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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환의가만난노동자건강이야기

[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보이지 않던 고통 / 2020.03 [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보이지 않던 고통 김세은 / 선전위원 3.4kg로 태어난 우리 집 어린이는 만 9개월이 됐고 체중은 조만간 두 자리수가 될 예정이다. 그동안 숱하게 아이의 통통한 두 다리를 들어올리며 기저귀를 갈았고, 품에 안아 먹이고 재웠다. 안는 횟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안아 달라고 기어올 때는 내 손목이 아프다는 건 잊게 된다. 예전부터 육아로 인한 손목 통증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 잘 와닿지 않았다. 그랬던 이유가, 내가 유독 튼튼한 손목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껏 손목에 부담 가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본 적이 없어서였다는 걸 아이를 키우며 분명히 알게 됐다. 손목에 힘을 줄 때 조금씩 느껴지던 통증은 차차 심해지더니 문고리를 돌리거나 가만히 누워있을 때도 느껴지곤 했.. 더보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노동자 건강의 현실세계(real world)와 실시간(real time) 확인 / 2020.01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노동자 건강의 현실세계(real world)와 실시간(real time) 확인 -과학기술이 노동자건강에 기여하도록 예병진 / 후원회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몇 년 전부터 노동자 건강검진을 하다보면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기준을 적으면서 설명해준 문진표 자체를 사진으로 찍어가는 노동자들이 일년에 꼭 한 두 명은 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면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을 때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서 건강검진과 관련된 내용이면 일단은 찍어간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사진 기술이 고맙다기 보다 카메라를 적절하게 잘 사용하는 그 분들이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이런 분들보다 검진 결과를 집으로 보내주느냐, 회사로 보내주느냐를 거듭 물어보시는 분들이 더 많은데 작년에 검진 결과를 .. 더보기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여전히 먼 50cm / 2019.07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여전히 먼 50cm 이정엽 /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후원회원 어느 무더운 여름날, 당시 전공의였던 나는 보건관리 업무를 위해 한 휴게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건강 상담이 끝난 뒤 현장 순회를 위해 휴게소 내의 여러 시설을 둘러보던 중, 손님이 아무도 없는데도 서서 대기하고 있는 편의점 여직원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 상담을 할 때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분이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갔다. “계속 서 있으시면 허리가 더 아프지 않으세요? 손님이 없으실 때만이라도 좀 앉아 있으시지요.” 그러자 그 여직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여기는 의자가 없어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계산대 뒤 쪽으로 건너가 보니 휴지통과 몇 가지 개인 짐만 놓여있을 뿐 정말로 의자는 없었다. .. 더보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미운 오리도 산재가 되나요? / 2019.0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미운 오리도 산재가 되나요? 박승권 / 직업환경의 "왜 너만 난리야!?" "옆 사람들 다 멀쩡한데 왜 너만 그래?" 나름대로 운동을 좋아하고, 또 잘한다는 착각에 빠져 사는 필자에게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그건 바로 중학교 체육 시간에 뜀틀 위에서 앞구르기 했던 기억인데, 반 친구들 전원(!)이 자연스럽게 임무를 완수했음에도, 유독 필자만 뜀틀 위에서 우스꽝스럽게 물구나무선 것 마냥 '1'자로 서버린 아픔이다. 수차례 시도를 해도 공처럼 구르지 못하고 뜀틀 위에서 1자로 섰다가 고목 쓰러지듯 고꾸라져 한동안 허리통증을 겪게 되었다. 업무상 질병(산재) 심의자료를 검토하다 보면 간혹 그 당시 선생님께 혼났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산재를 신청하는 노동자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