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추모 포스트잇 보존 및 지하철 안전을 위한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

구의역 참사 추모 포스트잇 보존 및 지하철 안전을 위한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


“죽음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나서겠습니다!”




5월 28일 구의역 안전문 사망재해가 발생한 지 꼬박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참사 현장인 구의역 9-4 승강장과 SNS 공간에서는 숨진 19세 청년노동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쉴 새 없이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끼니를 거르며 일해야 할 만큼 턱없이 부족한 인력, 생명과 안전보다는 효율을 중시하는 시스템이 이번 참사를 부른 원인이라고 입 모아 성토하고 있습니다. 

그의 죽음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합니다. 참사를 막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책임있는 역할이 이번 구의역 참사에서 완전히 실종되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일어났던 삼성전자서비스 성북센터 A/S기사의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지난 23일 다세대주택 건물 3층 외벽에서 에어컨을 수리하던 중, 난간이 무너지면서 추락 사망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추락방지조치는 사용자의 실적압박 앞에서 여지없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건당수수료라는 불공정한 임금체계 때문에, 성수기인 여름철엔 장시간 노동을 해야 했고 비수기에는 일감이 없어 빚에 쪼들리는 삶이 이들의 일상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제품을 설치, 수리하는 A/S기사들도 구의역 참사로 희생된 청년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불안정한 간접고용 노동자였습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며 일해야 하는 A/S 하청노동자들은 위험에 더 ‘자주’ 더 ‘쉽게’ 노출되곤 했지만, 사용자의 강도 높은 실적관리 때문에 안전을 신경쓸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사고 직후 이 하청노동자의 업무차량 안에서는 낡은 도시락 가방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구의역 참사 19세 청년노동자도, 삼성전자서비스 A/S노동자도 제 때에 따뜻한 밥 한 끼 챙겨먹는 것도 녹록치 않은 현실이었습니다. 모두의 가슴이 미어지고 울분이 치솟는 이 끔찍한 사고 앞에서도, 하청업체 사장은 A/S노동자의 죽음을 개인의 부주의나 과실로 치부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책임을 외면하고, 기업들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위험을 ‘외주화’한 책임자들은 틈만 나면 발뺌할 궁리에만 바쁩니다. 

우리 모두는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생명과 안전의 문제를 소홀히 대하는 세상을 더 이상 원치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같은 바람이 모이고 쌓여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도 급기야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돈’ 때문에 생명과 안전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대책도 여론의 성화에 못이겨 나온 궁여지책으로 의심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간 시민대책위원회는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업무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상시적인 업무는 ‘온전한’ 정규직화와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줄곧 강조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16일 서울시가 발표한 ‘지하철 안전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방침’은 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안전업무직’이라는 이름의 무기계약직 신설에 불과합니다. 행정자치부의 공기업 정원 제한 지침 때문에, 적정인력을 충원 못한다는 것도 책임 떠넘기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인력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서울시가 귀 기울였다면, 이런 ‘반쪽짜리’ 대책은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서울시가 진정으로 시민과 노동자가 모두 안전한 지하철 만들기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시민대책위원회는 6월28일부터 서울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구의역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시민 서명’을 서울시 주요역사에서 캠페인과 함께 진행 예정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련된 모든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어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이 지켜지는 대책이 발표되길 바라며, 우리는 서울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우리의 요구>

하나. 서울시는 지하철의 상시업무, 안전업무를 자회사나 무기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라! 

하나. 서울시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인력을 충원하라!

하나. 서울시는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비용과 방안을 마련하라!


2016년 6월 27일(월)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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