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통권 168호 / 2018.02



○ 특집 
1. 최저임금 따라 나의 삶의 질도 오르려면? / 유선경 민주노총 인천본부 상담실장  

2. 출퇴근 재해 산재인정이 넘어야 할 것들 / 홍이 한노보연 회원  

3. 뇌심 업무상 질병 고시 개정안에 대해 /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  

4. 2018년 노동안전보건 행정, 달라져야 한다 / 김재광 한노보연 소장  

5. 그냥 내 나라예요, 거기도! / 최수정 <담> 프로젝트, 수원이주민센터 
 

○ 노동안전 건강뉴스

트럼프 정부, 안전보건청 인력 줄인다 

최강 한파에 옥외 노동자들이 위험하다 / 콜라비 선전위원 



○ 지금 지역에서는 
부산지역 학교석면철거공사 모니터링 진행
석면방직공장 회사를 상대로 환경성석면피해소송 승소 / 이숙견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 안전보건동향
영국 2016~2017 산업재해통계, 사고사망 138명으로 나타나 / 최민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생애주기별 국민 안전교육 실시한다 / 재현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 안전과 건강 칼럼
근골격계질환 업무 관련성과 '공감격차' / 류현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회원  


○ 현장의 목소리 
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과로사로 죽고싶지 않습니다 / 이나래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후암동에서 食(식)빵과 함께 - 빵 만드는 오너셰프 이유나 님 인터뷰 / 재현 선전위원장 


○ 연구리포트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 선전위원회  


○ 사진으로 보는 세상 



○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야간노동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 ILO 제171호 야간노동 협약 검토 / 이혜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위험이 집중되는 열악한 사어방 실태 파악이 우선이다 / 조성식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 노동시간에세이- 과로자살 거둬내기 
'복지'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노동자, 사회복지사 / 천주희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 노동자 건강상식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6)
무릎 통증, 발을 헛딛은 후 무릎 펴는게 힘들어요! / 정경희 선전위원,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물리치료사 

○ 문화읽기
동네 책방 여행하기 / 콜라비 선전위원  

○ 발칙X건강한 책방
평등한 사회에서는 가난해도 병들지 않는다
- <건강격차> 마이클 마멋 지음, 김승진 옮김, 2017 / 정경희 선전위원  


○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2018년 달라지는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 이러쿵 저러쿵
몫없는 사람들의 몫소리 자리를 찾다
- 페미니스트 북카페femm을 열며 / 홍코알라 한노보연 회원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야간 노동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 ILO 제171호 야간노동 협약 검토 / 2018.02

야간 노동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 ILO 제171호 야간노동 협약 검토

이혜은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삶과 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대해 우리 노동시간센터는 끊임없이 이야기해왔다. 정상적인 생체리듬이 방해받아 다양한 증상과 질병이 생기는데 가장 흔한 문제인 수면장애와 이로부터 이어지는 우울과 불안,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기에 발생되는 소화기계 질병, 오랜 기간 야간노동에 종사할 경우에 높아지는 유방암, 뇌심혈관질환이 대표적이다.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 본인의 손상뿐만 아니라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여가를 보내기 어렵고 사회의 시계와 맞지 않는 시계에 맞춰 살다 보니 삶 자체가 피폐해지기도 한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인권의 측면에서 야간노동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공공의 안전과 돌봄, 사회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 공정의 특성상 연속적으로 수행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야간노동은 철폐되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간노동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그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현재 한국의 야간노동에 대한 법적 규제는 매우 미흡하다. 한국에서 아직 비준하지 못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의 야간노동협약을 검토함으로써 앞으로 야간노동 규제를 준비하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야간노동 관련 법적 규제

근로기준법에서 야간노동에 대해 규제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임금의 가산 :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 보상 휴가 :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야간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하여 휴가를 줄 수 있다.

- 야간노동의 제한 : 18세 이상 여성의 야간근로는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함. 임산부와 18세 미만자는 야간근로를 시키지 못함 (예외 : 18세 미만자와 산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여성의 동의가 있는 경우, 임신 중의 여성이 명시적으로 청구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야간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특수건강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그 대상은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다.

- 6개월간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의 시간을 포함하여 계속되는 8시간 작업을 월평균 4회 이상 수행하는 경우

- 6개월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의 시간 중 작업을 월평균 60시간 이상 수행하는 경우


ILO 야간노동협약 시사점

1) 야간노동자의 건강 보호

ILO 협약에서도 야간노동자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이상이 있을 경우에 대한 사후관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중에 특히 제6조에 명시된 야간작업 부적합 시 가능한 유사직종 전환, 급여 보전, 해고로부터의 보호 조항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도 야간작업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이 수행되고 있고 건강진단 의사는 이상자에 대해 “작업전환”을 사후관리 방법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작업전환이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고 만약 그렇게 일자리를 잃게 되면 열악한 복지제도만으로는 생계가 곤란하기 때문에 건강진단 의사는 소신껏 작업전환을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강문제로 야간노동이 어려워진 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이 훨씬 강화되지 않는 한 현재의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은 그 한계가 너무나 크다.

2) 야간노동과 모성보호

한국에서도 18세 미만과 임산부에 대해 야간노동을 제한하고 있듯이 (물론, 예외조항 덕택에 완벽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야간노동에서의 모성보호는 ILO 야간노동협약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제7조) 무엇보다 임산부에 대한 최소 16주 이상의 필요한 기간에 대해서 예외 없이 야간노동을 제한하고 있는 점은 중요한 차이점이다. 또한, 소득과 기타 직책, 승진기회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국에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과 동료에 대한 미안함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스스로 야간노동에 ‘동의’하는 임산부들이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3) 노동자의 협의 하에 계획되는 야간노동

ILO 야간노동협약에서는 사용자가 야간노동을 계획할 때에는 도입 이전에 노동자대표와 세부사항을 협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제10조) 한국에서도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의 경우 교대제에 대해 노사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제한적인 사례로 일반적으로 근무형태를 정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영권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야간노동과 같이 노동자의 인권에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는 데에서는 ILO 협약에서 규정하는 대로 노동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야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에 ILO 야간노동 협약이 중요한 시사점들을 주고 있다. 우리 근로기준법의 앙상한 조항을 볼 때 이 협약을 비준하는 것은 참 요원해 보이지만 그래도 가이드라인이 주어져 있으니 이를 향해 개선되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ILO 협약에서도 야간노동 자체를 줄이는 문제는 깊이 다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야간노동의 피해를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야간노동이라는 원인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시간 에세이 - 과로자살 거둬내기] ‘복지’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노동자, 사회복지사 / 2018.02

‘복지’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노동자, 사회복지사

천주희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몇 달 전, 문재인 정부의 정책 플랫폼이었던 <광화문 1번가>에는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제안(“복지사도 복지가 필요해”)이 올라왔다. 제안 내용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현재 사회복지 종사자는 연장근로가 가능한 특례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특례업종 분야에서 제외하라는 것. 다음은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맞춰 표준임금을 지급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돌봄 영역뿐만 아니라 학교, 의료 등 사회복지 영역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이처럼 표면에 드러난 문제만 보더라도, 사회복지사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인력난으로 과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면하는 사회복지사는 감정노동에 시달리거나 복지제도에서 탈락한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등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2011년) 제정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은 3년마다 한 번씩 실태조사를 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2013년 네 명의 사회복지공무원이 잇따라 자살했다. 이들은 20~30대 사회복지공무원이었다.

한 사회복지공무원의 유서를 통해 사유를 짐작하건대, 그는 일터에서 비인격적인 대우, 직장 내 위계적 관료문화, 업무 압박, 과로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죽음 이후, 사회복지사의 처우에 관한 문제가 잠시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여전히 현장의 사회복지사는 제도 개선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나는 아웃소싱 직원입니까?

고우리(가명, 35세) 씨는 7년 차 사회복지사다. 그녀는 현재 지역사회교육 전문가로 교육복지센터에서 일한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현재 우리 씨가 일하는 곳은 세 번째 일터이다. 사회복지사로서 그녀의 이력을 보면, 2~3년 단위로 일터가 바뀌었다. 정규직으로 채용되었지만,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규직이라고 하면 안정된 고용형태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 일을 할 수 있고, 연차에 따라 임금도 상승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에게 정규직이란, 다른 의미였다.

정규직이긴한데, 사회복지는 정규직이 특별히 크게 의미가 없는 게 워낙 위탁사업이 많아요. 그러다보니까 위탁이 종결되면 사실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좀 있어요. 지금은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위탁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어요. (...) 조건부 정규직? (웃음) 뭐라고 따로 붙이진 않는데 저희는 정규직이라는 정체성은 없어요. (...) 평가가 연 단위로 이루어지고, 3년 단위로 법인 운영 평가가 같이 이루어져요. 법인이 잘 운영하고 있는지 평가해서 재위탁 심사에 들어가는 거죠. 탈락되면 더 운영할 수 없어요. 이게 사실 사회복지사업에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해요). 이걸 민간위탁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아웃소싱 같은 거.

우리 씨의 고용구조를 보면, 교육청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교육복지센터에서 일한다. 상세하게 말하면, 교육청에서 법인에 위탁하고, 위탁업체에서 우리 씨를 고용한 것이다. 하지만 임금과 업무규칙은 교육청에서 받는다. 사회복지사는 취직하더라도 2~3년마다 기관의 위탁 기간에 따라 불안정한 고용을 경험한다.

우리 씨뿐만 아니라, 시설 사회복지사들 또한 지자체에서 법인에 위탁을 주면, 그 위탁업체에서 사회복지사를 고용하여 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씨가 자신을 “정규직”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웃소싱”에 채용된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런 구조 때문이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불안정한 노동 구조의 골자가 되는 것은 우리 씨가 말한 것처럼 “위탁사업”구조이다. 사회복지사는 개인의 업무 실적이나 만족도에 따라 평가받는 대신, 기관의 평가를 위해 일한다. 그로 인해 사회복지사는 자신과 기관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높다. 자신의 고용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3년마다 행해지는 기관평가에서 기관이 좋은 점수를 받아야 위탁이 갱신되고, 사회복지사의 고용은 연장된다.

어느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업무가 “(위탁)평가를 위한 평가”에 따라 배치되고, 연중 프로그램이나 행사 또한 최대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한 방식으로 조직된다고 했다. 프로그램 이용자의 수,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 등은 전년도보다 절대 내려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설이 독립적인 재정구조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관은 평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프로그램과 더 많은 이용자가 필요하다.


과로의 다른 언어들

: '페이퍼를 위한 페이퍼', '깔때기',

그리고 '양심 없는' 사회복지사

운영비가 부족하고 프로그램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사회복지사는 본인 업무 외에 외부 사업을 지원해서 운영비를 마련한다. 외부 사업의 경우 10원을 쓰더라도 기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페이퍼를 위한 페이퍼” 작업으로 인해 야근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일은 추가되고, 그것이 곧 조직의 실적으로 쌓인다.

사회복지사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은어 중 하나는 ‘복지 깔때기’이다. 사회복지공무원들에게는 민원에 ‘복지’만 들어가도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업무가 몰리고, 사회복지사들은 하나의 일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일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생기기 때문에 “깔때기”라는 말을 쓴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는 이유리(가명, 26세) 씨는 자신의 일주일을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표현했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센터장과 본인만 일한다. 그러니 토요일에도 프로그램이 있으면 외근해야 하고, 휴가는 엄두조차 못 낸다. 자신이 노동자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다른 사회복지사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우는 주말에 외부 행사에 참여하면, 평일에 대체휴일을 쓸 수 없다. 이런 시간은 ‘(담당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관행 때문에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야근이 많은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는 건 기본이고, 계약서를 쓸 때 추가근무나 당직을 하더라도 추가수당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에 서명을 한 사람도 있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곳은 야근이나 주말에 일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기록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휴가를 요구해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임금을 많이 줄 수 없다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상식이지만, 돈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한다. 따라서 노동자로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곧 ‘양심 없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고, 추가 노동은 사회복지사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장려된다.


‘헌신’과 ‘후원’을 강요당하는 사회복지사

다시 우리 씨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녀의 한 달 임금은 190만 원 정도이다. 7년 차 사회복지사 임금이 190만 원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그래도 자신은 낮은 편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 씨는 교육청에서 임금을 받기 때문에 그나마 급여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복지사가 더 많다고 했다. 사회복지사가 각각 다른 임금을 받는 이유는 2005년 지방분권화 정책으로 복지시설 운영비 책임은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는 법인에 사회복지 사업을 위탁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속한 지자체와 법인에 따라 각각 다른 임금을 받게 된다.

김가람(가명, 26세) 씨는 지난해 인턴 2년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임금이 인상됐다. 그녀는 월 195만 원을 받는다. 임금은 기본급 178만 원(복지관)+5만 원(재단)+12만 원(지자체 사회복지종사자 특별수당)으로 구성된다. 가람 씨가 있는 곳은 되도록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급하려고 하지만,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 임금 차이는 큰 편이라고 했다.

한편, 이유리(가명, 26세) 씨는 임금이 기본급 150만 원(센터)+20만 원(지자체 사회복지종사자 특별수당)으로 구성된다. 두 사람은 같은 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지만, 현재 다른 지역, 다른 기관에서 일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특별수당이 차이가 난다. 또한 재정이 튼튼한 시설의 경우, 사회복지종사자에게 임금을 줄 수 있지만 영세한 시설(아동, 장애인 등)이나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이처럼 저임금 구조가 지속되는 데는 사회복지 사업의 재정구조도 문제이지만, 다른 한편 사회복지사를 “봉사자”나 “헌신”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여 임금 인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는 관리자나 후원자들에 의해 지속되기도 한다.

한 사회복지사는 주변에서 “사회복지사는 그래야(가난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듣거나, “후원금으로 어려운 사람들 돕는 데 쓰라고 했지, 너희들 주려고 하는 거 아니다”는 말을 들으면 속상하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도 노동하는 사람이지만, 그 노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사회복지사로서 일의 가치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더 나아가 인터뷰에서 만난 네 명의 사회복지사는 낮은 임금에도 자신이 일하는 곳에 후원금을 내고 있었다. 그들이 자발적으로 냈다기보다, “암묵적으로 대부분 후원을 하는” 문화 때문에 월 10만 원씩 후원하고 있었다. 일하는 곳 외에도 다른 곳에 기부를 강요당하는 일이 왕왕 있다.

유리 씨는 세금과 후원금을 제외하고 한 달에 140만 원을 받으며, 그 금액으로 생계비를 해결한다고 했다. 당장은 부모님 집에 머물기 때문에 주거비가 들지 않지만, 독립을 생각하는 상황에서 낮은 임금은 독립을 주저하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는 경력이 있더라도, 경력에 따른 보상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20대~30대 사회복지사는 빠른 이직을 고민한다.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 둘이 결혼하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는 자조 섞인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사회복지사는 결혼하거나, 아이가 생기거나, 부양가족이 생길 때를 대비하기 어려운 경제적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상환은 개별 사회복지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복지 사업의 생태계가 얼마나 불안정하게 재생산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과로자살의 문턱에서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역할과 그들이 있는 현장을 떠올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착한 사람’ 혹은 ‘선의, 희생, 봉사’를 떠올린다. 타인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배려하고, 이타적이고, 헌신적으로 사명감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는 이래야한다’는 관념이 오히려 사회복지사의 노동을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다시 말해,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문화가 사회복지사를 노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어렵게 만든다.

타인의 복지를 위해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일하는 사람에게 사회에 헌신하고 감내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노동윤리와 규율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사회복지사의 과로 노동은 위탁구조라는 한 축과 동시에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문화가 만나 지속되고 있었다. 사회복지사가 이로운 일을 한다고 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감정노동 등으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갈수록 사회복지서비스 영역은 확대되고, 기존의 자원으로 사회복지 정책이나 제도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다면, 여기서 발행하는 비용은 모두 사회복지사 개인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것은 사회적 비용을 사회복지사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도 복지가 필요하다”라는 목소리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사회복지사가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살지만 정작 자신의 복지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노동환경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삶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사회복지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의 복지 또한 함께 갈 수 있다.

특집4. 2018년 노동안전보건 행정, 달라져야 한다 / 2018.02

2018년 노동안전보건 행정, 달라져야 한다

김재광 소장


새 정부 들어 국민안전과 노동현장의 안전에 대한 언급도 늘고, 이에 따른 일정한 변화가 일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문제 있는 관행과 적폐를 일소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에는 미진한 법 제도가 온전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입법적, 행정적 노력 역시 큰 진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새 정부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박하게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른바 ‘개혁 드라이브’가 현실 가능한 시기를 고려한다면, 법 제도의 정비뿐 아니라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개혁하는 것에 그리 연유만만할 시기 또한 아닐 것이다. 그간의 문제는 법제도 문제뿐 아니라 행정기관과 그 구성원의 태도도 분명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안전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법 개정의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하며, 설혹 법 개정이 여타의 사정으로 여의치 않다고 하더라도, 고용노동부와 산하 관련 기관 등은 행정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함으로써 노동재해와 현장 안전과 건강 변화의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2018년에는 입으로만 하는 개혁이 아니라면, 적어도 다음의 행정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직업병 인정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간 재해를 당한 노동자에게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믿음직한 언덕이 아니라, 넘어야할 산으로 군림하였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직업병의 인정의 높은 문턱으로 인하여, 산업재보상보험이라는 공적 사회안전망이 있음에도, 직업병 요양신청을 애초에 포기하거나, 많은 수가 신청과 심사 과정에서 좌절하고 고통 받아 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설립의 취지가 민망하게도 매년 적지 않은 흑자를 자랑하고 있다. 삼성직업병과 관련된 판결은 그간 제도의 취지가 얼마나 훼손됐는지를 다음과 보여주고 있다.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취지와 손해로 인한 특수한 위험을 적절하게 분산시켜 공적 부조를 도모하고자 하는 사회보험제도의 목적 및 사회 형평의 관념 등을 고려하여 그 인과관계의 유무를 규범적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즉 그동안 근로복지공단의 법 취지를 몰각하는 행태를 보여 왔음을 꾸짖고 있다.

직업병을 법원의 태도와 같이 넉넉히 인정하는 것은 법 개정과 관계 없이 실행될 수 있다. 최근 ‘뇌심혈관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의 변경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좋은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긍정적 신호는 여러 직업병에 확대돼야 하며 설사 희귀한 질병이라 하더라도 “발병원인이나 발생기전이 의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한 질병이므로, 발병률이 높은 질병, 발병원인 및 발생기전에 대하여 의학적으로 연구가 다수이루어진 질병과 비교하여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증명의 정도가 완화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법원의 판결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의 관점으로 확고부동하게 되어야 한다.

한편, 현장에서 가장 흔한 근골격계질환의 경우 직업성 질환이 아니라는 분명한 반증이 없는 한 모두 인정되어야 한다. 그간 이 질환에 대한 까다로운 인정 기준과 절차로 인해, 노동자들은 산재보험에 의한 요양을 못 하거나, 아니면 치료시기를 놓치고 이로 인해 오히려 장기간 요양에 이르게 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회적 비용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한, 이로 인해 유해요인인 작업장의 개선도 미진하여, 동일 작업, 동일질환 반복 다발이라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골격계질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인정되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질 높은 요양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노동환경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어야 한다

바로 얼마 전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그리고 근로복지공단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판결이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판결은 “해당 정보가 삼성전자의 경영·영업상 비밀이라고 보기 어렵고,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삼성전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라”고 하였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어느 정부 기관보다도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우선하여 보호하여야 할 고용노동부와 그 산하 기관은 그동안 초지일관 기업의 편에 서서 법적의무인 측정결과마저도 기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여, 노동자의 알 권리와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그로 인해 노동자의 고통의 시간을 연장하였던 것이 아닌가?

이것은 법이 개정되지 않아 발생한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 정부와 그 산하기관이 자신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훼손한 것이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환경을 알고자 하는 것으로 방해하는 이러한 극악한 관행은 일소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점에서 그 누구의, 그 무엇의 핑계도 될 수 없다. 각 사업장의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정보 이력이 공개되어야 한다. 각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의 정보이력이 공개되어야 한다.


노동자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나 산하 기관은 언제나 인력난을 호소한다. 이러한 주장은 분명 근거가 있다고 판단하고, 인력의 충원 역시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인력의 충원과 함께 현장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자를 만드는 것에 충실해야 한다. 바로 그러한 우군이 현장의 노동자이며, 노동조합이다.

사전적인 관리감독은 더욱더 조밀해져야 하며, 사후적인 개선 관리도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인력을 충원한들 전체 사업장을 충실하게 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 때문에 현장의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참여가 중요하다.

노동자의 ‘참여할 권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노동자의 배제는 실효적인 사업장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을 고용노동부가 인식해야 한다. 관리감독 등등을 강화하더라도 현장 노동자의 상시적 관찰과 감시 그리고 참여가 부족하면 그 목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예컨대 작은 사업장이 밀집한 산업단지에서 지역명예안전감독관 활동을 독려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의 명예안전감독관의 질 향상뿐 아니라, 사업장 정보 파악과 출입 등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지역 노동조합과 안전보건단체의 협력도 도모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 속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지역명예안전감독관이 선임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조직된 단위 사업장의 경우 관리감독에 있어 참관 내지 참가를 가능한 최대한 열어놓아야 한다. 관리감독 이후 개선조치에 대하여 사업주뿐 아니라, 노동조합 및 해당 작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차확인을 해야 한다.

교차 점검에 의한 개선 효과 향상과 더불어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책임감을 참여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강조하는 위험성평가의 이념적 기초가 ‘작업자의 주체적 참여를 통한 개선’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노동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법 개정이 지체되더라도 그동안의 행정기관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면,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된 행정이 오히려 필요한 법 개정을 좀 더 쉽게 할 수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적폐 청산의 출발은 그동안 고용노동부와 산하 기관이 자신의 반 노동자 행태를 반성하고 일소하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특집 3. 뇌심 업무상 질병 고시 개정안에 대해 / 2018.02

뇌심 업무상 질병 고시 개정안에 대해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


한국은 한해 약 310명의 노동자가 과로 때문에 산재로 사망한다. 이는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산재심사를 통해 승인된 노동자만을 말한다. 승인된 사례의 절반 정도가 사망하고, 승인율은 20%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매년 최소 3,0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의심되는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쓰러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하면서 과로하는 게 일상이고 죽도록 일하다 죽어 나가는 것이 너무 무덤덤하게 흐르는 사회. 하지만 과로사가 사회문제가 되는 국가는 많지 않다. 과로에 대한 산재보상은 일본, 대만, 한국 등 동아시아에 국한된 제도이다. ILO 국제협약이나 EU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장시간노동 자체를 규제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EU의 경우 ‘7일 평균 노동 시간이 시간 외 근로를 포함해 48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권고 하고 있고, 이에 따라 EU 국가들은 주 35~48시간을 기준 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그밖에 근로시간 평가 기간의 규정, 최소 휴식시간을 정하는 후방 규제, 근로시간 기록에 대한 규제, 대기시간에 대한 규정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2003년부터 1주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평균 근로시간 제한 없이 주 12시간의 연장 노동을 허용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으로 68시간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에 의해 노사가 합의하면, 무제한 노동이 가능하다. 이 특례는 무려 43%의 종사자가 적용받는다. 작년 말 노동부는 ‘뇌심혈관질환 산재 인정기준’ 고시를 개정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고, 만성 과로의 업무상 질병 여부를 판단할때 과로기준시간에 노동자의 업무강도나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반영하는 내용이 골자다.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업무 관련성이 증가하고, 업무 관련성이 강한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신설됐다. 

가중요인은 ①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②교대제 업무 ③휴일이 부족한 업무 ④유해한 작업환경 (한랭, 온도변화, 소음)에 노출되는 업무 ⑤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⑥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⑦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이다. 단기간 육체적·정신적 과로를 유발한 업무 변화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종의 근로자라도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에서 ‘해당 노동자가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변경하는 등 진일보한 지점이 있다.

한계도 많다. 현행 1주 평균 60시간을 넘겨야만성 과로로 판단하는 기준은 그대로 남겼다. 원칙적으로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근로시간에 대한 규정이다. 200여 년 전 영국의 산업 혁명기에나 적용할 만한 규정이 개정안에 남아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에게 적용되는 <공무상 재해 인정기준>에서 뇌심질환의 인정 기준은 주당 52.5시간이다. 공무상 재해 보다 낮은 수준의 뇌심질환 인정기준은 출퇴근재해도입처럼 또다시 평등권 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주당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시간에 대해 뇌심혈관계 질환 인정기준으로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야간근무(22:00~06:00) 업무시간 산정에 있어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으나, 현장마다 야간노동 스케줄이 다른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엄격하다. 또한, 감시 단속 업무 및 이와 유사한 업무의 야간근로 가산 적용 제외 또한 문제다. 마지막으로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불규칙한 업무, 상시 지속적인 장시간 업무, 고온업무 등이 빠졌다. 한계지점이 있지만, 개정된 내용을 산재심의 과정에서 제대로 적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근로복지공단 차원에서 질병판정위원들의 보수교육 및 판정 시 개정사항 안내 과정을 민주노총 추천 질병판정위원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할계획이다. ‘뇌심혈관질환 산재 인정기준’ 고시 개정내용을 알리고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도 진행할 것이다. 또한, 가맹산하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변화된 산재제도 관련한 교육에서 개정안을 다뤄 산재신청과 조사 및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알릴 것이다. 과로사에 대한 산재 인정 폭이 일부 확대된다고 해서 과로사가 저절로 줄진 않을 것이다. 과로사를 멈추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과로에 의한 사망이 잦은 사업장은 중대 재해사업장의 근로감독에 따라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보상만이 아니라, 과로사 예방을 위해 노동부의 행정해석 변경, 59조 특례 폐기를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선도 필요하다.

특집1. 최저임금 따라 나의 삶의 질도 오르려면? / 2018.02

최저임금 따라 나의 삶의 질도 오르려면?


유선경 민주노총 인천본부 상담실장


최저임금 7,530원이 결정되고 난 뒤 작년 10월부터 상담소에는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방법이나 최저임금 적용시기와 같은 소소한 질문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려는 회사의 꼼수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묻는 말까지 다양한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 야간까지 연장했었는데 새해가 되자 갑자기 5시간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자고 한다며 "나가라는 말이지 이게 뭐냐"고 항변하는 식당 서빙 노동자, 울며겨자 먹기로 휴게시간을 늘리고 있는 경비노동자와 택시노동자, 회사는 상여금을 기본급화하겠다고 하는데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가 없다며 답답해하는 노동자,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정리해고를 해야겠다는 회사의 말에 속수무책인 어느 공단 노동자, 지금까지 공휴일은 모두 쉬고 있었는데, 이제 모두 연차로 대체한다는데 어떻게 하냐는 노동자까지 최저임금인상 이후 각 사업장에는 다양한 형태의 꼼수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와중에 회사의 편에 서서 상여금을 기본급화하거나 상여금 지급방식을 변경하는 데 앞장서서 동의해주는 노동조합이 있는가 하면, 근무시간과 다를 바없는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바꿔치기하는 단체협약에 서명하는 노동조합도 있다. 어느 날은 왜 민노총이 노동시간 단축에 앞장서느냐고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찾아와서 항의하는 노동자가 있는가 하면 어느 날은 장시간 노동에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민주노총이 노동자에게 진정성 있는 운동을 하고 있냐고 항의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업장을 민주적인 곳으로 바꿔보겠다, 이제 이렇게 마음대로 근무조건을 정하는 관행을 바꾸고 우리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보겠다며 노동조합을 준비하는 노동자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사용자들이 내놓는 꼼수와 노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노동환경을 생각하면, 최저임금을 단지 얼마를 더 올리고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어떤 수당을 넣고 뺄 것인가의 문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간당 단가를 올리는 운동, 즉 최저임금을 올리는 운동과 함께 첫째, 어떻게 하면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둘째,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노동조건을 정하는 비민주적인 현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셋째, 사회보장시스템을 어떻게 확충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답도 만들어가야 한다.

현재의 법제도 하에서는 노동자의 쉴 권리는 너무나 쉽게 사용자에 의해 포기된다. 사용자는 연차수당을 임금 속에 포함해 휴가를 매수하거나 연차대체합의를 통해 노동자의 시기 지정권을 박탈하고 있다. 노동자 또한 낮은 임금을 보충할 생각으로 휴가를 쓰기보다 수당으로 받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쉴 권리는 너무나 쉽게 포기하고 있다. 임금을 낮추기 위해 터무니없이 긴 휴게시간도 문제다. 장시간의 휴게시간은 노동자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이다. 사업장에서 휴게시간이란 아무리 휴게공간이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있다 해도 물리적인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휴게시간이라는 명분으로 노동자의 시간은 손쉽게 사용자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된다. 

통상임금이슈든, 최저임금이슈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용자는 쉽게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있다. 불이익변경 시에는 노동자 과반의 집단적 동의가 있어야하지만, 대부분 노동자가 회사에 밉보일까 봐 혹은 회사가 어렵다고 하니 동의서에 서명을 해버리고 만다. 용기로 노동조합을 만드는 노동자도 있지만, 상담하러 온 노동자 중 대부분이 체념해버리거나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버린다. 노동조건을 정하는 건 회사이고 회사에는 막강한 인사권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

임금의 단가만을 무한정 올릴 수는 없거니와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높은 임금을 받아야만 삶이 제대로 설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 삶 대부분 시간을 돈을 벌고 일을 하는 데 써버리기보다 적정한 수입에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시스템이 함께 개선돼 나가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을 둘러싼 여러 목소리는, 통상임금 논쟁에서부터, 조금은 미완의 모습을 갖췄던 주 40시간제 도입에서부터 시작되었던 노동자의 갈망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주 40시간제가 도입되고 사라졌던 월차휴가, 대신에 며칠 더 늘려줬던 연차휴가는 연차대체 서면합의 속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휴일이라곤 주휴일과 노동절 밖에 없다는 법 논리는 야박하기 그지없다. 높은 의료비와 교육비, 차갑기 그지없는 사회보장시스템 속에서 까딱 잘못 했다가는 금방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삶을 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이라도 불사했던 노동자들이 이제껏 현장을 버텨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현장을 버텨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논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운동이 최저임금을 얼마 더 올리고, 산입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노동환경 전체를 바꾸는 운동의 출발점에 있게 했으면한다.

[현장의 목소리] 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과로사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 서우석 홍보부장 인터뷰 / 2018.02

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과로사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 서우석 홍보부장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작년 사회적으로 큰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했던 이슈가 있었다. 바로 ‘과로사’ 문제다. 짧은 단어이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 담겨 있다. 하루 15시간 넘게 일 하고 바로 새벽에 출근해야만 하는 버스운전사,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업무강도에 쓰러져간 집배원, 야근하는 사람이 많아 ‘구로의 등대’라 불린 넷마블에서 과로사한 게임개발자 등 모두 일 때문에 세상을 등진 노동자들이다.

2017년 12월13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자신이 일하던 일터에서 사망했다. 바로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 직원인 故 이기하 님(49)이다. 한국공항은 대한항공 및 대한항공과 계약을 맺은외국항공사들의 지상조업을 처리해주는 회사이다. 고인은 수하물 탑재 및 하역을 맡은 램프 여객부 93조 조업장으로 무려 17년 동안 일했던 베테랑 노동자였다. 그런 그가 왜 오전 출근한 직후 쓰러져 사망했을까. 고인을 비롯한 한국공항 노동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 서우석 홍보부장을 지난 1월18일에 만났다.

서우석 님 역시 올해 공항에서 근무한지 20년 차다. 만만치 않은 경력이지만, 본인 말고도 30년 가까이 한 사람들도 제법 많다고 한다.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버텨야만 했던 이유를 물었다.

“혼자일 때랑 가정을 꾸려 식구가 있는 사람들은 못 그만둬요. 힘들어도 계속 참고, 견디고 그러죠. 이곳 일은 여러 분야가 있는데 근무환경은 비슷비슷해요. 제가 처음에 한 일은 화물 수출·수입이었죠. 국제우편물 취급소에도 1년 있었고, 램프여객에 온지 4년째예요.”

故 이기하 님의 사망 날, 서우석 님도 출근을 했다. 

“저도 그날 아침 근무를 나왔거든요. 어떤 직원이 카톡에 소식을 올렸죠. 출근했는데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고요. 우리도 그 정도만 듣고 일 하다가 계속 소식을 기다렸죠. 그런데 숨졌다는 거예요. 사람이 일 하러 나왔는데 죽었으니까 정신이 없었죠. 노조 홍보부장이니 소식을 모르는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지방 공항의 조합원들에게도 내용을 전했죠. 일이 손에 안잡히더라구요.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 옛날부터 직원들이 누구 한명 죽어나갈 것 같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일이 많이 힘들기 때문에요. 같이 움직이는 팀 인원만 충원을 해줬어도, 병원 다니면서 일을 했을 텐데... 거의 1년 가까이 인력 충원 없이 자꾸 사람을 줄이기만 했어요. 한명, 한명 빠져나갈 때마다 노동 강도가 배가 됐어요. 심지어 어떨 때는 급하게 병원 가서 못나오면 3명이 할 때도 있었죠. 어쩔 수 없이 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노조는 고인의 죽음을 ‘과로사’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공항 업무 특성상 탄력근무를 도입해 운영한 것이고, 연장근로는 주 12시간 초과한 사실이 없다고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에서 고인의 출퇴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평균 50시간의 초과노동을 한 것 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근무한 날은 월평균 8~9일이나 됐다.

여기에 인력부족 문제까지 더해져 현장은 매일이 전쟁터와 다름없다. 고인 역시 사망하기 세달 전부터 7명이 작업할 일을 4~5명이 도맡았다. 비행기에 수하물을 싣기 위해 좁은 공간에 몸을 구겨 넣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은 노동강도가 굉장했다. 야외 작업이기 때문에 날씨영향도 크게 받는다. 인원도 부족한 상황에선 제대로 식사하기도, 쉬기도 어렵다. 어쩌다 운좋게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도, 비행기가 빨리 도착하면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다시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공항에서 일하는 지상조업 노동자 모두가 시달리는 문제다. 그러니 故 이기하 님의 죽음에 대한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고인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동료들의 정신적 충격과 상처회복을 위한 조치는 취해졌을까. 사고 트라우마를 예방하기 위해선 사건초기 대응 때부터 심리치유를 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의 대책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개인이 버티거나, 그만두거나 둘 중에 하나일 뿐이다.

“트라우마 치료? 그런거 없어요. 故 이기하 님이 근무했던 조의 조원이 5명이었어요. 그런데 사고 나고 바로 하루, 이틀 있다가 계약직 직원은 충격 받아서 회사 못 다닌다고 사표내고 그만뒀어요. 다른 친구도 일주일 있다가 자기도 그만두겠다고 부조장한테 얘기했다고 하더라구요. 자기 조의 조장이 일 하다 쓰러져 죽었는데, 당연히 그 조원들의 충격이 컸죠. 전문가들에게 의뢰해서 트라우마 치료를 해주거나 그런걸 안하고 있어요.

한국공항이란 회사가 대한항공 자회사이지만 전혀 작은 규모가 아니예요. 상장도 했고, 사원수도 적지 않죠. 매출도 크게 증가했구요. 그런데 직원들에게 푸는게 없어요. 당연히 직원들 애사심도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회사는 직원들 일 시킬줄만 알지 다른 걸안해요. 사고도 감추기에 급급하고... 몇 십년간 계속 벌이지고 있는 일이예요.“

열악한 환경은 당연히 노동자들에게 유인책이될 수 없다. 나름 기대를 품고 입사해도 버티기조차 힘들다. 일손이 부족해도 일을 그만두는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했다. 

“이직률이 높아요. 일이 힘드니까요. 실제 일을 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어서 많이 그만둬요. 제일 큰 문제는 수면시간이예요. 잠을 못자요. 출근시간만 있고 퇴근시간이 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죠. 오전 7시에 출근을 했으면 오후 4시30분, 5시 정도엔 퇴근을 해야 하는데, 그런 퇴근 시간은 아예 생각하지도 말라고 같이 일하는 선배들이 얘기할 정도죠. ‘1시간 후면 퇴근이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오늘 일이 끝나야 끝나는 거라는 식이예요.”

존재하지 않는 퇴근과 부족한 수면시간 외에도 이들을 힘들게 하는 건 유동적인 업무표다. 어떤 날은 오후 5시에 출근이고, 어떤 날은 오후 4시, 또 다른 날은 새벽 5시. 심지어 30분 간격으로 쪼개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신입직원들은 알람을 맞춰놓고 자도, 2~3일 일을 하고나면 힘들어서 알람 소리를 못 듣고 지각을 하거나 심지어 출근을 못하기도 한다. 또 퇴근과 출근 시간 간격이 지나치게 짧아 집에 가지 않고, 회사에서 자고 출근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비인간적인 업무 스케쥴은 10명 중 겨우 2~3명만 남게 하는 악조건으로 작용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더욱 강도 높은 노동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비행기랑 여행객은 계속 늘고, 수하물 양도 많은데 오히려 일하는 사람은 줄어요. 적은 인원이 일을 하다보니까 과로가 되고, 과로사가 발생했죠. 몸에 질병도 많이 생겨요. 비행기하고 시간 싸움을 하다보니까 식사를 못해요. 제일 긴 노동시간이 일 하는 기준으로 15~16시간 정도인데 그러면 하루 세끼는 먹어야 하거든요. 운이 좋으면 먹는거고, 반대로 한 끼만 먹고 일하는 경우도 많아요. 아파도 병원에 못가죠.

쉬는 것도 문제예요. 만약 휴게공간이 있다고 해도 이용할 시간이 없어요. 사실 진짜 조용하게 직원이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이건 저희만의 문제가 아니고 인천공항의 문제이기도 해요. 인천공항 전체를 둘러봐도 일하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자체가 없거든요.”

높은 노동 강도는 당연히 일하는 사람의 몸에 좋을 리가 없다. 서우석 님 본인도 일하다 엄지손가락 일부가 잘려나갔다며 본인의 손을 슬쩍내밀었다. 또 근골격계질환으로 어깨 근육이 파열되어 두 달간 집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본인만 시달리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일 자체가 좁은 공간에서 쭈그려 앉아 무거운 가방이나 화물을 다루다 보니 양이 많을 때는 주먹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가방을 쌓는다. 그런 일을 길게는 20~30년 하다 보니 당연히 몸이 성한데가 없다. 하지만 병원에 치료 받으러 가지도 못하고, 만약 입원까지 해도 자기 연차를 쓰는 경우가 태반이다. 산재여도 회사가 거부해 하지 못한 경우가 제법 많다고 했다.

안전장비 지급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신청을 하면 새 물품을 지급 해주는 식이었다. 지금은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여 1인당 포인트 내에서만 구매를 해야 하고, 만약 포인트가 없으면 개인이 사비를 들여 구매하는 식이다. 회사에서 주는 포인트는 필요한 안전장비를 사는데 턱 없이 부족하다. 서우석 님도 올 겨울 새방한화가 필요했지만, 새 작업복 교체를 위해 방한화를 본인 돈으로 샀다고 했다.

“사고가 났지만 변한 게 없어요. 작년 3월에 강영식 대표이사가 한국공항 신임사장으로 취임했어요. 그뒤로 현장은 더 힘들어졌습니다. 1년 가까이 인력충원도 안하고 있고, 줄어든 인력으로 계속 일하고 있거든요. 특히, 유족에게 먼저 손을 뻗어 책임 있는 사과나 배상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유족들에게 상처만 주고 있어요.”

결국 사람이 한 명 죽었지만, 현장은 여전히 바뀐 게 없다. 고인의 장례식 또한 아직 치루지 못했다. 유족과 민주한국공항노조는 ▲회사의 공식사과 ▲산재처리 ▲유족보상 ▲주52시간 근무준수 ▲적정인력 배치 준수 및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우석 님은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 약 3천명 가까운 이들이 서명했다.

“회사는 자기들 힘들땐 직원들에게 봐달라고만 하고, 막상 직원들이 어려움에 처하거나 목숨을 잃어도 눈 하나 꿈쩍을 안해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도 넣었어요. 정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는 자기가, 노조가 대단한 걸 바라는 게 아니라고 대답했다. 가족들과 단 한, 두 시간이라도 시간을 갖고 싶고 집에 대소사가 있으면 참여를 하고, 아프면 병원에 가고 최소한 인간답게는 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공항 노동자들의 행보에 우리가 함께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 지난 2월 1일 저녁 유족과 회사 측의 협의를 통해 故이기하 조합원의 위로 보상과 장례 일정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고인에 명복을 빕니다.

[언론보도] 산재사망 획기적 감소의 필요조건 (매일노동뉴스)

산재사망 획기적 감소의 필요조건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 김재광
  • 승인 2018.02.08 08:00







정부는 지난 1월23일,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에 조응해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발표했다. 감축 목표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 사망만인율 절반 감축’을 설정했고, 이를 위해 ‘주체별 역할·책임 명확화 및 실천, 위험 분야 집중관리, 현장 관리·감독 시스템 체계화, 안전인프라 확충 및 안전중시 문화 확산’을 실행 계획으로 내놓았다. 이를 통해 5년 내에 사망재해 수준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까지 감축하겠다는 것인데, 현재의 노동현장 상태를 아는 관계자들이라면 실로 이 목표가 얼마나 파격적인지 알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655

[언론보도] [기자수첩] 수당보다 근로자 건강이 우선 (매일일보)

[기자수첩] 수당보다 근로자 건강이 우선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2.05 14:19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말에 일을 할 경우 임금에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중복 가산할지를 놓고 공개변론이 열린 것이다.

근로자 측은 휴일근로수당은 쉬는 날 일을 시키지 말라는 취지로 지급하는 것이기에 연장근로수당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사용자 측은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수당을 중복해 임금을 지급할 경우 비용이 과다해 근로자 고용에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384615

<일터24> 버스운전노동자 이정수 님의 하루 (2부)


미디어뻐꾹님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일터24시> 프로젝트입니다


일 하는 사람의 노동과정과 일터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 
우리 사회가 알고, 함께 고민하며, 변화시켜 나가야하는 것들 조금씩 
다가가고자 기획했습니다


그 첫번째 이야기로 버스운전노동자 이정수 님의 하루를 담아보았습니다


컴컴한 새벽길을 나서 시민들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운전대를 잡는 그의 이야기 2부입니다


https://youtu.be/Oqf8H_nekVs

[토론회] 2018 현장연구나눔마당 안내


2018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현장연구나눔마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매년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한 연구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토론하기 위한 '현장연구나눔마당'을 진행합니다. 

올해는 2017년 연구 활동 중 한국의 노동시간 관련 기준 실태를 외국 기준과 비교 연구결과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한국의 노동시간 관련 기준, 어디쯤 와있나? 

- 외국/국제비준과 비교 결과를 중심으로"

○ 일시: 2018년 2월3일(토) 14시~18시

○ 장소: 민주노총 15층 교육원


[세션1] 노동시간/교대제 관련 기준과 개정 방향

발제/ 권종호 (한노보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토론/ 조성애 (공공운수노조),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세션2] 쉴 권리, 모성보호/가족돌봄 관련 기준과 개정 방향

발제/ 콜라비 (한노보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토론/ 최정우 (민주노총), 천지선 (민변 노동위 산재팀)


○ 문의: laborr@jinbo.net / 02-324-8633

[토론회] 직업환경의학 <올해의 현장 2018> 안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및 직업환경의학센터 정기심포지움

직업환경의학 "올해의 현장 2018"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에서는 해마다 "올해의 현장"이라는 이름의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 해, 가장 주목 받았던 현장연구, 주목 받아야 할 현장을 소개하고, 노동자들이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택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비롯한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주제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 일시: 2018년 2월2일 (금) 오후1시

○ 장소: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 504호


[제1부] 택시운전노동 

발제) 택시 운전 노동 실태와 건강 / 김형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토론) 오봉훈 (전택노련), 조기홍 (한국노총), 이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제2부] 현장실습 

발제) 제주도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으로 본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안전과 건강 / 김경희 (제주현장실습대책위 사무국장) 

토론) 강문식 (민주노총 전북본부),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문의: 02-2258-6696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ILO 제47호 주 40시간 노동 협약’ 비준의 내막 / 2018.01

‘ILO 제47호 주 40시간 노동 협약’ 비준의 내막

권종호 선전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한국은 여전히 OECD 연평균 노동시간 1, 2위를 다투는 장시간 노동의 나라다. 이런 나라가 ILO의 주 40시간 노동 협약을 비준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 협약은 ‘노동자가 근대산업의 특성인 급속한 기술적 진보의 혜택을 가능한 한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노동에 있어서 노동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기 위하여 계속적 노력을 하고’, ‘생활 수준이 저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 40시간제 원칙을 승인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매우 간단한 협약이고 1935년에 채택된 매우 오래된 협약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의 무거움 때문에 실제 이 협약을 비준한 국가는 ILO 187개 회원국 중 15개국에 불과하다. 심지어 OECD 소속 유럽 국가로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만 비준한 상태이다. 한국은 이 협약을 2011년에 비준했지만, 비준 이후에도 연평균 노동시간이 무려 2,113시간으로 1위 멕시코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연평균 노동시간과 비준조차 하지 못했던 다른 OECD 국가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을 <그림 1>을 통해 확인해보자. 연평균 노동시간 2위 국가의 주 40시간 노동 협약 비준이, 얼마나 낯 뜨거운 일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망신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까. 일반적으로 국제협약을 비준하면 그로부터 1년 이내에 그 협약이 실정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그 때문에 국제협약 비준 이전에 이에 대한 입법절차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조율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2010년 이명박 정부도 이를 위해 ‘주요 ILO 협약의 비준을 위한 국내 법제도 비교 검토’라는 연구보고서를 한국노사관계학회에 의뢰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ILO 제47호 협약에 대해 ‘협약의 취지나 목적이 구체적인 기준의 제시가 아니라 원칙의 승인과 적용의 확대를 통한 보편적 기준으로의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현행법 기준으로도 충분히 비준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협약에 자세한 규제 내용이 없이 원칙만 있고 한국의 근로기준법 제50조에 주 40시간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주 68시간 노동을 인정하는 행정해석, 그보다도 더 긴 노동시간을 인정하는 광범위한 특례업종, 간주시간제, 감시, 단속 노동 등의 현실을 두고 ‘모든 종류의 노동에 있어서 노동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기 위하여 계속적 노력을 하고’, ‘생활 수준이 저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 40시간제 원칙을 승인’하겠다는 제 47조 협약을 비준한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2010년 이명박 정부는 G20 정상회의 개최, 한·미 및 한·EU FTA 체결에 구색맞추기로 마구잡이 ILO 협약 비준을 진행하며 제47조 협약까지 비준했다. 연평균 노동시간이 1,368시간에 불과한 독일도 비준하지 못한 협약을 말이다.

이번 문재인 정부는 ILO 기본 협약을 2019년까지 모두 비준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협약은 제47조 협약과 달리 내용도 구체적이고 비준 후에도 ILO로부터 꾸준한 감시를 받기 때문에 비준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오기만 한 비준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그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 비준이 그 취지에 맞게 이행되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더는 제47조 협약의 비준 상황과 같은 부끄러운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미 비준된 제47조 협약은 더는 부끄럽지 않게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모든 종류의 노동에 있어서 노동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기 위하여 계속적 노력을 하고’, ‘생활수준이 저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 40시간제 원칙을 승인’한 국가로서 노동 시간 기준 제외 업종 및 연장노동을 모두 폐지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68시간 행정해석의 폐지, 특례업종 대폭 축소, 간주시간제 및 감시, 단속 노동에 대한 기준 재설정 등은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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