고 했다. 조합원들이 조합이 시켜서 하는 투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랐다. 진심으로 자발적으로, 마음이 동한 조합원들이 만들어간 투쟁이 됐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투쟁을 알리고, 동참을 이끌어 내는 데 SNS 등을 잘 활용한 것 같다

 

정말 SNS 활용을 잘 한 것 같다. 피켓팅 시작하면서 사람들 모아서 처음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점점 확대돼서 나중에는 거의 전 조합원이 참여하게 됐다. 초반에 피켓팅 사진도 올리고 하면서 서로 격려가 됐고, 사진이 계속 올라오니까 조합원들 사이에서 ‘오늘은 누가 참여했구나, 오늘은 누가 안 보이네’ 하는 얘기들이 되고, 안 나오는 사람에 대해 독려도 하게 됐다. 또 카톡 채팅방을 통해서는 토론도 많이 하게 돼서, 소통의 중요한 통로가 됐다. 무전기보다도 더 빠르게 상황 공유가 되더라. 조합원들이 토론도 했지만, 위안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사람들이 투쟁하는 동안 늘 교섭 속보를 그렇게 기다린다. 실제 내용이 궁금해서라기보다, 모르고 있는 상황이 불안한 거다. 평소에 눈 뜨고 살던 사람이 눈 감으면 불안한 거랑 같은 거다. 그런 불안감을 카톡 단체방이 덜어준 거 같다. 상황이 바로 공유되고, 그 상황에 대해 서로 얘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중간에 낮 시간 투쟁이나 연대 활동에 2조(주간연속 2교대의 후반조)가 참여하는 과정도 카톡 단체방 토론을 통해 시작하게 됐다. 한 대의원이 ‘요즘 간부들이 밖으로 다니느라 바쁘다, 기자회견하고 외부 사람들한테 우리 상황 알리고 있다. 그 와중에 고용노동부, 경찰서 이런 데서 1인 시위 하고 있는데, 2조가 잠 조금 덜 자고 같이 하자’는 얘기를 카톡방에 올리고, 조합원들이 ‘그래, 좋다’하면서 시작된 거다.

 

가족대책위도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대책위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들이 참여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가족들 동참도 자발적으로 시작됐다고 들었다

 

피켓팅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딸이랑 얘기를 하게 됐다. 이러저러해서 아빠가 선전전 하느라 매일 새벽에 일찍 나가고, 주말마다 바쁜 거다 그랬더니 딸이 ‘피켓팅 나도 할까?’ 하고 먼저 얘기를 꺼냈다. 그래서 할 거면 피켓은 네가 예쁘게 만들어 와라 했다. 그랬더니 열심히 만들어서 어느 날 아침에 피켓팅을 같이 나갔다. 그 때쯤 피켓팅이 좀 뻔해지는 것 같았는데, 이벤트가 된 거다. 역시 또 사진 찍어서 올리고 그랬더니 조합원들 사이에서 얘깃거리가 되더라. 그러면서 다른 조합원 가족들도 여러모로 참여하게 됐다. 이 얘기를 했더니, 아들 녀석이 자기도 투쟁 기금으로 20만원을 보태겠다고 하더라. 딸도 자기랑 동갑인 다른 조합원 형님 딸이랑 돈을 모아서 밥버거를 400인분 사서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 또 다들 신기하고 재미있으니까 화제가 되고, 얘깃거리가 되고, 분위기가 살아나는 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도, 우리 가족들도 내가 하는 활동에 대해 막연하게만 알던 것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 좋다. 주말마다 나가고, 약속 많고, 저녁에 늦게 들어오는 것에 대해 부인이 불만을 갖기도 했는데, 이번 투쟁에 같이 참여하면서 나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 가족대책위들, 피부 관리해야 할 사람들인데 땡볕에 얼굴 벌개져서 투쟁하던 장면들은 지금 생각해도 안쓰럽기도 하고, 저 사람들까지 나오게 하다니 암울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다.

 

이런 아래로부터의 제안과 자발적인 분위기가 조합원들에게 활력을 줬고, 조합원 스스로 자기 투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번 투쟁을 통해 느낀 게 조합원들에게 숨겨진 저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노동조합 조사부장 할 때 조직 분석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했었다. 복수노조 등 바람이 불면 훅 갈 수도 있겠다고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가 몰랐던 조합원들의 저력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끌어내는 계기와 모아내는 매개체가 필요했던 거다. 이번 투쟁 과정에서 정말 바닥으로부터 그런 힘이 올라왔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분임조 활동이 시작됐다. 다른 지회들도 분임조 활동은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도 몇 년 전부터 분임조 얘기를 했다. 확대간부들이나 실천단은 교육도 몇 차례 받았었다. 그런데 우리도 ‘좋긴 하지만, 그게 될까?’ 하는 생각으로, 현장내 구역별로 친목 모임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이번 투쟁이 자연스럽게 분임조 활동의 시발점이 된 거다.

 

분임조가 토론과 행동의 단위가 되면,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지금 우리 분임조는 5명인데, 토론을 하면 누구든 한 마디씩 꼭 하게 돼 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다가도, 자기 얘기를 하게된다. 불안한 마음, 반대 의견, 걱정되는 부분도 얘기가 나오게 되고, 서로 설득하고 합의하는 과정이된다. 또 같이 결정한 내용은 ‘나는 빠져도 되겠지’하는 생각을 못 하고 꼭 같이 지키게 된다. ‘전 조합원 모여라’ 하면 400명이니까, 나 한 명 빠져도 되겠지 싶은데, 분임조마다 5명씩 연락을 돌리니까 내가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업노조 만들어 나간 사람은 우리 분임조 활동보고 ‘5호 담당제’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우리도 분임조 활동이 이제 시작된 거고, 정착된 것은 아니다. 분임조마다 활동 방식도 다양하고, 아직 운영이 서툰 조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다 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조합에서 잘 될까?’ 이런 생각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분임조 활동을 통해 노동조합 내적으로 조직력이 강화되고, 조합원들의 자발성과 참여도가 높아진 것이 이번 투쟁의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갑을 조합원들이 이렇게 잘 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우리가 몇 년 전부터 ‘자판기 노조’ 탈피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 조합원들이 간부들에게 ‘이 문제 해결해줘’하는 것을 안 했다. 구역 내에서 발생한 문제는 구역 내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우리 구역에서는 몇 년 전에, 조합원들 근무 태도 가지고 시비 걸고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생산과장을, 조합원들이 항의하고 현장 투쟁 벌여서 바꿔내기도 했다. 이런 경험이 훈련이 돼 있다가, 죽기 살기로 투쟁해야 하는 시점이 되니까 터져 나온 것 같다. 조합이 시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간부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내 투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본격적인 싸움만 해도 2달이 넘고, 분위기가 뒤숭숭할 때부터 치면 거의 6개월이다. 지치거나 힘든 때도 있었을 텐데 피켓팅 처음 시작한 게 4월 8일이었으니, 4달 정도를 정신없이 지냈다. 사실 그 동안은 지치거나 힘들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간 것 같다. 그 사이에는 개인 생활이라는 게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물론 투쟁하는 동안 나도 겁났고 무서웠다. 평생 사람들이랑 싸울 일 없이 살아왔는데, 웬 깡패 같은 사람들이 현장에 들어와 돌아다니니, 무섭기도 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이런 얘기도 조합원들하고 많이 했는데, 얘기하다보면 다들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위안도 받고, 다시 힘낼 수 있었던 것 같다.

 

8월 들어 현대차에 공급할 물량이 정말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관리직에서 직접 기계 돌리겠다고 할 때 나도 불안했다. 그래도 돌아보면, 우리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이 싸움에서 진다면 죽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절박함이 있어서 조합원들도 스스로 투쟁에 나섰던 거다. 그렇게 치면 싸우다 져도 죽는 거지만, 물량 때문에 지금 그만두면 그냥 죽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런 마음을 조합원들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싸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조합도 대처를 참 잘 했다. 사무직 투입해서 기계 돌리겠다고 했을 때, ‘그럼 너네들 특별안전교육은 받았냐?’고 던지고 노동부에 고발하면서 충돌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하면서 막바지 투쟁이 잘 될 수 있었다.

 

복수노조를 등에 업고 민주노조 탄압하는 경우도 많고, 민주노조 패배 소식도 많았는데, 이번에 갑을이 긴 싸움을 승리로 마무리하게 되어 의미가 크다. 조합원 입장에서 가장 중요 하게 생각되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제일 큰 것은 노조파괴 시도에 대항해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용역들 일부는 기숙사에 남아 있고,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노조파괴 시도는 노동계가 전국적으로 직면한 문제인데, 여기에 우리 투쟁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수 있었다면 좋겠다. 내부적으로는 우리 조합원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분임조 활동 등을 통해 조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투쟁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런 걸 다시 짚는 평가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어떤 때든 완벽하게 준비돼서 투쟁할 수는 없는 거다. 어떤 상황에서든 조합원들이 함께 잘 버텨준 것이 중요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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