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위원 “근면 이데올로기 뿌리 뽑고 시간권리 찾아야" (투데이신문)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위원 “근면 이데올로기 뿌리 뽑고 시간권리 찾아야”
김도양 기자 승인 2018.07.28 14:36

‘워라밸(Work & 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동시에 의미 있는 여가시간을 누릴 방법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이러한 가운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며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출처 : 투데이신문(http://www.ntoday.co.kr)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640

[언론보도] 반올림과 전해지지 못한 메시지 (매일노동뉴스)

반올림과 전해지지 못한 메시지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류현철
  • 승인 2018.07.26 08:00







가슴 먹먹하게 기쁜 날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2차 조정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952

[언론보도] 반올림 농성 종료 문화제…200여 명 모여 울다 웃었다 (비마이너)


반올림 농성 종료 문화제…200여 명 모여 울다 웃었다
반올림, 1023일 만에 농성 종료… “눈물겨운 우리들의 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등록일 [ 2018년07월26일 11시37분 ]


재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삼성 직업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를 떠올리며 삼성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재현 씨는 “반올림에 제보된 118명의 사망자 중 이혜정 씨는 마지막 사망자다. 이혜정 씨는 살이 썩어가는 병에 걸려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아이를 안지도 못했다. 농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추석 부고까지 들으니 참담했다. 거대한 삼성이 너무 역겹고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만 먹으면 풀 수 있는 문제를 그동안 외면해 온 삼성이 분노스럽지만, 새로운 약속이 나온 만큼 그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beminor.com/detail.php?number=12422&thread=04r07

[카드뉴스] 산업안전보건법 A~Z 참여할 권리 (4-1)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오마이뉴스 기사 링크

http://omn.kr/s2eu


○ 최근 카드뉴스를 통한 언론보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맹 시각장애인의 경우 카드뉴스의 내용을 읽을 수 없습니다. 텍스트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는 전맹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독서장애인, 저시력 시각장애인 등에게도 필요한 조치입니다. 따라서 향후 발행되는 <산업안전보건법 A~Z> 카드뉴스에는 텍스를 첨부할 예정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알 권리 향상에 함께 하겠습니다. 



[1장] 산업안전보건법 A~Z

(4) 참여할 권리 -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2장]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자 참여권!

일터에서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해서는 노동자, 노동조합의 참여권 보장이 기본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명예산업안전감독과 활동을 제대로 알고 참여해야 현장을 바꿀 수 있습니다!



[3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는 일터에서 노사가 동등하게 노동안전보건 관련 모든 사항을 협의‥결정하는 공식기구로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참여를 전제로 운영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9조)



[4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및 개최는?

산보위는 노동자 위원 및 사용자 위원 각 3~10인 이내의 노사동수로 구성합니다.

노동자 위원으로 노동자 대표 및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포함됩니다.

분기(3개월) 마다 반드시 1회 이상 개최해야 하며, 특히 중대재해가 발생했거나 안전보건 관련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을시 임시회의를 개최하여 원인파악 및 대책마련을 노사가 합의해야 합니다.



[5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무엇을 다루나요?

산보위는 노동자의 안전,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사항을 협의하고, 함께 결정합니다.

- 산재예방계획 수립, 안전보건관리규정 작성 및 변경에 관한 사항

- 노동자 안전·보건 교육 및 작업환경측정, 건강진단, 중대재해 원인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 공정안전보고서 작성 및 노동자의 유해·위험 예방조치에 관한 사항



[6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어떤 곳에 설치할 수 있나요?

- 상시 노동자 100인 이상 사업장

- 건설업은 공사금액 120억원 이상 사업장

- 유해·위험사업장의 경우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 사업장


※ 산보위 설치 사업장이 아니어도 '노사협의회'에서 협의 가능합니다.

만약 노사협의회로 대체한다면 이것만은 꼭 요구합시다!

- 노동자 위원으로 노동자 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포함

- 사업주 위원에 안전보건관리자 포함

- 반드시 노사 동수로 구성하여 진행



[7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이렇게 준비·운영합시다!

산보위 안건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STEP1

1. 산보위 안건 준비

- 조합원 요구를 기반으로 안건 수렴 후 대의원대회,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안건 확정

2. 산보위 회의 준비

- 확정 안건에 대한 산보위원 내 실무준비 및 교섭대책 토론

3. 본 회의 개최

- 보고 사항 및 심의안건을 명확히 구별하여 진행

- 의결시 노사 교섭위원 모두 확인 후 서면 작성 및 날인



[9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STEP2

4. 산보위 결정사항 보고

- 현장 내 토론회 개최를 통한 결과 공유 및 이후 활동방향 논의. 만약 힘들다면 소식지, 보고대회 등을 통해 조합원에게 반드시 내용 공유

5. 평가 및 이행 여부 확인

- 진행된 산보위 활동 평가

- 결정된 의결사항 이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점검



[10장] 만약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1. 산보위 결정사항 불이행시 노동부를 통해 이행을 촉구합니다

2. 사전에 단체협약 또는 산보위 운영규정에 '산보위 결정사항은 단협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을 명문화합니다

산보위 의결사항 불이행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11장]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무엇을 하나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하 명산관)은 일터의 안전보건에 관한 대부분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 대표의 추천을 받아 선임이 가능하고, 산보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 가능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1조의2)


특히 작업중지 요청, 임시건강진단실시 요청, 안전수칙 지도 등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상 선임대상 사업장은

- 제조업, 운수, 창고, 통신업 및 광업: 상시 노동자 100인 이상 사업장

- 건설업: 공사금액 100억원 이상 사업장

- 기타 산업: 상시 노동자 500인 이상 사업장



[12장] 지역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어떤 활동을 하나요?

지역에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지역 안전보건에 관한 감시·지도·건의 활동을 하며,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안전보건단체의 추천을 통해 노동부장권이 임명합니다



[13장] 제대로 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

- 노동조합은 조합 내 노동안전보건 담당자와 별도의 명산관을 추천합니다

-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 명산관 활동시간을 확보합니다

- 지역 명산관과 함께하는 명산관 지역협의회를 구성하여 사업장을 뛰어넘는 활동으로 만듭시다


[14장] 현장과 지역을 아우르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중요한 현장주체를 만듭시다!

일상적 참여가 보장되는 산보위와 명산관의 적극적 활동이 있어야 산업안전보건법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현장 활동의 주체 형성과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현장 통제력을 만드는데 함께 합시다!

- 노동자, 노동조합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을 쟁취하자!

- 일상적인 노동안전보건 활동으로 조합원이 주체가 되는 현장활동을 만듭시다!

- 산업안전보건법 한계를 넘어서는 활동으로 현장과 지역을 아우르는 활동으로 확장합시다!

[카드뉴스] 산업안전보건법 A~Z 거부할 권리 (3) 작업중지권

오마이뉴스 기사 링크

http://omn.kr/rzre


○ 최근 카드뉴스를 통한 언론보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맹 시각장애인의 경우 카드뉴스의 내용을 읽을 수 없습니다. 텍스트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는 전맹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독서장애인, 저시력 시각장애인 등에게도 필요한 조치입니다. 따라서 향후 발행되는 <산업안전보건법 A~Z> 카드뉴스에는 텍스를 첨부할 예정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알 권리 향상에 함께 하겠습니다.


[1장] 산업안전보건법 A~Z

[산업안전보건법 A~Z] 

거부할 권리-작업중지 

[3장]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김OO 님 사망

2017년 1월 LGU+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2017년 6월 KT 인터넷 설치 노동자 사망

2017년 11월 제주 현장실습생 이OO 님 죽음

2018년 6월 부산 엘시티 추락사고 4명의 하청 노동자 사망

[4장] 언론에서 매일 접하는 산재사망 사고

이들이 위험을 느꼈을 때 일을 중단할 수 있었다면, 업무를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 있었다면?

[5장] 작업중지권?

노동자가 안전, 건강을 위협받을 때 일을 중단, 대피, 업무 거부, 회피할 권리를 말합니다

'위험한 상황'은 사업주가 안전 배려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작업을 중단, 거부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6장] 가능하냐구요?

정답은 YES!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는 제한적이지만 작업중지와 대피, 업무 거부, 회피에 대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합니다

[7장] 언제 작업중지가 가능할까요?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의 작업중지, 대피를 보장합니다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했을 때 지체없이 사실을 위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보고 받은 상급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합니다

작업을 중지하거나 대피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다면 사업주는 해고 등 일체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됩니다

[8장]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은 언제인가요?

'급박한 위험'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입니다

업종, 사업장, 작업에 따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다면 노사합의사항으로 기준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노동조합 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일터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험에서 예방 차원의 작업중지를 할 수 있도록 단협으로 보강해야 합니다

[9장] 작업중지가 어려울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위험상황을 인식해 작업중지가 필요해도 노동조합이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할 때, 회사와 작업중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때는 고용노동부 위험상황신고 전화 1588-3088을 활용합시다!


[10장]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위험상황신고 전화는 익명성을 보장, 상황접수 후 담당감독관이 사업장에 방문하여 위험상황을 확인 후 급박한 위험에 대해 작업중지 등 조치를 합니다

[11장] 일터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면?

반드시 작업중지를 해야합니다!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 발생한 사고가 2차 재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근본대책 수립 과정에서 노동자의 의견 반영이 필수입니다

* 중대재해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 부상자 또는 직업성 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

 [12장] 2017년 9월 28일 고용노동부는 '노동자 사망사고 및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고의 경우 전면 작업중지 원칙'을 수립했습니다

사업주는 작업재개를 하기 위해

-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 이행사항 점검, 미비사항 개선

- 사고와 관련된 노동자 (하청노동자 포함) 과반수 이상의 의견 청취

- 추가 작업에 대한 안전계획 수립 후

고용노동부에 작업중지 해제 신청을 해야합니다

[13장] 고용노동부는 해제 신청을 받으면 '작업중지 해제 심의위원회'에 이를 회부하여 전원합의를 통해 작업계획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경우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이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개입하고, 참여해야 합니다!

[15장] 고객의 폭언, 폭행 때문에 힘들다면?

감정노동자로 통칭되는 '고객응대 노동자'는 고객의 폭언, 폭행 등 신체적·정신적 문제 발생 상황에서 고객응대 업무에 대한 거절, 거부, 업무 전환을 사용자에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는 요구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지난 4월 18일 고객응대 노동자를 보호·예방해야 하는 '사업주의 의무'가 산업안전보건법 26조2로 신설됐습니다 (시행일 18.10.18)


[15장]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해!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작업중지'는 더 많은 상황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바뀌고, 확장되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작업중지 사안으로 문제가 발생,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로 언제든 연락주세요!

참 감사해 YOU, 꼭 승리해 YOU / 반올림 농성 마침 문화제 웹자보


[11년의 싸움, 1023일의 농성을 기억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농성 마침 문화제]

"참 감사해 YOU, 꼭 승리해 YOU"


결국은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과, 보상 다했다는 삼성에 맞서 직업병 문제 해결되지 않았고, 제대로 사과, 보상하라고 시작한 반올림 농성, 1022일만에 삼성을 움직였습니다.

연대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함께 걸어와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문화제를 끝으로 반올림농성장은 사리지고, 우리들의 기억에만 남을 것입니다.

조촐하게 마련했지만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일시/장소 : 2018년 7월 25일(수) 저녁 7시, 강남역 8번출구 반올림농성장

문의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010-9401-1370)


[강연안내] 2018 변혁당 정치캠프 - 유해화학물질 통제운동 지역에서 전망찾기


2018 변혁당 정치캠프 8월 19일에 [유해화학물질 통제운동, 지역에서 전망찾기] 강연이 진행됩니다. 

8월 18일 16:00~18:30

○ 강사 : 이훈구_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대상 : 죽거나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원하는 사람, 건강하게 생활할 권리를 원하는 사람

○ 키워드 : #유해화학물질 #산업재해 #노동자건강권 #유해물질알권리

○ 소개 : 공장·공단·지역 노동자 민중은 기업이 사용하는 유해화학물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영업비밀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어떤 화학물질이 사용되는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도 없고, 유해함을 안다고 해도 그 사용을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금까지 있어온 생산현장 화학물질 통제운동, 화학물질 알 권리 지역조례 제정운동 등을 바탕으로 공장·공단·지역을 유기적으로 잇는 유해화학물질 통제운동의 전망과 청원성 운동을 넘어선 지역 노동자 주도 유해물질 통제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 정치캠프 <변혁을 설계하라>

👀 프로그램 둘러보기 https://www.rpcamp.me/blank-2 (강좌별 내용, 연사 소개, 키워드 등이 담겨있어요)

👀 강의신청 https://www.rpcamp.me/blank-1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문제, 위험을 놓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문제, 위험을 놓치고 있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7.19 08:00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개정하겠다는 고용노동부 입법예고가 있었지만, 그 이후 소식이 감감하다. 사업주·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자와 시민 알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화학물질 관리의 변화를 만들고, 건설·서비스업 안전보건관리를 강화하는 전부개정안에 기대가 있는 만큼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는 원칙만 생각하고 신속한 절차를 밟아 나가길 바란다. 다만 입법예고 당시 전면개정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했던 여러 사안에 대한 검토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822

<일터> 통권 173호 / 2018.07


<일터> 통권 173호 / 2018.7

특집 : 노동자 건강권 vs 기업의 영업비밀


4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8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10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1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16 [지금 지역에서는]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의 시작과 앞날


18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산재 사망증가와 트럼프 정부의 예산 축소


20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22 [연구 리포트]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2)


26 [안전과 건강 칼럼]
빛바래선 안될 청사진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31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저희는 영어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36 [현장의 목소리]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40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4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48 [노동자 건강 상식]
B형 간염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근로감독관의 과로사와 워라밸


52 [문화 읽기]
“우리의 죄는 증대하다”

54 [이러쿵저러쿵] 
내 인생의 시간으로 기록될 노벗 수습 노무사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 2018.07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이이령, 운영집행위원/직업환경의학 전공의


지난 6월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의 수명은 모르긴 몰라도 한참 줄어들었을 겁니다. 1차전 스웨덴과의 시합 전 결의에 찬 당당한 표정은 두 경기를 내리 진 1주일 만에 폭삭 늙고 지친 표정으로 변했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직무스트레스는 너무 심해 감독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무도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엉뚱한 연상일 순 있지만 짧은 시간에 폭삭 늙어버린 신태용 감독을 보고 나니, 저는 특수건강진단 문진을 할때 만나는 신규 간호사들이 생각 났습니다.

신규 간호사 대상 특수건강진단

#1. 23세 여성 신규 간호사인 김신규(가명)가 ‘배치전 건강진단’을 위해 진료실에 들어온다. 아직 근무시작 전인 그녀는 학생 때 보고 들은 병원 생활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첫 직장에 대한 신기함과 기대감이 있는 밝은 표정이다. 어디 아픈 데 없이 튼튼하다고 한다. 나는 야간근무, 교대근무, 직무스트레스 등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건강 영향에 설명한 후, 잘 지내고 6개월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고 하였다.

#2. 첫 번째 ‘특수건강진단’ 문진으로 만나게 되는 김신규 간호사는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6개월 전과 다르다. 얼굴의 모든 근육엔 힘이 없는 듯한 무표정으로, 졸린 듯 눈은 반쯤 감긴 상태로 돌을 얹은 듯 축처진 어깨를 겨우 끌고 터벅터벅 들어와 의자에 풀썩 앉는다. 심하다고 느끼는 신체 증상엔 피로감, 눈 충혈, 팔 · 다리 · 어깨· 허리 통증, 하지 부종, 소화불량, 불면증 및 불규칙한 생리 등이 있고, 모두 입사 후 생긴 증상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증상 백화점 수준이다. 증상과 근무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이제야 나에 대한 신뢰가 생겼는지, 여러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는 조직적 · 개인적 해결책을 나름 얘기해주지만, 그녀의 조건에서 모두 적용할 수 있는지는 확신이 안선다. 그래도 진료실을 나가는 표정과 발걸음은 들어올 때 보다는 그나마 낫다. 내가 해결해준 건 하나도 없지만, 짧지만 얘기를 들어주고 아픔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였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故 박선욱 간호사도 신규 간호사였다

위의 내용은 특수건강진단 시 흔히 만나게 되는 신규 간호사의 사례입니다. 특수건강진단을 하다 보면 여러 업종의 노동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 가장 많은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직군은 50대 남성 경비 노동자도 40대 여성 급식 조리 노동자도 아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어린 입사 후 6개월가량의 신규 여성 간호사들입니다.

지난 2월 고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 것도 신규 간호사로 근무한 지 약 6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취직하기 어려운 요새 세상에 대학 병원 간호사면 안정적이며 월급도 괜찮은데, 남들 다 참으며 잘 다니는데 그걸 못 참냐며, 적응을 못 하는 개인 탓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태움’, 부족한 교육, 병원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 고강도 장시간 노동, 생명을 다루는 업무 스트레스, 회사 내 지지체계의 부족 등의 여러 구조적 문제는 신규 간호사가 감내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이직률이 40%에 육박하는 국내 현실은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온갖 곳이 아픈 채로 회사에 다니거나, 견디지 못한 채 퇴사하거나, 퇴사도 어려워 급기야 삶을 마감함으로써 퇴사하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직무스트레스, 감정노동 등으로 입사 6개월 만에 표정이 없어진 채 몸과 마음이 폭삭 늙어버리는 것은 김신규 간호사, 故 박선욱 간호사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신규 간호사들 이야기일 것입니다.


해결은 가능해야한다

이런 상황을 신규 간호사 혼자 해결하긴 어렵고, 직업환경의학과 의사가 야간노동자 특수건강진단으로 해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누군가가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주체적이며 집단적으로 고민하고 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간호사의 임신순번제, 장기자랑, 야간근무 수당 등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화되어 간호사·간호조무사 등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스스로 병원을 바꾸고 있는 대구가톨릭대병원 사례, 민주노총 의료연대를 비롯해 간호사단체 · 개별 간호사 및 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이 공동으로 구성하여 활동하는 ‘고 박선욱 간호사 공대위’ 등이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있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서울대병원 등 여러 노동조합처럼 지속해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노동자들만 노력한다고 완전히 해결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보건업은 근로기준법이 개정된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노동시간 특례업종입니다. 교대·야간근무를 하는 보건의료노동자는 건강 측면에서 노동시간이 오히려 더 짧아야 하며, 유럽 등 대부분의 해외에서는 보건업도 노동시간 규제의 예외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간호사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인력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내 법 · 제도적 변화는 가능하며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학교와 병원도 신규 간호사 교육의 내실화, 직무스트레스 및 감정노동관리, 이직률 감소를 위한 정책 그리고 학생 때부터의 노동안전보건 교육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체념 · 이직 · 퇴사 그리고 죽음 이외에, 가치 있고 즐거운 병원 간호사 생활은 실현 가능한 목표이며, 같은 병원 동료로서도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특집3.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 인터뷰 / 2018.07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최근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공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실제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영업비밀 포함 여부가 핵심이 아니다. 우리 사회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하고 있는지 혹은 기업의 이윤과 영업비밀을 우선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우리 사회가 우선시 하고 있는지의 바로미터다. 지난 6월 23일 이 문제로 투쟁하는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를 만나 지난 경과와 최근 상황, 이후 계획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논란이 시작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반올림이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고 황유미 씨를 시작으로 직업병 피해노동자가 일했던 노동환경에 대한 자료가 필요했어요. 그중 하나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였죠. 고 황유미 씨를 비롯해 림프 조혈계 암에 대해서는 현장조사가 있었지만, 현장조사 이전 자료도 있어야 해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계속 필요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가 필요했나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제일 필요한 이유는 삼성 반도체, LCD 공장에 대한 자료가 있기 때문이죠. 작업환경측정 제도의 한계가 있어서 유의미한 결과가 있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현재 기록뿐만 아니라 과거 현장에 대한 기록도 필요한데 삼성이 스스로 기록을 내놓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는 노동자나 시민이 정부 기관인 고용노동부를 통해서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은 이 자료를 요청했었던 것이죠. 2013년에 정부가 종합진단 보고서라고 반도체, LCD 공장실태를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가 있기는 한데 여기에도 과거 자료는 없었거든요.”

고용노동부가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나요?

“대한민국 국민은 정보공개법에 의해서 고용노동부가 가지고 있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결과를 볼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이전까지 고용노동부는 이 내용을 일부 가리고 보여주거나, 아예 안 보여주거나 그래왔죠. 결국 2014년에도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고용노동부가 삼성 온양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어요. 그때 1심은 졌는데 2심에서 이기면서 올해 2월에 고용노동부가 자료를 공개했어요.”

법원에서 굉장히 크게 의미있는 판결을 내렸네요.

“고등법원에서 고용노동부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했어요. 하나는 직업환경의학 의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거예요. 두 번째는 설령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있다고 해도, 이 자료는 해당 노동자나 지역 주민 등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요한 정보니까 비공개하거나 보호할 수없다는 거예요. 세 번째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삼성이나 노동부는 해당 직업병 피해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지도 않았던 제3자가 예전 자료를 요구한다면 보여 줄 수 없다고 주장해왔어요.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정보공개는 법적으로 이해관계자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어요. 이후에 반올림과 함께하고 있는 직업병 피해자들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다른 삼성 공장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해요.”

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얘기가 궁금합니다.

“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가 내부 정책이자 지침을 바꿔요. 앞으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면 다 제공하기로요. 그래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죠. 결정 이후에 구체적으로 자료를 언제쯤 받을지를 고용노동부가 법률 대리인들과 상의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거죠.”

삼성이 손을 쓰기 시작한 건가요?

“네. 삼성 직업병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무사 님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복사본을 받으려고 고용노동부에 갔는데 자료를 못 받고 있다는 거예요. 이유를 확인해보니 갑자기 국민권익위원회가 작업환경측정 정보공개 제공을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앞으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확인하려면 삼성이 소송을 취하하거나, 소송에서 패소해야 가능하다는 거에요. 결국 이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자료를 얻으려고 10년을 싸워서 이제야 길이 열렸는데 다시 소송으로 자료를 받으라고 하니 산재인정까지 더 오랜 시간 기다려야겠죠.”

반올림 활동가들 심경은 어땠나요?

“너무나 충격적이고 경악했죠. 오후 2시까지 오면 자료를 카피해주겠다 해서 갔는데 가처분이 걸려있어서 못 준다고 하니 얼마나 황당해요. 이후에 삼성이 행정소송 5개를 걸고, 산업통상자원부를 동원해서 반도체 전문가랍시고 삼성과 이해관계가 물려있는 사람들이 자료 공개를 또 막고 있으니 삼성이 이거 막으려고 얼마나 많은 돈을 쓸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직업환경의학 의사나 산업위생을 하는 분들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른바 노동보건을 한다는 분들은 다들 경악했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왜? 아니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막을 수 있지? 라며 다들 황당하다고 해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이럴 수도 있다고 말씀을 하세요. 이유가 뭐냐면 어떤 사업주가 자기 현장을 측정한 결과를 아무한테나 보여주는 걸 좋아하겠냐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어요. ‘그럼요 작업환경측정이 좋아서 이걸 하면 막 기쁘고 행복해서 하는 건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따지면 안전보건 조치가 즐거워서 시행하는 사업주가 어디 있겠어요. 노동자 건강이 귀하니까 사람 목숨이 귀한 거니까 사업주를 강제하는 거죠. 강제를 안 하면 방치하게 되니까요.’”

대체 삼성은 왜 이렇게 하는걸까요?

“표면적인 이유와 속내가 조금씩 다를 거 같은데요. 표면적인 이유는 우선 첫 번 째, 지금까지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공개를 막은 이유는 이렇거든요.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 → 삼성이 쌓아 올린 정보가 누출 → 외국 동종 업계가 삼성 경쟁력을 쫓아 → 삼성은 물론 국가 경제에 타격’ 이 논리죠. 그런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는 핵심 영업비밀이 담겨 있지 않아요. 애초에 담을 수 있는 포맷이 아니거든요. 

두 번째, 반도체 전문가들 말이 아무리 작은 정보라고 해도 조각조각 모으면 추정이 된다. 반올림은 추정하기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은 추정하면 자료를 다안다는 거예요. 저번 국회 토론회 때 나왔던 서울대교수 한 분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일정 기술을 맨바닥에서 찾으려면 6만년이 걸린대요. 그런데 조그만 자료라고 해도 하나하나 모으면 2.5년 만에 따라 잡는 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제가 이 주장에 관해서 묻고싶은 게 있는데요. 일정 기술을 가지려면 6만 년이 걸리는데 삼성은 그걸 어떻게 몇 십 년 만에 해냈을까요? 자기들도 기술을 훔쳐서 가능했던 거라 남들도 훔칠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세 번째, 반도체 산업은 여러 차례 공정을 뺑뺑이 돌리는 거로 수익을 내는 산업이거든요. 그래서 공정배치도와 속도가 경쟁력이고 단가를 결정해요. 그래서 삼성 주장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들어 있는 간단한 공정 모식도가 영업비밀이 된다는 거예요. 이점에 대해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님이 하신 말씀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공정 배치도는 고유기술이 아니고 장비를 운영하려는 방안인데 이걸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노동자들 몇 시간 근무시키는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비밀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걸 영업비밀로 인정해주면 현장에 법이나 사회적인 규율이 들어갈 여지가 없어져서 선을 그어야 한다고요. 저는 이 주장이 맞다고 생각해요.”

표면적인 이유 말고 삼성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하면 외국 동종업계가 삼성 경쟁력을 따라오고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주적나라한 삼성의 속내가 여기에 있다고 봐요. 삼성은 단 한 푼이라도 잃고 싶지 않은거에요. 단 하루라도 경쟁자에게 따라잡을 기회를 주고 싶지 않은 거죠. 그리고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싶지 않다는 주장은 논리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어떤 가치를 우선할거냐 문제라고 봐요. 기업이나 스포츠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인데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고 나를 부당하게 따라오는 걸 막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걸 막고 싶다고 해서 가령 운전할 때 옆 차가 법규를 위반하면서 내 차를 추월한다고 해서 내가 그 차를 받으면 안 되잖아요. 삼성이 경쟁력을 우선할 수는 있는데 그게 노동자 시민의 건강권과 정보 접근권을 침해하는 거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국회에서 영업비밀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친기업 전문가들은 반올림이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없다고 어떻게 확신하느냐, 그럴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있냐,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알려지면 배합해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주장을 해요. 그런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다른 기업들도 이미 다 알고 진행하고 있어요. 삼성만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에요. 그리고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되면 다른 기업이 따라 올 거라고 주장하는데, 지난 역사상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따라왔다는 통계를 단 하나라도 들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어요. 반면에 법학 전문가들은 이야기가 조금 달랐요. 일단 국가 핵심기술이라는말이 곧 영업비밀은 아니라는 거예요. 국가 핵심기술정보는 해외로 유출하지 말라는 거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는 거예요.”

현장에서 실제 측정을 하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요?

“글쎄요. 지금까지 직접 삼성 편드는 사람은 못 봤어요. 다만 너희 집이 얼마나 더러운지 사진 찍어서 아무한테나 공개한다고 하는데 어떤 사업주가 좋아하겠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도 사업주가 싫어하는 건 당연한데 그래도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죠.”

이후 소송 진행하는 것을 포함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사건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 삼성이 소송을 빨리 철회해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법률 활동가들 생각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야 다시는 삼성이나 기업들이 이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거 같아서 이 문제는 소송에서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남는 제일 문제가 산재 피해자들이에요. 삼성이 말로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당사자에게는 주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러질 않고 있어요. 그래서 근로복지공단이나 법원이 기업이 작업장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감추거나 방해하면 산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영업비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영업비밀이라는게 대체 뭐냐, 어떤 절차를 통해 영업비밀을 주장하고 그걸 인정할 것이냐,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어느 선까지 보호할 것이냐 등을 총괄하는 공적 기구를 만드는 게 필요한 거 아닐까 고민중에 있어요. 여기에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몇 년 전 법률 활동가들이 전문가들과 영업비밀을 심의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어요. 국회에 발의도 했는데 아직 통과되지 않았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법안을 들여다보고 지금 상황에 맞춰서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이건 제도적인 부분이고 운동적 차원으로 보면 화학물질이나 현장에 대한 알 권리를 주장하고 정보를 받아보고 감시하는 그런 운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산재신청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회사나 지역에서 무슨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 알고싶다, 정보를 공개하라는 싸움을 만들었으면 해요. 제생각에 지금까지 영업비밀에 관한 법이 통과되지 못했던 이유는 법이 나빠서나 국회의원이 나빠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이런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이 조직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반올림을 비롯한 몇몇 단위들이 간혹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당사자가 나서서 소송도 불사하고 이러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도록 하는 투쟁이 없었거든요. 이런 활동 없이 지혜롭고 선한 전문가들이 법안을 만들고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는 건 전혀 역사적이지 않은 기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노보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도 그렇고 노동안전보건운동 진영이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말씀하신 고민을 반올림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할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지금은 농성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이후 반올림 활동에 있어서 이 문제는 굉장히 주요한 의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반올림이 지금까지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첨단전자산업 대기업 중심, 산재 인정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왔어요. 그렇다면 이제는 전자산업 노동자 인권과 건강권으로 나아가야하는데 영업비밀과 알 권리 문제를 고민했으면 해요.”

특집2.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 2018.07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권동희 회원, 법률사무소 새날 노무사


2013년도 여름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의 소개로 한 노동자가 찾아왔다. 한국GM 군산 공장 도장부 소속 노동자가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산재신청을 했으나 불승인된 상태였다. 사안을 보니 근무 기간(3년)이 짧고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및 역학조사에서 원인 가능성이 높은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불승인되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서를 보니 “작업환경측정 결과 상 벤젠 및 포름알데히드 측정결과도 없고, 타사의 자동차 도장공장의 노출 자료에서도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노출 기준인 TWA 0.5 ppm을 넘는 수치는 없다”고 하였다.

그 노동자는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적이 없다고 했다. 한국GM에 입사하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니 농협에서 사무원으로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전에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했다. 군대에서 뭘 했냐고 하니, 방위산업체에서 일했다고 했다. 방위산업체에서 선반 가공 업무를 했고, 부품을 닦느라 가끔 신나를 사용했다고 했다. 그 회사에 다니면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했다. 이 노동자의 사건은 3년의 소송 끝에 다행히 법원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었다.(서울행정법원2016. 12. 20. 선고 2013구단53144판결 (1심확정))

오래전 대우조선해양에서 도장작업을 하는 노동자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발병해서 산재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회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상 벤젠이 검출된 바가 없고, 근무 기간이잠복기보다 짧은 10개월 이어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2003년 7월 이전까지 10ppm 이하의 벤젠농도는 작업환경측정에서 ‘적합’으로 판단하였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1997년도 ‘벤젠’에 대한 마지막 측정을 하였는데 그 당시 “최대 5.0ppm ~ 최소 0.9ppm”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역학조사를 담당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1997년 이후에 벤젠이 검출된 바 없기 때문에 1997년 이후벤젠이 검출되었을 것으로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이 노동자도 10개월 근무하면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다행히 이 사건도 고등법원에서 1심 판결을 뒤집어 사실상 벤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단기간 과다한 노출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3. 12. 18. 선고 2013누3285판결(대법확정))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현재 기준 및 일부 인자에 대한 측정결과일 뿐이다. 사용자들은 당시 기준보다 낮은 수준의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거의 측정하지 않았고, 전체가 아닌 일부에 대해서만 측정을 해왔다. 이로 인해 측정결과가 당시 기준보다 낮거나 측정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험성이 없거나 낮다고 볼 수 없다. 작업환경측정결과서는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측정이라는 한계를 가진 것이다.

그리고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즉시 노동자에게 배포되어야 한다. 현재 다수의 노동조합조차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보고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사용자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가 무엇인지, 어떠한 의미인지, 자료공개를 요청할 수 있는지 등을 거의 알지 못한다.

노동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직업병 인정과 신청을 위해서도 어떠한 유해요인이 있는지 등에 대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사업장에서 스스로 내놓는 경우는 없다. 또한, 우회적으로 관할 노동청에 대한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입수할 수 있음을 아는 노동자도 없다. 노동자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등 노동조건 및 건강권에 대한 서류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작성하거나 법률상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할 서류에 대해서는 배포할 의무 및 요구할 권리를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계약서의 당연 교부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의무가 되어야 마땅하다.

특집1.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 2018.07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류현철 운영위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1000일이다(18년 7월 2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가 직업병 노동자들의 산재를 인정하고,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위해 농성을 시작한 이후 그 많은 날이 지났다. 그동안 삼성반도체와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백혈병을 포함한 다양한 암과 희귀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줄을 이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다소 부족하여도 산재 요양을 승인하는 판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삼성은 그대로다. 노동자들의 산재를 판정하는 데 있어서 전향적인 변화에 비교해보면 오히려 퇴행했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싸고 삼성이 벌인 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소위 첨단 산업이라는 반도체와 전자산업의 세계적 기업인 삼성이 노동안전보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대정신의 말단에도 이루지 못한다. 이미 다른 기업들에서는 전면 공개하고 있는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두고 삼성은 왜 이러는 것인가? 독재정권 휘하에서 성장한 재벌가의 몽니에 불과한 무노조 경영방침을 ‘신화’로 포장하고 그것을 지키는데 엄청난 돈을 쓰고 패륜을 저지르는 것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그간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둘러싸고 나타난 주요한 쟁점을 정리해본다.

삼성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는 국가핵심기술이 담겨 있는가?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통상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의 형식에 핵심기술의 가치를 담기는 어렵다. 물론 시키지 않아도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챙겨 작업환경의 위험요인을 미리 챙겨보고 관리하자는 의지로,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자세하게 공정을 정리하다 보면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와 관련한 법원의 2심판결에서 분명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사건 보고서에는 라인명과 공정명, 근로자수 등이 기재되어 있을 뿐 공정간 배열이나, 각 생산라인에 배치한 설비의 기종 및 보유대수, 생산능력, 설비배치, 공정 자동화 정도, 인건비 관련 자료,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사용량·구성성분 등에 관한 기재는 별도로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정도의 정보만으로는 피고가 우려하는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공정간 배열, 각 라인에 배치한 설비의 기종 및 보유대수, 생산능력,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효과 등의 정보’, ‘제품 생산을 위하여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 사용량, 구성성분 등의 정보’ 등까지 알려지게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에 반하여, 이 사건 측정위치도가 있어야만 원고는 해당 사업장 내의 어느 곳에서 어떠한 유해인자들이 노출가능하고 실제로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바, 이는 근로자의 생명·신체·보건과 직결된 정보로서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이미 법원에서 판단이 끝난 문제였다. 영업비밀인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판결을 통해 공개하라고 한 것임에도 대기업이 영향력을 이용해 논점을 흐리고 있다. 영업비밀을 보호할 정당한 절차를 이야기하기 전에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는 물질과 공정이 생산성과 이윤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옳은지, 그것을 영업비밀로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부터 논해야 한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업무관련성을 입증하기 위해 신청한 노동자에게만 공개하면 되는가?

아니다. 이 역시 법원의 판결을 인용한다. 

“국민의 ‘알권리’, 즉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는 자유권적 성질과 청구권적 성질을 공유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는 권리이고, 그 구체적 실현을 위하여 제정된 정보공개법도 제3조에서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여 정보공개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정보공개법 제9조가 예외적인 비공개사유를 열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국민으로부터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공개를 요구받은 공공기관으로서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공개하여야 하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위 각 호의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증명하여야만 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공기관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여부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삼성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는 공개할 용의가 있으나, 다만 해당목적이외로 활용되거나 누설되지 않도록 한다는 영업비밀보호를 위한 책임준수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알 권리와 동등한 수준의 기업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제껏 삼성은 노동자들의 업무 관련성 입증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 2016년 11월 29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과 반올림이 함께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16년 10월까지 삼성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산재판정을 위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보낸 업무환경 관련 질의 및 자료제출 요청 77건 중 삼성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답변 자체를거부한 경우는 64건(83%)이었다. 일부 공개했던 자료들조차 영업비밀을 빌미로 먹칠을 하거나 공란으로 비워 보내는 것이 다반사였다. 더구나 거대자본의 이해를 지키는데 동원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이 존재하는 한 직업성 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입증책임을 고스란히 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알 권리는 훨씬 더 엄중하게 지켜져야 한다. 일부 언론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되면, 국가 핵심기술이 유출돼 반도체산업 기반이 흔들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공개는 필요하지만, 기업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알게 된 정보의 비밀보호 방침을 준수하고 유지하기 위한 규칙과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 속에는 어떤 것이 영업비밀이 돼야 하는지, 건강과 생명에 유해한 물질 사용이 영업비밀이 될 수 있는지 하는 기본 문제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업비밀이 일단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알 권리와 기업 이윤추구 사이의 기계적 균형만을 다루고 있다. “알 권리 보장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절차와 방법을 명확하게 규정하면 될 것”이라는 논리는 일면 타당해 보이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작업중지권 발동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소송의 승소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단지 노동자들의 권리행사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절차와 방법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길고 지루하고 비용이 많이 들수록 효과적인 소송을 남발할 수도 있다.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되는 물질이나 공정이 영업비밀이 될 수 있는가?

안 되는 일이다. 보편적 상식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껏 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영업비밀로 분류할 수 있는 주체는 화학물질을 양도, 제공하는 사업자이고 영업비밀로 분류되는 사유를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밝혀야 한다고만 돼 있어, 사업자가 영업비밀로 판단하면 영업비밀이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리고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와 주민 건강을 위해 물질이나 공정에 대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이미 법원은 분명하게 판결문에서 정리하고 있다.

“이 사건 보고서는 반도체 사업장인 삼성전자 온양공장을 대상으로 한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기재된 문서로서,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통해 해당 작업장의 어느 공정 및 어느 지점에서 유해화학 물질 등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망인을 비롯하여 해당 작업장의 전·현직 근로자들의 안전 및 보건권의 보장, 나아가 해당 작업장이 위치하고 있는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명·신체의 건강 등의 가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 2017누10874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대전 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모든 유해물질이 생산현장과 일상에서 사용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렇게 되면 좋겠으나 아직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유해한 물질들은 영업비밀로서 숨겨져서는 안 되며 등록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유해하기에 취급하는 노동자들이 더욱 유의해야 하고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며, 지역 사회에서 관리 수준에 대해서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영업비밀 사전 심사제가 필요한 것인가?

그렇다.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기업이 그 성분이나 함량 등을 영업비밀로 하고자 할 때 이를 심사하겠다는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화학제품 제조사들이 원료 성분을 확인하고 안전한지 검토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이를 사용하는 노동자·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다. 설사 기업 활동을 위해 영업비밀이 필요한 경우라도 제조하는 자는 필요한 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영업비밀로 하는 물질과 성분이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알리고, 이에 대처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통해 영업비밀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와 기업이 제시하는 예방조치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일 것이다. 오히려 여러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음에도 이런 조치가 이제야 제안된 것에 아쉬움이 크다.

삼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대 기업이 이윤에 눈이 멀어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를 감추고, 영업비밀 사전심사제가 시행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삼성은 영업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직업병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도 받고있다. 이런 지탄과 의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쉽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전면공개하고, 영업비밀 사전심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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