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노동] 자본주의 발전 시기 여성노동의 면면을 드러내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 2020.06

 

[문화로 읽는 노동] 

 

 

자본주의 발전 시기 여성노동의 면면을 드러내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

 

 

김대호 / 회원 

 

30~40대의 경우 제목은 들어봤지만 못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20대의 경우 제목도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혹여 제목을 들어본 사람은 1990년대 SBS에서 방송했던 예능 프로그램의 한 코너에서 개그맨 이영자와 홍진경이 버스 안내양으로 나와 그 시절 잘나간다는 연예인들을 버스 승객(게스트)으로 맞아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기원은 소설이 원작인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이다.


영자의 수난시대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에서는 그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청춘남녀가 주인공이다. 동생들의 학비와 가족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골에서 상경하여 청계천 철공소 사장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을 하는 영자(배우 염복순)와 청계천 철공소에서 견습공으로 일을 시작한 창수(배우 송재호)가 어떻게 만났는지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창수가 철공소 사장의 심부름으로 사장의 부인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집에 들르게 됐다가, 거기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영자를 처음 만나면서 사랑이 시작된다.
      
제목은 <영자의 전성시대>지만, 첫 장면을 제외하고 영화는 끝날 때까지 제목과는 반대로 '영자의 수난시대'가 시작된다. 교제를 시작하자마자 창수는 군에 입대하고, 홀로 남은 영자는 철공소 사장의 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지만, 오히려 영자는 사장 부인이 준 얇은 돈 봉투를 받고 쫓겨난다.

그 뒤로 영자는 여인숙에서 살면서 봉제공장에서 힘들게 일을 하는데, 적은 월급으로는 생활비가 감당이 되지 않아 룸메이트 언니의 추천으로 술집에서 접대 일을 시작한다. 접대 일 역시 쉽게 적응되지 않아 당시 '버스 안내양'으로 불렀던 버스 차장 일을 시작하지만, 많은 승객을 태운 버스 출입문에 매달린 채로 달리다가 떨어져 오른팔이 잘리는 산재사고를 당한다.
   
사고성 재해라 산재승인 절차가 간단했는지 산재보상금 30만 원을 받는데, 미장원을 차리자는 룸메이트 언니의 이야기를 뿌리치고 동생들의 학비와 가족의 생활비로 30만 원 전액을 엄마에게 보낸다. 더는 희망이 없다고 느끼면서 자살을 시도하다가 마지막으로 영자의 눈에 들어온 것이 성매매였고, 오른쪽 팔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어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가게 된다.

군 복무를 하던 중 영자와 연락이 끊긴 상태로 제대를 한 창수는 목욕탕 보일러실을 거처로 삼아 목욕탕 세신사로 일을 하는데, 영자가 성매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자를 찾아간다. 양복점을 차리는 게 꿈이었던 창수는 목욕탕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영자를 도와주게 되고, 영자의 몸에 꼭 맞는 의수까지 만들어준다.

성매매 일을 힘들어하던 영자를 설득해 일을 그만두게 하고 목욕탕 보일러실에서 같이 살아가다가 꼰대 목욕탕 보일러공(배우 최불암)의 간섭에 낙심하여 영자는 다시 창수 곁을 떠난다.

몇 년이 흘러 창수는 양복점이 아닌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살다가 영자를 봤다는 친구 말에 영자를 찾아가는데, 영자는 어느 도시 변두리에서 불편한 다리로 오토바이로 짐을 나르던 남편(배우 이순재)과 함께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고, 창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영자를 다시 떠난다.

여기까지가 <영자의 전성시대>의 줄거리다. 영화의 결말은 영자의 남편과 전 남친이었던 창수가 넓은 도로에서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희망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영자가 성매매했던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시체로 발견되는 영자를 보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고 한다. 원작 소설은 그 시절 배우지 못했던 여성 노동자의 가장 끔찍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 영자의 전성시대 > 포스터

<영자의 전성시대>는 1975년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36만 명이 관람하였던 최고의 흥행영화였다. 1970년대는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산업화를 진행하던 시기로 지방의 많은 젊은이가 서울로 상경하여 노동자로 살아가는데, 자본주의적 모순 역시 급격하게 나타났던 시기이다. 특히 일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남성 노동자인 창수에 비해 여성이었던 영자는 가사도우미, 봉제공장 노동자, 버스 차장 외에 더 이상의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 폭력이, 그리고 남성 노동자들의 폭력이 영자의 삶을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고 있었는지 영화는 리얼하게 보여준다. 45년 전의 영화이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폭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영자와 창수의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노동보건을 전공으로 하는 필자로서는 그 당시 철공소의 작업환경과 창수가 살았던 목욕탕 보일러실의 노동환경을 볼 수 있는 것이 흥미로웠고,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배우 최불암과 이순재의 40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물론 몇 가지 불편한 장면들도 있다. 창수가 영자를 처음 봤을 때 폭력적으로 들이대는 장면, 영자에게 꼰대처럼 훈계하는 장면, 성매매를 하던 영자를 때리는 장면, 성폭행 가해자인 철공소 사장과 영자가 성폭행 사건 이후 교제하는 장면 등은 꽤 불편하다.

하지만 <영자의 전성시대>는 자본주의 발전 단계에서 여성 노동자가 어떻게 희생되는지 그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여성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 노동자 등 취약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 시대에 다시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특히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 결말은 주인공 딸의 비극적인 결말로 끝을 맺는 박경리의 소설인 <김약국의 딸들> 못지않게 리얼하다는 점에서 명작의 반열에 올릴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영자의 전성시대>는 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코로나19 대응시 근로자건강센터가노동자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 2020.05

코로나19 대응시 근로자건강센터가 노동자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강충원 후원회원,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

 

코로나19 대응 과정은 "방역저지선이 뚫렸다", "전사, 영웅" 등의 단어부터 재난 극복을 위한 총동원 체제, 고양된 어조로 전하는 뉴스속보 등 흡사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과 같은 재난은 일상을 잊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았던 '노동자', '노동'이라는 단어는 자취를 감춘다.

필자가 속한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를 찾아오는 노동자분들의 발길 또한 끊어졌다.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예정되었던 안전보건교육과 운동교실, 집단상담, 찾아가는 이동상담이 모두 취소되었다. 국가적 재난에 모든 공공기관의 의료진들과 정신보건요원,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동원되어 코로나19의 위험에 대응하고 있지만, 내방과 출장 없이 멈춰버린 근로자건강센터(이하 근건센)는 위기에 대응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 안전보건공단과 계약한 실적목표 이외에는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이 없는 만큼 책임도 없는 민간위탁사업이기 때문이다.

근로자건강센터가 21곳이나 있지만, 그림자처럼 멈춰 있었다. 그래도 50인 미만 사업장 중 '우리회사 주치의' 관계를 맺은 사업장, 센터와 연결된 돌봄노동자, 이동노동자, 항공 관련 업종, 문래동 철강단지의 소공인 사업장, 대중교통 운전기사, 자동차 정비업체, 분진노출 사업장 등에 산업용 마스크를 전달하고 방역수칙을 전하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손씻기는 물론 방진용 마스크 착용을 꺼려하던 분들이 이번 기회로 보호구 착용이 일상화되는 변화가 생겼다. 소규모 사업장의 보건관리를 한다는 체면은 세운 것이다.



코로나19로 돌아보게 된 일할 권리, 건강할 권리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과 A보험회사 콜센터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은 환자로서의 인권뿐 아니라, 노동자로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아플 때 쉴 권리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게 만든 사건이다. 2015년 우리는 메르스를 경험하면서, 서울삼성병원과 같이 큰 병원도 감염관리가 되지 않으면 더 위험한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의료시스템을 민영화하는 것으로는 감염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회 전반의 감염위기상황에서는 반드시 공공의료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당시에는 병원이송노동자, 보안노동자 등 서울삼성병원이라는 대기업 원청에서 관리되지 않던 수많은 병원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메르스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근건센에서도 이전까지 3~4개의 콜센터사업장직원들의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었음에도, 조밀한 책상배치와 아플 때 쉬지 못하는 노무관리 등 열악한 노동환경이 상담사들의 감염위험을 키울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없었다.

사업장의 보건관리가 기초서비스 제공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노동자의 인권과 건강권 회복이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재확인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등 생활유지를 위한 논의와 더불어,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상병수당제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   또 다른 판데믹에 맞서, 열악한 작업환경에 처한 소규모 사업장들의 안전보건을 지키기 위해서, 근로자건강센터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pixabay

 

건강할 권리와 함께 일할 권리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건강문제보다 실직문제가 더 큰 고민인 노동자들도 있다. 서울·서울서부 근건센 2곳에서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 소속의 학교급식종사자들의 작업환경개선과 보건관리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그동안 학교가 교육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보건관리가 이뤄지지 않다가, 2017년 학교급식소는 "기관내구내식당업"이라는 유권해석으로 현재는 산안법이 적용되어 각 학교별로 급식설비의 개선과 함께, 건강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조리종사자의 직위도 교육공무직으로 변경되었지만, 여전히 방학 기간에는 무급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며, 사실상 임금을 받는 일자리가 사라진 상황이다.

이전에는 2달 정도의 방학, 즉 실업 기간에 근건센에서 아픈 몸을 쉬면서 재활운동과 건강관리를 받는 분들도 계셨는데, 개학이 연기되면서 보건관리사업도 함께 연기되었다. 5월부터 개학하기로 된 것은 다행이지만, 교육청에서 발표한 개학 이후 학교급식 운영방안은 여전히 조리종사자들의 업무부담 증가와 감염관리, 환기관리 대책이 부족하다. 인력충원 없는 부담 증가가 미치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 영향, 급식종사자의 건강이상 발생 시 유급병가 부여와 대체인력 확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취약한 사업장들의 감염관리/산재예방체계를 갖춰야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일이 더 많아진 사업장도 있다.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될 겨를도 없이 마스크 생산업체가 24시간 비상가동을 시작했다. 마스크 생산량 확보를 위해 정부는 사업체들에 추가고용지원금을 제공했고, 근건센은 생산업체의 건강관리 긴급지원을 담당하기로 했다. 기존보다 몇 배를 더 생산하게 된 노동자들은 피로누적과 과로, 수면문제, 근골격계 문제를 겪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근건센 지원의 문제점은 사업주 요청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물량확보가 중요했고, 정부의 눈치를 보는 사업주의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노력에 노동자 건강을 관리한다는 구호가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일부 지역에서 마스크제조업체의 건강지원을 나갔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업장과 근건센이 연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규모사업장, 취약작업환경사업장, 건강실태조사 고위험 사업장 등 이름도 어려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업장과 노동자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한 것 같은 씁쓸함이 남는다.

우리는 어쩌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또 다른 판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의 감염관리체계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실적 중심의 예방관리체계에서 벗어나 급작스런 위험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는 노동조건과 작업환경 조성과 공공보건 지원체계 확립의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전환 가운데서 공공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근건센 또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일터 정신질환 짚어보기] 정신질환과 자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2020.05

정신질환과 자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정여진 업무상 정신질환 연구팀

 

1. 들어가며

정신질환과 자살 모두 논란이 많은 영역이다. 현재 정신질환 자체를 부정하는 고전적인 반정신의학적 도전은 잦아들었다고 하더라도 일부 질환에 대해서는 그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정신질환에 대한 공식적으로 내려진 명쾌한 정의는 없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임상가들은, ‘상당기간 지속되는 인지적, 정서적, 지각적(perceptual), 행동적, 기타 심리적인 역기능적 변화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고,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신체질환보다 정신질환에 대한 논쟁이 더욱 활발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필자는 정신질환의 특수성, 특히 분류와 진단에 있어서의 특수성을 간략하게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자살과 정신질환과의 연관성과 그 논란에 대해서도 덧붙이고자 한다.

 

2. 신체 질환과 다른 정신질환 진단의 특징

정신질환의 증상과 징후는 단순히 개인의 생존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인 관계나 직업적 수행을 포함한 사회적 기능의 변화를 통하여 그 실체를 드러낸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아볼 수 있다. 그런데 생물학적 현상보다 심리학적 현상, 그보다는 사회적 현상이라는 더 높은 층위에 자리할수록 더 복잡한 기제들의 조합에 노출이 되며, 의도를 갖고 실천하는 인간에 의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개방된 체계에 가까워진다.1) 이러한 이유로 정신질환의 원인부터 증상의 발현까지 여러 층위의 무수한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무엇이 직접적인 원인인지 알기가 대체로 (신체질환보다) 어렵다. 더구나 사회적 규범에 따라 문화적 배경에 따라 이러한 정신과 행동의 변화는 달리 평가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는 정신질환의 개념과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가 정신병적(psychotic)이라면, 현실적으로 정의를 내리기보다 어떤 때정신병적이라고 하는지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2) 현실 검증력이 손상되었다고 판단될 때 어디서부터 현실검증력(reality testing)’이 손상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신체질환 역시 정의와 진단기준을 둘러싼 무수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데다, 자료와 근거(유전학, 역학 등의 연구결과)가 축적되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임상적 지침 역시 개정과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관건은 신체질환이건, 정신질환이건 당시의 과학적 근거들에 뒷받침된 최선의 결론이었는지 여부일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진단기준이나 척도상 절단점을 단지 잠재적인 합의로 받아들여야 한다.

끝으로 정신질환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불확실성을 지닌다. 뚜렷한 예측 인자들이 부재하는 데다, 당사자의 성향이나 인지기능, 사회적 자원 등의 상호 작용으로 증상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증상이 고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사회적 관계는 의도를 갖고 행동하는 사람들 간에 형성되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데, 정신질환의 증상이 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거꾸로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상의 발현이나 중증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연히 진단명은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릴 수도 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진단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진단은 자의적인 딱지 붙이기(labelling)을 지양하고, 치료에 있어 체계적인 도움을 주고, 사회적 지원, 법적 배/보상 등의 사회적 개입의 준거를 마련하여 이를 정당화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신질환의 진단 분류는 자연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자연과학적 근거들이 등장한다면 한 질환이 두셋으로 나뉘거나 분류 체계상 거리가 멀어질 수도 가까워질 수도 있음은 물론이고, 사회 환경적 변화로 인해 더이상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어폐기된 진단도 적어도 일부 생길 수 있다. 덧붙여 병인론적 기제가 밝혀지지 않은 점들이 많아 신체 질환에 비해 월등히 현상학적인 방법을 많이 쓴다는 점도 상기한 불확실성에 더 기여하고 있다. 증상은 각기 특정한 패턴으로 군집하여 나타나므로, 우리는 서로 다른 정신질환을 논할 수는 있다.3)

그렇다면 정신질환은 왜 생기는가? 가장 간단한 대답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것이다. 여기서 유전이라는 말은, 가족력이 있다는 뜻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현재까지 적지 않은 유전학적 성과들이 진단분류학에 기여하고 있는데, 흔한 오해와는 달리 유전학이 곧 결정론은 아니다. 반대로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는 결정론도 있을 수 있다. 최근 환경적인 영향이 유전자 일부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한다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주목을 받고 있다.4) 사족으로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하여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생물학적 치료만 가능하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한편, 환경적 요인에는 초기 생애적 환경(대개 정신치료는 여기에 초점을 둔다)도 있으나, 출생 전 태내 환경, 물리적/화학적, 사회적 환경 등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물론 정신질환이 나타나는 이유는 생물학적 변화로 설명할 수 있는 여지가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증상이 발현되는 것은 물리적, 화학적 뇌손상 때문이기도 하고, 이른바 신경전달물질 간의 불균형과 조절실패에 대해서도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의학적 처치의 표적이 된다. 그러나 과연 이들을 문제의 원인이라고 일컫는 것이 온당한가? 차라리 질환을 구성하는 결과가 아닌가? 조현병, 우울장애, 자폐증, ADHD등 환자들의 뇌발생상의 기능적, 구조적(비특이적) 이상의 근거들 역시 마찬가지이다.5) 환경적 요인들에 대한 개입이 무척 중요할 법한데도, 정신질환에 대한 1차적 예방-질환 발생의 결정 요인에 대한 개입-은 신체질환에 비해서도 거의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정신질환만큼 개인화, 의료화가 문제인 영역이 있는데 바로 자살이다.

 

3. 자살과 정신질환, 그리고 논란

먼저 자살과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쓰이는 교과서인 Synopsis Of Psychiatry를 보면, 최대 95%의 자살 성공자들에게 정신질환이 있었으며, 우울증(80%), 조현병(10%), 치매나 섬망(5%), 알코올 의존(25%)이 차지한다고 한다. 정신과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12배가량 자살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사실에 기반하여 현 산재보상보험법 상 원칙상 자살을 고의적 자해의 일부로 보고, 산재 보상의 대상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정신적인 이상 상태에서 실행했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 정신질환으로 자살을 고려할 때 대부분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인지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왜곡된 인지가 현실검증력의 저하와 동의어인지도 의문이 남는다. 앞서 현실검증력 저하 상태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은 언급하였다. 또한 정신질환의 결과로서의 자살이 틀림없다고 할지라도 그 개인의 동기는 고통으로부터의 탈출, 타인에 대한 복수, 자기 징벌 등 여러 양상을 보일 수 있기에 개인의 의도가 어디까지인지를 고려한다면 더욱 복잡하다.

물론 질병에 의한 결과로 간주하는 것은 장점이 있기는 하다. 남겨진 이들에게 적잖은 위안을 주며, 업무상 자살에 대한 보상을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럼에도 자살의 의료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은 작지 않다. 어려운 철학적인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지금까지 정신질환의 사회적 관리나 예방에 관한 주류의 행보를 본다면 충분히 우려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자살의 원인은 운 나쁘게정신질환이 걸린 탓으로 되어, 고위험군 대상으로 한 정신질환에 대한 조기발견과 전문가에 의한 개인 치료가 강조되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살이 발생한 사회적 경제적 맥락은 삭제되어버리고 만다.

 

4. 맺음말

이상으로 짧게나마 정신의학의 전통적인 견해, 이에 대한 비판, 그리고 필자의 관점에 대해 다루었다. 최근 일과 정신건강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활동가들의 고민도 깊어진 것으로 안다. 전술하였듯이 정신질환과 자살에 관한 논란의 지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일터의 정신건강 증진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질환과 질병이라고 부르는 결과에 이르기 전에 각종 위험요인들, 특히 환경적 요인을 통제하는 1차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신체 건강에 대한 사회환경적 요인의 중요성도 인정하지 않는 의사나 기타 전문가들이 대다수인데, 정신적 건강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1) 베르트 다네마르크 외 저. 이기홍 역. 2005. 새로운 사회과학방법론 : 비판적 실재론의 접근. 파주 : 한울아카데미.

2) Fulford, B. 2004. Insight and delusion: from Jaspers to Kraepelin and back again via Austin In X. Amador Ed, Insight and Psychosis, Awareness of illness in Schizophrenia and related disorders 2nd ed, pp. 51-78.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3) Sims, A. . 김용식, 김임렬, & 정성훈 역. 2003. 마음의 증상과 징후(3)서울 : 중앙문화사.

4) 그리고리 L. 프리키온, 애너 이브코비치, 앨버트 S. 융 저. 서정아 역. 2017. 스트레스, 과학으로 풀다 : 더이상 스트레스에 반응하지 않는 방법서울 : 한솔아카데미.

5) Sadock, B., Sadock, V., & Ruiz, P. 2015. Kaplan& Sadock's Synopsis of Psychiatry: Behaviora Sciences/Clinical Psychiatry (11th ed). New York: Wolters Kluwer.

[연구리포트] 고 문중원 기수죽음과 관련한 마사회 구조와 실태조사 보고서 / 2020.03

고 문중원 기수죽음과 관련한 마사회 구조와 실태조사 보고서1)

선전위원회 편집

기수의 안전보건 실태: 산업재해와 산재은폐 현황

3,404. 고 문중원 기수가 남긴 15년간의 통산전적 기록이다. 기수는 살아있는 말을 타고 일정한 거리(경주로)를 달려, 가장 빨리 결승선에 도달하기 위해 경쟁한다. 체격이 크고, 예민하고, 행동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말을 다뤄야 하는 기수는 일반 노동자에 비해 상상을 초월한 재해율을 보인다.2) 2018년 기수 재해율은 72.7%로 전체 노동자 재해율 0.54%에 비해 무려 135배에 달한다. 같은 업종인 말 관리사의 재해율(201818.6%)3)과 비교해 보아도 4배 가까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수는 상시적으로 높은 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다단계 하청구조에서 모든 책임을 떠안는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안전보건관리체계에서 위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유서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기수들에게 부상은 일상생활이다. 그러나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해가 발생해도 보고조차 되지 않고, 민간재해보험을 받으려면 기승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등의 불이익으로 인해 1~2주 정도의 부상은 치료받지도 못한다. 기수보다 재해율이 현저히 낮다고 하는 말 관리사의 경우도 2017113, 2018162, 2019161건에 달하는 산재가 있었지만, 마사회는 각각 18, 17, 23건을 신고하는 데 그쳐 미보고율이 84% 이상으로 나타났다. 마사대부 평가에 산재율이 포함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산재 신청을 막거나 분위기상 공상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마사회의 산재은폐현황은 2015~20173년간 산재 보고 의무를 위반한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 중 1위가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50), 3위가 한국마사회부산경남경마본부(12)인 것에서 잘 드러난다.

재해의 원인 : 보장되지 않는 기승거부권

개인사업자신분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며, 동시에 조교사와의 계약 및 지시가 없으면 말을 탈 수 없는 기수들에게는 작업중지권, 즉 기승거부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기수들을 위험한 일터로 내모는 원인이 된다. 기수들은 보통 본인이나 말의 상태가 경주에 적합하지 않을 때에도 마주나 조교사가 경주 참여를 강요하면 현실적으로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이것은 종종 사고로 이어진다. 또한 태풍이나 우천 등 경주하기 위험한 상황에서 경마를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기수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경마 경주를 지휘하고 시행하는 마사회에서는 기수의 안전은 도외시한 채 한 차례라도 경기를 더 해서 수익을 높이려고 할 뿐이다.

이렇듯 기수는 말 상태에 따라 가장 큰 안전상의 부담을 안고 있는 사람이지만 정작 말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받지 못한다. 마방마다 계약을 맺어야만 말을 탈 수 있는 기수 계약의 특징과는 달리, 조교사나 마주는 반드시 마방 소속 기수에게 기승을 맡기지 않을 수 있다. 기수들은 본인들의 이런 처지를 대리기사에 비유했다. 기수들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본인이 경주할 말의 상태를 잘 아는 것일 텐데도 기수들은 본인의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알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위험을 키우는 구조

1) 기승거부권이 없는 고용계약구조

기수들이 가장 기본적인 안전상의 문제를 가지고도 기승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조교사와 기수 사이의 종속적인 계약 관계 마사회의 경마 시행 결정과정에 기수들이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기수들이 조교사와의 관계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기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표준 기승 계약서에 경주 기승 및 조교 보조를 거부 할 수 있는 조항과 부당한 지시를 거부했을 때의 불이익 금지 조항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기수의 기승기회는 아무런 제한없이 조교사의 재량에 의해 부여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조교사가 기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불이익 처분이 기승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방의 계약 기수가 그 마방의 출전 중 정해진 비율 이상 기승할 수 있는 권리라든지, 모든 기수가 연간 출전해야 하는 최소 경기 수를 정하고 이를 마사회 각 경마공원이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

더불어, 현재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경주 제외, 출발 제외, 마체 검사, 조교 상태 심사 조항이 실효를 가질 수 있도록 경마 시행 규정의 개정도 필요하다. 현재 경주 제외와 출발 제외는 심판위원만 결정하도록 되어 있지만, 말의 상태, 경주 환경(악천후 등), 부당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작전지시 등이 있는 경우 앞서 말한 기수의 기승거부권과 이로 인한 불이익 금지 조항이 필요하다. , 마체 검사 및 조교 상태 심사에서 조교에 참여한 기수 및 말 관리사의 의견을 반드시 참조하도록 하는 조항도 필요하다. 결국 이런 조항들은 전체적으로 경마 경기 운영 과정에서 기수와 말 관리사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본인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일터에서 안전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2) 치료받을 권리의 배제

개인사업자인 기수는 재해가 발생하면 본인이 책임을 진다. 본인이 낸 보험금으로 마사회에서 단체로 상해보험을 가입하고, 재해를 입었을 때 일정한 금액의 최저 생계비와 치료비를 보장받게 된다. 반면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전액 보험료를 납부하여 과실의 유무와 상관없이 보장받는 사회보험의 성격이 강하다. 기수의 재해는 대부분 기승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앞서 말한 기승거부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고의 위험이 클 수밖에 없고, 이는 말을 선택할 수 없는 하위권 기수에게 재해가 더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재해로 인한 치료기간은 다음 기승계약에 악영향을 미친다. 기승과 조교의 횟수가 조교사의 권한으로 결정되고 기수간의 경쟁을 치열하게 부추기는 환경에서 다친 기수의 병가는 다른 기수의 기승기회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생계를 위해 충분히 치료받지 못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2019년 산재보험 적용범위 확대로, 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1인 자영업자와 지게차, 덤프트럭 특수형태고용종사자도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재해위험이 현저하게 높은 기수들 또한 충분히 치료받을 권리를 위해 산재보험 적용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재해보험에 대한 부담을 조교사와 공동 부담하고, 치료 이후 일정기간 동안의 재계약 의무 등의 내용을 기승계약에 넣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마는 순위경쟁의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공기업이 운영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병폐는 구성원의 건강을 해치고 전체적인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 기수들이 아파도 말을 탈 수밖에 없는 것은 기승기회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기수에게 최소한의 기승기회와 적정생계비를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공정한 경마를 시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 그림 시행체인 마사회와 경마시행주체들과의 관계. 출처 : 고 문중원 기수죽음과 관련한 마사회 구조와 실태 조사 보고서, p.7

 

3) 유명무실한 안전보건관리체계

한국 경마 산업은 한국마사회를 주축으로, 말을 공급하는 농장에서부터 경마를 위한 마주, 조교사, 말 관리사, 기수에 이르기까지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여러 직종과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를 포괄하는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럴 때 포괄적인 안전보건체계 구축과 운영의 책임은 기본적으로 경마 시행체인 마사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경마산업 안전보건체계와 관련된 연구들 또한 한국마사회가 경마 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주체들을 아우르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일관된 결론들을 도출하였다.4)

201912월 마사회는 상생발전위원회란 조직을 통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부산 기수 협회와 유가족, 공공운수노조와 아무런 논의없이 조교사 개업 심사 외부위원 비율 확대, 전문가 심리상담 프로그램, 조교전문기수제도 독려 등의 자가 처방을 내놓았다. 부산지역 상생발전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기수는 마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상생발전위원회에 던져 놓고 판을 다 열어 놨으니, 너희들끼리 잘 얘기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중 안전관리 중점기관에 대한 안전근로협의체 설치, 구성, 운영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 안전근로협의체는 공공기관(이하 원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운영시 당해 사업장 내의 사업의 일부를 도급받은 업체(이하 하청업체)를 포함해야 하는 것으로, 이 규정은 하청업체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안전근로협의체에 경마 산업 전체의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협의체 또한 단순한 의견수렴이 아닌 적극적인 결정기구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었던 안전보건을 이제는 원청이자 공공기관인 마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안전보건은 고용구조와 시스템, 시설과 관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1) 이 글은 한국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 진상조사팀에서 2020200일에 발표한 보고서의 2기수의 노동 실태와 문제점3안전보건 실태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보고서 원본은 다음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kilsh.tistory.com/2408?category=649359

2) 경마산업 재해 예방 및 감축 중장기 전략보고서(2014. 09. 원진 녹색병원)

3) 경마산업 종사자 안전관리 및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연구(2019. 02.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4) 경마산업 재해 예방 및 감축 중장기 전략보고서(2014. 09. 원진 녹색병원); 경마산업 종사자 안전관리 및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연구(2019. 02.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2017년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결과 등.

특집1. 코로나19가 촉발한 물음,노동안전보건의 뉴노멀, ‘K-산재예방’은 가능한가? / 2020.05

코로나19가 촉발한 물음, 노동안전보건의 뉴노멀, ‘K-산재예방’은 가능한가?

 

박기형 상임활동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 사회 불안정 노동의 면면들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가동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삶에서 확보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

확진자들의 동선이 한때 이슈가 되었다. 장거리 녹즙 배달을 하는 구로 콜센터 직원이나 슈퍼마켓 배송과 음식점 서빙 등 투잡을 뛰던 이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잠시 멈춤'을 할 수 없었다. 직장에서 거리두기를 하자며 장려한 재택근무 및 유급 휴직, 유급 돌봄 휴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는 먼발치의 얘기였다.

더욱이 물류·운송이 늘어남에 따라 오히려 노동강도가 증가하는 곳들이 생겨났고, 심지어 코로나19 사태 초기 급작스러운 배송량 증가에 과로사한 쿠팡맨도 있었다. 이렇게 코로나19는 늘 우리 사회에 존재했던 불안정 노동의 문제를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드러냈다.

그럼에도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한 결과, 지난 5월 6일 다행히도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의 기간을 끝내고,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여전히 감염 및 확산의 위험이 존재하지만, 일상으로의 복귀, 즉 일상의 회복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도래할 세계의 과제, 가치의 재정립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사람들도 많다. 우선 세계 전체 차원에서 보면, 여전히 코로나19 사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계속해서 확진자 증가 추세가 이어지며,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는 사망자 증가 추세 또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프랑스와 같이 G20에 속하는 국가들에서조차 마스크 지급 등 방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는 100여 년 전인 1918년에서 1920년 사이에 발병했던 스페인 독감과 가장 큰 차이로 지적된다. 스페인 독감의 경우엔 흑사병처럼 엄청난 사망자를 내고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등 사회변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음에도,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에서 피해가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한 사회 내에서 불안정 노동을 드러낸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에 타격을 가했다. 그로 인해 곳곳에서 국제 질서의 변동, 나아가 이 세계를 오랫동안 떠받치던 사회 시스템 자체의 변화를 전망하거나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의 증대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정부의 재정투입, 정부 지출 증대와 관련한 논쟁에서 두드러졌다. 이전 경제 시스템에서는 인과성을 중시했다. 일정한 제약 조건에서 어떤 변수가 달라질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어떤 정책을 어느 수준에서 시행할지 정할 수 있었다. 예컨대, 정부 지출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정부지출의 수준을 일정하게 예측해서 제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업률, 인플레이션율 등의 경제 지표를 놓고서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지표의 변화를 예측·통제하는 등의 경제관리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경제 시스템의 변화가 더는 계산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위기를 일으킬 경제적 위험들이 무엇인지, 그것이 언제 어디서 실현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계산불가능한 위험, 즉 불확실성이 증대했다. 이로 인해 이제는 주식시장의 주식가격, 외환시장의 환율 변동 등 경제지표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변화는 경제 위기에의 대처 방식 자체를 변경할 것을 요청한다.

이 비판에 따르면, 어느 수준으로 위험을 관리할 것인가, 어떤 관리 수단이 적합한가 하는 질문은 의미 없어질 것이다. 이제는 불확실한 위험에 맞서 무엇을 가장 우선해서 지켜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다시 말해, 무엇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가라는 질문이 대두된다. 물론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기존의 경제 시스템을 구성 및 운영해온 논리, 즉 리스크 관리의 관점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기존 시스템이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 이대로는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더욱더 강하게 심어주었다. 결국 우리는 사회적 가치 자체를 문제 삼게 되었고, 가치를 재정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였다.

▲   지난 5월 2일, 38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 ⓒ 호나라

 

노동안전보건에서의 (뉴)노멀

코로나19로 촉발된 이러한 뉴노멀에 대한 요구는 노동안전보건영역에서도 유효하다. 혹자는 한 번이라도 노동안전보건 문제가 '노멀'인 적이 있었냐고 되묻기도 했다. 노동안전보건 영역에서는 산업재해가 일상이었다. 매일같이 7명이 출근했다가 퇴근하지 못했다. 늘 삶의 위협을 감수하고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한국의 일터에서 정상적인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면,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지 않을까. 만약 정상적인 것이 항상 일어나는 어떤 것을 가리킨다면, 만연한 죽음이라고 답했을 것이고, 만약 우리가 추구해야 할 규범적 상태를 의미한다면, 한 번도 정상적이었던 적은 없다고 답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일상으로의 복귀, 정상으로의 회복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미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일상 곳곳에 잠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언제나 위험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장애인, 여성 등 차별받는 이들에게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었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이 이러한 문제를 더욱 극적인 방식으로 드러내 주었을 뿐이다.

그렇다. 산업재해는 언제나 극적인 방식으로만 주목받았다. 사망사고라는 형태를 띨 때야 비로소 회자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더구나 산재사망사고는 작업자 개인의 실수로, 안전보건관리자나 현장 책임자 몇몇의 책임으로 축소되거나 심지어는 은폐되었다. 산재사망사고의 원인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고, 조사하더라도 물리적 요인, 직접적 원인에만 집중하는 한계를 보였다. 위험의 외주화, 장시간 노동 등과 같은 일터의 구조적 위험은 그대로 남겨졌다. 안전설비 미설치와 같은 물리적 예방책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곳이 허다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와 'K-방역'이 노동안전보건 의제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한국의 노동자들은 죽음의 일터라는 '일상적 재난' 상황에 처해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 체계적인 검사·조사는 다른 국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왜 철저한 방역조치만큼 산업재해에 대한 철저한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는가? 위험으로부터의 거리두기와 잠시 멈춤은 가능하면서, 왜 일터에서의 작업중지는 이뤄지지 않는가? 재난에 맞선 국가와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은 왜 일터의 문턱 앞에서, 노동자들의 목숨 앞에서 늘 멈추는 것일까? 'K-산재예방'은 정녕불가능한가?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앞둔 지난 4월 29일, 이천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서 화재로 인해 38명 노동자가 사망했다.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지만, 계속해서 비교되는 또 다른 참사가 있다. 바로 2008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다. 동일한 지역이면서, 작업 현장 상황과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점 모두 유사했다. 당시에도 폴리우레탄폼 작업에 따른 폭발·화재 위험과 샌드위치 패널로 인한 상황 악화가 지적되었다. '

법제도 상으로도 폴리우레탄폼 작업과 용접·용단 등 화기 작업을 분리해서 진행할 것, 부득이할 시 비산 방지 커버 등 안전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도, 어떤 예방 조치도 없었다. 공정 분리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였다. 샌드위치 패널이 타면서 뿜어내는 유독가스를 예방하기 위해서 샌드위치 패널의 사용금지 등의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자재비용이 부담되었기 때문이리라.

결국 현장 관리·감독이 부실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물류창고 건설 현장도 다른 건설 현장과 마찬가지로, 최소 비용으로 빠른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 연장, 해당 자재의 사용금지, 다른 물품으로의 대체 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이유로 위험을 눈감아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냥 눈감아준 것은 아니다.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니, 위험 정도와 사고 발생 가능성을 계산해서 관리하면 된다고 보았다. 그러니 관리부실이 먼저 지적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관리만 잘하면 되는 문제인가?

코로나19 이후, 위험은 예측하고 관리할 수 없는 대상이 되었다. 오늘날 사회에서 위험은 복잡다단한 관계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위험은 여러 요인의 복합적 작용을 통해 실현된다. 그에 따라 참사·사고·위기의 원인을 특정하기가 점차 어려워진다. 이럴 때 위험을 예방하는 우리의 자세는 특정 원인을 통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난 것은 폴리우레탄폼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가 화기 작업으로 인해 폭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리적 원인을 밝혔다고 해도, 왜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었는지 답할 순 없다. 나아가 이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이러한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다.

이러한 산업재해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이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제대로 된 예방대책을 수립 및 시행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관점을 바꿔야 한다. 어떤 위험을 어느 수준으로 어떻게 예측·통제할 것인가라는 위험관리의 질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물음은 이윤과 안전을, 삶을 저울질하는 것이다. 이제는 무엇을 사회적 가치로 삼을 것인지 되물어야 한다. 생명과 안전을 가치 있는 것으로 내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사회를 재구성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노동안전보건의 (뉴)노멀이다.

[기자회견] 노동자 안전보건 무관심한 쿠팡 라이더들, 각종 위험에 시달려

노동자 안전보건 무관심한 쿠팡 라이더들, 각종 위험에 시달려

사고 부르는 배달시간 제한. 산안법 위반
배달사고 책임, 온전히 라이더에게 전가
산재보험은 아무도 가입시키지 않아
평점 통한 배차 제한. 기준 알 수 없어
매일 바뀌는 배달료, 2천원부터 부르는 게 값
안전보건 무관심이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터졌던 것
라이더 대상 코로나 안전대책도 당연히 없어

쿠팡라이더들, 본사 앞에서 첫 기자회견

- 날: 2020년 6월 16일(화) 오전 11시
- 곳: 쿠팡 본사 앞 (송파구 송파대로 570)

 

쿠팡 라이더들이 과도한 배달시간제한으로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과 쿠팡 라이더들은 616,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를 지적할 예정이다.

라이더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비게이션상 예상 시간에 비해 쿠팡이 정해 놓은 배달완료시간이 짧아 이를 지키려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다수 올라오고 있다. 쿠팡은 라이더 평점시스템을 통해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배차를 주지 않는데, 얼마 전까지는 약속시간내 도착율이라는 평점 항목으로 배달완료시간을 강제해 왔다. 현재 배달완료시간은 삭제돼 있지만 실제 평점의 기준을 알 수 없고, 고객평가항목도 있어 라이더들은 시간의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쿠팡으로 주문한 고객에겐 라이더의 도착 예상 시간이 표시됨. 예상시간을 초과한 경우 고객 평점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음.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배달종사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가 규정돼 있고, 이를 토대로 한 안전보건규칙에는 산재를 유발할 만큼 배달시간을 제한해선 안된다는 규정이 있다. (위반 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시행일: 2021. 1. 16) 쿠팡의 행태는 위법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한편 쿠팡은 배송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모든 책임을 라이더에게 전가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발생 시 쿠팡은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다. 실제 배송 중 오토바이가 넘어져 사고가 난 라이더는 음식값을 모두 본인이 물어냈다. 라이더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고가 나서 쿠팡에 알렸더니 음식은 괜찮은지, 고객에게 알렸는지만을 궁금해했다는 경험담들도 올라와 있다.

쿠팡은 라이더들의 산재보험도 일절 가입시키지 않고 있다. 사고 시 음식값 뿐만 아니라 라이더 본인의 치료 및 요양비 등 또한 온전히 라이더에게 전가돼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라이더 평점과 배차제한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라이더들은 무엇이 평점에 영향을 미치고 언제 배차 제한에 걸리는지 알 수 없으므로 쿠팡에 종속된 상태로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쿠팡은 배달료도 매일 변동시키는데 최근에는 배달료가 평균 시장가인 3천원 보다도 낮게 책정돼 라이더들은 생계의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쿠팡의 이러한 행태가 결국 최근의 쿠팡배송노동자의 과로사, 코로나 집단감염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쿠팡 라이더들을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듯 쿠팡의 배송·물류노동자들의 안전보건에도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쿠팡은 물류센터에 대한 일종의 땜질식 처방을 내놓고 있는 상태로, 등록자 2만 명이 넘는 쿠팡라이더에 대한 즉각적인 안전보건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당일 기자회견에는 라이더유니온과 쿠팡라이더들의 제보와 더불어 택배배송을 하는 쿠팡맨노조, 노동건강연대의 연대 발언이 있을 예정이다.

[200616]쿠팡이츠기자회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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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105021

 

참세상 :: 쿠팡에서 신음하는 노동자…이번엔 쿠팡 라이더, 안전대책 요구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을 비롯한 쿠팡 라이더들은 16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라이더 문제를 폭로하는 첫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쿠팡은 등록자 2만 명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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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위험을 방치하는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습니다.

출처: 반올림

위험을 방치하는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습니다.

 

지난 6 3, 신안산대학교 이승석 교무입학처장은 현장실습 안전사고 재발방지협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메일을 통해 통보해왔습니다.

2019년 말부터 서울반도체 및 전기전자업종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안산·시흥지역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와 신안산대학교는 현장실습 안전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해왔습니다. 2019 7월 신안산대학교 학생이 서울반도체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신안산대학교는 현장실습을 중요한 교육과정으로 두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없었고, 사고가 발생하거나 위험에 처했을 때를 대비한 매뉴얼도 없어서 피해학생이 학교와 소통할 방안도 마련해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고파악 자체도 늦었고,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교육부 규정에도 어긋나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여 결과적으로 방사선 피폭피해를 키운 바도 있습니다.

안전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사고를 통해 발견된 신안산대학교의 문제점들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서울반도체 방사선 피폭사고에 대응해왔던 건강권 네트워크는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신안산대학교와 논의해왔던 것입니다. ‘재발방지협약의 조항 하나하나가 바로 이러한 내용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안산대학교는 협약체결과 공동노력을 전제로 오랜 시간 논의해왔던 내용을 하루아침에 뒤집어 버렸습니다. 언론이 보도하고 사회적 관심이 뜨거울 때는 이러한 노력을 할 것처럼 대응해오다가, 정작 구체적인 시행을 앞두게 되자 시민사회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협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신안산대학교의 이러한 결정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할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서울반도체 방사선 피폭사고에 대응해왔던 시민사회는 신안산대학교의 이 결정에 분노하며 이를 알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신안산대학교 강성락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지난 해부터 논의해왔던 협약체결이 미뤄진 것은 코로나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강성락 총장이 직무정지로 부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가 복귀하는 5월 초 이후로 협약체결날짜를 협의해왔습니다. 교무입학처와는 수 차례에 결쳐 협약문구까지 협의해왔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협약 체결포기 결정은 총장이 결정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학교 내부적인 상황까지 감내하며 협약체결을 미뤄온 시민사회에 강성락 총장은 약속을 저버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직업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안산대학교의 총장으로 부적절한 사람이라고 판단합니다.

신안산대학교는 현장실습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가 해야 할 노력을 성실하게 해나가야 합니다. 그 내용을 담은 것이 바로 건강권 네트워크와 논의해왔던 재발방지협약입니다. 신안산대학교는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안전사고 재발을 위한 노력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위험한 노동을 방치하는 신안산대학교와 강성락 총장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위험을 방치하는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습니다.

2020 6 9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김용균재단,

서울반도체 및 전기전자업종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안산·시흥지역 네트워크

 

http://cafe.daum.net/samsunglabor/MHzN/588

 

[성명] 위험을 방치하는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습니다.

위험을 방치하는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습니다. 지난 6월 3일, 신안산대학교 이승석 교무입학처장은 ‘현장실습 안전사고 재발방지협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메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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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청소년 노동자에게 일터괴롭힘이 아닌 평등한 일터를!

 

http://omn.kr/1nuw7

 

[카드뉴스] 청소년 노동자에게 일터괴롭힘이 아닌 평등한 일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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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제목
청소년 노동자에게 일터괴롭힘이 아닌 평등한 일터를! 

1. 2020년 3월 17일, 
오리온의 한 청년노동자가 
'그만 괴롭히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2.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고인은 
사내유언비어와 교대제 변경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또한 상급자로부터 업무시간 외 불려다니며 시말서 작성을 강요당한 일도 있었다고 전합니다. 고인은 직업계고 현장실습생으로 오리온 익산공장에 입사한 22살의 '청년 여성노동자'였습니다. 

3. 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일터괴롭힘'은 다른 말로 '사내따돌림', '직장내괴롭힘', '태움'이라고도 합니다. 

4. 그렇다면 일터괴롭힘은 왜 '일터'괴롭힘이라는 명칭으로 부를까요? 
일터괴롭힘의 정의는 노동자의 지위, 업무와 고나련해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침해하거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훼손하는 것입니다. 

5. '일터괴롭힘'에서 일터의 범위는 어디일까요? 

6. 일터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일하는 사업장, 사무실, 현장 뿐 아니라 출퇴근 중, 집에서, 온라인이나 연락을 취하는 동안 등 공간적 범위를 넓혀 노동자의 일에 관련된 직간접적인 공간들을 통틀어 칭하는 말입니다. 

7. 일터괴롭힘에는 흔히 알고있는 '개인적, 대인간'의 괴롭힘 말고도 '조직적, 환경적' 괴롭힘, '업무 관련' 괴롭힘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합니다. 

8. 만약 직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압박을 준다면 이것도 일터괴롬힘일까요?

9. 그렇습니다
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터괴롭힘 유형입니다.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적인 구조조정과 인사노무관리를 진행하는 것 또한 일터괴롭힘에 해당합니다. 

10. 일터괴롭힘은 일터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청소년 노동자, 계약직, 단기직, 파업 참가자, 노동조합 가입자, 육아휴직 대상자, 저성과자...

11. 이 중 특히 취약한 계층이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 노동자'입니다. 
일터에서 나이가 어리고 수습, 인턴 등 
낮은 직급일수록 상급자의 하대나 모욕 등 
일터괴롭힘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12. "8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일하고 너무 힘들어서 표정관리가 안됐는데 이사님께서 어깨를 치며 8시간도 못 버티면 관두라는 식으로 욕을 먹었고, 나중엔 해고를 당했습니다. 입고 오는 옷 지적도 상당하고, 추리닝을 입고 가자 그 옷 한번만 더 눈에 띄면 다리에 락스물을 붓겠다고.." 
실제 2019년 청소년유니온의 '청소년 감정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미성숙한 존재'로 여겨지고는 하는데, 
이는 일하면서 겪게 되는 손님의 부당한 요구나 사업주의 과도한 지시에 쉽게 노출되고, 순응할 것을 요구받는 등 일터괴롭힘으로 이어집니다. 

13. 위 실태조사이 '감정노동으로 인한 부당대우' 항목을 보면 
일터에서 감정노동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는 58%에 이릅니다. 이들 중 17명(6.75%)이 임금삭감 및 체불, 해고 등 강도 높은 부당대우(일터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14. 안전사고만이 청소년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게 아닙니다.

2014년 cj제일제당 진천공장, 김동준 씨
2016년 분당 외식업체, 김동균 씨
2017년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홍수연 씨

실제 이들 모두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으로 
일터괴롭힘과 장시간 노동, 폭행 등으로 힘들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5. 청소년 노동자의 일터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① 학교에서부터 노동안전보건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육 진행
② 교육에서 그치지 않고 일터에서 평등한 조직문화, 민주적 의사수렴 과정, 존중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교육 등 다양한 예방정책 마련
③ 무엇보다 청소년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일하는 동등한 노동자로 인정하는 변화가 필요!

* 이 카드뉴스는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2002 풀씨 사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보고서] 2019년 산업재해발생현황 분석 평가서

20204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산업재해발생현황」에 대한 분석 평가서입니다. 

 

2019_산재현황평가_한노보연_060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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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노동이야기] 포스트잇이 던진질문(민중의소리, 2020.05.28)

이번 주 ‘건강한 노동이야기’는 ‘안타까운 죽음’이라는 규정을 거부하고, 이 죽음의 책임을 묻는 ‘구의역의 포스트잇’을 주제로 전주희 회원이 써주셨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포스트잇들이 이들 죽음의 책임을 묻는다. 국가와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이들 죽음의 책임에 더해 살아있는 우리의 위험을 연관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

www.vop.co.kr/A00001490698.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포스트잇이 던진 질문

오늘은 구의역 참사 4주기 입니다

www.vop.co.kr

 

경향신문 김지환 기자 SNS 갈무리(2020년 구의역 승강장에 붙은 포스트잇)

[기자회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중대재해사업장 노동자 선언

산재사망은 살인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중대재해사업장 노동자 선언

 

정권과 자본은 단 한번도 노동자의 편에 서지 않았다

동료의 죽음을 추모가 아니라 분노로, 투쟁으로 떨쳐 일어나자!

중대재해 사업장 노동자 선언

 

대한민국 천지에 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조선소에서, 제철소에서 건설현장에서, 공공기관에서, 노동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곳에서 열심히 일하던 노동자들이 매일매일 죽어가고 있다.

떨어져서, 기계에 끼어서, 불타서, 질식해서, 화학물질에 중독돼서, 너무 오래 일하다가, 괴롭힘을 당하다가, 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고를 당해 죽고, 30년이 넘게 일하다가 병에 걸려서 죽는다. 매일같이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의 고통의 소리가 천지에 울린다. 노동자의 목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그 누구도 죽기 위해 출근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산재사망율 전세계 1위 국가라는 오명을 40년째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방역 세계 1위라고 자화자찬하며 코로나 예방에는 온 힘을 쏟는 듯 하지만, 정작 노동 현장에서 매일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사업주는 물론이고 정부도, 정치인들도 그 누구도 노동자들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대한민국의 민낯이 끔찍하기만 하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함께 일하던 동료를 잃었다. 그들을 지키지 못했다. 또 다시 동료를 잃고 가족을 잃고 가슴 치지 않겠다. 사업주의 이윤을 늘리기 위해 기계처럼, 노예처럼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다 죽어가는 동료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분노의 마음으로 우리들은 함께 선언한다.

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책임자 처벌을 위해 투쟁한다.

산재는 살인이다. 살인을 당한 노동자는 있어도 살인을 저지른 책임자는 없다. 노동자의 목숨값은 고작 400여 만원의 벌금으로 매겨졌다. 고작 몇 푼의 벌금으로 노동자의 죽음을 회피하는 자본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산업재해를 일으킨 기업을 봐주며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한 우리의 일터는 결코 달라질 수 없다.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은 중대재해를 저지른 살인기업이라면 엄중히 처벌받아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못하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돼야 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 노동자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노동자를 죽이고도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게 책임을 강력하게 묻고 노동자의 생명을 지켜내야 한다.

나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노동자가 차별 없이 일하는 사회를 위해 투쟁한다.

우리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다가 죽어갔다. 사업주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죽음조차 막지 않았다. 비용을 절감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는데 눈이 먼 사업주들은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에게 위험을 떠넘겼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업무에 내몰았다. 기본적인 사업주의 의무를 방기하고 노동자를 위협했다. 위험의 외주화가 당연시되고 있는 이 비정상적인 사회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다단계 하도급을 금지시키고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강제할 수 있어야 더 이상 비참한 죽음들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시키고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나는 문재인 정권의 거짓과 생명안전제도 개악을 분쇄하기 위해 투쟁한다.

노동자들이 같은 원인, 같은 사고로 죽어가고 있다. 한익스프레스 산재 사망 참사도 2008년 이천 냉동창고 산재 참사와 판박이다. 크레인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해도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크레인 사망사고가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노동자 죽음의 참사는 반복되고 있다. 산재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노동자의 산재사망은 더 이상 현장에서 벌어지면 안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이 이윤보다 생명을 우선으로 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무참히 짓밟고 살인기업과 손을 잡고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개악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국민에 우리 노동자들은 없는 것인가? 노동자가 사망하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잠시 떠들고 마는 문재인 정권의 거짓말로는 우리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수 없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농락하고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정권에 대해 우리 노동자들은 그 죗값을 묻고 싸워 나갈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내 동료가 죽지 않도록, 2, 3의 비참한 노동자의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투쟁한다.

더 이상 내 옆에서 일하던 동지를 잃고 나서야 그 목숨값으로 우리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하지 않겠다. 불안전하고 위험천만한 우리의 작업장을 그대로 방치하고 목숨을 잃은 동료를 추모하지 않겠다. 똑같이 반복되는 노동자들의 죽음엔 반드시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노동현장의 재해예방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노동자의 목숨값을 몇 푼의 값어치로 처리해 버리는 자본과 정권에게 그들의 죗값을 그대로 돌려줘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오늘도 머리끈을 묶는다. 오늘 우리의 선언은 그 시작이다. 동료의 피가 마르기 전에 그 책임자를 처벌하고 더 이상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일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가 나서고 우리가 앞장설 것이다.

산재는 살인이다! 살인기업 처벌하라!

위험의 외주화 중단하고 건강권을 쟁취하자!

노동자생명 외면하는 문재인정권 규탄한다!

함께 싸우고 함께 이기자! 노동자 건강권 쟁취하자!

 

2020527일 중대재해사업장 노동자 일동

 

[최종] 중대재해사업장노동자선언문(20052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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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입법 촉구 서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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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참사 4주기 추모기간 선포 기자회견] 우리는 왜 날마다 명복을 비는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출처: 구의역참사4주기추모위원회

 

[구의역 4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문]

우리는 왜 날마다 명복을 비는가?

위험의 외주화 금지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2016528, 구의역에서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혼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김군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다시는 이런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귀를 남겼다. 그리고 2년 뒤인 20181210일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김용균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처참하게 목숨을 잃고 전국에서 민중이 추모의 촛불을 들었다.

 

추모의 글귀를 남기고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은 구의역 김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에게 약속했다. 시간에 쫓겨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며 위험업무에 내몰렸던 하청노동자 구의역 김군이, 김용균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투쟁하고 법과 제도를 뜯어고치겠다고 다짐했다.

 

앞 다투어 구의역 승강장을 찾고 태안과 서울의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문재인, 이낙연, 이해찬, 유승민, 김무성헤아릴 수 없는 정치인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안타까운 죽음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8년 사고와 질병으로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2,415명으로 구의역 참사와 태안화력 김용균의 죽음,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때와 비교해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다.

 

올해 429일 발생한 한익스프레스 산재 참사로 38명이 처참하게 집단적으로 죽임을 당했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 산재 참사로 40명이 목숨을 잃고 기업이 받은 처벌은 고작 벌금 2,000만원. 노동자 목숨 값은 1인당 50만원이었다. 사용자는, 특히 원청은 껌 값 2천만 원만 내면 아무도 처벌 받지 않는다. 죽은 자은 있어도, 죽인 자는 없다. 이천 물류창고 산재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사고가 아니라 학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3일 삼표시멘트에서 일어난 컨베이어벨트 산재 사망사고는 태안화력 김용균 사고와 완전히 동일하다. 사고 시점 홀로 작업, 컨베이어벨트 위로 머리를 집어넣어 해야 하는 작업 등 완전히 똑같다.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돈, 비용을 줄여 이윤에 혈안이기 때문이다. 이를 정부가, 정치권이, 사법부가 봐주고 있고 심지어 비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도 2016528, 20181210일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라며 K-방역을 외치는 대한민국에서 노동자 7명은 매일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노동자의 죽음은 경제성장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노동자는 희생당해도 된다는 만행이 판치는 한국 사회를 한 치도 바꾸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4년 전 구의역 김군과 2년 전 태안화력 김용균에게 했던 다짐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려고 한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구의역 승강장을 찾아 안타까운 죽음을 막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라!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기업을 엄히 처벌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21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반드시 처리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

 

더 이상 죽지 말자! 다치지 말자! 구의역 승강장을 찾아 함께 다짐했던 모든 이들에게 호소한다. 38명이 집단적으로 목숨을 잃는 참사에 더 이상 슬퍼하고만 있을 시간이 없다. 날마다 명복을 빌 순 없다. 함께 일어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자!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 내가 김군이고, 내가 김용균이다.

 

2020520

구의역 참사 4주기 추모위원회

보도자료_구의역4주기(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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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노동부, 지난해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 증가 설명해야(20.05.21.)

김정수 운영집행위원이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 증가 및 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노동부에 대해 비판하는 칼럼써주셨습니다.  건설기계 원청 책임 강화, 불법하도급 근절,  노동자 참여와 권리 증진 등이 함께 가지 않으면 건설 사망사고를 줄일 수 없다는 얘기를 잘 써주셨네요~~!!

일독을 권합니다!!

"2016년 대비 사고사망만인율을 2022년에는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고 2018년 1월 발표한 뒤 노동부는 같은해 5월께부터 건설업 사망재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산재 사고사망자의 절반가량이 건설노동자고, 최근 몇 년간 사고사망만인율이 증가 추세에 있었으므로 건설업에 집중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런데 쏟아부은 역량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거나 거의 없다는 것이 이번에 여실히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발표된 2018년 산재통계에서 2018년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이 거의 줄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까지만 해도 아직 효과가 나타날 시간이 부족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사고사망만인율이 오히려 증가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는 최근 몇 년간 건설업 사고사망 감소를 위해 노동부가 쏟아부은 노력이 거의 혹은 별로 효과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노동부는 지금까지 하던 정책을 계속 실시하고 심지어 제조업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런 정책들로 어떻게 사고사망을 줄이겠다는 것인가."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637

 

노동부, 지난해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 증가 설명해야

올해 1월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수를 포함해 일부 산재통계와 함께 2020년 사업장 관리·감독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사망자가 855명으로 2018년에 비해 116명 감소(11

m.labortoday.co.kr

 

[건강한 노동이야기] 매년 1만명, 산재 유가족이 바라는 것(20.05.19. 민중의소리)

한 해 2천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1만명의 산재 유가족이 생깁니다.  산재 유가족이 바라는 것, 산재 유가족 곁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최민 상임활동가의 글을 통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가운데)가 7일 서울 종각역 4거리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1주기 추모대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07 ⓒ정의철 기자

"사고를 겪으며 유가족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다. 왜 아침에 출근했던 내 가족이 무사히 퇴근하지 못했나, 사고는 왜 발생했는가, 일을 시킨 사장은 이 사고에 책임이 없는가, 무엇이 달랐더라면 그이는 살았을 수 있을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어떻게 하면 이 죽음이 헛되지 않을까." 

"‘유가족과 함께 할 사람’은 누구일까? 사고 조사가 길어져도 잊지 않고 지켜보며, 진짜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추적하고, 사고 이후 어떤 제도가 바뀌고 현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따져볼 언론, 노동자, 시민들이 바로 그들이 되어야 한다."

https://www.vop.co.kr/A00001488777.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매년 1만명, 산재 유가족이 바라는 것

한국은 2019년 한 해 동안 산재로 2020명이 사망한 나라다.

www.vop.co.kr

 

[기자회견]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신축현장 산재사망사고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20.05.14)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신축현장 산재사망사고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일시 : 2020514일 목요일 11

장소 : 경기도의회 브리핑룸

주최 : 민주노총경기도보본부

 

1. 취지

-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하루 뒤인 429일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현장 참사로 건설노동자 38(이주노동자 3)산재사망과 10명의 중경상이 발생함. 이는 수차례의 고발과 안전위험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한 명백한 기업살인 임.

- 공사비 절감을 이유로 위험하지만 값싼 우레탄 폼을 사용하고,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화기작업을 동시에 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서 작업을 강행한 예견된 총체적 참사로 건설현장의 안전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임.

-현재 시공사인 주)건우는 처음과 달리 사고에 대한 보상 책임을 전면회피하고 있으며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음.

-이에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반복해서 발생하는 대형 산재사망사고의 예방 및 건설현장에서 발주처의 책임 및 처벌강화, 지자체(경기도)의 산재예방사업예방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자 함.

- 언론사의 적극적인 취재와 보도 부탁드립니다.

 

기자회견 순서

사 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사무처장

한영수

대표발언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본부장

양경수

발언1

건설노조 수도권남부본부 - 경기도건설지부 사무국장

(대형 산재사망사고 재발방지 및 지자체의 책임 강화)

함경식

발언2

고 김태규군 대책회의

(책임자 처벌-발주처에 대한 책임 및 처벌 촉구)

김도현

발언3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손진우

 

기자회견문 낭독

일하는 2030

 

 

[기자회견문] 정부와 고용노동부, 지자체는 근본적인 산재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라!

-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신축현장의 산재사망, 38명의 노동자를 애도하며-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시공현장에서 또다시 대형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나 노동부, 지방자치단체가 제 각각 대책을 마련한다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산재사망사고의 근본적인 구조적 원인은 외면하고 사고 후 수습만 강조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산재사망사고를 줄일 수 없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더라도 물류’ ‘냉동창고’ ‘화재’ ‘폭발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화재, 폭발 사고로 축소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경기도등 지방자치단체는 직접적인 제제와 처벌의 권한이 거의 없다. 오히려 산업안전관련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건물소유주와 시공사등 건물의 직접적인 권한이 있는자들을 징벌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을뿐이다.

한국은 OECD 국가중 산재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국가이다. 게다가 산재발생률에 비해서 사망사고 수치가 매우 높다. 결국은 작은 산재사고는 집계하지 않고 사망사건으로 이어지는 큰 사건만 집계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산재사망사고의 원인은 기업의 이윤추구, 비용절감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불연성 소재를 사용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 건축주인 한익스프레스가 물류창고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사용과정에서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시공단계에서 설계와 노동자들의 안전에 관리 감독자의 세심한 관리가 있었다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어느 것도 산업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경찰이 의지를 가지고 기소의견을 검찰에 제출해도 추가 수사나 기소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이 관행과 기업위주의 판단이 현실이다. 최대 수익을 올리는 원청기업과 발주처는 두려울 것이 없다. 건축주는 위험한 작업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 받지 않는다.

단적인 사례로 지난해 410일에 있었던 청년건설노동자 고김태규님의 산재사망사고 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축주 ACN은 불기소됐고 황당하게도 경기도의 유망기업으로 선정이 됬다. 시공사대표역시도 불기소 처분되었고 꼬리자르기식으로 은하건설 현장소장과 관리인 엘리베이터 시공사만 기소 했을뿐이다.

기업을 그나마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산업현장 노동자의 안전관리감독권, 산업재해기업의 강력한 처벌, 산업재해기업의 공사입찰제한 등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산업재해의 일차적인 관리감독자인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건을 화재’ ‘폭발로 축소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국무조정실 주관의 고용부-국토부-소방청의 관계부처 회의도 화재폭발사고 근절을 목표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이 또한 이번 참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뒷수습이나 하자는 발상이지 대책으로 볼 수 없다. 정부나 노동부의 발상은 그럴듯한 말로 여론을 왜곡할 뿐이다.

기업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제도의 개선으로 획기적으로 산업재해가 줄어든 사례가 있다.

2007년 영국의 기업살인법‘ , 호주와 캐나다의 산업 살인법’ ‘ 단체의 형사 책임법등이다. 산재사망 사고에 이를 경우에 기업과 조직체에 법률책임을 묻는 제도이다. 수익만 취하고 책임을 피하는 산업재해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그나마 산재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과 지역사회단체는 산업재해 기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천의 대규모 산재사망에서도 정부와 노동부, 지자체는 실망스런 뒷수습만 보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제대로 말하지 않고 있다.

공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나 기관이 법제도의 미비를 이유로 방관하거나 언론 홍보용 대책만 내세운다면, 분노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검찰과 사법부도 이번 참사에서 원청기업과 발주처를 형사처벌에서 제외하는 구태를 보여서는 안된다.

정부와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는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 할 수 있는 조치를 즉각적으로 내 놔야한다.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2020514

민주노총경기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