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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노동시간 리포트' 2013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효과 / 2014.5 2013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효과 송한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 광주노동보건연대 1. 주간연속2교대 도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2013년 현대·기아자동차는 주야 2교대에서 밤샘 근무 없는 주간연속 2교대로 교대제를 변경하였다. 현대·기아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는 2조 2교대제라는 골격은 유지하면서 심야 근로시간을 줄이고, 대신 UPH(단위시간당 생산대수)의 증가를 수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은 노동자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유사제조업이나 하청업체의 교대제 관행에도 변화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된 후 노동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대자동차의 설문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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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노동시간 리포트' 2013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효과 / 2014.5

2013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의 효과


송한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 광주노동보건연대

 

1. 주간연속2교대 도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2013년 현대·기아자동차는 주야 2교대에서 밤샘 근무 없는 주간연속 2교대로 교대제를 변경하였다. 현대·기아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는 2조 2교대제라는 골격은 유지하면서 심야 근로시간을 줄이고, 대신 UPH(단위시간당 생산대수)의 증가를 수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은 노동자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유사제조업이나 하청업체의 교대제 관행에도 변화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된 후 노동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대자동차의 설문조사에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보고되었다. 그러나 주간연속 2교대제가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평가가 필요했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광주지회에서는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교대제의 변화가 가져올 효과에 대한 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에 연구를 의뢰하였다.

 

주야 2교대에서는 일주일을 주기로 주간조가 오전 8시에 근무를 시작하여 오후 6시 50분까지 근무했고, 야간조가 오후 9시에서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를 하였다. 그러나 주간연속 2교대에서는 주간조가 오전 7시에 근무를 시작하여 오후 3시 40분까지, 야간조가 오후 3시 40분부터 오전 1시 30분까지 근무를 한다. 점심시간을 제외한 총 근무시간은 주야 2교대에서는 ‘10시간 + 10시간’이었으나, 주간연속 2교대에서는 ‘8시간 + 9시간’으로 하루 평균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근로시간으로 인한 생산량의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속도(UPH)는 308.3대에서 338.3대로 9.7%증가시켰으며, 일부 추가 작업 시간을 확보하였다.

 

2.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되었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사전사후 설문평가를 시행하였다. 설문지 배포와 수거는 노동조합에서 담당하였다. 2013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가 도입되었는데, 교대제 변경 전인 2013년 2월에 1차 조사를 시행하고, 교대제 변경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3년 8월에 2차 조사를 시행하여, 2번에 걸친 조사결과를 비교하였다. 조사대상은 조합원 중 무작위로 선별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남자 235명 (30∼40대가 86.1%)에 대해 분석하였다. 설문조사의 내용은 불면증(피츠버그수면질평가, 8.5점 이상을 불면증으로 판단함), 스트레스반응(전체근로자의 평균점수의 1표준편차 이상을 고위험군으로 판단함), 직무스트레스, 직장가정갈등, 여가생활(국민여가생활조사 설문) 등에 관한 것이었다.

 

3. 핵심 연구 결과


1) 교대제 변경 전 야간근무 시 졸음수준
교대제 변경 전 야간근무시간의 졸음수준은 새벽 5시에 최고로 평균 6.80점이었다. 0점은 ‘전혀 조립지 않다’. 10점이 ‘매우 졸려서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 것 같은 상황’이라고 했을 때, 얼마나 졸음을 느끼는지 각 시간대별로 졸음정도를 평가해보도록 하고, 평균을 구해본 것이다. ‘꽤 졸립다’에 해당하는 7점 이상인 경우의 비율은 근무시작 무렵에는 5.3%였지만, 새벽 1시 무렵 12.6%, 새벽 3시 무렵 39.4%, 새벽 5시 무렵 69.9%, 근무종료 무렵에는 46.3%였다.

 

 

▲ 주야 2교대 근무제에서 심야근무 시 시간대별 졸음도

 

2) 교대제 변경 후 불면증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야간근무를 하고 나서 낮에 잠을 잘 때,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주 깬다. 이는 교대근무자들이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주요인이다. 본 조사에서는 교대제 변경 전후로 불면증 수준을 야간근무 주간과 주간근무 주간으로 분리하여 평가하였다. 그 결과 교대제 변경 후 야간근무 주간에는 새벽 1시 반까지 근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야간근무 주간의 불면증은 50.5%에서 23.9%로 낮아졌다. 다만, 주간근무 주간의 불면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교대제 변경 전에 비해 출근시간이 빨라지고 수면시간이 평균 5.99시간에서 5.64시간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면증 수준이 나빠지지는 않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교대제 변경 전후 불면증의 유병률 변화

 

3) 직장-가정간의 갈등이 감소하고, 여가시간이 증가하였다.
교대제 변경 전후로 직장가정갈등은 55.4점에서 52.3점으로 낮아졌다. 50점은 갈등이 없음을 의미하며, 50점보다 낮은 점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하위 항목별로 보면 가정에 의한 직장 방해는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으나, 직장에 의한 가정 방해에서는 58.6점에서 52.1점으로 감소하였다.

 

 

▲ 교대제 변경 전후 직장-가정갈등의 변화

 

여가생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교대제 변경 전에는 부족했다와 매우 부족했다가 72.6%에 이르렀으나, 변경 후에는 32.9%로 대폭 감소하였다. 이는 2010년 조사된 우리나라 여가활동충분도 평균과 비교해볼 때, 교대제 변화 전에는 우리나라 평균보다 낮았으나, 교대제 변화 후에는 우리나라 평균보다 높아졌다.

 

 

▲ 교대제 변화 전후 여가생활 충분도의 변화

4) 정신건강 수준이 현저히 호전되었다.
본 조사에서는 22문항으로 구성된 스트레스 반응척도를 사용하여 정신건강을 평가하였다. 평가결과 20.3%정도에 이르던 스트레스 반응 고위험군이 11.3%로 감소하였다. 스트레스 반응척도는 정신건강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설문도구다. 문항은 우울, 불안, 신체화 증상을 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울은 삶에 대한 의욕저하, 기분의 저하, 사고나 행동의 둔마 상태를 의미하며, 불안은 앞으로 불쾌한 일이나 위험이 닥칠 것으로 느껴지는 정서상태, 그리고 신체화 증상은 스트레스로 인해 통증, 소화장애 등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 교대제 변경 전후 스트레스 반응 고위험군 비율의 변화

 

4. 연구결과 다시 생각해보기
위 결과는 주간연속 2교대 도입 6개월 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밤샘근무가 없어짐에 따라 야간근무주간의 불면증 호소가 줄어든 것, 여가시간의 확대에 따라 직장-가정 갈등이 완화된 것, 정신건강수준이 호전된 것이다. 어떤 효과적인 불면증 치료도 단기간에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며, 어떤 우수한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일지라도 스트레스 반응 수준을 절반까지 감소시키기는 어렵다. 이 연구결과는 노동시간의 개선이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시켜준다.


반면, 주간연속 2교대제의 그늘에 대해서도 언급해야겠다. 첫 번째는 교대제 변경 후 주간근무 주간에 출근시간이 짧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다. 야간근무 주간에는 새벽에 취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습관이 주간근무 주간에도 이어진다. 그 결과 주간근무 주간에 일찍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반면 아침에는 더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수면시간이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주간근무 주간에 졸림과 피로가 유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노동시간을 조절한다면 출근시간을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두 번째, 교대제의 변화로 불면증의 수준이 개선되었으나, 불면증 호소자가 전체 조합원의 1/4가량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들을 위한 수면관리상담과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노동강도 증가에 따른 효과다. 본 연구결과에는 제시되지 않았으나, 조합원들이 느끼는 직무요구도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평균이 그렇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며, 아마도 부서나 직종간의 편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일부 부서에서 근골격계 증상자가 증가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 노동강도의 증가에 따른 변화를 평가할 필요가 있겠다.


네 번째, 완성차 하청업체가 주간연속 2교대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광주지회는 우수한 교섭력으로 교대제 변경 과정에서 임금수준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고 노동강도 강화를 최소한으로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 3차 하청업체의 경우에는 야간노동와 연장근로와 같은 추가근로의 기회를 잃어버려 임금이 삭감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노동강도는 강화되고 있어 주간연속 2교대제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대제의 변경이 노동조합의 교섭력에 따라 긍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