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현장과 지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다 (1)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최진일 조합원 인터뷰 / 2018.0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터>는 지난 2010년부터 3년여간 [노안활동가에게 듣는다] 코너를 통해 전국의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개인적인 고민과 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독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자 하였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 지금 그때 활동가들은 어떤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지, 새롭게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다시 시작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는 충남 서산에 있는 동희오토에서 자동차를 만들면서 지역에서 행복한서산을꿈꾸는노동자모임(행서모)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최진일 조합원를 시작으로 연재를시작한다.

높은 노동강도를 견디며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전화나 문자로는 몇 번 이야기 나눴는데 이렇게 뵌건 처음이다.

최진일 조합원은 전날 밤 야간 근무를 마치고 민주노총 서태안 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터에서, 현장에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 만나 다양한 고민과 활동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잘 부탁드린다. 우선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동희오토에서 일하고 있다. 동희오토는 2006년 입사해서 일하다 2008년 해고되고 현대차 본사 앞에서 투쟁하면서 2011년 말에 다시 복직했다."

최진일 조합원은 함께 해고 된 8명의 동료들과 복직 투쟁을 했다.

"회사에서 법적인 해고 사유를 '이력서 허위 기재'라고 했는데, 그거야 회사 주장이고 현장에 투쟁이 있었다. 그때가 피치업이라고 회사가 노동강도를 높이려는 상황이었다. 당시엔 한국노총 조합원이었는데 대의원들 중심으로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대응을 했는데 그것 때문에 회사에 난리가 났다. 제가 있던 업체는 폐업하면서 저를 포함한 동료들이 해고됐다. 이후에 민주노총에 가입해서 쭉 복직 투쟁을 했다."

당시 투쟁은 노동강도 저지 투쟁이었지만, 사실상 노조 민주화에 대한 투쟁 의미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는 아주 완강히 저항했다.

"동료들이 투쟁하기 이전에 동희오토에서 민주노조 투쟁을 시작한 게 2004년부터였다. 그때는 조합원도 300∼400명 정도 됐는데 그때도 노조 활동을 하려고 하면 조합원 소속 업체가 폐업되고 다시 업체가 들어오고 그런 게 반복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이미 민주노조 투쟁이 쉽지 않은 현장인데 여기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때만 해도 동희오토처럼 완성차가 아닌 수십 개의 하청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완성차를 만드는 현장이 여기 말고 없었다. 그래서 동희오토는 자본에는 꿈의 공장이라고 불렸다. 동희오토라는 현장이 비정규직 운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뜨거운 감자여서 여기를 왔는데, 와보니까 활동가들이 곳곳에 있었다. (웃음) 입사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회사가 나를 뒷조사하고 해고까지 됐다."

현장에서 소소하지만 소중했던 시간들

언제부터 이른바 현장에 투신해서 운동해야겠다 생각했는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선배들은 등록금 투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노수석 선배라고 시위 중에 돌아가셔서, 입학하자마자 열사 투쟁을 했고 그게 제일 큰 계기였다. 사실 동기들이나 선배들한테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대학에 갔을 때 운동권이 많이 있었으면 나는 안 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얼마 안 되는 사람들만 활동하다 보니 절실했던 게 있었던 것 같다."

노동강도가 높기로 악명이 높은 곳이라 일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동희오토 가기 전에 이미 제조업 사업장에서 일은 해봤는데 컨베이어 노동은 여기가 처음인 데다 여기는 워낙 노동강도 자체가 높으니까 힘들었다. 게다가 노동강도가 점점 강해졌다. 입사했을 때만 해도 UPH라고 한 시간에 자동차가 나오는 속도가 32대였는데 지금은 60대가 나온다. 속도는 2배가 빨라졌는데 당연히 인원이 두 배가 늘지는 않았으니 힘들다. 교대하고 야간에 일하는 것도 처음 입사했을 때는 30대라 버텼는데 이제는 슬슬 힘들어진다."

최진일 조합원은 강도가 높은 일을 하면서도 소소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처음엔 제가 일하던 업체 안에서만 알음알음 활동을 했다. 4∼5명이 소소하게 회사의 속셈을 알아야 한다고 (웃음) 속셈학원 모임을 만들고 활동했다. 얼마 하지는 못했는데 그러다 처음 집단행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여성 노동자분이 신입 사원으로 들어왔는데 한 분이 야간에 일 적응을 못 해서 반장이 엄청 갈궜다. 면담 들어가면 울면서 나오고 그래서 마침 저랑 같은 조원이라 쉬는 시간에 조원들이랑 의논을 했고, 한국노총 위원장한테 이야기해서 해결해달라고 하자고 결정해서 10명 정도가 찾아갔다. 그때 한국노총 위원장이 안타깝다고 알겠으니 회사에 이야기하겠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퇴근했는데, 다음날 현장을 가보니 업체 사장이 노발대발 난리를 쳤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문제 해결은 커녕 업체 사장한테 우리가 한 이야기를 고자질했다. 그 뒤로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은 한국노총이 누구를 위한 노동조합인지 분명이 알게 됐다."

온갖 멸시와 왕따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활동

이른바 현장 활동 주범으로 찍힌 최진일 조합원은 복직 이후에도 지금까지 현장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단속을 받고 있다.

"동료들이랑 같이 해고됐을 때 아예 민주노총 조합원은 없었고 현장이 한국노총으로 싹 정리된 상황이었다. 회사는 우리가 복직하기 전까지 현장 관리를 했다. 민주노조 조합원 하고는 아예 말도 못 섞게 단속을 한거다. 물론 업체가 많다 보니 분위기가 조금씩 달랐는데, 의장 쪽에서 일했던 동지는 관리자들이 대놓고 욕하고 폭력적인 분위기를 만들길래 우리가 모여서 그 업체를 쳐들어가서 관리자랑 푸닥거리를 했던 적도 있다. 관리자들은 우리를 늘 감시하니까 동료들이 말 섞는 것도 못 했다. 밥 먹을 때도 옆에 아무도 앉지를 않았다. 언젠가는 제가 한 번 동료들 옆에 가서 앉아봤는데 한 이틀인가 지나서 한 놈이 따로 얘기 좀 하자더라. 그러더니 하는 말이 미안한데 애들이 네가 옆에 앉아서 정말 불편해한다고 그러지 말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그래 그러냐 그랬다."

복직 이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분위기는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막 복직했을 때처럼 긴장이 있는 건 아닌데 지금도 여전히 관리는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회식이 있었다. 회식 때도 다들 제 옆에 오기 힘들어하는데 조금 말이 통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술이 좀 들어갔는지 저한테 사장하고 너무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고 그러면서 나랑 같이 가서 사장한테 술 한잔 따라주고 오자는 하더라. 저는 됐으니까 너나 갔다 오라고 그래서 혼자 갔는데 다시 오더니 표정이 일그러져서 오더라. 이 친구 딴에는 뭔가
관계를 풀어보려고 한 건데 사장이 진일이랑 친하게지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왔다."

이런 회식 자리도 너무 괴롭고 힘들 것 같았다. 나라면 저란 상황을 견딜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맞다. 사실 회식에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처음에는 일부러라도 꼭 갔었는데, 그때는 아예 회사가 회식 때 제가 앉아야 하는 자리를 만들고 옆에 관리자들로 포위시켜 버리기도 했는데 그나마 싸워서 관리자들이 옆에 없는 거다."

큰 전환점을 맞은 산재 인정 투쟁

동희오토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에게 황재민 씨 산재인정 투쟁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 전환점을 어떻게 마주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현장에서 일하다 사람이 쓰러질 정도면 뭔가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때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저희랑 알고 지내는 공장 형님이 정문 앞에 어떤 여성분이 피켓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다음날 동료들이랑 가봤는데 황재민 씨 아내분이었다. 일단 연락처 주고받고 다음에 상황을 들어보니 이미 산재를 한창 진행해서 심사청구가 끝나고 재심사청구를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때만 해도 저희가 노안투쟁이나 산재 관련해서 고민이 적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고 충남 갑을오토택에 있는 안재범 동지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이훈구 동지께 도움을 요청했다."

동료들은 두 분에게 이번 일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우리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복직은 했지만 별다른 활동을 못 하고 있는데, 이것마저 듣는다못하면 민주노조가 있는 게 별 의미 없지 않겠냐. 그래서 이게 보통 일이 아니란 건 알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도 다시 산재를 신청해서 진행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투쟁하면 회사가 황재민 씨에게 보상하고 산재는 법원에 가서 다툴 생각이었다. 그런데 안재범 동지와 이훈구 동지가 회사에서 공단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산재 조사 과정이나 절차상 문제가 있으니 근로복지공단에 재조사를 요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줬다. 비록 전례는 없지만 한번 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현장의 목소리]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 2018.04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자동차 부품회사 유성기업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비인간적인 노조파괴와 가학적 노무관리로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2년 전 3월 17일 한광호 조합원이 노조파괴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맞아 노동조합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숨진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추모하고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결의를 모으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3월 16일 집회 시작에 앞서 고 한광호 열사 2주기 투쟁을 비롯해 노조파괴에 맞선 지난 투쟁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정훈 지회장을 만났다.

제2의 한광호가 나오지는 않을까 불안하다

한광호 열사 기일이 다가왔는데 이정훈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마음이 어떨지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광호의 원을 풀지 못해서 가슴 한쪽에 뭔가 응아리가 맺힌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광호의 한을 풀지 못한 것만큼이나 조합원들 중에 제2의 광호가 나올까봐 불안한 게 사실이다. 지난 2월에도 조합원들 중에 3명이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려졌다. 2명은 그나마 퇴원해서 통원치료 받고 있는데 1명은 아직 병원에 있는 상황이다. 노조파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빨리 공개하고 후속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2017년 1월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체 조합원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그런데 아직도 결과 공개를 안 해서 지난 2월 19일에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과정에서 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내용을 구두로 전달 받았는데 고위험군 조합원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확한 결과를 확인해야겠지만 노동조합은 노조파괴 투쟁 초기인 2011년과 2012년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에서 실태조사를 했을 때 보다 고위험군 조합원이 더 많은 것으로 예상하고 빠르게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금 유성기업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 3개 병원을 지정해서 고위험군 조합원에게 필요한 치료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 유성기업에서 그 병원을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후속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정훈 지회장은 조합원들의 유성기업의 끝없는 노조파괴가 조합원들의 생계와 건강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벌써 한광호 열사 2주기인데 건강 실태조사도 조사지만 노조파괴 문제가 8년이 되도록 정리가 안 되다 보니까 조합원들이 생계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노조파괴자 유시영 회장을 감방에 보냈는데 회사의 전혀 태도의 변화가 없다. 유시영 회장이 이제 4월 16일이면 만기출소 하는데 회사가 이판사판으로 가보자고 하니까, 조합원들은 이대로 아무런 변화를 못 만들어내고 끝나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마 별별 생각이 들텐데 노동조합 입장에서 참 안타깝다."

광호의 한을 풀기 위해 다시 투쟁에 돌입한다

노동조합은 한광호 열사 2주기를 맞아 전국적인 투쟁을 만들고 교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광호 열사 기일을 맞아서 전국적으로 투쟁을 확대 하려고 기획하고 있는데 주체들이 먼저 투쟁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지난 3월 12일부터 3월23일가지 노동조합이 속해있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충북지부가 집회를 열고, 지역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파괴를 일정 부분 끝내기 위해 싸울거다. 노조파괴를 끝내지 못하면 제2의 한광호가 나올 수도 있다. 유성기업은 계속해서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노동조합이 계속해서 교섭을 요구하자 설 명절 바로 직전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본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상견례 이후에 교섭을 요구해도 회사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본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3월 15일에도 본 교섭을 요구했는데 회사는 역시 실무자 한명 내보내고 불참했다. 유성기업은 8년 동안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대화를 일체 거부하다 보니 지난 8년 동안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임금인상,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그 어떠한 약속도 받아낼 수 없었다.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건 각종 징계와 일터 괴롭힘, 빈곤한 생활이었다.

“2011년에 금속노조 단체협약이 해지되고 임금협상도 8년 간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최저 생계비를 받으며 살고 있다. 거기에 계속 파업 투쟁해야 했던 해고자 19명과 영동과 아산에 노동조합 간부 6명 활동비까지 조합원들이 책임지고 있다 보니 생계가 다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투쟁으로 노조파괴의 진실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월 6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의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중 하나로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이 선정되면서 노조파괴와 관련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사건이 있을텐데 그 중에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3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 조사한다고 하는데 조사 포인트가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어떻게 개입했나라고 들었다. 현대자동차와 창조컨설팅, 유성기업이 수십만 문건을 만들면서 노조파괴를 저질렀는데 왜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했는지, 유성 자본을 재판에 빠르게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노조파괴 주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 현대자동차에 책임을 묻기 위해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천막을 친 게 309일 정도 됐고, 농성을 한건 2년 가까이 되가는데 대화는 전혀 안 되고 있다. 우리는 뜬구름 잡는 듯 여기와서 집회하고 농성하는게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노조파괴에 개입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투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본사 사옥 10층으로 유시영 회장과 창조컨설팅 심종두대표를 불러서 1주일에 1번씩 기획회의를 했다. 그 다음에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에 주던 납품대금을 기존 가격에 23% 올려서 더 줬다. 노조파괴에 필요한 자금을 이런 방식으로 조달한거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져서 현대차 임원이 검찰로부터 기소 됐는데 현재 위헌 시비가 붙어서 재판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직후인 5월 검찰은 현대자동차 임직원 4명과 현대자동차 법인을 기소했다. 노동조합은 8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인 현대자동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잠시 재판이 중단되었다. 지난 9월 현대자동차 법인이 임직원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해서 법인까지 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재판은 헌재가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인지 합법인지 결정을 내린 후에야 진행이 가능해졌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투쟁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한국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현대자동차 재벌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상대로 8년간 노조파괴문제로 투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 같다. 한 쪽에선 너무 무모한 거 아니냐 대체 어쩌려고 그러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 않았나.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노동과세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2011년 지역에서부터 노조파괴가 시작되었다. 우리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조합 운동을 말살하기 위해 정부와 자본이 기획한 폭력이었던거다. 그래서 노조파괴로 투쟁하는 다른 사업장들이 우리처럼 같이 싸워줬으면 조금만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러면 조금덜 힘들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이렇다보니 유성기업 노동조합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희는 왜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는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크다. 대체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나. 죄가 있다면 올해 유성기업이 58년 됐는데 여기서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 그런데 왜 용역깡패가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너무 원통하고 이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와중에 투쟁하면 투쟁할수록 우리가 주장하는 게 맞다는 근거 자료들이 계속확인되니까 거기에 또 분노하게 되고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정훈 지회장이 우리는 승리감을 느끼고 있다고 희망이 있다고 했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직 투쟁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승리감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가 진게 없다. 어용 노조하고 싸워서 금속노조를 다수 노조로 지켜냈고 우리 투쟁이 정당하다고 세상 사람들도 법원도 인정해줬다. 힘든 길이지만 희망도 보이고 나름 쟁취감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지만, 8년이란 시간동안 벽에 균열을 내며 투쟁해왔던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반드시 승리해서 고 한광호 열사의 한을 풀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일터> 통권 163호 / 2017.8




[특집] 

26 계속되는 추락 사망 재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28 배달 · 운수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현실 
30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을 막으려면 
32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36 기업이 변해야 노동자가 생명을 지킨다 

4 [노동안전건강뉴스] 

6 [지금 지역에서는] 삼성 반도체 LCD 다발성경화증 직업병 피해자 산재인정 받아 

8 [안전보건공향]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 전문 인력 양성했다?! 노동부 조선업종 노동자 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기업들 불러 

10 [안전과 건강 칼럼] 강화되는 폭염, 고열작업자 안전대책 시급 

12 [현장의 목소리]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16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우리 일터부터 좋게 만들어요 

20 [연구리포트] 게임산업 노동자 노동실태와 건강 연구 

24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나는 용팔이로소이다  

42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44 [노동시간에세이] 과로자살의 위험을 거둬내기 위하여 

46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자]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1) 

48 [문화읽기] 어머니의 유서 

50 [발칙X건강한 책방]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52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54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한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현장의 목소리] 상식이 통하는 회사, 평범한 삶을 위해 우리는 싸웁니다 /2017.7

상식이 통하는 회사, 평범한 삶을 위해 우리는 싸웁니다

- 전국금속노조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 파업 투쟁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고층 건물과 인공 운하,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 이곳에 위치한 자동차 전자부품생산공장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노동자들의 일상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생산공장 노동자 354명 전원 비정규직인 '100% 비정규직 공장' 만도헬라에서 드디어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그러나 사측은 대화가 아닌 탄압으로 노동조합을 대하고 있다. 100% 비정규직 공장에서 그간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왜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하고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공장 앞 농성장에 찾아갔다. 


지난 6월 23일 진행한 이 인터뷰는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 김태섭 사무장, 안정훈 조직부장, 한샘 여성부장, 홍광수 노안부장이 함께했다.


김태섭 사무장에게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에 관해 물었다.

"노동조합 설립 준비는 작년 11월부터 했고, 올해 2월 설립총회를 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임금에 대해 불만이 많았어요. 결정적 계기 중 하나가 통상임금인데, 기존 상여금이 400%였는데 회사에서 통상임금 적용해 기본급화 시킨다고 해서 300%를 시급으로 전환했죠. 표면적으로 시급은 굉장히 높아졌는데, 그걸 빌미로 임금인상이 없었어요. 그리고 이 회사가 365일 쉬는 날이 없어요. 설, 어린이날, 추석, 크리스마스 전혀 못 쉬어요. 12시간 주야맞교대로 일하면서 운영하다 보니 장시간 문제도 컸죠. 그래서 몇몇 친한 동료들과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도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판단을 했어요."


안정훈 조직부장은 임금과 노동시간 문제 외에도 그동안 회사가 얼마나 비인간적이었는지 털어놓았다.

"동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원청 직원에게 가봐야겠다고 했더니, '네가 지금 가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 가지 마라'고 했어요. 정말 비인간적이죠. 그리고 출근하다 교통사고가 나서 머리에 피가 나서, 전화해 출근 못 하겠다고 하니깐 대충 치료하고 오라고 한 적도 있어요. 여성 직원은 성희롱 당해서 얘기했는데, 가해자는 한 달 감봉만 당하고 본래 부서로 복귀했어요. 결국 피해자인 여성 직원은 가해자 얼굴 못 보겠어서 퇴직했고요."


만도헬라는 전체 고용인원 700명 중 생산직은 비정규직, 사무직은 정규직으로 분리하고 임금, 고용, 복지 등 전반적 노동조건에서 비정규직을 차별했다.

사무장 "임금은 정규직 절반 정도예요. 근무시간은 정규직의 경우 주5일 근무에 주간근무만 하고, 비정규직은 주7일에 12시간씩 주야맞교대죠. 회사에선 비정규직 연봉이 3천5백에서 4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돈을 받으려면 주야맞교대로 1년에 10번~15번만 쉬어야해요. 실제 저는 기본급이 145만 원 정도인데, 200만 원 이상 받으려면 잔업과 특근을 안 할 수 없죠. 그리고 복지라고 할 것도 없어요. 밥만 정규직과 식당에서 같이 먹어요."


한국사회에서 노동자의 권리는 척박한 데 비해, 노동조합 가입률은 2천 노동자 중 200만 명, 약 10%정도다. 게다가 어렵게 노조를 만든다 해도 자본은 노동3권은 무시한 채 오로지 노조깨기에 혈안이다. 이렇게 노동조합을 만들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간부들은 우선 노동조합 편견 깨기에 공들였다.

사무장 "저희 조합원들은 연령대가 20~30대로 낮아요. 관심도 없었죠. 저부터도 노조 활동하기 전엔 뉴스로 안 좋은 모습 접하다 보니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어요. 그거 깨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죠."


개인으로 있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이란 조직으로 뭉치고, 함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현장에 변화가 일어났다. 권력 관계가 동조합으로 기운 것이다.

사무장 "과거에는 관리직들이 시키면 당연히 해야 하고, 주말 근무나 잔업도 얘네가 스케쥴 짠 거에 의해서 통제당했죠. 노조 생기고 나선 본인이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는 거구나를 이제야 조금씩 느끼며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현재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는 ▲불법파견 인정 및 정규직 전환 ▲부당 인사 명령 철회 및 부서 원상회복 ▲장시간 노동 축소 및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5월 3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전 하청업체 두곳과 11차례 교섭을 했는데, 단 한 번도 사측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받는 날 겨우 기본 단협안을 제출했는데 내용이 너무나 부실했다고 한다. 그날 조정중지가 떨어졌다.

사무장 "하청업체 서울커뮤니케이션과 쉘코아가 순차적으로 제출한 기본 단협안 내용이 똑같았어요. 이걸보면 원청 개입이 확인되죠. 교섭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는 노조와 교섭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노조의 요구안을 들어줄 능력이 없다는걸 잘 알고 있어, 실제 결정권한을 가진 원청에 대화하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회사는 계약해지 및 부당인사 명령을 내렸어요. 당한 부서가 노조 임원간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에요.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는 의도죠."


조직부장 "품질부서 대상으로 인원축소를 했어요. 품질 하던 사람들이 다 생산라인으로 보내졌죠. 품질에 5명 정도 소수로 남겼는데, 그 소수는 입사한지 얼마 안됐거나 사측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이에요."


파업하면서까지 지키려는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바람이 담긴 단협안의 주요 내용을 물었다.

사무장 "임금요구안은 금속노조 동일요구예요. 그 외 성과금, 상여금, 교대제 개편에 대한 노조와의 논의, 차후 개선을 해나가기 위해 합의체를 꾸리자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노조를 인정 받는 거예요."


만도헬라는 형식적으로 2곳의 도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로는 원청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의 지휘·명령을 받는다. 지난 3월 노조는 원청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원청은 발빠르게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고 했다.

조직부장 "고소고발 준비 과정에서 저희가 자료를 입수했는데요. 원청 직원들이 로고를 다 지우고, 싸인 승인 받았던 것도 지우더라구요. 불법파견 증명할 자료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도 안하고 있어요."


게다가 파업에 돌입하자 대체 생산을 위해 관리직,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했다. 대체생산 부품은 현대, 기아차 완성차 브레이크 장치인데 불량품이 속출하고 있어 시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조직부장 "브레이크와 핸들 생산을 현재 아르바이트생들이 하고 있어요. 정말 큰 사고가 날까 봐 걱정이 커요."


안전 문제는 만도헬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일하며 어떤 안전 사고가 발생했는지 물었다. 회사는 산재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사고 조차 다 개인에게 떠맡기는 식이었다.

사무장 "산재는 노조 설립 이전에 거의 없었죠. 다쳐도 회사에서 공상 처리해주거나 그것마저도 안해줬어요.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공상처리로 돈 내주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거든요. 심지어 제가 있는 부서는 회사 차량을 못 쓰는 상황이라고 개인차를 쓰라고 했어요. 개인차를 가지고 갔다 사고가 났는데, 그것도 개인 보험으로 해야 했죠."


조직부장 "심지어는 회사용 업무 차 사고가 나서 차가 조금 찌그러졌어요. 그런데 블랙박스도 차에 없고, 운전자도 모르는 상황에서 너희 팀이 타는 차니까 돈 모아서 수리하라고 하더라고요. 차 보험 들었냐고 물으니, 그래도 저희보고 돈 내라고요."


중량물을 다루다 보니 현장에선 끼임사고, 찰과상, 타박상이 빈번하다. 다행히 노조가 생긴 후 사고에 대해선 산재신청을 하며 대응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도 없었지만, 2014년 간호사를 채용해 비치하고 해골무늬 스티커를 붙였다. 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보호 장비조차 챙길 시간이 없다. 생산량에 쫓겼기 때문이다.

사무장 "사실 노동 안전문제 관련해 단협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내용이 기본적으로 다 들어있어요. 그중 저희는 '작업중지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죠. 동료가 다쳐 피를 흘리고 병원에 실려 갔는데도, 그걸 다 목격하고 지켜본 동료는 그 자리에 들어가 일을 해야 해요. 어떻게 그 작업을 할 수 있겠어요. 안전이 담보가 안 되는데요."


얼마 전 사측은 노조와 대화 없이 일부 생산라인을 3조2교대로 변경했다. 이유는 부하율이 높은 생산라인 5개(약 120명)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교대제 변경에 대해 노조가 대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사무장 "노동시간 단축하는 교대제 변경은 저희도 고민이죠. 그런데 이번 교대제 변경은 인사발령과도 연계됐어요. 강제 인사발령을 하지 않으면 교대제 변경 수용은 어려워요. 인력충원 전혀 없이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보내졌죠."


만도헬라의 건강한 일터 지키기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원청과 하청업체의 합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씩씩하게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투쟁 속에서 노동조합 결성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물었다.

사무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해요. 생각할게 많고,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래도 좋은 점은 야간노동을 안 하는거요. 지금은 해 떠있을 때 일하고 저녁에 집에 가면 애들을 볼 수 있죠. 남들 잘 때 저도 자고요. 이런 평범한걸 못했으니까요." 


노안부장 "쉴 때 눈치 안보고 쉬는게 좋아요. 원청에서 쉬는걸로 강제를 많이 했는데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저희한테 원청 직원이 짜증도 많이 냈죠. 그런데 지금은 삶의 여유가 생겼죠."


삶의 질이 좋아졌냐는 질문에 한샘 여성부장은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엔 집에 가면 오늘은 몇 시에 자나, 일어나서 8시 30분까지 출근하려면 집도 먼데. 그러려면 6시 30분엔 일어나야 하는데, 일 끝나고 밤 9시에 집에 가면 밤 10시고, 씻고 뭐 하고 바로 자더라도 잠도 바로 안오거든요. 그런데 이제 사람이 생각을 하게 되요."


만도헬라에 대해 기사 검색을 해보면 비정규직 '100% 공장, 악마의 일터'라는 제목이 많이 나온다. 과연 이곳에서 일 하는 노동자들은 이렇게 불리는 일터를 어떻게 바꾸고 싶어할까 궁금했다.

사무장 "상식적이면 좋겠어요. 구조나 대우나. 저도 기사를 보더라도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싶어요. 7~8년 근무했지만, 다들 참은거죠. 만약 회사로 다시 돌아가 일을 하면 상식적인 공간이 도면 좋겠어요."


노안부장 "원청 직원이랑 우리랑 차별없이 똑같이 다니고 싶어요. 저도 개선 요청하려고 이메일을 몇 십통씩 보냈는데 개선이 안됐어요. 나를 위해서가 아니고 회사를 위한건데도 안들어주더라고요. 동료들은 매일 힘들다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속상했죠."


마지막으로 아직 만도헬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소식을 모르는 분들과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를 구독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물었다.

사무장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본인과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르죠. 하지만 만연한 문제죠. 눈에 띄지 않게 어디에나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노동문제나 환경개선, 현실에 대한 고민들을 같이 해보면 좋겠습니다."


여성부장 "우리나라에 국한된 건지 모르겠는데,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참지 유난을 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걸 바로잡자고 하는 활동에 유난이다, 이기적이라 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노안부장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야 해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안하면 계속해서 비정규직이 양산되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서로 도와주면 좋겠어요."

[연구소 리포트] 2017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2) / 2017.7

2017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

- 금속노조 A지회 현장조사를 중심으로


아이구 연구원


이번호 연구소 리포트는 지난 달 일터 연구리포트 A지회 설문조사 결과에 이어 현장 조사를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2015년에 연구소를 비롯한 노동안전보건 단체 활동가들은 금속노조 노안실과 ‘2016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를 본 사람도 있겠지만, 혹여 못 보신 분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을 소개한다. 보고서 발간사에서 금속노조 위원장도 강조한 것이다. ‘제대로 조사하고, 현장을 살려내고, 골병을 잡고, 제대로 치료받고, 더욱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2016년 많은 현장에서 유해요인조사를 했을 텐데, 현실은 제대로 하기 녹록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조사의 목적을 조직적으로 논의했었는지, 조사를 기관에 위탁하던 노사 공동으로 하던 노조 중심으로 하던 조사를 현장참여하에 제대로 했었는지, 조사과정을 현장의 관심과 참여를 북돋우면서 진행했었는지, 조사결과를 현장노동자에게 온전히 알렸었는지, 후속 조치인 치료와 개선 활동을 지속했었는지 등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되돌아보았으면 싶다. 지금이라도 현장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조사결과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고, 다음 유해요인조사 전까지 개선과제를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데 A지회 사례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 이어 현장노동자가 함께하는 조사

A지회는 2013년 유해요인조사를 통해 환자를 찾고 개선과제를 찾으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인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한 바 있었다. 2016년 조사에서는 기본적인 과제인 개선과제를 찾고 환자에 대한 찾아 조치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과 현장의 노동을 제대로 살피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경험과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A지회 (가)지역 8명과 (나)지역 10명의 현장노동자 한 사람당 16시간의 활동시간을 확보하여 직접 현장조사를 하였다. 이를 위해 하루 역량 강화 교육과 실습을 거쳐 현장조사준비를 하였다. 이날 교육은 근골격계 질환 및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이해, 현장조사 시트 소개와 작성방법, 현장조사 실습 등의 순으로 진행하였다.


또, 2013년에 인간공학적인 평가 중심으로 진행했던 현장조사 방법을 바꿨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신청자 현장조사 시 사용하는 시트를 재구성하여 현장의 노동 전반에 대한 실태를 있는 그대로 빠짐없이 전체 공정을 조사하였다. 처음 하는 조사방법으로 인해 조사과정이 쉽지 않았다. 실제 몸으로는 알고 있지만 글로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아 너무 어렵고, 부담 요인 뿐 아니라 작업과정을 가급적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조사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조사대상을 조합원 뿐 아니라 (가)지역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비조합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증상조사와 현장문답을 진행하였다.


녹록하지 않았지만, 현장조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현장노동자의 관심과 애씀 덕분에 현장의 부담 요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었고, 주요 개선과제에 대해 정리하여 산보위를 통해 합의할 수 있었다. 당연히 A지회의 가장 핵심적인 유해요인인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에 대한 개선을 위한 노사TFT 구성과 운영을 하자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질환 증상 호소자에 대한 문진을 진행하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조사를 시작할 때, 조사할 때, 최종 보고서 주요내용을 설명할 때, 개선과제에 대한 산보위 합의를 할 때 사업 전 과정에 조합원에게 지회 소식지 등을 통해 알렸다. 사업과정 중에 옥에 티라면, 시간이 부족해서 최종 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조사에 참여한 이들과 직접 만나서 논의를 하지 못하고 온라인상으로만 의견수렴을 하는 데 그친 아쉬움이다.


현장 조사 주요결과를 반영한 후속 조치를 지속해나가기 위해 애쓰기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주요 핵심 개선과제는 다음과 같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심야노동과 장시간노동으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 부담 요인이 가중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는 부담 요인이 같더라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노출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인한 절대적인 가중요인을 줄이고, 12시간 주야맞교대로 인한 심야노동을 연속 5일 이상 격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누적된 부담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지속해서 부담 요인이 쌓이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때문에 절대적인 부담노출 시간과 심야노동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중량물 취급 부담과 상•하단 작업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중량물 취급의 경우 만성적인 부담 요인의 측면뿐 아니라 급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특히 허리 질환으로 이어질 경우 비용과 치료기간의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이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치명적인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단 작업의 경우 가급적 바닥에서 30cm 이상부터 어깨높이 사이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차 최하단과 최상단 적재를 제한하거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유압식 대차를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연동하여 작업대의 높이 개선 및 서서 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의자 제공 역시 주목해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공정별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에 대한 개선을 구체적인 계획아래 노사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공정에서 다양한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이 있다. 예컨대, 서서 작업하는 부담과 쪼그린 자세로 작업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의자를 사용토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가장 근골격계 질환 부담이 적거나 없을 것 같은 사무직 직원의 경우도 PC 작업으로 인한 부담 요인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공정의 경우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개선을 하지 않거나 못할 경우 고스란히 작업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사업주에게는 생산성 및 품질 저하와 직원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더 많은 손실을 감당하게 된다. 안전과 보건문제에 노사가 따로 없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활동체계와 활동시간을 보장하고 일상적인 개선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소음, 조도, 온도, 분진, 사고위험 등 근골격계 질환에 직간접적 연관부담으로 작용하는 작업환경요인에 대한 개선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나)지역은 소음을 차단한 부스를 설치했지만, (가)지역의 경우 협소한 공간으로 인한 소음부스가 없어서 설비소음으로 인한 부담이 컸다. 두 지역 모두 청력보존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실시하면서, 실질적인 소음을 저감시키기 위한 개선이 절실하다. 또한, 적정 조도로 개선하고 이중 혹은 삼중조도를 개선하는 것, 온도로 인한 부담 특히 저온으로 인한 부담 가중요인을 완화하는 것, 유해화학물질 및 먼지 등으로 인한 분진 노출부담을 완화하는 것, 지게차 이동로와 작업자 통행로를 구분하는 것, 낙하와 추락 및 협착 위험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 등을 실제로 실행에 옮겨 개선할 경우 연관부담 요인을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작업환경 개선으로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을 통해 활기 넘치는 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지역의 경우 이주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부담 요인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근골격계 부담 요인 중 부담 자세의 반복 빈도와 중량물 취급 부담을 주목해서 평가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주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으로부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소위 골병으로 인한 질환과 증상으로부터 훨씬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이주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이해와 대처방안 등을 교육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현장문화를 조성하며, 아프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이주노동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 모두에게 해당한다.


A지회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통해 확인한바, 사무와 QC 업무 이외 거의 모든 작업이 업무관련성이 높거나 매우 높게 평가되었다. 낮게 평가된 업무라도 중량물 취급부담, 자세와 힘 사용으로 인한 부담, 주요상병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요인,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연관 부담 요인, 온도, 소음, 분진, 조도, 사고위험 등과 같은 작업 환경 요인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및 증상의 부담 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정별 부담 요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산업안전보건법 24조 5항과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12장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지만 실제 근골격계 질환 및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 개선을 포함한 구체적인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부담 요인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야 맞교대 장시간 노동과 상시주간근무지만 토요일 특근을 거의 매주 하다시피 하는 경우에 작업자의 부담은 훨씬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대책 역시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래서 조사 직후의 산보위에서 주요 개선과제에 대한 노사합의 뿐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과 심야노동 단축을 위한 노사 TFT를 구성 운영키로 합의한 것이다. 실제로 3년 주기의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취지를 제대로 실현해 나가기 위한 물꼬를 텄다. 이제 노동조합 차원에서 현장을 바꿔 나가면서, 일상적인 개선활동을 지속해 나갈 노동자가 되도록 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2016년 근골 조사의 의미

2013년 인력충원이라는 핵심과제와 개선을 한 것에 이어, 2016년에는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 TFT를 가동하며 도처의 유해요인을 개선하기로 하였다. A지회의 경우, 조합을 만들어 활동한지 5년여인 신생노조라면 신생노조로 그나마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현장 조합원 규모가 (가)지역은 40명 내외 (나)지역은 70명 내외로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노동조합도 A 지회처럼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했으면 싶다. 현장 상황, 현장조직력, 노사관계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이유로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다양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유해요인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물론 제대로 유해요인조사를 했거나 애쓴 노동조합이라도 개선과 의학적 조치 등 후속 조치를 일상적이고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개선과정에서 작업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선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3개월 혹은 6개월 이후 작업자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 보완해 나가는 것을 통해 실효성 있는 개선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사업을 하면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사람인 노동자다. 노동자는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하고 살아갈 권리를 누릴 주체이기도 하지만, 권리를 실제 행사하기 위해서 해야 할 개선과제를 추진할 주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동을, 현장의 모든 노동을 꼼꼼히 돌아보는 것, 그 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제대로 살피고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보기 / 2017.5

위험성 평가 사례로 보기

- 금속노조 코스파지회 사례



선전위원회



충북 음성과 경북 김천에 사업장이 있는 금속노조 코스파지회에서 이번 5월부터 위험성 평가를 진행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위험성 평가 시작을 앞두고 현장에서 어떠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면, 위험성 평가를 준비하는 다른 현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뷰는 이준국 사무장 (음성), 정승주 사무장 (김천)이 응해주었다


- 금속노조에서 위험성평가 관련해서 교육도 하고 집중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위험성 평가가 뭔지 이제 알겠는가? 만일 아직 어렵다면 어떤 부분이 어려운가?


이준국 : 교육을 통해 위험성 평가를 알게 되었고, 개념도 어떤지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내가 일하는 일터를 평가한다는 건 아직도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해보지 않은 것이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어려움도 있는 것 같다.


정승주 : 교육을 듣는 것도 중요한데, 교육보다는 실습을 해보는 게 빠르게 이해하는 것 같다. 그리고 저희 같은 경우는 전문가 단체에서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그점에 있어서 아무래도 부담을 덜 느끼게 된다. 다만 반대로 실습 없이 막연하게 교육만 진행하고 실시하게 되면 특히 시트를 작성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 우리는 이번에 어떤 위험성 평가를 해야겠다, 하고 싶다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이준국 : 우리 지회 실정에 맞는 평가를 해야겠다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일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위험성 

평가를 통해 작업자의 행동 하나 하나를 다르게 보는 눈이 생길 것 같다.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위험성을 찾아야겠다는 고민도 많이 든다.


정승주 :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모든 작업자가 같이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작업자마다 개개인의 성향도 다르고, 같은 공정이라고 해도 느끼는 위험요인, 애로상항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작업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간 회사에서 위험성평가를 진행해왔는가? 그렇다면 결과가 어떠한지를 알고 있는가? 회사 주도로 하는 게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준국 : 회사는 작업자를 배제하고 위험성 평가를 진행했다. 이전에 평가 결과도 작업 현장에 문제가 아니라 작업자의 실수로 인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보니 현장의 위험요소에 대한 개선은 없고 작업자의 안전교육 실시하라는 식의 개선사항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태도는 현장의 문제를 알면서도 비용 문제를 들며 위험 요인을 덮고, 작업자 안전 불감증만 탓하면서 현장의 문제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계속 반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정승주 : 2016년에 처음 진행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사무실 직원이나 작업자, 노동조합 집행부 모두 결과를 모르고 있다. 바로 이점이 문제인 것 같다. 작업자들의 상황, 현장 상황과 전혀 무관하게 어떤 기관이 나와서 임의대로 작성하고 결과를 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각자 생각할 때 현장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소음, 화학물질, 사고, 근골 중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준국 : 화학물질이 가장 위험할 것 같다. 최근에 화학물질과 관련해서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제대로 된 보호 장구도 지급하지 않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많이 되었는데, 우리 회사도 다르지 않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누적해서 사용해왔기 때문에 향후에라도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승주 : 사고라고 생각한다. 사고는 작업자의 생명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화학물질도 안전하다면야 모르겠지만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처럼 발암성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면 정말 위험하고 이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우기 / 2017.4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우기 5

-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 신한발브 분회 사례



김현호 부분회장



골병과 재해가 만연한 현장을 바꾸기 위해

2016년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노동현장의 안전과 조합원의 건강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개선하고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에 속한 저희 분회는 자동차 완성사의 하청사입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현장보다 열악한 환경과 심야노동,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해 드러나는 현장 재해가 50여 건으로, 다수의 조합원이 파스에 의지하거나, 물리치료를 받으며 노동하고 있습니다.


골병과 재해가 만연한 현장을 바꾸기 위해 저희 분회는 2016년 금속노조와 경기지부의 노동안전보건 사업지침에 따라 현장 위험성 평가를 실행하였습니다. 1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노사공동 위험성 평가의 실행을 제안하였고, 2015년 사측에서 진행한 위험성 평가의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 사측의 입맛에 맞게 만든 기만적인 결과에 대해 지적하였고, 제대로 된 위험성 평가를 위해 노사공동실행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사측 주도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한다.’고 읽힐 수 있는 현행 법조문과, ‘노사공동 위험성 평가’가 경기지부 집단교섭의 의제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핑계 삼아 지부 집단교섭의 합의 이후 재 논의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아쉽게도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후 산보위에서 노사공동 위험성 평가의 계획과 실행방법을 계속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노조와 지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위험성 평가의 사업목표와 실행지침에 대해 상집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시작했고, 이어 현장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 실행계획 교육설명회’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장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에, 분회 실행위원들을 중심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경기지부 노안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위험성 평가를 실습해보는 교육을 저희 현장에 유치한 경험은, 분회 실행위원들의 자신감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동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넘어야 할 장벽이라면 넘어야

마침내 경기지부 집단교섭에서, 노사 공동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행하고 실행방안은 사업장별로 합의하기로 결론이 나면서, 3분기 산보위에서 노사 공동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행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노사 동수로 실행위원을 구성하고 ‘금속노조 위험성 평가 관리시트’를 사용하여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쉽게도 조합 측 실행위원 활동시간은 합의하지 못해 조합 활동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였습니다.


노사 양측의 실행위원이 역할 분담하여 각자 관리카드를 작성하고 결과를 취합하여 최종 완성한 후, 완성된 관리카드를 현장에 게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현장개선활동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의지가 없었던 사측 실행위원들은 위험성 평가를 단 한 라인도 진행하지 않았고, 오롯이 조합 실행위원들의 노력만으로 위험성 평가 관리카드를 완성했습니다. 한 달로 예상했던 사업은 결국 3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2017년 2월, 완성된 관리카드에 준해 개선안에 대한 사측의 의견을 묻고 보완하는 작업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해보니까 참 좋더라구요! 올해는 더 내실있게!

위험성 평가 과정은 조합원들과 대면하며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문제들을 드러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위험요소와 문제들, 개선책을 확인하는 과정을 넘어, ‘안전하다’ 또는 ‘생산 여건상 불가피한 것’이라고 오랫동안 습관처럼 잘못 인식해왔던 위험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개선방향을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현장 유해위험요소의 심각성과 함께 그에 대한 책임과 개선 의무를 사측에게 다시 한번 인식시키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평가 기간에 개선 가능한 사항은 적극적으로 개선하였고, 기간과 비용이 필요한 사업은 실행 및 투자계획을 제출케 하여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심야노동’과 ‘장시간노동’을 가장 큰 유해위험요소로 확인하고 심야노동철폐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해 노사가 당장 행동해야 하는 이유를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2017년 위험성 평가 사업을 위한 의제를 1분기 산보위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올해는 반드시 분회 실행위원 활동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더욱 내실 있게 진행할 것입니다. 분회 실행위원들이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과 라인에 밀착하여, 노동자 스스로 현장의 안전과 건강권을 일구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2017년 1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위한 공문을 사측에 발송하면서, 더 안전하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꿈꿔봅니다

특집 2. 활동이 취약한 지회 역량 강화에 힘쓴다! /2017.2

활동이 취약한 지회 역량 강화에 힘쓴다!

- 금속노조 나현선 노동안전보건국장 인터뷰

 


선전위원회



민주노총 산별 가운데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앞서고 있고 그로 인해 가장 많은 요구를 받기도 하는 금속노조 나현선 노동안전보건국장을 만났다. 지난 한해를 어떻게 평가하고 올해 어떠한 목표를 고민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작년 한 해 금속노조의 노동안전보건 활동 주요 요구와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금속노조는 늘 대체로 산재보상, 산안법 관련 투쟁을 하면서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산재보상 관련해서 작년엔 서울 질병판정위원회 (이하 질판위) 최선길 위원장 퇴진 투쟁을 벌였다. 전국에 있는 질판위 가운데 서울 질판위가 가장 중요하고 많은 사안을 다루고 있는데 불승인율이 워낙 높았다. 그 이유를 확인해보니 최선길 서울질판위 위원장의 제왕적인 회의 운영과 산재노동자에 대한 근거 없는 판단이 문제가 되면서 투쟁을 결의했다. 그런데 당시 노동조합에 고민이 많았다. 그때만 해도 정세가 우리에게 긍정적이지 않았고, 공공기관 장을 퇴진시킨다는 것 자체가 워낙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의 농성투쟁을 지나면서 양우권, 한광호 열사 산재인정 투쟁도 함께 진행하고, 더 많은 금속노조 동지들이 연대해서 큰 힘이 되었다. 근로복지공단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인지했고, 최선길 위원장은 농성으로 인해서 압박을 받으니까 그동안 있었던 산재불승인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물러나게 되었다.”

 

최선길 위원장 사퇴만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직력 확대에도 힘이 되었는가?

“치열한 투쟁을 거치면서 간부들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사실 지금 지역 지부 상황이 사람이 없어서 한 사람이 3, 4개씩 직책을 맡는 상황이다. 그러니 노동안전보건은 담당자가 없는 곳도 있었는데 작년에 투쟁하면서 간부들이 제대로 서고 노동안전보건 주체가 있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조직에서 결정한 것을 이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지역지부에 노안 담당자들이 조직되고 역량도 조금씩 강화되고 있다.”

 

위험성 평가와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관련해서도 주요하게 활동했다고 알고 있다. 진행 경과가 어떠했나?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이하 근골)가 3년에 한 번 돌아오는 해라 한노보연을 비롯해 노동안전보건단체들과 함께 TFT도 꾸리면서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작년 1년 동안 근골 사업하고 나서 뭔가 나아졌다고 평가를 하기에 부족한 것 같다. 위험성 평가의 경우 사실 생소한 제도라서 그런지 산별 가운데 금속노조만 주요하게 대응하고자 했다. 우리 입장에선 노동안전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위험성 평가만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 이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려고 했다. 그래서 안전보건공단 평가기준이 아닌 현장 실태를 반영한 금속노조만의 평가 틀을 만들고, 노동안전실 차원의 사업이 아니라 금속노조 차원에서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자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사업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근골과 위험성 평가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노조 차원에서 사업을 결정하고 지침을 내려도 현장으로 흩어지면 임단협이나,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힘 있게 추진되지 못하더라. 반대로 담당자가 있는 현장은 이게 오롯이 혼자 감당하게 되었다. 이게 아이러니 한 게 노동안전 활동을 위해 현장에 어떻게든 담당자를 세우려고 하는데 담당자가 있으면 늘 혼자 일을 맡게 되는 거다. 애초에 근골이나 위험성평가가 현장의 조직력을 키우고 노동조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인데 그 취지와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고용노동부가 제도 정착이 안 되니까 위험성평가를 1년에 1회가 아니라 3년에 1회 하도록 개악을 시도해서 발 빠르게 대응해서 막아내기도 했다. 반면에 긍정적인 부분은 금속에서 만든 평가 기준으로 위험성평가를 진행했던 사업장에서 처음엔 이걸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다가, 사업 마치고 나서 비록 100점은 아니겠지만 할 수 있다는 굉장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올해 노동조합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

“위험성 평가는 계속 힘 있게 추진하려고 한다. 올해는 대선, 노동조합 선거가 있어서 적당히 넘어가야지 생각할 수 있는데 위험성 평가는 매년 해야 하는 거니까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고 이 제도가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그리고 취약지회나 신규지회 노안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에 힘을 쏟으려고 한다. 특히 신규지회들에서 교육에 대한 요청 등이 있어서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 할 예정이다. 또 지금 상황은 신규지회가 생기면 임금이나 고용안정 등에 대한 고민을 제일 많이 하는데 저는 안전보건 활동이 노동조합 조직화에 주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작년에 각 지회별로 근골 증상 설문은 취합한 적이 있다. 조만간에 분석을 마쳐서, 후속 대응도 준비해야 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많은 사람들이 금속노조에 바라는 것도 기대도 많은데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나현선 국장은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한 과정에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단체들과 함께 연대해서 부족함을 함께 메우면 좋겠다고 했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기 (1) /2016.12

위험성 평가,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기 (1)

- 기획 및 준비과정을 중심으로



아이구 상임활동가

 

위험성 평가를 현장에서 제대로 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평가사업 전 과 정을 1. 기획 및 준비 과정 2. 실제 조사 및 정리과정 3. 실태 파악과 요구안 정리 및 개선 제언 등의 순으로 3 차례에 걸쳐 정리합니다. 더 안전하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위험성 평가를 사례로 배워 제대로 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

 

현장을, 노동자를, 안전보건활동을 바꿀 위험성 평가

고용노동부가 위험성 평가를 주도적으로 제도화한 이유는 명백합니다. 일터 곳곳에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 해하는 수없이 많은 유해하고 위험한 요인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발생한 산 재에 대한 처리도 제대로 해야 하지만, 사후처리보다는 사고나 업무상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제대로 방지하 고자 만든 제도입니다. 위험성 평가는 일터의 모든 유해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고 없애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국금속노조도 2015년 중앙교섭에서 위험성 평가를 노사동수로 구성해서 현장의 유해 위험요인을 제대로 찾아 개선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위험성 평가는 활동 아니 운동입니다. 사측 주도 혹은 안전보건 담당자 중심으로 진행했던 현장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바꿀 수 있는 사업입니다. 실효성 없이 관행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어왔던 노동안전보건 활동 을 바꿀 수 있는 사업입니다. 일터에서 일하는 이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모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사업입니다. 노동자 스스로 자신과 동료들의 노동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살피고 개선해서, 더 편하고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게 일할 현장을 만들기 위한 근거를 찾고 개선해 나가는 또 다른 경험을 만드는 운동입니다.

 

관건은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하느냐

사업의 목표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래야 준비과정에서 노·사간 쟁점에 대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 200명 규모의 A 사업장 경우 위험성 평가를 위한 기획안에 대한 사전논의를 2개월가량 진행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사업이기 때문에 우선 기본적인 위험성 평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야 노동조합 스스로 사업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고, 회사와 위험성 평가 사업 관련 합의의 근거를 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개월 가량 기획안을 만들어 수정 보완 논의를 거듭하면서, 한편으로는 회사와 실무교섭을 진행했습니다. A 사업장에서 노사가 평가사업의 목표, 평가도구, 조사 방법 등에 합의하는 것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법적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 있는 위험성 평가에 대한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비용문제, 활동시간 할애 문제, 조사 도구와 기준에 대한 문제, 현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문제 등에 부담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실무교섭과정에서 고용노동부 고시(사업장 위험성 평가에 관한 지침 제2014-48호)에 규정한 법적 기준과 전국금속노조 중앙 산별교섭 합의 내용을 근거로 실무교섭을 진행했습니다.

 

실무교섭 시 원칙으로 삼은 것은 첫째,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조사한다. 둘째, 조사과정에서 전문기관을 노사가 추천하여 결정하되, 현장노동자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한다. 셋째, 현장의 모든 유해위험 요인을 제대로 조사하여 이후 개선사업을 지속해 나갈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에서 제안한 조사방법과 시트를 활용한다. 넷째, 구체적인 사업목표로 근골격계 질환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노사합의하에 시행하고, 현장의 사고위험, 유해화학물질, 소음 등을 제대로 조사하여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추후엔 주요하게 노사가 합의 해야 할 근무형태개선 사업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도록 하자는 목표 아래,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노사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를 통해 주요하게 합의한 내용은 기관선정을 노동조합이 추천한 기관으로 하고 기관에서 제안한 위험성 평가 시트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전임인 노안 부장과 임단협 시기 활동시간 확보가 가능한 부지회장 2명 등 3명 이외에 추가로 3명의 현장조사 위원들이 1인당 80시간씩 현장조사에 필요한 활동시간을 보장하며, 조합원 교육으로 위험성 평가에 대한 이해와 평가 사업에 대한 교육, 평가 주요 내용에 대한 중간보고 형식의 교육, 최종보고서 중 개선과제를 중심으로 한 교육 등 3차례를 하기로 했습니다.

 

실무교섭 및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최종 합의하는 과정 동안 동시에 현장에서 실시했던 노동안전보건관련 활동자료를 모아서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했던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보고서, 이전 작업환경측정자료,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유해화학물질자료, 사고 및 업무상 재해 통계 자료, 노동시간과 작업량 자료, 근무형태개선을 위한 조사보고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후 조사과정과 개선과제 정리 시 참조했습니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활력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이제 노동조합과 연구진들이 논의를 통해 세운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동자와 일터를 위험하게 하는 유해위험요인을 제대로 찾아 개선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시작합니다.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2016.8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더 많은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허하라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당장멈춰 팀은 작업중지권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현장 활동가 인터뷰, 단체협약 연구, 작업중지 투쟁 사례 사회화 등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어느 일터, 어느 노동자에게나 꼭 필요한 작업중지권이지만, 이전의 활용 경험이 있고 실제로 작업중지권 행사를 두고 노·사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금속 노동자들과의 소통이 많았다. 그 동안의 활동의 성과를 모아 <금속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이렇게 쓰자 매뉴얼>을 준비했다. 매뉴얼을 정식으로 출간하기 전, 1차로 완성된 내용을 가지고 권역별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매뉴얼과 작업중지권 관련 과제에 대한 현장 활동가들의 의견을 담고, 토론의 결과물로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첫 번째로 경기와 인천 지역 간담회 토론 내용을 싣는다.


경기지역 간담회

경기 지역 간담회는 두 번 진행했다. 한 차례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안위 회의에 앞서 지부 소속 지회 노안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로 진행됐다. 다양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업중지권이 있기도, 없기도 한 우리 현장 이야기

한 지회에서는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사용되지도 않아 안타까웠던 사례를 들었다. 작업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손가락을 다쳐, 피가 철철 났는데도, 조합원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 긴 시간 휴업을 해야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업중지도 되지 않고, 노동조합에 사고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곁의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같은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도 동료의 부상을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뒤 조합에서는, 최소한 누군가 다친 경우에는 작업을 멈추고, 사고를 전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 때는 작업을 멈추자고 토론했다고 한다.


노동조합의 대응도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사업장에서는 작업 중 환기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냄새가 심하게 났고, 도저히 일을 못 하겠다는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회사에서는 내려와서 상황을 보고도 기계를 계속 가동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대의원 한 명이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모두 나가도록 하고, 혼자 대걸레를 들고 현장에 남아 기계 가동을 막았다. 결국 작업중지 상태에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이후 회사는 이 대의원을 징계했다. 그러나 당시 노동조합은 이런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적극 알리고 분노를 모아내거나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다. 회사와의 협상으로 해당 대의원의 징계는 막아냈지만, 이 사업장에서 그 후 작업중지는 마치 조합이나 동료 노동자에게 폐를 끼치는 일처럼 돼 버렸다.


이렇게 서로 다른 조건이지만, 여러 지회에서 함께 해볼만한 활동이 몇 가지 제안됐다. 조합원이나 지회 간부 노동안전보건 교육에 작업중지권 내용 넣기, 각 지회의 단체협약 돌아보고 개정해서 산업안전보건법 26조보다 나은 단협 만들기 등을 함께 해보자는 토론으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알바 노동자, 건설 노동자에게도 필요하다

7월 5일에는 경기지역 다양한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따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외에도 건설노조나 알바노조 활동가,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 활동가,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활동가들의 요구 중 하나는 작업중지권이 ‘금속노동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이라는 책 제목에서 ‘금속 노동자를 위한’이라는 말을 빼면 안되느냐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에서 잠깐 동안의 작업중지도 생산 손실을 크게 가져와 사측과의 대립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금속 사업장에서는, 사업주 못지않게 노동자들도 작업중지권 활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에 비해 건설이나 서비스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위험 작업 거부를 덜 어렵게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건설 현장에서는, 선배 노동자들의 판단에 따라 ‘이런 식으로 나오면 오늘 작업 안 해’하는 식의 작업 중지나 거부가 일상적이기도 하다.


대신 이 때의 난점은, 이들 노동자들에게는 ‘작업중지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속 제조업 사업장 이외의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해서는 작업중지, 위험작업 거부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고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좀 더 친밀한 서비스 노동자들의 위험 작업을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알바 노조의 패스트푸드 조합원들과 함께, 최소한, 비나 눈이 와서 배달이 어려울 때는, 15분 배달제를 거부하는 등의 활동을 조직해볼 수 있겠다. 초스피드로 햄버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햄버거 만드는 전 과정을 영상으로 찍고 ‘위험한 햄버거’를 사회적으로 알려내면서, 거부 투쟁을 조직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전화 끊을 권리도 대표적인 작업중지권이다. 몇 년 전만해도 상담사가 먼저 전화를 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가 제도화되었다.


하루 16시간 운전을 요구받는 운전 노동자가 적정노동시간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이루기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이미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수년 전부터 이런 구호를 걸고 투쟁해왔다. 유럽과 북미 대부분의 운전 노동자들은 하루 9시간이나 10시간 이상의 운전은 거부하고 있다. 다양한 노동을 하는 여러 노동자들이, 아주 다양한 형태의 노동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신나게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 이후 당장멈춰 팀의 과제이기도 하다.


인천지역 간담회

인천지역 간담회 사진


인천지역 간담회는 7월 19일 금속노조 인천지역공동운영위원회와 인천지역 노동안전보건단체인 건강한 노동세상,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 주최로 열었다. 금속노조 노안실, 금속 인천지부 소속 여러 지회 활동가들과 한국지엠지부 및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건강한노동세상과 이주인권센터도 함께 참여했다.


노동조합 없는 곳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토론 과정에서 비정규직이나 노동조합 없는 곳의 노동자들에게 도움 될 내용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돼서 작업을 중지했는데 회사에서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 이후 법적인 투쟁 등의 대응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의 지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안전문제로 작업을 중지했을 때 불이익을 받으면 안되는데, 이 불이익이라는 게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지, 어떤 처우를 받으면 안 되는 거고, 만일 불이익한 처우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거나 보고 배울만한 사례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주인권센터 활동가의 지적이었는데,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잘 모르는 해외에 있다는 점 자체, 또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는 등 불리한 사정이 내국인 노동자보다 더 많아 작업중지권 사용을 두려워할 수 있겠다는 우려였다.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 노동자도 멈출 수 있도록 건강한 노동세상 전지인 활동가는 이렇게 작업중지권을 쓰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조합도 있고, 고용도 보장된 조직 노동자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혹은 그때 그때 현장에서의 힘겨루기를 통해 안전할 권리, 멈출 권리를 지켜갈 수 있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은 그럴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에 법 개정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법 개정 과정에서 현재 나와 있는 근로감독관의 지침 내용이 잘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매뉴얼에는 근로감독관의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업무처리 지침 중 작업중지 대상작업 선정기준이 실려 있다. 그 중에는 추락・붕괴・충돌・전도재해를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안전조치가 안된 화학설비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화재・폭발・유독물 누출 등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전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전기설비 또는 전기취급작업 등 최근에 발생한 대형 산재를 저

절로 떠올리게 할 만한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 개선시설 미설치 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허용・노출기준 초과 작업, 산안법령에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을 미준수한 경우도 포함된다.


올해 초 핸드폰 제조 하청 업체에서 발생했던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실명 사고도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항의할 수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각각의 사업장을 근로감독관이 항상 살피고 감독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발견하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제 사고를 막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사례다. 최소한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를 시킬 수 있는 범위는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했을 때 모두 보호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작업중지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때 대피시키지 않는 사업주를 고발하자

현재의 법이 한계가 많지만, 그래도 이를 활용하는 행동이 제안되기도 했다. 작업중지를 제 때 시키지않는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하는 활동을 통해서도, 거꾸로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업주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역에 있는 H 사업장의 경우, 작업장 안에서 화재가 났는데도, 한쪽에서는 일을 계속 시킨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조합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진화하는데도, 대피를 시키기는커녕 작업을 지속하라는 독려를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찍은 동영상에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이런 경우, 이 정신 나간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지 않을까? 26조 1항(위험 상황에서 노동자를 대피시킬 의무)을 위반한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벌칙 중 두 번째로 강한 벌칙이다.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을!

매뉴얼과 함께 활동가나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 사례를 제안하는 운동이 함께 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업장에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상황에 작업중지권 스티커 붙이기를 제안하면서, 스티커를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활동은 어떨까? 개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위험상황이라고 생각되면 누구든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연락할 수 있는 노동조합 내 핫라인 설치하고 그 핫라인 담당자는 단체협약으로 보호하는 활동도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남동공단 지역에서 발생한 위험 상황, 작업 중지가 필요할 것 같은 상황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지역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해봄직한 일일 것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노동부의 위험상황 신고전화인데, 근로감독관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워낙 높다. 지역의 노동조합 상급단체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활동단위에서 먼저 ‘위험상황 핫라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여기서 노동부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활용해서 함께 대응할 수 있다면,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단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일상적으로 사고나 위험에 대해 기록을 잘 남기는 것도 중요한 활동으로 제안됐다. 일상적인 위험이나 사고, 아차사고에 대해 매일 일지를 적어두는 것은 작업 중지의 불가피성과 합리성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직업 중지를 한 경우에도, 사고 순간부터 사측의 최초 반응, 이후 대응, 노·사간 협의 과정과 결과 등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잘 남기면, 이 역시 작업 중지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소 리포트]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보고서 (1) /2016.7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보고서 (1)

군인같은한국지엠 노동강도, 이제 바꾸자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연구진

 


우리나라에서는 최고다. 저는 자신있게 말하는게, 우리 한국에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회사 중에 최고의 노동강도가 센 데가 한국지엠.”

국내 최고? 도요타와 맞먹는? 현대기아가 선두권에 있는데 거기랑 비교해도 저희가 월등히 높고 급여는 짜고 이런 거.”

한국지엠의 노동강도는 뭐라고 해야 할까? 군인이다?”

 

이번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면접 과정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이야기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노동안전보건실 특별사업으로 연구소와 함께 노동강도 평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국내 완성차 사업장 중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것 같은 노동강도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이 노동강도가 얼마나 세다고 말해야할지, 적정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적당한 노동강도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공론화하여 얘기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하여 이번 노동강도 평가 사업은 한국지엠에서 노동강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강화되어왔는지 밝히고,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노동강도 문제를 가시화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 한국지엠의 생산과 조합원의 노동 시간을 규율하는, RSTS를 기반으로 한 GMS를 제대로 보고 맞설 노동자의 기준을 찾아보고, 앞으로 회사와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M/H위원회 활동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자 했다.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부평 1담당 조합원을 중심으로 조사했으며, 가능하면 현장 조합원이 직접 조사에 참여하여 노동강도 저하와 현장을 개선하는데 조합원들이 함께 움직여보는 경험을 만들어 보고 자 애썼다.

 

노동강도 평가 연구, 이렇게 진행했다

연구진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책임연구자 :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노동안전보건실(노안실장, 건강부장)로 구성.

설문조사 : 주관적 피로도, 근골격계증상, 손상 경험, 노동 강도 강화 원인 등의 내용으로, 부평 1담당과 엔진생산, TA 생산, 프레스 부서 총 1,115 명의 설문 응답 분석.

심층면접 : 부서와 연령을 고려하여 총 13명 조합원 실시.

생체지표 측정 : 29명 조합원의 2주간 신체활동량과 작업 시 심장박동수 측정. 8171 시간의 정보를 모아 분석.

보건자료 추세 분석 : 2010~2015년 병가 자료 및 2006~2015년 사망 자료 분석하여 병가 및 사망의 주요 원인 분석,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 분석.

표준작업서 실사 : 실행위원 10명과 연구진 2, 노안실 2명으로 실사단 구성. 529개 공정의 표준작업서와 이에 대한 현장 작업자 평가.

 

국내 평균보다 높은 피로도

군인같다고 느끼는 높은 노동강도의 직접적인 결과는 먼저, 높은 피로도와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으로 나타났다. 9문항짜리 피로도 설문(FSS)을 통해 본 한국지엠 조합원들의 평균 피로 점수는 3.47점으로, 건강한 성인 평균 2.19 점보다 월등히 높았다.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교대 근무를 하는 국내 중년 남성 생산직 노동자 평균 점수 3,42 점보다도 높은 점수였다. 다섯 명 중 한 명(22.9%)은 만성질환 환자들과 비슷한 고도피로군에 속해 이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일과가 끝난 뒤, 육체적으로 지치는 것이 종종 있거나, 항상 그렇다는 응답이 45%에 달했고,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이 종종 있거나 항상 그렇다는 응답도 36%에 달해 피로도가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4명 중 3명은 근골격계 증상자 

근골격계질환 실태도 심각했다. 지난 1년간 신체 어디든 한군데 이상, 근골격계 증상을 경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조사자의 72.9%4명 중 3명이 증상을 경험한 셈이다. 부위별로는, 어깨 증상이 56.2%로 가장 많고, 등과 허리 증상이 54.5%, 손과 손목 증상 경험자가 50.7%로 나타났다. 특히, 세 명중 한 명(29.7%)은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심한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어떤 형태든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조립부 샤시부서에서는 심한 통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비율이 절반이 넘었다 (56.1%). 3년에 한 번씩 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를 하고,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평균 연령이 더 높은 금속노조 타 사업장보다 환자로 의심되는 조합원의 비율이 더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절반에 해당하는 조합원(44%)들이 근골격계질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전반적인 작업강도 줄이기를 꼽았다. ‘현장 개선을 위한 조합의 노 력’(37%)이나 사내 치료 시설 증강’(10%)보다 훨씬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높은 노동강도가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의 원인이라는 점을 조합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은, 암과 뇌심혈관질환 

지난 10여 년간의 사망 자료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총 1,519건의 병가자료도 분석해보았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사망건수는 연간 8-14건 정도로 발생하였다. 사망률과 암사망률을 계산하여, 비슷한 연령대의 한국 남성의 사망률, 암사망률과 비교했다. 일반인구집단과 마찬가지로 사고(자살포함), ,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이 높았으나, 한국지엠 노동자는 암으로 인한 사망이 사고로 인한 사망보다 높았다. 일반 인구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과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높았다. 암으로 인한 사망의 비중이 높은 것은, 발생률이 아니라 사망률이라는 점에서 건강검진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물론 한국지엠 조합원의 사망률과 암사망률은 일반인구집단 전체와 비교할 때 더 낮았다. 다만 최근 추세를 볼 때,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암사망률은 일반인구집단에서는 감소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지엠 조합원에서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병가 대부분은 근골격계질환 

지난 6년간 병가 신청의 63.9%는 근골격계질환이었다. 사고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질환은 대부분 직업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직업관련성이 있는 근골격계질환이 주로 산재처리되지 않고, 병가 처리되면서 노동자 개인의 부담이 증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지엠의 연도별 산재발생 건수를 확인해보면, 201131, 201238, 201341, 201448, 201553건이다. 병가로 신청한 대부분의 근골격계질환이 업무관련성이 있는 질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많은 노동자들이 직업성 근골격계질환이 있는 상태에서도 산재신청 대신 병가 신청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숨겨지는 산재?

산재로 처리되지 않는 것은 근골격계질환 뿐이 아니다. 설문 조사에서 손상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총 분석 대상자의 27%에 달해, 4명 중 1명이 지난 1년 동안 일하다 한 군데 이상 다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 경험자의 70% 가량이 4일 이상의 기간 동안 치료받았다고 응답해, 경미하지 않은 부상도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이는 한 해 평균 부평 공장에서 손상으로 산재 보상을 받는 건수가 50여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괴리가 매우 크다. 질병 뿐 아니라 상당수의 손상도 산재보고에서 누락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나마 근골격계질환으로 병가 신청을 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산재승인되는 건수는 증가추세로 확인되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다. 향후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질병에 대해 산재보고와 처리가 정확히 되도록 관리, 감시할 필요가 있다.

 

[작업중지권 기획] 작업중지권을 써야 할 때 /2016.3

작업중지권을 써야 할 때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당장멈춰 팀에서는 2년에 걸쳐, 실태 조사와 토론을 함께했던 금속노동자를 중심으로, 어떤 때 작업중지권을 써야하며, 그 절차는 어때야 하는지 소개하는 매뉴얼을 작성 중이다. 주요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지난 2월 발생한, 메탄올 중독에 의한 파견 노동자 실명 위기 사건을 보면서 작업중지권은 대단히 급진적이고 강력한 요구가 아니라, 죽지 않고 다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그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이 사용하는 물질을 알 권리,환기, 배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인식, 필수적인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을 때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그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노동자가 어떤 때 작업을 중지시켜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작업중지권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산재 예방에 필수적이다.

 

자동차 부품사 K공장에서는, 공장 내 환기를 전반적으로 관장하는 급배기 장치를 수리하면서 필터를 교환하게 되었다. 원래는 업무가 없는 주말에 해야 하는 업무였는데, 일부 작업자들이 주말 특근을 하고 있었다. 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주의 사항에 대한 안내 없이 작업자들은 일을 하고, 급배기장치 수리와 필터 교체 과정에서, 공장 안으로 먼지나 유해 물질이 역류되었다. 작업장 내 공기가먼지로 뿌옇게 되자 노동자들은 크게 당황했을 뿐 아니라, 공기가 너무 탁하고 불안하기도 해 작업을 계속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특근 중이라 노동조합 간부들이 없었고, 일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된 노동자들은 공장 외부에 있던 노동조합 간부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하고 대응책을 물었다. 노동조합 간부가 전화로 일단 대피명령 내리고 사측을 통해 조치를 취했다.” <2014, 금속노조 작업중지권 실태조사 중, K 사업장>

 

이 사업장은 노동조합 간부들이 작업중지권을 종종 내리는 곳이었는데도, 조합원들이 스스로 작업중지를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했다. 말 그대로 위험이 무엇인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어떤 것인지 노동자 스스로, 노동조합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 어느 정도의 위험에서 작업을 중지하고 대책 회의를 요구할 것 인지에 대한 기준을 노동자/노동조합 내부적으로도, 노사 합의사항으로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현행법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은 매우 주관적이며, 상대적이다. 그래서 우선은, 어떤 경우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떤 조치들이 취해져야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지 짚어보는 것으로부터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을 유추해볼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수적인 안전보건에 관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경우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조치들은 당연히 업종마다, 사업장마다, 작업마다 다르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 위험을 판단하기 위한 원칙을 함께 확인하고,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예외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작업을 중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작업중지권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할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고 현장을 수습하기 위한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사고 원인이나 사고 자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2차적인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중단의 의미도 있고, 재해의 원인에 대해 현장 노동자들이 공유하고 곧바로 대책을 토론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상태

2010년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 업무처리 지침,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에게 작업중지의 대상과 범위는 물론, ‘작업중지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 명령을 할 수 있는 기준과 대상은 법제도가 허용하는 최소의 기준과 근거이다. 물론 현장에는 지침에 포함되지 않는 많은 유해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는 법이 정해놓은 최소한만을 그 기준으로 담고 있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안전조치보건조치를 하지 않아 재해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를 작업중지 대상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기준에 명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분야별 대상작업 선정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작업중지 대상 작업까지 적어두고 있다. 내용은 주로 <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감독관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사업장에서 노동조합/활동가들도 본인의 사업장에 해당하는 <산업안전보건법><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구체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작업을 중지해야 할 때를 알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된다.


* 유해위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 업무처리 지침 대상작업 선정기준

근로자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아니하고 행하는 작업

방호장치 미설치 또는 방호조치가 안된 위험기계·기구의 작동으로 주변에서 작업을 행하는 근로자가 재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경우

법령에서 정하는 자격·면허·기능 또는 경험이 없는 자로 하여금 유해위험작업을 행하게 하는 경우

추락·붕괴·충돌·전도재해를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안전조치가 안된 화학설비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화재·폭발·유독물 누출 등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전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전기설비 또는 전기취급작업

기타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중량물·하역·운반 등 작업

안전기준 미준수 또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석면해체·제거작업

안전조치 미실시로 질식의 위험이 있는 밀폐공간 작업환경 개선시설 미설치 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허용·노출기준 초과 작업

산안법령에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을 미준수한 경우


[사례1] 작업장에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원재료·가스·증기·분진·(fume)·미스트(mist) 등 기본적인 환기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환풍기가 고장 났거나 냄새가 심해서 작업하기 어려운 경우,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24조에서는 사업주가 원재료·가스·증기·분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메탄올 중독 사건에서 노동자들이 처했던 상황은 이를 위한 조치가 전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작업을 중지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대학교 구내식당 조리실에서 환풍기가 고장 났다. 일단 시설과에 수리를 요청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자꾸만 가스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어지러웠다. 가슴이 울렁거리거나 속이 메스껍기도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일은 해야지했던 노동자들은, 일하다 심하게 어지럽거나 힘들면 돌아가면서 나가서 바람을 쐬고 다시 조리실로 들어오길 반복하며 일했다. 다른 업무가 바쁘다고 환풍기 수리가 당일에 바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공교롭게 연휴가 시작되어, 수리는 더 지연됐다. 결국 연휴가 끝난 3일 뒤까지 환풍기는 고쳐지지 않았다. 집에서 쉬면서 몸이 좀 나았던 노동자 중 한 명이, 연휴 끝난 뒤 근무하다가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고 말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진단을 받았다. 식당과 학교 측이 환풍기 고장을 방치해서 발생한 산업재해다. 이 경우 결국 작업 중지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 했는데, 제 때 작업을 중단하고, 환풍기를 수리한 후 작업을 재개했더라면 재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례 2] 위험 기계·기구 방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위험 기계·기구에 방호장치를 설치하지 않거나, 방호장치를 해체한 위험기계·기구 및 설비를 사용하는 작업은 작업중지 사유가 될 수 있다. 예로 들어, 위험 기구의 센서가 작동되지 않도록 해 놓은 경우에는 작업 중지 사유가 될 수 있다.


2015251410분경 K사업장 노안부장은 현장 안전보건사항을 점검하던 중 산업용 로봇이 오작동으로 인해 멈춘 상황을 목격하였다. 작업자가 주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로 도어를 열고 로봇 안으로 들어가 불량제품을 꺼내는데, 다른 작업자가 지나가다 열린 도어를 건드려 닫힐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로봇의 안전장치와 작동여부 센서 부위에 자석과 테이프가 부착되어 안정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도어가 닫히면 별도의 리셋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는 상태였다. 로봇 펜스 안에서 불량 제품을 꺼내거나 고장이나 수리, 점검 중에 누군가 실수로 도어를 닫으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작업 중지 6시간 만에 임시 산보위가 열려, 로봇관련 해당 작업자 특별안전교육 실시 로봇관련 전 공정 노사합동 특별안전점검 실시 등을 합의하고, 교육 시행 후 작업을 시작했다.


[사례 3] 추락 예방 조치가 안 돼 있는 경우

추락 위험이 있는데 난간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조치가 된 이후 작업을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안전난간의 구조 및 설치 요건, 노동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통로 설치, 계단의 난간이 갖춰야할 조건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2015년 현대제철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추락방지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용광로에 빠져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추락방지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 노동자가 안전규정 미준수를 이유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제철공장의 사망 사고도, 제대로 안전 난간이 설치되고 추락 방지 조치가 완비된 후 작업할 수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 인재다.


201543, H제철에서 4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쇳물이 담긴 분배시설에 추락해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사고 당시 작업장에서 쇳물을 쇳물분배기 주입구에 쏟아 붓는 작업을 하다가 2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사고가 난 시설에 1500~2,000도가량의 쇳물이 담겨 있어 이씨의 주검조차 수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여년 경력의 정규직인 이씨는 제강공정을 통해 나온 쇳물로 철강 완제품의 중간 소재를 만드는 기계장치인 연주설비를 가동하는 일을 맡아왔다. 당시 사망 사고를 조사한 노동조합의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안전난간 설치 등 추락방지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았고,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명] 유성기업은 조합원 자결에 대해 사죄하고 노동자 괴롭히기 중단하라!

[성명] 유성기업은 조합원 자결에 대해 사죄하고 노동자 괴롭히기 중단하라!


오늘 새벽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한광호 씨가 자결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노사가 합의한 심야노동을 주간노동으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해 온갖 폭력을 저질렀다.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들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차로 치고 때리며 폭력을 휘둘렀다. 국정감사 결과, 유성기업의 폭력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개입과 창조컨설팅의 조력을 받은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폭력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후에도 유성기업은 노동자의 기본권리가 명시된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뒤로 후퇴시켰다.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복수노조를 만들더니, ‘기초질서지키기’란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옥죄어 징계하고 몰래카메라 감시와 고소고발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은 나빠졌고 이에 2012년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고위험군이 40%나 될 정도로 노동자들의 심리상태, 정신건강은 매우 위험했다. 그 후 충남인권센터는 노동자들에 대한 검사와 상담을 지속했다. 또한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와 아산지회도 악화되고 있는 조합원들의 정신건강 때문에 현장에 노동자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담당자를 정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상태가 나아질 수 없는 일. 결국 오늘 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가 죽음 외에는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었기에 이는 명백한 타살이다. 지옥 같은 현장을 벗어나는 것은 죽음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남은 동료들과 가족들의 가슴을 찢는다. 


노동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치유되기 위해서는 인권침해 상태가 종결되고 가해자가 처벌받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반인권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유성 경영진은 이제까지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 반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는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이에 작년 말 인권단체, 노동안전단체, 법률가단체들이 모여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약칭 유성기업 공대위)>를 꾸렸다. 그러나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아직도 불안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힘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 더 이상 노동자가 죽지 않기 위해서는 함께 싸워야 한다. 유성기업 공대위는 이번 한광호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부정의한 기업경영, 노동자 괴롭힘, 노조탄압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며 유성기업과 정부, 사법부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유성기업은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라. 그리고 징계와 고소고발 등 노동자 괴롭히기를 당장 중단하라! 그를 죽게 만든 책임자를 징계하라!

정부에게 요구한다.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 및 괴롭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사법부에게 요구한다. 노조탄압, 위법 행위로 일삼는 유시영을 제대로 처벌하라!


2016년 3월 17일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 (약칭 유성기업 공대위)


[공대위 참여단체]

*노동안전보건단체: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심리치유단체: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 

* 학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 법조계: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 연구회

* 노동계: 노동자전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손잡고, 전국금속노동조합,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좌파노동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 정당: 사회변혁노동자당

* 종교 : 기독교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 사회단체: 경제민주화실현네트워크, 손잡고,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진짜 사장 나와라 운동본부, 참여연대

* 인권: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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