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3. 장시간 노동과 사회복지사의 24시 / 2017.9

장시간 노동과 사회복지사의 24시

-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사회복지사 A씨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직업이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흔히 '좋은 일 한다'는 말과 희생정신, 봉사정신이라는 시선이 따라붙는다. 이런 시선은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주장 하기 어렵게 한다. 좋은 일에는 저임금이, 희생과 봉사정신에는 부당한 일에도 침묵해야 하는 억압이 동반된다. 

특히,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필요가 증가함에 따라 과업무에 시달린다. 하지만 항상 인력은 부족하고, 야근은 당연시된다. 이번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에서 사회복지 업은 유지되었다. 공공의 필요성을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장에선 어떤 문제의식과 고민이 있을까. 지난 8월17일 서울에 있는 중 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일 하는 사회복지사 A 씨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곳의 사회복지사들은 어떻게 근무하고 있나요? 

"제가 일하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은 365일, 24시간 돌아가요. 그래서 교대근무 직원들이 24시간 2교대로 근무 해요. 주간근무는 오전 7시30분~저녁 6시30분, 야간근무는 저녁 6시~오전 8시까지요. 스케쥴은 주간/주간/야 간/야갼/비번/휴일인데, 사실 야간 근무하고 아침에 퇴근하면 제대로 못 쉬어요. 휴일이 이틀이라 할 수 없죠. 

그리고 휴일, 공휴일에 근무하면 수당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급여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받고 있죠. 야간에 휴게시간이 있어도, 한시도 장애인 분에게 떨어질 수 없어요. 휴게시간이 아니에요. 주 60시간 이상 근무해요. 과로사로 인정받는 기준을 주 62시간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는 과로사로 인정받기 위해 90시간을 일해야 할까요? 우리가 노예도 아닌데 말이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은 어떤가요? 


"장애인분의 삶이든, 직원의 삶이든 뭔가가 바뀔 때요. 거주시설 장애인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제약이 많아요. 그런 환경을 바꾸면서 요구하고, 선택하는 것들이 늘어날 때 가장 보람차요. 저희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 환경이 좋아졌을 때예요. 차별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생활 재활교사들이거든요." 

생활 재활교사들의 처우가 어떤가요? 

"이분들은 사회복지, 재활학을 전공한 분들이에요. 보건복지부에서 급여가 나오는데 실제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 가장 낮은 급여를 받아요. 1호봉 기준으로 세전 연 2천4백에서 2천5백 정도를 받는데, 그것도 시간 외 근무 40시간 채워야 받을 수 있어요." 

최근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이 10개 업종 으로 축소하기로 잠정 합의 했습니다. 그런데 사회복지는 유지하기로 됐죠.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고민이 있으신가요? 


"장애인 시설만큼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곳이 없어요. 교대 문제도 심각하죠. 그런데 선함이라는 굴레에 씌여 노동을 강요당하는 구조예요. 인력 기준은 10년이 넘었어요. 그런데 서비스는 굉장히 많이 늘어났죠. 요구 받는 것도 엄청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직접 서비스 수준은 얼마나 좋아졌을까요? 문제가 심각한데 시설을 대표하는 협회에서는 별다른 대응이나 성명서 조차 없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은 문제에 공감하고 분노해요. 그런데 분노가 집단화 되기 어려운 구조가 있어요. 교대 근무자들은 조가 같지 않으면, 만나지 못하거든요. 노동자들이 서로 얘기하고, 연대할 환경이 안 만들어져요." 

노동과정에서 여러 건강 문제도 발생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근무시간이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넘어갈 때가 많아요. 만성피로를 호소해요. 교대근무를 하니까 밤에 잠을 못 자요. 야간근무 끝나고 낮에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죠. 그래서 수면장애가 있는 분들도 있어요. 외상은 빈번히 발생해요. 경미한 타박상 정도는 얘기도 안해요. 전염성 질병도 문제죠. 

저희가 자체적으로 관리해서 어려워요. 그리고 보행이 불편한 분들 지원하다 보면 근골격계질환, 디스크가 발생해요. 그런데 병원 다닐 시간도 없어요. 스트레스는 항상 있죠. 집에 있다가도, 아픈 분이 생기면 시설로 가야 해요. 장애인분들의 모든 걸 우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죠. 우울증을 직접 호소하는 사람은 없지만, 힘들어서 퇴사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괜찮다고 해도, 얼마 뒤 퇴사해요. 그래서 이직률도 높죠." 

사회복지 현장에서 가장 우선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뭔가요? 


"노동시간이 정상화 되어야 해요. 급여나 노동시간 인정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죠. 시간 외 노동을 하는 게 너무 당연시 돼요. 노동시간이 줄고, 인력이 늘어나지 않으면 양적인 서비스가 늘어나도, 서비스 질이 좋아지기 힘들어요. 지금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꿔야 해요. 최소 50%는 충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장애인 개인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해요. 거주시설은 집단생활이기 때문에 장애인분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요. 자기결정권, 선택권, 자립을 중시하면서 개인별 서비스가 강조되죠. 그런데 인력이 늘지 않으면 어려워요." 

사회복지 노동자로 바라는 일터는 어떤 곳인가요? 

"노동자들의 처우나 노동조건이 좋아져야 해요. 그러면 장애인분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거예요. 탈시설, 자립, 인권을 가능케 하기 위해선 인력 충원이 필요해요. 개인의 노력으론 절대 안 되죠. 장애인도 사회복지사도 사람답게 살지 못해요. 사회복지사도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노동의 문제를 되돌아봤으면 해요. 

사회복지사가 좋은 일 하는 직업이라고 하는데, 좋은 일이 아니에요. 옳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스스로 우리의 노동 문제에 대해 옳게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연대 말고는 답이 없어요. 한목소리를 내야 해요. 더 많은 사회복지사가 힘을 가질 수 있는 노동조합에 가입해, 같이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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