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부산진구청의 공공성 강화로 행복하게 아이들 보육하고 싶어요! / 2017.9

부산진구청의 공공성 강화로 행복하게 아이들 보육하고 싶어요!

- 보육노조 최초파업 중인 성북 초등어린이집분회 인터뷰

정경희 선전위원 


부산의 중심지 서면 일대는 부산진구청이 담당 한다. 우뚝 솟은 부산진구청 앞 가로수 아래에는 50일이 다 돼가도록 돗자리를 깔고 무더위를 지나며 파업농성 중인 4명의 보육교사가 있고, 부산진구청 정문 안으로는 ‘과연 이런 억지 집회가 정당한가?’라는 제목의 어른 키보다 큰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단순한 노사문제로 바라 보는 부산진구청을 향해 공공의 보육현장을 제대로 관리하고 책임지라고 주장하는 보육교사 들은 어째서 이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것일까?

부산진구에 있는 성북 초등어린이집 보육교사 노조 윤경순 분회장, 이서영, 김현아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성북 초등어린이집은 박순애 원장이 20년 가까이 부산진구청으로부터 재위탁을 받아오면서 4년 동안 25명의 교사가 교체될 만큼 각종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착취와 인권을 짓밟아 오고 있었다고 한다.

“2014년에는 친환경 페인트칠을 했는데. 2015년에는 페인트를 벗기는 작업까지 했어요. 3~4일에 걸쳐서 사포를 들고 생전 처음 마스크를 낀 채 온종일 창틀의 페인트를 손으로 벗겨냈어요. 호흡기도 좋지 않고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지만, 특히 손톱이 빠져나갈 듯 아파서 후배 교사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요.

임신한 교사에게도 이일을 시켰어요. 밤 10시가 넘어 퇴근을 한 날도 있었고, 점심은 각자의 돈으로 사먹어야 했죠.

보육시간 아이들과 함께해야 함에도 불러내어 잡무를 시킬 때가 많았죠. 가까운 예로 2016년 5월 시민 공원 봄꽃 축제 후 원장님의 집, 지인들, 학교, 어린 이집에 두기 위해 시민공원에 전시되었던 화초들을 가지러 3일을 시민공원에 다녀야 했어요. 한두 개씩 가져가는 시민들과 달리 어린이집 차에 넘치도록 실어 “이렇게 많이 가져가면 곤란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무거운 화분들을 반복해서 날라야 했는데 부끄럽고 교사로서의 자존감도 떨어지고 몸도 아주 아팠어요. 그 시간에 같은 반에서 근무하는 동료는 혼자 영아들을 보육하며 힘들어했죠. 며칠 동안 허리 어깨 근육통으로 파스를 바르고 생활해야 했어요.“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2015년 부산진구에서 제정한 조례로 인해 원장의 정년이 다되어지자 구청이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원장이 이에 불복 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소송이 시작되고 부신진구청의 어린이집 감사,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고, 교직원들은 원장의 협박과 구청의 진정서, 탄원서, 각종 진술 및 경찰서 출석 요구 등으로 고초를 겪게 되었고, 결국 2016년 3월부터 6월까지 9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고 한다.

“현장에 있는 저희가 알고 있는 내용이 많으니 구청 에서 행정소송에 필요한 탄원서를 적어 달라고 했어요. 여기에 협조해주었다는 이유로 원장님이 저희를 해고하려 했고 이를 위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죠. 그래서 조리사님이 제일 먼저 노조에 가입하 셨어요.

사실 주변에서 ‘노동조합’이라는 것도 있으니 가입 해서 힘을 키워내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노동조 합에 대해 왜곡된 말을 들어서 망설이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3년 차인 이서영 선생님을 해고했어요. 2학기가 시작하기 전 이제 사회 초년생인데 못된 것만 배워서 못된 짓만 한다고. 어차피 재계약을 안 할거니까 지금이라도 다른데 알아보라고. 다른데 취직하면 자기한테 연락이 오는 데 조금이라도 좋게 말해줄 때 가라고 했어요. 노조에 가입할까 봐 으름 장을 놓으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원장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내기 위해 노조에 가입한 거죠.“

2016년 6월, 박순애 원장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을 빌미로 구청이 계약을 해지하고, 구청의 직영 운영 하에 김석순 원장이 투입되면서두 명의 원장이 모두 어린이집에 출근하였다고 한다.

“아이가 화상을 입은 일이 있었어요. 원장님 부재중에 안전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거죠. 뉴스가 나가고, 학부모님의 항의 전화가 오고, 선생님들은 난리가 났는데 원장님은 심신이 약하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셨던 거죠. 그래서 구청에서 새로운 원장님을 파견 보냈고, 두 원장 체계로 저희가 몇 달간 지내게 된 거죠.”

결국, 구청의 행정패소로 김석순 원장이 물러가고 원장자리를 되찾은 박순애 원장의 노동 탄압은 극에 달하였고, 2016년 12월 구청은 갑작 스럽게 2017년 12월 성북 초등어린이집을 폐원하겠다고 통보하였다고 한다. 노동조합은 시민단체와 함께 폐원반대 투쟁을 전개하여 막아 냈으나 원장은 이를 이유로 2017년 원아 모집을 하지 않아 1차 정리해고를 강행하여 결국 교직원 7명이 해고압박을 못 이기고 퇴사하였다고 한다.

“노동조합에 가입하기 전에 저희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아동학대 시말서를 강요했어요. 아이가 화장 실에서 울었는데 일부러 배변을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앉혀서 울렸다는 내용으로 적으라고 했어 요. 그리고 원장님은 아이의 울음소리만 녹음하고 있고요. 그래서 배변훈련 중이었고 그에 맞는 것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만약 원장님이 아동학대로 판단한다면 아동학대 전수조사를 신고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죠. 설사 저희가 아동학대를 하였다면 원장으로서 당장 바로잡도록 조처를 하는 것이 맞으나 그 상황을 그대로 녹음하고 있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인 거죠.

원장님 손녀 반을 2년이나 했거든요. 그때 내 손녀 한테 아동 학대한 것을 다 알고 있고, 증거를 가지고 있으니 노조 가입하지 말라고 협박도 했어요. 최근 에는 그 손녀가 저희 반에 있었어요. 초과보육이어서 다른 반 선생님과 분반을 했었는데 저에 대해서그 선생님에게 자꾸 물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동학 대를 걸어서 해고하려고 했던 거죠.“

조합원이 급격히 줄어들자 원장은 원아를 조금더 모집하여 비조합원 교사 2명을 채용하였다.

그리고 조합원에게는 업무반려, 불가능한 업무 지시, CCTV 감시압박 등으로 괴롭히며 징계위협을 가하다 또다시 조리사에게 경영상 이유로 2차 정리 해고통보를 하였으나 현장투쟁으로 철회시켰다고 한다.

“지난 3월엔 조리실에 조리사님의 동의도 받지 않고 CCTV를 몰래 설치했어요. 지금은 정보공시에는 조리실에 CCTV가 설치되어있다고 변경되어 있기는 하지만 당시, 눈에 불을 켜고 조리사님을 해고 하기 위해 징계 거리를 찾으려고 했던 거죠. 분회장님 같은 경우 원장님의 요구대로 안 하시니 부장직을 박탈하고 업무지시 거부통보서를 줬어요. 해고를 위한 준비단계로 징계를 위한 서류를 모으는 거죠. 변호사가 옆에서 알려주니 법적으로 꼼짝 못 하게 해놓고 고소 고발하려 한 거죠.”

2017년 7월, 조리사 정리해고가 좌절되자 원장은 비조합원을 무리하게 채용하더니, 극심한 차별대우와 탄압으로 교직원들이 더는 견딜 수없게 만들었고, 보육 노조 성북초등어린이집 분회는 2017년 7월 24일 보육노조 역사상 최초로 파업에 돌입하였다. 원장은 조합원 교사들이 맡고 있던 반만 부분 직장폐쇄를 시켰고, 부산 진구청은 아이들을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시 켰다.

“저희가 파업을 하면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거잖아요. 그래서 꼭 파업해야 하나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만두는 것 말고는 더 버티기 힘들었어요. 파업하면서도 많이 힘들죠. 그래서 많이 울었는데 연대해주러 정말 많이 오세요. 맛있는 것도 많이 사 오시고 ‘힘내라고 이길 수 있다! 끝까지 힘내라! 할 수 있다!’ 이런 격려의 말씀으로 싸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부산진구청은 파업은 노사 간의 일이라며 문제 해결에 아무런 의지가 없고, 한때 이용했던 교직원들이 자신들 때문에 생계를 잃거나 지옥 같은 현장에서 고통받는 부분에 대해 책임회피 에만 급급하며 적대시하고 있다.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것도 예상되고 앞으로 더 심한 탄압과 난관이 기다릴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들어보았다.

“노조 가입하면 뭔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 는데 우리가 이겨나가야 하고, 파업을 시작할 때도 어느 정도 싸우면 결과가 나올 줄 알았는데 더 큰 산이 나타나요. 그래서 하루는 힘 빠졌다가 하루는 다시 또 다짐하곤 하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고, 저희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투쟁해서 이기지 않겠나 생각해요. 건강이 좀 염려되지만 끝까 지, 투쟁해야죠.”

행복한 보육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투쟁하는 것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한다. 아이들 보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눈에는 눈물이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새어 나왔다.

“보고 싶죠. 어제도 아이들 사진 보면서 흉내 내면서 아이들 생각했어요. 그런데 돌아가면 아이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반겨줄까 하는 염려도 돼요. 아이 들이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지만 지금은 전원을 시켰으니 아이들과 함께할 수없는 게 마음 아프죠. 그래도 아이들 앞에서 원장님 한테 끌려나가는 모습, 아이들이랑 같이 있으면서 울었던 모습, 아이들 앞에서 소리 지르는 원장님께 대응해야 하는 좋지 못한 모습을 아이들에게 계속 보여주는 것보다 당당하게 이겨내서 ‘너희 선생님 들은 올바르게 너희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험난하지 만, 이 길을 갔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견뎌 내는 것 같아요.”

운영의 투명성으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 립어린이집이 민간위탁으로 공공성을 상실해 가는 현장에서 이를 막아보고자 파업투쟁으로 맞서고 있는 보육노동자가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마지막으로 들어 보았다.

“저희처럼 투쟁하는 분이 있다면 좀 더 용기 내자고 말하고 싶어요. 투쟁하면서 왜 나만 이런 걸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여러 연대투쟁을 다니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노조가 있는 일터를 많이 접했거든요. 각자 일터에서 힘든 점이 있지만 자기 일터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육노조 최초로 파업을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해요.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보육노동자의 예시가 될 수 있고,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끝까지 열심히 싸울 거예요. 그래서 꼭 이겨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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