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2)
푸우씨 집행위원장
* 이 글은 지난 6월호 실렸던 두원정공 유해요인조사 주요 결과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3.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
(1) 실시 배경
현장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간공학 평가는 작업자세 중심으로 부담작업 유무를 평가하므로, 자칫 노동시간이나 인력의 문제, 직무스트레스, 업무의 종류 등 해당 작업의 구체적인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장의 고충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으로 조사과정에서 해당 공정 노동자의 조사참여는 필수적이다. 그간 두원정공에서는 부서별 실천단원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조사에서 작업자 고충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기 노력해왔다. 그러나 ‘혹시 작업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놓치는 일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남았다. 작업자들의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는 이러한 문제제기 속에서 실시되었다.
질문 문항은 아래와 같다. 객관식 문항은 모두 4점 척도(전혀그렇지않다, 그렇지않다, 그렇다, 매우그렇다)로 이루어졌고, <종합평가 정량점수>만 0~100점 사이의 점수를 매기도록 하였다.
< 작업 단위별 근골격계질환 위험도 평가 문항 >
인력, 객관적 자료 | |
환자발생 | 근골격계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는가? |
휴가사용 | 질병으로 인해 휴가를 사용한 경우가 많은가? |
작업전환요청 | 많은 노동자가 업무부담으로 작업전환을 원하고 있는가? |
인력부족 | 이 작업(공정)을 운영하는데 너무 적은 인력이 투입되는가? |
작업환경 | |
허리부담 | 중량물을 자주 취급하는가? |
어깨부담 | 어깨를 들어서 작업을 하는 일이 많은가? |
목부담 | 목을 뒤로 젖히고 작업을 하거나, 과도하게 구부려서 하는 일이 많은가? |
무릎 부담 | 무릎을 꿇고 쪼그리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
공정개선 | 어떠한 공정개선을 통해서도 작업환경 개선이 불가능한 공정인가? |
종합평가 | |
주관적 평가 | 종합적으로 이 작업(공정)이 매우 힘든가? |
정량점수 | 우리회사에서 가장 힘든 작업(공정)을 100, 가장 편한 작업(공정)을 0 이라고 할 때 이 작업(공정)에 점수를 매긴다면? |
이러한 작업자의 주관적 평가와 인간공학평가를 수행한 개별 작업 중 매칭되는 180개 작업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2) 분석 결과
분석 대상 180개 작업 중, 주관적 점수가 70점 이상이 93개 작업(51.7%)이었고, 90점 이상은 24개 작업(13.3 %)이었다. 인간공학 평가 도구를 사용한 객관적 평가와 작업자들이 주관적인 점수로 적어낸 근골격계질환 위험도 평가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주관적인 위험도 평가 총점이 70점 이상인 공정과 70점 미만인 공정에서 인간공학적 평가도구(ANSI, 손활동도, RULA) 점수가 모두 의미있게 차이가 있었다. 즉, 주관적인 점수가 중간 이상으로 높다고 생각되는 작업들은 객관적인 인간공학 평가 도구에서도 높은 점수를 보였다. 주관 점수 90점 기준으로 했을 때는, 공정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90점 이상의 작업에서 객관적인 인간공학 평가 점수도 높게 나오는 경향성이 있었다. 이를 통해 인간공학 평가가 작업자들의 주관적 부담을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작업에서는 불일치가 있었고, 이러한 불일치(인간공학평가 점수는 낮으나, 주관적 점수는 높은 작업) 작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특성으로 인해 객관적인 점수에 잘 반영이 되지 않는지 살펴보았다. 32개 작업은 인간공학 평가에서는 정상이지만, 주관적인 평가는 70점 이상이었고, 8개 작업은 심지어 주관적인 평가 점수가 90점이 넘었다.
< 주-객관 평가 불일치 작업 (정량점수 90점 이상 작업) >
| 부서 | 작업명 |
ANSI 정상작업 | 노즐가공 | N/V연삭작업 |
주관점수 >90 | PE 가공 | HOUSING |
| PE 가공 | GOV가공 |
| PE 가공 | GOV한원 |
손활동도 정상작업 | 노즐가공 | N/V연삭작업 |
주관점수 >90 | PE 가공 | HOUSING |
| PE 가공 | GOV가공 |
| VE 조립 | 조정 |
RULA 조치수준 2 | VE 조립 | BCS라인(2개 작업) |
주관점수 >90 | PE 가공 | PL연삭 |
근골격계 증상 설문에서도 어깨 증상 빈도가 가장 높았는데, 이를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간공학 평가 도구로는 두원 정공에서 가장 흔한 문제인 어깨 부담 정도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인간공학 평가 도구를 활용한 평가를 하더라도 이런 주관적인 평가를 보충하여 활용함으로써 좀 더 정확하게 현장의 문제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4. 인간공학평가 결과에 대한 제언
인간공학평가를 위하여 ANSI Z-365 체크리스트, 손활동도, RULA 등을 사용하였고, 중량물의 경우 작업내용을 관찰 기록하였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7년 위험도가 높은 41개 공정, 2010년 157개 공정 조사와 달리, 사업장 내의 모든 작업을 포괄하고자 하였고, PE 공정은 기존 업무를 세분화하여 조사하였다. 이에 따라 총 239개 작업(VE 69개 공정, NZ 등 39개 공정, PE 131개 공정)에 대한 근골격계 업무 부담을 평가하였고,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였다.
두원정공은 노사가 공히 지난 10년간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성실히 시행하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것은 2010년 하반기 주간연속2교대를 국내에서 최초로 실시하는 모범적 성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작업자가 작업현장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
2010년 조사와 비교하여 2013년에 실시한 인간공학평가에서 뚜렷한 개선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점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간연속2교대 도입과 정착을 위한 과정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작업자의 의견을 반영한 작업보조 설비 마련과 공정 순환 등을 진행해 온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인간공학적 작업 자세 변경에까지 이르지 못한 현실이 평가자의 시각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작업환경 개선 요구의 상당 부분이 물리환경과 설비의 노후화 등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산보위나 노사협의 등을 활용한 일상적인 작업환경 개선이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두원정공 작업자의 평균 나이가 40대 후반인 것을 고려하여 노동강도 완화와 중량물 취급 감소, 신규 인원충원 등 부담완화를 위한 노력들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5.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연구 결론 및 제언
(1)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서 확인한 작업환경 개선 요구는 정기 산보위의 과제로 삼아 개선 계획수립과 실행으로 이어가야 한다!
정부가 2003년부터 3년을 주기로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제도화한 목적은, 조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꾸준히 현장개선을 하여 그 결과와 현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두원정공은 이러한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였고, 그에 따른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서는 2002년부터 진행해온 작업환경개선에 대하여 부서별로 개선 여부, 개선사항의 유지 여부, 개선 미이행 사유, 2013년 현재 존재하는 작업자의 고충, 작업환경 개선 요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설비의 노후화에 따른 작업자 고충이 상당함을 확인하였고, 작업자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중량물 취급 부담 완화, 인력충원 등 현실적 필요가 제기되었다. 따라서 이번 유해요인 조사를 통해 확인한 작업환경 개선 요구와 과제들을 산보위의 과제로 삼아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그동안 재해 노동자가 산재요양 과정에서 경험한 치료의 부실함, 현장 복귀프로그램의 부재, 요양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고통 등의 문제를 노사논의의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근골격계 직업병이 산재로 인정되는 것조차도 매우 어려운 한국의 현실로 인해 요양 이후 문제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두원정공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산재요양자가 발생한지 10년이 경과한 현재, 산재요양 경험자 전체를 대상으로 확인한 산재요양의 현실은 ‘매우 부족하고, 부실하다’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산재승인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겨우 산재승인을 받아 요양을 하게 되더라도 요양 치료의 질이 매우 낮고, 요양과정에서 동료들의 지지가 부족하여 심리적 위축과 고립을 느끼는 현실, 작업복귀 프로그램이 부재한 상황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사회 전반의 제도 문제와 맞닿아 있고 두원정공만의 몫은 아니지만,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두원정공 내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작업장 복귀프로그램의 수립, 2013년부터 도입한 주치의 제도 활용, 산재요양자 복귀와 연계한 전환배치와 작업환경개선, 현재 운영 중인 물리치료실의 개편 등을 주요하게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를 향후 노사논의의 주요 과제로 삼아 두원정공 차원에서 대안적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3) 작업자의 주관적 평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보완해야 한다!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는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를 확인해보았다. 대표적인 인간공학평가 도구인 RULA, ANSI, ACGIH 손활동도는 객관적인 유해한 작업자세와 노출시간과 빈도를 반영하여 작업변경 조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관찰자 중심의 평가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물론 매번 참여행동연구를 실시해 온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작업자와 관찰자 사이에 교감이 높아 작업자의 고충을 잘 반영한 평가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와 인간공학평가의 불일치가 일부 확인됐다. 이 공정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후 유해요인조사에서는 작업자의 주관적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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