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세상을 향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길!
- 오는 10월 20일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한다.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없게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서 다짐한 약속을 우리는 여전히 기억한다. 그러나 그 약속은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가!
우리는 여전히 참담한 죽음을 마주한다.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용 외줄에 기대어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출근 첫날 맞게 된 안타까운 산재 사망의 소식을. 여수의 특성화고 18살 현장실습생이 요트에 들러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던 중 바다에 빠져 숨졌다는, 듣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단돈 5만 원의 보조 밧줄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던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근로기준법이,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이, 산업안전보건법이 있었지만,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12kg 납덩이의 무게에 짓눌려 심연으로 빨려 들어간 현장실습생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권력을 손에 쥐고자 했던 달콤한 약속이 퇴색되는 사이. 안전사회를 향한 진전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서고자 하는 시민사회와 사회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만들어냈다. 28년 만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정부 스스로가 제출했던 안을 거둬들이고 퇴색시키는 당시, ‘김용균’이라는 한 20대 노동자의 처참한 죽음을 통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더 이상 죽지 않겠다’라는 다짐, ‘산재 사망은 기업에 의한 살인’임을 사회구성원들과의 합의로 이끌어내 예방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중대재해처벌법’ 또한 권력을 가진 이들이 뒷짐을 지고 있는 동안, 아래로부터 시작된 10만 국민동의 청원을 통해 노동자와 시민들이 스스로 쟁취해 냈다.
촛불 정권임을 줄곧 자임하며 불평등을 혁파하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희미해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이 전 세계와 한국 사회를 잠식하고 있는 지금, 그 불평등은 갖지 못한 이들에게, 권력에서 멀리 떨어진 이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잔인하다. 이런 불평등을 바꾸기 위해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이윤이, 경제성장이 우선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세상, 권리를 가진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히 그 존엄성을 존중받는 세상, 이를 일상과 삶을 일구는 일터에서 실현하기 위해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먼저 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오는 10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이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번져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1년 10월 14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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