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 일단 무한정 노동시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 2017.9

일단 무한정 노동시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 공공운수노조 집배노조 김효 정책국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새 정부가 노동시간 특례 업종을 축소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가장 먼저 집배 노조가 생각이 났다. 이번 결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서 집배노조를 지난 8월19일에 찾았다.

"이번 결정으로 집배원의 노동시간이 상당히 줄거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제 생각엔 그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집배원은 공무원인 정규직 집배원과 비공무원인 상시 집배원으로 나뉜다. 비율로 보면 공무원인 집배원이 1만4천명, 비정규직인 상시 집배원인 2천5백 명 이다. 이중 정규직 집배원은 노동시간 특례가 폐지 되어도 공무원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노동시간에 제한이 없다. 반면에 2천5백 명의 상시 집배원은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이 정규직 집배원과 비정규직인 상시 집배원 간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도 보인다. 

"상시 집배원이 비정규직이지만 정규직 집배원과 아예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일하는 팀도 같고 한 사람이 업무를 쉬게 되면 일을 나누는걸 견배라고 하는데 그것도 정규직 집배원, 상시 집배원 할 것 없이 다 같이 나눠서 일한다. 그래서 노동시간 특례 폐지로 상시 집배원이 1주일에 12시간 이상 연장 노동을 못 한다. 그리고 토요일에 기본 4시간에서 8시간 연장 노동을 하는 상황이 바뀌지 않거나,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남아있는 업무를 해야 하고 결국 정규직 집배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결국 무책임한 우정사업본부로 인해 정규직 집배원은 불만이 쌓이고 상시 집배원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 예견된다."

노동시간 특례폐지 결정과 맞물려 우정사업본 부의 대안 마련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떠한 상황인가.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상항이다. 지금 이대로 토요 집배를 진행한다면 지금까지 평일에 연장 노동을 했던 물량을 누가 처리하게 되는지 뻔히 아는데도 가만히 있다. 특히 명절이나 선거철이 아니라도 매월 15~25일은 물량이 폭주하는 시기다. 이때도 상시 집배원이 연장 노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지금보다 더 오래 건강을 해치며 일해야 한다. 이 모든건 무책임한 우정사업본부 때문이다. 사실 하루 이틀 일도 아니라 말하는 입도 아픈데, 일례로 2016년도에 사회적으로 집배원 장시간 노동이 문제가 되자 우정사업본부가 각 우체국으로 주당 44시간 이내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린 적이 있다. 그런데 업무량이나 인력 등 함께 조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 이 얘기인즉슨 우정사업본부는 문제를 면피하기 위해 서류 상으로만 시간을 줄이고 집배원은 이전과 마찬가지 로 연장 노동을 하라는 결정인거다. 심지어 주 44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면서 연장 노동을 했던 집배원들은 연장수당도 제한되었고 통제받았다."

그럼 이번 정부의 결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해야 하나.

"부족한 점은 있지만 집배 노조는 지금껏 집배원들이 노동시간 상한선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해왔다. 그래서 이번 노동시간 특례 폐지로 인해 전체 집배원의 20%인 상시 집배원의 노동시간이 절대적으로 단축되는 것을 매우 환영 하고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고있다. 제도 시행 초기엔 집배원들 사이에서 문제 제기도 많고 불만이 없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공무 원에게도 노동시간 상한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생기고 우리도 그러한 요구를 다 시 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이번을 계기로 집배원의 노동시간 단축이 조금 더 현실로 가까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이 아니라 십수 년 전부터 매년 10명 이상 집배원이 과로와 교통사고, 최근엔 과로자살로 사망 했지만, 집배원의 업무 경감이나 인원충원 등 제도적으로 개선의 노력이 미비했다. 토요 집배도 2015년 7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잠시 쉬고서 바로 폐지했다. 당시 토요 집배가 부활할 당시 반대하는 집배원 비율이 사측과 가까운 한국노총인 우정노조 포함해서 70%나 되었다. 집배원들 이 우정노조의 결정에 이렇게 압도적으로 반대한 적이 별로 없었다. 집배원들의 이러한 불만이 결국 민주노조인 집배노조 건설로 이어진 거다. 많은 집배원이 주 40시간제 도입된 지 10년도 넘은 세월 동안 우리는 아직도 토요일에 일하고 있고, 동료들이 오늘도 죽지 말자고 이야기하면서 일해야 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업무량 감소, 인력충원 문제로도 계속 싸워야 하는 상 황일 것 같다. 

"아무래도 집배원이 공무원이다 보니 예산을 우정 사업본부가 벌어들인 수입에서 계획한다고 해도 즉각 인력을 늘리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단 우정사업본부가 더는 마른걸레 쥐어짜듯 집배원의 생 명을 대가로 이윤을 남기는 건 그만두어야 한다. 그리고 토요 집배 폐지를 시작으로 점차 업무량과 인원 충원에 대한 대안을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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