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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 멕시코보다 더 일하는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 2017.9 멕시코보다 더 일하는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샤프항공지부 지부장 김진영 인터뷰재현 선전위원장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근로기준법 59조 폐지에 대한 요구가 뜨겁다. 곧 최대 추석연휴를 앞두고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낼 공항 노동자들, 그들은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일을 할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8월30일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4년부터 공항 지상 조업 회사인 사프 항공 램프 직군에서 일하는 김진영입니다. 공항 지상 조업은 램프, 항공정비, 기내 청소(캐빈), 기내식 준비, 티켓팅 등 비행운행 관련해서 모든 일을 합니다. 작년부터는 노동조합 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공항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샤프.. 더보기
월 간 「일 터」/[특 집]

특집 4. 멕시코보다 더 일하는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 2017.9

멕시코보다 더 일하는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 공공운수노조 샤프항공지부 지부장 김진영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근로기준법 59조 폐지에 대한 요구가 뜨겁다. 곧 최대 추석연휴를 앞두고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낼 공항 노동자들, 그들은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일을 할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8월30일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4년부터 공항 지상 조업 회사인 사프 항공 램프 직군에서 일하는 김진영입니다. 공항 지상 조업은 램프, 항공정비, 기내 청소(캐빈), 기내식 준비, 티켓팅 등 비행운행 관련해서 모든 일을 합니다. 작년부터는 노동조합 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항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샤프항공지부 지부장 김진영 님
  공항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샤프항공지부 지부장 김진영 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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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언론이 공항 지상 근무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실태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대체 얼마나 일을 오래 하시나요?
"아침 7시 출근해서 밤 11시 퇴근이 기본입니다. 한 달에 평균 시간 외 노동시간만 140시간입니다. 정규 노동시간인 209시간도 일을 하니까 한 달에만 350시간, 연간 3,600시간을 일하는 거죠. OECD 통계로 보더라도 멕시코보다 더 일해요."

일한 만큼 정당한 임금은 받나요?
"한 달에 140시간 연장해도 월급이 300만 원도 안됐죠. 그래서 작년 5월에 노조를 만들고 그동안 못 받았던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지급 관련해서 소송 중입니다. 일은 길게 하는데 임금은 적다 보니 특히 젊은 노동자들이 한두 달 있다가 그만두는 일이 허다했어요. 제 후임으로 들어왔다 나간 사람만 100명은 되요." 

늘 꼬박 한 달에 350시간씩 일하신건가요?
"그렇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딱 두 달간 주당 12시간만 연장을 한 적이 있었어요. 평소에 애들 자는 모습만 보다가 같이 놀이터에서 놀고 목욕하고 저녁 먹는데 기쁘더라구요. 그런데 두 달 지나서 회사가 59조 법 조항을 들이대면서 다시 무한정 연장 노동을 시켰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까지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 7시 출근이라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씻고 셔틀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합니다. 일 시작하면 오후 4시에 퇴근인데 그런 경우는 없죠. 밤 10시, 11시까지 근무하고 퇴근하고 집에 가려면 밤 12시에 인천공항에서 나가는 막차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가서 다시 택시 타고 집에 가야 합니다. 그래서 그냥 회사에서 자죠. 둘째 날도 똑같이 반복해서 일하고, 셋째 날은 새벽 5시 출근입니다. 그래서 오후2시에 퇴근하고 다음 날 휴무입니다. 2박 3일 일하고 하루 쉬는 패턴을 반복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비행기가 도착해서 다시 운행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일을 합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올 때 자동차로 따지면 주차장인 주기장으로 내려오게 신호를 보내죠. 다른 동료는 비행기가 정해진 위치에 내려오게 차가 못 다니도록 통행을 차단합니다. 비행기가 멈추면 움직이지 않게 고임목을 채우고 비행기 안에 있는 수화물과 화물을 내리고 화장실에 있는 오염물을 정리해요. 그리고 새로 나갈 비행기니까 다시 수화물과 화물을 차에 짐을 싣습니다. 그리고 견인 트랙터라는 화물 차량을 이용해서 비행기를 정 위치에 이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일을 하루에 몇 번이나 반복하시나요?
"회사가 지금 계약하고 있는 항공사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몇몇 외국계 항공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하루 운행하는 비행기를 다 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제주항공이 하루 인 아웃(왕복) 60여 편, 이스타항공이 50여 편입니다. 거기에 외국항공이 30여 편이라 하루 총140여 편의 비행기를 70명이 다 처리한다고 보면 됩니다. 한 비행기당 그라운드 타임이라 해서 1시간 이내로 처리해야 하는데 팀당 3명의 인원이 1m 공간에서 평균 20~30kg 나가는 캐리어 180개를 (총 무게 3톤) 상하차하면서 일합니다." 

항공사 노동자들은 주 40시간 노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기장과 승무원은 항공법에 적용을 받기 때문에 철저하게 휴게시간을 보장 받아요. 그런데 지상 조업만 항공법에 적용을 안 받고 59조에 해당하니까 무한정 일을 합니다. 인원이라도 많으면 관계없을 수도 있는데 회사는 59조를 이용해서 최대한 사람 적게 뽑고 시간 외로 일을 시키려고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지금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는 있는 59조 폐지를 위해서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이 문제를 공동으로 싸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기대만큼 결과를 내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으로 보면 대표교섭 노조인 기업노조가 단체협상도 체결을 못 하고 있어서 회사와 기업노조 양측을 압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제가 우리도 아스팔트처럼 튼튼한 길이 열릴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