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리포트] 2013 코스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 2014.3

2013 코스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무엇을 남겼나?


푸우씨 집행위원장

1. 연구 배경

 

“회사 설립 20년 만에 처음 알게 된 근골격계 질환과 유해요인조사”


애경그룹과 일본 JSP 자본합작으로 EPP/EPE Foam 제품(자동차부품, 포장재,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코스파는 1991년 4월 음성에서 공장가동을 시작해 김천까지 생산시설을 확장하였다. 24시간 돌아가는 장치산업의 일반적인 특성이 그러하듯이 코스파 또한 12시간 주야 맞교대와 장시간노동, 협소한 공간에 빼곡하게 자리한 생산설비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중적인 소음, 성형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온도와 물을 사용하여 제품을 식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습도, 음성 공장에서 상시로 이주노동자나 용역을 고용해야 할 정도로 확인되는 인력부족 등 다양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2년 5월 13일 음성과 김천에서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기 전까지, 20여년 동안 코스파 노동자의 집단적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은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다. 따라서 2013년 노조설립 1년을 경과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첫 번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2. 연구 과정

 

“유해요인조사는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현장의 일상을, 노동자의 몸과 삶을 제대로 꼼꼼히 들여다보기 위한 것”

 

노동부가 2004년부터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3년마다 실시해야 할 사업주의 의무로 제도화했지만, 갓 노조가 출범한 코스파 노동자에게는 ‘근골격계’도 ‘유해요인조사’도 낯설고 생소한 것이었다. 따라서 무엇보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업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조합원 전반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양 지회 확대 간부 수련회에서 “근골격계직업병과 유해요인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간부교육을 먼저 진행하였고, 이후 음성과 김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하였다. 교육을 마무리한 후 양 지회 간부들과 대충지부 간부, 연구진이 함께 ‘유해요인조사의 목표와 방향 수립-실행점검-대안토론-사업마무리와 평가’를 공동으로 책임질 기획팀을 구성하였고, 기획팀 논의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업을 착수하였다. 먼저 기초인적사항,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유무, 직무스트레스 등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교육을 통해 실시(전체 노동자 104명, 응답자 86명, 82.6%)하였다. 그리고 양 지회에서 부서별로 인간공학평가 등 현장조사를 함께할 인원을 선발해 현장팀을 구성하여 집중적인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고 현장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 결과와 현장조사 결과 자료를 가지고 기획팀에서 대안 토론을 진행하였으며,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근골격계 유증상자 중 증상이 ‘중간정도로 심하다’, ‘심하다’라고 답변한 노동자와 의사와 면담을 희망하는 노동자 전 인원(설문조사 응답자 86명 중 44명, 51.2%)을 대상으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진찰을 수행하였다. 최종적으로 음성과 김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설명회를 진행하여 이번 조사를 마무리하였다.

 

3. 연구의 주요 결과

 

1) 근골격계 질환, 이렇게 심각할 줄이야 

 

코스파 노동자들의 몸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은 신체 어느 한 부위 이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 1에 해당하는 경우가 70명(81.40%), 증상이 ‘중간 정도로 심하다’인 기준 2에 해당하는 경우가 44명(51.16%)이었다. 이는 2012년 시행된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그 심각성이 바로 확인된다. 경기지부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증상은 기준 1이 44.7%(최소 18.2%~최대 65.9%), 기준 2가 34.1%(최소 9.1%~최대 61.5%)이었다. 코스파 노동자들은 기준 1의 경우 경기지부 평균치는 물론 최대치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기준 2의 경우 경기지부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최대치보다 약간 낮은 유병률을 보였다. 특히 코스파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이 34.3세로 2012년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조사” 대상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 41.1세에 비해 젊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임이 확인되었다.

                                                            

▲ 발포부서, 딜렘퍼 청소                             ▲ 발포부서, 원재료 투입                     

 

2)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온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파 노동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든 치료를 받은 노동자는 36명(47.38%)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그중 공상처리 했다고 응답한 1명을 제외한 35명(46.05%)은 개인 비용으로 치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코스파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대부분 업무로 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는 지극히 개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특히 일부 부서의 노동자들은 과다한 작업량과 반복동작과 같은 인간공학적 위험요인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이 매우 심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까지 길어 개인적으로 치료받을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3) 굽히고, 젖히고, 쪼그리고, 비틀고...


코스파 생산현장은 좁은 공간에 설비가 빼곡히 들어차 있고, 그 설비에 맞춰 노동자가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뒤로 젖히고, 쪼그리거나, 비트는 일을 해야 하는 업무가 상당하여 전체 생산 공정의 상당수가 노동부가 고시한 11개 부담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지나치게 협소화하여 작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간과, 누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에 해당할 정도로 인간공학적 유해위험요인이 상당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업공정의 전반적인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을 평가하는 ANSI-Z365로는 43개 작업 중 27개 작업이 ‘저위험성 초과작업’으로, 목, 허리, 팔, 팔꿈치 등 상지부담을 확인하는 RULA에서는 소수 일부 공정을 제외한 모든 평가 대상 작업이 4단계인 ‘즉각적인 작업자세 변경’ 결과가 나왔으며, 역시 소수 일부 공정을 제외한 모든 평가 대상 작업에서 비특이적 작업자세와 전신부담을 확인하는 REBA에서 3단계 ‘위험단계 높음, 곧 조치가 필요함’ 이상의 결과가 도출됐다.

 

4)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키는 노동조건


2개의 생산시설 중 음성공장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이 김천에 비해 약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음성 공장 노동자들의 근속연수가 김천에 비해 길고, 노후화된 설비 등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작업물량이 많아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4. 현장 개선, 무엇을 바꿔야할까?


1)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종합 대책 마련해야


노동조합에서 이번 유해요인조사를 거치면서 양 지회에 노동안전보건부서를 신설한 것처럼, 회사에서도 이 문제를 전담할 부서와 담당자를 선임하고, 장단기 계획의 수립, 실행, 점검 및 평가를 위해 노사가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협의 기구가 실제 기능하려면 이 기구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활동 시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2) 눈치 보지 않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 산재처리 등 공적인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은 물론, 요양 이후 원직 복직에 대한 불안감, 요양으로 인해  동료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을 우려하여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당장 즉각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자가 치료가 필요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함께 마사지와 찜질, 작업 전후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등 자가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회사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3) 인간공학적 작업환경 개선, 장·단기적 대책 동시에 마련해야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이번 유해요인조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코스파의 경우 작업공정의 특성상 설비 규모가 크고 의존도가 높지만 설비 자체가 인간공학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장단기 대책을 동시에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피로방지 매트 도입과 입좌식 의자 제공, 높낮이 조절 가능 작업대 도입, 철재 계단 이동시 무릎 부담 완화를 위한 충격완화 매트 설치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4)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노동조건 개선이 중요해


과다한 작업물량과 장시간 노동 등 일부 노동조건은 그 자체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고 위험요인을 강화한다. 따라서 이런 노동조건 개선은 그 자체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마련해 줌으로써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이러한 노동조건 개선이 실질 임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월급제 도입과 같은 임금체계 개편이나 적절한 임금 인상을 통한 생활임금 보장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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