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신청 보도자료 20180817


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신청 보도자료


서울아산병원 내과 중환자실 간호사로 입사한지 채 6개월이 되지 않아 업무상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5개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산업재해신청을 하게 되었다. 딸의 허망하고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도 묻을 수 없었던 가족들은 7월 10일에서야 겨우 사망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딸의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공동대책위)는 무엇보다도 서울아산병원의 진심어린 사과를 유족과 함께 기다렸으나 아직도 서울아산병원은 이를 행하지 않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산재신청과 더불어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지속적인 투쟁을 할 것이다. 유족의 산재신청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와 판단을 기대하며,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고인의 죽음은 법률적으로도 산재(업무상 재해)라고 확신한다. 


우선 고인이 밝고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점은 학생기록부의 객관적 기록뿐만 아니라 동기, 동료 등의 진술로도 모두 확인된다. 입사 이전에 밝고 쾌활했으며, 사교적인 고인이 불과 6개월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서울아산병원의 전적인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입사 이후 고인은 프리셉터에 의한 불완전한 교육, 질책 등을 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고인은 교육 기간 내내 불안했고, 스트레스가 발생하게 되었다. 서울아산병원은 고인의 죽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자체 감사팀을 통해 조사를 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공동대책위는 경찰에 대한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입수하였다. 서울아산병원 감사팀 보고서에서도 ‘교육과정상 중환자실 간호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간호업무를 일률적으로 3개월 프리셉터 교육을 마친 후 곧바로 중환자를 담당하게 하여 고 박선욱 간호사에게 심한 압박감을 줌’으로 명시하고 있다. 


실제 고인의 프리셉터가 교육기간 내 화를 내고 일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 동료들의 경찰조서에서도 일관되게 진술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인은 프리셉터 교육기간 내내 이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였고, 이는 동기 등과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즉, 카카오톡 대화에서 “하루종일 혼나..” “오늘도 조금만 혼나길 ..기도하며 자야지“라고 했고, 동기는 고인에게 ”진짜 무섭게 혼내시더라“라고 했다. 또한 “그치 10일날 가독립, 진짜 암것도 못하는데, 어떠게 독립하지. 말도 안돼 나 간호기록도 별로 안 해봤는데..” ”그러니까..나 어케 독립하지..“ 등 수차례 불안감을 호소하였다. 


결국 고인은 독립하여 중환자실 간호업무를 담당하기 전 이미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었으며, 독립 이후 3명의 중환자 담당이라는 과중한 업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병원 감사팀 보고서에서도 ‘신규 간호사 개인별 업무 적응도를 고려하지 않고 과중한 업무량을 부과하여 고 박선욱 간호사에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줌’으로 명시하고 있다. 


고인은 매일 초과근무, 출근 전 공부 및 업무파악 등으로 하루 3~4시간 정도의 수면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피곤한 상태였으며, 유서메모에서도 ‘하루 세 네 시간의 잠과 매번 거르게 되는 끼니로 인해 점점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기재하였다. 그리고 프리셉터 등 병원의 부적절한 교육으로 인해 중환자실에서 간호를 하는 내내 불안해하였으며, 잦은 실수로 인한 피드백(질책)이 이어졌고, 보고서 작성 등으로 더욱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아산병원 감사팀 보고서에서도 ‘짧은 교육기간으로 상대적으로 업무가 미숙한 상태에서 중환자실 간호 업무를 맡게 되어 실수와 피드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작은 실수로도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중환자실 특성상 고 박선욱 간호사에게 스트레스가 가중됨’으로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있다. 


고인은 정신적 스트레스 및 육체적 피로가 가중되어 몸무게가 13kg가 빠지고, 말수가 적어지고,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었어도, 환자들을 간호하겠다는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왔었다. 그러나 2월 13일 이브닝 근무 당시 고인의 실수로 PTGBD관(담즙배액관)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병원에서는 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듯이 이를 병원의무기록지에 명시했고, 놀란 고인은 당시 새벽5시까지 퇴근하지 못한 채 밤새 뒷수습을 해야 했다. 


이후 고인은 배액관 사고로 인해 ‘의료소송이 들어오지 않을까. 환자보호자가 질책하고 책임을 묻는게 아닐까’라고 매우 걱정할 수밖에 없었고, 2월 14일 및 2월 15일 새벽 동안에도 ‘의료소송, 간호사 과실치사’ 등을 검색하면서 거의 48시간 내내 잠을 자지 못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실제 투신 자살 이전 1시간 사이에도 36회의 검색을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경찰의 디지털포렌식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내사보고를 통해 ‘고인이 업무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던 상태였던 중 배액관 사고로 인해 의료소송이 제기될 것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자살을 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결국 고인은 업무 기간 내내 극심한 스트레스 및 육체적 피로 상태에 있던 중, 2월 13일 발생한 배액관 사고로 인해 극도의 정신적 이상상태가 초래되어 이 사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및 제37조 제2항, 시행령 제36조상의 업무상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상태의 자해행위인 ‘업무상 재해’가 명확할 것이다. 


고인의 죽음이 산재로 인정받는 것은 고인이 마치 개인적인 성격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근거 없는 주장을 했던 병원 측에 의해 훼손된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다. 또한 아직도 고인과 같은 근무조건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수많은 간호사들이 또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병원 시스템을 바꾸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와 판단을 통해 반드시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 


덧붙여 서울아산병원은 자체 감사팀의 보고서를 통해 ‘병원의 구조적 문제와 부적절한 교육, 과중한 업무부담, 지속적인 스트레스 발생 등’을 언급하면서도,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이 이 문제를 묻으려 한다. 경찰 역시 내사 과정에서 병원의 책임이 드러나는 수많은 증거와 진술을 접했으면서도 마치 병원의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내사를 흐지부지 종결했다. 비단 서울아산병원만이 아니라 간호 인력에 대한 적절한 교육, 적절한 업무 분장, 환자 수 경감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박선욱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없기에, 공동대책위는 오늘 산재신청과 더불어 반드시 서울아산병원의 책임을 묻고, 병원의 구조적이고 고질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다.


2018.  8.  17.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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