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스마트폰 수리하는 여성 엔지니어의 하루 / 2018.09

스마트폰 수리하는 여성 엔지니어의 하루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이유숙 님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이번 A-Z는 많은 사람이 전화, 문자 연락부터 카메라, SNS, 게임, 인터넷뱅킹 등까지 사용하는데 필요한 스마트폰 수리 노동자 이유숙 님을 만났다. 인터뷰는 1년 중 많은 야외 활동가 휴가 등으로 인해 가장 일이 바쁘다는 8월에 진행하였다.

 


스마트폰 수리 노동자의 하루

“저는 삼성전자서비스 동인천 센터에서 애니콜 수리 업무를 하는 이유숙이라고 해요. 쉽게 말해 스마트폰 수리 엔지니어인데 제가 일하는 파트를 애니콜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우리 센터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청소기, 컴퓨터도 고치고 있어요.”

이유숙 님은 아침 9시부터 18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 빼고 하루에 20명~30명 정도 고객을 상대한다고 한다. 특히 동인천 센터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고객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업무 중에서도 제일 많이 하는 일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간단 고장 업무가 제일 많아요. 충전이 안 되거나, 폰에 이상이 있어서 전원을 껐다 켜야 한다든가 하는 업무도 많고요. 기계가 고장 난 거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문제로 방문하는 분들도 많아요.”

이유숙 님은 카카오톡에서 사진이 열리지 않아서 고쳐달라는 고객, 불량 어플을 삭제해달라는 고객 등을 하루에도 수없이 만난다고 한다. 한편, 아무래도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고객은 액정이 깨져서 오는 분들이라고 한다. 

“여름엔 사람들이 바깥 활동이 많아지니까 휴가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분들도 많고 더운 곳에서 과열로 인해 오작동하는 경우고 있고요. 여름에도 8월이 제일 바빠요. 6월에서 8월까지 이름을 성수기라고 보고요. 반대로 2~4월은 그나마 비수기인 것 같아요.”

서비스센터는 간단 점검은 기본 무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객은 무상으로 서비스를 받는다고 한다. 다만, 자재를 사용해서 수리해야 하는 경우엔 소비자보호원에서 정한 가격에 맞춰 고객이 비용을 지급한다고 한다.

노동 시간과 휴가 시스템

“서비스 센터는 아침 9시에 오픈하는데 우리는 8시 40분까지 출근해요. 아침에 조회도 있고 업무 준비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하루 30분씩 고정 연장수당이 있어요. 퇴근은 18시인데 바로 퇴근해요. 6시 즈음 되면 콜 전화를 안 받거든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주일에 3~4번은 바로 퇴근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에는 팀장님한테 눈치가 보여서 정시 퇴근을 못 했어요. 연장 근무를 해도 왜 연장 근무를 했는지 굉장히 까다롭게 심사해서 줬거든요.”

휴식의 경우 토요일에 정상 근무를 해서 일요일과 평일 1일 대휴를 쓰고 있지만, 이 역시 개인 약속이나 모임 등과 관계없이 매월 초 무조건 정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여름 휴가도 따로 없어서 기본 연차에서 사용하게 하는데 회사가 상황이 어렵다고 노동자들에게 9월부터 연말까지 남은 연차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된 일

“사람들이 대학 때 전공인으로 아는데 그건 아니고요. 무역 전공하고 관련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서 그만뒀어요. 그러다 2010년도에 입사를 했는데요. 시에서 직업 교육 많이 하잖아요. 그거 교육 받다가 일하게 됐어요. 입사할 때 조건이 운전할 줄 알고 IT 관련 업무에 대해 경력이 있는 사람을 원했는데, 제가 사실 몇 년 동안 남편이랑 PC방을 했었거든요. 그때 경험을 많이 인정해줬어요. PC방이 프렌차이즈 회사라서 기술직 사원이 돌아가면서 지원해주고 그랬는데 제가 성격상 남한테 뭐 맡기고 그런 거를 안좋아해서 매일 그분 귀찮게 물어보고 공부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죠. 다시 직장 구할 때는 고정적으로 월급 받는 직장에 가고 싶었는데 삼성이라고 해서 좋아했는데, 그때는 우리가 협력업체 일줄은 몰랐어요.”

이유숙 님은 당시 첫 월급으로 120만 원정도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외근직으로 TV, 컴퓨터를 고칠 때라 차 기름값 내고 밥 먹고 그러면 50~60만 원정도 남았다고 한다. 이유숙 님께 여성으로서 기술직 일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점은 어떠했는지 물었다.

“2010년에 조두순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고객들이 여성 엔지니어가 오면 편해하고 좋아할 거로 생각해서 30명을 뽑았어요. 삼성 연수원에서 3개월 합숙하고 27명이 졸업해서 전국으로 흩어졌는데 지금은 3명이 남아있고 외근 일하는 사람은 1명이에요. 저도 작년 9월부터 내근직으로 옮겼거든요. 혼자 남으신 분은 이제 세탁기를 열고, 에어컨을 수리한다고 하는데 저는 냉장고나 에어컨 수리를 힘이 부족해서 못 하겠더라고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유숙 님은 여성이라서 할 수 없는 일들도 있기에 차별당하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자들은 차별당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혼자 냉장고를 뒤집어서 수리해야 하는데, 제가 그걸 혼자 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너는 냉장고 일 못 받으니까 남자들인 지저분해서 안하고 싶어하고 돈도 안 되는 더러운 일을 저한테 시켰죠. 같이 1시간 일하는데 남자들은 한 시간 일해서 2~3만원 받고 저는 5천원 받았거든요.”

이유숙 님은 여자라고 해서 남성과 다르지 않게 매일 피나는 교육을 해왔다고 말했다. 연수원 시절 아침 9시부터 저녁 18시까지 매일 시험을 봤고 입사해서도 매월 공부는 기본이고, 1년에 2차례 국가고시처럼 시험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진짜 사장이 삼성이라고 주장하면서 교육을 주관해왔던 삼성전자가 직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그룹 차원으로 진행했던 교육과 시험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한다.

업무가 바뀌면서 변화한 것

“외근 업무를 할 때는 여자라 힘든 게 많았는데 내근일 때는 그런 건 많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무조건 고쳐달라고 하는 고객들이 있어서 힘든 거 같아요. 무조건 고치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아무래 우리가 고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대화가 안 되는 분들이 있거든요. 카카오톡에서 사진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서 업데이트해 보라고 했더니 그걸 왜 자기가 하냐고 네가가 하라는 거에요.”

수많은 고객과 겪은 일들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뭔가 일하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구조나 방식이 있는지 물었다.

“지금은 일단 고객이 말도 안 되는 걸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계속 말하고요. 그래도 이야기가 잘 안 되면 팀장 상담을 유도해요. 그러면 팀장도 우리랑 비슷하게 이야기를 하고 그래도 대화가 안 되면 우리 센터는 수리를 거부할 테니 매장에서 퇴장해달라고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경찰 부르고요. 모든 센터가 그런 건 아니고 우리 센터 팀장님이 많이 배려해주는 데다 요즘 갑질이다 뭐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고 그래서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요.”

이유숙 님은 예전에는 무조건 목소리 큰고객이 이기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사실 고객들을 이렇게 만든 건 삼성이에요. 옛날에는 소리 지르면 무료로 수리해줬 거든요. 돈을 깎아주기도 하고요. 요즘이야 경찰 부른다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제품을 그냥 던진다거나 하는 분들은 예전에 삼성이 어떻게 했는지 다 알고 길들여진 거에요. 삼성가서 일단 소리지르면 다해줄 거야 라는 인식이 팽배거든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기쁨

“일하면 가장 즐거운 건 아무래도 월급 받을 때죠.. 웬만한 제 나이 여자들보다 많이 받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 또 월급이라는게 단순히 돈에 문제가 아니라 나 의 능력치를 평가받는 느낌이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내가 100만 원, 200만 원, 300만 원받는다가 아니라 내가 지금 300만원을 받는다는 것이 사회에서 300만 원짜리 능력이 있구나라는 인정받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만족도 있는 것 가고요. 사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도 자기만족이 있거든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대화하면 아줌마라고 무시하거나 소외는 있었는지 노동조합을 하면서 나름 동등한 것도 있고 내가 아는 것을 피력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하고, 나의 단점을 커버해주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누군가 나의 도움이 필요하고,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많이 생겼어요.”

그렇다면 누구보다 일에 대해 즐거움도 많고 만족도도 높은 이유숙 님이 일할 때 원칙 같은 게 있을지 궁금했다.

“글쎄요 저는 최대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말하는 조건에 부합한다면 최대한 무상으로 서비스를 해드리고 가급적 친절하게 수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일 많이 하는 분들은 한번 일할 때 평균 10분 정도 하는데 저는 고객이랑 대화도 많이 나누고, 웬만한거 물어보면 다 답해 드리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일을 많이 못 하고 월급이 적기는 한데 그래도 앞으로도 이렇게 일하려고 해요.”

이유숙 님은 이러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앞으로 오래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는 포부도밝혔다.

“앞으로 저는 적어도 10년 이상은 더 일하고 싶어요. 아이가 조금 지나면 다 크는데 그때는 저의 만족을 위해서 직장을 다니는게 필요할 것 같아요. 노동조합 만들고 힘들었지만 회사도 조금씩 바뀌고 있고요. 예전에는 우리가 회사한테 아무 말도 못 하거나 말을 해도 듣지를 않았는데 지금은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귀는 생긴 거 같거든요.”

[현장의 목소리]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다 / 2018.09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다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카톨릭대의료원분회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이번 현장의 목소리는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노동조합을 찾아갔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노동자들은 선정적인 의상을 입어야 하는 강제 장기자랑, 관리자 이삿짐 나르기, 공원 조성 기부금 강요 등 부당한 갑질은 물론 병원 이익률과 반대로 가는 임금 인상, 임산부 강제 야간 노동, 장시간 과로 노동 등 부당한 업무환경을 바꾸기 위해 파업 투쟁에 나선 상황이었다.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기 위해 투쟁하는 조합원과 현지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조직국장 동지를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8월 16일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진행하였다.

억눌린 분노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11년차 간호사, 7년차 간호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보 조직국장 현지현입니다.”

현지현 지금 노동조합은 1,300명이 가입 대상자인데 조합원이 900여 명 정도 가입해있어요. 간호사, 의료 기사, 방사선사 등 모든 부서에서 일하는 분들이 함께하고 있죠.

11년차 간호사 사실 처음 병원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고 했을 때는 망설였는데 우리가 몰랐던 병원 실상도 알게 되고 하면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다 같이 노동조합에 가입했어요.

7년차 간호사 저도 비슷한데요. 널스케입이라고 전국에 간호사들이 이용하는 홈페이지가 있는데, 거기에서 저희 병원이 이슈가 됐어요. 그런데 그 이슈가 된 이야기들이 과장이 아니라 모두 사실이었다는 거에 분노해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부당한 업무를 강제 당하며 일해왔다

7년차 간호사 병원이 인증평가를 받기 위해 준비할 때마다 사직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다른 병원도 상황이 비슷한데 간호사 업무랑 관련 없는 일을 너무 많이 시키거든요. 가령 걸레로 병원 휠체어를 닦으라는 거부터 시작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다 해요. 본격적인 준비만 두 달 정도 하는데 이때는 아침 데이 출근하면 밤 10시에 퇴근해요. 문제는 평상시에도 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말이 8시간 근무지 환자 보는 일이 교대 시간을 딱딱 맞춰서 끝내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도 가끔 제시간에 딱 맞춰서 정시 퇴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눈치를 많이줘요. 어떤 분들은 그렇게 일찍 갈 거면 여기로 퇴근하지 말고 구석 엘리베이터 타고 퇴근하라고 하더라고요. 밤새워서 나이트 근무를 해도 다음날 데이 근무자들이 티 타임 할 때까지 남겨두고 집에 차 마시고 가라고 하기도 해요. 지금껏 아무리 힘들게 일했어도 그날 딱 하루 일찍 퇴근하면 그 병동은 퇴근을 빨리 한다더라 소문이 나요. 병원 자체가 간호사들이 집에 늦게 가야 일 잘하고 열심히 한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니까 다들 이렇게 살았어요.

현지현 대구가톨릭대학병원이 환자들이 직접 간호사, 의사 의료 서비스나 친절도 같은 걸 평가하면 전국 상위권에 들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거든요. 그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일하는 사람들이 높은 강도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동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11년차 간호사 노동조합이 있기 전에는 간호사들이 임신 마지막 달까지 나이트 근무를 하는 게 당연했어요. 저는 이 병원이 처음 다니는 병원이고 이직을 했던 적이 없어서 다른 병원에서도 다들 그러는 줄 알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니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임신한 노동자에게 동의를 구해야한다는 거예요. 우리 병원은 지금까지 무조건 강제였거든요. 이 문제는 너무 심각해서 저희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것부터 바로 바꿨어요. 그리고 전에 제가 몸이 아파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병가는커녕 제 휴가랑 오프 이용해서 치료 받았어요.

7년차 간호사 대구에 대학병원이 4개가 있는데요. 우리 병원이 병상도 제일 많고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급여는 정말 작았어요. 그런데도 대부분 종교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인데 다른 민간 병원보다 양심적으로 운영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버티면서 일해왔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현지현 아무래도 노동조합 처음 만들 때 조합원들에게 갑질 중단해달라는 요구가 제일 많았어요. 관리자들의 부당한 인사나, 간호사들 선정적인 장기자랑 시키고, 관리자가 이사하면 이삿짐 날라줘야 하고, 눈 오면 병원 눈 쓸게 하고 그런 것들이 심각했더라고요.

11년차 간호사 예전에 병원에서 공원을 만든다고 전 직원들이 기부하도록 강요한 적이 있었어요. 제일 작은 구좌가 5만 원이었는데 최고 60만 원까지 할 수 있어서 다들 어쩔 수 없이 참여했어요. 그리고 끝전 기부하자고 해서 월급에서 끝전을 강제로 기부했거든요. 저는 지금까지 병원에 돈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고 기부했었는데 이것도 어이가 없어요. 또, 병원이 체계 자체가 없어요. 우리는 지금까지 임금명세서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모르거든요. 같은 동기인데 월급이 다른 경우도 있어서 총무과 물어보면 너희가 재수가 없는 거라고 말하고 끝이었어요. 여기가 38년 된 병원인데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정말 말도 안 되죠.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시스템이 없었다

현지현 여기 병원은 직장 갑질 문제만이 아니라 행정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더라고요. 지금까지 출퇴근을 주 5일 40시간으로 운영한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하루는 8시간 일하고 어떤 날은 6~7시간 일해서 남는 시간을 토요일에 시키는 방식이었어요. 이렇게 해서 토요일에 휴일, 연장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기본급으로만 일은 시킨 거예요.

11년차 간호사 아침에 출근했는데 만약 환자가 줄었잖아요. 그러면 병원에 다 왔는데 집에 가라고 그래요. 반대로 휴가나 오프여서 쉬고 있는데 환자가 많다고 출근하라 그래요. 해외여행이라도 가면 왜 네가 마음대로 해외에 나갔냐고 뭐라고 하고요. 최근엔 조합원한 분이 파업 중간에 휴가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부서장이 환자 버리고 병원 나갈 땐언제고 휴가 가냐고 비난을 했다는 거예요. 외래팀장인 수녀님들은 노동조합에서 파업하면서 소식지를 냈는데 거기에 수녀님이 아니고 수녀라고 했다고 역정을 내더라고요. 여기는 기본적으로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최고 VVIP 에요. 만약에 본인이 일하는 병동에 입원이라도 했다 하면 기본적인 치료는 물론이고 물 떠다 드리고 심부름하고 수발들어야 해요.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현지현 작년 12월 27일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금까지 7개월 정도 교섭을 진행했는데요. 4월까지는 병원 책임자인 의료원장이 교섭에 나오지 않겠다고 해서, 책임자가 나오라는 교섭에 집중했어요. 그러다 의료원장 나오고 파업에 돌입하고 나서 4차례 정도 교섭을 했고 지금까지 대화를 하는 상황이에요.

노동조합은 이번이 첫 단협을 체결하는 거다보니 핵심 요구안이라고 해서 10개를 논의하고 있는데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임금 문제가 안 풀려서 다른 사항들도 진전을 못 하고 있어요. 병원은 자신들의 제시한 임금 문제를 노동조합이 받지 않으면 이후 대화도 없다고 하고요.

끝까지 힘내서 투쟁해보자 다짐하고 있다

11년차 간호사 사실 다른 거보다 환자, 보호자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얼마나 힘들었길래 이렇게까지 나와서 투쟁을 하냐고 많이 응원해주더라고요. 그게 제일 힘이 돼요. 파업 투쟁하면서는 사실 처음엔 3일이나 7일이면 병원이 교섭하겠지,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겠지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고 싸우면 싸울수록 병원의 실체를 알게 되니까 그래도 내가 11년을 몸담았던 병원인데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그렇네요.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이 되는데 그래도 지금 포기하는 건 말도 안 되니까 힘내서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요.

7년차 간호사 투쟁하면서 울컥했던 적이 많았어요. 우리가 누렸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 조차 누리지 못했구나. 지금까지 재단 좋을 일만 했구나 그런 걸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노동조합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11년차 간호사 저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학교 졸업하고 여기가 첫 직장이고 다른 곳에 이직했던 적이 없어서, 우리 병원이 노동조합이 없는 곳이니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말았거든요. 가까운 지역에서 영남대나 경북대병원에서 파업한다고 해도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직장 생활 하면서 우리끼리 툴툴거리기만 했지 이런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나 혼자 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7년차 간호사 저도 지금까지 부당한 상황을 보면 투덜거리고 말았거든요. 만일 돌파구가 있다면 퇴사다 이렇게 생각했었고요. 다른 간호사들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이제는 달라진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고 싶다

11년차 간호사 조합원들 함께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서로 의지하면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앞으로 며칠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버텼으면 좋겠어요.

7년차 간호사 이때까지 힘들지만 버텨서 왔으니까 열심히 투쟁해서 꼭 같이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지난 9월 2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분회가 병원과 잠정합의하였다. 파업투쟁 39일 동안 모든 조합원들이 한 마음으로 싸웠기에 이뤄낸 소중한결과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파업을 계기로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앞으로도 환자와 노동자 모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한 현장투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 기본 합의 사항 *

▲ 기본급 정률 5.5%+정액 6만원 인상

▲ 갑질 전수조사, 부서장 상향평가 인사반영

▲ 주5일제 도입, 시차근무 폐지

▲ 간호사 1인당 환자수 10~12명 고정

▲ 배치전환 원칙 마련

▲ 육아휴직급여 지급, 임신기간/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 외주용역 금지 및 불법파견 정규직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해 오늘도 달립니다” / 2018.09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해 오늘도 달립니다”

- 공공운수노조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2004년 개봉했던 영화 <인어공주>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 배우 전도연과 박해일이 출연해 아름다운 섬마을의 풍광과 부모님의 과거 시절로 돌아가 비로소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극 중 전도연은 아름답지만 거친 바닷속을 힘차게 헤엄치는 해녀로, 박해일은 섬마을의 몇 안 되는 가구에 반갑고, 슬픈 소식을 전하는 우체부(집배원)으로 나온다. 영화 속의 우체부 박해일은 아름다운 섬마을을 오토바이로 타고 다니며, 보람있게 살아가는 그의 표정은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2018년 집배원 노동자의 표정에 행복함을 찾기란 어렵다. 작년 19명, 올해 14명의 집배원이 노동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희망은 있다. 작년 한 해 장시간 노동 근절,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를 외쳤던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을 지난 8월 24일에 만나 집배 노동자의 장시간 중노동을 없애기 위한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보았다.

허소연 선전국장은 집배노조가 출범한 2016년부터 함께 했다. 노동조합 일을 하기 전 대학교에서 학생운동하며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아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던 것이 계기였다. 


[출처: 집배노조]


“집배노조 설립의 가장 직접적 원인이 됐던 건 토요택배 부활이었어요. 기존 노조 체계로는 우리가 원하는 걸 이뤄낼 수 없겠다는 확신이 생겼죠. 장시간 노동, 중노동 근절은 몇몇 사람에게서 나온 요구가 아니었어요. 기층에 있는 우정노조 조합원들에게부터 올라왔던 요구였죠. 그래서 노조를 새로 설립하게 됐어요. 당연히 설립한다면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곳이 상급단체여야 한다고 판단했고, 민주노총을 선택했죠. 그렇게 대중의 요구로 만들어진 노조이기 때문에 집배원의 장시간 중노동 없애기가 가장 핵심적 요구였습니다.”

지금의 집배노조는 2016년 전국의 집배원 ‘전국우정노조’를 탈퇴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가입을 결정하며 집배노조를 세웠다. 변화를 갈망하는 움직임은 2013년 집배원장시간 중노동없애기운동본부 활동을 시작하며 본격화됐다. 우정노조에서 나온 노조들은 기존 노조에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토요 택배 폐지, 장시간 중노동 폐지 등 같이 싸우자고 말이다. 

“집배원분들은 대안적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토요 택배가 재개됐지만 위원장 간선제 등 기층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이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우정노조는 오랜 역사, 큰 규모인 대단한 노조죠.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복수노조가 7개가 있고, 직종별로 분리된 현실에 대한 책임은 제일 먼저 생긴 우정노조에 있다는 것도 같이 통감해야 할 부분이에요. 복수노조를 만든 사람들이 노조가 없어서 새로 만든게 아니고,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이 사람들이 우정노조를 탈퇴한 이유 분석을 철저히 해야죠. 우정사업본부에서는 노조가 많아서 관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겠지만 한편으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치열하게 하는 부분도 있어요.”

집배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들을 받아 안고 활동하는 집배노조는 최근 새 식구를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 올여름에만 담양우체국, 북광주우체국, 춘천우체국 등 전국 곳곳에서 지부가 설립되고 있다. 

“공동의 승리경험이 굉장히 중요해요. 우리가 함께 뭉쳐 요구하면 실제 바꿀 수 있다는 것이요. 기존의 긴 역사 속에서 그런 성취감이라고 할 게 많지 않아요. 집배노조 설립 초기에도 ‘될까?’가 있었죠. 그런데 노조가 생기고 장시간 중노동 쟁점화시키고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도 요구하고, 집배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도 꾸려졌죠. 그건 상층부의 제도이지만 실제 일하는 분들에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었어요.


[출처: 집배노조]


정규직 집배원은 근속연수가 15년 정도로 길어요. 긴 시간 동안 일을 하며 바뀐 게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뭔가 바뀐 거죠. 하다못해 관리자들이 집배원을 대하는 태도, 표정이 바뀐 거예요. ‘왜 바뀌었을까?’ 했었을 때 집배노조가 생기고 난 다음에 변화한 걸 체감하고 있어요. 최근 가입하신 분들은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여태까지 보고만 있었는데 내가 가입하면 더 많이 바뀔까?’ 그런 기대와 희망을 품고 오시는 분들이요.”

허소연 선전국장은 한 가지 기억을 꺼냈다. 조합원의 99%가 남성, 평균연령대도 49세다. 한 조합원의 가족이 요즘 출근할 때 왜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나가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거의 죽지 못해 나가는 표정으로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몸이 너무 힘들어서 집배원 그만두고 자영업이라도 하면 안 되겠냐고 얘기를 하고, 가족들이 서로 안타깝고 미안해하고. 하지만 최근 들어 근무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진 않지만 본인이 요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다. 하다못해 정수기 밑에 물이 떨어져 미끄러운 문제를 관리자에게 말할 수 있는 것, 택배 쌓는 팔레트 철이 어긋나서 일하다 다칠 것같은 문제를 과거엔 알아서 조심히 사용했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바꿔달 라고 요구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배노조는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집배노조의 핵심 요구는 장시간 노동 해결이에요.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 59조에 우편업이 제외되긴 했지만, 공무원 집배원은 현역 공무원이라 무제한 노동이 허용돼요. 우체국은 무료노동, 중노동이 허용된 사업장이에요. 그래서 현장에서 기본적으로 내가 일한 시간만큼 인정받을 수 있게 하는 투쟁을 주요하게 하고 있어요. 과로사 관련해서 우정사업본부가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 사업장이지만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형식적으로 하고 있어요. 사망사고 발생했을 때 체계적으로 보고하고 원인 분석을 내놔야 하죠. 사고다발 군을 미리 찾아내 예방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집배노조에서는 그런 걸 요구하고 있죠. 그런데 정말 황당했던 것 중 하나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안건 중 ‘잘 씻고 다니게 해라, 팬티를 잘 갈아입어라’ 이런 내용이 었더라구요. 그게 안건이었어요. 그게 뭘 뜻하는 걸까요? 집배 노동자들이 지저분하니 개인 위생관리 해라 이런거죠. 또 한 곳의 사례는 샤워시설이 고장 나서 1층 영업장으로 물이 새니까 아예 샤워를 못 하게 했어요. 그러면 안건 1번으로 샤워시설 문제를 다뤄야 하는거 아니닌가요? 모든 걸다 개인 책임으로 돌려요.”

이처럼 안전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여기는 우정사업본부의 태도는 노동자를 사고와 죽음으로 내몬다. 지난 8월 30일 부산지방우정청 거창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배달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인력부족으로 시간에 쫓기면서 일 하는 바람에집배원들은 사고 위험이 높다. 그런데도 우정사업본부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려 한다. 토요택배를 비정규직 위탁배달원에게 맡기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이다. 

“집배노조는 당연히 반대하고 있죠. 고용형태에 따라 누구는 토요일에 쉬고, 누구는 일하고. 토요 택배완전 폐지 요구는 같이 쉬고, 같이 일하자는거예요. 택배업은 40대 남성분들이 많아요. 이 분들은 IMF 이후 정리해고 당하고 자영업, 물류사업으로 갔던 분들이죠. 정부는 그걸 악용해 열악한 일자리에 이 분들을 몰아넣고 있어요. 악순환이에요. 장시간노동이 만연해 오후시간에 택배를 못 받고, 밤늦게 받아야 하고, 그러니 밤늦게 배달을 해야 하죠. 어디서는 끊어내야 해요. 우정사업본부뿐만 아니라 한국의 배달, 물류 산업 자체가 바뀌어야 해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 문제는 육체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정신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작년 7월 6일 한 집배원이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 계단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이틀 뒤 끝내 그는 숨을 거뒀다. 21년 차 집배원이었고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기존 업무 구역에서 7년 일했지만 업무 구역이 바뀌고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은 단 3일 주어졌다.

“처음 과로사를 생각했을 땐 노조도 협소하게 뇌심혈관계질환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과로자살 비중이 뇌심혈관계질환만큼 높더라고요. 자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그만두는 분들도 많아요. 국민에게 서비스 제공하는 것과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괴리가 심해요. 대부분 정신적 스트레스는 고객, 관리자에게 받아요. 

그런데 우체국에는 노동자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시스템이 없어요. 오히려 집배원에게 알아서 잘 해결하라고 하죠. 이번에 기획추진단에서 집배원 1만5천 명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직무 스트레스가 굉장히 높게 나왔어요.”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해 정부가 집배 노동자들의 노동안전, 건강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게 사실 가장 화나고, 일이 안 풀리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우정사업본부는 개인이 건강관리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주장해요. 관리자들이 봤을때는 집배원들이 담배 많이 피고, 술 많이 마시고 그런거죠. 이 문제에 대한 이해가 없어요. 장시간 중노동 스트레스를 풀어낼 방법은 이분들에겐 가장 쉽게 담배와 술인 거죠. 사실 우정사업본부도 알 거예요. 원인이 장시간 중노동이란 걸요. 외면하는 거죠.”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를 위해 열심히 싸워왔던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에게 노동안전 과제에서 장시간 중노동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이 높아져야 해요. 그러려면 노조가 기본적으로 임금인상, 복지증진을 해야죠. 문제는 노조가 어떤 비전을 갖고, 사람들을 만날거냐예요. 적정의 일을 하면서 삶을 잘 유지해나가는데 요즘 화두죠. 이걸 위해서라도 노조는 장시간 중노동 관련 의제를 계속 가져나가야 해요. 안전 문제도 부차적인 게 아니죠.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노조에서 장시간 중노동, 안전 문제를 계속 다루는 것이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어요.”

[언론보도] [안전 칼럼] 해마다 푸닥거리를 반복하는 대신 (생명안전시민넷)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최고 기온이 39도, 40도를 기록하던 때가 1달 남짓 되었는데, 벌써 저녁에는 바람이 선득하다. 10월에는 한파가 올 거라는 얘기도 있는데, 상상 밖으로 더웠던 여름을 생각하면, 가을에 한파가 닥치는 일이 벌어져도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다.

http://weeklysafety.blogspot.com/2018/09/blog-post_11.html

[언론보도] 현장실습 학생들의 비극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참여와혁신)

현장실습 학생들의 비극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09.07



지난해 ‘이민호 군’부터 ‘LGU+ 홍 양’까지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학생들의 죽음이 이어지자, 정부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제도를 폐지하기로 하고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을 추진했다. 올 7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고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출처 : 참여와혁신(http://www.laborplus.co.kr)

[기자회견]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노동자 죽음, 삼성을 규탄한다!


[기자회견문]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노동자 죽음, 삼성을 규탄한다!

9월 4일 한 명의 청년 노동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지하 1층에서 소방시설 유지관리 작업 중 배관이 터지며 누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A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고, 함께 일하던 노동자 2명도 현재 의식불명의 상태이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삼성의 화학물질 누출 사고!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로 인한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의 사망을 포함한 4명의 노동자 사상사고, 2014년 3월 수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에서 발생한 소방 설비 오작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누출과 협력업체 노동자의 죽음, 2015년 11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황산 누출과 이로 인한 협력업체 노동자의 화상 사고 등.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연이은 사고의 재발은 삼성이 사실상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사고!

더 큰 문제는 앞서 열거한 모든 사고의 피해를 고스란히 협력업체 노동자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험의 외주화’ 의 민낯이 드러나는 단면이다. 이번 사고를 통해 다시 확인했듯이, 원료집약적인 화학 산업인 반도체 공장의 소방안전관리를 외주화 하고 있는 현실은, 생산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 인근 지역주민과 생태계의 삶과 생존을 사실상 비용절감을 위해 외주화 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생명·안전업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문제 발생 시 실질적 권한이 전혀 없는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있는 현실 앞에 우리는 참담할 뿐이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지역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사고의 재발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협력업체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 식의 진상조사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관행이 사고의 재발을 불러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흡한 사건대처와 부실한 안전대책의 피해는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을 위협하고, 인근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삼성의 사고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문제를 드러내야, 반복적인 화학물질 누출사고와 노동자 죽음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사고, 위험을 외주화 하는 삼성을 규탄한다.

- 지역주민의 생존 위협하는 삼성을 규탄한다.

- 삼성은 제대로 된 안전대책 마련하라.

-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실시하라.


2018년 9월 6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무순)

노동조합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에스원노동조합, 금속노조 삼성지회, 금속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 평택안성지부, 안산지부, 경기중부지부, 이천여주양평지부, 성남하남광주지부, 부천시흥김포지부, 경기북부지부, 고양파주지부, 건설노조 수도권남부본부,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금속노조 경기지부, 대학노조 경인강원본부, 민주일반연맹 경기본부,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전국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 서비스연맹 경기본부, 전교조 경기지부, 공무원노조 경기본부, 화섬연맹 수도권본부,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인권단체

다산인권센터,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난민인권센터,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장애여성공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구속노동자후원회, 손잡고, 인권운동사랑방, 국제민주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노동 인권 실현을위한 노무사모임, 인천인권영화제, 인권운동공간 활, 서울인권영화제,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광주인권지기 활짝,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민변노동위원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원불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경기지역단체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경실련경기도협의회, 경기환경운동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사)경기민예총, 경기시민사회포럼,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장애인차별철폐경기연대, 경기복지시민연대, 참교육학부모회경기지부, YMCA경기도협의회, YWCA경기도협의회,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6.15경기본부, 전교조경기지부) 경기환경운동연합(고양환경운동연합,성남환경운동연합,수원환경운동연합,시흥환경운동연합,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오산환경운동연합,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이천환경운동연합, 파주환경운동연합, 화성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교육네트워크(동네작은산을지키는시민모임, 동탄 수수꽃다리, 수원환경운동센터, 시화호생명지킴이, 시흥환경운동연합,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용인환경정의, 초암교육예술연구소, 칠보산도토리교실, 판교 금토산하늘2E, 평택자연생태보전모임, 해양환경교육센터, 행복한숲, 화성환경운동연합),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경기청년연대,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경기지부,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진보연대, 경기민권연대,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여성노동자회, 일하는2030, 수원여성회, 수원 여성의전화,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 수원 YWCA, 수원지역 목회자연대, 풍물굿패 삶터, 전교조 수원초등지회, 전교조 수원중등지회, 매탄마을신문,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용인청년회, 용인진보연대, 용인여성회, 용인환경정의, 바른정치용인시민모임, 금요일엔 나오렴, 사람과평화, 용인0416, 용인시민의눈, 한살림성남용인 용인시지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용인지회,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화성여성회, 아이쿱생협 화성지부, 한살림 경기서남부, 그물코카페, 모아미래도1단지더행복모아마을봉사회, 모아미래도1단지 숲속모아작은도서관, 화성공정무역협의회, 화성환경교육네트워크, 바른밥상문화원, 동탄수수꽃다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화성생태관광협동조합, 마을교육공동체 그물코, 그물코 평화연구소, 가온교회, 그물코협동조합, 화성식생활교육네트워크, 화성마을공동체이음, 화성큰나래협동조합, 수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당 

노동당 경기도당, 노동당 수원오산화성당협, 경기녹색당, 화성오산녹색당, 수원녹색당, 용인녹색당, 민중당 경기도당, 민중당 용인시위원회, 민중당 수원지역위원회, 청년민중당, 경기청년민중당, 정의당 경기도당, 정의당 수원시위원회, 정의당 화성시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건강한 일터안전한 성동 만들기 사업단, 건설산업연맹,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미래, 노원노동복지센터, 뉴스타파, 민주노총,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협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발암 물질 없는 사회만들기 국민행동, 사람과환경연구소,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 서울아이쿱, 수원화학물질알권리네트워크, 안산미세먼지⋅화학물질네트워크, 안전하고행복한양산만들기주민모임, 여성환경연대, 오창환경지킴이, 울산시민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일과건강, 작은것이아름답다, 전남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전북건강생명안전사회를위한모임(준), 청주시민정치네트워크, 파주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준), 평택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한 살림, 화학물질로부터안전한경남만들기추진위(준), 화학물질로부터안전한울산만들기사업본부(준), 화학물질알권리화성시민협의회, 화학물질인천감시네트워크, 화학섬유연맹,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노동안전보건단체

노동건강연대,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생명안전시민넷, 건강한노동세상, 거제고성통영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유해물질 사회적통제를 위한 충북노동자시민회의,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터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그 외 단체

청년전태일, 한국청년연대, 전국학생행진, 보건의료학생 매듭, 참여연대, 민중공동행동 재벌특위, 삼성노동인권지킴이

20180906_기자회견.hwp


[언론보도] ‘감정노동자 보호법’ 아니라 ‘감정노동 중지법’ 돼야 (매일노동뉴스)

‘감정노동자 보호법’ 아니라 ‘감정노동 중지법’ 돼야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정수
  • 승인 2018.09.06 08:00







산업안전보건법 26조의2(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소위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3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후속 법령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이 6월18일 입법예고돼 10월18일 시행될 예정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758

[안내] 병원업종의 직장 내 괴롭힘 근절방안 국회토론회


병원업종의 직장 내 괴롭힘 근절방안 국회토론회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의 죽음 이후 6개월, 무엇이 바뀌었나


2018년 9월 17일 (월) 10시~12시

국회의원회관 제 9간담회의실 


좌장 현정희 본부장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발제 1) 직장 내 괴롭힘 대책 병원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재현 상임활동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발제 2) 간호노동현장의 일터괴롭힘 실태와 해결과제

강경화 교수 (한림대학교 간호학부)

토론 1) 최원영 간호사 (행동하는 간호사회)

2) 김재현 준비위원장 (의사노조 준비위원회)

3) 김동현 변호사 (희망을만드는법)

4)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5)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공동주최 이정미 의원실, 윤호사 의원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언론보도] 노송 위 둥지, 택시노동자 날개 되어 (참세상)

노송 위 둥지, 택시노동자 날개 되어

[워커스 르포] 문재인 정부 최장기 고공농성...전주택시 김재주


[성명] 고용노동부는 금속노조의 요구에 즉각 답하라! - 금속노조 농성 119일차에 부쳐

[성명] 고용노동부는 금속노조의 요구에 즉각 답하라!

- 금속노조 농성 119일차에 부쳐


연이은 폭염속에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금속노조의 농성이 119일째 지속되고 있다. 산재예방제도가 일터에서 무력화 되어 온 현실 때문이다. 이에 대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제도개선을 촉구하며 금속노조가 지난 4월 11일부터 농성을 전개 중이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8월 중대산업재해 대책을 내놓았고, 올해도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통해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범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산재예방 대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과 제도가 현장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할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제도개선이나 보완 등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작년 하반기 고용노동부가 스스로 마련한 ‘중대재해 발생 시 전면 작업중지 원칙’이 일선의 현장에서 여러 차례 무력화 됐다. 지청의 근로감독관과 공무원이 작업중지의 범위를 임의로 축소하고, 작업중지 해제시 반드시 진행해야 할 심의위원회를 졸속운영 하는 문제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원칙이 제대로 관철될 수 있도록 바로 잡고, 사업주와의 결탁 의혹에 대해 제대로 감찰하라는 목소리는 지극히 당연하다. 


정부가 내놓은 산재예방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일터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위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장의 전문가인 노동자들이 산재예방 역량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예방제도에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폭발, 누출 등의 화학설비 등에 대한 예방제도인 ‘공정안전보고서 제도’, 일터의 모든 유해위험에 대해 노사가 공동으로 위험성을 평가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하는 ‘위험성 평가제도’는 노동자의 참여를 통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이다. 이에 대해 실질적 참여 보장을 명시하라는 요구가 과도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이 “산업재해는 한 사람의 노동자만이 아니라 가족과 동료 지역공동체의 삶까지 파괴하는 사회적 재난”이다. 산업재해에서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예방이 필수이며,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자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노동자가 재해예방의 실질적 역량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시급히 금속노조의 요구에 답하라!


2018년 8월 7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카드뉴스] 산업안전보건법 A~Z 모음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지키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제대로 알기!

<산업안전보건법 A~Z> 카드뉴스 목록 


1. 산업안전보건법의 역사와 현황

http://omn.kr/rp3k


2. 산업안전보건법 개요 및 권리 주체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

http://omn.kr/rqfy


3.[알권리] 법령요지 게시, 안전보건표지, 노동안전보건교육

http://omn.kr/rs0g


4. [알권리] 작업환경측정과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http://omn.kr/rvt6


5. [알권리] 건강검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CNTN_CD=A0002452805&PAGE_CD=&CMPT_CD=


6. [거부할 권리] 작업중지

http://omn.kr/rzre


7. [참여할 권리]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http://omn.kr/s2eu


8. [참여할 권리]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조사

http://omn.kr/s4fr


9. [참여할 권리] 위험성평가

http://omn.kr/s6kd


10. 산업안전보건법 패러다임의 전환

http://omn.kr/s8sr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 2018.08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이준상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노동안전부장 인터뷰                                                                                                                                           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건설노조 토목분과 노동안전보건 담당자 회의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이준상 노동안전부장의 모습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건설 노동자들이다. 목수, 철근공,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원 등 다양한 분야의 건설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상가, 주택, 빌라, 아파트의 다양한 건물을 완성해 나가는데 이들의 땀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환경은 위험천만하다. 건설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온다. 

최근에는 전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년 경력 베테랑 목수 노동자가 폭염 중 계속된 작업으로 정신을 잃고 추락해 사망했다. 광주에서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건설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이하 광전본부) 노동안전부장 이준상님을 지난 7월 19일에 만났다.
"목수 일을 3년 정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쳐서 산재로 쉬는 중에 노동조합 지도부가 투쟁하다 구속됐고, 건강이 회복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 만 4년 됐네요."

10여 년이 넘은 광전본부는 목수 중심의 200여 명 조합원의 규모였으나 2014년 말 현장 투쟁이 크게 벌어지면서 규모가 10배 이상 늘었다. 그 과정에 함께 했던 이준상님에게 노동조합은 소중한 곳이다.

"원래는 급한 시기에 활동하고 다시 현장 일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간부도 부족하고, 큰 투쟁에 승리해서 조직도 확대되니 여러 일이 생겼죠. 그때 마침 전기원지부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신청 하는 일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조직사업 경험은 부족해도,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승인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관련 법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현장을 돌아보니 아픈 사람이 정말 많았던 거죠. 그때부터 노동안전보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0년까지 산재 사고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건설현장 사망자 수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5년간 건설업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총재해자 수는 11만 878명이다. 사망재해도 문제지만 추락과 부딪힘 등 전형적인 재래형 사고가 흔하다. 도대체 왜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걸까.

"단순히 사고 문제만 놓고 접근할 것은 아닙니다. 건설 현장은 근본적, 절대적으로 적정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확보되지 않아요. 불법 하도급 문제도 심각하죠. 짧은 기간 안에 부족한 비용으로 일을 하려고 하니깐 당연히 급하게 공사 기간을 맞추게 되죠. 그러면 안전문제는 뒷전이고요. 이게 가장 핵심적 문제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들 역시 이렇게 방치되어 일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안전시설이 부족하지만 갖춰져도 불편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핵심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하는 거죠."

현장에서 계속해서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 비용 문제를 제기하며 여러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이준상님의 눈길은 노동안전보건 영역으로 향한다.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문제를 물었다.

"가장 먼저 근골격계 질환 사업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1~2년 이내에 관심을 둔다고 바뀌는 영역은 아니에요. 구조적, 관행적 문제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기 때문이죠. 2~3년 동안 기초를 쌓고 안정화 되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노동조합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토대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핵심이죠. 건설현장에서 산재를 은폐하기 위한 공상 처리도 너무 흔하고 노동자들 역시도 익숙해서 이런 것들을 바꿔야 근골격계 질환도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있겠죠. 최근 하는 중요한 고민입니다."

목수로 일을 하다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며 여러 좌충우돌이 있었다. 물론 이준상님에게도 노동안전보건 영역이 쉽지는 않았다. 낯설고 어려웠다. 그런데도 어떻게 돌파해 나가며 꾸준히 활동해올 수 있었는지 노하우가 궁금했다.

"방법보다는 당장 목적의식 때문에 여기저기 부딪혔어요. 그냥 했죠. 하다 보니 알게 되더라고요. 현실적 한계는 직면했지만, 생각도 못 했던 일이 되다 보니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죠. 더디게 가더라도 갈수는 있겠더라고요. 여기저기 자문도 구하고, 자료도 찾아보고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되더라고요."

지금도 많은 조합원과 산재 문제로 상담하고, 술잔도 기울이지만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조합원은 마음 한편에 있었다. 이준상님에게는 그분들이 힘들더라도 다시 활동을 다짐하게 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2015년 말에 처음 근골격계 질환 산재 신청을 냈던 조합원 두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 분은 60대 중반이었고, 한 분은 50대 초반이요. 처음에 조합원들에게 꼭 산재 인정받을 거라고 했는데, 조합원들도 안 믿었어요. '노가다 골병'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건설 노동자 스스로에게도 있었던 거죠. 산재가 되겠냐, 안 되는 거 해서 회사 불편하고 우리 불편하게 하지 말자는 인식이요. 두 분 다 수술하고 집에서 요양 중인데 산재신청 설득하려고 집까지 찾아갔어요. 가족들도 만났고요. 그렇게 신청하고 결국 인정받았죠. 너무 기뻤어요. 본인도 어려울 거로 생각하면서 돈을 못 버는 상황에서 생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소식을 듣고 나서 그분들이 지었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요."

물론 아쉬운 경험도 있다.

"근골격계 질환 산재 인정받고 나서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전체 교육을 해보자 결심했어요. 한달 반 동안 조합원 대상으로 하루 2시간씩 교육을 했어요. 산재신청 기본 절차, 법적 구조, 사측 압박 문제 등에 대해 이해와 설득시키고 교육했죠. 교육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소음성 난청 문제를 얘기하더라고요. 교육 때 소음성 난청 있는 분들을 개별적으로 면담 받아서 취합해보니 350명 중 10% 정도 해당됐어요. 알아보니 소음성 난청은 특수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길래 안전보건공단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죠. 특히 건설노동자들은 검진을 받으려면 일을 하루 빼야 하는데 그러면 일당을 포기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업체 찾아가서 설득해서 특수검진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죠. 산재신청 추진도 했는데 기간도 오래 걸리고 작업환경측정도 준비가 안 되어있어서 장기적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노동조합 조직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접게 됐어요. 노동조합에서 집중하고 역량을 투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죠. 일단 상황을 파악한 수준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어서 굉장히 아쉬워요."

그간 경험을 토대로 본인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변화들이 이준상님을 비롯해 건설현장에서 노동안전보건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에너지가 된다.

"확실히 많은 변화가 있죠. 쉽게 산재 신청을 하고 승인받는 게 지금 구조에서 쉽지 않아요. 그래도 분명 인식은 변했죠. 조합원들도 많은 상담을 해와요. 초기에 본인의 질병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했어요. 몸이 경쟁력인 건설 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은 고용 문제이기도 하니까 동료와 경쟁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요. 사회 관심은 둘째치고 노동조합도 관심이 없으니 본인이 참고 버텼는데 지속해서 사업을 하다 보니 주변 동료들도 건설현장에서 골병든 게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이고, 우리가 얘기할 수 있고 산재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최근 노동조합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는 현장에도 있지만, 생활 전반에 놓여있다. 바로 '휴식' 문제다. 건설현장은 촉박한 공사 기간 때문에 날씨 영향만 없다면 주말, 공휴일 없이 매일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몸은 지치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집에 돌아가서 바로 기절하듯 자도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은 삶은 위태롭다. 

이런 문제에 대해 7월 12일 국토교통부는 공공 건설공사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건설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고 공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공 현장부터 견실시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 공사로부터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하며, 적정 공사 기간을 확보하는데 일요일 휴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한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시범 도입되며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공공 공사에 적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

"안정적 휴식이 보장되는 건 정말 중요해요. 그러기 위한 전제는 일상적 고용문제가 안정화 되고, 임금이 보전이죠. 쉬고 싶고, 그러면 정말 좋은데 건설현장 작업 특성상 눈, 비가 오면 쉬어야 해요. 그리고 공사가 끝나면 다른 현장에 가기 전까지 일을 못 해요. 당연히 생계 위협을 받죠.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는 게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준상님은 정부와 건설 자본의 건설 노동자 안전, 건강 문제에 대한 태도와 관점을 지적했다.

"무지하고 무관심해요. 피상적으로 건설 노동자들이 힘들다는 건 누구나 다 알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구조는 전무해요. 여전히 빠른 시일 안에 공사를 끝내서 이익금을 최대한 많이 남기기 위해 수단으로 활용하죠. 그나마 최근 전국 토목건축 현장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자들이 힘을 가진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 개별 노동자들의 안전, 복지, 건강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진 않아요. 굉장히 형식적이죠."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물었다.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누구나 다 알고 있고, 해야 한다는 인식은 있어요. 그런데 누구도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 어떻게 하는 게 잘 되는 거라는 조언을 해줄 사람이 많지 않아요.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죠. 일단 노동안전보건 사업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힘들더라도 지금부터 시작하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분명 변해가는 흐름이 있어요. 건설노조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노동조합에서도 하면 좋은 사업 수준이 아니라, 이제는 구조적으로 사업에 대한 장기적 대책과 관심,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노동조합의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영역인 거죠."

[연구리포트] 인천공항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 2018.08

인천공항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전지인 (건강한노동세상)


1. 한 노동자의 폐암으로부터 시작된 노동안전보건활동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이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공간이라면, 같은 넓이의 지하 2층은 수하물이 이동하는 공간이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개의 수하물은 얼기설기 놓인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흘러간다. 수하물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유지보수업무는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노동이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얼마 전 인천공항 지역지부 노동조합을 통해 17년간 24시간 교대로 하루의 1/3을 수하물시설이 있는 지하 2층에서 보냈다던 노동자가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노동조합과 건강한노동세상은 이 노동자에 대한 산재 요양신청을 진행했다. 또, 수하물시설관리공간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찾아 원청인 인천공항공사, 1차 하청업체, 2차 하청업체 6곳 등 총 8개 업체를 대상으로 고발을 진행했다. 고발 이후 고용노동부 인천중부지청장 면담을 통해 수하물시설관리 작업현장에 대한 역학조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지도 감독을 요구하였다.

고발 이후 노사 입회하에 근로감독관의 현장조사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작업환경측정미실시, 안전 보건교육 미실시, 산업재해 미보고 등 실태가 드러났다. 이로 인해 원청인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한 8개 업체에 총 1억 여 원의 과태료와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또, 현장 환경에 대한 조사에서 분진이 법적 기준치 이하로는 조사되었지만, 노조는 미세먼지 등의 추가적인 분진조사와 환기장치의 추가 설치 및 충분한 가동, 청소작업 도구 및 방법 개선, 무엇보다 안전보건 사항에 대해 노사 간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였다. 노동조합이 요구한 끝에 원청인 인청공항공사와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후 수화물시설관리지회에서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노동안전보건교육과 함께 전반적인 작업환경과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폐암 사건을 계기로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분진, 소음, 협소한 공간, 중량물, 어두운 작업환경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노동자들의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됨은 물론 작업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2. 수하물시설 작업환경 및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수하물지회 조합원 21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균 연령은 45세, 평균 근속연수는 8년으로 1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도 44.2%로 높게 나타났다. 주간노동시간은 77.6%가 8~9시간 사이로 일하고, 야간노동시간은 60.1%가 15시간 이상 일한다고 응답했다. 주관적으로 희망하는 업무량을 조사해보니 평균 희망업무량이 주간은 82%, 야간은 70%로 줄이고 싶다고 응답해 야간노동에 더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동강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72%가 강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야간에 이루어지는 장시간 노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간에 중량물 작업인 모터와 벨트 교체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점검 및 모터 수리작업을 하는 주간보다 노동강도가 세기 때문으로 짐작할 수 있겠다.

작업현장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심각성에서 1위 분진, 2위 소음, 3위 협소한 공간, 4위 중량물, 5위 조명(어두움) 순으로 꼽았다. (환산점수가 낮을수록 심각하다고 느낌)


근골격계질환 설문조사에서는 신체 부위별 통증 호소율은 허리, 어깨, 목 순으로 나타났으며, 1개 부위 이상 통증을 호소한 노동자는 84.4%로 나타났다. 이는 수하물시설의 모터와 벨트 교체작업을 진행할 때 모터와 벨트의 무게가 20~40kg으로 작업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수동으로 운반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어깨에 지고 이동하기 때문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신체 부위별 통증 호소 유무 및 정도, 통증의 지속시간, 통증의 빈도 등을 조합하여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 유무에 대해서 설문했다. 각 조합의 결과에 따라서, 통증호소자, 관리대상자, 유소견자 등으로 구분하였으며, 한 부위 이상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NIOSH) 기준으로 관리가 필요한 응답자는 2.5%, 인천대 기준으로 근골격계 질환자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작업환경에 대한 신속한 개선과 면밀한 의학적 검진과 관리가 요구되는 응답자는 43.6%로 조사되었다.


3. 수하물시설관리 현장에서는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117명 중 52%가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답할 만큼 많은 수의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들이 골병을 앓고 있다. 협소한 작업공간으로 불편한 작업 자세를 강요받고, 중량물인 모터와 벨트의 수리 및 교체작업으로 허리와 어깨가 병들고 있다. 얼마 전 허리로 요양신청을 했던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가 요양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모터와 벨트 교체 작업이 상시작업이 아니라는 이유다. 수하물시설관리는 고장이 나거나 교체가 필요할 때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시적인 작업은 아니지만 1회 작업의 노동강도가 훨씬 높은 작업으로 결국 노동강도의 증명도 당사자의 몫으로 남았다.

현재 수하물시설관리 현장은 다소나마 공기 순환이 이루어져 작업현장 온도가 내려갔고, 추락위험이 있었던 곳곳에 안전시설을 설치했으며, 분진청소 방법도 그저 공기중으로 날리는 것이 아닌 흡입의 방식으로 요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시설관리책임자인 인천공항공사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법적인 노사관계를 뛰어넘어 원청과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이후 작업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량물 취급과 협소한 공간에 따른 불편한 작업 자세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협의체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특집5.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 2018.08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본부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2008년 7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하여 설치된 업무상 질병 판정 전문기구다. 뇌심혈관계질환을 비롯하여 근골격계 질환 및 암 등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이 어려운 업무상 질병 판정의 전문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됐다. 과거 업무상 질병의 경우 전문성 부족 및 편파적인 판정으로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업무상 질병이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인정이 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어 노동자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질판위가 설치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질판위 설치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질판위가 노동자의 업무상질병 인정에 큰 기여를 했을까? 대답은 '아니다' 일 것이다. 여전히 노동자들은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기 매우 힘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뇌·심혈관계질환의 경우 인정률이 질판위 설치 이전보다 훨씬 낮아진 결과를 초래했다.

질판위 10주년을 맞이하여 근로복지공단 심경우 이사장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업무상 질병 전문 판정기구로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자평했으나 노동계에서는 질판위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고 심지어는 질판위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설치 목적 잊지 말아야 

첫째, 질판위의 공정성 및 전문성이다. 질판위 구성은 정부, 노동자 단체, 사용자 단체 각각 1/3로 구성되어 있으나 위원장의 경우 근로복지공단 출신 등 정부 인사가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판정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부당하게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노동자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판위 위원장을 공단 출신보다는 공정하고 산재보험에 이해도가 높은 외부 민간인 전문가로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질판위를 산재보험 급여를 지급하는 근로복지공단 산하가 아닌 노동부 직속 독립기구로 확대하여 더욱 공정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그리고 신속한 판정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질판위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전문성도 문제다. 질판위 위원들 중 산재보험 제도와 업무상 질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위원이 얼마나 될까? 질판위에서는 임상 의사를 비롯하여 변호사, 노무사 등 추천 전문가의 능력에 대해 검증은 하고 있지 않다. 과연 이러한 임상 의사를 비롯한 추천 전문가들이 이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능력도 검증 안 되고 노동현장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노동자의 업무상 질병판정을 맡긴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개인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노동자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향후, 질판위 심의를 2단계로 구분하여, 1차 단계에서 임상 의사의 참여 상병을 확인하며, 2차 단계에서 법률가 및 직업환경의학 의사 등이 참여하여 업무 관련성을 심의하는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2017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이 25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질판위에서 2008년부터 10년간 연이어 활동한 위원 수는 58명이었다. 위원은 임기 2년에 4회 연임할 수 있다. 10년 임기가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 위원들이 장기 연임하면서 일부 심의위원들의 '독식 구조'가 형성돼 판정이 경직되고, 새로운 유형의 판정에 적응하기 어려워 노동자들이 산재 판정에서 불리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정을 어기고 노사 동수를 맞추지 않은 상태로 회의를 진행한 사례도 2008년부터 최근까지 169차례였다. 위원들에 대한 검증과 부당한 회의 진행은 금지해야 한다.

둘째, 질판위의 신속성이다. 2008~2017년 상반기까지 질판위는 3970건의 심의 처리기한을 넘겨, 산재 판정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문진국 의원은 지적했다. 2015년 최장심의 기간이 916일이었던 사건도 있었다. 심의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 노동자의 고통은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역학조사, 직업성폐질환연구소, 산재병원의 업무 관련성 조사 등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업무 관련성이 높을 경우 질판위를 거치지 않고 소속기관에서 결정하도록 하여야 한다. 노동자를 위해 설립된 질판위의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인력풀 확보와 위원장 위촉방식, 처리기간 및 회의 구성의 개선이 시급하다.

셋째, 보상과 예방의 연계방안이 필요하다.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을 경우 이는 개 별 노동자의 문제가 아닌 사업장 전체 노동자의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업무상 질병 발생을 노동부에 통보하고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사업주에게 예방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감독하여야 한다.

끝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 1조에는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생략)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며,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있다. 질판위 또한 산재보험 운영 목적에 따른 운영을 하여야한다.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는 질판위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필요한 질판위가 되어야 한다


특집4.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 2018.08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되었다. 질판위 도입 이전 직업병 산재심사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진행되었고, 민주노총은 불공정·불승인 남발과 장기간 소요되는 산재심사의 문제를 제기하며 '독립적· 객관적 심의기구'와 '선(先) 보장 후(後) 평가제도'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2006년 산재보험제도 노사정논의에서 직업병심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구성'이라는 단 한 줄로 정리됐다.

그러나 그 구성과 운영에 대한 논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2008년 제도가 도입됐다. 또 뇌·심질환 등 직업병 인정기준이 나빠지고, 오히려 산재 불승인이 남발되면서 민주노총은 질판위 해체 투쟁을 진행했다. 

이후 2012년 ~2013년 질판위 운영과 직업병 인정기준 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논의가 이뤄지면서 민주노총은 질판위에 추천 위원을 보냈다. 또 질판위원 워크숍, 지역별 간담회를 진행하고, 2016년 2월 초부터는 민주노총 내부 질판위 사업단을 통해 제도개선안을 만들어 일부 제도 개선을 이뤄냈다.

2012년에는 상병별 심의, 직업환경의학 위원 확대, 사업주 제출 자료 제공, 위원장과 공단 추천 산재보험 전문가 역할 제한, 근골과 뇌심의 현장재해조사 강제 등이 이뤄졌다. 이와 더불어 '역학조사 의뢰에 대한 공단본부 심의, 신청인과 대리인 참여 보장 등의 제도 운영과 퇴행성 근골· 뇌심질환 만성과로·직업성 암 등 직업병 인정기준 개정도 진행됐다. 

이후 한 달여간 농성 끝에 근골격계 재해조사 시트가 만들어졌다. 2016년에는 '상병미확인'으로 불승인이 남발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소위를 구성하고 재심의하도록 했다. 

또 근골격계 재해조사 동영상 제출 시 당사자 확인, 질판위 위원의 회의참석 균등 배분, 회의자료 일체 사전 제공강화, 위원장 의결권 제한 준수 등으로 제도가 개선됐다. 민주노총 추천 질판위원을 상대로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 노동부와 공단에 제출하고 노사정 논의를 추진하는 과정 등으로 이뤄낸 것이다. 또 금속노조가 심각한 운영 문제를 일으키던 서울 질판위 위원장 퇴진 투쟁을 전개한 끝에 위원장이 바뀌기도 했다.

끈질긴 싸움, 산재 승인으로 이어져

그동안 질판위의 전향적인 심사 승인 뒤에는 노동조합의 투쟁이 있었다. 공공운수노조의 철도 지하철 노동자 정신질환 문제, 유성기업 등 금속노조의 투쟁, 전기원 노동자의 전자파 직업병에 대한 건설노조의 투쟁, 압구정동 경비노동자의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산재 인정 투쟁, 유산과 불임·성희롱의 산재인정, 라돈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지하 공간 직업병, 지게차·청소자등의 디젤에 의한 직업병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산재신청, 재해조사, 역학조사의 전 과정에 개입하고, 불승인에 대한 소송까지 끈질긴 노동조합의 대응 투쟁은 산재 승인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른 노동자의 산재승인과 새로운 직업병 인정기준의 개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투쟁 또한 마찬가지다. 반올림에서 진행한 전자·반도체산업 노동자의 직업병 인정 투쟁은 직업성 암 인정기준의 개정은 물론이고, 노동자의 입증 책임 완화, 추정의 원칙(작업 또는 노출기간, 노출량 등이 충족되면 반증이 없는 한 인정하고, 충족 못할 경우에도 의학적 인과관계 있으면 인정)도입 등의 큰 계기가 되었다. 질판위 문제와는 다르지만 광주의 남영전구 수은중독 대응도 중독사고 산재신청 처리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졌고, 제주 이민호 군의 산재보상 대응 투쟁도 유족급여기준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질판위 해체·제도 개선 투쟁을 현장과 중앙에서 이어가면서 답답한 마음에 속이 터지는 상황을 한 두 번 겪은 것이 아니다. 직업병 산재심사승인 과정에서 너무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노동자의 권리는 정부와 공단의 안일한 운영, 보수적인 전문가 위원들의 태도에 번번이 좌절되었다. 너무도 상식적인 문제만 갖고도 수많은 집회와 제도개선 논의를 거쳐야 했던 순간마다 "정말 질병판정위원회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라는 고민의 반복이었다. 

여러 제도개선이 진행되었지만, 아직도 산재노동자들은 본인의 신청 건이 다뤄지는 회의에 어떤 위원이 참여하는지, 질판위 심의자료에 회사에서 어떤 근거로 산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공단에서 조사한 내용의 결과는 무엇인지, 산재 불승인이 어떤 근거와 이유로 된 것인지와 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지난한 투쟁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이 유지되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1회 심의당 3-4건이지만, 산재심사는 여전히 13건을 넘고, 일반적인 소송은 1건당 수차례의 재판이 열리지만, 질판위는 1번 보류를 하더라도 많아야 2회 정도의 심의에 건당 7분 내외를 넘지 않고 처리되고 있다. 

질판위 심의기간의 문제는 졸속심의가 되지 않으면서도, 처리기간도 단축되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안고 있다. 장기간 소요되는 직업병 심의문제는 대부분 질판위보다는 역학조사 기간의 장기화 문제여서 이 또한 추가적인 과제이다. 이는 역학조사, 재해조사, 질판위의 인력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질판위의 형식적 심의건수를 축소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당연인정기준 혹은 추정의 원칙'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당연인정기준의 도입은 경총의 주장이 많았다. 그 이유는 당연인정기준화 되어 있는 외국의 직업병 리스트가 상당히 엄격하고 좁은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노총은 당연인정기준의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외국과 달리 질병판정위원회가 직업병 인정기준보다 보수적인 판정이나 불승인 남발을 많이 하는 상황에서 당연인정기준은 제도 취지와 달리 불승인 남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연인정기준을 도입하는 외국의 경우에도 산재신청 건수 대비 승인율이 낮거나 한국과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추정의 원칙'은 그와는 별도로 입증책임의 문제와 연동되어 기간의 승인사례가 질판위 심의나 판례로 축적되어 있고, 산재가 아니라는 명백한 반증을 못하거나 없다면 산재로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제도의 취지나 한국적 현실에서는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이후에는 상병별로 당연인정기준과 추정의 원칙을 적재적소에서 발휘, 직업병 심사에서 산재 불승인이 남발되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

산재 불승인 남발, 질판위만의 책임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현재 질판위 위원들의 전문성·객관성을 현격히 높여야 한다. 아울러 산재 심의 자료·결과 공개에 대한 비밀주의가 타파되어야 한다.

그동안 산재 불승인 남발은 질판위 책임 문제로만 여겨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직업병 인정기준, 현장재해조사, 역학조사를 비롯하여 근골격계 등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2013년 이후 프랑스와 독일, 일본, 대만 등의 산재 심사·승인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 국가별로 중요과제는 달랐지만, 기본 심사·승인절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한국에서 직업병의 심사와 승인은 어떤 절차로 이뤄져야 하는가'를 두고 근본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그동안 노동단체들은 민주노동당 초기 시절의 '선 보장 후 평가, 독립적 심사·승인제도'라는 슬로건 외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산재 심사·제도의 종합적 측면보다는 부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름'만 있는 개선 과제를 제출한 채 10년을 흘려보냈다.

민주노총은 질판위 해체 투쟁에서 질판위 위원 추천으로 조직 내 논의를 진행하면서 두 가지를 같이 논의했다. 하나는 위원 추천으로 전체 노동자의 산재 불승인 남발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의 참여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다. 그동안 참여를 통한 불승인 남발 축소 및 운영과 인정기준 등의 부분적인 개선은 진행되어 왔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산재 심사·승인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대안 모색의 시작을 제안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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