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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 2017.8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인천분회 김인석 분회장 인터뷰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2013년 76년의 무노조 경영을 자랑하던 삼성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 어려운 걸 해낸 노동자들은 바로 에어컨, 냉장고, TV, 휴대폰 등을 설치/수리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노동조합은 민주노조 깃발을 올리고 한국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삼성에 맞서 열사 투쟁, 본사 앞 노숙투쟁 등 치열하게 싸웠다. 투쟁 이후 현장의 노동조건을 점차 변화시켰고, 비수기에도 일정 생활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은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각 센터 사장(이른바 바지사장)을 앞잡이로 세워 노동조합 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 지난해엔 촛불을 .. 더보기
월 간 「일 터」/[현장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 2017.8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인천분회 김인석 분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201376년의 무노조 경영을 자랑하던 삼성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 어려운 걸 해낸 노동자들은 바로 에어컨, 냉장고, TV, 휴대폰 등을 설치/수리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노동조합은 민주노조 깃발을 올리고 한국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삼성에 맞서 열사 투쟁, 본사 앞 노숙투쟁 등 치열하게 싸웠다. 투쟁 이후 현장의 노동조건을 점차 변화시켰고, 비수기에도 일정 생활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은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각 센터 사장(이른바 바지사장)을 앞잡이로 세워 노동조합 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 지난해엔 촛불을 들었고 올해는 '재벌개혁 실천단 SEEN()'을 구성하여 투쟁하고 있다. 이번 투쟁을 비롯해 노동조합의 현안 등 문제와 관련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지난 726일 인천에서 김인석 분회장님을 만났다.

노동조합 설립 이후 변화된 현장

저희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휴대폰 등을 설치/수리하는 일을 한다. 아무래도 가장 더운 7~9월이 성수기인데 그중에서도 78초가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다. 아침 8시 출근해서 밤 8~9시에야 일을 마친다. 주말도 계속 출근해야 하고 저도 이번 3주 동안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 

아무래도 서비스 일을 하다 보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고객이 불편호소에 퇴근 시간이 지났 다고, 주말이라고 모르는 척 하기 어려운 조건이 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작업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 10건 정도의 일을 한다고 한다.

에어컨의 경우 한번 고칠 때 건당 30~1시간 정도 걸린다. 일할 땐 안전 장비와 공구 가방도 챙기 고, 이동할 땐 운전도 하는데 그런 시간이 책정되어 있지 않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긴다. , 작업자들이 에어컨이나 세탁기 같이 무거운 가전제품을 들고 나르다 보니 어깨, 허리, , 손목, 다리 등 온몸이 다 아프다. 물리치료를 받고 싶어도 지금도 밀려있는 고객콜을 더 미루고 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가장 바쁜 성수기에 병원에 가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김인석 분회장은 그나마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점심시간은 보장된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점심시 간이 없어서 작업자들이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는 데,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 이제는 점심시 간에 콜도 받지 않고 오롯이 밥을 먹고 쉴 수 있다 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장은 노동조합 이전과 이 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이전엔 기본급도 거의 없어서 항상 출장 건수에 목을 매는 삶이었다. 비수기 때 한 달에 60건 해봤자 100만 원도 안 남아서 가족에게 늘 미안하고 면목 없었다. 차도 직접 사서 할부 갚 고, 기름 넣고, 밥도 내 돈으로 사서먹고, 휴대폰 요 금도 내 돈 내면서 일했기 때문에 아무리 일해도 돈 을 벌기 어려웠다. 일하는 환경도 위험해서 고소작 업을 할 땐 목숨을 걸고 혼자 일해야 했다. 고객한테 는 평가 점수 잘 받아야 해서 늘 굽신거리며 저자세 로 일하는 문화였다. 그러다 노동조합이 생기니까 고객한테 내 자존감을 지키면서, 고객에게 할 수 있 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되었다. 기본급 비중도 급여 중 70~80%로 올라가면서 일을 할 때 여유도 생기 고 건수에 목을 맬 정도는 아니게 되었다. 위험한 작 업을 해야 할 땐 추가 인원과 안전장비가 올 때까지 고객에게 기다려 달라고 요청하거나, 지금 당장 작 업을 할 수 없다고 고객에게 동의를 구할 수도 있게 되었다.“

아무리 현장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고 해도 무노 조 경영 삼성에 맞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싸움 을 해야겠다고 결의하게 된 배경과 과정이 궁금 해졌다.

회사에서 우리를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늘 실 적 압박 스트레스는 주면서 정작 줘야 할 수당도 제 대로 주질 않았다. 특히 지금 센터 바로 직전 팀장하 고 사장은 돈도 너무 떼먹었다. 예를 들어서 센터에 서 한 달 500건을 일하면 작업자들이 월급 250만 원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200만 원만 주고 나머지 150만 원은 팀장하고 사장이 먹은 거다. 심지어 한 명분도 아니고 40명분을 몇 년 동안이나 가져갔다. 그사이 사장은 빌딩 2개를 올리고 보트도 샀다고 들 었다. 그래서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싸워야겠다 생 각하고 투쟁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당신이랑은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요구해서 전 사장의 목을 날렸다.”

촛불 이후 재벌개혁 투쟁에 나서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4월부터 쟁의권을 얻고 투쟁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 싸움은 가장 현장이 바쁘다는 여름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체 어떤 이유에서 재벌개혁 투쟁에 나서게 된 것일까?

노동조합에서 지난 촛불 이후에 적폐청산을 하겠다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삼성 이재용 부 회장도 감옥에 있으니 사회적으로 적폐청산의 목소리를 이어 가보자는 뜻으로 '재벌개혁 실천단 SEEN()‘을 만들고 투쟁하게 되었다. '재벌개혁 실 천단 SEEN()’은 전국에 조합원 30명이 34동안 서울로 모여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다. 벌써 7차례 210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는데 단체티셔츠나 조끼를 입고 광화문, 시청, 여의도 등에서 재벌개혁 캠페인을 해왔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 자전거로 우리 문제를 알리는데 시민들 호응이 좋았다. 한강에서 얼마 전까지 가장 핫하던 최저임금 1만원 노래를 배우고 춤도 배웠다. 학생, 반올림 동지들과도 함께 연대하고 있다. 땀도 나고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행복하고 즐겁게 투쟁하고 있다. 이전에 52일 동안 삼성 본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했을 땐 조합원들이 너무 불안해하고 힘들어 해서 이번엔 그렇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고민 하고있다.”

동인천분회의 경우 투쟁도 함께 하면서 조합원들 이 경제적으로도 연대하고 있다고 한다. 34일 동안 지명파업으로 일을 안 하면 경제적으로 부 담이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그동안 일했던 동지 들이 급여를 나눠서 보전해주는 것이다. 그랬더 니 조합원과 그 가족들이 돈도 돈이지만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눌 동료가 있고 가족에게도 믿음과 신뢰를 주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현재 어 렵게 진행되는 임금협상에서도 이러한 노동조합 이 단결력을 잃지 않고 있다.

올해는 임금 협상만 하고 있는데 역시나 이전과 마 찬가지로 원청인 삼성은 전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전국 센터 중 대표단을 구성한 사장들이 나오고 있 다. 이렇다 보니 노동조합은 금속노조 중앙교섭 기 준으로 기본금 약 30만원 인상, 식대 7,000원으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원청이 아니라 결정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모두가 잘못인 걸 아는데 혼자만 모르는 삼성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배제하는 건 삼성이지만 많 은 대중이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에 대해서도 고 객이나 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 평 가에 따라 조합원들이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아닌 지에 대해서도 궁금함이 있었다.

이전부터 저희가 선전전하고 그러면 시민들 반응 이 긍정적이었다. 시민들이 돈도 많이 버는 삼성 이 너무한다”, “삼성에도 노조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들 많이 해준다. 고객들도 회사에서 매번 서 비스 평가하는 전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전화 를 잘 받아주겠다고 말씀한다. 또 고객들은 삼성 에 대한 불만도 많이 토로한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삼성에서 만든 가전제품을 하나씩은 사용하는데, 삼성이 무상으로 A/S를 하는 게 아니 고 고객이 자기 돈 들여 서비스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금도 노동조합을 탄압하면서 진짜 사장 은 본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혀 반성도 변화도 없는 것이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 까지 모두 삼성 직원인 줄로 알고 있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3개월 동안 교육받고 사원 증 받아서 삼성 옷 입고 일하는데 어떻게 삼성 직원 이 아니냐. 일할 때도 삼성 관리자가 우리 일을 다 관리 감독 하는데 우리는 그저 협력업체 직원이라 고만 한다. 그래서 삼성을 상대로 불법파견 사용과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은 1심에서 노동조합 이 패소하고, 2심 재판을 앞둔 상황이라고 한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현장

현장에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소송과 비 정규직 문제에 있어 유리한 국면을 맞이했다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삼 성이 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은 상황에 서 새 정부가 줄곧 적폐청산, 비정규직 제로 시대 를 열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행동을 보여주고 있 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화겠다는 의 지가 있고 저도 그렇게 돼야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조합원들도 기 대를 많이 걸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때 우리가 중심 을 잘 잡고 사회변화에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응해 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은 지난 촛불 에선 박근혜, 이재용을 감옥에 넣는데 함께 했다 면, 이제는 우리 일터를 바꾸고 재벌을 사회를 개 혁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 다. 삼성을 바꿔야 이 사회도 바꿀 수 있고 사회를 바꿔야 삼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싸움에 한국에서 힘이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 애 쓰고 있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