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




1. 문송면으로 비롯된 변화들, 그리고 더 변화하여야 할 것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지난 7월 17일 (화) 오후 1시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과제 대토론회가 열렸다.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는 ‘문송면으로 비롯된 변화들, 그리고 더 변화하여야 할 것들’을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섰다. 백 교수는 “산재보상이 시혜로서의 보상 차원을 넘어 정당한 권리로, 사고의 명확한 원인규명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출처: 일과건강 

https://youtu.be/lUW4L-3ZV10


2. 토론 

-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박순철 (생명안전시민넷 사무처장), 천지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산업재해 팀장), 이고은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운영위원장),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 

https://youtu.be/LvB53CH84NA

참 감사해 YOU, 꼭 승리해 YOU / 반올림 농성 마침 문화제 웹자보


[11년의 싸움, 1023일의 농성을 기억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농성 마침 문화제]

"참 감사해 YOU, 꼭 승리해 YOU"


결국은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과, 보상 다했다는 삼성에 맞서 직업병 문제 해결되지 않았고, 제대로 사과, 보상하라고 시작한 반올림 농성, 1022일만에 삼성을 움직였습니다.

연대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함께 걸어와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문화제를 끝으로 반올림농성장은 사리지고, 우리들의 기억에만 남을 것입니다.

조촐하게 마련했지만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일시/장소 : 2018년 7월 25일(수) 저녁 7시, 강남역 8번출구 반올림농성장

문의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010-9401-1370)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문제, 위험을 놓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문제, 위험을 놓치고 있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7.19 08:00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개정하겠다는 고용노동부 입법예고가 있었지만, 그 이후 소식이 감감하다. 사업주·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자와 시민 알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화학물질 관리의 변화를 만들고, 건설·서비스업 안전보건관리를 강화하는 전부개정안에 기대가 있는 만큼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는 원칙만 생각하고 신속한 절차를 밟아 나가길 바란다. 다만 입법예고 당시 전면개정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했던 여러 사안에 대한 검토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822

<일터> 통권 173호 / 2018.07


<일터> 통권 173호 / 2018.7

특집 : 노동자 건강권 vs 기업의 영업비밀


4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8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10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1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16 [지금 지역에서는]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의 시작과 앞날


18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산재 사망증가와 트럼프 정부의 예산 축소


20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22 [연구 리포트]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2)


26 [안전과 건강 칼럼]
빛바래선 안될 청사진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31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저희는 영어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36 [현장의 목소리]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40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4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48 [노동자 건강 상식]
B형 간염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근로감독관의 과로사와 워라밸


52 [문화 읽기]
“우리의 죄는 증대하다”

54 [이러쿵저러쿵] 
내 인생의 시간으로 기록될 노벗 수습 노무사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인터뷰 / 2018.07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같은 현장에서 일하지만 업체가 다르다고 말도 못섞게 했다.”

“아내가 출산하기 직전인데 네가 가서 뭐 할 게 있냐고 응급차 부르고 계속 일하라고 했다.”

“아버지 임종도 못 지켜드리고 현장에서 일해야 했다.”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으며 일해왔다. 회사가 하라는 대로 길들여져서 그게 문제인 줄도 몰랐다던 그들이, 최근 노조를 만들고 인간임을 선언했다. 이후 조합원들은 UPH 속도에 내 삶을 맞추는 게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속도에서 일하겠노라 외치며 투쟁에 나섰다. 이후 10년, 20년 일해도 바뀌지 않던 현장이 개선되고 있다. 투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현장에 다녀왔다. 인터뷰는 지난 5월 30일에 황원준 부지회장, 오성민 조직부장, 박흥일, 서동영 노동안전보건부장이 함께 했다.


▲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노동조합으로 하나된 금속노조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조합원들  


‘그렇게 할 거면 집에 가라’

“현대모비스 화성지회는 기아자동차에 직서열 납품하는 회사고 최근까지 8개 업체가 있었어요. 지금은 노조를 만들고 나서 조직 체계 개편한다고 3개 업체로 통합해서 정리한 상황이에요. 주로 하는 일은 자동차 운전석, 엔진 바디 등을 만들어요. 아무리 밤낮으로 일해도 월급은 늘 최저임금이에요. 물론 성과급은 있지만요. 10년을 일하나 이제 막 들어오나 월급이 같아요.”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와 비인간적인 대우로 인해 작업자들은 수시로 일을 그만뒀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에는 회사가 무조건 집에 가라고 했어요. 일하다 부품에 불량이 나도 집에 가라, 아프다고 해도 집에 가라 그랬죠. 일을 조금 늦게 하거나 못해도 집에 가라고 압박하고요. 어떻게든 집에 가라고 하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면서 일하려고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라 많이들 그만뒀어요.”

이렇게 노동자들이 그만두면 남은 이들은 더 고되게 일해야 했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최대한 늦게 채용하거나 아예 채용하지 않았다.


변화를 싹틔운 축구 동아리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에는 바로 옆 라인에 있어도 서로 대화를 전혀 못 했기 때문에 누가 다쳤는지 그런 걸 전혀 몰랐어요. 그나마 같은 업체에서 사고가나면 알 수 있었는데, 회사가 본인 부주의로 다쳤으니 개인 비용으로 치료받든지 그냥 출근하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산재처리는 꿈도 못꿨어요. 산재 신청하면 인생이 망가지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세뇌를 시켰거든요.”

사고가 나도 모를 정도로 교류가 없던 현장에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기 시작한 건 축구동아리였다고 한다.

“회사에서 사내 복지를 너무 안 하니까 보여주기 식으로라도 진행하려고 축구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업체별로 팀을 만들어서 시합도 하고 연습하면서 인사도 하고 서로 현장에 관해서 이야기도 하면서 노조를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도 자동차 부품회사고 일도 많아서 다들 지역에서 오고 싶은 회사 아니었냐고 묻자 다들 고개를 저었다.

“지인 소개로 많이 오지만 대부분 못 버티고 그만둬요. 아예 소개를 못 해주는 경우도 많아요. 내가 일하면서 인격 모독당하고 자존감 떨어져서 언제 그만둘까 그러는데 누구를 데려오기는 창피하죠. 지역 공단이 워낙 열악해서 밖에서 봤을 때는 좋아 보이는데 자랑할 만큼 좋지 않아요.”


노동조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

“노동조합에 대해 잘 몰랐어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자동차 하청업체에 노동조합이 많은 줄도 몰랐어요. 그나마 동료들끼리 술 먹으면서 ‘노조가 있었으면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무관심했던 노조를 어떻게 하게 된 건지 물었다.

“일하면서 부당한 게 너무 많았어요. 지인이나 친인척이 사망했는데 조문을 못 가게 하거나, 아내가 출산이 임박했는데 응급차 불러서 가면 되지 네가 거기 가서 뭐하냐고 일이나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지인 결혼식도 그냥 봉투나 하라 그러고. 아버지가 많이 위독해서 돌아가시기 직전인데 임종을 못 보게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3명이 해야 할 일을 2명이 하고 사람은 계속 그만두고 채용은 늦고 이러니 친구나 지인들하고 약속하는 게 불가능했어요. 결혼한 분들은 더 힘들어했고요.”


계약직 채용합니다

“현대모비스와 도급 계약을 맺는 상황이다 보니 사장들 대부분이 현대차나 모비스 출신이에요. 보통 5년 정도 계약을 하는데 그 기간 안에 돈을 남겨야 하니까 사람을 자르거나 계약직을 쓰거나 사람장사를 하죠. 연차를 강제로 보내서 돈을 남겨 먹고요. 결국 모든 피해는 일하는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해요.”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 현재는 업체 사장들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들은 현대모비스에 충성을 다해야 계약 기간을 연장 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데 앞장서게 된다.


사람 없으니까 철야 하고 집에 가라는 회사

“예전엔 하루 10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일했어요. 1조가 아침 8시 반에 출근해서 19시 반에 업무 마치고, 2조가 20시 반부터 시작해서 다음 날 7시 반까지 이렇게요. 매주 교대했고 한 달에 주말 특근이 한 번, 많으면 세 번 있었어요.”

만일 급여를 덜 받더라도 몸이 힘들어서 상시주간 업무만 하게 하는 조치가 있었는지 물었더니 절대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글쎄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아마 ‘너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면 집에 가’ 그랬겠죠.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엔 현장에서 무슨 말을 꺼내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 했어요. 우리 스스로도 ‘남들 다하는데 야간 뛰기 싫으면 집에 가야지, 혼자 왜 유별나게 굴어’ 이렇게 생각하고 말했을 거예요. 회사에 길든 거죠.”

조합원들은 장시간 노동 못지않게 조금도 쉴 틈 없는 빡빡한 노동밀도가 더 힘들었다는 이야기도했다.

“저희는 직서열이다 보니 기아차가 하라는 대로 맞추느라 늘 오버타임하고 개처럼 일했어요. 2시간 일하고 10분 쉬어야 하는데 4시간 연속 일하고 쉬는경우가 태반이었죠. 아침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더 일찍 오라고 해서 청소시키고 조회 수당은 안주고 그랬었죠. 점심시간 40분 중에서 20분간 밥 먹고 남은 20분은 또 일했어요. 퇴근 시간 넘기면 통근버스 잡아놓고 계속 일 시키고요. 만일 피치 못 할 사정이 생겨서 반대조에 한두 명이 빠지면 철야까지 뛰었어요. 주간에 출근해서 야간까지 뛰고 다음 날 점심시간까지 일하다 퇴근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일하고 돈은 주간 근무 2번 한 거로만 쳤어요. 일하다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오죽하면 조합원들이 일하다 화장실 가고 싶어서 노조 만들었다고 하거든요.”

2013년 주간연속2교대로 전환하면서 노동시간은 줄었지만, 생산량은 똑같아서 오히려 노동강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노동조건과 관련해서 연차나 휴가는 제대로 썼는지 휴식은 어떻게 취했는지 물었다.

“기본적으로 인력 운영이 빡빡해서 연차를 쓴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요. 아파도 일했는데요. 연차 수당안 주려고 강제로 쉬게 할 때만 쉬었어요. 날짜는 회사가 며칠 전에 정해줘요. 다음 주 화·수·목 이렇게 쉬라고요. 이러면 어디 여행도 못 가요.”


‘그냥 여기에 싸인해’

“출근 시간에 청소시키면서 조회도 같이하는데 수당으로 월 2~3만 원 줬어요. 회사는 그걸 안전교육이라고 주장했어요. 한창 일할 때 사인하라고 종이가져오니까 다들 내용 확인도 못 하고 서명했어요.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서류를 꼭 일할 때 가져 왔어요.”

“사내 게시판에 붙어 있는 취업규칙을 자세히 읽어보면, 관리자한테 반동분자로 찍히고 면담했어요.”

작업환경측정의 경우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도 회사에서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노동자들을 지정해서 그들만 측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노동자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기 위해

“노동조합 만들고 당시 8개 업체와 통합 산보위를 하자고 제안해서 지난해 4/4분기부터 시작했거든요. 산보위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개선을 위해서 돈, 시간, 인력, 실행방안 등을 논의하는데 진행이 너무 더디더라고요. 회사와 노동조합의 눈높이도 너무 다르고요. 산안법을 알고 보니까 현장에 위험한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1/4분기까지 협의를 계속 했는데, 회사가 돈 안 드는 건 바로 개선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개선을 안 하고 산보위도 파행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회사가 우리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산안법을 준수해서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을 거라고 엄포를 놨어요.”

이후 노동조합은 안전센서를 끄고 일하던 공정에서 센서를 켜고 일하며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부품 생산이 늦어지면서 기아차가 납품을 드문드문 받았고, 결국 라인을 멈추게됐다.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화성 때문에 라인이 끊어져서 손해를 봤으니 작업자에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 할수 있다고 협박했다.

“문제는 이때 회사가 소장을 조합원들이 현재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본가로 보내서 가족들이 다 알게된 거예요. 그래서 괜히 걱정 끼치고 개별 조합원도 괴롭고 두렵고 그랬어요. 노동조합에 소장을 보냈으면 단체로 싸우면 되는데 개인에게 보냈으니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겠어요.”

회사가 징계위를 열어 처벌하려고 하자 노동조합은 전체 카톡과 SNS로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간부 회의, 통합지회 회의 등을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모든 조합원이 ‘나도 징계하라’는 내용의 변론서를 쓰고 대표이사 항의 방문을 하러 가는 등 투쟁에 나섰다.

“이 정도 되니까 회사가 징계위가 열리기로 한 당일에 고소를 취하했어요. 안전센서 켜고 일했던 설비는 3일 만에 80% 정도 개선했고, 민·형사상 소송하겠다고 한 조합원한테는 사과문도 발송했어요.”


투쟁으로부터 얻은 것, 자신감

“저희가 이 투쟁을 하면서 얻은 것은, 적어도 회사가 뭐 때문에 개선이 안 된다고 했던 것들이 사실은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거에요. 회사는 단 며칠이면 바꿀 수 있더라고요. 산안법에 대한 회사의 인식 수준이 밑바닥에 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은 정신 차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로 느꼈을 거 같은데 개인은 힘이 없지만, 개인들이 뭉치니까 이런 힘이 나온다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조합원들은 투쟁 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이번 투쟁 과정 자체가 좋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현장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사고순간부터 대응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조합원들 인식도 아주 조금씩 바뀌고 있는 거 같아요. 이제 매달 한번 통합으로 현장점검도 하려고 준비 중이고,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에서 노안 관련 교육이 있으면 반드시 참여해서 공부하려고 해요.”


앞으로는 아픈 동료들이 없었으면

“산안법, 산재법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단순반복 업무를 많이 해서 근골 문제가 심각하든요. 어떻게 아픈 사람을 치료받게 하고, 예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아프지 않은 조합원이 없는데 지금은 마땅한 대책이 없네요.”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쉬운 건 아닌 거 같아요. 저도 시작하면서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은 못 했거든요. 물론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데 힘든 건 현실인 거 같아요.”

“앞으로 조합원 중에 아프거나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일을 마쳤을 때도 건강하고 편안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걸 위해서 올해 위험성 평가나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 시행을 고민하고 있어요.”

“노동안전보건 문제는 회사와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조합원이든 간부든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는데, 오해가 쌓이게 두거나 감정싸움이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해요. 처음 노조 만들 때 그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특집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양희환 노동안전보건국장 인터뷰 / 2018.07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양희환 노동안전보건국장 인터뷰

선전위원회

삼성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를 거부할 때 우려했던 문제 중 하나는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점이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인천공항공사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산재를 신청하고, 노동조합이 회사에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비롯해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건강검진 결과 등 안전보건 자료 공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가 이렇게 또 한번 막히는 건 아닌지 우려를 품고 지난 6월 26일 현장에 방문했다.

지난 경과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17년 동안 인천공항 수하물 일을 했던 노동자가 폐암이 발병했다. 작년 12월 인하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이 조합원이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면서 발병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에서 현장조사를 해봐야겠다는 답을 했다."

병원에서 현장조사를 하는 데 회사가 방해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분진, 소음을 측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회사가 2차하청구조 업체다 보니 결정권이 없었다. 1차 하청인 포스코ICT에서도 현장조사를 거부해서 결국 못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일단 병원 측에서 작업자 몇 명을 섭외하고 개별적으로 일할 때 공기 질 측정과 분진을 채취하도록 했다."

분석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나요?

"정상적인 조사 과정은 아니라 100% 정확하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분진에서 기준치 이하로 비소와 카드뮴 등이 미량으로 발견되었다. 조사를 마치고 병원에서 인천공항공사와 포스코ICT에 검사 결과를 전달했는데, 병원 담당이 계속해서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너희들이 무슨 기준과 근거로 측정 했냐고 따지면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항의를 받다 보니 나중에 병원 관계자가 산재를 신청하고 승인받기 위한 근거로 조사를 했거나, 노동조합 활동에 도움이 되거나 유리하게 하려고 진행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해프닝처럼 끝나버렸다."

이후 현장에서 어떤 대응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미량이라고 해도 비소와 카드뮴이 확인되었고 작업자들이 오랫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던 터라 전반적으로 노동안전보건 관련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현장에선 안전보건 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안전 난간을 비롯해 사고예방을 위한 법적 조치 역시 없었기 때문에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여러 문제를 발견했다. 이후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고발하고 고용노동부 지청장 면담 투쟁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노동조합이 면담을 요청했는데 바로 자리가 만들어져서 이야기를 나눴고, 고용노동부가 1주일 후에 현장 조사를 나왔다. 조사 이후 현장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고발 건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노동부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개선을 했나요?

"노동조합에 고발을 취소해 달라 부탁하며 대신에 현장노동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미시행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어차피 우리가 회사를 고발해서 사업주를 처벌한다고 해도 가장 필요한 현장 개선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회사가 협의체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약속받으며 논의 자리를 만들었다. 지금도 이 협의체를 통해 현장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삼성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서도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를 거부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어떻게 된 경과인지 궁금합니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만 공개를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다. 현장에서 노동조합이 산안법 위반사항을 찾는 과정이라 작업환경측정을 했냐고 회사에 물어보니 2014년에 공기 질, 소음을 측정했다고 주장하더라. 그런데 당시에 일했던 작업자들은 교육도 안하고, 작업환경측정을 했는지 조차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자료를 보여 달라 요구했고, 노동부가 회사랑 노동조합이 중재하도록 해서 결국 자료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자료를 받기로 한 날 인천공항공사랑 1, 2차 하청업체랑 만났는데 자료를 열람만 하라고 하더라. 게다가 자료를 밖으로 유출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서명을 하고 보라고 협박해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에 지금까지 이 문제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투쟁이 끝난 건 아니지만 여러 변화와 성과들을 확인했을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의 각 지회나 부서별로 회사와 협의체 비슷하게 논의하는 테이블이 있었다. 그런데 수하물지회는 신생 노동조합이라서 그런지 논의 테이블 자체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노동안전보건 문제를 가지고 투쟁을 하니까 회사와 처음으로 교섭이 열렸다. 그만큼 이 투쟁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하물지회 조합원들 스스로가 이제는 우리가 불법적인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개선해나가자고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후 후속 활동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으신가요?

"7월부터 근로복지공단에 폐암 산재신청 관련해서 역학조사를 하라고 요구를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얼마 전 건강한노동세상과 함께 근골격계질환 포함해서 전반적인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협의체랑 논의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부 차원으로 보면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만들어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16개 지회 중에 8개 지회가 참여해서 매번 회의 때마다 교육을 듣고 현장 개선 요구안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분야는 다르더라도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노동조합이 산재119가 돼서 아픈 조합원들이 전화하고 상담받고 노조가 같이 해결해주면서 활동이 활발해지면 좋겠다."

특집3.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 인터뷰 / 2018.07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최근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공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실제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영업비밀 포함 여부가 핵심이 아니다. 우리 사회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하고 있는지 혹은 기업의 이윤과 영업비밀을 우선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우리 사회가 우선시 하고 있는지의 바로미터다. 지난 6월 23일 이 문제로 투쟁하는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를 만나 지난 경과와 최근 상황, 이후 계획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논란이 시작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반올림이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고 황유미 씨를 시작으로 직업병 피해노동자가 일했던 노동환경에 대한 자료가 필요했어요. 그중 하나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였죠. 고 황유미 씨를 비롯해 림프 조혈계 암에 대해서는 현장조사가 있었지만, 현장조사 이전 자료도 있어야 해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계속 필요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가 필요했나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제일 필요한 이유는 삼성 반도체, LCD 공장에 대한 자료가 있기 때문이죠. 작업환경측정 제도의 한계가 있어서 유의미한 결과가 있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현재 기록뿐만 아니라 과거 현장에 대한 기록도 필요한데 삼성이 스스로 기록을 내놓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는 노동자나 시민이 정부 기관인 고용노동부를 통해서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은 이 자료를 요청했었던 것이죠. 2013년에 정부가 종합진단 보고서라고 반도체, LCD 공장실태를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가 있기는 한데 여기에도 과거 자료는 없었거든요.”

고용노동부가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나요?

“대한민국 국민은 정보공개법에 의해서 고용노동부가 가지고 있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결과를 볼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이전까지 고용노동부는 이 내용을 일부 가리고 보여주거나, 아예 안 보여주거나 그래왔죠. 결국 2014년에도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고용노동부가 삼성 온양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어요. 그때 1심은 졌는데 2심에서 이기면서 올해 2월에 고용노동부가 자료를 공개했어요.”

법원에서 굉장히 크게 의미있는 판결을 내렸네요.

“고등법원에서 고용노동부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했어요. 하나는 직업환경의학 의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거예요. 두 번째는 설령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있다고 해도, 이 자료는 해당 노동자나 지역 주민 등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요한 정보니까 비공개하거나 보호할 수없다는 거예요. 세 번째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삼성이나 노동부는 해당 직업병 피해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지도 않았던 제3자가 예전 자료를 요구한다면 보여 줄 수 없다고 주장해왔어요.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정보공개는 법적으로 이해관계자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어요. 이후에 반올림과 함께하고 있는 직업병 피해자들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다른 삼성 공장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해요.”

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얘기가 궁금합니다.

“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가 내부 정책이자 지침을 바꿔요. 앞으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면 다 제공하기로요. 그래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죠. 결정 이후에 구체적으로 자료를 언제쯤 받을지를 고용노동부가 법률 대리인들과 상의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거죠.”

삼성이 손을 쓰기 시작한 건가요?

“네. 삼성 직업병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무사 님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복사본을 받으려고 고용노동부에 갔는데 자료를 못 받고 있다는 거예요. 이유를 확인해보니 갑자기 국민권익위원회가 작업환경측정 정보공개 제공을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앞으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확인하려면 삼성이 소송을 취하하거나, 소송에서 패소해야 가능하다는 거에요. 결국 이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자료를 얻으려고 10년을 싸워서 이제야 길이 열렸는데 다시 소송으로 자료를 받으라고 하니 산재인정까지 더 오랜 시간 기다려야겠죠.”

반올림 활동가들 심경은 어땠나요?

“너무나 충격적이고 경악했죠. 오후 2시까지 오면 자료를 카피해주겠다 해서 갔는데 가처분이 걸려있어서 못 준다고 하니 얼마나 황당해요. 이후에 삼성이 행정소송 5개를 걸고, 산업통상자원부를 동원해서 반도체 전문가랍시고 삼성과 이해관계가 물려있는 사람들이 자료 공개를 또 막고 있으니 삼성이 이거 막으려고 얼마나 많은 돈을 쓸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직업환경의학 의사나 산업위생을 하는 분들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른바 노동보건을 한다는 분들은 다들 경악했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왜? 아니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막을 수 있지? 라며 다들 황당하다고 해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이럴 수도 있다고 말씀을 하세요. 이유가 뭐냐면 어떤 사업주가 자기 현장을 측정한 결과를 아무한테나 보여주는 걸 좋아하겠냐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어요. ‘그럼요 작업환경측정이 좋아서 이걸 하면 막 기쁘고 행복해서 하는 건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따지면 안전보건 조치가 즐거워서 시행하는 사업주가 어디 있겠어요. 노동자 건강이 귀하니까 사람 목숨이 귀한 거니까 사업주를 강제하는 거죠. 강제를 안 하면 방치하게 되니까요.’”

대체 삼성은 왜 이렇게 하는걸까요?

“표면적인 이유와 속내가 조금씩 다를 거 같은데요. 표면적인 이유는 우선 첫 번 째, 지금까지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공개를 막은 이유는 이렇거든요.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 → 삼성이 쌓아 올린 정보가 누출 → 외국 동종 업계가 삼성 경쟁력을 쫓아 → 삼성은 물론 국가 경제에 타격’ 이 논리죠. 그런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는 핵심 영업비밀이 담겨 있지 않아요. 애초에 담을 수 있는 포맷이 아니거든요. 

두 번째, 반도체 전문가들 말이 아무리 작은 정보라고 해도 조각조각 모으면 추정이 된다. 반올림은 추정하기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은 추정하면 자료를 다안다는 거예요. 저번 국회 토론회 때 나왔던 서울대교수 한 분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일정 기술을 맨바닥에서 찾으려면 6만년이 걸린대요. 그런데 조그만 자료라고 해도 하나하나 모으면 2.5년 만에 따라 잡는 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제가 이 주장에 관해서 묻고싶은 게 있는데요. 일정 기술을 가지려면 6만 년이 걸리는데 삼성은 그걸 어떻게 몇 십 년 만에 해냈을까요? 자기들도 기술을 훔쳐서 가능했던 거라 남들도 훔칠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세 번째, 반도체 산업은 여러 차례 공정을 뺑뺑이 돌리는 거로 수익을 내는 산업이거든요. 그래서 공정배치도와 속도가 경쟁력이고 단가를 결정해요. 그래서 삼성 주장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들어 있는 간단한 공정 모식도가 영업비밀이 된다는 거예요. 이점에 대해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님이 하신 말씀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공정 배치도는 고유기술이 아니고 장비를 운영하려는 방안인데 이걸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노동자들 몇 시간 근무시키는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비밀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걸 영업비밀로 인정해주면 현장에 법이나 사회적인 규율이 들어갈 여지가 없어져서 선을 그어야 한다고요. 저는 이 주장이 맞다고 생각해요.”

표면적인 이유 말고 삼성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하면 외국 동종업계가 삼성 경쟁력을 따라오고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주적나라한 삼성의 속내가 여기에 있다고 봐요. 삼성은 단 한 푼이라도 잃고 싶지 않은거에요. 단 하루라도 경쟁자에게 따라잡을 기회를 주고 싶지 않은 거죠. 그리고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싶지 않다는 주장은 논리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어떤 가치를 우선할거냐 문제라고 봐요. 기업이나 스포츠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인데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고 나를 부당하게 따라오는 걸 막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걸 막고 싶다고 해서 가령 운전할 때 옆 차가 법규를 위반하면서 내 차를 추월한다고 해서 내가 그 차를 받으면 안 되잖아요. 삼성이 경쟁력을 우선할 수는 있는데 그게 노동자 시민의 건강권과 정보 접근권을 침해하는 거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국회에서 영업비밀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친기업 전문가들은 반올림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없다고 어떻게 확신하느냐, 그럴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있냐,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알려지면 배합해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주장을 해요. 그런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다른 기업들도 이미 다 알고 진행하고 있어요. 삼성만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에요. 그리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되면 다른 기업이 따라 올 거라고 주장하는데, 지난 역사상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따라왔다는 통계를 단 하나라도 들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어요. 반면에 법학 전문가들은 이야기가 조금 달랐요. 일단 국가 핵심기술이라는말이 곧 영업비밀은 아니라는 거예요. 국가 핵심기술정보는 해외로 유출하지 말라는 거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는 거예요.”

현장에서 실제 측정을 하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요?

“글쎄요. 지금까지 직접 삼성 편드는 사람은 못 봤어요. 다만 너희 집이 얼마나 더러운지 사진 찍어서 아무한테나 공개한다고 하는데 어떤 사업주가 좋아하겠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도 사업주가 싫어하는 건 당연한데 그래도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죠.”

이후 소송 진행하는 것을 포함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사건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 삼성이 소송을 빨리 철회해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법률 활동가들 생각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야 다시는 삼성이나 기업들이 이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거 같아서 이 문제는 소송에서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남는 제일 문제가 산재 피해자들이에요. 삼성이 말로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당사자에게는 주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러질 않고 있어요. 그래서 근로복지공단이나 법원이 기업이 작업장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감추거나 방해하면 산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영업비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영업비밀이라는게 대체 뭐냐, 어떤 절차를 통해 영업비밀을 주장하고 그걸 인정할 것이냐,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어느 선까지 보호할 것이냐 등을 총괄하는 공적 기구를 만드는 게 필요한 거 아닐까 고민중에 있어요. 여기에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몇 년 전 법률 활동가들이 전문가들과 영업비밀을 심의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어요. 국회에 발의도 했는데 아직 통과되지 않았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법안을 들여다보고 지금 상황에 맞춰서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이건 제도적인 부분이고 운동적 차원으로 보면 화학물질이나 현장에 대한 알 권리를 주장하고 정보를 받아보고 감시하는 그런 운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산재신청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회사나 지역에서 무슨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 알고싶다, 정보를 공개하라는 싸움을 만들었으면 해요. 제생각에 지금까지 영업비밀에 관한 법이 통과되지 못했던 이유는 법이 나빠서나 국회의원이 나빠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이런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이 조직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반올림을 비롯한 몇몇 단위들이 간혹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당사자가 나서서 소송도 불사하고 이러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도록 하는 투쟁이 없었거든요. 이런 활동 없이 지혜롭고 선한 전문가들이 법안을 만들고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는 건 전혀 역사적이지 않은 기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노보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도 그렇고 노동안전보건운동 진영이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말씀하신 고민을 반올림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할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지금은 농성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이후 반올림 활동에 있어서 이 문제는 굉장히 주요한 의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반올림이 지금까지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첨단전자산업 대기업 중심, 산재 인정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왔어요. 그렇다면 이제는 전자산업 노동자 인권과 건강권으로 나아가야하는데 영업비밀과 알 권리 문제를 고민했으면 해요.”

특집2.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 2018.07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권동희 회원, 법률사무소 새날 노무사


2013년도 여름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의 소개로 한 노동자가 찾아왔다. 한국GM 군산 공장 도장부 소속 노동자가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산재신청을 했으나 불승인된 상태였다. 사안을 보니 근무 기간(3년)이 짧고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및 역학조사에서 원인 가능성이 높은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불승인되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서를 보니 “작업환경측정 결과 상 벤젠 및 포름알데히드 측정결과도 없고, 타사의 자동차 도장공장의 노출 자료에서도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노출 기준인 TWA 0.5 ppm을 넘는 수치는 없다”고 하였다.

그 노동자는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적이 없다고 했다. 한국GM에 입사하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니 농협에서 사무원으로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전에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했다. 군대에서 뭘 했냐고 하니, 방위산업체에서 일했다고 했다. 방위산업체에서 선반 가공 업무를 했고, 부품을 닦느라 가끔 신나를 사용했다고 했다. 그 회사에 다니면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했다. 이 노동자의 사건은 3년의 소송 끝에 다행히 법원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었다.(서울행정법원2016. 12. 20. 선고 2013구단53144판결 (1심확정))

오래전 대우조선해양에서 도장작업을 하는 노동자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발병해서 산재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회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상 벤젠이 검출된 바가 없고, 근무 기간이잠복기보다 짧은 10개월 이어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2003년 7월 이전까지 10ppm 이하의 벤젠농도는 작업환경측정에서 ‘적합’으로 판단하였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1997년도 ‘벤젠’에 대한 마지막 측정을 하였는데 그 당시 “최대 5.0ppm ~ 최소 0.9ppm”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역학조사를 담당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1997년 이후에 벤젠이 검출된 바 없기 때문에 1997년 이후벤젠이 검출되었을 것으로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이 노동자도 10개월 근무하면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다행히 이 사건도 고등법원에서 1심 판결을 뒤집어 사실상 벤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단기간 과다한 노출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3. 12. 18. 선고 2013누3285판결(대법확정))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현재 기준 및 일부 인자에 대한 측정결과일 뿐이다. 사용자들은 당시 기준보다 낮은 수준의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거의 측정하지 않았고, 전체가 아닌 일부에 대해서만 측정을 해왔다. 이로 인해 측정결과가 당시 기준보다 낮거나 측정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험성이 없거나 낮다고 볼 수 없다. 작업환경측정결과서는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측정이라는 한계를 가진 것이다.

그리고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즉시 노동자에게 배포되어야 한다. 현재 다수의 노동조합조차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보고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사용자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가 무엇인지, 어떠한 의미인지, 자료공개를 요청할 수 있는지 등을 거의 알지 못한다.

노동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직업병 인정과 신청을 위해서도 어떠한 유해요인이 있는지 등에 대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사업장에서 스스로 내놓는 경우는 없다. 또한, 우회적으로 관할 노동청에 대한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입수할 수 있음을 아는 노동자도 없다. 노동자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등 노동조건 및 건강권에 대한 서류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작성하거나 법률상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할 서류에 대해서는 배포할 의무 및 요구할 권리를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계약서의 당연 교부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의무가 되어야 마땅하다.

특집1.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 2018.07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류현철 운영위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1000일이다(18년 7월 2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가 직업병 노동자들의 산재를 인정하고,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위해 농성을 시작한 이후 그 많은 날이 지났다. 그동안 삼성반도체와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백혈병을 포함한 다양한 암과 희귀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줄을 이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다소 부족하여도 산재 요양을 승인하는 판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삼성은 그대로다. 노동자들의 산재를 판정하는 데 있어서 전향적인 변화에 비교해보면 오히려 퇴행했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싸고 삼성이 벌인 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소위 첨단 산업이라는 반도체와 전자산업의 세계적 기업인 삼성이 노동안전보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대정신의 말단에도 이루지 못한다. 이미 다른 기업들에서는 전면 공개하고 있는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두고 삼성은 왜 이러는 것인가? 독재정권 휘하에서 성장한 재벌가의 몽니에 불과한 무노조 경영방침을 ‘신화’로 포장하고 그것을 지키는데 엄청난 돈을 쓰고 패륜을 저지르는 것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그간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싸고 나타난 주요한 쟁점을 정리해본다.

삼성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는 국가핵심기술이 담겨 있는가?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통상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의 형식에 핵심기술의 가치를 담기는 어렵다. 물론 시키지 않아도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챙겨 작업환경의 위험요인을 미리 챙겨보고 관리하자는 의지로,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자세하게 공정을 정리하다 보면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와 관련한 법원의 2심판결에서 분명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사건 보고서에는 라인명과 공정명, 근로자수 등이 기재되어 있을 뿐 공정간 배열이나, 각 생산라인에 배치한 설비의 기종 및 보유대수, 생산능력, 설비배치, 공정 자동화 정도, 인건비 관련 자료,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사용량·구성성분 등에 관한 기재는 별도로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정도의 정보만으로는 피고가 우려하는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공정간 배열, 각 라인에 배치한 설비의 기종 및 보유대수, 생산능력,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효과 등의 정보’, ‘제품 생산을 위하여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 사용량, 구성성분 등의 정보’ 등까지 알려지게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에 반하여, 이 사건 측정위치도가 있어야만 원고는 해당 사업장 내의 어느 곳에서 어떠한 유해인자들이 노출가능하고 실제로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바, 이는 근로자의 생명·신체·보건과 직결된 정보로서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이미 법원에서 판단이 끝난 문제였다. 영업비밀인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판결을 통해 공개하라고 한 것임에도 대기업이 영향력을 이용해 논점을 흐리고 있다. 영업비밀을 보호할 정당한 절차를 이야기하기 전에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는 물질과 공정이 생산성과 이윤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옳은지, 그것을 영업비밀로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부터 논해야 한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업무관련성을 입증하기 위해 신청한 노동자에게만 공개하면 되는가?

아니다. 이 역시 법원의 판결을 인용한다. 

“국민의 ‘알권리’, 즉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는 자유권적 성질과 청구권적 성질을 공유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는 권리이고, 그 구체적 실현을 위하여 제정된 정보공개법도 제3조에서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여 정보공개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정보공개법 제9조가 예외적인 비공개사유를 열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국민으로부터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공개를 요구받은 공공기관으로서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공개하여야 하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위 각 호의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증명하여야만 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공기관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여부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삼성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는 공개할 용의가 있으나, 다만 해당목적이외로 활용되거나 누설되지 않도록 한다는 영업비밀보호를 위한 책임준수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알 권리와 동등한 수준의 기업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제껏 삼성은 노동자들의 업무 관련성 입증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 2016년 11월 29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과 반올림이 함께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16년 10월까지 삼성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산재판정을 위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보낸 업무환경 관련 질의 및 자료제출 요청 77건 중 삼성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답변 자체를거부한 경우는 64건(83%)이었다. 일부 공개했던 자료들조차 영업비밀을 빌미로 먹칠을 하거나 공란으로 비워 보내는 것이 다반사였다. 더구나 거대자본의 이해를 지키는데 동원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이 존재하는 한 직업성 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입증책임을 고스란히 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알 권리는 훨씬 더 엄중하게 지켜져야 한다. 일부 언론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되면, 국가 핵심기술이 유출돼 반도체산업 기반이 흔들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공개는 필요하지만, 기업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알게 된 정보의 비밀보호 방침을 준수하고 유지하기 위한 규칙과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 속에는 어떤 것이 영업비밀이 돼야 하는지, 건강과 생명에 유해한 물질 사용이 영업비밀이 될 수 있는지 하는 기본 문제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업비밀이 일단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알 권리와 기업 이윤추구 사이의 기계적 균형만을 다루고 있다. “알 권리 보장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절차와 방법을 명확하게 규정하면 될 것”이라는 논리는 일면 타당해 보이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작업중지권 발동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소송의 승소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단지 노동자들의 권리행사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절차와 방법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길고 지루하고 비용이 많이 들수록 효과적인 소송을 남발할 수도 있다.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되는 물질이나 공정이 영업비밀이 될 수 있는가?

안 되는 일이다. 보편적 상식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껏 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영업비밀로 분류할 수 있는 주체는 화학물질을 양도, 제공하는 사업자이고 영업비밀로 분류되는 사유를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밝혀야 한다고만 돼 있어, 사업자가 영업비밀로 판단하면 영업비밀이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리고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와 주민 건강을 위해 물질이나 공정에 대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이미 법원은 분명하게 판결문에서 정리하고 있다.

“이 사건 보고서는 반도체 사업장인 삼성전자 온양공장을 대상으로 한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기재된 문서로서,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통해 해당 작업장의 어느 공정 및 어느 지점에서 유해화학 물질 등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망인을 비롯하여 해당 작업장의 전·현직 근로자들의 안전 및 보건권의 보장, 나아가 해당 작업장이 위치하고 있는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명·신체의 건강 등의 가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모든 유해물질이 생산현장과 일상에서 사용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렇게 되면 좋겠으나 아직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유해한 물질들은 영업비밀로서 숨겨져서는 안 되며 등록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유해하기에 취급하는 노동자들이 더욱 유의해야 하고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며, 지역 사회에서 관리 수준에 대해서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영업비밀 사전 심사제가 필요한 것인가?

그렇다.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기업이 그 성분이나 함량 등을 영업비밀로 하고자 할 때 이를 심사하겠다는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화학제품 제조사들이 원료 성분을 확인하고 안전한지 검토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이를 사용하는 노동자·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다. 설사 기업 활동을 위해 영업비밀이 필요한 경우라도 제조하는 자는 필요한 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영업비밀로 하는 물질과 성분이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알리고, 이에 대처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통해 영업비밀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와 기업이 제시하는 예방조치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일 것이다. 오히려 여러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음에도 이런 조치가 이제야 제안된 것에 아쉬움이 크다.

삼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대 기업이 이윤에 눈이 멀어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를 감추고, 영업비밀 사전심사제가 시행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삼성은 영업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직업병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도 받고있다. 이런 지탄과 의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쉽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전면공개하고, 영업비밀 사전심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및 영업비밀 제한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대한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촉구 기자회견

[기자 회견문]

규제개혁위원회는 생명안전의 관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엄정하고 신속히 처리하라

 

위험의 외주화 금지, 기업의 영업비밀 남발을 규제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내일(13)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에 우리는 규제개혁위원회가 생명안전의 관점에서 개정안을 엄정 심의하고 신속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매년 2,400여명의 산재사망이 반복되고, 하청 노동자의 산재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30개 기업 산재사망의 90%가 하청 노동자이다. 또한, 기업의 영업비밀 남발로 현장에서는 화학물질의 독성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수 많은 노동자들이 원인도 모른 체 직업병으로 죽고 병들고 있다. 그러나,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기업의 영업비밀 남발을 규제하는 입법은 수차례 표류하고 폐기된 바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노동자들의 죽음과 고통이 지속되어야 하는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중요규제로 심의 대상에 오른 것이 수은, 도금등과 같은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금지이다. 30년 전 15살 소년 문송면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 수은은 이미 국제적으로 금지되고, 한국도 국제 협약에 가입했다, 그러나, 2015년 광주 남영전구에서 4단계 하청으로 내려간 설비 철거작업에서 20명의 노동자가 수은에 중독되었다. 2018년의 문송면은 하청 노동자 인 것이다. 2016년 구의역에서 19살 김 군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도 위험을 알리려면 9단계를 거쳐야 하는 하청 노동자 였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도 수 백 페이지 안전 메뉴얼도 외주 하청 구조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현장에 만연하는 다단계 하청은 이미 하청 업체의 전문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단순 노무도급으로 중간착취만 양산하는 것임이 수 없이 확인되었다. 어떤 논리로 포장하더라도 유해위험 업무의 도급 금지를 반대하는 것은 예방책임도 보상책임도 사망에 대한 처벌도 빠져나가는데 급급한 재벌 대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에 불과하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오히려 제출된 도급금지의 범위를 더욱 추가 확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는 물질안전보건자료와 영업비밀 관련 규정도 심의하게 된다. 현장에서 수많은 화학물질이 취급되지만 수 십년 동안 독성 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60%이상은 기업이 스스로 영업비밀로 기재하고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20% 가까이는 영업비밀 대상이 아닌 것도 영업비밀로 둔갑시켜 왔다. 지속된 화학사고로 지역주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영업 비밀을 제한하는 심의기구가 화학물질 관리법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화학물질에 8시간- 10시간씩 노출되며 일하는 노동자는 방치되어 왔다. 화학물질 독성 정보를 노동부에 보고하고, 노동자에게 공개하며, 기업의 영업 비밀에 대해 엄격히 제한하는 법안이 도대체 왜 기업에 대한 규제로 둔갑해서 심의대상인지가 오히려 의문이다. 법안의 신속한 심의 통과 뿐 아니라. 투명성 강화를 위해 화학물질 관리법처럼 민간이 참여하는 심의기구를 구성하도록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생명안전을 가장 우선에 놓겠다는 정부이다.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그 정책을 실질화 하겠다며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내일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2월 입법예고 이후 경총을 비롯한 사업주 단체들은 반대를 거듭해 왔다. 그러나, 경제규모 11위이면서도, 20년 가까이 매년 점검에서 90%이상이 산안법을 위반하고, 2,400명이 산재로 사망하는 현실에서 과연 자격이 있는가를 되 묻고 싶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 수 많은 대형 참사가 생명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완화가 원인이었던 점이 드러난 바 있다. 참사이후 박 근혜 정부조차도 안전에 대한 규제완화는 남발하지 않겠다고 했었고, 국회에서는 생명안전에 대한 법 제도 개선은 규제개혁심의위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공론화 된 바 있다. 이제 내일 심의하게 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생명안전을 우선하는 문재인 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의 실질적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생명안전의 관점으로 엄중하고 신속한 심의 처리를 할 것은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8712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반올림, 일과 건강,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생명안전시민넷,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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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 안내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토론회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

- 일시: 2018년 7월 17일 화요일 13시
- 장소: 프란치스코회관 211호

1부 증언대회
- 사회: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 증언
문송면 유가족 (문근면, 고인의 형님)
원진레이온 직업병 재해자 (장옥희, 박쌍순)
반올림 직업병 재해자 및 가족 (한혜경, 어머님)
이길연 집배원 유가족 (이동하, 고인의 아들)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이너 장민순 유가족 (장향미, 고인의 언니)
산재피해 이주노동자 (알리 모하마드 투힌, 방글라데시 노동자)
제주 현장실습생 이민호 군 유가족 (이상영, 고인의 아버지)
유성기업 가학적 노무관리와 일터괴롭힘 (김성민, 금속노조 대정충북지부 유성영동지회 사무장)

2부 대토론회
- 사회: 이상진 (문송면·원진노동자산재사망30주기추모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 발제1: 문송면·원진노동자 투쟁과 그 후 30년(노동안전보건운동이 걸어온 길)
/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

- 발제2: 2018년 노동안전보건의 과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청소년 소수노동자건강권, 화학물질 알권리 보장, 과로사OUT, 위험의 외주화 금지, 정신건강 보호, 생명안전권 헌법 명시)
/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 토론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박순철 (생명안전시민넷사무처장)
천지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산업재해팀장)
이고은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운영위원장)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

- 종합토론


[기자회견] 문송면, 원진 30주기 추모와 반올림 농성 1000일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살아오는 문송면 원진 노동자 함께 걷는 황유미

74일 삼성을 포위하라

 

30년 전 바로 오늘 19887215세 소년 노동자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 같은 해, 열악한 현장의 현실이 알려진 원진 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은 산재로 인정된 노동자만 915명이었고, 30년 전의 중독은 매해 죽음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230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그 과정에는 137일간의 장례투쟁과 7년간의 노동자, 시민의 연대 투쟁이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OECD 경제규모 11위 국가로 고 성장을 했지만,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은 달라진 것이 없다. 30년 전 15살 송면이 를 죽음에 이르게 한 수은 중독은 국제적으로 사라졌지만, 한국에서는 4단계 하청이 진행된 말단 하청 노동자 20명의 수은중독이 발생했다. 2016년 삼성과 LG 핸드폰 부품 하청공장에서 불법 파견되어 일하다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한 7명의 청년노동자, 지하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사망한 19세 청년 노동자 김군, 2017년 현장 실습 중 커다란 적재기에 끼여 사망한 특성화고 이민호 군. 그리고 매년 6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건설현장, 매년 2400명이 넘게 산재로 사망하는 대한민국 자체가 바로 이 시대의 문송면 이며 원진레이온 노동자이다.

30년 전 원진레이온의 수 년간의 투쟁 또한 바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직업병 인정 투쟁이 10년이 넘게 지속되고, 반올림 농성이 1,000일을 맞고 있다. 320명의 직업병 피해자와 118명의 사망이 발생한 삼성은 2015년 스스로 요구하여 설치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자체 보상위원회를 가동하더니 그 해 107일 조정위원회를 통한 대화마저 단절했고, 이는 반올림 농성 1,000일로 이어졌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다.

 

더욱이, 산업안전보건법으로 노동자에게 제공하고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를 산재신청 노동자에게 주지 않아, 법정 소송까지 진행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나 이마저 거부했다. 동종업계에서는 다 공개하는 자료를 영업비밀이라는 주장으로 공개를 거부하더니, 법원이 인정하지 않자 이제 국가핵심기술이라는 논리를 들어 공개를 막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삼성을 여전히 비호하는 친삼성언론과 함께 산자부 등의 정부기관까지 합작하고 있다.

 

30년 전 문송면, 원진레이온 산재사망이 오늘 하청, 파견 노동자의 산재사망으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핵심적 주범은 바로 재벌 대기업이다. 십수년 동안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지목되는 건설업, 조선업은 현대,SK,대우, 포스코 등 줄줄이 재벌기업의 하청 노동자다. 삼성은 반도체 직업병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사고로, 2013년에는 울산에서 물탱크 폭발사고로, 불산 누출로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고, 지역 주민을 위험으로 몰고 간 바 있다. 삼성은 이렇게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면서도, 노조의 결성은 하청 업체를 진두지휘하면서까지 철저하게 파괴했다. 정경유착, 불법경영세습. 분식회계 등 끝이 없이 드러나고 있는 삼성의 범죄행위는 재벌 체제를 해체하는 것만이 한국사회 양극화의 해결방안이라는 것을 오히려 웅변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1988년의 문송면, 원진 레이온 산재사망 투쟁이 2018년 반올림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고, 근본적 해결을 위한 재벌 개혁 투쟁으로 확대되어야 함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바이다. 재벌 대기업의 탐욕을 위한 무차별적인 위험의 외주화가 중단되지 않으면, OECD 산재사망 1위국의 오명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 대기업의 영업비밀 주장을 끝장내지 않는 한 수 많은 직업병 노동자, 23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양산을 막을 수 없다.

 

30주기 추모 조직위, 반올림, 민중공동행동은 74<30주기 추모와 삼성포위의 날>을 힘차게 전개할 것이며, 더 많은 시민과 노동자가 참여하는 공동행동을 더욱 힘차게 지속해나갈 것이다.

 

201872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반올림, 민중공동행동


070230주기반올림기자회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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