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폐암에 걸린 선원의 억울한 이야기 / 2013.12

폐암에 걸린 선원의 억울한 이야기 

Dr. 아이유

A씨는 과거 40년 전부터 20년 이상 외국선박에서 선원으로 근무하고 폐암을 진단받은 후 산재요양 신청을 하였다. 다행히도 A씨는 폐암을 진단받고 수술을 한 뒤 재발이 없어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다.

A씨는 20년 이상 기관사로 근무하며 선박 내 기관실에서 매일 생활하였는데 이틀에 한 번 꼴로 기관실에 있는 각종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일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폐쇄된 기관실에 있는 각종 배관의 보온재를 뜯고 다시 감는 일을 반복하면서 보온재에 함유된 석면에 계속 노출되었다. 기관사 일을 그만둔 후 폐암이 진단될 때까지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스를 공급하는 장치를 만들고 설치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이때에는 폐암 유발물질에 노출된 적은 없었다.

A씨도 자신의 폐암이 선박 기관사로 근무하면서 석면에 노출되어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선원법에 따라 해양항만청에 산재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해양항만청은 폐암이 발생한 지 3년 뒤에 신청하였다는 이유로 산재 신청조차도 받아주지 않았다. 나는 A씨에게 과거 수행하였던 일(기관사)로 인해 발생한 폐암이기 때문에 업무상 질병은 맞으나, 선원으로 근무하였기 때문에 선원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해당 선박은 산재보험 적용사업장이 아니므로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는 산재 보상은 인정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였다.

 “해양항만청에서도 인정을 못 해주겠다 하고,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산재가 안 된다고 하면 나는 억울해서 어떻게 합니까?”

나는 석면피해구제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 통지서를 가지고 한국환경공단에 신청하면 석면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보상 금액은 산재보상에 비해 적다”고 이야기하였다. A씨는 매우 실망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근로자가 산재를 당했을 때 주장할 수 있는 권리로는 민법의 손해배상청구권과 근로기준법의 재해보상청구권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시간과 돈과 노력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을 비롯하여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선원법,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주택법, 문화재보호법 등에 따른 산재보상을 신청할 수가 있다. 

A씨의 폐암은 선박 기관사로 근무하면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산재법으로 보상받기는 어려웠고 선원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 해양항만청에서는 폐암을 진단받은 지 3년이 넘었기 때문에 산재신청 자체가 안 된다고 하였다. 산재법에서는 재해 사실을 인지한 날로부터 3년 이후에 소멸하기 때문에 암을 진단받은 지 3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재해 사실을 인지한 것은 산재신청 바로 전이기 때문에 산재 신청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선원법의 적용은 그렇지 않았다. A씨에게는 우선 석면피해구제법으로 조금이나마 피해보상을 받으시고 선원법으로 보상받으시려면 직업성 암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낼 수 있는 대학병원의 교수를 소개해 드릴테니 나머지 과정은 노무사나 변호사를 찾아가셔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었다.

A씨는 폐암 환자다. 폐암을 진단받을 당시 수술이 가능한 상태였고 항암치료까지 받으면서 현재까지는 별 일 없을지 모르나, 언제든지 재발할 수도 있고 또 갑자기 전이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폐암이 악화하여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해양항만청을 상대로 선원법에 따른 산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하거나, 선박회사를 상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청구권을 제기하는 것이다. 만약 승소한다 해도 이 분이 그때까지 살아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A씨의 폐암은 명백한 업무상 질병이다. 그러나 산재법에 따른 보상도, 선원법에 따른 보상도 되지 않았다. 이를 어쩌란 말인가?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른 피해보상을 신청하여도 환경적 석면피해가 아니라 선원으로 근무하면서 발생한 폐암이라는 이유로 석면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A씨는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

나는 A씨가 해양항만청을 상대로 소송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폐암과 악성중피종이 발생한 많은 선원이 선원법에 따른 산재보상을 계속 신청할 것이기 때문이다. 직업성 암임에도 불구하고 진단받은 지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산재신청을 받지 않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없애야 하지 않을까? A씨와 같은 노동자가 여기저기 산재보상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런 일도 없애야 할 것이다. 


[특집] 2013 현장연구 나눔마당 / 2013.12

2008,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개최된 현장연구 나눔마당은 10주년을 맞은 연구소가 그간의 현장연구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현장연구를 계속해나갈지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연구소가 많은 역량을 투여했던 노동시간센터(준)의 주간연속 2교대제 변화 전후 비교 연구를 비롯하여 2013년 한노보연이 진행했던 연구 사업의 과정 및 결과를 발표하고 그 성과와 의미를 돌아보았습니다. 이번 일터 특집에서는 현장연구 나눔마당 1부 <한노보연 10년의 연구, 성과와 과제> 발표 및 토론 내용과 2, 3부에서 공유한 다양한 연구 사업 내용을 소개합니다.

 

 

[특집1]
한노보연 10년의 연구, 성과와 과제


한노보연 공유정옥

1. 2003년부터 2013년까지의 연구개요

 

연구 주제

건수

근골

30

스트레스, 정신건강

10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일반

9

교대제, 노동시간

6

노동강도

4

기타

3

 

기타; 지역실태, 1인승무대안, 산재요양복귀실태

 

업종

건수

설명

금속

35

자동차 및 부품, 조선, 철강, 화학소재

궤도

7

철도, 지하철(도철, 부산)

공공운수

6

공공전반,발전,우편,학교급식,버스

사무서비스

5

오픈에스이,사회보험,증권,농협,손해보험

병원

3

강원대, 고려대

기타

3

비정규실태,요양실태,경기중부지역

제약

1

 

특고

1

학습지

화섬

1

풀무원

 

○ 주제별로는 근골격계 질환이 압도적
○ 다양한 업종의 직무 스트레스 조사
○ 교대제와 노동시간 연구
○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일반에 대한 조사

 

2. 평가의 틀

1) 연구의 목표
10년을 관통하는 우리의 연구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우리의 연구는 노동자의 건강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권을 매개로 한 노동자 운동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어떤 배경에서 시작한 사업이건 이를 통해 현장과 연구소 양쪽 주체의 운동적 성장을 목표로 했으며, 현장 노동자들을 조사와 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연구 과정과 결과에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2) 연구의 기풍
이런 목표 설정을 통해 연구소는 독특한 기풍을 만들어왔다.
○ 주체의 중요성 ; 연구 사업을 매개로 만나는 현장과 연구소의 담당자들은 실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운동적인 동반관계를 형성하고 각자의 운동적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 내용과 표현 ; 연구의 내용과 보고서, 선전물 등에는 각 연구의 소재나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노동자의 삶과 자본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담아내려 했다.
○ 지속성과 일상성 ; 일회성 조사연구가 아니라 연구를 매개로 한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현장 활동을 만드는 데 비중을 두었다.

 

3. 평가

1) 한노보연의 연구는 운동에 어떤 이바지를 했는가
부족하나 진행 중이다. 혹은 진행 중이나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최근 들어 연구의 배경과 취지, 그리고 이후 성과와 과제에 대한 공유가 연구소 안팎으로 점차 얇아질 뿐 아니라 그 고민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 연구소의 운동적 전문성은 충분한가
연구소 초기에는 근골격계 투쟁에서의 경험을 통해 전문성과 전문주의의 경계를 긋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자동으로 전문주의의 실천적 극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주의를 지양한다는 선언은 이미 그 자체로 우리 자신이 전문주의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결코 지양 자체가 완결성을 가질 수는 없다.
한편 연구소가 목표로 한 ‘전문성’은 과연 충분했는가. 연구를 통한 운동을 펼치는데 크게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으나 정세에 대한 진단이나 현장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성, 혹은 그런 진단과 판단에 대한 조직적 공유 수준은 아직 충분치 않다.

 

3) 일상성과 연속성은 얼마나 견지했는가
연구소가 일상적 현장 투쟁과 조직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식을 넘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현했느냐는 문제다. 근골격계 투쟁의 경우 유해요인조사 및 근골투쟁과 현장 개선의 로드맵을 마련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장을 개선한 사업장들은 제법 많았다. 그러나 연구소의 로드맵에 핵심으로 담긴 내용(구조조정에 맞선 노동강도저하투쟁; 1% 실천단 조직, 현장의 요구 조직, 투쟁을 통한 개선, 이 과정을 통한 일상 현장활동의 재강화와 조직화)은 상당히 이상적인 것이며 지속해서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것이기도 했다. 또한, 현장 일상활동의 강화가 저절로 작업장에서의 통제권에 대한 지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장활동과 노동운동 주체를 전체적으로 진단하면서 계속 새로운 일상 활동의 시도를 의식적으로 펼치고 태세를 갖추지 않는다면 일상성에 대한 강조는 빈말에 불과하다.

 

4) 사업 주체에 따른 차이는 무엇이 문제인가
연구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현장 주체가 개인이냐 조직이냐, 조합 내에서 결정단위냐 실무단위냐, 지역이나 조직적으로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연구 사업의 목표 수립과 달성에 차이가 크다. 연구소 내부 주체의 역할과 위상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하지만 개인의 실력과 조건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 운동적 목표에 문제는 없는가
연구 내용과 결과를 현장 안에서 일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지나치게 국한되어 중요한 메시지를 사회적으로 소통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가? 연구소는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는 ‘깃발’을 만드는 것보다 그 깃발을 쥐고 흔들 ‘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더 주목했다. 그래서 연구소는 연구 내용을 사업장을 넘어 사회적 정책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활동에 집중하지 못 했다. 앞으로 우리가 연구를 통해 함께 만드는 이데올로기를 대중화하는데 힘을 좀 더 쏟아야 한다.
현장 운동이 가능한 주체들을 만나느라 주로 조직 노동자들을 만나온 것은 아닐까? 조직 노동자들이 아니라면 이런 현장 연구는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막연한 방향으로서가 아니라 과연 연구소가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꾸준히 시도해 보아야 한다.

 

6) 지금까지의 목표 설정은 이후 10년을 내다볼 때도 여전히 유효한가
이에 답하기 위한 정세 토론이 부족하다. 기성 활동가들의 경우 그런 고민과 토론이 어느 정도 연속됐지만, 신규 활동가들의 경우 그보다 긴장이 적은 상황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냐 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조직적인 토론과 시행착오의 공동 경험을 얼마나 견지하느냐가 아닐까 한다.
이런 토론 속에, 1년 뒤의 현장성과 10년 뒤의 현장성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내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향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의 내용, 방식, 주체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그 토론을 안에서만 나누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내어놓고 평가받기 위해 글쓰기와 모여서 떠들기에 한층 힘을 쏟아야 한다.

 

4. 제언

1) 전망을 세우는 주제
10년 뒤를 의식적으로 내다보면서 문제 인식을 가다듬어야 한다. 10년 전의 현장성이 지금의 현장성과 다르듯이, 10년 뒤의 현장성도 지금과 매우 달라질 것이다. 제조업 공동화, 고령화 사회와 같은 말들은 이미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다. 지금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질문하는 것만큼이나, 나중에 이기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 운동에 필요한 연구는 과연 무엇인지, 세상과 운동이 요구하는 연구 과제는 무엇인지 찾는 데 힘을 쏟자.

 

2) 사회화를 넘어선 사회화
연구소는 현장 연구의 결과를 해당 현장에 알리는 일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지만, 사업장 경계 바깥으로의 사회화는 상당히 빈약했다. 노동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하고 알리는 연구 활동은 사회화 기획을 포함해야만 의미가 있다.
우리가 해 온 사회화란 주로 현장투쟁 조직을 통한 사회화였다. 앞으로는 노동의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무슨 연구를 해야 이놈의 자본주의를 이겨 먹을 수 있는지”를 찾는 것.

 

3) 새로운 운동주체 재생산
새로운 연구 주체와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의식적인 기획을 통해 새로운 운동주체들을 찾고 조직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현장 연구의 역동성은 어느 시대, 어느 업종, 어느 환경이건, 그 속에서 운동하는 주체들에 의해 구현되므로.

 

[특집2]
앞으로의 10년, 현장성과 계급성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김인아 (한노보연 회원, 연세대 보건대학원) : 연구소의 십 년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근골투쟁이다. 처음으로 노동보건 문제를 운동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한 게 우리다. 둘째는 교대제와 노동시간 문제 제기다. 자본이 어떻게 가치를 만드느냐, 노동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를 노동자의 몸과 건강을 기반으로 문제 제기했다. 셋째로 2007년 이후 직업성 암 투쟁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현장의 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장, 운동, 활동가는 그때와 다르다.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떤 현장성, 계급성을 가져야 하나? 처음 시작할 때는 연구소가 현장을 읽고 현장의 조직과 소통하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계급성 측면에서 우리는 그동안 중요한 이슈를 던져왔다. 이제는 그다음을 준비할 때다. 직업성 암, 정신질환과 같은 이슈를 제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반올림하면서 만나게 된 여성노동자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현장을 만들기 위한 주제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의 전문성은 현장을 잘 읽어내는 능력이다. 노동자들 스스로 알고 있음에도 언어화하지 못하고 있는 걸 언어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명확히 보고, 앞으로의 현장성과 계급성을 고민하자.

 

이기만 (한노보연 회원, 두원정공지회) : 한노보연을 2002년 8월에 처음 만났다. 근골격계 투쟁을 해보겠다고 했더니, ‘환자 만들고 요양 보내는 것까지만 할 거면 차라리 투쟁하지 마라.’고 했다. 노동강도 저하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태도에 동의가 됐고, 21명의 요양자를 찾아내 투쟁을 시작했다. 이 환자들을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며,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교육했다. 교육 내용은 다 신자유주의였다. 교육을 통해 환자들은 왜 자기가 아팠는지 알고, 이 투쟁이 반신자유주의 투쟁임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115개 현장 개선안을 만들면서 노동강도를 낮추는 투쟁을 했다. 이때부터 라인별로 1명씩 실천단을 구성해서 지금까지 주 2시간씩 활동하고 있다. 실천단 활동했던 사람들이 두원 핵심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3년에 걸쳐 전면적으로 현장을 개선했다. 그때도 한노보연이 분명한 관점을 갖고 현장을 설득했던 게 중요했다. 2002년 집행부 처음 시작할 때, 자본이 ‘두원정공은 이제 대안이 없다’고 했다. 우리도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였고, 노동강도 저하에서 대안을 찾았다. 거기서 출발해서 주간연속 2교대까지 왔다. 그 방향에서 두원정공이 사는 방식, 노동자들이 사는 방식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일을 한노보연이 같이 해 왔다.

 

김재광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 지난 10년 간 연구를 했던 이유는 한결같다. 우리의 연구는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수단이다. 연구가 현실을 폭로하고, 현실을 계급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계급적 관점의 대안과 해결을 얘기하지 않으면 한노보연에서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 사업장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는 데 힘을 많이 쏟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것일 뿐 연구 사업의 본질적인 목표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사업장이 요구하는 연구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태도는 10년 전 두원정공에 가서 우리가 보였던, ‘투쟁과 연구는 이렇게 돼야 한다.’고 설득하는 태도여야 한다. 동시에, 우리 스스로 ‘이기기 위한 연구’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의 결과로 우리가 연구를 제안하고 설득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연구소 성원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사와 경험을 전달,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보고서와 같은 자료를 남겨야 하고, 이를 공유하는 사람을 남기고, 그 과정에서 조직을 남기는 것이다. 이 자리가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이 되는 고민을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송홍석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 근골 투쟁이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이바지했듯, 건강권 운동으로 우리가 노동 운동에 어떤 이바지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조직노동자들을 주로 바라보고 연구를 해 오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들으며, 연구소가 조직된 비정규직 운동과 어떤 연구나 활동 계획을 하고 있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앞으로 조직된 비정규 운동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한편, 현장의 일상 안전보건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제안하고, 이를 실제 함께 해 보고 그걸 평가하는 등 실질적인 일상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두원정공에서 요양자들 대상으로 6개월 동안 교육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처럼 초기에 시도가 있었지만, 최근 이런 부분이 많이 약화된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특집3]

올해의 현장 연구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2부>에서는 연구소 내 노동시간센터(준)의 프로젝트 연구진이 수행한 <노동시간 연구> 결과를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와 노동자 건강」, 「주간연속2교대 변화와 노동자 일상의 변화」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발표했다. <3부: 올해의 현장> 시간에는 3개 사업장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부 발제의 대상 사업장은 각기 다르나 모두 근골격계 질환을 주요 골자로 한 연구였다. 근골격계 질환 투쟁이 10년이 된 지금,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노동시간의 단축은 노동자의 건강과 일상에 큰 변화 가져와


노동시간 연구는 한노보연 노동시간센터(준)의 프로젝트팀이 직업환경의학회의 지원을 받아 착수한 연구 사업이다.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공장인 ‘두원정공’이 2010년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되며 노동시간과 노동 강도도 달라졌는데, 이에 따라 노동자들이 몸과 생활로 느낀 변화를 자세히 추적했다.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와 노동자 건강」에서는 두원정공 노동자들이 주간연속 2교대제 전환 이전과 이후, 노동 강도, 직무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등 건강 행동, 근골격계 증상 여부, 수면 건강에 대해 응답한 설문 결과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2009년과 2012년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도 비교하여 고혈압이나 비만도, 당뇨 등 뇌심혈관계 지표상의 변화도 살펴보았다. 한편, 이 연구에서 주간 근무자와 교대제 근무자로 따로 나누어 비교·분석하였다. 주간연속2교대로의 전환은 계속 주간 근무를 한 노동자에게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주었으며, 주야 맞교대를 했었던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노동시간 감소 뿐 아니라 야간 노동하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더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오는 것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발제를 맡은 이혜은 연구원(한노보연 회원·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은 “교대제 전환 이후 노동강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건강 행동 중 금주와 운동 여부가 개선되었으며, 특히 수면의 경우 교대군에서 야간근무 시 수면의 질이 크게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 “직무 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 불안정 수치는 상당히 높아졌고 이는 교대군에서 증가 폭이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근골격계 증상과 뇌심혈관계 지표는 이전보다 악화되었지만, 두원정공 노동자들의 나이가 많아진 것을 고려하였을 때 그 증가 폭이 매우 적은 것으로 이 또한 매우 의미있는 결과였다.

 

이어 김보성 연구원(한노보연 회원·서울대 사회학 박사과정)이 「주간연속2교대 변화와 노동자 일상의 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3無원칙’을 고수하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 두원정공의 사례는 작업장의 노동시간 길이와 배치의 전변을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상생활 및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물량 확보가 관건인 자동차 산업에서 그간 철저히 ‘일 중심’으로만 작업시간을 짜 왔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건강은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다다랐으며, 그들의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이 파괴됐다. 하지만 두원정공의 사례를 통해, 처음 도입 당시에는 임금과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의 단축이 가정에서의 관계 회복, 여가시간의 적극적 활용 등 결과적으로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두원정공이라는 개별사업장이 교대제의 전환을 꾀하면서도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연장 없는, 임금삭감 없는’ 3無원칙을 고수한 특별한 사업장이기에 가능한 결과일 수 있다는 연구의 한계점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2부 전체토론 시간에 한노보연 공유정옥 회원은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줄였다가 노동자들의 요구로 다시 8시간으로 연장한 미국 캘로그社의 사례를 들어 현재 자동차 대공장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국사회의 노동시간 단축 흐름이 가져올 수 있는 함정에 대해 지적했다. 노동자의 계급연대 의식은 약화되고 왜곡된 가족주의와 소비주의로 경도되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재광 회원은, 이와 같은 조합원들의 일상생활 양상의 변화에 따라 조합원들의 활동을 조직하는 노동조합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부터 어떤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현장에서 조직 노동운동과 함께한 올해의 현장연구

3부의 첫 번째 발제는 「근골격계 질환 산재요양 실태와 경험」이라는 주제로 2003년부터 두원정공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이 산재 신청부터 재활과 복귀의 과정을 거치며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산재요양 및 재활의 실효성을 되묻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발제를 맡은 최민 회원(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은 “든든한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산재요양 후의 ’낙인효과‘, 즉 꾀병환자로 찍히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것이 요양기간 중 그리고 현장 복귀 후에도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전했다. 또한 “처음에는 되도록 길게 쉬기를 원하나, 막상 요양기간에 치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차라리 빨리 복귀하는 게 낫다‘는 식의 모순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노보연 김정수 소장은 “책임지고 제대로 치료를 맡아주는 의료인. 의료기관 자체가 부족하고 부실한 것이 현재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모범사례가 될 만한 의료인을 모으고 기관을 설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재광 회원은 “요즘 잘 정착되고 있는 지역의 근로자건강센터 같은 좋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는 「전북버스 운전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수행한 강문식 연구원(한노보연 회원,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이 맡았다. 이 연구는 복수노조 체제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 노동조건,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의 5개 시내버스 지회 소속 노동자 101명을 대상으로 했다. 실태조사 결과, 전북버스 운전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8시간 근무, 빠듯한 운행일정과 부족한 휴식시간이라는 조건 속에 초고강도 운전노동을 감행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나타나 조합원 대부분이 고도의 피로군에 속했다. 그 뿐만 아니라 버스 노동자를 무시하는 관리자 및 승객들의 의식과 저임금, 상시적 임금체납 문제와 같은 상황이 겹쳐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강 연구원은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행정적 개입이 필요하고 그러할 때에 모든 승객을 위한 안전성과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부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와 함께 진행한 「경희대 청소용역 노동자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 조사」를 발표했다. 공공 서경지부의 6대 요구안 “⓵생활임금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⓶고용 및 노동조건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⓷노동안전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⓸노동기본권 보장에 관한 대학의 책임 ⓹노동인권에 대한 대학의 책임 ⓺원청-노동조합 간의 노사협의회 구성”을 쟁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의 한 방편으로 연구사업이 진행되었다. 대부분 고령의 여성노동자로 이루어진 경희대 분회는 26의 진찰결과 정밀검사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사람은 2명, 약물치료와 같은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수도 9명이나 나왔다. 조합원들로 하여금 개선되어야 할 작업조건이나 업무가 힘든 정도, 근골 증상 여부 및 심각성 정도 등에 대해 물었다. 발제자 김형렬 연구원은 경희대 분회 조합원들이 연구팀에 의지하지 않고, 아주 적극적인 연구의 주체가 되었음을 강조하였다. 근골격계 부담작업 평가부터 작업환경 개선이나 예방 및 관리 대안 짜기까지 조합원들이 연구진으로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김윤수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서경지부의 6대 요구안에서 기본적으로 원청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사업장과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상의 문제를 포함, 전체 노동권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근본원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희대 백영란 분회장은 현장연구 나눔마당에서 소개된 모든 연구가 흥미로웠지만,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은 고령노동자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노동자의 건강에도 큰 문제를 초래한다며, 자신 딸의 이야기를 예로 들다가 눈시울을 적셔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노안뉴스] 출신 대학별로 드러난 건강 격차 (한겨레)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613869.html

 

출신 대학별로 드러난 건강 격차

 

[건강] 건강 렌즈로 본 사회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학력에 따른 격차,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 대학 졸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출신 대학교의 서열에 따라 건강 수준도 달라진다. 최근 김진영 고려대 교수팀이 <한국사회학>에 발표한 논문은 이처럼 ‘슬프지만 현실인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김 교수팀은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 가운데 직업을 가진 만 25살 이상의 성인남녀 5306명을 대상으로 학력과 스스로 느끼는 건강수준의 관계를 분석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학력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이들의 건강 수준이 가장 낮았고, 이어서 고등학교 졸업자, 전문대 졸업자,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순으로 건강 수준이 좋아졌다. 그런데 4년제 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도 지방 사립대보다는 광역시 사립대, 광역시 또는 지방 국공립대, 수도권 대학 순으로 건강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했는지 여부만큼이나 어떤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중요했던 것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이런 연구결과는 또 하나의 절망을 추가하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80%가 넘는다지만, 다 같은 ‘대졸자’는 아닌 셈이다. 

...

[알림] 2013 세계 이주민의 날 기념 이주노동자 대회



매년 12월 18일은 UN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입니다. 

이 날을 계기로 세계 각지에서 이주민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됩니다. 


한국에서는 이주노동자가 유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작년에는 고용허가제 사업장 변경 지침 개악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변경에 대한 권리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농축산업 노동자들의 문제 역시 매우 심각합니다. 재외동포이주노동자, 난민, 결혼이주민, 유학생 등 다양한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이주민 차별과 인권, 노동권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2013년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이주노동자대회를 개최하여 다양한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권리 실현, 주체 형성 등의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주민의 날 기념 이주노동자대회에 함께하여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했으면 좋겠습니다.

 

<2013 세계 이주민의 날 기념 이주노동자 대회- 모든 이주민에게 인권과 노동권을!>

○ 일시: 2013년 12월 15일(일) 14시~17시

○ 장소: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4층 강당 (시청역 12번출구)

○ 주최: 경기이주공대위, 민주노총, 외노협, 이주공동행동, 인천이주운동연대

 

<프로그램>

○ 1부-이주노동자증언대회 “2013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다-우리가 원하는 것”(14시~15시30분)

- 발언1: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현실 (지구인의 정류장, 캄보디아)

- 발언2: 제조업 이주노동자의 현실 (이주노조, 네팔)

- 발언3: 건설업 이주노동자의 현실 (베트남노동자)

- 발언4: 난민 이주노동자의 현실 (버마 친족노동자)

- 발언5: 결혼이주민의 현실 (베트남 이주여성)

- 발언6: 동포이주노동자의 현실 (이주와동포연구소)

- 지지발언: 국회의원, 변호사

- 발언 후 질의 응답, 자유토론 진행

- 1부 끝난 후, 원하는 것을 써넣은 종이비행기 접어 날리기, 요구안이 적힌 큰 플랑 내리는 퍼포먼스. 플랑은 2부 무대배경으로 사용.

 

○ 2부- 2013 이주민의 날 문화제 “우리 하나된 노동자” (15시 30분~17시)

- 영상 상영: 2012-13년 고용허가제, 사업장변경 지침 등에 맞서는 이주노동자 투쟁 영상(지구인의 정류장)

- 기조연설: 우다야 라이

- 발언: 민주노총 임원

- 공연: 수원이주민센터, 네팔노래공연, 인도네시아노래공연, 몽골노래공연, 캄보디아 춤공연

- 이주공동체 발언: NCC(네팔), 카사마코(필리핀), 베트남공동체, ICC(인도네시아), 크메르노동권협회(캄보디아)

 

<부대 행사>

- 이주노조 홍보, 이주노동자 한글교실 레인보우 스쿨 홍보, 고용허가제 폐지 책자 판매 등

 

 



[노안뉴스] 현대제철 당진공장 대책 없는 ‘죽음의 공장’ 되나 (매일노동뉴스)

출처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107

 

현대제철 당진공장 대책 없는 ‘죽음의 공장’ 되나
지난 26일 가스누출 사망사고 발생 … 지난해 9월부터 12명 숨져

김학태  |  tae@labortoday.co.kr

 

이번에도 인재에 의한 참사였다. 지난해 9월부터 12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숨진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죽음의 공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7일 노동계와 고용노동부·경찰에 따르면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한 지난 26일 현대제철 당진공장 발전소 가스누출 사고는 안전조치 소홀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직후 조사를 진행한 노동부 천안지청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밖으로 배출돼야 할 독성가스가 역류하면서 누출돼 발전소 배관 안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흡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지청 관계자는 “발전소를 운영하는 현대그린파워 관계자들과 피해근로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대그린파워 제어실에서 조작실수를 해서 닫혀 있어야 할 밸브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올해 5월에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전로 보수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이 아르곤가스 누출로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 도중 차단해야 할 가스를 전로관과 연결했기 때문에 일어난 인재였다. 지난달에는 외주공사업체 배관공이 추락사하는 등 지난해 9월 이후 12명의 노동자들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고로 죽었다.

현대제철측은 선 긋기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그린파워는 제철공정에서 발생한 부생가스를 우리에게서 구입해 전력을 생산·판매하는 독자적인 발전사업자”라며 “현대제철은 발전설비의 건설 및 운영·유지·보수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노안뉴스]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후 여가생활은? ‘양’보다 ‘질’적 향상 (참세상)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2124&page=3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후 여가생활은? ‘양’보다 ‘질’적 향상

완성차와 부품사간 여가생활 격차 증가...임금 보상 격차는 해소되지 않아 

윤지연 기자 2013.11.22 15:40

 

올해 3월 현대기아차를 시작으로 도입된 주간연속2교대제가 노동자들의 여가생활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원은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 일, 가족, 여가생활 변화 분석’ 이슈페이퍼를 통해 “흥미로운 점은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 휴일 여가시간이 시행 전에 대비해 1.65시간 밖에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여행과 같은 여가활동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이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이 여가시간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여가시간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

 

특이할만한 점은 여가생활에 불만을 갖는 이유와 관련해 완성차와 부품사 간의 온도차가 크다는 점이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완성차(37.0%)에 비해 부품사 (50.8%)에서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연구원은 “이는 완성차와 부품사 모두 근무형태가 유사한 방식으로 변화한 것과 달리 임금을 비롯한 보상수준 격차는 해소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결과”라며 “따라서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이 보상수준 격차 완화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여가비용을 둘러싼 완성차와 부품사 간의 여가생활 격차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한편 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향후 노동조합의 과제와 관련해 “노동시간 단축 이후 일련의 보상들을 미끼로 회사가 생산속도를 높이려고 시도할 때 신중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기초로 한 수량적 생산성이 아니라 품질을 기초로 한 질적 생산량을 강조하는 논리의 전환과 설득의 장치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활동보고] 2013 현장연구 나눔마당 잘 마쳤습니다!

 

 

 

 

 

 

지난 11월23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2013 현장연구 나눔마당'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현장연구 나눔마당은 특별히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현장 연구 10년을 되돌아 보고, 

올 한해 진행했던 현장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무엇보다 연구 사업을 함께했던 금속노조 두원정공지회,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경희대분회 동지들이 

참석하셔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당일 자세한 이야기는 연구소에서 매달 발행하는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12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홈페이지 [기타 자료실]에서 자료집을 확인하실 수 있으며, 원본이 필요하신분은 연구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하청노동자는 산재도 차별받는다?

하청노동자는 산재도 차별받는다? 

직업환경의학전문의 김길동

 

얼마 전에 만난 외래환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환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했는데, 작업 도중 7미터 높이에서 추락하여 흉추 12번 골절로 치료를 받았던 환자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환자가 이런 산재를 당하였는데 당시에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이송한 것이 아니라 동료가 회사 차로 실어서 병원에 이송했다는 것입니다. 7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면 경추(목등뼈) 혹은 요추(허리뼈)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고, 특히 척추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송과정에서 잘못 옮길 경우 사지 마비 혹은 하지 마비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동료들이 그냥 옮겼다니!

 

왜 그랬을까? 일반적으로 당연히 119를 불렀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왜 동료들이 옮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금세 이해가 되었습니다. 왜냐면 그 전에 KBS 추적 60분에서 산재은폐와 관련된 방송을 봤기 때문이죠. 당시 방송에 나왔던 회사와 같은 곳입니다. 방송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했는데 119가 바로 옆에 있지만, 회사 차량으로 병원까지 이송하였고 의학 지식이 없는 동료들에 의해 이송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응급조치도 없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했던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환자는 응급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동료들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고, 작업과정에서 추락해 발생한 명백한 산재지만, 산재로 치료받은 것이 아니라 공상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당시 흉추 12번 골절로 진단된 환자는 치료를 받고 현장에 복귀했지만 하지 저림과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결국, 2년의 세월이 경과한 진료에서 흉추 5~6번에 추가적인 압박골절이 발견되어 산재신청을 추가로 하기 위해 우리 병원을 방문했던 것입니다. 이 노동자가 애초에 산재로 처리됐다면 과연 다시 우리 병원을 방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출처> 추적60, “수치로만 안전한 나라’, 은폐되는 산업재해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하청업체에서 재해가 발생했는데 왜 119를 부르지 않고 자신들이 환자를 실어 날랐을까요? 그것은 산재가 발생했을 때 받는 불이익 때문일 것입니다. 추적 60분에 방송된 내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근경색이라는 응급상황이 발생했고, 소방서가 바로 옆에 있었지만 119를 부르지 않고 자신들이 실어 나른 것은 119를 부르는 순간 산업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산재가 두려운 이유는 사내하청업체의 경우 산재 발생 자체가 원청인 현대중공업과의 이후 계약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 때문입니다. 원청인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별로 상관없는 사내하청업체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실제로는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조장하고 있습니다. 산재 발생의 책임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현대중공업에서 산재발생 여부를 하청업체의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지요.

 

20여 년 전 의과대학의 산재문제연구회에서 아픈데도 치료받지 못하고 산재신청을 못 하는 상황에 분노하던 현실이, 2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에 기가 찹니다. 아프고 다친 것도 서러운데 하청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산재신청도 못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요?

 

[연구소 리포트]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 및 건강영향 실태조사 연구 (2) / 2013.11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 및 건강영향 실태조사 연구 (2)

 

한노보연

* 한노보연에서는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금속노조와 함께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설문조사 방식의 연구 결과를 [일터] 9·10월호와 11월호에 걸쳐 연재합니다.

 

III. 설문조사 결과

4. 교대제로 인한 건강영향

1) 수면장애(일터 9·10월호)

2) 사고 위험; 교대근무자, 사고 경험 2배 높아

- 설문 참여자의 79.4%는 한 번 이상 사고로 다쳤거나 다칠 뻔한 경험이 있었다. 교대근무자의 54.9%가 이런 경험이 있어 주간고정의 27.5%보다 월등히 높았다. 교대근무자의 경우 밤 근무 중에 아차사고 및 사고로 다친 횟수가 2.06회로 다른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근무자의 경우 신체 리듬 교란과 수면 부족으로 사고 위험이 당연히 커지고 야간노동을 하면서 빈번해지는 아차사고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질병

빈도()

백분율(%)

위염 및 위(십이지장) 궤양

684

30.0

역류성 식도염

492

21.6

고혈압

465

20.4

불면증

373

16.4

만성 불안 및 우울증

141

6.2

당뇨

118

5.2

협심증, 심근경색

94

4.1

뇌졸중(뇌출혈뇌경색)

34

1.5

기타

82

3.6

 

3) 다른 건강문제들

- 교대근무 이후 진단받은 질병 중 위염, 소화성궤양(30.0%), 역류성 식도염(21.6%) 등 소화기계 질병의 유병률이 특히 높았다.

- 2011년 금속 수면연구와 비교할 때 위염,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뇌졸중 등 모든 질병에서 이번 연구 설문참여자의 유병률이 높았다. 양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에는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철강 노동자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협심증, 뇌졸중 등 뇌심혈관계 질환 유병률이 일반 인구와 비교해볼 때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교대근무, 야간노동, 직무 스트레스, 작업환경(고온, 소음), 높은 소진감 등 유해 노동 환경에 철강노동자들이 더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5. 노동 강도

1) 지금 하는 일, 얼마나 힘드십니까?

- 보그 점수는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를 계량화한 것이다. 설문 참여자들의 평균 보그 점수는 12.6점으로 힘듦에 가까운 수준이고, 13점 이상으로 힘듦혹은 매우 힘듦에 해당하는 경우는 46.8%에 달했다. 교대근무자들에서, 특근횟수가 많을수록, 한 달 노동시간이 길수록, 제강이나 공무 업무를 하는 경우 보그점수가 높아졌으며, 지회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3) 노동강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 노동강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은 1위 교대근무, 2위 장시간 노동(잔업, 철야), 3위 설비 등 작업환경 문제(교대노동자)나 과도한 업무량과 다기능화(주간고정노동자)였다

 

 

 

4) 적정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 설문 참여자들은 현재 업무량과 노동시간의 75% 정도가 적절한 업무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야간에는 그보다 10% 정도를 더 줄여야 심각한 피로를 겪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부서 인원보다 30%가량 더 늘어야 적절한 인원이라고 평가했다.

 

6. 교대 근무의 문제점

1) 교대 근무, 뭐가 문제냐구요? 건강! 건강!! 건강!!!

- 철강 노동자들이 교대근무의 문제점으로 선택한 것은 생체리듬 파괴(35.4%), 수면부족/수면방해(26.8%), 건강문제(23.2%) 순으로 건강 관련 문제가 대부분(85.4%)을 차지했다.

 

 

 

 

2) 초과노동(잔업, 특근, 대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초과노동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연장근무수당 없이는 생활이 힘들어서’ 37.2% + ‘벌 수 있을 때 더 벌어두기 위해’ 19.1%)가 업무 관련 이유(‘내가 빠지면 전체 작업이 중단되므로’ 22.2% + ‘물량이 많아서’ 17.6%)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 나이별로는 30, 40대에서 연장근무수당 없이는 생활이 힘들어서의 응답이 높았고, 20, 30대에서는 벌 수 있을 때 더 벌어두기 위해라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철강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 현재의 교대근무를 다른 형태로 개선한다고 했을 때 무엇이 중요하나요?

- 임금, 노동 강도, 고용 안정, 심야노동 축소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어느 것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고른 문제의식을 보여 교대제 개선 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IV. 제언

1. 교대제로 인한 건강문제 실태 파악 및 대책 수립

- 설문조사에서 철강 노동자들의 불건강 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사내 보건관리시스템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활용하고,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종합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2. 교대제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

1) 교대제 위험은 제거 불가능. 하지만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개선은 가능!

- 철강사업장의 근무 일정은 야간근무가 낮이나 저녁근무와 같은 비중을 차지하며, 연속 야간근무가 5일이나 된다. 이는 교대제 가운데에도 악영향이 더 큰 형태이다.

몇 가지 개선이 가능하다. 첫째 야간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여 야간작업 중에 느끼는 불편함이나 건강의 유해 요인을 줄여야 한다. 둘째, 조를 늘리면서 2~3일 주기의 빠른 순환으로 전환하고, 순방향(아침반저녁반야간반)으로 바꾸며, 야근한 날짜만큼 휴일을 보장하는 방안도 있다.

2) 실노동시간 단축이 관건

- 교대제 개선에서 중요한 것은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이번 설문 참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잔업을 포함한 1일 노동시간이 법정 노동시간을 초과하고 있고, 여기에 대근, 특근 등 추가적인 노동시간이 더해져서 한 달 노동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실노동시간을 법정 노동시간 이하로 줄이고, 하루 노동시간의 길이도 함께 제한하여 '인간다운 삶'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3) 노동강도 완화는 반드시 필요

- 현재의 교대근무를 개선할 때 노동강도 강화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구 중 하나였다.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충원이며, 설문 참여자들은 30%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교대제 개선은 노동강도도 함께 줄이는 과정이어야 한다.

 

3. 교대제 개선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와 힘을 모아야

- 현장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 현장의 다양한 이해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교대제 개선을 이루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의 이해는 부서별이나 나이별로 다를 수 있고, 심지어 현실상황이나 제약 때문에 실제 필요가 왜곡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야간노동 최소화의 원칙, 하루 노동시간의 단축 등 교대제를 왜 개선하려고 하는지를 곱씹으며 조합원 교육과 토론/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요구들을 다듬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본조, 지부, 지회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집] 미나마타병, 그 고통의 역사 / 2013.11

지난 109일과 11일에 걸쳐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유엔환경개발계획(UNEP) 주최로 <수은에 대한 미나마타 협약>을 채택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각국 정부 대표들이 참여하는 이 화려한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 미나마타 시민회관 한구석에서도 조촐하지만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진실 규명을 위해 싸워 온 미나마타병 피해 주민들과 운동가들, 그리고 환경오염과 지역사회의 피해에 맞서온 28개국 36개 단체의 운동가들이 모인 자리였습니다. 나흘 동안 중금속 문제에 대한 워크숍과 미나마타병에 대한 심포지엄, 그리고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현장 견학으로 이어진 이 자리에 한노보연도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수많은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독자들과 나누고자 이번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된 수만 명의 삶

미나마타병, 그 고통의 역사

 

한노보연 공유정옥

 

미나마타를 배우다

일본 지명에는 귀에 익은 이름이 많다. 일단 도쿄는 수도로, 삿포로는 맥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으로(요새 나가사키는 짬뽕 이름으로 유명하다). 사실 미나마타는 수은 중독 때문에 기억하는 이름이지만 그것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미나마타가 얼마나 아름답고 슬픈 곳인지 2013년 10월 초에 직접 가본 뒤에야 배웠다.

 

작고 아름다운 미나마타

미나마타는 일본 남부 구마모토현 서쪽 바닷가에 있는 작은 도시다. 육지가 팔을 뻗듯 둥글게 바다를 감싸고 있어 그 안쪽 바다는 시라누이해라고 부르고, 시라누이해 한구석에 조그마한 포구를 담고 있는 만을 일컬어 미나마타만이라 한다. 미나마타만 주변으로는 작은 촌락들이 흩어져 있는데, 한눈에 다 볼 수 있을 만큼 몇 채 되지 않는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형상이다. 시내에도 높은 건물은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여느 시골의 작은 읍내 느낌이다. 작고 늙었지만 정갈하고 아름다운 바닷가의 소도시, 그게 미나마타의 첫인상이었다.

 

국가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대공장

1908년, 일본 카바이드 상회가 설립되고 미나마타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나중에 다른 회사와 합병하여 일본 질소비료 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꾸고(현지에서는 이 회사를 칫소라고 부른다), 이후 암모니아, 카바이드, 아세틸렌, 아세트알데히드, 염화비닐수지 등 일본 최대의 화학 공장으로 자라났다.

칫소 공장은 소규모 어업 말고는 산업 기반이 없던 미나마타 경제에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칫소라는 이름조차 붙이지 않고 그냥 “공장”이라 불렀다. 국가도 무시할 수 없는 거대기업이 작은 어촌에 공장을 차렸다는 자랑스러움도 컸을 것이다. 칫소는 미나마타 지역에서 영주와도 같은 권력을 누렸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 영주가 수만 명의 삶을 앗아가리라고는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으리라. 

 

최초 환자 발생마을. (사진촬영: 공유정옥) 

 

죽어가는 동물들

일찍이 1920년대부터 미나마타 어업 조합에서는 칫소 공장 폐수 때문에 생기는 피해로 골치를 앓았고 몇 차례 이 문제로 칫소와 보상 교섭을 갖기도 했다. 칫소는 매번 ‘앞으로 피해가 발생해도 다시 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소액의 보상금을 쥐어주었고, 어민들은 그 이상의 대책을 요구할 줄 몰랐다.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문제는 훨씬 심각해졌다. 미나마타만 안에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떠오르고, 빈 조개껍데기가 늘면서 바닷가에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파래와 미역은 색이 바래지고 뿌리가 잘려 떠다니고, 나중에는 식용 해조류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어획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바닷새들이 눈에 띄게 둔해져 ‘장대로 두드려 잡을 수 있을 정도’였고, 까마귀 떼가 미친 듯이 하늘을 날다가 바다 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동네 고양이들은 땅에 코를 박고 맴돌거나 몸을 비틀며 펄쩍펄쩍 뛰다가 바다에 뛰어드는 ‘고양이 미친 병’을 보였다. 주민들은 불길한 징조에 불안했지만, 그 불길함이 무엇을 뜻하는지 관심을 두지 못했다.

 

1956년, 첫 미나마타병 피해자 발견

1956년 4월 21일, 칫소 미나마타 공장 부속병원 소아과에 6살 여자아이가 진찰을 받으러 왔다. 멀쩡하던 아이가 말을 제대로 못 하고 걷지도 못하며, 미친 듯이 소란을 피웠다. 이틀 뒤 만 세 살이 되어가던 여동생도 같은 증상으로 진찰을 받으러 왔고, 두 자매의 어머니는 옆집에 사는 아이도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깜짝 놀란 의사들이 동네에 왕진을 가보니 그들 말고도 비슷한 환자가 여럿 있었다.

 

“만 5세 4개월. 4월 28일부터 걷는 것이 비틀비틀해지고, 말이 불명료해지고, 물건을 쥘 수 없게 되었다. 5월 9일 물을 마시게 하면 자주 흘리고 사레가 들었다. 5월 10일 서지 못하게 되다. 5월 17일 사지가 경직되다. 5월 21일 폐렴이 생기고 경련이 빈발했다. 전신 경련이 심하고 몸이 변형되고 의식을 잃다. 5월 23일 사망.”

이곳은 미나마타 만 깊숙한 곳에 작고 가난한 어부들이 사는 자그마한 마을로, 밀물 때면 창밖으로 낚싯줄만 던져도 바로 생선을 낚을 수 있었다. 5월 1일 칫소 부속병원 원장은 미나마타 보건소에 ‘원인불명의 중추신경질환이 다발하고 있다’고 정식으로 보고했다.

 

괴질 대책위원회와 구마모토 대학 연구반

사태가 심각함을 알게 되자 5월 28일, 미나마타 보건소와 시, 시의사회, 치소 부속병원과 시립병원 등이 모여 <미나마타시 괴질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전염병으로 생각해서 환자들을 병원에 격리하고 온 동네를 소독하러 다녔다. 그 덕에 환자의 가족이나 같은 동네 주민, 더 나아가 미나마타 출신 사람들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전염병 환자로 낙인찍혀 갖은 사회적 차별을 받았다.

석 달이 지나도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하자, 괴질 대책위원회는 구마모토 의대에 원인 규명 연구를 의뢰하였다. 구마모토 대학은 미나마타병 의학연구반을 현지에 파견하여 집안에서 사용하는 음식물과 인근 바닷물, 어패류 등 온갖 것들을 열정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1956년 11월, 구마모토 대학 연구반은 이 괴질이 전염병이 아니라 미나마타만 지역의 오염된 어패류 섭취에서 비롯된 중금속 중독으로 보인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확히 무슨 중금속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패류 섭취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뜻을 담고 있는 발표였다. 그러나 이 결과는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곡식과 채소를 사 먹을 돈이 없는 가난한 미나마타 어민들은 여전히 오염된 해산물을 잡아 주식으로 삼고 있었다. 그것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인 줄도 모르는 채.

 

미나마타 사건의 책임이 있는 칫소정문(현재 JNC)    

 

12년간의 살인 방조

1956년 5월에 첫 환자가 보고되었고 그해 11월에 해산물 섭취로 인한 중금속 중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일본 정부가 미나마타병을 정식 공해병으로 인정한 것은 1968년 9월 26일이다. 정부는 12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칫소를 감쌌고, 칫소가 무사히 아세트알데히드 공장 문을 닫고 난 뒤에야 문제를 인정하고 나섰다.

그 12년에 대한 여러 자료를 읽다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가령 1957년 구마모토 지방정부에서 미나마타산 해산물에 대한 규제를 검토했을 때 중앙정부 후생성에서는 “원인 물질을 아직 모른다”며 이를 만류했고, 1958년에 후생성 자체의 과학연구팀이 “원인물질을 규명하기 전이라도 식품섭취를 통제해야 한다”고 보고하자 다음 해에 별 이유 없이 이 팀을 해산하고 미나마타병 조사를 수산청으로 이관시켰다. 한 정부 부서에서 칫소 공장의 폐수 방출을 금지하려 하자 통산성(무역, 산업 담당 부처)이 나서서 “칫소와 같은 시스템을 가진 다른 공장들 주변에서는 비슷한 환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만일 칫소 공정이 원인이라면 다른 공장에서도 비슷한 환자들을 발견했을 것”이라며 폐수 규제를 가로막기도 했다.

한편 칫소는 공장 폐수를 사료에 타서 고양이에게 먹이는 실험을 통해 미나마타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미 1959년에 알고 있었지만, 이 결과를 철저히 은폐했다. 오히려 일본화학공업협회와 도쿄공업대학 교수 등을 동원해 “폭약설”, “아민 중독설” 등 엉뚱한 원인설을 내놓아 원인 규명을 교란한다. 

 

“이제 미나마타병은 끝났다.”

급기야 1960년이 되자 일본 정부는 “이제 새로운 환자 발생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1962년에는 수산청에서 담당하던 일체의 연구도 중지시켰다. 더는 환자를 찾을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 정부의 공식 연구는 1968년 공해병 정식 인정을 하기까지 6년 동안 완전히 정지되었다.

첫 환자 발생 후 무려 12년, 일본 정부는 미나마타의 가난한 민중들이 오염된 해산물을 먹고 병들고 죽어가는 사태를 내버려뒀고, 이런 정부의 살인 방조 속에 칫소의 아세트알데히드 생산량은 1950년 5천 톤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 1960년경에는 4만 5천 톤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제2의 미나마타병 발생과 시민회의 결성

1965년, 미나마타에서 한참 떨어진 니가타시 부근 아가노 강 유역에서 미나마타병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 강 유역에는 쇼와전공이라는 회사가 칫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아세트알데히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니가타 지역에서는 1964년부터 고양이들이 미쳐 날뛰다가 죽어가기 시작했고, 개와 돼지, 까마귀도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일 년 뒤 사람들도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니가타 미나마타병 연구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전했다. 환자 발생 다음 해인 1966년 초에 쇼와전공의 공장폐수가 오염원으로 지목되었으며, 몇 달 뒤에는 공장 배수구 근처에서 메틸수은을 직접 검출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 13명은 1967년에 회사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시작했다.

한편 미나마타에서는 1968년 1월에 <미나마타병 대책 시민회의>가 결성되었다. 이들은 니가타 지역 피해자들과 연대하여 정부를 상대로 온전한 보상과 공해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그동안 고용안정과 임금보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 자신들 내부의 수은 중독 문제를 외면하던 칫소 노동조합도 1968년이 되자 달라졌다.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미나마타병과 싸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해 8월, 공장 문을 닫고 남은 수은 원액 100톤을 한국에 수출하려던 칫소의 시도를 막아낸 것도 노동조합이었다.

 

보상, 분열, 그리고 다시 투쟁

깜짝 놀란 일본 정부는 1969년에 미나마타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안을 내놓았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정부의 태도가 180도 달라지자 주민들은 매우 놀랐다. 하지만 정부의 보상은 일정한 기준을 만족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었고, “보상 처리 결과에 일체 이의 없이 따른다”는 확약서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정부 보상안에 대한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라서게 된다. 찬성파는 모든 보상 문제를 후생성에 일임하겠다는 태도를 밝혔고, 반대파는 자주적인 교섭과 소송을 통해 칫소를 상대로 보상을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1969년, 전국 222명의 변호사가 참가하여 자주교섭파를 지원하는 변호단을 결성하고 마침내 칫소를 상대로 29가구 112명의 위자료 청구소송이 첫발을 떼었다. 1973년 3월, 4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승소를 쟁취한 환자들은 도쿄에 있는 칫소 본사로 찾아가 직접 칫소와 교섭을 하기 시작했다. 일부 환자들은 이미 1971년 11월부터 칫소 공장 앞에서, 12월부터는 도쿄 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여 1년이 넘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의 투쟁에 소송에서 이긴 자주교섭파 환자들이 합류하여 투쟁이 점점 거세어지자, 마침내 1973년 7월, 환경청의 중재로 이후 새롭게 인정될 피해자들에게도 보상금과 의료비, 연금을 지원한다는 칫소와 환자들 사이의 협정서가 만들어졌다.

 

칫소의 구원투수, 다시 정부가 나서다

1970년까지 미나마타병 환자로 인정받은 수는 고작 121명이었지만, 1973년의 판결로 600명이 추가로 인정되었다. 게다가 앞의 협정서로 칫소는 이후 발생할 환자들까지 보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편 정부는 판결 이후 밀려든 신청자들의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1976년에는 미처분자 수가 3천 명에 달하며 불만이 폭발 직전에 이른다.

그 대책으로 1977년 일본 정부는 미나마타병 인정기준을 개정했다. 이 기준은 신속한 처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미나마타병 인정을 훨씬 엄격하게 하여 이후 약 3년 동안 2천 명의 신청을 기각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렇게 기각된 피해자들은 대부분 더는 싸움을 이어갈 힘이 없었다. 1978년, 환자 4명이 기각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을 제기하여 승소했지만, 정부가 고등법원에 항소하자 3명은 소송을 취하했다. 남은 단 한 명이 대법원까지 가서 마침내 미나마타병임을 인정받은 것은 1997년의 일로, 소송을 제기한 지 무려 20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로부터 미나마타병을 인정받지 못한 다른 피해자들이 모여 집단 소송을 시작했다. 1980년에 시작하여 열여섯 차례에 걸쳐 원고들이 추가된 끝에 총 1,362명의 피해자가 원고로 나섰으며, 이후 1980년대 말까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시작되어 총 2천 명의 피해자들이 소송에 임하게 되었다. 이들 소송은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면서 차례로 원고들의 승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소송에 패소한 정부가 항소를 제기하여 문제 해결은 더뎠고, 피해자들은 이미 평균 70세를 넘은 노인들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 때문에 1995년 들어 정부가 “정치적 해결”이라는 이름으로 화해를 제시하자 환자들 대부분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소수의 질긴 싸움으로 지켜낸 진실

이때 유일하게 화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계속한 피해자들이 있었다. 칸사이 지방으로 이주해 살고 있던 피해자들이었다. 이들은 정부의 항소에도 끈질기게 소송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마침내 2004년 대법원을 통해 중앙 정부와 구마모토현이 미나마타병의 피해 확산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얻어내었다. 이 판결은 반세기 동안 숨어있던 환자들로 하여금 다시 인정 신청을 할 용기를 불어넣었고, 2006년까지 3천7백 명의 피해자가 새롭게 나타났다. 1천 명의 원고가 다시 재판을 시작하기도 했다.

소수의 끈질긴 싸움은, 칫소와 정부가 은폐하려 애써온 문제의 실체를 집요하게 드러냈다. 마침내 2009년 의회에서는 미나마타 구제법을 만들어 이전에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던 환자들에게도 보상금과 의료비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구제 정책에는 2012년 7월 말까지 총 6만 5천 명 이상이 신청했다고 한다. 2013년에는 대법원에서 1977년에 사망한 여성을 사망 36년 만에 미나마타 피해자로 인정하기도 했다.

 

미나마타 심포지엄. (사진촬영: 김세은)

 

 

아직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미나마타병의 피해자는 드러난 숫자만 수만 명, 미처 보상을 신청하지 못한 채 죽어갔거나 2세에게 태아성 미나마타병으로 이어질 영향까지 고려하면 그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한다. 공장 하나가 남긴 상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끔찍한 규모다.

하지만 피해자 규모만큼이나 충격적인 사실은 미나마타 지역이 아직도 오염되어 있다는 것이다. 칫소에서 미나마타만으로 방출한 수은 양은 70에서 150톤 정도라 하는데, 공장 폐수 배출구 주변에는 지금도 수은을 함유한 폐기물이 4미터 깊이로 쌓여있다. 공장에서 미나마타만 쪽을 향한 58만 2천 제곱미터의 매립지에는 수은농도가 25ppm에 달하는 151만 톤의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다. 정부는 그 위에 14년 동안 60억 달러를 들여서 “에코 파크”를 조성했다. 엄청난 양의 수은을 전혀 정화하지 않은 채 벽으로 둘러싼 뒤 그 위에 흙을 덮은 것이다. 지진이 한번 발생하면 이 엄청난 수은이 순식간에 바다로 쏟아져 내릴 수 있다.

공장을 기준으로 미나마타만 반대쪽에는 하치칸이라는 저수지가 있는데, 콘크리트와 모래로 둘러싸인 56만 제곱미터 규모의 이 저수지에는 칫소 염화비닐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들이 담겨 있다. 저수지 주변 주거 지역에는 땅으로 스몄다가 다시 땅 밖으로 삼출하여 나온 화학물질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 오염물질들을 칫소와 정부가 책임지고 정화하지 않는 한, 미나마타 문제는 결코 끝난 게 아니라고 피해자들은 외치고 있다. 이미 목숨을 잃거나 회복 불가능한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고통을 수만 명에게 안겨준 가해자들이 반드시 책임지고 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나가며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미나마타에는 서러운 민중의 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 지배계급의 잇속을 위해 치러진 침략전쟁이 그러했고, 그로 인한 원폭과 패전도 그러했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역시 그러했듯, 국가와 경제의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고통을 떠안아야 했던 일본 민중들의 한. 단지 수은중독이라는 네 글자로 담을 수 없는, 담아서도 안 되는, 그 원통한 삶과 죽음 그리고 투쟁의 역사가 그곳에 있었다.

일본 정부는 미나마타병 문제가 잘 해결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국제 수은 협약에 미나마타 이름을 붙이자고 주장했다. 미나마타 피해자들은 이를 반대했다. 12년 동안 칫소의 살인을 방조하고, 다시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반세기 동안 피해자들을 기만해온 일본 정부가 그처럼 쉽게 면죄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마음 때문이다. 이들은 모든 피해자에게 제대로 보상하고, 미나마타의 오염된 땅과 바다를 정화하며, 앞으로 이와 같은 참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은 사용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내용이 담기지 못한 협약은 미나마타 협약이라고 부를 수 없으니, 이번에 채택된 <수은에 대한 미나마타 협약>의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협약에는 11월 20일 현재 93개국이 서명하고 미국이 가장 먼저 비준한 상태다. 미나마타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대한민국은 아직 서명하지 않고 있다. 이웃 나라에서 수만 아니 수십만 민중의 삶을 앗아간 이 문제에 대해 우리도 조금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일터> 통권118호 / 2013.11

 

 

 

 

                   26

특집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된 수만 명의 삶 미나마타병, 그 고통의 역사

지난 109일부터 11일까지 3일에 걸쳐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유엔환경개발계획(UNEP) 주최로 <수은에 대한 미나마타 협약>을 채택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각국 정부 대표들이 참여하는 이 화려한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 미나마타 시민회관 한구석에서도 조촐하지만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진실 규명을 위해 싸워 온 미나마타병 피해 주민들과 운동가들, 그리고 환경오염과 지역사회의 피해에 맞서온 28개국 36개 단체의 운동가들이 모인 자리였습니다. 나흘 동안 중금속 문제에 대한 워크숍과 미나마타병에 대한 심포지엄, 그리고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현장 견학으로 이어진 이 자리에 한노보연도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수많은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독자들과 나누고자 이번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03

뉴스

전태일처럼 못해도... 도움이 되길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의 죽음 外  l  연아, 푸우씨

06

지금지역에서는

건강은 기본적 권리!

영세 중소 인쇄·제화사업장 안전보건관리 개선을 위한 성동지역 토론회열려

10

노동시간 세미나노트

노동시간 단축 운동의 정답은 무엇인가l  노동시간센터() 김경근

13

연구소 리포트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 및 건강영향 실태조사 연구(2)  l  한노보연

18

칼럼

한노보연의 미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l  김정수

21

노동시간이슈생각하기

누구를 위한 시간제 일자리인가l  노동시간센터()

24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하청노동자는 산재도 차별받는다l  직업환경의학전문의 김길동

34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지하철계의 막장, 나는 도시철도 기관사입니다.  최민

38

문화읽기

노동자의 희망을 노래하라

- 2013 이용석 가요제 참가기  l  푸우씨

40

현장의 목소리

작업중지권이 꼭 필요한 이유  l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차장 하해성

42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여(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4

이러쿵저러쿵

한노보연 마라톤(!) 동호회 run KILSH를 소개합니다  l  최민

46

사진으로 보는 세상

Stop 돈벌이병원! Start 착한병원l  의료연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 조직부장 우지영

47

성명

삼성반도체 백혈병 김경미 산재인정 판결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민 모두의 염원을 짓밟는 근로복지공단은 해체하라.

48

후원

11월 후원회비를 납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안뉴스] 일주일 새 집배원 두 명 사망...장시간 노동 개선 요구 (참세상)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2136

 

 일주일 새 집배원 두 명 사망...장시간 노동 개선 요구

“장시간 노동 개선, 인력 충원 개선 해야” 1인 시위 돌입 

                                                                                 윤지연 기자  2013.11.24 21:01

 

 

지난 18일 공주 유구우체국 소속 오 모 집배원이 사망한 이후, 24일에도 또 한 명의 집배원이 사망하면서 집배원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운동본부)’ 관계자는 “18일, 오 모 집배원은 과로사로 추정되는 호흡곤란으로 사망했고, 이틀 전 사고를 당한 김 모 집배원 역시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후 결국 사망했다”며 “일주일 사이에 두 명의 집배원이 사망한 것은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과 인력 부족에 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은 줄곧 지적돼 온 문제였다. 현재 집배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952~3216시간에 달하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인 1749시간에 비해 2배 가량이 높다.
....

 

한편 운동본부는 집배원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오는 25일부터 우정사업본부와 청와대 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는 집배원들의 사망사고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거나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안뉴스] 삼성 백혈병 노동자 두 번 죽이는 근로복지공단...또 다시 항소 (참세상)

삼성 백혈병 노동자 두 번 죽이는 근로복지공단...또 다시 항소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 항소에 이어...고 김경미 씨 산재인정에도 항소

 

윤지연 기자

   2013.11.06 10:39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1961

 

반올림은 성명서를 통해 “고 김경미 씨 산재인정 판결이 났을 때 그 기쁨도 잠시 뿐, 고인의 유족과 반올림은 또다시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할까봐 노심초사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항소를 제기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모든 노동자과 유족, 국민을 적으로 만들 셈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근로복지공단에서 항소를 거듭 제기하는 것은 산재보험제도의 취지와 그에 기초한 법원의 인정기준 완화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공단 스스로 반 노동자적, 친 자본적 기관임을 낯부끄럽게 밝히고 있는 셈”이라며 “공단의 항소제기로 인해 유족들은 더 힘겨운 고통을 겪게 됐고, 노동자의 건강은 아랑곳없이 이윤만을 좇는 기업 ‘삼성’에 대한 엄격한 사회적 비판의 기회도 유보 됐다. 유족에게는 고통을, 삼성에는 면죄부를 안기는 근로복지공단을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