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현장과 지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다 (1)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최진일 조합원 인터뷰 / 2018.0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터>는 지난 2010년부터 3년여간 [노안활동가에게 듣는다] 코너를 통해 전국의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개인적인 고민과 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독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자 하였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 지금 그때 활동가들은 어떤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지, 새롭게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다시 시작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는 충남 서산에 있는 동희오토에서 자동차를 만들면서 지역에서 행복한서산을꿈꾸는노동자모임(행서모)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최진일 조합원를 시작으로 연재를시작한다.

높은 노동강도를 견디며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전화나 문자로는 몇 번 이야기 나눴는데 이렇게 뵌건 처음이다.

최진일 조합원은 전날 밤 야간 근무를 마치고 민주노총 서태안 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터에서, 현장에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 만나 다양한 고민과 활동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잘 부탁드린다. 우선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동희오토에서 일하고 있다. 동희오토는 2006년 입사해서 일하다 2008년 해고되고 현대차 본사 앞에서 투쟁하면서 2011년 말에 다시 복직했다."

최진일 조합원은 함께 해고 된 8명의 동료들과 복직 투쟁을 했다.

"회사에서 법적인 해고 사유를 '이력서 허위 기재'라고 했는데, 그거야 회사 주장이고 현장에 투쟁이 있었다. 그때가 피치업이라고 회사가 노동강도를 높이려는 상황이었다. 당시엔 한국노총 조합원이었는데 대의원들 중심으로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대응을 했는데 그것 때문에 회사에 난리가 났다. 제가 있던 업체는 폐업하면서 저를 포함한 동료들이 해고됐다. 이후에 민주노총에 가입해서 쭉 복직 투쟁을 했다."

당시 투쟁은 노동강도 저지 투쟁이었지만, 사실상 노조 민주화에 대한 투쟁 의미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는 아주 완강히 저항했다.

"동료들이 투쟁하기 이전에 동희오토에서 민주노조 투쟁을 시작한 게 2004년부터였다. 그때는 조합원도 300∼400명 정도 됐는데 그때도 노조 활동을 하려고 하면 조합원 소속 업체가 폐업되고 다시 업체가 들어오고 그런 게 반복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이미 민주노조 투쟁이 쉽지 않은 현장인데 여기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때만 해도 동희오토처럼 완성차가 아닌 수십 개의 하청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완성차를 만드는 현장이 여기 말고 없었다. 그래서 동희오토는 자본에는 꿈의 공장이라고 불렸다. 동희오토라는 현장이 비정규직 운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뜨거운 감자여서 여기를 왔는데, 와보니까 활동가들이 곳곳에 있었다. (웃음) 입사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회사가 나를 뒷조사하고 해고까지 됐다."

현장에서 소소하지만 소중했던 시간들

언제부터 이른바 현장에 투신해서 운동해야겠다 생각했는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선배들은 등록금 투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노수석 선배라고 시위 중에 돌아가셔서, 입학하자마자 열사 투쟁을 했고 그게 제일 큰 계기였다. 사실 동기들이나 선배들한테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대학에 갔을 때 운동권이 많이 있었으면 나는 안 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얼마 안 되는 사람들만 활동하다 보니 절실했던 게 있었던 것 같다."

노동강도가 높기로 악명이 높은 곳이라 일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동희오토 가기 전에 이미 제조업 사업장에서 일은 해봤는데 컨베이어 노동은 여기가 처음인 데다 여기는 워낙 노동강도 자체가 높으니까 힘들었다. 게다가 노동강도가 점점 강해졌다. 입사했을 때만 해도 UPH라고 한 시간에 자동차가 나오는 속도가 32대였는데 지금은 60대가 나온다. 속도는 2배가 빨라졌는데 당연히 인원이 두 배가 늘지는 않았으니 힘들다. 교대하고 야간에 일하는 것도 처음 입사했을 때는 30대라 버텼는데 이제는 슬슬 힘들어진다."

최진일 조합원은 강도가 높은 일을 하면서도 소소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처음엔 제가 일하던 업체 안에서만 알음알음 활동을 했다. 4∼5명이 소소하게 회사의 속셈을 알아야 한다고 (웃음) 속셈학원 모임을 만들고 활동했다. 얼마 하지는 못했는데 그러다 처음 집단행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여성 노동자분이 신입 사원으로 들어왔는데 한 분이 야간에 일 적응을 못 해서 반장이 엄청 갈궜다. 면담 들어가면 울면서 나오고 그래서 마침 저랑 같은 조원이라 쉬는 시간에 조원들이랑 의논을 했고, 한국노총 위원장한테 이야기해서 해결해달라고 하자고 결정해서 10명 정도가 찾아갔다. 그때 한국노총 위원장이 안타깝다고 알겠으니 회사에 이야기하겠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퇴근했는데, 다음날 현장을 가보니 업체 사장이 노발대발 난리를 쳤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문제 해결은 커녕 업체 사장한테 우리가 한 이야기를 고자질했다. 그 뒤로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은 한국노총이 누구를 위한 노동조합인지 분명이 알게 됐다."

온갖 멸시와 왕따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활동

이른바 현장 활동 주범으로 찍힌 최진일 조합원은 복직 이후에도 지금까지 현장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단속을 받고 있다.

"동료들이랑 같이 해고됐을 때 아예 민주노총 조합원은 없었고 현장이 한국노총으로 싹 정리된 상황이었다. 회사는 우리가 복직하기 전까지 현장 관리를 했다. 민주노조 조합원 하고는 아예 말도 못 섞게 단속을 한거다. 물론 업체가 많다 보니 분위기가 조금씩 달랐는데, 의장 쪽에서 일했던 동지는 관리자들이 대놓고 욕하고 폭력적인 분위기를 만들길래 우리가 모여서 그 업체를 쳐들어가서 관리자랑 푸닥거리를 했던 적도 있다. 관리자들은 우리를 늘 감시하니까 동료들이 말 섞는 것도 못 했다. 밥 먹을 때도 옆에 아무도 앉지를 않았다. 언젠가는 제가 한 번 동료들 옆에 가서 앉아봤는데 한 이틀인가 지나서 한 놈이 따로 얘기 좀 하자더라. 그러더니 하는 말이 미안한데 애들이 네가 옆에 앉아서 정말 불편해한다고 그러지 말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그래 그러냐 그랬다."

복직 이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분위기는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막 복직했을 때처럼 긴장이 있는 건 아닌데 지금도 여전히 관리는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회식이 있었다. 회식 때도 다들 제 옆에 오기 힘들어하는데 조금 말이 통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술이 좀 들어갔는지 저한테 사장하고 너무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고 그러면서 나랑 같이 가서 사장한테 술 한잔 따라주고 오자는 하더라. 저는 됐으니까 너나 갔다 오라고 그래서 혼자 갔는데 다시 오더니 표정이 일그러져서 오더라. 이 친구 딴에는 뭔가
관계를 풀어보려고 한 건데 사장이 진일이랑 친하게지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왔다."

이런 회식 자리도 너무 괴롭고 힘들 것 같았다. 나라면 저란 상황을 견딜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맞다. 사실 회식에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처음에는 일부러라도 꼭 갔었는데, 그때는 아예 회사가 회식 때 제가 앉아야 하는 자리를 만들고 옆에 관리자들로 포위시켜 버리기도 했는데 그나마 싸워서 관리자들이 옆에 없는 거다."

큰 전환점을 맞은 산재 인정 투쟁

동희오토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에게 황재민 씨 산재인정 투쟁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 전환점을 어떻게 마주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현장에서 일하다 사람이 쓰러질 정도면 뭔가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때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저희랑 알고 지내는 공장 형님이 정문 앞에 어떤 여성분이 피켓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다음날 동료들이랑 가봤는데 황재민 씨 아내분이었다. 일단 연락처 주고받고 다음에 상황을 들어보니 이미 산재를 한창 진행해서 심사청구가 끝나고 재심사청구를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때만 해도 저희가 노안투쟁이나 산재 관련해서 고민이 적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고 충남 갑을오토택에 있는 안재범 동지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이훈구 동지께 도움을 요청했다."

동료들은 두 분에게 이번 일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우리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복직은 했지만 별다른 활동을 못 하고 있는데, 이것마저 듣는다못하면 민주노조가 있는 게 별 의미 없지 않겠냐. 그래서 이게 보통 일이 아니란 건 알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도 다시 산재를 신청해서 진행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투쟁하면 회사가 황재민 씨에게 보상하고 산재는 법원에 가서 다툴 생각이었다. 그런데 안재범 동지와 이훈구 동지가 회사에서 공단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산재 조사 과정이나 절차상 문제가 있으니 근로복지공단에 재조사를 요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줬다. 비록 전례는 없지만 한번 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현장의 목소리]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 2018.04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자동차 부품회사 유성기업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비인간적인 노조파괴와 가학적 노무관리로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2년 전 3월 17일 한광호 조합원이 노조파괴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맞아 노동조합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숨진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추모하고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결의를 모으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3월 16일 집회 시작에 앞서 고 한광호 열사 2주기 투쟁을 비롯해 노조파괴에 맞선 지난 투쟁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정훈 지회장을 만났다.

제2의 한광호가 나오지는 않을까 불안하다

한광호 열사 기일이 다가왔는데 이정훈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마음이 어떨지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광호의 원을 풀지 못해서 가슴 한쪽에 뭔가 응아리가 맺힌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광호의 한을 풀지 못한 것만큼이나 조합원들 중에 제2의 광호가 나올까봐 불안한 게 사실이다. 지난 2월에도 조합원들 중에 3명이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려졌다. 2명은 그나마 퇴원해서 통원치료 받고 있는데 1명은 아직 병원에 있는 상황이다. 노조파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빨리 공개하고 후속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2017년 1월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체 조합원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그런데 아직도 결과 공개를 안 해서 지난 2월 19일에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과정에서 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내용을 구두로 전달 받았는데 고위험군 조합원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확한 결과를 확인해야겠지만 노동조합은 노조파괴 투쟁 초기인 2011년과 2012년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에서 실태조사를 했을 때 보다 고위험군 조합원이 더 많은 것으로 예상하고 빠르게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금 유성기업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 3개 병원을 지정해서 고위험군 조합원에게 필요한 치료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 유성기업에서 그 병원을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후속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정훈 지회장은 조합원들의 유성기업의 끝없는 노조파괴가 조합원들의 생계와 건강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벌써 한광호 열사 2주기인데 건강 실태조사도 조사지만 노조파괴 문제가 8년이 되도록 정리가 안 되다 보니까 조합원들이 생계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노조파괴자 유시영 회장을 감방에 보냈는데 회사의 전혀 태도의 변화가 없다. 유시영 회장이 이제 4월 16일이면 만기출소 하는데 회사가 이판사판으로 가보자고 하니까, 조합원들은 이대로 아무런 변화를 못 만들어내고 끝나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마 별별 생각이 들텐데 노동조합 입장에서 참 안타깝다."

광호의 한을 풀기 위해 다시 투쟁에 돌입한다

노동조합은 한광호 열사 2주기를 맞아 전국적인 투쟁을 만들고 교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광호 열사 기일을 맞아서 전국적으로 투쟁을 확대 하려고 기획하고 있는데 주체들이 먼저 투쟁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지난 3월 12일부터 3월23일가지 노동조합이 속해있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충북지부가 집회를 열고, 지역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파괴를 일정 부분 끝내기 위해 싸울거다. 노조파괴를 끝내지 못하면 제2의 한광호가 나올 수도 있다. 유성기업은 계속해서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노동조합이 계속해서 교섭을 요구하자 설 명절 바로 직전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본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상견례 이후에 교섭을 요구해도 회사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본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3월 15일에도 본 교섭을 요구했는데 회사는 역시 실무자 한명 내보내고 불참했다. 유성기업은 8년 동안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대화를 일체 거부하다 보니 지난 8년 동안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임금인상,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그 어떠한 약속도 받아낼 수 없었다.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건 각종 징계와 일터 괴롭힘, 빈곤한 생활이었다.

“2011년에 금속노조 단체협약이 해지되고 임금협상도 8년 간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최저 생계비를 받으며 살고 있다. 거기에 계속 파업 투쟁해야 했던 해고자 19명과 영동과 아산에 노동조합 간부 6명 활동비까지 조합원들이 책임지고 있다 보니 생계가 다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투쟁으로 노조파괴의 진실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월 6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의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중 하나로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이 선정되면서 노조파괴와 관련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사건이 있을텐데 그 중에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3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 조사한다고 하는데 조사 포인트가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어떻게 개입했나라고 들었다. 현대자동차와 창조컨설팅, 유성기업이 수십만 문건을 만들면서 노조파괴를 저질렀는데 왜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했는지, 유성 자본을 재판에 빠르게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노조파괴 주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 현대자동차에 책임을 묻기 위해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천막을 친 게 309일 정도 됐고, 농성을 한건 2년 가까이 되가는데 대화는 전혀 안 되고 있다. 우리는 뜬구름 잡는 듯 여기와서 집회하고 농성하는게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노조파괴에 개입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투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본사 사옥 10층으로 유시영 회장과 창조컨설팅 심종두대표를 불러서 1주일에 1번씩 기획회의를 했다. 그 다음에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에 주던 납품대금을 기존 가격에 23% 올려서 더 줬다. 노조파괴에 필요한 자금을 이런 방식으로 조달한거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져서 현대차 임원이 검찰로부터 기소 됐는데 현재 위헌 시비가 붙어서 재판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직후인 5월 검찰은 현대자동차 임직원 4명과 현대자동차 법인을 기소했다. 노동조합은 8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인 현대자동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잠시 재판이 중단되었다. 지난 9월 현대자동차 법인이 임직원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해서 법인까지 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재판은 헌재가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인지 합법인지 결정을 내린 후에야 진행이 가능해졌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투쟁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한국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현대자동차 재벌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상대로 8년간 노조파괴문제로 투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 같다. 한 쪽에선 너무 무모한 거 아니냐 대체 어쩌려고 그러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 않았나.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노동과세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2011년 지역에서부터 노조파괴가 시작되었다. 우리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조합 운동을 말살하기 위해 정부와 자본이 기획한 폭력이었던거다. 그래서 노조파괴로 투쟁하는 다른 사업장들이 우리처럼 같이 싸워줬으면 조금만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러면 조금덜 힘들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이렇다보니 유성기업 노동조합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희는 왜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는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크다. 대체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나. 죄가 있다면 올해 유성기업이 58년 됐는데 여기서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 그런데 왜 용역깡패가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너무 원통하고 이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와중에 투쟁하면 투쟁할수록 우리가 주장하는 게 맞다는 근거 자료들이 계속확인되니까 거기에 또 분노하게 되고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정훈 지회장이 우리는 승리감을 느끼고 있다고 희망이 있다고 했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직 투쟁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승리감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가 진게 없다. 어용 노조하고 싸워서 금속노조를 다수 노조로 지켜냈고 우리 투쟁이 정당하다고 세상 사람들도 법원도 인정해줬다. 힘든 길이지만 희망도 보이고 나름 쟁취감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지만, 8년이란 시간동안 벽에 균열을 내며 투쟁해왔던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반드시 승리해서 고 한광호 열사의 한을 풀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특집2. 중증장애인 노동권 실태와 노동권 투쟁의 의의 / 2018.04

중증장애인 노동권 실태와 노동권 투쟁의 의의

정다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중증장애인의 경제 활동 실태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과 빈곤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굳이 수치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일단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경우를 보기가 드물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는 더 드물다. 장애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 구성원에게 떠넘겨지고, 가족이 부양의 부담을 감당하지 못 하는 경우 장애인은 거주시설에 보내진다.

고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통계 자료 중에서도, 전체 인구 통계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차이 나는 중증장애인 통계는 바로 현격히 높은 ‘비경제활동인구’이다. 전체 인구의 경우, 10명 중 3.6명이 비경제활동인구지만 중증장애인 비경제활동인구는 10명 중 7.8명이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의 현격히 높은 비경제활동비율은 더욱 질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취업을 하지 않은 중증장애인을 경제활동인구인 실업자로 볼 것인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치부하고 기생적 소비계층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실업자는 노동을 제공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증장애인은 전체 인구보다 노동할 ‘의사’가 부족한가? 혹시 노동할 ‘능력’을 의심받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중증장애인은 왜 구직활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가?

중증장애인에게 노동권이란 단순히 생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독립된 구성원으로서 자기 삶을 계획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 중증장애인은 노동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 비장애인 중심의 노동 환경에서 ‘능력’을 의심받으며 ‘훈련’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왜 중증장애인들이 구직을 포기하겠는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중증장애인도 노동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사회는 그 선택지 자체를 고려하지도, 만들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장애인이 ‘노동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복지서비스에 머무르며 보호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노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노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을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하며 사회 통합적인 노동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으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14조’에서는 보호 고용을 정의하고 있다. ‘보호 고용’이란 정상적인 작업 조건에서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하여 특정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고 그 근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호 고용의 본 취지는 근로 경험이 없는 중증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후에 일반 고용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호 고용을 제공하는 직업재활시설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짚어볼 문제점은, ‘최저임금법 제7조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에 따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인원의 94.4%가 직업재활시설에서 노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라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를 신청한 후,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인가를 받으면 장애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직업재활시설은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매년 20~30개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장애인 인원수도 3,436명(`12년)→8,108명(`16년)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 제도, 기능보강사업, 고용장려금 등의 여러 가지 직업재활시설 지원 제도에도 불구하고 직업재활시설의 많은 중증장애인은 보호 고용에서 경쟁 고용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복지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하고 배제했던 ‘장애인 거주시설’과 마찬가지로 직업재활시설도 장애인의 노동에 있어서 사회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요컨대 모든 일터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장애인의 사회통합이 가능하다. 중증장애인을 한데 모아 그들만이 노동하는 보호 고용은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일 수는 있어도, 사회 배제적인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될 수 없다. 실제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상황에 대한 유엔의 최종 견해’¹에서 ‘심리사회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이하의 보상을 받는 것과 개방된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보호 작업장이 지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의무고용제도’는 이미 한계를 드러내 

장애인고용법 시행 25년이 되어가고 의무고용 이행률도 많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의무고용률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 내는 고용부담금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으로 민간 기업은 4,424억 원, 공공기관은 150억 원, 국가 및 지자체는 28억 원을 냈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의무고용 이행률이 낮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려고 하기보다는 부담금을 내는 방식을 간편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이와 같은 행태에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기업의 의무고용 이행을 위해 과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기업들이 낸 고용부담금으로 조성된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억재활 기금’으로부터 운영비와 사업비를 출연받기 때문이다. 의무고용제도는 한국의 주된 장애인 고용 정책이지만 그것을 이행하면 운영비가 고갈된다. 정부가 장애인 고용 정책에 대하여 일반 회계를 투여하지 않는 한, 모순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다.

「기업체 장애인고용실태조사(2016)」를 통하여 장애인 근로자 채용이 쉽지않은 이유를 조사하였는데,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해서(32.0%)’, ‘업무 능력을 갖춘 장애인이 부족해서(20.6%)’, ‘장애인 지원자 자체가 없어서(12.1%)’라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이윤과 효율을 중심으로 문제를 진단한다면, 장애인의 노동력은 평가의 대상일뿐이며 비장애인보다 능률이 떨어지는 존재일 뿐이다. 결국,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처방으로 장애인을 기업이 원하는 수준만큼 훈련만 반복하는 것 이상이 제시되지 않는다. 

중증장애인 노동권 정책 요구 3가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장애인 고용 정책은 그 심각성에 비해 민간의 영역으로만 떠넘겨져 있기 때문에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년 11월 21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서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3가지 정책을 요구하며 85일간 점거 농성을 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와 장애계 간의 민관협의체가 구성되어 정책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책 요구 첫 번째는 중증장애인 특성과 속도를 고려한 신규 ‘공공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적 활동, ▲장애인동료 상담 활동 ▲장애인 인권 옹호 활동 ▲장애인인식개선 활동 ▲장애인 민원 안내 활동 ▲장애인문화 예술 활동 등을 종합적인 직무로 구성하여, 그 업무를 신규 ‘공공일자리’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로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규정 (최저임금법 제7조) 폐지 및 지원 대책 마련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는 취약한 노동자 계층을 지나친 저임금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 계층인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도 예외일 수 없다.

세 번째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사업을 중증장애인 중심으로 전면 개혁하고 선 배치·후 훈련 제도인 ‘지원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원 고용’이란 일반 사업장에 중증장애인을 우선 취직시키되, 중증장애인의 적응을 돕는 ‘직무지도원’이라는 인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직무 지도원은 장애인의 직장으로 찾아가 작업 분석, 직무 분석, 환경 분석, 고용주와 직장동료와의 대화 등을 통해 장애인이 직업기술을 현장에서 배우고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²을 한다.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이 분리에서 통합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원 고용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마치며

중증장애인은 노동시장에서 지워진 유령 같은 존재였다. 소득과 직업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이라 할2009지라도 ‘실업자’라는 인정도 받지 못했고, 오랜 시간 동안 비경제활동인구로 방치됐다. 즉, 노동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없는 사람들로 취급받아온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라는 출연기관에 모든 것을 떠넘겼고, 공단은 기업이 내는 부담금으로 근근이 연명하며 기업이 원하는 대로 장애인의 노동력을 평가하고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되었다. 직업재활시설은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저임금·사회 분리 정책으로 전락시켰다.

돌이켜보면 ‘장애인 운동’이란 교육권·이동권·사회서비스권리·주거권 등 수많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를 조금씩 바꾸는 것이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통해 일반 버스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로 바꾸었더니 모든 사람이 버스를 편리하게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일터가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일터가 된다면? 모든 사람이 성과와 효율 중심으로 평가받지 않고, 고유의 특성을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의 노동권 투쟁은 단지 장애인만의 문제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윤과 효율 중심의 한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 각주

1) 한국 국회는 2008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함. 이에 한국 정부가 제출한 국가 보고서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2014년 9월 30일에 채택함.

2) 네이버 지식 백과 참조

- 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학용어사전, 2009

[언론보도] 8년이 흘렀지만 노동자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매일노동뉴스)

8년이 흘렀지만 노동자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3.29 08:00







2년 전 한 노동자가 자살했다. 더 이상 어떠한 돌파구도 찾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한광호 그리고 유성기업. 10년 가까운 노동쟁의 사업장, 구조적 폭력과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건.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571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공청회] "구의역 김군은 어디서 보호받나요?"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공청회] "구의역 김군은 어디서 보호받나요?"도급제한·작업중지권 쟁점으로 떠올라 … 노사 모두 "의견수렴 후 보완" 요구
  • 배혜정
  • 승인 2018.03.28 08:00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노사 단체가 모두 재검토를 촉구했다. 노동계는 좋은 취지로 마련된 법을 사업장에 제대로 적용하려면 허술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원청에 과도한 책임을 지워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우려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531

함께 살자! 쌍용차는 해고자 전원복직 약속을 이행하라, 인증샷

3월26일 월요일 오늘로 쌍차 김득중 지부장 님의 쌍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 26일차 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작은 힘이나마 모아보고자 회원을 비롯하여 함께 만나고, 활동하는 전국 각지의 분들과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두원정공, 한국타이어, 현장활동가, 노무사, 의사, 약사 등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함께 살자! 
해고는 살인이다! 
쌍용자동차는 즉각 해고자 전원 복직 약속을 이행하라


[언론보도] '노동 대신 근로' 강요한 세상... 송곳 '구고신'은 개헌이 "일단" 반갑다 (오마이뉴스)

'노동 대신 근로' 강요한 세상...
송곳 '구고신'은 개헌이 "일단" 반갑다

[스팟 인터뷰] 이종명 부천비정규직센터장·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
18.03.24 19:26l최종 업데이트 18.03.24 19:26l



"우리는 패배한 게 아니라 평범한 거요. 국가는 평범함을 벌주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오. 우리는 벌받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 말이오!" - 만화 <송곳> 4부 중

'노동 교과서'라 불리는 만화 <송곳>의 주인공 구고신 부진노동상담소장은 '노동'의 의미를 평범함에서 찾았다. 지고 이기고, 잘나고 못나고의 기준 없이 그저 평범한 것. 그러나 법은 오랜 기간 이 평범한 노동에 '근로'라는 이름을 덧씌웠다.


http://omn.kr/qofd

[만평] 누가 사람일까요? / 2018.01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내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 영어 학원 선생님 인터뷰 / 2018.01

내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 영어 학원 선생님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이번 일터가 만난 피터 님은 비록 어릴 적 원했던 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 호흡하는 영어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피터님의 이야기를 2017년 12월28일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꿈과 현실의 간극이 컸던 시기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피터고요, 올해로 33살이에요. 학원에서 5년째 초. 중. 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피터님은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선생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제가 고등학교를 일반 학교가 아닌 대안 학교에 다녔는데요. 졸업할 때 선생님이 너는 나중에 훌륭한 영어 교사가 될 거라고 기대하신다고 했었거든요. 대학교 졸업할 때 즈음 학교 선생님으로 오라는 연락도 받았고요. 그만큼 저를 잘 아는 선생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피터님은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에서 영문과를 전공하고, 교직 이수를 받아 학교로 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비민주적인 대학과 부조리한 사회에 눈을 뜨게 되면서 교직의 꿈은 접어야만 했다.

영문과에 교직 이수가 과정이 있어서 공교육을 고민했는데 학생운동하고 학생회 활동하다 보니까 공부를 못했어요. 그러다 졸업을 해야 하는데 저한테 남은 건 벌금뿐이더라고요. 그래서 벌금 갚으려고 알바를 시작한 게 학원 선생님이었는데 이게 업이 돼서 5년을 했네요.


저녁 없는 삶

피터님은 악착같이 돈을 벌기 위해 제대로 된 휴가나 휴일도 없이 5년을 일했다고 한다.

학원이라는 곳이 아무래도 열악하잖아요. 특히 학원은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 출근을 많이 해요. 월차, 연차, 휴가 같은 것도 없고요. 일할 때 근로계약서를 쓰기는 하는데 계약서 자체가 4대 보험 되는 거 빼고는 대부분 원장님에게 유리한 조항들이거든요. 예를 들면 다른 학원에서 일하지 않는다, 과외를 하지 않는다, 이런 조항만 있는 거예요. 그나마 있는 4대 보험도 학원에서 들어준다고 하면 고맙기는 한데, 이게 또 4대 보험을 들면 월급이 줄어서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해요.

그나마 월급에 더해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제도가 있었다고 한다.제가 가르치는 반에 학생들이 늘어나면 학원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 학생 한 명 당 얼마 이렇게 인센티브를 받아요. 저는 한 명당 3만 원씩 받았던 것 같아요.


반복되는 시험과 씨름하는 학원 선생님의 하루 

저는 초, 중, 고를 다 가르치니까 오후 2시에 출근해서 밤 9시나 10시 돼야 퇴근했어요. 2시에 출근하면 원장님하고 선생님들이 학원 운영이나 학생들 학업 관련해서 회의를 해요. 그리고 나면 수업 준비를 하고 3시 반이나 4시 정도부터 초등학생들 수업을 시작해요. 그 다음부터는 중학생, 고등학생들을 가르쳤어요.

날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개 하루 3~4번 정도의 수업이 있다고 했다. 그나마 수업이 없는 경우에 교육과 관련해서 연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가르칠 교재를 연구하는 거예요. 혹시 모르니까 앞에 진도를 나가야 할 부분을 확인하기도 하고, 문제를 직접 풀어보기도 하고요. 만약 모르는 게 있으면 답을 찾아보고 하는 거예요. 학생들 수업 끝나면 교실 가서 간단하게 청소도 해야 하고요. 수업을 안 해도 일은 끊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러한 일상 시기를 거쳐 시험 기간이 되면 학원과 선생님들은 긴박하게 움직이게 된다고 한다.

시험 기간에는 주말이 아예 없어요. 보충 수업도 해야 하고 자습 감독도 해야 하니까요. 근데 이렇게 일해도 돈은 못 받아요. 요즘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까 어느 학원에서 주말에 다 무료로 보충해주고 공부시켜준다고 하는데 우리 학원이라고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학원비도 안 받고 무료로 노동해요. 기출문제들 모아서 알려주고 문제 풀이해주고, 뒤떨어지는 아이들 있으면 나머지 공부시키고 정신없이 돌아가요. 시험 끝나면 원장님이 수고했다고 따로 몇십 만 원 챙겨주실 때가 있어서 그날만 기다리면서 버텨요.


학생뿐만 아니라 늘 평가받는 선생님

어쨌든 시험은 피할 수 없다 보니 결국 시험 점수에 따라 학원 선생님들도 평가받고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너무 공부해라 잔소리하기 보다는 학생들과 친밀하게 관계도 맺고, 공부 좀 못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안 되더라고요. 아이를 학원에 보낸 부모님들은 시험 성적 안 나오면 바로 학원을 바꾸거나 원장님께 항의하거든요. 그럼 원장님은 선생님들을 이른바 쪼는 거에요. 이렇다 보면 선생님들이 압박을 안 받을 수가 없어요. 시험 끝나면 아이들이 그만두고 바뀌는 게 눈으로 확확 보이니까, 학원이 어려우면 저는 돈을 못 벌게 되니까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계속하게 돼요.


그래도 누군가를 가르칠 때 느끼는 행복감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부담도 되는데, 그래도 아이들이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오를 때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스승의 날 이럴 때 손편지 써주고, 선물주고 그러면 아이들은 형식적으로 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정말 고맙더라고요. 학원을 그만둔 친구들이나, 이전에 다녔던 학원 아이들한테 연락왔을땐 정말 고맙더라고요. 그리고 학원 그만 뒀을 때 학부모들이 과외는 따로 안하냐고, 아이들이 선생님 너무 좋아하는데 아쉽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도 내가 아이들을 잘 가르쳤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반대로 일하면서 원장님, 학부모,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떨 때 그런 생각이 드는지 물었다.

이게 영어라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왕 공부하는 거 재미있게 하자 그런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학부모들은 일단 무조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비싼 돈 내고 아이들 학원으로 보내는 거니까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성적이 안 오르는 학생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때가 있어요. 정말 그러면 안 되는 건데, 가끔 이런 제 모습을 보면 이제는 이 일을 그만둬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특히 선생님과 학생은 분명한 권력 관계가 있는 거니까 이런 점을 분명 경계해야 되거든요.

최근엔 피터님이 같이 일하는 동료 여선생님들이 남자 학생들이 가하는 각종 성폭력, 성희롱 등으로 인해 수치스러움을 느끼고 힘들어 하는걸 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고 한다.


결국 몸은 아프고 건강을 점차 잃어가는 학원 선생님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대상포진이 온 적 있어요. 의사 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가 있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진짜 학원 선생님들의 비애가 뭐냐면요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거예요. 우리는 쉴 수가 없어요. 아프면 아픈 데로 참고 해야 해요.

피터님은 몸이 아픈 것뿐만 아니라 저녁 없는 삶에 대해 어려움과 고층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제가 5년 만에 일을 잠깐 그만두고 영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저녁에 노을을 보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그리고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노을을 보는데 여기도 너무 예쁜 거예요. 그때 내가 이렇게 예쁜 저녁노을도 못 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곡된 사교육 시장의 한복판에서 드는 고민

지금의 사교육은 학부모에게는 너무 큰 부담을 주고 학생들은 억압시키잖아요. 잘못된 영어 교육 방식도 참 문제고 학원 선생님을 하고는 있지만 뭔가 바꿔야 할 것도 많고 고민도 있는데 당장 저 혼자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이점이 늘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피터님은 전체 교육제도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당장 사교육을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학원 선생님들의 노동조건이 잘 갖춰져서 휴가도 쓰고, 아프면 병원도 갈 수 있고, 학부모나 학생들이 갑질해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노동시간 에세이 - 과로자살 거둬내기] 자살의 안과 밖: 보이는 그물과 보이지 않는 괴물 / 2018.01

자살의 안과 밖: 보이는 그물과 보이지 않는 괴물

예동근 부경대학교


1. 폭스콘의 과로사와 투신자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다. 중국 대륙에 투자한 대만계 기업 폭스콘에서 14명의 직원이 연속 투신자살했다. 그 후 폭스콘은 기숙사 등 많은 건물에 자살방지용 그물을 설치했다. 기숙사 창문도 30초의 시간을 들여야 열리게끔 설계하였고, 심리상담원을 두어 실시간 상담을 할 수 있게 했다. 하루 자살 관련 상담 전화만 1,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당시 폭스콘의 최고경영자 테리 고우는 주주와의 연례 만남 자리에서 "노동자들이 업무에 지쳐 발생한 사건이 아니었다. 단조로운 업무와 일부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90%는 개인 관계와 가족 분쟁으로 인한 것이었다"¹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공장 노동자의 상당수는 20~25세 사이의 연령대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었고 사랑하는 이와의 분리 심리적 충격과 의지할곳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몇몇 노동자들은 보상금을 위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었다고 추가했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인 애플 회사도 비판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착취공장”, “자살공장”을 이용하여 돈벌이한다는 비난은 계속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2010년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는 “폭스콘은 노동 착취 공장이 아니다. 식당과 수영장까지 갖춘 꽤 괜찮은 공장”이라며 “자살시도가 어이지고는 있지만 40만 명에 달하는 공장 직원들의 수를 고려하면 미국 전체 자살률보다 낮다”²고 답변했다. 이렇듯 공장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자살의 원인을 개인적 요인에서 찾는다. 자살자의 성격, 우울증, 대인관계, 빚 등 개인적 요인들을 수없이 나열한다. 그리고 투신자살자의 동정론자들은 기업의 문화, 조직, 장기근무, 직장 내 스트레스 등 구조적 요인에서 찾는다. 기업을 대변하는 사람들은 한술 더 떠 공업사회, 지식정보사회의 성격이 강할수록 자살은 피할 수 없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2. 폭스콘이 요구하는 것은 스톰트루퍼

누가 젊은 청년노동자들을 보이지 않는 자살의 그물로 조이고 있는가? 아이러니하게 “고객제일”은 폭스콘의 사훈이며, 회사의 신조다. 고객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충성을 요구한다. 보통 경쟁사들은 제품 정보가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같은 공장에 납품을 맡기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폭스콘은 각각의 공장에 보안을 엄격하게 유지한다. 폭스콘은 업무 시간에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또한, 공장 내부에 거의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고, 기숙사까지 있어 공장 밖으로 나갈 일을 거의 만들지 않는다. 특히 폭스콘 공장의 근무 교대 시각에는 금속 탐지기를 거치고 몸수색을 받는다. 이런 철저한 비밀유지 덕분에 제조사들은 폭스콘을 신뢰한다.

룽화(龍華)에 근무하는 폭스콘 직원은 27만 명, 24시간 3교대로 각종 전자제품을 쉴 새 없이 생산하고 있다. 거대한 기지 안에는 생산 공장과 직원 숙소뿐만 아니라 식당, 병원, 잡화점, 은행, 소방서 등 70여 동의 건물이 모여 있다. 5만 명이 동시 식사할 수 있는 20여 곳의 대형 식당에서는 매일 15만 명분의 식사가 준비되는데 소비되는 쌀 양만 40t이 넘는다. 이 같은 광경은 생소하고 무섭다. 5만 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공간에서 똑같은 작업복만 입은 낯선 사람을 보았을 때 무엇이 생각나겠는가? 은하제국의 스톰트루퍼가 떠오른다. 개인의 생각, 기호, 취미, 창의성 전혀 중요하지 않다. 말해도 들어주지 않고, 기계처럼 손만 놀려야 할 때, 20대 젊은 피가 솟구치는 청년들은 참을 수 있을까?

맑스는 이것을 “소외”라고 정의했다. 인간이 소외되면 투명인간처럼 되고, 주변 사람은 생소하고, 주변 환경은 두렵고, 삶은 무미건조하다. 지속적 감시에서 노동하는 사람은 초조하기 쉽고, 얇아지는 지갑과 지친 몸을 바라보면 삶은 초라해진다. 더욱 무서운 것은 AI시대를 준비한다는 핑계로 “스타워즈”의 출현을 알리는 작업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업체 폭스콘은 지금 지구에서 가장 많은 전자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폭스콘과 유사한 세계적 기업들이 로봇생산에 경쟁을 올리고 있다.

얼마 전 폭스콘은 4만 대의 Foxbots를 투입한다고 선포했다. 폭스콘 자살 사건 이후 각종 분쟁과 사회여론에 시달리었고 중국 내 인건비도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폭스콘 대표는 2011년에 “100만 로봇 시대”를 공언했다. 복잡한 전자제품에서 인간은 “정밀한 손”이란 우세가 사라지면 곧장 로봇에 대체될지도 모른다. 인간 노동자들이 “자살공장”을 탈출하면 모르겠지만, 그들은 더 스타워즈의 스톰트루퍼처럼 변할지도 모른다.


3. 화웨이(華爲)는 천국인가? “자살문”인가?

2007년은 화웨이에 있어서 불행한 해 일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기업으로서 찬사를 받았지만, “자살문”이란 오명도 동시에 달고 있었다. <신주간>잡지는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힘들게 일 시키는 기업”이란 제목으로 연쇄 자살 사건을 다루었다.³

화웨이 대표는 군인 출신이다. 조직문화는 군사화 되어 있다. 이 부분은 폭스콘과 비슷하다. 고학력자들을 뽑고 있지만, 신입사원들의 입사교육은 군사화 됐다. 교관도 중국 군인의 자랑으로 여기는 “국기반”(國旗班)에서 영입하고, 2주간 군사교육과 함께 회사교육을 한다. 회장과 사부(지도교수), 신입사원이 일체화된 “회사부일체” 세뇌 교육을 시킨 후, 회사와 함께 공존 할 수 있는 기본훈련을 3개월 진행한다.

대부분 신입사원은 3개월 기간에 임용되지만, 그 압력은 매우 크다. 연쇄 자살 사건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화웨이 기업이 전자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는 만큼, 최고의 엘리트들을 모집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분야에서 방황하고, 짧은 시간에 평가받아야 하고, 수시로 잘릴 수 있는 위기감에서 생활해야 했다. 자살한 장루이(張銳)는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비록 소프트분야에서 내공을 쌓았지만 통신영역에서 있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실습기간을 지나도 바로 잘리지는 않겠지만, 모든 사람이 경쟁하고 있기에 너무 힘들다.”

화웨이 회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간이침대”문화는 화웨이문화의 상징이고 자랑꺼리였지만, 연쇄자살사간이 일어 난후, “자살도구”란 오명을 받았다. 간이침대는 군인의 배낭처럼 수시로 몸에 붙어 있고, 전투도구로 인식되게 하였다. “간이침대는 절반의 집이다. 화웨이 사람들의 체력과 지력을 집에 보내지 않고 최대 한계로 빨아 먹고 있다.”

이처럼 고학력 엔지니어들, 중간 관리자 심지어 화웨이 회장도 우울증에 걸렸다고 자백하고 있다.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 보내는 이들은 여가시간이 없고, 심지어 애인과 만날 시간도 없어 길게는 두 달 뒤에야 애인의 얼굴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는 “위기론”을 주지시키며 회사와의 “운명공동체”를 강조하여 내부경쟁을 조장하고 있다. 한편으로 회사의 소속감을 강조하여 안정감을 찾게 하지만, 과도한 압력과 내부경쟁은 오히려 회사 소속감과 안정감을 상실하여 직원들을 소외시켰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처럼 모든 것을 회사를 위해 헌신하였는데, 하루아침에 헌신짝처럼 던져졌을 때 어떤 기분일까? 화웨이뿐만 아니라 중국, 나아가 한국, 일본 등 IT, 게임관련 기업들도 비슷한 딜레마를 갖고 있다. 이런 직종 자체가 “자살 세포”를 갖고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화웨이가 존재하는 도시 심천 자체가 “우울증의 도시”, “자살의 도시”다. 이 도시에는 화웨이와 비슷한 거대기업 텐센트, ZTC 등 많은 IT기업이 있다. 한편으로 “IT도시”로 선망의 대상이고, 활기찬 도시, 꿈의 도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시들시들 병들어 가고 있다.⁴⁾

2007년 심천시 위생국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8세 이상 심천주민들의 정신질환률은 21.1%로 중국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리고 우울증 발병률은 7%로서 당시 전 세계 우울증 발병률 3.1%를 초과하였으며, 불안장애 환자는 9.94%로서 10명중 1명이 불안장애 환자이다. 더 무서운 것은 당시 심천의 연평균 자살자가 2,000명으로서 당시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높았다고 한다. 10만당 자살률로 환산하면 당시 800만 심천인구로 볼 때 25%이다. 이는 OECD 국가에서 자살률 1위를 기록한 한국보다 높은 수치이며, 서울의 자살율과 막상막하다.

우리는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자살예방책을 찾으면서 “자살방지” 그물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도시, 그리고 그 도시 안에 회사들이 사즉생의 결단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돌진하는 시스템은 자살을 탄생시키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괴물”이 아닐까?

[현장의 목소리] 건강할 권리를 헌법에! / 2018.01

건강할 권리를 헌법에!

손정인,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지난 2017년 11월 28일 오전 국회에서는 권미혁 의원실, 국민주도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개헌넷),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빠띠, 바꿈/세상을 바꾸는 꿈이 함께 주최한 건강권 시민증언대회 “건강할 권리를 헌법에! 건강할 권리를 외치다”가 열렸다. 2018년 6월로 예정된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헌법에 반영할 건강권 내용에 대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자리였다.

이런 자리는 왜 만들어졌을까?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이하, 국회 개헌특위)가 2017년 초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했고, 인권학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사회권 강화와 관련한 여러 개정안들이 이미 제출된 상태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점이다. 헌법이란 “그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하는 기본 가치에 입각하여 구성원의 기본 권리,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권력의 조직, 행사에 관한 기본원칙을 정하는 한 나라의 최고규범”이다. 따라서 기술적, 전문적 논의뿐 아니라 공론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윌리엄 탤벗의 설명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인권은 도덕규범으로부터 하향식의 추론, 특수 사례에 대한도덕적 판단으로부터 보편적 인권을 이끌어내는 상향식 과정 두 가지 모두를 통해 발전해왔으며, 이 중 후자가 우세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향식 과정은 종종 도덕적으로 지배적인 권위자의 판단에 도전한 피지배층의 사회운동이기도 했다. 인권의 발전을 위해 상향식 과정이 한층 더 강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건강권의 경우에도 일반 시민들이 숙의 과정을 통해 목소리를 낸 선례가 있다. ‘2013 건강권에 관한 서울시민회의’에 참여한 시민 13인은 건강권에 대한 국제규범, 법적 근거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었지만, 직간접 경험과 가치를 바탕으로 건강권 내용을 도출한 바있다. 당시 시민들은 전문적, 기술적, 분과적 관점을 보였던 전문가들에 비해 더욱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을 보여주었다. 개헌 논의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내용과 절차의 모든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건강권은 한국 사회에서 아직 많이 대중화되지 않은 개념이다. 한국 사회에서 건강은 의학적 처치의 대상으로 간주되거나, 극단적인 자기책임 혹은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운명론을 오가는 어떤 상태로 여겨지고는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체력은 국력’이나 ‘건강은 국력’처럼 국가주의 관점에서 동원가능한 사회적 자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건강이 개인적 책임을 넘어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문제라는 점, 건강이 인권이라는 관점은 아직 낯설다. 그러나 건강을 인권으로 바라보게 되면 인간 존엄성, 권력의 재조정, 의무와 책무성 기제를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강에서 ‘권리’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집합적 선(善)보다 모든 개별 인간의 존엄성을 옹호하게 되고, 질병의 극복과 억제를 넘어 질병의 생성과 분포, 그리고 질병의 사회적 상태를 결정하는 권력을 인식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건강권의 초점은 보건의료에서 건강 상태의 통제로 옮겨가고,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질병의 피해자나 보건의료의 수혜자에서 자신의 건강과 관련한 적극적 의사결정 참여자로 변하게 된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건강 악화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조순미 님을 포함하여, 학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급식노동자 박화자 님, 중증 뇌병변 장애 아들을 돌보고 있는 최은경 님,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치이즈 님, 성소수자 청소년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활동가 이인섭 님, 화력발전소가 밀집된 당진의 환경운동가 유종준 님, 필수의료자원의 부족을 타개하고자 시민의 힘으로 공공병원건립 운동을 전개해온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의활동가 백승우 님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자의경험을 토대로 건강권 침해 사례와 요구를 이야기했다.¹ 이날의 증언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인들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보건의료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건강 결정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건강에 해를 미치는 것은 단순히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서라기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구체적으로는 ① 고온다습하고 환풍장치가 고장 나 있으며 바닥이 미끄러운 학교 조리실 같은 근로환경 ② 체벌과 폭력이 난무하고 지나친 통제로 학생을 압박하며 장시간 학습과 수면부족을 강요하는 학교 환경 ③석탄발전소에서 비롯된 먼지와 소음으로 살기어려워진 생활환경 ④ 필수 의료자원 부족과 오염시설 집중이라는 지역 불평등, 장애인의 교육기회 제한과 낙인‧ 차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과 직간접적 폭력, 청소년의 자율성 무시, 임금과 근로환경에서 비정규직 차별 등 불평등과 차별/혐오의 문제 등이 지적되었다. 따라서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건강결정요인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

둘째, 기업이나 개인들의 건강침해에 대한 국가의 보호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 또한 거듭 지적되었다. 이를테면 가습기 살균제나 열악한 근로환경, 성소수자 차별 같은 문제의 경우, 국가가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다. 하지만 생활용품의 안전이나 근로환경의 안전보건에 대한 규제가 미비했던 것,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세력을 방조하는 것 등은 제3자에 의한 건강 침해를 방지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다.

셋째, 건강과 의료보장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 역시 컸다. 구체적으로 ① 비정규직 노동자는 산재보험 신청이 어렵고, ②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는 이 때문에 의료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또한 ③ 소외 지역에서는 응급의료 같은 필수 의료자원에 접근하기 어려우며, ④ 장애인의 경우 일상 돌봄에 필요한 장비와 소모품, 의료지원이 부족할 뿐 아니라 건강검진 같은 예방서비스를 받거나 치료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⑤ 가습기 살균제 같은 소비상품 때문에 건강피해를 입었음에도 구제가 불충분하고, ⑥ 청소년은 콘돔 같은 건강보호용품에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이 제기되었다.

넷째, 이렇게 건강권 침해가 일어나고 이에 대한 해결이 어려운 것은 건강에 대한 의사결정에 시민 참여가 제한된다는 공통점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근로환경 개선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단체 행동을 하는 것에 큰 제약이 있었으며,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해서 체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용품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기에 가습기 살균제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지역 공공의료기관의 설립과 운영, 지역개발과 환경정책에도 주민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한편 건강권 시민증언대회를 앞두고 온라인 플랫폼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할 권리’란?”²에 올라온 시민들의 의견에는 보편성, 차별금지, 평등권, 건강하고 안전하며 인간다운 생활환경과노동 환경, 다양한 삶의 기회,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이를테면 “돈 없어도 건강하게 살 권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 성폭력 OUT!” “모두가 건강히 일할 수 있는 사회!” “건강할 권리란? 다양한 삶에 대한 기회 보장!” 등이 대표적 발언이다.

이러한 시민들의 건강권 피해 증언과 의견을 종합하여 이날 행사에서는 개정헌법에 반영해야 할 건강권 요구안을 도출했다. 현행 헌법 제36조 3항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자고 요구했다.

첫째, 헌법 전문(前文)에 기본원리로서 ‘생명과 건강 존중의 원리’가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건강권은 현행과 같은 부속 조항이 아니라 별도의 독립 조항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건강권의 속성,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건강결정요인과 이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소극적 의무, 시민들의 의사결정 참여 권리를 명시해야 한다.

제OO조

① [건강에 대한 권리성, 보편적·비차별적 권리로서의 건강권] 모든 사람은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 성별, 연령, 지역, 고용 형

태, 장애, 성적 정체성과 지향, 경제적 부담능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

②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국가는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제도․정책․서비스의 기획과 실행에서 제1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

다.

③ [소극적 건강권] 국가는 제3자의 건강 침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④ [적극적 건강권, 공공의료 확충] 국가는 사회보장과 보건의료 제도·정책·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충분한 수준의 공공의료를 제공해야 한다.

⑤ [참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람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서비스의 기획, 실행, 평가과정에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셋째, 건강권 보장을 위해 헌법상 여타 기본권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차별금지, 노동권, 노동3권, 인간다운 생활권, 환경권, 주거권 등의 강화가 중요하다. 

건강권 시민증언대회는 헌법 개정 과정에 시민의 목소리를 내고, 개헌을 넘어 건강권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이후 건강권에 대한 담론이 확산될 수 있도록 참여 단체들은 증언대회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시민 증언들을 모아 개별 카드뉴스로 발간 중이며, 이론적 내용과 해외 사례를 추가한 연구보고서를 발행했다. 향후 국회 개헌특위 활동의 모니터링을 비롯하여 학술 토론과 미디어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다. 모든 활동과 자료는 온라인 플랫폼가브크래프트 캠페인 사이트 “건강할 권리를 헌법에!”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각주

1) 행사 당일에는 시간 제약 상 시민들이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여 그 내용을 연구보고서 『헌법에 건강권을! 10차 개헌과 건강할 권리』 부록 1에 담았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 http://health.re.kr/?p=4253).

2) http://govcraft.org/events/270

3) http://govcraft.org/discussions?project_id=health-right

[언론보도] 타인의 일에 대해 안다는 것 (매일노동뉴스)

타인의 일에 대해 안다는 것

기사승인 2018.01.11  08:00:01


“목이 너무 아픈데 이것도 산재인가요?” 몇 년 전 한 병원에서 ‘노동자 건강권’과 관련한 강의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던 중 다가온 간호사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병동에서 일을 하는데, 업무전화를 하면서 환자차트 등에 관련기록을 기입하다 보니 목과 어깨 사이에 수화기를 끼운 채 통화하게 되고, 이것이 빈번해지자 경추 디스크탈출 초기증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는 업무상 불안정한 자세가 반복되는 것이니 산재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작업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 작업방법을 바꾸는 것은 간단한 것인데, 업무전화를 안 받을 수 없는지라 송·수신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설치하면 비용도 저렴하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106

[언론보도] 이주민 구술 생애사 ‘담’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미디어스)

이주민 구술 생애사 ‘담’ 프로젝트를 아시나요?[2주에 한번, 이주이야기] 이주민 구술생애사 <담을 허물다> 발간기념 토크콘서트
한국에는 다양한 체류 자격을 가진 이주민들이 대략 200만 명 넘게 살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광주시를 제외한 전라남도의 인구가 179만 명임을 감안할 때, 정말 많은 숫자의 이주민들이 한국사회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가 이주민 혹은 이주노동자를 떠올렸을 때의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이렇듯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내고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소중한 책 한 권이 있다. 이주민 구술생애사 담 프로젝트 <담을 허물다>가 바로 그 책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749

[안내] 한노보연 기획&출판 도서 안내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기획하고 펴낸, 꼭 읽어봐야할 노동자 노동안전보건 관련 도서» 안내 



- 저희 연구소는 2015년부터 노동자의 노동, 건강, 삶을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다양한 책들을 기획, 써왔습니다. 
- 좋은 글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힘 써주신 저자분들과 출판사에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2018년에도 좋은 책들이 묻히지 않고, 많은 분들에게 읽혀 세상을 바꾸는데 조금의 힘이 되길 바랍니다.



●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고 있는가 - 삶을 소외시키는 시간의 문제들」

* 2015, 노동시간센터, 강수돌, 김보성, 김영선, 김인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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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교대제는 없다」

* 2015,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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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 2017, 강동묵 동저, 나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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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사람을 위하여 - 역사와 전기의 교차점 찾기」

* 2017, 사회건강연구소, 정진주 외, 소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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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고통」

* 2017, 김인아 외,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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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실효성 있는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개선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성명서]



허울 좋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의 2018년도 외국인력 도입∙운용계획을 비판한다. 이주노동자들을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실효성 있는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개선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지난 12월 22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제25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 「18년도 외국인력 도입∙운용계획」, 「고용허가제 불법체류∙취업 방지방안」, 「농업분야 외국인 노동자 근로환경 개선방안」등이 확정되었다. 2018년 외국인력 도입 운용계획은 17년도와 동일한 5만 6천명으로 결정되었다. 문제는 고용허가제 불법체류∙취업 방지 방안에서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이 왜 미등록체류가 되는지에 대한 원인은 해결하지 않은 채 오로지 단속인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살인적인 단속 일변도로만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관계부처간 미등록체류자 정보 등을 공유하고 합동 단속 기간도 기존 20주에서 22주로, 단속인원도 340명에서 4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지난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악으로 인해 최대 9년 8개월로 체류기간이 제한된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 체류기간 만료 즉시 전수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등록체류율이 높은 송출국가에 대해서 국가별 외국인 도입규모 결정시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계획까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 6월 경기도 수원에서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들에 의한 이주노동자 집단 폭행사건, 7월 4일 경주공단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울산출입국 단속반의 토끼몰이씩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6m아래 펜스로 추락한 사건 등 올 한해에도 출입국의 집중단속으로 인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일단 살인적인 강제단속을 중단해야 한다. 오로지 단속만이 능사라며 더욱 단속인력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미등록을 만들어내고 있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만 이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사업주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사업장을 바꿀 수 없는 고용허가제도와 자의적 출입국 규제가 끊임없이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집중단속이 심해질수록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더욱 음지로 숨어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인권과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체류자격을 회복할수 있는 방안과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만 장기적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건설업 불법고용 하도급자”와 “원도급자”에게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는 등 미등록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주에 대한 불이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고용주들이 위험부담을 이유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는 구실만 할 뿐이다. 결코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이 아니라 건설업에 만연한 다단계 하도급을 근절해야 한다.


한편 최근 국회토론회도 열리고 2017년 가장 뜨거운 이주노동자 이슈 중에 하나였던 농업분야 이주노동자 노동환경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몇 가지 방안들이 확정되었다. 정부는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신규외국인력 배정이 중단되고 자율개선기간 내 숙소를 개선하지 않는 경우 이주노동자의 사업장변경도 허용된다고 한다. 또한 올해 2월에 시행된 이주노동자 숙식비 지침보다 과도하게 공제를 하거나 자국어로 된 서면동의서 없이 숙식비를 사전 공제하는 경우에도 사업장 변경이 허용된다고 한다. 이주노동운동진영에서 몇 년 동안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그 결과 일부 개선된 내용이 방안에 포함되었지만 문제는 정부방안대로라면 비닐하우스만 기숙사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외에도 컨테이너와 같은 임시거주시설에 숙식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한 얼마 전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공장의 컨테이너 기숙사 화재로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이 보여주듯, 열악한 주거시설 문제는 농업분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민주노총을 포함한 이주노동운동진영이 올초부터 꾸준히 이주노동자 숙식비 강제징수지침에 대해서도 폐기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전혀 폐지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혀왔다. 통상임금의 최대 20%까지 숙식비를 공제할 수 있는 지침 기준은 전혀 법적인 근거가 없으며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들의 부담을 정부가 합법적으로 완화시켜주는 꼴에 불과하다. 이주노동자의 자국어로 작성되는 서면동의서 역시 철저하게 을의 위치에 놓인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의 서면동의서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올 한해에만 적지 않은 숫자의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땅에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돼지농장에서 똥을 치우다가 가스중독으로 사망한 네팔노동자 故 테즈 바하두르 구룽씨,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한 스트레스와 건강악화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네팔노동자 故 께서브 스레스터씨, 가족의 병원비를 보내기 위해 12시간 주야간 맞교대를 했던 필리핀 노동자 故 다요 크리스티앙 구인또씨, 한국인 남성동료로부터 성폭행을 피해 저항하던 과정에서 살해된 태국노동자 故 추티마씨 등 한국 정부의 인종차별적 탄압, 장시간 고강도 저임금 노동, 사업장변경을 제한하는 고용허가제도 등이 이주노동자들을 계속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스스로 촛불정부라고 자임하면서 당선된 문재인정부에서 이주노동자의 처우는 개선될 것인가? 얼마전 발표된 제3차외국인정책기본계획 초안과 몇가지 지침개정을 살펴보더라도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정책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있는 정책들 역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근본적인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개선은 현재로서 전망이 매우 어둡다. 


이주노동자들을 더 이상 죽이지 말라! 허울 좋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의 2018년도 외국인력 도입∙운용계획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개선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2017년 12월 28일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아시아의창,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