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 일하다 죽고 다치는 것은 기업의 책임 /2017.3

일하다 죽고 다치는 것은 기업의 책임




최민 상임활동가


안전한 일터, 노동자만 서약하면 되나요? 

2016년 말, 안전보건공단에서 발행한 ‘이륜차 안전배달 가이드’ 소책자를 받았다. 2013~2015년 음식업종 사망자 125명 중 80%에 해당하는 99명이 이륜차 이용 배달 중 사망자였던 만큼, 이륜차 안전배달은 고용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 서비스 산재예방 부문에서 관심을 많이 쏟는 분야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소책자를 펼쳐보았으나 ‘이륜차 안전운행 실천을 위한 서약서’의 내용은 역시 실망스러웠다.

사업주와 노동자가 함께 ‘서약’한다는 수칙에는 ▲복장을 단정히 하고 헬멧, 무릎보호대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한다. ▲과속, 난폭운전, 신호위반 등 불법운행을 하지 않는다. ▲운행 중 흡연, 휴대전화 통화 등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가 전부였다.과속과 난폭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건당 수수료나낮은 임금을 개선하고, 30분/40분 배달제를 없애겠다는 사업주의 ‘서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고없는 안전한 일터는 온전히 노동자 개개인의 책임이 되었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사망을 기업의 책임이 아닌 다친 노동자의 책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다른 접근은 가능하다 

하지만, 산업재해·사망재해를 보는 다른 시각은 가능하다. 2016년 아주 인상 깊었던 기사 중 하나는 1년에 40건ㄱ 발생하는 사망재해 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들어 ‘단 한 명도 일하다 죽어서는 안 된다.’며장기적인 시각에서 자국의 노동환경 개선 전략을 발표한 스웨덴 정부에 대한 소식이었다.(송지원, 스웨덴 정부의 근로환경 개선전략, 국제노동브리프, 2016년 6월호, 77쪽. 한국노동연구원) 1년에 2천여 명이 일하다 죽는 한국에 비해 아주 적은 사망재해 숫자도 놀라웠고 (스웨덴 인구는 950만 명 정도로 한국의 1/5~1/6 수준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분명하게 기업의 책임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와 달랐다. 교육, 안전문화 확산 등 모호하고 노동자들의책임을 강조하는 접근 대신 스웨덴 정부는, 근무 중 발생한 사고와 질병에 대한 신고와 등록 체계를 정비하고, 3년간에 걸쳐 스웨덴 기업들의 근로환경법 위반에 대한 점검 및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줄일 만큼 많이 줄였다고 생각되는 사망사고 숫자임에도, 이를 더 줄이기 위해 제일 먼저 내놓은 대책은 사고와 질병을 더 많이 드러내게 하고, 이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 산재 신고 대상을 축소시켜 사실상 산재 은폐를 조장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와 사뭇 다르다.


일본, 과로기업 공표

2016년 연말에, 일본 최대 광고회사 신입사원이 과로로 자살한 사건이 ‘과로사’로 인정되었다는 보도 후, 일본 정부의 여러 대책이 한국 사회에서도 화제가 됐다. 사건 이후 관심을 끌었던 일본 정부의 대책 중 하나는 월간 80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를 시키는 기업 혹은 두 군데 이상의 지역에서 과로사나 과로 자살이 확인된 기업의 이름을 공표하는 것이다.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 이름을 공표하는 것처럼 과도한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거나, 그 결과로 과로사나 과로 자살이 발생한 경우도 블랙 기업으로 기업 이름을 공개하고 사회적으로 압력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과로사, 과로자살 문제가 명확하게 기업의 책임이며, 기업의 변화를 통해서만 이를 줄일 수 있다는 철학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개별 노동자들의 일중독이니, 늘어난 경제적 필요와 같은 얘기를 중심에 두고 대안을 논의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단순히 더 강한 처벌, 형사적 처벌을 하자는 주장이 전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이것이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겉핥기식 사고분석 대신 사고의 본질적인 이유를 밝히는 것, 그리고 이런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까지 포함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망사고 등 중대한 재해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안전기준 및 규칙의 문제이며, 생산과정 전반에 걸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 전반의 수준에서 책임을 묻고, 그런 수준에서 이후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 구체적인 정책, 입법 방안은 이미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었고, 여러 차례 국회에서 진지하게 검토/ 토론되기도 했다.

그러니 이번 대선에서 주목할 부분은 ‘우리가 당하고 있는 산업재해를, 일터에서의 사망 사고를 어떻게 보고 있고, 누구의 책임이라 생각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까 한다.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자신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책임을 방기하는 현재의 상황을 계속해서 묵인할 것인가! 대선 주자들 뿐 아니라, 벚꽃 대선 정국을 만들어낸 우리 자신이 대답해야 할 때다.


특집 1. 모든 산재를 산재로! /2017.3

모든 산재를 산재로!



콜라비 선전위원


지난겨울,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봤다. 오랫동안 해온 일을 병이 생겨 할 수 없게 된 다니엘이 질병 수당을 받으려 한다. 의사 소견 때문에 일을 하 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관공서 직원은 다니엘에게 구직 활동을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나이 많은 그에겐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조차 버거운데 말이다. 생활에 필요한 수당 몇 푼을 받기 위해 그는 자존심을 몽땅 내놓아야 한다. ‘자존심을 잃으면 모두 다 잃는 거요.’


영화의 배경은 영국이었지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여러 노동자가 떠올랐다. 최초요양신청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직업환경의학과를 찾은 연로한 전직 광산 노동자들. 여러해 직업병 인정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반올림과 반도체 노동자들. 질병판정위원회에 출석해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잘 부탁드린다고 위원들에게 고개 숙이던 어떤 산재 노동자. 


입증책임.. 산재보상의 높은 장벽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을 얻었을 때, 보상받기 위해 넘어야 하는 장벽이 너무 높다. 몸이 아프거나 다친 노동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장벽은 입증책임 문제다. 지나치게 엄격하고 협소한 산재 보상 승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당사자가 업무 관련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 과정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리기도 하고 긴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노동자는 사망하기도 한다. ‘지금’ 일하면서 어떤 물질을 다루는지조차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일하는 노동자들을 부지기수로 만난다. 그런데도 그렇게 일하다가 병이 생기면 노동자 스스로 그걸 증명해야하는 것이다. 게다가 직업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를 영업비밀이라는 핑계로 회사가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재해 당사자인 노동자가 입증하지 하지 않으면 인정받을 수 없는 지금의 구조를, 사업주가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산재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

이러한 입증책임은 산재보험 제도가 가진 문제점이다. 하지만 이런 산재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이 테두리 밖에 있는 노동자들도 많다. 골프장 경기보조원, 보험설계사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등은 이러한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 기준 특수고용노동자는 45만 6,254 명에 달하지만, 그중 10.9%만 산재보험에 가입되어있다. 특히 특수고용노동자를 일하고 있는 사업장 중 산재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은 2012년 7,147개에서 2016년 7월 기준 6,091개로 14.7% 감소했다. 특수고용노동자 10명 중 9명은 일하다 다치거나 병을 얻어도 산재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산재은폐를 부추기는 이상한 산재예방 제도

이렇게 노동자 개인이 산재보상을 받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지만, 구조적인 산재 은폐는 더욱 견고한 장벽과도 같다. 한국의 산재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0여 년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산재율은 0.59%로 OECD 전체 평균(2.7%)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단순한 통계만으로도 산재 은폐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은수미 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11~2013년 사내하청 노동자의 건강보험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추정 산업재해율은공식 재해율의 평균 23배에 이른다.


이렇게 심각한 산재 은폐 문제의 이면에는 그것을 부추기는 제도적 문제가 있다. ‘보험료 개별실적 요율제’는 사업장의 재해 발생 정도에 따라 요율을 최대 50%까지 인상 또는 인하하는 제도로, 산재보험 도입 당시부터 산재예방을 위해 시행되어왔다. 즉,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업종과 사업장에 보험료를 더 많이 부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사업주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재를 공상 처리하거나(산재 은폐) 위험한 작업이나 공정을 외주화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산재가 산재로 처리되지 않으면 그에 대한 부담은 산재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으로 돌아간다. 기업이 부담해야할 보험료를 국민들이 나눠서 부담하도록 떠넘기는 셈이다. 게다가 산재가 통계로 잡히지 않고 은폐되고 있으니, 실제로는 더 많은 산재 보험료를 부담해야할 대기업들이 오히려 막대한 규모의 산재 보험료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개별실적 요율제 적용 산재 보험료 감면현황’을 보면, 30대 상호출자 제한기업 집단 중 삼성이 2015년 1,009억 원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았고, 현대자동차 785억 원, SK와 LG가 379억 원을 각각 할인받았다. 작년에만 원하청 노동자 14명이 업무상 재해로 숨진 현대중공업도 228억 원을 할인받았다. 산재를 은폐함으로써, 실제로 발생한 산재에 대한 부담을 일반 국민들(건강보험)에게 돌리는 것은 물론, 그 덕분에 산재 보험료 감면 혜택까지 받은 것이다. 이렇게 산재은폐를 부추기는 개별요율제, 그로 인해 대기업에 보험료 감면 혜택이 몰리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건설노동자라고 불러주세요 /2017.4

‘건설노동자’라고 불러주세요

 


정경희 선전위원



수원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출입구에서 마중 나온 김창규 님을 만났다. 김창규 님은 형틀목수이자 건설노조 경기중서부 조합원이기도 하다. 출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1, 2층으로 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들이 보였다. 그 사이로 들어가 녹슨 간이계단을 따라 2층 컨테이너 박스로 올라가니 조합원들의 휴식 공간이자 탈의실이기도 한 사무실이 나타났다.

 

회사 월급으로 자식 키우기 힘들어 형틀목수 시작 


조금 있으면 외손자를 보게 될 그는 형틀목수 일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안산에서 회사를 다녔는데 월급이 짜서 자식들 키우기 힘들더라고요. 88년도에 건설 붐이 한창 성행했던 때라 새벽 컴컴한 시간에 시작해서 저녁 컴컴한 시간에 끝날 만큼 일이 많았고, 월급이 회사 다닐 때보다 많아서 목수 일을 배우게 되었어요. 이 일을 시작할 때는 30대라 젊어서 힘든 줄 모르고 했는데 이제는 골병이 많이 들었죠.”

 

보통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집에서 보통 새벽 5시에 출발해요. 가면서 동료들 태우고 6시쯤 현장에 도착해요. 아침식사하고 체조하고 간단한 조회하고 현장에 가면 7시 정도 돼요. 점심시간 1시간이고, 참시간이 30분씩 있는데 대부분 참 먹고 담배 한 대 피울 정도 쉬어요. 어쩔 때는 참 시간을 쉬지 않고 끝나는 시간을 앞당기기도 하죠. 그렇게 일마치면 저녁 6시쯤 됩니다.”

 

아파트 공사의 기초와 마무리 하는 형틀목수

 

노동조합을 가입한 후 5년 전부터 줄곧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아파트보다 주택이나 연립 짓는 곳에서 일을 했었다고 한다. 아파트 공사를 할 때 형틀목수는 어떤 일을 주로 하는지 물었다.

 

“아파트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파일을 박고나면 철근 넣고 기초 매트를 치는 것을 시작하는 거죠. 그리고 지하주차장과 본 건물의 지하층을 만드는 거죠. 나머지 본 건물은 알폼 조립공이라 불리는 작업자들이 옥탑 바로 아래층까지 반복해서 올리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굉장히 힘들어서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이 작업을 해요. 힘든 일에 비해 돈이 적어서 젊은 사람들이 안 들어오니 대부분 50살 넘은 사람들이 많아요. 내국인 형틀 목수는 1층 출입구까지 작업이 끝나면 관리동 같은 부속건물을 지으러가요.”

 

이주노동자도 건설노조 중서부지부 조합원

 

가끔 접하는 이주 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의 갈등은 사소한 오해와 문화적 배려의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이주노동자의 존재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라 생각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인식을 바꾸어 내는 방법은 없을지 궁금했는데 그의 말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 중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분은 저희와 똑같이 건설노조 경기중서부 조합원으로 가입해서 일하고 있어요. 사업주들은 비용 아끼려 이주노동자를 선호하는데 노동조합 가입해서 함께 싸우면 그런 꼼수는 더 이상 안 통하겠죠. 저희 팀에도 이주노동자 조합원이 있는데 팀의 책임자로서 작업이 잘못됐을 때 지적을 하면 차별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되고, 한국인 작업자들과 갈등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게 있죠. 한국인 노동자들이 무심코 던진 말에도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형틀목공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작업과정을 물었더니 뜻밖에도 현장에서 일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힘듦이 있다고 했다.

 

“워낙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어져서인지 기술적으로 힘든 것은 별로 없는데 현장에 들어와서 노조를 거부하는 원청과 최하위 하도급이라 할 수 있는 회사 사람들과 갈등을 빚을 경우가 주로 힘들죠. 그 사람들은 떡 주무르듯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나 불법체류자가 들어오면 대 환영이나 우리처럼 노동법을 들고 나오는 노조가 들어오면 싫어라 하죠. 그리고 제일 힘든 것은 항상 노상에서 일해야 하니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날씨예요.“

 

직업성질환 요인 넘쳐나지만 사고성 재해 아니면 힘들어

 

20년 넘게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면 사실 종합적인 근골격계 질환에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필자도 그래서 이렇게 질문드렸다. 어디부터 골병이 들던가요?

 

“허허~ 허리가 가장 먼저 신호가 왔어요. 물론 쌓여서 안 좋아지는 건데 대부분 구르거나 뚝-해야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게 대부분이죠. 어깨 무릎 할 것 없이 집에서 며칠 놀면 온몸이 쑤셔요. 사실 모두 다 가는 귀 먹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데 서로 못 듣는다고 불편해 해요. 건축 일하는 사람들이 가래를 많이 뱉어요. 시멘트 속에는 양잿물이라는 성분이 있어요. 그 물에 손을 담그면 물집이 생겨서 터지고 짓물러버려요. 그런 게 바닥에 굴러다니다 말라서 먼지가 돼 바람이 불면 날아다니다가 호흡기로 들어오는 거죠. 그런데 아직 이런 것으로 산재를 받은 경우는 없어요. 대부분 사고로 다치고 부러지면 보상을 받는 거죠.”

 

살 사람도 죽게 만드는 119 돌려보내기

 

매우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설현장. 그동안 많은 사고를 겪으셨을 텐데 혹시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는지 물었다.

 

“오야지 밑에서 주택 짓는 일을하다가 주춤하더니 철근이 쌓여져 있는 곳에 거꾸로 떨어져 버렸어요. 다행히 정신은 안 잃고 머리가 핑 돌더라고요. 1년 정도 치료받고 나았죠. 동료들이 119에 신고한다고 하니, 119에 신고하면 사고 건으로 등록이 돼서 벌금이 나오고 산재건수도 올라가게 되니 사장이 막았어요. 그래도 동료들이 119를 불러서 결국 병원에 갔고 1년에 걸쳐서 나은 적이 있죠. 보통 큰 회사의 경우는 오는 119도 돌려보내고 회사지정병원 응급차를 부르거나 자기들 차로 병원에 태우고 가죠. 그래서 이런 아파트 공사장에서 떨어지면 살 확률이 높은 사람들도 죽게 되는 거죠. 얘네들은 사람목숨을 아깝게 생각 안 해요.”

 

법을 지켜야 우리의 안전도 지킬 수 있어요

 

이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다른 현장에서 얼마 전에 배선공이 떨어져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사망사건을 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죽음의 행진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건설법을 지켜야죠. 하도급 철폐 내걸고 있는데 원청에서 하도급이 4, 5단계까지 내려오고 가장 마지막 하도급 현장에서는 일반공(일명 잡부)까지 하도급을 주죠. 그러면 팀장들이 팀원들을 데리고 들어와서 그것을 받는 거죠. 그러다보니 땡겨먹기 위해서 부실공사하고 안전시설을 안 하고 그런 것을 빼야 남으니까, 서로 하도급 받으려고 경쟁하면서 제 살 깎아먹는 거죠. 저단가로 넣고 이윤을 남겨야하니 결국 불량자재 쓰고 불법체류자 같은 저임금 노동자로 인건비 낮추는데 그 피해는 결국 누구에게 오느냐면 노동자에게 오죠. 그 집을 노동자들이 사서 살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원청의 자본가는 돈만 벌어먹지 우리의 안전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불법하도급 하면 안 되고 직접고용 직접시공을 해야 해요.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 작업복, 6개월에 한 번씩 안전화 지급받고, 작업마치고 깨끗하게 샤워하고 적정한 인건비도 받을 수 있다고 봐요.”.

 

인터뷰 내내 분명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 활동에 상당히 고무돼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그 전에는 노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노동조합 활동은 먼저 시작한 동료가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서 좋다며 권유해줘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집회에 가도 불안하고 대오 맨 뒤에서 무대도 잘 안 보이데 있곤 했죠. 그런데 사람다운 대우도 못 받으면서 일해 주고 돈도 많이 뜯기고 여러 어려움이 있을 때 노동조합에 함께 하니 훨씬 안정적이고 든든해요. 또, 현장에 노동조합이 있어서 업주들이 비조합원들에게 저지르는 불법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느껴요. 평소 부정적인 비조합원들도 저희가 임금인상이 되면 같이 올라가니 내놓고 동조는 안 해도 필요성은 느끼는 거죠.”

 

자신이 일해서 번듯하게 지어진 높은 아파트 앞을 지날 때 고생은 했지만 기분이 좋아진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제 나이 쉰여섯인데 노동조합에 늦게 들어왔어요. 앞으로 길어야 10년은 할 수 있겠죠. 남은 시간동안 노동조합 활동 열심히 하고 싶어요. 약자는 뭉쳐야 싸울 수 있으니까요. 노동조합 상근자들과 조합원들 챙기면서 활동 열심히 하면 나중에 우리 아들딸들도 서민으로 살아갈 건데 좀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꼭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설노동자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자본가들이 만들어 냈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노가다, 일꾼, 인부라는 말이 듣고 싶지 않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하도급을 철폐해야 하고, 적정임금제를 도입해야 하는데 저희 건설노동자들 열심히 싸울 때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현장에 왔으면 직접 봐야한다며 안전모를 쓰게 하고 직접 22층 작업 현장에 데려가셨다. 일어설 때마다 철커덩 흔들리고 사방이 한 장의 철창으로만 만들어진 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엄청난 위험 앞에 허술하기 그지없는 안전장치에 의지해 일하는 건설노동자의 아슬아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귀족노동자?의 실체 /2016.8

귀족노동자?의 실체



김정수 (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원장



작년 9월에 개원한 우리 병원 인근에는 K자동차 공장이 있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일부 언론에서 종종 '귀족노동자'로 불리곤 한다. 


작년 말 한 노동자가 우리 병원을 찾았다. 이 공장에서 10여 년간 일한 30대 후반의 남성 노동자로, 우측 어깨에 통증을 느껴 찾아간 병원에서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진단을 받고 산재 처리가 가능할지 (업무 관련성 소견서 발급이 가능할지) 상담 차 내원한 것이다. 혼자 오신 것이 아니고 노동조합 담당자와 함께 오셨다. 


진단이 비교적 명확해서 작업 공정상 어깨 부담 작업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은 이 분이 어느 한 공정에서만 일했던 것이 아니라 부서 내 20개쯤 되는 공정에서 번갈아가며 일을 했던지라 전체 공정을 다 뒤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두 달 뒤 이 분이 다시 병원을 찾아 왔다. 이번에는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형님과 함께 오셨다. 일하는 부서 내 전체 공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각 공정에 어깨 부담 작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각 공정에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했는지 등에 대해 사진까지 첨부해서 아주 자세히 정리해 오셨다. 함께 오신 분의 도움을 받아 정리하신 것이라고 했다. 


정리해온 자료를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업무 관련성 소견서를 작성했고 올해 1월 산재 신청을 했다. 4월에 산재 승인이 났고, 두 번의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8월 말쯤 종료 예정으로 현재 열심히 치료 중이다. 


이 분과 함께 산재를 신청하고, 승인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귀족노동자'의 실체를 좀 더 정확히 알게 되었다. 병원에 처음 오셨을 때 이 분은 산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조합원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필요하면 산재 처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노동조합과 산재에 대해 좀 아는 직장 동료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산재 신청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처음 진단받았을 때부터 산재 승인까지 6개월이 걸렸으나 이 기간은 그나마 짧은 편이다. 나중에 전해 들은 얘기인데, 같은 부서 내에 아픈 분들이 또 있는데 잘 몰라서 혹은 회사의 눈치가 보여 그냥 적당히 개인적으로 치료받고 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산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산재를 신청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헤매다 보면 산재 승인을 미끼로 접근하는 각종 브로커에게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산재를 신청하더라도 승인되는 경우보다 불승인되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고 한다. 


회사에 찍히고, 브로커에게 돈 뜯기고, 동료들에게 꾀병 환자로 낙인찍히고... 노동조합도 없는 영세 사업장 노동자 얘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강성노조로 유명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얘기다. 


이들에게 '귀족'이라는 수식어가 과연 온당한 것인가?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무슨 특별한 권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인 이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귀족'이라니... 게다가 '귀족'이라고 불리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이러한데, '평범한' 노동자들의 처지는 어떨까? 생각하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런 막막한 현실 속에서 이 분이 산재로 요양하면서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며 건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필요하면 산재 처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노동조합(단결)과 산재에 대해 좀 아는 직장 동료(지지)와 우리의 도움(연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괄호 안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안뉴스] 20160707~20160728

○ 대형 교통사고 등 대국민 안전강화 특별대책 발표, 27일 국무총리 주재 ‘안전관계장관회의’ 개최(환경미디어 0727)

http://www.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97198446732

○ 수원 의료시설 신축현장서 인부 1명 사망… 예견된 사고?(경기신문 0725)
http://www.k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5486

○ 현대중공업. 올해만 8번째 사망사고 발생해, 죽음의 공장’ 해결하려면 산재처벌강화법 도입해야(아시아뉴스통신 0719)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1044589&thread=09r03

○ 구의역 사고와 ‘판박이’, 죽음 앞에 선 배전 노동자들. 한전 송·배전 유지 업무 100% 외주…감전 사망률 미국의 31.1배(시사저널 0719)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55495

○ 산업재해 하청근로자 희생 잇따라…”안전관리 강화해야”(연합뉴스 tv 0828)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60716011200038/?did=1825m

○ 산재사고…"하청은 징역, 원청은 집행유예" (노컷뉴스 0708)
[일터 사망, 이것만 없었어도…⑤] 위험 떠넘기는 원·하청 관계가 대다수 산재 불러
http://www.nocutnews.co.kr/news/4619653

○ 시민단체 "노동현장 위험인지시 작업중지권 보장해야"(서울 연합뉴스 070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7/07/0200000000AKR20160707076000004.HTML?input=1195m

○ 산재 사망자 3087명이 통계에서 사라진 이유는(민중의소리 0704)
http://www.vop.co.kr/A00001041767.html


[노안뉴스] 2016.01.12.~25 모음

▣ 1/13 '먼지·소음은 기본' 길 막고, 무너지고…'위험천만' 도심 공사현장
['후진국형' 건설현장 이젠 바꾸자]<上>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실태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11213542176768&outlink=1


▣ 1/14 "공사장 고인 물에 모기알 발견돼도 벌금, 우리 현실은…"
[후진국형 건설현장 이젠 바꾸자]<中> 하청에 또 하청, '있으나마나' 안전관리자, 열악한 건설환경
http://news.mt.co.kr/mtview.php?no=2016011313305255779


▣ 1/13 "하청근로자 원청보다 위험, 산재도 못받아"…인권위 법개정 권고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11311114639447&outlink=1

 

▣ 1/14 서울에서 한 해 평균 170여건의 붕괴사고 발생 -부상자 49명·사망자 7명
http://news1.kr/articles/?2543826

 

▣ 1/15 美법원 ‘땅콩회항’ 박창진 사무장 소송도 각하
http://www.hankookilbo.com/v/8df23b316fbd4cf69098ab9a26dafe02

 

▣ 1/19 반복되는 근로자 '허위 산업재해'…유형도 갖가지
2014∼2015년 보험금 부정수급 260여건…'휴업급여 부정수급' 최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1/18/0200000000AKR20160118120400057.HTML?input=1195m

 

▣ 1/20 [기고] 감정노동자의 삶을 앗아간 재벌 / 김종진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27073.html

 

▣ 1/21 더민주 "원샷법 조건없이 전격 수용"
서비스발전법도 사회적경제 기금 설치 등을 전제로 수용 가능
http://www.nocutnews.co.kr/news/4536625#csidx1qGz64

 

▣ 1/22 "세월호 특위 실패한다면, '중립성' 덫 때문"
[세월호, 어디로 가나 ⑧] 이호중 세월호 특조위 비상임위원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2705&ref=nav_search

 

▣ 1/23 직장인 3명 중 2명 “업무시간 외 지시 받아”
일상 된 극한 스트레스, 퇴근 뒤 전화 금지 프랑스와 대조
사회복지사 25% “자살 충동” 서비스업 감정소모 위험 수위
OECD 최장 근로시간도 한몫… 긴장 못 풀어 생산성 떨어져
http://www.hankookilbo.com/v/4c50aa325dd949ca989e150351de5e76

 

▣ 1/24 마이나 키아이 유엔 특보, 세월호 희생자 유족 비공개 면담
http://news1.kr/articles/?2554106


▣ 1/24 건설은퇴자 안전지킴이로---안전보건공단, 130명 모집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125010017

 

▣ 1/25 한국, 장애복지 지출 OECD 중 최하위권… 뒤에서 세 번째
http://www.moneyweek.co.kr/news/mwView.php?type=1&no=2016012508468099415&outlink=1


▣ 1/25 혹시 나도 저성과자? 판례로 본 해고 기준은… ‘상대평가’ 해고 근거 안돼 실적 등 객관적 수치 필요
민주노총, 1월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정부 “불법 파업시 법에 따라 엄벌”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05114&code=11131800&cp=nv

 

▣ 1/25 국민의당, 쟁점법안 '캐스팅보트' 시험…"파견법 반대"
[the300]누리과정 정부목적예비비 3000억 조속 집행…파견법 노사정 논의 주장
http://the300.mt.co.kr/newsView.html?no=2016012512517632590

 

▣ 1/25 건설사들 품질인증보다 환경·안전 인증 투자 늘린다
소비자 가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안전·환경 인증 증가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18617

 

 

특집 4.산재법 개정에 대한 간단한 소고 /2015.12

산재법 개정에 대한 간단한 소고

 

 

 

김혜선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법률원() 노무사

 

 

 

요즘 정부의 노동개혁(이라 쓰고 개악이라 읽는)에 대한 노동계의 평가는 거의 일관되게 비판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사정 합의(?) 이후 충분한 노사정 의견을 들어 법안 상정을 하기로 한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며칠 만에 정부와 기업의 입맛에 맞는 각종 개정안을 발의하였기 때문이다.  개정안 중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바로 근로기준법 상 '쉬운 해고'와 파견법, 기간제법 상 '비정규직 늘리기'이다. 반면 산재법 개정안은 크게 관심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라면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정한 산업안전보건법과 노동을 하다가 다쳤을 때 보상받을 권리를 정한 산재보상보험법은 노동자의 건강과 생존에 직결되는 법으로, 무시할 수 없는 중요 법안이다.

 

그래서 산재법 개정안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출퇴근 재해의 산업재해 인정'이다. 이는 그간 노동계와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법원에서 조금씩 근로자의 출퇴근재해에 대하여 예외적으로나마 산업재해로 인정해오던 것을 법문화 한 것으로, 진일보 했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개정안에서 인정하고 있는 출퇴근재해는 '근로자의 중과실'이 있는 출퇴근재해에 대해 보험급여를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상 '무과실책임주의(손해발생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배생책임을 진다는 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산재보상보험법의 근간을 흔드는 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나아가 출퇴근 재해의 범위에 '한 취업 장소에서 다른 취업 장소로의 이동'을 포함하고 있어 이미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고 있던 '출장 시 재해'마저 '출퇴근 재해'로 오해하여 법을 적용할 여지를 남겨놓았다.

 

한편 산재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산재보상보험법 특례 적용대상인 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확대와 업무상 사유로 발생한 적응장애, 우울병 에피소드를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포함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물론 산재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 범위와 업무상 질병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적극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적용대상의 범위확대가 노동자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하는 산재보상이 아니라, 개개인이 일부 보험료를 납부하여야만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정한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한 특례'의 형태가 되는 것은 현 사회의 업무분화 속도와 새로운 직업의 발생속도를 여전히 못 따라가고 있음을, 그리고 노동자 전반에 대한 보장 확대가 아닌 특수한 예외 조항으로서 확대 보장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또한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에 의한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 및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로 발생한 적응장애, 우울병 에피소드'가 뒤늦게나마 업무상 질병으로 포함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것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감정노동자'에 한해서만 적용될 수 있는 조항인 것처럼 선전되고 특정 질병에 한하여 산업재해로 인정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 ("고객응대업무 등 감정노동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하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개선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임." - 산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제안 이유 중)

 

노동자는 누구나 기본적으로 사용자와의 관계, 직장동료와의 관계, 업무상 마주하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소모할 수밖에 없는 '()'이고, 따라서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2011년 금속노조 제조업사업장인 유성기업의 노동자들이 회사의 노조파괴 과정에서 얻은 정신질환(혼합형 불안 및 우울병 장애, 적응장애 등)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사실, 첨단장비로 지속적인 감시를 받던 노동자들이 받은 정신질환에 대해 업무상 재해 인정을 받은 사례(종국 결과는 패소함), KT의 노조탄압으로 인하여 이곳 노동자들에 발생한 정신질환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청구 인용 등에서도 일부 확인 된다.) 

 

또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매우 다양하므로 이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적응장애와 우울병 에피소드만을 특정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 역시 타 정신질환에 대해선 산재인정 여부를 두고 논쟁거리로 남겨놓는 것으로, 문제가 심각하다현행법상 '감정노동'이 무엇인지 명확한 개념이 없는 상태도 문제이지만, 섣불리 '감정노동자'와 아닌 자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 역시 매우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산재보상보험법을 제정한 목적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산재법 개정안은 부분적으로 확대된 측면은 있으나 '무과실 책임주의'라는 산재법 기본원칙에 대한 훼손, 기존에 인정되던 업무상 재해의 축소, 전체노동자에 대한 법 적용의 확대가 아닌 일부 노동자에 대한 제한적 적용 등 산재 보상보험법 목적에 맞는 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모든 법 개정이 책상에 앉은 국회의원의 펜대에서 일방적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해당 법의 적용을 받는, 그리고 적용을 받아야만 하는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받아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이 법 개악이 아닌 진정한 법 개정의 출발이다.

 

 

[공동성명] '안전사고'를 방치하고, 재발방지와 대책수립을 요구한 정당한 노조활동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 현대차/검,경찰을 규탄한다!

[성명서] '안전사고'를 방치하고, 재발방지와 대책수립을 요구한 정당한 노조활동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 현대차/검,경찰을 규탄한다!


지난 7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1공장 의장 1부에서 사람 키만한 철제 장비(마운팅 볼팅 시스템 장비)가 맞은편 작업자 자리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작업자가 급히 몸을 피한 덕에 재해는 경미한 정도에서 그쳤다. 아니, 다행이 아니었다. 추락하는 장비에 깔리지 않은 탓에 재해자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산재 인정 투쟁을 함께 한 엄길정 1공장 공동현장조직위원회 의장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안전사고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사고 당시부터 현대자동차 사측은 ‘안전사고’를 부정했다. 사건을 ‘장비고장 사고’로 축소하며 라인 재가동에만 신경을 곤두세웠다. 사람이 있던 장소에 철제 장비가 추락한 사건이다. 넘어진 철제 장비를 붙잡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부상을 입고 ‘요추부 염좌’라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현대자동차는 재해자가 바로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사고임을 부정했다.

재발방지-대책마련을 합의하기 전에는 라인을 가동시킬 수는 없다는 노동조합 대의원들과 활동가들에게 회사는 관리자를 동원해 물리적 폭력을 가했다. 라인 정지의 책임을 물어 징계와 고소고발을 남발하더니, 결국 안전사고 투쟁에 앞장선 엄길정 의장을 구속하기에 이른다.

영장발부 사유는 이러하다. 엄길정 현장위원이 다친 조합원에게 ‘혹시 모르니 병원 검사를 받으라’고 말한 것 등이 안전사고를 조작하고 업무를 방해한 행위라는 것이다.


안전사고 조작자는, 현대자동차다!

엄길정이라는 자가 평화로운 일터의 업무를 방해했는가? 안전사고를 조작했는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안전사고를 조작할 필요가 없다. 사고는 이미 비일비재하다. 앞서 7월 사고 후, 4개월 동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의장 1부 11라인 16반에서 일어난 재해사고만 4건이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11월 5일, 불량작업을 수정하던 파트장(조장)이 기계에 몸이 끼어 의식을 잃고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부 라인에 올라 불량 제거작업을 함에도 라인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가동을 멈추지 않은 운반장비(행거)가 움직였고, 작업 노동자는 행거와 기둥에 끼어 협착 사고를 당했다. 온몸에 저산소증이 왔고,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왜 라인을 멈추고 작업을 하지 않았는가. 라인가동률로 쪼아대고, 인사고과를 운운하니 불량 작업 시에도 라인을 멈출 수 없다. 사고의 원인은 늘 비슷하다. 매뉴얼대로 지시하지 않아,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아, 장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생긴다. 7월 이후, 의장 1부 11라인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들도 여기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안전사고 조장을 누가했다고 보아야 하는가? 작업지시를 내리고 인원과 장비 투여를 결정하는 것은 현대자동차이다. 반복되는 안전 사고의 책임자, 아니 조작자는 가동률 향상-이윤율 상승에 혈안이 되어 안전은 뒤로 한 채 재해사고가 났음에도 이를 축소하고 은폐하려 든 현대자동차 회사이다.

그러나 경검이 잡아가둔 이는 기업이 아니다. 일터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싸운 현장위원이다. 산재사고를 낸 기업에게는 책임을 묻지도 않는, 사람이 죽는 중대재해가 나도 기업에는 몇 백만원짜리 벌금이나 때리는 이 나라가, 안전을 요구한 노동자에게는 죄를 묻고 있다.

 

구속 영장 발부는 입 다물고 일하라는 현장통제다!

7월 안전사고를 인정하라며 라인 재가동을 막은 대의원과 조합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적용과 징계, 고소고발을 당했다. 엄길정 의장에게는 체포영장 발부 하루 만에 영장이 청구되고 구속이 결정됐다. 기획수사를 의심할 만큼 빠르고 과도한 처리이다.

의도야 뻔하다. 축소하고 통제하기 위함이다. 무엇을? 산재 사고를? 아니 더 나아가 산업재해를 산업재해라, 안전사고를 안전사고라 부를 수 있는 일터의 목소리를 통제하려 한다. 위험한 상황을 거부하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작업 라인을 멈출 수 있는 노동자의 권리인 작업중지권은커녕, 산재를 산재라 부를 수 있는 목소리인 현장의 힘마저 죽이려 한다.

과연 현대자동차 의장1부 11라인에서만 이토록 잦은 사고가 난 것이겠는가. 다른 공정에도 이와 비슷하게, 아니 더 잦은 산재사고가 발생했을 터이다. 그러나 이들 사고는 현대차 1공장 이사가 입장문으로도 밝혔듯 “대부분이 협의조차 진행되지 않았고, 나머지 사고 또한 협의 시간이 40분정도로 마무리 됐다”. 안전사고가 작비고장 사고로 축소되거나 은폐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모든 산재사고가 이렇게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안전사고 걱정하지 않고 노동강도를 높일 수 있다. 가동률을 향상하고 적은 비용으로 큰 이윤을 얻는다. 그렇기에 ‘재해자의 건강과 상해 정도를 파악하여 대응하려는’ 노동조합 간부의 정당한 활동을 탄압하려 든다.

엄길정 의장에게 발부된 구속영장은 현대자동차가 검찰 권력을 등에 업고 진행하는 현장통제이다. 노동자에게 입 다물고 죽도록 일하라는 압박이다. 우리는 정당한 노조 활동에 재갈을 물리려는 현대자동차의 현장통제와 엄길정 의장 구속을 단호히 규탄한다.


2015. 11. 13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일과 건강,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광주노동보건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대구산업보건연구회,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다산인권센터, 이윤보다인간을, 인권교육 온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인권운동공간 활,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인천인권영화제, 광주인권운동센터, 국제민주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유엔인권정책센터

[연구소 리포트] 2015 산업단지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2015.9

2015 산업단지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최민 선전위원장
* 일부 내용은 지난 7월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도 기사로 실렸습니다.

 

 

산업단지 노동자들,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하고 있을까?

올해 4월, 민주노총과 함께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8개 산업단지에서 전국산업단지 노동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출퇴근 시간 거리에서 혹은 점심시간 식당 근처에서 무작위 설문조사를 시행해 총 1,494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8개 산업단지 중 서울 구로, 경남 녹산, 울산 매곡, 대구 성서 산업단지 네 곳에서는 설문조사 내용 중 건강권 실태를 함께 물었다. 중소영세사업장은 사업규모가 영세하여 사업주들이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나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작업환경은 더 위험하고 열악하다.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는 이런 산업단지 내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하기 위한 알 권리, 치료받을 권리, 위험 작업을 중지할 권리 등을 얼마나 보장받고 있는지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내용을 조사한 것이다. 건강권 실태조사 설문에 참여한 노동자는 총 757명으로, 응답자 대부분이 중소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이 없는 이른바 ‘미조직’ 노동자들이었다. 이 조사과정에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대구)산업보건연구회,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이 함께하였다.

 

 

 

안전교육을 받지 않는 노동자가 65%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아야 한다. 또 업무로 인해 발생 가능한 사고와 질병이 무엇이며 어떻게 예방 가능한지도 알아야 한다. 사업주는 위험성을 알리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 달에 2시간 혹은 분기에 6시간 안전교육을 유급으로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응답이 54.8%에 이르고, 교육을 받지 않은채 사인만 했다는 응답도 10.1%나 됐다. 65%의 노동자들이 안전교육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이러니, 본인 직업에서 일하다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사고에 대해 알고 있다는 노동자가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일하다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사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388명(52.8%)이 알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347명(47.2%)이 모른다는 답변을 하였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산단 노동자들

 

조사팀 중 한 명이 공단에서 노동자를 대상으로 선전물을 나눠주다 허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노동자를 만났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무거운 물건을 옮기다 허리를 다쳤는데 병원에 가니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산재신청 하셔야죠” 하니 “내가 산재 신청하면 회사가 보험료도 올라가고 민폐여서...”라며 말끝을 흐리며 가더라고 한다. 일하다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어떻게 하였는지에 대해 겨우 131명(19.1%)이 산재로 처리한다고 응답했다. 회사부담으로 공상 처리한다는 응답도 106명(15.4%)밖에 되지 않았다. 개인 치료 355명(51.7%), 그냥 참는다 63명(9.2%) 등으로 60%의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아플 때 개인 치료하거나 그냥 참고 있었고, 80.9%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산재보상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노동자들이 산재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은 노동부에 사고 발생이 보고되지 않는다. 그럼 그 사고는 사회적으로 은폐되고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는다. 사고가 난 현장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다시 돌아가고 사고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다. 그 결과 유사하거나 똑같은 사고가 재발한다. 그러면 노동자가 다치고 노동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된다. “출퇴근 시간 공장 앞에 서 있으면 발목에, 팔이나 손목에 깁스하고 출근하는 노동자들 종종 볼 수 있어요.” 라는 다른 조사팀의 얘기가 오늘날 한국사회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건강권 현실을 한 번에 보여주는 말로 들린다.

 

위험 감수하고 일하는 산업단지 노동자들

 

“일하다가 위험하다고 느낀 적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곧바로 “많죠.”하는 대답이 나온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마리오아울렛 분회 윤유석 부분회장이다. 주말에는 10만 명도 찾는다는 대규모 아울렛 매장에서 시설 관리 업무를 했기 때문에, 일도 많았고 위험한 경우도 있었다. 2014년 여름, 폭염주의보가 자주 내리던 그 때,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물류센터 외벽 도색 작업을 지시했다. 외부 업체에게 맡길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1층은 그나마 할 만 했지만, 2층(약 7M높이)은 너무 높아 작업 자체가 어려웠다. 노동자들은 비계나 사다리 설치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페인트 붓을 장대로 길게 연결하여 사용하라며 무시했다. 어떤 곳은 안전 난간이 없는 2층 발코니에서 칠하기도 하였다. 위험을 느낀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 도구인 안전모와 안전화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한참을 뜸들이다 작업이 끝날 때쯤에야 선심 쓰듯이 가져다 주었다. 쉴 공간도 없이, 뜨거운 태양 아래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어지러움증과 구토를 호소했다. 한 노동자는 너무 어지러워 병원에 가던 도중 구토를 하며 쓰러져 구급차로 실려 가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폭염 주의보 속에서는 작업을 자제 해 달라고 수 차례 요청 하였지만 회사에서는 요청을 묵살했다. 쓰러졌던 노동자 병원비 지급마저 거부당하였다. 이렇게 일하다 위험하다고 느낀 경우, ‘못 하겠다’고 회사나 관리자에게 얘기하기는 어려운 걸까? “못 하겠으면 나가라는 식이니까요. 항의하면 해고라고 어디 써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지속해서 외주화를 추진하면서, 신규입사자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누구도 ‘위험해서 못 하겠다.’ 말을 못 하는 거죠.”

 

일하다가 위험을 느끼는 것은 비단 제조업이나 건설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윤유석 부분회장처럼 제조업에서 일하지 않는 경우에도 일하면서 위험한 일은 많다. 일할 때 위험하다고 항상 느끼는 노동자가 12.2%, 가끔 느끼는 노동자는 41.7%에 달했다. 업종에 따라 나누어 보았을 때도, 제조업 노동자들이 위험을 조금 더 자주 느끼지만, 비제조업 노동자들도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하는 노동자든 일하다 위험을 느끼는 경우에도 작업을 중단하기 어렵다. 이번 전국 산업단지 노동실태조사 건강권 부문 조사에서도, 일하다 위험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멈출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응답자 22.6%는 노동자가 그런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작업 중단은커녕, 회사에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일하다 위험을 느꼈을 때, 회사에 개선을 요구했다는 응답은 21.7%에 불과했다. 절반정도는 회사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해결했고,30.8%는 위험을 느꼈지만 무시하고 계속 일했다고 응답했다. 무시하고 일했다고 응답한 88명 중 39명은 개선을 요구해도 회사가 들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37명은 늘 있는 일이라서 매번 개선을 요구 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 불이익이 걱정돼서 개선 요구를 못 했다는 답도 18명이었다.

 

제 역할 못 하는 정부와 사업주, 대신 노동조합에는 기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84.9%의 노동자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사업주가 제역할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응답에서도 58.0%의 노동자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산업단지 사업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산업안전의 사각지대라는 것을 노동자들도 느끼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관리자나 보건관리자 등 산업안전보건체계와 안전보건관리규정, 안전보건교육을 모두 면제받는다. 사업장 규모가 작아서 자체적으로 안전보건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면 이를 공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런 대책은 부족하기만 하고 지금으로써는 방치되고 있는 수준이다.

그 결과의 한 지표가 산재다. 고용노동부 산재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년간 산업재해를 당한 90,909명 중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비율은 32.4%,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비율은 81.0%에 달한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100명당 1.19 명이 산재를 당해, 5인 이상 사업장 전체 재해율 0.42%의 3배에 달한다.

 

산단 내 건강권의 그늘, 비제조업 노동자

 

공단 구조 고도화와 함께 산업 단지에서 늘어나고 있는 서비스 산업 역시 산업안전의 또 다른 취약 분야다. IT 산업(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정보서비스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등)은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안전보건교육 의무가 면제된다. 사무직으로만 구성된 사업장은 산업안전 보건체계와 안전보건관리규정, 안전보건교육을 모두 면제받는다. IT 노동자나 사무직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직무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질환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것이 오래되었는데도 여전히 이렇다.


실태조사 결과를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나누어 비교해보았다. 안전교육의 경우 제조업 노동자는 46.8%가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지만, 비제조업 노동자의 경우 그 비율이 25.5%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본인 직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사고에 대한 인지도도 제조업의 경우 절반이 겨우 넘는 58.2%의 노동자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비제조업 노동자의 경우 알고 있다는 응답이 46.4%에 그쳐 절반이 되지 않았다. 치료받을 권리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비제조업 노동자의 경우 일하다 아프거나 다쳤을 때 산재로 처리한다는 응답은 12.1%에 불과해 제조업 노동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79.6%가 자기 돈으로 치료하거나 참고 넘어간다고 응답해 문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산업단지에서 건강하게 일하기 위하여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공단 구조 고도화와 더불어산단 내 비제조업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 비제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수준이 제조업 노동자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공단 구조 고도화에 따른 산단 내 노동자 건강권 악화에 대한 관심과 주시가 필요하다. 산업단지 내 서비스, 판매, IT 등 안전보건 취약 업종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산업단지 노동자들은 정부와 사업주에 대해서는 실망하고 있었지만, ‘노동조합이 생기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이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무려 40.6%의 노동자가 매우 그렇다, 42.3%의 노동자가 그렇다고 응답하여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건강권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노동조합을 향한 이런 기대는 근거가 있다. 노동조합이 있으면 노동자들이 집단 교섭을 통해 작업장 안전보건 문제를 개선할 수도 있고,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며, 작업장 내 안전 문화를 조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노동자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기대는 아직은 말 그대로 ‘기대’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노조 조직률은 2%라고 한다.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공동성명]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라

[공동성명]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 1년이 다가오고 있다. 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바라보며, 우리는 막을 수 있었던 참사의 아픔에 고통 받았다. 세월호 승무원들이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안전교육을 요구하고 승선을 거부할 수 있었다면, 적재량을 초과하는 화물과 안전장치 미비에 대해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승객을 포함하여 자신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출항을 중단하고, 거부할 수 있었다면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위험에 맞닥뜨린 노동자가 스스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인 ‘작업중지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 13일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은 이런 교훈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상황에 대해서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주는 이를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개정이유를 밝히고 있으나, 실질적인 개정 내용은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할 경우 과태료 부과’에 불과하며,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6조는 작업을 중지할 조건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로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 스스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작업을 중지하면, 사업주가 사람이 다치거나, 죽지 않았기 때문에 ‘급박한 위험’이 아니었다며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징계나 고소·고발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장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등의 사고나 위험이 발생하지 않으면 위험을 감수하도록 강제하는 현행법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에 대한 개정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정작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고용노동부는 눈을 감아 버렸다.
 
또, 노동부는 개정안에서 ‘사업주가 산업재해 발생 위험과 관련해 충분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노동자가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를 신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권리이다. 이미 산업안전보건법 52조에서 노동자가 이 법을 위반한 사업주를 신고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신고한 노동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득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다면,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는 것은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이다. 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안전 보건 조치를 요구하거나, 지방노동관서에 신고하는 것은 모두 그 다음 문제다. 그러나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의 작업중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강화된 ‘작업 중지 요청권’이 아니라,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작업중지권’이다.
 
산재 발생 위험 때문에 작업을 중지했던 노동자들이 회사 측의 고소고발과 징계로 고통 받고 있다. 위험한 작업을 떠맡는 하청노동자들은 작업중지권은 ‘그림의 떡’이라고 자조한다. 당장의 목숨 줄인 밥줄(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일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허울뿐인 수사를 걷어치우고,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고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법 개정안을 마련하라.
 
2015년 3월 16일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건강한노동세상, 광주인권운동센터, 노동건강연대,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다산인권센터,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사회진보연대, 산업보건연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일과건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안뉴스] 국회,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 토론회 개최 (건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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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ons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417

 

 

국회,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 토론회 개최  

 

 

 

2015년 03월 06일 (금)  이헌규 기자  sniper@constimes.co.kr  

 

 

국회가 건설안전 제도의 문제를 점검하고, 건설현장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김영주)는 6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건설안전문화 정책 대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정집행 방안(1주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예가기준 산정(2주제) ▲발주자 책임부여, 적정공기확보(3주제) ▲기초안전보건교육기관 수준관리 방안(4주제) 등 4개 주제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노안뉴스] 안보공단, 사고사망만인율 선진국 수준 달성 비전·전략 선포 (파이낸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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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공단, 사고사망만인율 선진국 수준 달성 비전·전략 선포  

 

 

2015년 03월 06일 (금) 14:44:19 이서진 기자 blue@fntoday.co.kr  

 

 

 

2019년까지 사고사망만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이 추진된다. 국내 산업재해자는 연간 9만여명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9백명 이상이 업무상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

이에 따라, 안전보건공단(이사장 이영순, 이하 ‘공단’)은 6일 울산 중구에 소재한 공단 본부에서 새로운 안전보건 비전과 미래상을 제시하는 비전 선포식을 갖고, 선진국 수준의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노안뉴스] 힘들고 위험한 일' 노인 몰린다…산업재해 속출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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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868068&plink=ORI&cooper=DAUM

 

 

'힘들고 위험한 일' 노인 몰린다…산업재해 속출

 

 

 

 

심영구 기자 2015.03.07 06:26

 

 

 

은퇴할 나이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고령 근로자가 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도 힘들어하는 단순 노동이나 배달, 청소 등을 많이 하다보니 이들의 산업 재해도 늘고 있습니다.

 

...

 

지난 2001년 전체 산업재해 피해자 가운데 55세 이상인 고령 근로자의 비율은 17% 정도였는데 2013년엔 34%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50대 중반 이후면 은퇴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가족 생계나 자식 교육, 결혼비용 마련 등의 이유로 고령에도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성명] 배달알바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성명] 배달알바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설 연휴 막바지인 2월 21일, 비오는 토요일에 한 알바 노동자가 사망했다. 오토바이 배달을 하던 추모씨(19)가 빗길에 미끄러진 것이다.

 

배달 아르바이트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배달알바 노동자들은 자동차 사이 좁은 틈으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오토바이의 백미러를 떼 가며 배달 속도를 올리고 있다. 추모씨처럼 수수료 2천원에 목숨을 걸며 역주행과 신호위반을 밥 먹듯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나 배달통 같은 스마트폰 배달앱이 활성화되고,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면서 ‘배달대행’ 이라는 시스템이 생겨나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각 점포에서 배달원을 고용하지 않고,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 배달을 외주화 한 것이다. 배달대행업체는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더 많은 음식점과 제휴를 맺게 되고 그 결과 배달알바 노동자는 더 많은 음식점에서 음식을 가져다가, 더 넓은 지역으로 배달을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배달노동자는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 양쪽으로부터 음식이 신속히 배달할 것을 요구받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배달알바노동자는 처음 배달대행업체에 고용될 때 노동자가 아닌 오토바이를 대여 받아 본인이 기름 값을 부담하는 외양을 띄고 있다. 게다가 자비로 음식점에서 음식을 구매한 후 거기에 수수료 2~3천원을 더 붙여 음식을 주문한 손님에게 되파는 형식이다. 그리고 이 주문이 취소되었을 때, 모든 손해는 배달알바 노동자가 떠맡아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인 것이다.

 

심지어 2012년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했던 청소년 노동자들이 배달대행업체 사장님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청에 진정했을 때, 인천 중부고용노동청은 “해당 업주와 오토바이 배달 청소년들이 고용주와 고용인의 종속관계가 아니다” 라며 사건을 간단히 종결시킨 바 있다.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빨리 배달하라며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에서 이중으로 압박을 받고, 배달이 늦어져 손님이 음식을 반품하면 온전히 자기 손해로만 남으면서도, 노동자로 인정을 받지도, 산재보상을 받지도 못한다. 그러는 사이 음식점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하고, 배달대행업체는 수수료로 배를 불리고 있다.

 

속도 경쟁을 요구하는 배달노동은 다른 형태로 지속되고, 청소년들은 성인배달노동자들이 꺼리는 틈새시장에서 배달대행이란 형태로 열악한 노동이 반복되고, 불이익을 받더라도 어디에도 호소할 곳조차 없는 노동시장의 가장 밑바닥으로 내몰리면서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게다가 이들을 사업주로 만든 것은 오로지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한 탐욕의 소치이다. 따라서 배달대행 업체에서 노동을 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노동자성 인정과 함께 고용노동부의 상시적 근로감독과 최저임금 현실화, 노동인권교육 및 산업안전보건교육이 시급히 이루어 져야 한다. 그것이 이 끝없는 배달 알바 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는 유일한 길이다.

 

3월 4일
알바노조 ·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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