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왜 / 2018.08

- 최근 불승인 사례를 중심으로 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안재범 (운영집행위원,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안위원장)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2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 10주년 기념식을 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질판위가 지난 10년간 심의 안건만 9만 2000여 건에 이르며 직업병 인정률은 2010년 36.1%, 2013년 44.1%, 2017년 52.9%로 상승했고 판정위원도 218명에서 550명으로 대폭 늘었다"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도 여전히 질판위의 엉터리 심의와 부실한 운영능력으로 인해 억울한 불승인 처분이 나오고 있다. 재해자는 이미 정신적·물리적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산재 승인 여부까지 다퉈야 하는 탓에 결국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최근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에서도 2건의 산재 불승인건을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질판위 심의 내용을 확인했다.

[사례①] 의사가 "업무-질병 관련성 높다"는데도...

재해자는 10년간 하루 평균 11시간 정도의 주야교대 근무를 하였으며 주 업무는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수량에 맞게 손으로 옮겨 팔렛트에 적재를 하고, 적재된 물건을 지게차를 이용하여 배송차에 상차해주는 업무를 했다.

그러던 중 2017년 9월경 참을 수 없는 통증이 계속되어 병원에 내원하여 MRI를 찍은 결과 '경추추간판 탈출증 제6-7번 간', '경추의 염좌 및긴장'의 진단을 받고 요양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 해당 지사는 재해조사·평가결과 재해자가 해온 전체 공정이 목에 부담을 주는 정도가 최대 7점 중 6점이라고 평가했다(지게차 작업 6점, 피킹 작업 6점, 빵 피킹 작업 6점, 제품 제고 체크 6점). 

자문을 맡은 임상의와 직업환경의학의도 다음과 같은 의견을 냈다.

○ 임상 자문의사 의견 : 진료 기록상 상기 진단명이 확인됨.

○ 직업환경의학과 자문의사 의견 : 2007년부터 약 10년간의 근무경력 및 업무 내용, 작업 자세 등을 고려한 결과 높은 높이의 적재물을 지게차를 이용하여 적재 및 하차작업 등이 경추부터의 과도한 신전이 이루어져 부담 작업으로 업무 관련성이 높음.


그러나 질판위는 결국 불승인을 판정했다. 사유는 이렇다. "신청인은 지게차 작업 외에도 패킹 작업을 병행하여 1일 4시간 정도 지게차 작업을 수행하고 렉의 위치도 3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상적인 자세로 작업을 하는 비율이 상당하여 반복하는 작업 빈도가 낮다는 판단으로 업무 부담 작업으로 볼 수 없다"고 불승인 판정을 하였다.

[사례②] 팔을 사용하는데... "팔꿈치 부담작업 아니다"

재해자는 완성차 사내하청에서 근무하는 여성조합원이며 1997년에 입사하였고 재해 발생공정으로 직종을 전환한 것은 8년 정도였다. 주업무는 차량의 출하 전 검사를 하는 공정이며 구체적으로 차량의 휴즈박스, 도어, 트림, 본네트, 트렁크 등을 손과 팔을 이용하여 올리고 내리는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2인 1조로 일 3백 대 정도 하였다.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 손,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통증으로 퇴근 후 병원에서 약물과 물리치료를 하였으며 2017년 11월경 업무 수행이 도저히 어려워서 주치의로부터 'M770 내측상과염'을 진단을 받고 요양신청을 하였다. 해당 지사 임상 자문 및 업무 관련성 자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임상 자문의사 의견 : : 진료 기록상 상기 진단명이 확인됨.

○ 직업환경의학과 자문의사 의견 : 장기간 근무 기간 및 작업 내용을 고려한 결과 반복적 상지 및 손사용으로 인한 업무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됨.


그러나 질판위는 결국 불승인을 판정했다. 사유는 이렇다.

"신청인이 수행한 작업 내용상 팔을 사용하는 작업 자세가 신청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팔꿈치 부위 부담 작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두 건의 사례만 보더라도 질판위가 얼마나 부실한 운영과 엉터리 심의를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사례 모두 임상 및 직업환경의학 자문 의사는 모두 질병이 확인되며, 업무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지사의 재해조사결과 역시 재해자의 전 작업공정에서 업무 관련성이 높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불승인 판단 근거는 매우 추상적이며, 직업환경의학 자문의사 자문결과와 해당 지사의 재해조사결과, 재해자가 제출한 자료에 전부 반하고 있다. 불승인 판정의 핵심적인 근거가 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 의견은 단지 모두 동일하게 "상병은 확인되나 업무 관련성은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했을 뿐이다.

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기가 어려운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누가 보더라도 이해가 될 수 있는 상세하고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라는 이유가 빠져있다. 이렇게 불성실한 판정 의견을 제출하는 것은 그 누구도 불승인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불승인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심사 청구나 재심사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질판위가 근로복지공단 의견과 반하는 결정을 하려면 최소한 질판위 위원장은 심의안건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고, 설령 불승인 판단을 내리더라도 명확한 근거로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처럼 질판위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치배경과 취지에 맞지 않는 운영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심의위원 구성부터 심의안건의 검토, 심의회의 절차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문제로 고군분투해가며 언제까지 싸워야 할지 이제는 다른 판단을 해봐야 할 시점인 듯하다.



특집1.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 / 2018.08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

재현 선전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2006년 12월 노사정 합의 이후 2008년 7월 1일 발족했다. 질판위는 뇌·심혈관계질환, 근골격계 질환, 정신 질환 등 업무 관련성 평가가 어려운 업무상 질병 판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질판위원은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의사, 산업재해보상보험 관련 업무 5년 이상 종사자 등이 판정위원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7월 산업안전강조주간을 맞아 질판위 10년 기념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근로복지공단 심경우 이사장은 아래와 같이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업무상질병 전문 판정기구로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연대하여 업무상질병 판정의 전문성과 공정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크다. 질판위는 10년간 9만 2000여 건의 산재를 심의했다. 10년간 판정 위원은 218명에서 550명으로 확대되었다. 


질판위 10년... 성과보다 아쉬움 크다

2008년 질판위 발족 이전 업무상질병 불승인율은 2007년 54.6%에서 질판위 발족 이후 56.5%, 2009년에는 60.7%로 증가했다. 연도별 업무상 질병 산재 불승인율 현황을 질병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2007년 59.8%에서 2008년 84.4%, 2009년에는 84.4%로 증가했다. 근골격계 질환은 2007년 44.7%, 2008년 42.5%, 2009년 46.3%이었고, 정신질환의 경우 2007년 69.5% 2008년 68,2%, 2009년 74.5%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당시 업무상 질병 승인율이 계속 감소하자 노동계는 질판위가 객관성과 전문성을 이유로 산재를 협소하게 판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엉터리로 진행되는 재해조사로 인해 질판위의 객관성과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까지 낮아졌다.

결국 2016년 금속노조는 질판위 기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서울질판위원장 퇴진을 위한 농성 투쟁에 돌입했고, 그해 위원장이 사퇴했다. 서울질판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은 전체 업무상 질병 사건 30%를 서울이 담당하기 때문이었다. 이듬해 2017년 서울질판위원장 교체 이후 전체 업무상 질병 승인율은 52.9%로, 전년도(44.1%)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이 승인율은 2008년 질판위 발족 후 가장 높았다.

심지어 2010년~2017년 상반기까지 한 번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심의위원도 627명에 달한다. 결국 질판위는 일부 회의에 참여하는 심의위원이 독식하는 구조로 진행되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새로운 화학물질과 위험한 작업환경 등 업무상 질병에 대해 질판위원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객관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판정하는 데 있어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반올림이 반도체 직업병으로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가 99명인데 이중 인정받은 사람은 29명에 (약 29%)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질판위 평균 승인율 52.9%, 직업성 암 승인율이 61.4%인 것을 고려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다. 이렇듯 질판위가 새로운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산재 문제를 객관적이고 전문성을 가지고 판정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심지어 산재 문제에 있어서 신속한 보상과 요양 이후 복귀도 문제가 생겼다. 질판위가 2008년~2017년 상반기까지 3970건을 법적으로 정해진 기한을 넘겨 처리했기 때문이다.

질판위 심의 과부화도 문제다. 2017년 상반기 기준 한 질판위원이 반나절에 13.6건을 다루고 건당 13분 정도를 다룬다. 이는 노동자가 일하다 왜 병에 걸렸거나 죽었거나 자살했는지 등을 판정하기에 매우 부족한 시간이다. 판정위원에게 사전에 제출해야 할 자료 역시 늦게 제출되면서 더욱 검토할 시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 결과 실제 산재신청을 했던 유족들이 질판위가 노동의 질적 특성이나 스트레스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판정을 내리는 것, 질판위원들의 성의 부족, 전문성 부족 등이 산재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법이 지켜지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2015년은 916일간 심의하기도 했다. 결국 이 피해는 산재 인정을 기다리는 아픈 노동자들이 입게 된다.

아픈 노동자, 더 아프게 하지 말자

물론 성과도 있다. 질판위 출범 후 업무관련성 전문조사(특별진찰)가 확대되고, 소위원회 운영이 내실화되면서 노동자에게 불리한 미확인 질병에 대해서는 심의 기회가 한 번 더 제공하도록 했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재해조사 초기 단계부터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를 투입해 신속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법원 판례조차 반영하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던 뇌·심혈관계질환 산재인정 기준이 완화되었다. 특히 재해조사 결과 유해요인 노출 수준이 당연 인정기준을 충족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추정의 원칙'을 도입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이제라도 변화가 시작된 것 같아 다행이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산재보험이 아픈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보장하고 그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질판위가 업무와 관련한 질병의 원인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산재승인 여부에만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직업병을 예방할 것인가로 무게 중심이 옮겨질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다.

[언론보도] 허술한 안전망에 폭염까지…죽음 내몰리는 건설노동자 (경남도민일보)

허술한 안전망에 폭염까지…죽음 내몰리는 건설노동자

추락사고 잇따라 경남서 상반기만 9명 목숨 잃어
"영세 작업장 감독 강화·불법 하도급 근절 시급"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8년 08월 06일 월요일


최근 경남지역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안전시설 점검 등 사고를 막기 위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언론보도] 폭염재난에 쓰러져 가는 서울시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레디앙)

폭염재난에 쓰러져 가는
서울시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2018년 08월 02일 02:15 오후


서울시는 폭염은 재난이라는 기조아래 폭염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민의 가스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지역 도시가스 점검검침원들은 배당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시의 폭염주의보 발령 속에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옥외업무(점검, 검침, 송달)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보도]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과제 공모 (매일노동뉴스)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과제 공모2건 선정해 500만원씩 지원 … 18일까지 연구계획서 접수
  • 김미영
  • 승인 2018.08.02 08:00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노동자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노동보건 연구과제를 공모한다. 노동보건과 관련한 자유 주제다.

1일 연구소에 따르면 연구목적과 배경을 담은 연구계획서 양식을 18일까지 이메일(laborr@jinbo.net)로 접수하면 된다. 연구계획서 양식은 연구소 홈페이지(kilsh.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노동운동이나 보건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적이고 실천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개인이나 단체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8월 넷째주 심사를 통해 2편의 연구과제를 선정해 한 건당 500만원 내외의 연구지원비를 제공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079

[카드뉴스] 산업안전보건법 A~Z 참여할 권리 (4-1)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오마이뉴스 기사 링크

http://omn.kr/s2eu


○ 최근 카드뉴스를 통한 언론보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맹 시각장애인의 경우 카드뉴스의 내용을 읽을 수 없습니다. 텍스트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는 전맹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독서장애인, 저시력 시각장애인 등에게도 필요한 조치입니다. 따라서 향후 발행되는 <산업안전보건법 A~Z> 카드뉴스에는 텍스를 첨부할 예정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알 권리 향상에 함께 하겠습니다. 



[1장] 산업안전보건법 A~Z

(4) 참여할 권리 -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2장]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자 참여권!

일터에서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해서는 노동자, 노동조합의 참여권 보장이 기본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명예산업안전감독과 활동을 제대로 알고 참여해야 현장을 바꿀 수 있습니다!



[3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는 일터에서 노사가 동등하게 노동안전보건 관련 모든 사항을 협의‥결정하는 공식기구로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참여를 전제로 운영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9조)



[4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및 개최는?

산보위는 노동자 위원 및 사용자 위원 각 3~10인 이내의 노사동수로 구성합니다.

노동자 위원으로 노동자 대표 및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포함됩니다.

분기(3개월) 마다 반드시 1회 이상 개최해야 하며, 특히 중대재해가 발생했거나 안전보건 관련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을시 임시회의를 개최하여 원인파악 및 대책마련을 노사가 합의해야 합니다.



[5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무엇을 다루나요?

산보위는 노동자의 안전,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사항을 협의하고, 함께 결정합니다.

- 산재예방계획 수립, 안전보건관리규정 작성 및 변경에 관한 사항

- 노동자 안전·보건 교육 및 작업환경측정, 건강진단, 중대재해 원인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 공정안전보고서 작성 및 노동자의 유해·위험 예방조치에 관한 사항



[6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어떤 곳에 설치할 수 있나요?

- 상시 노동자 100인 이상 사업장

- 건설업은 공사금액 120억원 이상 사업장

- 유해·위험사업장의 경우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 사업장


※ 산보위 설치 사업장이 아니어도 '노사협의회'에서 협의 가능합니다.

만약 노사협의회로 대체한다면 이것만은 꼭 요구합시다!

- 노동자 위원으로 노동자 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포함

- 사업주 위원에 안전보건관리자 포함

- 반드시 노사 동수로 구성하여 진행



[7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이렇게 준비·운영합시다!

산보위 안건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STEP1

1. 산보위 안건 준비

- 조합원 요구를 기반으로 안건 수렴 후 대의원대회,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안건 확정

2. 산보위 회의 준비

- 확정 안건에 대한 산보위원 내 실무준비 및 교섭대책 토론

3. 본 회의 개최

- 보고 사항 및 심의안건을 명확히 구별하여 진행

- 의결시 노사 교섭위원 모두 확인 후 서면 작성 및 날인



[9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STEP2

4. 산보위 결정사항 보고

- 현장 내 토론회 개최를 통한 결과 공유 및 이후 활동방향 논의. 만약 힘들다면 소식지, 보고대회 등을 통해 조합원에게 반드시 내용 공유

5. 평가 및 이행 여부 확인

- 진행된 산보위 활동 평가

- 결정된 의결사항 이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점검



[10장] 만약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1. 산보위 결정사항 불이행시 노동부를 통해 이행을 촉구합니다

2. 사전에 단체협약 또는 산보위 운영규정에 '산보위 결정사항은 단협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을 명문화합니다

산보위 의결사항 불이행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11장]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무엇을 하나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하 명산관)은 일터의 안전보건에 관한 대부분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 대표의 추천을 받아 선임이 가능하고, 산보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 가능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1조의2)


특히 작업중지 요청, 임시건강진단실시 요청, 안전수칙 지도 등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상 선임대상 사업장은

- 제조업, 운수, 창고, 통신업 및 광업: 상시 노동자 100인 이상 사업장

- 건설업: 공사금액 100억원 이상 사업장

- 기타 산업: 상시 노동자 500인 이상 사업장



[12장] 지역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어떤 활동을 하나요?

지역에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지역 안전보건에 관한 감시·지도·건의 활동을 하며,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안전보건단체의 추천을 통해 노동부장권이 임명합니다



[13장] 제대로 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

- 노동조합은 조합 내 노동안전보건 담당자와 별도의 명산관을 추천합니다

-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 명산관 활동시간을 확보합니다

- 지역 명산관과 함께하는 명산관 지역협의회를 구성하여 사업장을 뛰어넘는 활동으로 만듭시다


[14장] 현장과 지역을 아우르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중요한 현장주체를 만듭시다!

일상적 참여가 보장되는 산보위와 명산관의 적극적 활동이 있어야 산업안전보건법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현장 활동의 주체 형성과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현장 통제력을 만드는데 함께 합시다!

- 노동자, 노동조합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을 쟁취하자!

- 일상적인 노동안전보건 활동으로 조합원이 주체가 되는 현장활동을 만듭시다!

- 산업안전보건법 한계를 넘어서는 활동으로 현장과 지역을 아우르는 활동으로 확장합시다!

[영상]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




1. 문송면으로 비롯된 변화들, 그리고 더 변화하여야 할 것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지난 7월 17일 (화) 오후 1시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과제 대토론회가 열렸다.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는 ‘문송면으로 비롯된 변화들, 그리고 더 변화하여야 할 것들’을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섰다. 백 교수는 “산재보상이 시혜로서의 보상 차원을 넘어 정당한 권리로, 사고의 명확한 원인규명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출처: 일과건강 

https://youtu.be/lUW4L-3ZV10


2. 토론 

-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박순철 (생명안전시민넷 사무처장), 천지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산업재해 팀장), 이고은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운영위원장),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 

https://youtu.be/LvB53CH84NA

<일터> 통권 173호 / 2018.07


<일터> 통권 173호 / 2018.7

특집 : 노동자 건강권 vs 기업의 영업비밀


4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8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10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1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16 [지금 지역에서는]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의 시작과 앞날


18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산재 사망증가와 트럼프 정부의 예산 축소


20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22 [연구 리포트]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2)


26 [안전과 건강 칼럼]
빛바래선 안될 청사진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31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저희는 영어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36 [현장의 목소리]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40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4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48 [노동자 건강 상식]
B형 간염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근로감독관의 과로사와 워라밸


52 [문화 읽기]
“우리의 죄는 증대하다”

54 [이러쿵저러쿵] 
내 인생의 시간으로 기록될 노벗 수습 노무사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인터뷰 / 2018.07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같은 현장에서 일하지만 업체가 다르다고 말도 못섞게 했다.”

“아내가 출산하기 직전인데 네가 가서 뭐 할 게 있냐고 응급차 부르고 계속 일하라고 했다.”

“아버지 임종도 못 지켜드리고 현장에서 일해야 했다.”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으며 일해왔다. 회사가 하라는 대로 길들여져서 그게 문제인 줄도 몰랐다던 그들이, 최근 노조를 만들고 인간임을 선언했다. 이후 조합원들은 UPH 속도에 내 삶을 맞추는 게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속도에서 일하겠노라 외치며 투쟁에 나섰다. 이후 10년, 20년 일해도 바뀌지 않던 현장이 개선되고 있다. 투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현장에 다녀왔다. 인터뷰는 지난 5월 30일에 황원준 부지회장, 오성민 조직부장, 박흥일, 서동영 노동안전보건부장이 함께 했다.


▲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노동조합으로 하나된 금속노조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조합원들  


‘그렇게 할 거면 집에 가라’

“현대모비스 화성지회는 기아자동차에 직서열 납품하는 회사고 최근까지 8개 업체가 있었어요. 지금은 노조를 만들고 나서 조직 체계 개편한다고 3개 업체로 통합해서 정리한 상황이에요. 주로 하는 일은 자동차 운전석, 엔진 바디 등을 만들어요. 아무리 밤낮으로 일해도 월급은 늘 최저임금이에요. 물론 성과급은 있지만요. 10년을 일하나 이제 막 들어오나 월급이 같아요.”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와 비인간적인 대우로 인해 작업자들은 수시로 일을 그만뒀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에는 회사가 무조건 집에 가라고 했어요. 일하다 부품에 불량이 나도 집에 가라, 아프다고 해도 집에 가라 그랬죠. 일을 조금 늦게 하거나 못해도 집에 가라고 압박하고요. 어떻게든 집에 가라고 하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면서 일하려고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라 많이들 그만뒀어요.”

이렇게 노동자들이 그만두면 남은 이들은 더 고되게 일해야 했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최대한 늦게 채용하거나 아예 채용하지 않았다.


변화를 싹틔운 축구 동아리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에는 바로 옆 라인에 있어도 서로 대화를 전혀 못 했기 때문에 누가 다쳤는지 그런 걸 전혀 몰랐어요. 그나마 같은 업체에서 사고가나면 알 수 있었는데, 회사가 본인 부주의로 다쳤으니 개인 비용으로 치료받든지 그냥 출근하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산재처리는 꿈도 못꿨어요. 산재 신청하면 인생이 망가지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세뇌를 시켰거든요.”

사고가 나도 모를 정도로 교류가 없던 현장에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기 시작한 건 축구동아리였다고 한다.

“회사에서 사내 복지를 너무 안 하니까 보여주기 식으로라도 진행하려고 축구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업체별로 팀을 만들어서 시합도 하고 연습하면서 인사도 하고 서로 현장에 관해서 이야기도 하면서 노조를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도 자동차 부품회사고 일도 많아서 다들 지역에서 오고 싶은 회사 아니었냐고 묻자 다들 고개를 저었다.

“지인 소개로 많이 오지만 대부분 못 버티고 그만둬요. 아예 소개를 못 해주는 경우도 많아요. 내가 일하면서 인격 모독당하고 자존감 떨어져서 언제 그만둘까 그러는데 누구를 데려오기는 창피하죠. 지역 공단이 워낙 열악해서 밖에서 봤을 때는 좋아 보이는데 자랑할 만큼 좋지 않아요.”


노동조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

“노동조합에 대해 잘 몰랐어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자동차 하청업체에 노동조합이 많은 줄도 몰랐어요. 그나마 동료들끼리 술 먹으면서 ‘노조가 있었으면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무관심했던 노조를 어떻게 하게 된 건지 물었다.

“일하면서 부당한 게 너무 많았어요. 지인이나 친인척이 사망했는데 조문을 못 가게 하거나, 아내가 출산이 임박했는데 응급차 불러서 가면 되지 네가 거기 가서 뭐하냐고 일이나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지인 결혼식도 그냥 봉투나 하라 그러고. 아버지가 많이 위독해서 돌아가시기 직전인데 임종을 못 보게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3명이 해야 할 일을 2명이 하고 사람은 계속 그만두고 채용은 늦고 이러니 친구나 지인들하고 약속하는 게 불가능했어요. 결혼한 분들은 더 힘들어했고요.”


계약직 채용합니다

“현대모비스와 도급 계약을 맺는 상황이다 보니 사장들 대부분이 현대차나 모비스 출신이에요. 보통 5년 정도 계약을 하는데 그 기간 안에 돈을 남겨야 하니까 사람을 자르거나 계약직을 쓰거나 사람장사를 하죠. 연차를 강제로 보내서 돈을 남겨 먹고요. 결국 모든 피해는 일하는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해요.”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 현재는 업체 사장들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들은 현대모비스에 충성을 다해야 계약 기간을 연장 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데 앞장서게 된다.


사람 없으니까 철야 하고 집에 가라는 회사

“예전엔 하루 10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일했어요. 1조가 아침 8시 반에 출근해서 19시 반에 업무 마치고, 2조가 20시 반부터 시작해서 다음 날 7시 반까지 이렇게요. 매주 교대했고 한 달에 주말 특근이 한 번, 많으면 세 번 있었어요.”

만일 급여를 덜 받더라도 몸이 힘들어서 상시주간 업무만 하게 하는 조치가 있었는지 물었더니 절대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글쎄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아마 ‘너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면 집에 가’ 그랬겠죠.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엔 현장에서 무슨 말을 꺼내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 했어요. 우리 스스로도 ‘남들 다하는데 야간 뛰기 싫으면 집에 가야지, 혼자 왜 유별나게 굴어’ 이렇게 생각하고 말했을 거예요. 회사에 길든 거죠.”

조합원들은 장시간 노동 못지않게 조금도 쉴 틈 없는 빡빡한 노동밀도가 더 힘들었다는 이야기도했다.

“저희는 직서열이다 보니 기아차가 하라는 대로 맞추느라 늘 오버타임하고 개처럼 일했어요. 2시간 일하고 10분 쉬어야 하는데 4시간 연속 일하고 쉬는경우가 태반이었죠. 아침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더 일찍 오라고 해서 청소시키고 조회 수당은 안주고 그랬었죠. 점심시간 40분 중에서 20분간 밥 먹고 남은 20분은 또 일했어요. 퇴근 시간 넘기면 통근버스 잡아놓고 계속 일 시키고요. 만일 피치 못 할 사정이 생겨서 반대조에 한두 명이 빠지면 철야까지 뛰었어요. 주간에 출근해서 야간까지 뛰고 다음 날 점심시간까지 일하다 퇴근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일하고 돈은 주간 근무 2번 한 거로만 쳤어요. 일하다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오죽하면 조합원들이 일하다 화장실 가고 싶어서 노조 만들었다고 하거든요.”

2013년 주간연속2교대로 전환하면서 노동시간은 줄었지만, 생산량은 똑같아서 오히려 노동강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노동조건과 관련해서 연차나 휴가는 제대로 썼는지 휴식은 어떻게 취했는지 물었다.

“기본적으로 인력 운영이 빡빡해서 연차를 쓴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요. 아파도 일했는데요. 연차 수당안 주려고 강제로 쉬게 할 때만 쉬었어요. 날짜는 회사가 며칠 전에 정해줘요. 다음 주 화·수·목 이렇게 쉬라고요. 이러면 어디 여행도 못 가요.”


‘그냥 여기에 싸인해’

“출근 시간에 청소시키면서 조회도 같이하는데 수당으로 월 2~3만 원 줬어요. 회사는 그걸 안전교육이라고 주장했어요. 한창 일할 때 사인하라고 종이가져오니까 다들 내용 확인도 못 하고 서명했어요.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서류를 꼭 일할 때 가져 왔어요.”

“사내 게시판에 붙어 있는 취업규칙을 자세히 읽어보면, 관리자한테 반동분자로 찍히고 면담했어요.”

작업환경측정의 경우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도 회사에서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노동자들을 지정해서 그들만 측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노동자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기 위해

“노동조합 만들고 당시 8개 업체와 통합 산보위를 하자고 제안해서 지난해 4/4분기부터 시작했거든요. 산보위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개선을 위해서 돈, 시간, 인력, 실행방안 등을 논의하는데 진행이 너무 더디더라고요. 회사와 노동조합의 눈높이도 너무 다르고요. 산안법을 알고 보니까 현장에 위험한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1/4분기까지 협의를 계속 했는데, 회사가 돈 안 드는 건 바로 개선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개선을 안 하고 산보위도 파행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회사가 우리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산안법을 준수해서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을 거라고 엄포를 놨어요.”

이후 노동조합은 안전센서를 끄고 일하던 공정에서 센서를 켜고 일하며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부품 생산이 늦어지면서 기아차가 납품을 드문드문 받았고, 결국 라인을 멈추게됐다.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화성 때문에 라인이 끊어져서 손해를 봤으니 작업자에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 할수 있다고 협박했다.

“문제는 이때 회사가 소장을 조합원들이 현재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본가로 보내서 가족들이 다 알게된 거예요. 그래서 괜히 걱정 끼치고 개별 조합원도 괴롭고 두렵고 그랬어요. 노동조합에 소장을 보냈으면 단체로 싸우면 되는데 개인에게 보냈으니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겠어요.”

회사가 징계위를 열어 처벌하려고 하자 노동조합은 전체 카톡과 SNS로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간부 회의, 통합지회 회의 등을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모든 조합원이 ‘나도 징계하라’는 내용의 변론서를 쓰고 대표이사 항의 방문을 하러 가는 등 투쟁에 나섰다.

“이 정도 되니까 회사가 징계위가 열리기로 한 당일에 고소를 취하했어요. 안전센서 켜고 일했던 설비는 3일 만에 80% 정도 개선했고, 민·형사상 소송하겠다고 한 조합원한테는 사과문도 발송했어요.”


투쟁으로부터 얻은 것, 자신감

“저희가 이 투쟁을 하면서 얻은 것은, 적어도 회사가 뭐 때문에 개선이 안 된다고 했던 것들이 사실은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거에요. 회사는 단 며칠이면 바꿀 수 있더라고요. 산안법에 대한 회사의 인식 수준이 밑바닥에 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은 정신 차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로 느꼈을 거 같은데 개인은 힘이 없지만, 개인들이 뭉치니까 이런 힘이 나온다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조합원들은 투쟁 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이번 투쟁 과정 자체가 좋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현장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사고순간부터 대응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조합원들 인식도 아주 조금씩 바뀌고 있는 거 같아요. 이제 매달 한번 통합으로 현장점검도 하려고 준비 중이고,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에서 노안 관련 교육이 있으면 반드시 참여해서 공부하려고 해요.”


앞으로는 아픈 동료들이 없었으면

“산안법, 산재법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단순반복 업무를 많이 해서 근골 문제가 심각하든요. 어떻게 아픈 사람을 치료받게 하고, 예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아프지 않은 조합원이 없는데 지금은 마땅한 대책이 없네요.”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쉬운 건 아닌 거 같아요. 저도 시작하면서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은 못 했거든요. 물론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데 힘든 건 현실인 거 같아요.”

“앞으로 조합원 중에 아프거나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일을 마쳤을 때도 건강하고 편안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걸 위해서 올해 위험성 평가나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 시행을 고민하고 있어요.”

“노동안전보건 문제는 회사와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조합원이든 간부든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는데, 오해가 쌓이게 두거나 감정싸움이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해요. 처음 노조 만들 때 그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현장의 목소리]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 2018.07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 한국오라클노동조합 김철수 위원장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미국계 IT회사 한국오라클(ORACLE)은 미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데이터베이스 관리 솔루션, 클라우드 어플리케이션을 기업에 공급하는 기업으로 서버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들어보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외국계 IT업계에서도 많은 이들이 선망하기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한국오라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은 지난 5월 1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진행하며 일터를 바꾸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6월 12일 한국오라클노동조합 김철수 위원장을 만났다. 이날도 조합원들은 파업 참여를 위해 용산 철도회관에 모여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 한국오라클노동조합 김철수 위원장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7년 10월에 설립된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의 역사는 짧지만, 노동자들이 겪은 부당한 대우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고 한다.

“사람들이 외국계 회사인 한국오라클을 보면 돈을 잘 벌고, 거의 놀면서 일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안 만들어도 되는 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죠. 하지만 실제 일하는 노동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한국오라클의 임금 체계는 성과급제다. 회사는 계속해서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성과를 내야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택했다. 결국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소위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은 오히려 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성과급제가 노동자의 삶을 위태롭게 만든다.

“한국오라클은 매니저 중심의 회사입니다. 매니저와 친한 사람이 좋은 고객사를 받아가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죠. 오히려 눈 밖에 나면 압박을 하며 내보내려고까지 합니다. 노조가 파악한 것으론 직원 90% 정도가 10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황입니다. 신입직원이 연봉이 높아요. 오래 일한 직원들은 얼마나 자괴감이 들겠습니까.”

김철수 위원장은 한국오라클이 오로지 돈만 벌면 모든 게 다 된다는 식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했다. 노동강도가 높기로도 유명한데, 노조가 파악한 것으론 주당 1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엔지니어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바로 출동해서 업무를 처리해야 해서, 주말에도 24시간대기다. 만약 규모가 큰 장애면 일주일 이상 밤새고, 집에조차 가지 못한다. 인력이 부족해 교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까지만 입력하게 해서 제대로 수당을 지급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회사는 80시간 이상의 노동시간은 대체휴가로 사용하라고 하지만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에겐 꿈같은 소리다. IT업계에만 20년, 한국오라클 입사는 올해 9년 차인 김철수 위원장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노동조합을 선택했다.

“노동여건이 너무 열악합니다. 제가 위원장을 하게 된 가장 큰 결심은 옆에 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회사를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예요. 본인이 원해서 나가는 것 같지가 않았어요. 보통 이직하는 사람들은 갈 곳을 알아봐서 입사하고, 그 뒤에 사직하는 게 순서죠. 그런데 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알아본 결과 권고사직으로 포장해서 해고를 했던 겁니다. 이분들을 만나서 얘기 들어보니 울면서 얘기하더라고요.

오라클이 3~4년 전부터 클라우드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려면 비용에 문제가 생기니 직원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거죠. 법무팀에 직원들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오라고 하고, 사람들을 골라 권고사직, 사실상 해고죠.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아무 데도 얘기하지 않겠다는 조항에 사인하게 해서 어떤 문제도 밝히지 못하고 나갔죠. 한국오라클이 김앤장에 어마어마한 돈을 준다는 건 고객사들도 아는 얘기입니다.”

노동조합이 더욱 답답한 건 한국지사가 미국 본사 핑계를 대며 어떤 의무와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지사장과 매니저에게 모든 권한과 소통이 제한되어 있다. 한국지사는 노동조합에 ‘본사가 완강해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이러한 한국지사의 주장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본사는 심지어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을 테러집단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철저하게 한국지사가 정보와 소통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조건에서 노동조합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파업을 선택했다.

일을 멈추는 것, 그렇게 해야 자신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고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희가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 집행부, 대의원 분들 중 이전에 노동조합 만들려고 했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용기를 못 낸 거죠. IT업계는 이직이 심합니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노동자’라는 인식도 희박해요. 소위 전문직이라고 생각하죠. 노동조합에서도 이런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교육도 하고, 홍보도 하니 점차 가입률도 높아지고 파업 참가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도 찬성이 96%로 압도적이었죠. 하지만 여전히 한국지사장은 본인이 뭘 잘못 했냐, 자기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본사에도 상황을 계속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회사가 들으려고도 안 합니다.”

오라클은 한국지사뿐만이 아니라 해외 곳곳에 지사가 있다. 당연히 그곳에도 노동조합이 있다.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의 소식을 들은 다른 나라의 노동조합 반응은 놀라움이었다고 한다. 물론 유럽지사 노동조합도 문제는 있지만, 한국 상황과는 다르다. 한국이 더 열악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투쟁을 멈출 순 없었다. 김철수 위원장은 무엇보다 조합원이 힘들더라도 지치지 않게, 즐겁게 투쟁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IT노동자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이 아직 낯설죠. 우선 다 같이 모여 재미있게 하려는 방식으로 투쟁을 하려고 합니다.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들도 우리가 회사에 굽히고 들어갈 수 없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계속 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특히 여러 프로그램 중 회사 한 바퀴 돌기가 반응이 제일 좋았습니다. 노동조합 가입한 사람이어도 가입을 아직 못한 사람이어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얼굴도 보고, 설득할 기회가 되기 때문에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서로 봐야지 얘기가 되고, 나는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입니다.”

노동조합이 생기고 나서 조합원들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건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권리구나, 당당하게 회사에 요구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사측에 의해 억눌려왔던 권리를 향한 의식과 행동들이 뭉치니 깨어난 것이다. 

“오라클이란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느낌과 경험은 ‘자유롭다’ 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분 시간에 쉬거나 개인 생활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회사에 ‘실적이 인격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자유는 실적이 내야 보장되는 겁니다. 만약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노동자를 압박해대죠. 엄청 쪼는 거예요. 고객사 어디 갔다 왔냐, 레포트 가져와라, 시간당 레포트 내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최근 노동조합이 파업하자 30분 단위로 레포트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사실상 내용은 누굴 만났고, 뭐하고 있고 이런 걸 적어서 내라는 거죠. 한국식으로 굴리는데, 더 심하게 굴리고 결국 해고하는 겁니다.”

급격한 기술의 발달과 빠르게 변화하는 IT업계에서 노동자들은 강도 높은 업무 능력을 요구받는다. 개발을 위한 장시간 노동과 몰아붙이기 식의 근무 스케쥴로 인해 다양한 건강상 문제를 겪는다. 한국오라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퇴사한 사람들에게 들은 얘기인데 마감 때만 되면 영업 사원들을 가위에 눌려 일찍 깬다고 합니다. 제가 요즘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오전 7시 정도에 회사에 나갈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 시간에 오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출근했냐고 물으면 마감을 해야 하는데, 잠이 안 와서 그냥 출근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잠도 못 자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고용불안에 시달리죠. 업무 성과와 모든 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윗사람에게 찍혔다는 ‘찍퇴’에 큰 불안이 있습니다. 매니저에게 무조건 굽신할 수밖에 없어요. 불만이 있어도 얘기 못 하죠. 이런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은 술이나 흡연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결국 정신질환에 시달립니다. 노동조합 만들고 나서 굉장히 자주 오는 상담 중 하나가 병원에 가서 정신 관련 상담을 받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는데 회사가 병가 신청을 안 받아준다는 거예요. 회사가 병가 대상이 아니라고 해버리는 바람에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엔지니어분들은 잠도 못 잡니다. 우울증이 기본이에요. 덤프트럭이 지나가는데 문득 거기에 부딪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잠을 잘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이게 다 우울증 증상이고, 심각한 문제인 거죠.”

노동조합은 지금도 파업 중이다. 최근에는 거래처 기업의 고위임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귀족 인턴’을 받아온 사실까지 밝혀졌다. 또 한국오라클 임원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하고도 사건을 축소한 뒤 피해 여직원의 퇴직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노동조합은 계속해서 상황을 알리고 국회, 정부, 외국까지 대상으로 투쟁의 방향으로 삼고 있다. 김철수 위원장은 한국오라클 노동자들을 대표해 IT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 할 수 있기 위한 방향에 대해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했다.

“한국오라클에는 거의 100개 이상의 조직이 있습니다. 1명인 조직도 있어요. 당연히 서로 잘 몰랐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잘 뭉치지 못했습니다. 서로 이해관계도 다르고 모르니까요. 그런데 노동조합이 생기고 자유발언도 하고, 서로 어려운 점도 이야기하다 보니깐 단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각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힘이 생겼죠. 

IT업계가 노동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IT노동자들이 내가 월급을 받는 건 맡겨진 일을 하고 있기때문이고,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을 하는 건 회사의 문제라는 걸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에 인력도 요구하고, 일도 줄여달라고 해야 하는 게 맞는 거죠.”

[연구리포트]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 (2) / 2018.07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 (2)

손진우 상임활동가

3. 개선을 위한 대안

1) 경기도청이 제안한 버스 준공영제와 교통정책에 대한 버스노동자의 인식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버스준공영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2017년 하반기 버스 졸음운전 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준공영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광역버스를 우선 대상으로 순차적 추진의 계획을 제출하고 있었다. 도내 버스운전 노동자들은 경기도청이 추진하는 준공영제 도입으로 현재보다 근무조건과 임금에 있어서는 일정한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기사들한테는 좋겠죠. 암만해도 급여도. 올라갈 것이고, 그 다음에 말 그대로 근무 환경도 좋아질 것이고. (중략) 일단은 관리를 그러니까 근무환경이 공영제를 하든 준공영제를 하든 지금보다 나아질거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거죠. (인터뷰 A)

그러나 준공영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광역버스를 우선으로 추진하는 계획에 대한 반발이 상당했다. 경기도 내 모든 버스운행에 있어 장시간노동과 휴게시간, 임금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광역버스만을 대상으로 우선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건 아니라고 봐요. 일반버스도 일반시 중형버스나 일반 시내버스도 똑같이 그 사람들도 열여섯시간씩 열일곱시간씩 아니면 스무시간씩 근무를 해고 그 다음날 잠 못자고 똑같이 나와요. 공영제는 똑같이 시행되야 되요. 그리고 휴게시간도 뭐 고속이든지 직행좌석 시외버스 그 담에 마을버스라도 똑같이 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사람들도 똑같이 나와서 하루 스무시간정도 일하는거야 (인터뷰 E)

버스운전 노동자가 준공영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수익금 공동관리형 준공영제가 버스회사의 이익을 보장할 뿐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회사는 준공영제를 가면 그 손실에 대한 부분을 보조를 받잖아요. (질 ; 네) 하루에 뭐 만원을 벌어오든, 모자란 만큼은 시청에서 보전을 해주잖아요. 그러면은 그거를 보전을 받는 만큼 기사들한테 돌려주는 것도 아니고 복지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여태까지 안했던 걸 갑자기 준공영제 한다고 돌려줄리는 없을 거 같고. (인터뷰 A)

서울에서 지금 10년이 넘었잖아요. 서울을 봤을때 버스노동자에게 과연 이로운 게 뭐가 있나 생각했을때. 경기도 서울버스 시급차이? 그 수준? 그것만 차이가 있고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이런말 그렇지만 노동조건이 좋아졌다면 민주노총이 있겠어요? (중략) 잘아시겠지만 서울 버스보세요. 얼마나 손해에요. 그거를 고대로 따라한다는 거잖아요. 결론은 제가 한 것처럼 가족 이윤챙겨줄려고 하는 거밖에 안돼요. (인터뷰 I)

지금도 서울시 같은 경우나 6대 광역시는 자본들 회장이 와서 연봉 4~5억 받아가고, 아들이 아서 3~4억 받아가고 와이프 뭐 이렇게해서 거의 친척들이 와서 10억 가까이 인건비를 챙겨 가는데 그게 과연 맞느냐. 아니라고 얘기를 하죠. (인터뷰 C)

버스운전 노동자들은 앞서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한 6대 광역시에서의 선행적인 경험을 직, 간접적으로 확인하고 있었다.특히 서울시에서의 사례를 잘 알고 있었다. 이에 근거해 준공영제 도입이 지자체의 지원을 근거로 서비스 평가를 강화해버스노동자에 대한 통제가 확대되고, 해고위협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거나, 줄어든 노동시간에 따라 임금손실이 발생할 것을걱정하고 있었다.

단점이, 1일 2교대를 하면 집이 먼 사람은 매일 출근을 해야 되니까. 그런 게 이제 경제적 부담도 있고 시간도 문제가 있고. 그런데 집이 가까운 사람들은 괜찮은데. 준공영제에 대해서 그런 게 있고. 준공영제를 하게 된다, 그러면 이게 성과급이잖아요. 평가점수에 따라서. 그러다보면 기사들한테 엄청나게 스트레스가 오죠. 모든 걸 감시하고 통제를 하게 되니까. 사업주들은 조금이라도 평가점수를 낫게 받기 위해서 그거를 갖다가 엄청히 통제를 하게 되는거죠. 그런데 그런 거 안 겪어봤으니까 지금 사람들은 모르죠. (중략) 우리 ***영업소 같은 경우에는 용인쪽에서만 다른 서울업체나 이렇게 해서, 여기저기 몇 군데 거쳐보고 다른 지역에서 근무해다 온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런 걸, 준공영제 폐단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인터뷰 F)

서울서 지금 하는 것도 완전공영제가 아니예요 서울도. 준공영제인데. 그렇게 되면 이익금 관리같은 건 회사에서 하는 게 아니고 시에서 하겠죠. 그렇게 되면 이제 조금 잘못하면 그냥 나이 먹은 사람 우선권으로다가 면직되는 거고.그게 시작이 된다면. 그리고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하면 면직되는 거고. (인터뷰 G)

지금도 공영제가 돼서 근무시간을 줄인다고 하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와요. 왜냐면 일을 많이 했던 사람들은. 장기적으로보면 우리가 몸이 힘 안 들고, 장기적으로 봐야지, 단기적으로 보면 되겠느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해주고 하는데. 들어갈 돈이 정해져 있잖아요. 이거 땜에 걱정을 하는 거죠. (인터뷰H)

버스운전 노동자는 안전대책을 내놓는 것이 시급한 조건에서 준공영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었다. 버스 노동현장의 낮은 임금, 열악한 노동환경,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완전공영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완전공영제가 좋죠 그거에 대해서 하게 되면은. 일단은 안정적이잖아요. 근로에서. 회사의 갑질에 안 당해도 되고 어차피 자기가 지킬 것만 지키면 되는 거잖아요. 쉽게 말해서 연차 같은 것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게 되면은 자기 근무하고 내고, 자기 쉬는 날 같은데 미리 가서 결근계를 내든 연차를 사용해서쓰면 되는거니까. (인터뷰 F)


2) 버스노동자들이 생각하는 안전대책

① 1일 2교대를 통한 장시간 노동 근절

피로. 피로가 누적이 됐기 때문에 사고가 나는 거거든요. 그러고 피로가 왜 생기느냐 장시간 노동하다 보니까 피로가 쌓이는 거거든요. (인터뷰 B)

경기도는 대부분 복격일 근무를 타시는 분들이고 격일제 근무자들이 대형 사고를 많이 내요. 오전 오후 근무로 바꾸어야 하는 거고. 1일 2교대 말씀드리는 거예요. (중략) 왜냐하면 이건 안전과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연장근로를 가급적 최소화시키고 법정 근로시간만 할 수 있게끔 조건만 형성이 된다면 그리고 충분하게 자기관리 할 수 있게 한다면 대형 사고는 안 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C)

② 휴게시간 확보

– 도로교통 상황을 반영한 증차 및 배차의 현실화

어, 저 같은 경우에는 (시급한 대책이)휴식시간인데. 휴식시간을 하기 위해서는 차량투입이 더 많이 되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휴식시간이 보장을 할라면은 기존의 그 운행하는 대수보다는 점. 뭐 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특히 뭐 한 열 대를 운행하면은 한두, 세대만 더 넣어줘도 시간이 보장이 되거든요. (중략) 이제 운행을 하면서, 충분히 운행을 하면서 내가 이거, 이거 운행하면 충분히 쉬니까. 다음 운행도 편하게 운행할 수 있는데. 그게 보장이 안되니까. 암만해도 급하게 운전하다 보니까. 사고도 많게 되고, 사망사고도 나거든요. (인터뷰 A)

③ 생활임금 보장

임금체계도 많이 바뀌어야 되는데. 지금 우리회사 같은 경우에도 상여금을 그 기본임금에다 포함시켜놨어요. (중략) 근데 실제로 차떼고 포떼고, 옛날처럼 상여금 떼고, 무사고 수당 빼고, 무슨 수당 무슨수당 빼면 실제 임금은. (인터뷰 E)

④ 저상버스의 확충과 노선 확대

회사의 회사 업주 입장에서는 저상버스 같은게 굉장히 불필요해. 이 양반들은. 그래 기사들은 좀 그런 거 쪽으로. 좀 장비쪽으로 그런 그 교통약자들. 그런 사람들한테 좀 그 편한, 그런 장비를 좀 도입을 하고, 그랬으면 되는데. 아무, 아무 지금 현실은 그렇지가 않잖아. 차 배차시간도 그렇고. 차 장비도 그렇고. 노인네들 우리 그 배차 버스 그 계단이 굉장히 높아요. 거기 노인네들 막 이렇게 손 짚고 올라오시는 분들 많다고요. 저상은 그래도 얕으니까는 그래도 좀 덜한데. (인터뷰 D)

일단은, 저상버스가 좀 많이 나와야 하고요. 원활이 아니라 충분한 배차시간을 줘야죠. 노약자나 장애인들이 타려면 저상버스가 편할수 밖에 없잖아요. 그만큼 자리가 넉넉하게 있어야 하고, 그리고 의무보다는 강제화를 좀 추구해야죠. 의무보다는 강제화.(인터뷰 I)


4. 소결

앞서 살펴본 버스운전 노동자의 노동실태는 경기도의 버스 교통정책에서 우선해야 할 많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버스운전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시급한 개선 사항

○ 생활임금 보장과 1일 2교대 교대근무 도입

○ 법정 휴게시간 보장 및 운행현실을 반영한 휴게시간의 현실화

○ 도로교통 상황에 따른 증차, 배차의 현실화

○ 휴게공간 증설 및 확대

○ 저상버스의 확충 및 노선 확대

2) 버스노동자의 건강 관리를 위한 지원 체계 마련

○ 경기도 버스운전 노동자의 건강실태 전수 조사 및 결과에 따른 의료지원 체계 구축

○ 사고목격 및 사고, 고객 갈등 등으로 인한 정신건강 지원 체계 마련

○ 교통사고에 따른 보상, 처리에 대한 지원 체계 현실화

3) 버스의 공공성 확보 방안 마련

○ 버스 이용의 당사자인 시민과 버스운영 주체인 버스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지역차원의 논의체 구성

○ 완전공영제 전환을 위한 교통정책 수립

특집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양희환 노동안전보건국장 인터뷰 / 2018.07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양희환 노동안전보건국장 인터뷰

선전위원회

삼성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를 거부할 때 우려했던 문제 중 하나는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점이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인천공항공사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산재를 신청하고, 노동조합이 회사에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비롯해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건강검진 결과 등 안전보건 자료 공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가 이렇게 또 한번 막히는 건 아닌지 우려를 품고 지난 6월 26일 현장에 방문했다.

지난 경과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17년 동안 인천공항 수하물 일을 했던 노동자가 폐암이 발병했다. 작년 12월 인하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이 조합원이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면서 발병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에서 현장조사를 해봐야겠다는 답을 했다."

병원에서 현장조사를 하는 데 회사가 방해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분진, 소음을 측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회사가 2차하청구조 업체다 보니 결정권이 없었다. 1차 하청인 포스코ICT에서도 현장조사를 거부해서 결국 못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일단 병원 측에서 작업자 몇 명을 섭외하고 개별적으로 일할 때 공기 질 측정과 분진을 채취하도록 했다."

분석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나요?

"정상적인 조사 과정은 아니라 100% 정확하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분진에서 기준치 이하로 비소와 카드뮴 등이 미량으로 발견되었다. 조사를 마치고 병원에서 인천공항공사와 포스코ICT에 검사 결과를 전달했는데, 병원 담당이 계속해서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너희들이 무슨 기준과 근거로 측정 했냐고 따지면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항의를 받다 보니 나중에 병원 관계자가 산재를 신청하고 승인받기 위한 근거로 조사를 했거나, 노동조합 활동에 도움이 되거나 유리하게 하려고 진행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해프닝처럼 끝나버렸다."

이후 현장에서 어떤 대응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미량이라고 해도 비소와 카드뮴이 확인되었고 작업자들이 오랫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던 터라 전반적으로 노동안전보건 관련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현장에선 안전보건 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안전 난간을 비롯해 사고예방을 위한 법적 조치 역시 없었기 때문에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여러 문제를 발견했다. 이후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고발하고 고용노동부 지청장 면담 투쟁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노동조합이 면담을 요청했는데 바로 자리가 만들어져서 이야기를 나눴고, 고용노동부가 1주일 후에 현장 조사를 나왔다. 조사 이후 현장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고발 건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노동부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개선을 했나요?

"노동조합에 고발을 취소해 달라 부탁하며 대신에 현장노동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미시행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어차피 우리가 회사를 고발해서 사업주를 처벌한다고 해도 가장 필요한 현장 개선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회사가 협의체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약속받으며 논의 자리를 만들었다. 지금도 이 협의체를 통해 현장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삼성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서도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를 거부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어떻게 된 경과인지 궁금합니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만 공개를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다. 현장에서 노동조합이 산안법 위반사항을 찾는 과정이라 작업환경측정을 했냐고 회사에 물어보니 2014년에 공기 질, 소음을 측정했다고 주장하더라. 그런데 당시에 일했던 작업자들은 교육도 안하고, 작업환경측정을 했는지 조차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자료를 보여 달라 요구했고, 노동부가 회사랑 노동조합이 중재하도록 해서 결국 자료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자료를 받기로 한 날 인천공항공사랑 1, 2차 하청업체랑 만났는데 자료를 열람만 하라고 하더라. 게다가 자료를 밖으로 유출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서명을 하고 보라고 협박해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에 지금까지 이 문제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투쟁이 끝난 건 아니지만 여러 변화와 성과들을 확인했을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의 각 지회나 부서별로 회사와 협의체 비슷하게 논의하는 테이블이 있었다. 그런데 수하물지회는 신생 노동조합이라서 그런지 논의 테이블 자체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노동안전보건 문제를 가지고 투쟁을 하니까 회사와 처음으로 교섭이 열렸다. 그만큼 이 투쟁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하물지회 조합원들 스스로가 이제는 우리가 불법적인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개선해나가자고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후 후속 활동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으신가요?

"7월부터 근로복지공단에 폐암 산재신청 관련해서 역학조사를 하라고 요구를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얼마 전 건강한노동세상과 함께 근골격계질환 포함해서 전반적인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협의체랑 논의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부 차원으로 보면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만들어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16개 지회 중에 8개 지회가 참여해서 매번 회의 때마다 교육을 듣고 현장 개선 요구안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분야는 다르더라도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노동조합이 산재119가 돼서 아픈 조합원들이 전화하고 상담받고 노조가 같이 해결해주면서 활동이 활발해지면 좋겠다."

특집2.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 2018.07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권동희 회원, 법률사무소 새날 노무사


2013년도 여름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의 소개로 한 노동자가 찾아왔다. 한국GM 군산 공장 도장부 소속 노동자가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산재신청을 했으나 불승인된 상태였다. 사안을 보니 근무 기간(3년)이 짧고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및 역학조사에서 원인 가능성이 높은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불승인되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서를 보니 “작업환경측정 결과 상 벤젠 및 포름알데히드 측정결과도 없고, 타사의 자동차 도장공장의 노출 자료에서도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노출 기준인 TWA 0.5 ppm을 넘는 수치는 없다”고 하였다.

그 노동자는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적이 없다고 했다. 한국GM에 입사하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니 농협에서 사무원으로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전에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했다. 군대에서 뭘 했냐고 하니, 방위산업체에서 일했다고 했다. 방위산업체에서 선반 가공 업무를 했고, 부품을 닦느라 가끔 신나를 사용했다고 했다. 그 회사에 다니면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했다. 이 노동자의 사건은 3년의 소송 끝에 다행히 법원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었다.(서울행정법원2016. 12. 20. 선고 2013구단53144판결 (1심확정))

오래전 대우조선해양에서 도장작업을 하는 노동자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발병해서 산재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회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상 벤젠이 검출된 바가 없고, 근무 기간이잠복기보다 짧은 10개월 이어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2003년 7월 이전까지 10ppm 이하의 벤젠농도는 작업환경측정에서 ‘적합’으로 판단하였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1997년도 ‘벤젠’에 대한 마지막 측정을 하였는데 그 당시 “최대 5.0ppm ~ 최소 0.9ppm”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역학조사를 담당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1997년 이후에 벤젠이 검출된 바 없기 때문에 1997년 이후벤젠이 검출되었을 것으로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이 노동자도 10개월 근무하면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다행히 이 사건도 고등법원에서 1심 판결을 뒤집어 사실상 벤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단기간 과다한 노출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3. 12. 18. 선고 2013누3285판결(대법확정))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현재 기준 및 일부 인자에 대한 측정결과일 뿐이다. 사용자들은 당시 기준보다 낮은 수준의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거의 측정하지 않았고, 전체가 아닌 일부에 대해서만 측정을 해왔다. 이로 인해 측정결과가 당시 기준보다 낮거나 측정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험성이 없거나 낮다고 볼 수 없다. 작업환경측정결과서는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측정이라는 한계를 가진 것이다.

그리고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즉시 노동자에게 배포되어야 한다. 현재 다수의 노동조합조차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보고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사용자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가 무엇인지, 어떠한 의미인지, 자료공개를 요청할 수 있는지 등을 거의 알지 못한다.

노동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직업병 인정과 신청을 위해서도 어떠한 유해요인이 있는지 등에 대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사업장에서 스스로 내놓는 경우는 없다. 또한, 우회적으로 관할 노동청에 대한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입수할 수 있음을 아는 노동자도 없다. 노동자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등 노동조건 및 건강권에 대한 서류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작성하거나 법률상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할 서류에 대해서는 배포할 의무 및 요구할 권리를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계약서의 당연 교부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의무가 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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