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권 기획] 단협을 통해 작업중지권을 얼마나 강화시킬 수 있는가? /2016.2

단협을 통해 작업중지권을 얼마나 강화시킬 수 있는가?

- 금속노조 주요 사업장의 작업중지권 관련 단협 분석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당장멈춰팀은 그동안 산업안전보건법 상 작업중지권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그 한계를 뛰어넘어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을 실물화하기 위한 방안과 사례를 소개해 왔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금속노조 주요 사업장의 작업중지권 관련 단협을 분석했다. 금속노조는 산별노조기 때문에 단협 또한 노조마다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작업중지권의 경우 운동적 의미가 상당한 단협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보장하는 작업중지권 조항보다도 못한 단협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이번 분석은 주체’, ‘작업중지 조건’, ‘작업중지 이후 진행’, ‘불이익 금지4가지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대상은 완성차 3, 자동차 1차 밴더를 포함한 금속사업장 8, 조선사 5개 등 총 16개의 단협을 조사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업주는 작업을 중지하고, 노동자를 대피시키므로써 안전보건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주체로 명시하고 있다. 반면, 노동자는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주체로만 한정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의 단협은 주체에 있어서 산안법과 차이가 없었다.

그 외 사업장에서는 조합 산업안전담당 임원이나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산업안전보건위원회위원, 관리 감독자, 안전관리자가 작업을 중지 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STX 조선은 단협에 노조 산보위원 및 해당부서(반장이상), 안전환경팀(안전점검반 포함)에게까지도 작업중지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성동조선도 조합이 작업을 중지시키고 회사에 통보할 수 있다.

작업중지 요청 권한에서 더 나아가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나 산업안전보건위원 혹은 조합의 판단으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질적인 작업중지권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예를 들어, 그동안 노사간의 (암묵적인) 합의에 따라 노안부장 혹은 산보위원의 작업중지가 실질적으로 가능했던 갑을오토텍에서 비슷한 절차를 걸쳐 진행했던 2015년 초로봇 작업중지 건을 회사가 업무 방해로 고소한 것은 작업중지를 요청하게 되어있는 협약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단협에서 작업중지권의 주체 폭을 넓혀서 노동조합에게 권한이 부여된다면 사측의 이런 태도 변화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작업중지 조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성동조선은 산업안전보건관계법 상 안전시설 미비상태 시정 요청을 회사가 이행하지 않은 경우조합이 작업을 중지시키고 이를 회사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작업중지권이 사고 발생 이후 처리하는 데에만 사용되거나, 임박한 사고 그 자체로부터 대피하는 것을 넘어 작업장 환경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 예방적 의미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반면,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작업중지 제외 조항 9개를 단협에 명시하고 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한 것 보다 좁은 조건으로 퇴행적인 단협이므로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작업 중지 이후 조치와, 작업을 재개할 조건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완성차 3사 지부는 모두 산업안전보건법과 동일하게 해당 내용이 빠져 있다. 그밖에 경주 다스, 한국델파이, 한국TRW, 현대로템, 스타케미칼 등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성동조선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처럼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한 후라고 기술되어 있지만, 작업중지의 주체가 조합이고, 작업중지 조건이 산업재해 발생 위험 시 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시설 미비 상태로 비교적 구체적이며, 이에 따라 조치 내용도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

신아SB는 작업중지 이후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STX 조선의 경우도 비교적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데, 누구든 작업을 중지시키고 작업자를 대피시키면 그 내용을 노조에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작업 중지에 대해 산보위 사용자 위원이 이견이 있을 경우는 산보위를 개최하여 작업중지 지속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산보위에서 안전 보건상 필요한 조치를 심의 의결하고, 회사가 이 조치를 취한 후 노조의 확인 후에 작업을 재개하도록 하고 있다.



불이익 금지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대피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지엠, 한국델파이, 한국 TRW, 현대로템, 대동공업, 스타케미칼 단협은 산업안전보건법과 똑같거나 유사한 문구를 사용하고 있어 제한적이다. 그 외에 지회들은 모두 합리적인 근거등으로 제한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우조선이나 현대중공업은 불이익 금지와 관련된 규정이 없다. 그러나 이 문구 차이가 현실에서 작업중지권 적용 시 회사를 강제하는 데 힘을 갖거나, 법적 다툼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현대차나 기아차의 경우 합리적인 근거등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징계나 고소 등 불이익 조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체와 작업중지 요건에 대한 사항을 명확히 하는 것이 작업중지를 한 주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는 중요한 지렛대인 셈이다.


결론

실제로 각 지회별 단체협약에서 주체, 작업중지 조건, 작업중지 이후 진행 등의 내용에서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차이는 각 사업장에서 작업중지권 활용 양태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핵심적인 내용은 주체와 조건이다. 노동자/노동조합/노동자 대표에게 작업중지 요청이 아닌 작업 중지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조건이 산업재해 발생이 급박하게 예상될 때나 재해가 발생한 이후 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 관계 법 위반 사항이 있을 때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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