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선을 넘는 현장의 냄새 / 2019.10

선을 넘는 현장의 냄새

이이령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 운영집행위원

 

김기사그양반. 선을 넘을 듯, 말듯 하면서 절대 넘지 않아. 근데 냄새가 선을 넘지

영화<기생충>에서 반지하 집 특유의 냄새가 몸에 밴 운전기사 기택(송강호)의 냄새가 불쾌한 박사장(이선균)이 하는 대사다. 이 영화는 지워지지 않는 가난의냄새를 모티브로 부의 양극화에 대해 얘기한다. 뜬금없이 영화 <기생충>의 냄새 이야기를 한 이유는, 최근에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업체와 철강 대기업 본사를 차례로 방문한 기억 때문이다.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업체의 악취

얼마 전 소규모 사업장 특수건강진단 사후관리 목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재활용하는 업체를 방문했다. 음식물쓰레기 특유의 비리고 불쾌한 냄새가 몸에 온전히 배긴 생산직 노동자들은 특별한 증상 및 질환이 없었고, 관련 업계에서 수년간 일하며 냄새에 무뎌져 특별히 힘들지는 않다고 하였다. 작업환경측정은 지극히 정상이고 대부분 자동화된 공정이라 수리 외에는 사고의 위험도 낮았다.

건강상담 후 순회점검 차 방문한 현장의 악취는 동네 음식물쓰레기 수거통 안에 코를 박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심해 오래 있지는 못하고 나왔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내 옷과 몸에 비린내가 배겨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왠지 모르게 위축되었는데, 하루 종일 악취 속에서 일하면서도당당했던 노동자들을 생각하니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대기업 본사 계단의 향기

며칠 후 보건관리 대행업무 수행차 철강 대기업 본사 건물에 갔다. 보통 계단에는 퀘퀘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심호흡을 한번 한 후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문을 열었는데, 예상 외로 은은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났다. 이후 업무는 지극히 통상적이어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 회사의 향기는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본사 건물이라 그럴 수 있겠거니 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회사는 10여년 전부터 냄새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공장 내 냄새 발생 저감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자체 관리기준을 수립해 휘발성 유기화합물, 황화수소, 이산화황, 암모니아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냄새 발생원을 차단하는 대기환경 개선을 수행하고 있었고,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질병의 전조일 수도, 삶의 질 자체일 수도 있는 냄새 현장에서 냄새는 노출로 인한 심각한 사고발생 전 조치를 취하는 단서가 되기도 하지만, 특별한 경우 외의 일상적인 직업보건에서는 냄새에 대해 잘 다루지 않는다. 기업에서 냄새에 적극 대응하는 경우는 보통 노동자 건강 및 삶의 질 측면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다.

밀폐공간 중독 사망, 건설업배달업의 사고,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등이 여전히 많은 헬조선의 노동시장에서 삶의 질에 가까운 사업장의 냄새에 대한 질문은 치열한 노동 현실을 잘 모르는 의사의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다하지만, 현장의 냄새는 예민한 일부 사람들의 문제제기가 아니다. 참았던 냄새가 에탄올이 아닌 메탄올이라면 시력을 잃을 수도, 전자산업 노동자들처럼 화학물질에 의한 혈액암이나 생식독성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저농도 만성노출로 인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신경계 등의 문제가 생길수도 있으며, 질병이 생기지 않더라도 현장의 냄새로 인한 불쾌함과 작업장에 대한 불안감 자체도 노동자 개인과 회사 조직에게는 큰 문제가 된다.

악취는 존재하지만, 노동자에게 안 느껴지도록 하려면?

음식물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냄새에 대한 대응을 고려하면, 두 회사의 사례는 구조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의 노동현실을 반영한다. 냄새로 대비되는 두 회사의 노동 조건, 노동 환경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노동자들은 악취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었으며, 회사는 영세하며 제도적으로 규제했을 때 여러 한계가 있어 나 혼자서는 답을 찾지 못했다.

반지하냄새야. 이사 가야 없어져

영화<기생충>의 기정(박소담)은 반지하를 떠나야만 냄새가 없어진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노동자를 없애지 않고, 자원 재활용에 필요한 시설을 없애지 않고, 저개발 국가에 떠넘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으로는 양극화된 한국의 노동현실의 격차를 줄이고, 미시적으로는 현장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주체들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평] 수취인 불명... / 2019.10

특집3. 직업병 수출-공해수출에대응하는 사회운동의 의의와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 2019.10

[불법인 사람은 없다③]

직업병 수출-공해수출에대응하는 사회운동의 의의와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최예용 아시아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 부조정관  

20191027일부터 30일까지 사흘 간 서울에서 아시아 직업·환경 피해자 대회라는 이름의 국제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15여개 아시아 나라의 산업재해, 직업병 등 노동안전보건문제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인 환경보건문제를 다룬다. 이들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학술 또는 정책 관련해 논의하는 행사가 아니라, 피해자들을 위한 피해자들의 자리다. 즉 환자와 유족들이 주인공인 대회다. 이들과 노동안전보건운동가, 환경보건운동가 그리고 의학, 사회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일부 함께한다.  

이 대회는 아시아 직업 및 환경 피해자 권리네트워크(ANROEV, Asia Network for Right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Victims)’라는 이름의 기구가 주관한다. 이 네트워크는 20여 년전 태국, 방글라데시, 중국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공장화재 사고로 인해 수백, 수천 명의 노동자 사망한 참사를 계기로 아시아 각국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일환으로 조직되었다. 매년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각국, 각 분야의 노동안전보건운동의 경험을 교류하고 구체적인 연대활동을 추진해왔다.  

이 네트워크의 활동성과 중 하나가 석면분야다. 2009년 아시아석면추방네트워크가 결성되었고 이를 중심으로 현재 아시아 10여개 나라에서 석면추방운동과 석면피해자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 10여 년 전 연간 200만 톤에 이르던 세계석면소비량이 2017130만 톤규모로 감소되었고, 아시아에서 일본, 한국에 이어 홍콩, 대만, 태국, 네팔 등에서 석면사용이 전면금지 또는 크게 제한되었다.  

필자는 2008년부터 아시아 직업·환경 피해자대회에 참가해왔는데, 한국에서 가동되던 석면방직공장이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면서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에게 석면피해가 나타나는 문제를 조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한국은 2009년부터 석면사용을 전면금지했다. 원료나 제품을 사용해서도 수입, 수출해서도 안 된다.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가동되던 석면공장이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로 옮겨가서 가동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나 중국에서는 아직도 석면사용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그들 나라의 노동자나 주민들은 석면에 노출되어도 괜찮은가? 당연히 아니다. 한국에서 가동될 때 노동자들과 주민들에게 석면피해를 입혔던 석면공장이 그대로 인도네시아로 옮겨가서 가동되기 때문에 그들 나라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석면에 대한 안전기준이 더 허술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히려 한국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07년 부산의 법원이 석면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가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한 사례에 대해 해당 공장이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때 필자는 1971년부터 부산에서 가동되던 석면공장 일부가 1992년 인도네시아로 옮겨간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석면방직공장은 1971년 일본에서 옮겨온 것이었다. 필자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10여 차례 일본과 인도네시아 현지를 방문해 석면방직공장의 국가 간 이동과 노동자 및 주민 피해상황을 조사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짐작(?)대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다시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석면방직공장 설비들이 이전되면서 안전관리시스템은 전달되지 않았고, 노동자와 주민들의 석면피해는 고스란히 아니 더 심각한 형태로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했고 지금도 발생중이다. 소위 전형적인 형태의 공해수출 문제다. 유해·위험 산업이 일찍 발전한 선진국에서 이제 막 산업화를 시작하는 개발도상국으로 유해·위험 산업이 이전한 것이다.

필자는 학자가 아닌 활동가로서 이 문제를 조사하고 다루면서 이미 석면문제를 노동운동의 주제로 다뤄오던 노동안전보건운동가 및 전문가들과 결합해 환경보건운동의 주제로 삼았고, 특히 석면공장 인근 지역으로의 석면오염과 주민건강 피해문제에 집중했다. 그 동안의 가시적인 성과라면, 한국의 경우 석면사용이 금지되었고 환경성 석면피해를 구제하는 석면피해구제법이 제정되어 지난 89개월간 3,883명이 석면피해 및 구제 대상자로 인정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석면질환자가 진단되었고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아시아 직업·환경 피해자 권리네트워크를 통한 활동에 힘입은 바다. 일본과의연대활동을 통해서도 일본 센난과 한국 부산의 석면피해문제를 법정에서 제기하고 인정받는 성과가 있었다. 역시 이 네트워크의 힘이었다. 이 네트워크는 평생을 산업보건운동에 바친 운동가들과 양심적인 전문가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피해자의 세 축으로 구성되고 유지된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방식의 사회운동은 매우 드물고 한 나라를 넘어 권역차원으로서는 유일하다. 2년마다 개최되는 대회의 경비는 석면 피해자와 유족의 기부와 시민사회단체의 지원으로 충당한다. 정부와 기업 또는 국제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20여 년 간 피해자 중심의 네트워킹을 통해 노동안전보건분야의 성과를 내온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의 환경운동을 통한 석면문제의 사회이슈화와 전자산업 피해자운동의 성과, 일본에서 진행 중인 석면암 중피종환자들의 전국투어프로그램, 인도네시아에서의 산업보건운동의 약진, 인도 스리랑카 지역에서의 산업보건운동의 분투 등 국가별 모범 사례가 적지 않고, 극동, 동남아, 남아시아 등 아시아내에서도 권역별로의 연대가 세분화되고 있다.  

나름의 성과와 함께 한계와 부족한 점도 많다. 노동안전보건운동과 환경보건운동간의 접점을 넓혀야 하고, 나라마다 다른 경제적 정책적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설정과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추진되어야 하지만, 아직은 피해사례 공유에 머무는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다. 피해자를 위한 네트워크라고 하지만 실제 활동에서 아직은 피해자가 중심에 있지 않다. 피해자들은 국제회의는 물론 자국 내에서의 네트워킹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아시아연대를 담당하는 활동가나 전문가도 소수에 불과하다.  

직업병과 환경문제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피해를 확대하는 문제가 국제사회의 이슈로 떠오르게 하고, 이를 규제하는 UN차원의 협약과 피해지원을 위한 국제펀드가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자는 시혜의 대상이 아닌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삼성백혈병, 태안화력피해자 등 유족들이 만든 산재피해자단체 <다시는>의 사례가 아시아로 전파되고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다. 2015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참가자들은 노동자 산재피해자와 시민환경 피해자간의 국제연대로 노동해방 녹색세상 만들자라는 구호의 붓글씨 작품을 만들어 아시아 참가자들과 함께했다. 유럽공동체와 달리 아시아공동체는 아직은 이름뿐이지만 조금씩 실체가 만들어 지고 있다.

[언론보도] 노동부 2018년 산재 현황 발표, 어설픈 해명과 아쉬운 개혁의지 (19.05.16, 매일노동뉴스)

노동부 2018년 산재 현황 발표, 어설픈 해명과 아쉬운 개혁의지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9.05.16 08:00

사고사망자는 971명으로 전년 대비 7명(0.7%) 늘었고 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자)은 0.51로 전년 대비 0.01 줄었다. 이 정도면 거의 변화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일까? 노동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왜 사고사망자수가 줄지 않고 소폭 증가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산재보험 적용이 확대되는 등의 제도개선으로 산재로 인정되는 사고사망이 증가했고(10명), 사망통계를 발생연도 기준으로 다시 분류해 보면 당해연도에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대비 8명) 감소했다는 것이다. 통계상 사고사망자수를 한 사람이라도 줄여 보고자 하는 몸부림이 안쓰럽지만 그래 봐야 결국 별 차이가 없다. 아무리 지엄한 대통령의 명령이라지만 당해에 바로 산재사망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과연 노동부는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할 의지가 있는가? 그렇다면 당장 올해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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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2018년 산재 현황 발표, 어설픈 해명과 아쉬운 개혁의지 - 매일노동뉴스

지난 2일 고용노동부가 2018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발표했다. 해마다 이맘때쯤 전년도 산업재해 발생현황이 발표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까지 자살·교통사고·산업안전 분야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야심 찬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18년 산업재해 발생현황과 이에 대한 노동부 보도자료를 살펴보자.우선 전체 사망자가 2천142명으로 전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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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④] 신속한 산재 처리를 위한 제안 (매일노동뉴스)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④] 신속한 산재 처리를 위한 제안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 최진수
  • 승인 2019.02.28 08:0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입법목적은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이다. 업무상질병 판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일관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속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업계 전문가들은 업무상질병 처리가 더디다고 비판한다. 60일 이내에 마무리하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가 1천일 동안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공인노무사들이 신속한 판정이 필요한 이유와 개선방안을 보내왔다. 4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 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지금 산업재해를 신청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안타깝지만 필자도 모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에서는 신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산재 승인 여부를 알려 주도록 하고 있지만 그 7일에는 보험가입자(사업주)에게 의견을 받는 기간,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조사하는 기간, 특진을 하는 경우 특진 소요기간, 서류보완에 걸리는 기간, 역학조사 기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에 걸리는 기간 등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년이 다 돼 가도록 산재보상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명색이 산재보상인데 이건 아니다 싶다. 어느 곳을 뚫어야 이렇게 막힌 과정이 조금은 해소될까. 필자는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인력 문제와 질병판정위 사건 배분구조를 지적하고 싶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7089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조선생의 월급은 얼마인가 : 드라마 <SKY캐슬> / 2019.02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조선생의 월급은 얼마인가 : 드라마 <SKY캐슬>

 

최혜란 노동시간센터 회원

 

 

<SKY캐슬>이라는 인기 드라마가 얼마 전 종영했다. 드라마는 입시를 통해서 아버지들의 '대학교수'라는 지위를 유지하려는 교수의 아내 및 자식들의 분투를 다양하게 그려내며 많은 호응을 받았다. 마지막 회에서 황급히 해피엔딩으로 갈등을 봉합하고자 한 것에 대해서도 원성이 자자할 만큼 드라마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극의 중심에는 자신이 맡은 학생을 100% 서울 의대에 합격시킨다는 입시 코디 '김주영'이 있었다. 오늘은 그 김주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비서 '조 선생'의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드라마의 인기와 비례해 주연뿐 아니라 조연에게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는데, 비서인 조 선생에 대해 '극한직업이다', '대체 월급이 얼마냐'는 재미있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1화부터 20화까지 조 선생이 등장한 장면을 분석해 업무내용과 업무 시간을 추정해 보았다.


김주영을 위한 24시간 대기조


먼저 조 선생은 학생의 입시와 직접 관련된 일뿐 아니라 김주영 선생의 사적인 지시사항까지도 모두 수행하는 그야말로 '수행비서'. 보통 수행 비서는 운전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동행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조 선생은 운전만 하는 수행비서가 아니다. 김주영이 하는 일에 다양하게 관여하고 폭넓게 지시를 받는다.

먼저, 학생의 입시와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맡아서 한다. 김주영과 학생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학생을 지도할 과외 선생을 물색하고, 그들의 프로필을 정리해 보고하며, 선생님들과 학생을 어떻게 지도할지 회의를 주관한다.

그뿐 아니라 학생의 봉사활동과 교내·외 수상실적을 위해 대회 등에 참가하도록 지원하고 스케줄을 조정하며 학생의 스트레스 관리까지 맡는다. 20회차에서 조 선생은 34번 등장하는데 그중 김주영이 퇴근 후 자신의 집에서 전화로 조 선생에게 지시하는 장면은 2회 나오고 10번 가량은 통상적인 퇴근 시간 이후인 밤중에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밖에도 김주영의 장애인 딸을 돌보는 역할까지 한다. 이렇게 조 선생의 업무 시간은 길고, 그 내용 역시 다양하다.



일방적인 지시 하에 업무 수행, 질문하면 혼나요


극 중 조 선생은 대부분 김주영에게 지시를 받는다. 34번의 등장 중 조 선생이 자기의 생각을 말하거나 김주영에게 질문하는 것은 총 7번이다. 그때마다 조 선생은 김주영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김주영은 조 선생에게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고("이수임 뒷조사해", "혜나를 밀착 감시해", "예서 명상실로 데려와"), 그의 질문에는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몰라서 물어?", "왜 두 번씩 말하게 만들지?", "내가 그 정도 계산도 없이 행동했을 것 같아?"라는 식이다. 할 말이 있다가도 쏙 들어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선생이 계속 일을 하는 이유


조 선생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사 밑에서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며 계속 일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직무 스트레스를 판단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노력-보상 불균형 모델이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신의 노력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어느 정도로 균형을 이루느냐에 따라서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할지 그만둘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18화에서 조 선생은 시험지 유출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살인을 사주한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한다.

김주영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것에 회의감이 든다는 사실을 털어놓자 김주영은 거액의 아파트를 선물이라며 건넨다. 이로써 조 선생의 보너스가 수십억 원에 달했고 노력-보상의 균형이 있었기 때문에 극한직업을 견디고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을 하게 된다.

조 선생의 결말은 좋지 않았다. 살인을 교사한 죄가 발각되어 감옥 신세를 진다. 상사가 지시하였으나 명백히 범죄에 가담했고, 거기에는 자신의 의지도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선생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감옥 신세를 받아들인다.

사실 시청자로서 조선생의 서사가 다소 엉뚱하게 흘러가서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범죄 사실만 제외하고 조 선생의 직업을 고찰해 보면 장시간 노동뿐 아니라 그 사람이 놓여 있는 업무 환경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조 선생과 같은 사무직의 노동조건을 평가할 때 물리적인 환경보다는 노동시간과 업무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일을 하면서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기에 시청자들은 조 선생에게 주목했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압박이 있는 직업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월급이 얼마냐'라는 궁금증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동안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 발생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축적되었고 작년에는 업무상 뇌심혈관계질환을 평가하는 고용노동부 고시도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 이를 다시 얘기하는 것이 소모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정부에서도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간다.

그러나 조 선생의 사례는 직장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느냐뿐 아니라 그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의 '(quality)'이 어떠한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노동 시간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지느냐(직장 내의 관계, 보상의 적절함, 합리적인 의사소통, 능력 개발의 기회 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더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맞이할 수 있겠다.

[안내] 2019년 개정된 노동안전보건제도 강연회 (부산)


"2019년 개정된 노동안전보건제도 강연회"

매일 5~6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사고로, 직업병으로 죽임을 당하고 있는 한국사회, 노동자 건강권 현실은 처참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노동안전보건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노동자민중의 요구와 투쟁이 함께 해야 노동자 건강권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노동안전보건제도로 바꿀 수 있습니다. 


- 장소: 민주노총 부산본부 4층 대회의실 

- 참가비: 1만원 (2강좌)

- 문의: 010-6333-4395


강좌1.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이해 

- 일시: 2019년 1월 23일(수) 19시30분

- 강사: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강좌2. 2019년 달라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 일시: 2019년 1월 30일(수) 19시30분

- 강사: 조애진 (법률사무소 시대 변호사)


* 근로기준법 59조 개정 및 탄력근로시간제를 둘러싼 현장 간담회 

- 일정: 2019년 3월 14일(목), 3월 28일(목) 예정 


주최: 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연구 검토]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 보장, 어떻게 할까? / 2018.12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 보장, 어떻게 할까?

최민 상임활동가


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2018년 9월부터 독일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를 공부하면서, 한국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글로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 문제를 다룬다... <기자말>

일터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기 위해 특수건강진단이라는 제도가 도입돼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고 있는 특정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자는 본인이 사용하는 물질과 관련하여 건강검진 항목을 정하고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의사로부터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를 일반건강진단과 다른 특수건강진단이라고 한다.

이 특수건강진단에 종사하는 책임의사 148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한 가지 이상 윤리적 이슈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83.1%나 됐다. 의사들이 마주한 윤리적 이슈는 검진비용 덤핑 등 부당유인행위를 목격하거나(55.4%), 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거나(42.0%), 검진판정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경험(33.1%)하는 것이었다.¹⁾

유해물질에 노출된 노동자에게 적절한 정보와 건강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직업병 발생을 감시하기 위한 특수건강진단이 덤핑으로 '손님'을 유인하는 미끼가 되거나 심지어 검진 판정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경험한 의사도 세 명 중 한 명이나 되다니 놀라울 지경이다. 의사 그것도 전문의라면 자기 직업 영역에서는 전문가로서의 독립성을 존중받고, 또 그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데, 특수건강진단 영역에서는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업주가 고용하는 전문가, 독립성은 어떻게?

현실이 이렇다 보니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살펴볼 때, 연구팀에 있는 직업환경의학의사들이 크게 주목했던 점이 '산업보건의사와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에 대한 강조와 보장이다. 독일은 한국과 법체계가 달라, '산업보건의 및 산업안전 전문인력에 관한 법률'이 따로 있는데, 이 법 4절 통칙 중 제8조는 아예 제목이 '전문지식의 적용에 있어서의 독립성'이다.

독일 법은 "산업보건의와 산업안전전문인력은 노동의학적, 안전공학적 전문지식의 적용에 이어서 지시를 받지 않아야 하며, 부여받은 업무의 수행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산업보건의 역시 의사로서 '의사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며, 의료상의 비밀유지 의무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고도 분명히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의료법 상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고, 법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윤리 조항임에도 굳이 법에 이런 전문가로서의 독립성을 명시해 둔 것은, 아마도 한국의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처럼, 산업보건의나 산업안전전문인력을 고용하는 당사자가 사업주라는 데서 오는 윤리적 문제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법에서도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산업보건의나 산업안전 전문인력이 참여하게 되어 있지만, 이들은 사용자 위원도 아니고 노동자 대표위원도 아닌 독립적인 지위로 위원회에 참여하도록 보장받는다.

전문가의 독립성, 법적 보장과 노동자의 견제로

물론 독일에서도 산업보건의를 채용하거나, 직접 채용하지 않고 계약을 맺어 산업보건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경우, 채용이나 계약의 주체는 사업주다. 그렇다면 이런 법적 조치들은 미사여구에 불과한 게 아닐까?

법적 조항이 전문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면, 전문인력에 대한 사업주의 전횡을 제어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바로 노동자의 참여다. 산업보건의 및 산업안전 전문인력에 관한 법률 9조는 아예 이들의 '노동자대표위원회와의 협력'이 자세히 열거돼 있다. 산업보건의와 산업안전전문인력은 임명이나 면직이 모두 '노동자대표위원회'의 공동 결정 사항이다. 산업안전과 관련된 전문가의 고용에 대해 사업주뿐 아니라 노동자도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 혹은 계약을 빌미로 한 사업주의 부당한 관여를 방지할 수 있다.

또 만일, 산업보건의 또는 산업안전전문인력이 노동의학적 또는 안전공학적 조치를 제안했는데, 그것을 회사의 안전보건담당자가 거부할 경우, 이 전문가에게는 사업주에게 직접 의견을 제안할 권리가 보장된다.

사업주가 그 제안을 거부할 때는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이를 '노동자대표위원회'에도 알려야 한다. 즉,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전문가 의견이 회사의 입맛에 따라 거부되거나 사장되는 것을 막아주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독립적 역할과 지위, 권한을 법으로 보장하고, 노동자 참여 제도를 통해 보완하는 곳에서 산업보건의사를 포함해 산업안전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없는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산업안전보건법의 가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이다.

※ 각주
1) 김정민 등, 특수건강진단 책임의사의 윤리적 이슈 경험 및 업무만족도 실태와 자가평가 업무수행능력과의 관련성, 2017년도 제58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봄학술대회 포스터 발표

[직업환경의사가 들려주는 노동자 건강 이야기] 보험을 보험답게 쓰도록 알리고 장려해야 / 2018.12

보험을 보험답게 쓰도록 알리고 장려해야

권종호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얼마 전 출장 검진에서 양손에 손목터널 증후군수술을 한 노동자를 만났다. 아직 수술 자국이 조금 빨갛게 남아있어 나는 그분의 검진 항목인 이소프로필 알코올보다 수술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올해 초에 정형외과에서 양 손목을 한꺼번에 수술하셨다는데 무릎까지 한꺼번에 해서 조금 싸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손 저림은 현재 공장에서 일 시작하면서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해 올해 딱 10년째인데 더 참을 수 없어 수술했고 그동안 해온 작업이 물건을 집어 돌려보며 불량 확인하고 이물질 닦아내고 하는 일이라 손을 많이 쓰는 상황이었다. 일 때문에 생긴 질환인데 산재 신청은 안 하신 거냐고 묻자 도리어 일하다 아프면 치료받으라고 월급 받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어차피 산재라고 해도 본인은 신청 방법도 모르고 복잡할 거고 회사에 싫은 소리 하기도 싫고 해서 그냥 수술받은 거에 만족한다고 했다.

매년 회사는 일정 금액의 보험금을 산재 발생에 대비해서 내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보험료를 회사가 열심히 내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회사가 앞장설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 회사는 마치 우리가 자동차 보험금 올라갈 것을 걱정해서 함부로 쓰지 못하는 것처럼 반응한다. 산재나 직업병이 많을수록 관리 감독이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다른 하나의 요인으로 산재 보험금 산정에 있어서 개별실적요율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별실적요율제란 간단히 말해 산재 보험금사용액 비율에 따라 개별 사업장의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할증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면 납입 한 산재 보험료의 5% 미만을 사용한 사업장은 보험료를 50%까지도 감면해주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 50% 할증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 할증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개별실적요율제 해당 사업장 중 89.8%)의 사업장은 할인을 받고 있다.

원래 취지는 산재 보험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 설비에 더욱 투자하고 실제 산재가 줄어 할인받는 선순환을 의도한 것일지 모르나 결과는 산재 보험료 할인을 받기 위해 산재 신청에 비협조적이거나 공상 처리를 종용하는 행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개별실적요율제는 매우 불평등한 구조로 되어 있다. 개별실적요율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업장은 노동자 10인 이상, 3년 이상 산재 보험 가입한 사업장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는 2015년 통계로 보면 전체 사업장의 4.45%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사업장 전체 보험료의 29.6%(1조 4,037억 원)를 감소시키고 있고 규모별로 할인율에 차등(30인 미만 사업장 ± 20% ~ 1000인 이상 사업장 ±50%)을 따로 두어 대기업일수록 더 높은 할인을 받게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2017년 산재보험료 감면자료(개별실적요율 적용현황)에 따르면, 최다 감면 기업은 1위 삼성 (1031억 원)이었고 뒤를 이어 현대자동차 (836억2300만 원), LG (423억1200만 원), SK (347억5400만 원) 순이었다. 이렇게 할인된 금액은 결국 개별실적요율 적용 대상이 아니거나 할인 폭이 적은 소규모 사업장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행히 2018년 1월부터 시행되는 산재보상보험법 등의 개정 내용에서는 개별실적요율 할인수준을 규모와 관계없이 20%로 통일하였다. 노동부 보고서인 「개별실적요율제의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효과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이로 인한 보험료 징수 증가분은 7,136억 원 정도로 예상되었다. 적용 시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같은 시기 제도 개선을 통해 출퇴근 산재 인정, 산재 신청 시 사업주 확인제도 폐지 등이 이루어졌고 올해 6월 말 기준 산재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19.4%(1만 618건) 증가했다고 한다. 그중 출퇴근 재해와 인정기준 완화로 재신청된 건수를 제외한 13.2% (7,240건) 정도는 사업주 확인제도 폐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대기업 위주의 산재 보험료 할인 특혜, 불필요한 사업주 확인제도 등 이제 겨우 몇 가지 문제가 개선되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노동자의 생각처럼 여전히 산재 신청의 과정은 복잡하고 껄끄럽고 어떤 제도인지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할인받기 위해 보험료를 내고도 최대한 안 쓰려는 제도로서의 산재 보험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할인을 없애고 보험료를 낸 만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가벼운 산재나 흔하게 발생하는 직업병에 대한 산재 신청 시 불이익을 없애고 보건관리자나 사업주에게 신청을 장려하여야 한다. 또한, 신청과정을 간소화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이를 통해 은폐된 산재를 양성화하는 것이 산재 예방 관련 지표 조작보다 훨씬 중요하고 시급한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인터뷰 / 2018.12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지난 11월 30일 한국잡월드가 노사정 교섭으로 합의안을 만들었다. 29일 16시간에 이르는 교섭 끝에 합의한 것이다. 집단단식 농성 10일 차, 청와대 농성 38일 차, 경기지청 농성 36일 차만의 일이다. 직접고용을 쟁취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이나, 조합원 전원을 자회사로 전환 채용하되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2020년까지 고용 및 처우개선 등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정규직 전환의 문제를 드러내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의 노고에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 - 기자 말


“꿈이 뭐예요?”라는 질문. 어린이, 청소년 시절에 이 질문을 안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을 행복하게 상상하면서 공책에 스케치북에 열심히 그렸던 지난날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노동과 직업에 대한 즐거운 상상과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잡월드(Korea Job World)이다. 2012년에 개관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잡월드는 종합직업체험관이다.

한국잡월드에는 약 380명의 직원 중 330명이 비정규직이고, 275명의 직업체험 강사 모두 간접고용 비정규직(파견, 용역)이다. 용역업체만 7개다. 반면 정규직은 단 50명에 불과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다양한 직업, 노동을 체험시키며 꿈이 아닌 현실로 나아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일을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임에도 비용을 줄이기위한 목적으로 비정규직이란 나쁜 일자리를 양산했단 점에서 공공기관 정규직화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모든 노동자는 비정규직이 아니어야 한다고,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직접고용을 지킬 것을 촉구하며 지난 10월 19일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11월 19일 농성 장소인 한국잡월드 로비에서 이주용 부분회장, 정민지 총무부장, 김현아 조합원을 만났다. 


▲ 왼쪽부터 인터뷰에 참여한 김현아 조합원, 정민지 총무부장, 이주용 부분회장 


“저도 이런 일 하고 싶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얻는 힘 그리고 노동조합 결성

이주용 부분회장은 청소년체험관에서 군훈련 담당으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가 강사로 전환되어 3년째 한국잡월드에서 일하고 있다. 정민지 총무부장은 전통공예 담당으로 6년째 아이들을 만나고 있으며, 김현아 조합원은 현재 고성능차디자인센터 담당으로 일한지 2년 반 가까이 됐다. 담당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 다르지만, 직업체험 강사라는 직업에 쏟는 애정은 모두 컸다.

김현아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다음에 ‘또 올게요’, ‘저도 이런 일 하고 싶어요’라고 말할 때, 내가 한 이야기에 질문할 때 하루가 뿌듯해요. 그리고 전국에서 이곳으로 모든 아이가 오는데, 내 교육을 받고 간다는 자부심도 크죠.”

1년 단위 계약직, 월급이 160만 원이 갓 넘는 열악한 조건임에도 하는 업무에 자부심을 가지며 열심히 일해왔다. 하지만 정부와 회사는 이들의 열정을 착취하면서 정규직 전환이 아닌 자회사로 마음에 생채기를 냈다.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를 묻자 이주용 부분회장은 정규직 전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힘이 없다는 것을 직접 느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주용 “처음에는 직원들이 5000원씩 모아서 노무사 자문을 구했어요. 노·사·전협의체가 꾸려져서 들어가긴 했는데 우리가 주장하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 노무사 배석을 요청했는데도 거부당했어요. 노무사님도 도대체 회사가 이렇게까지 자회사를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되면 노동조합의 힘이 필요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전부터 노동조합 얘기는 나왔는데 1년 단위 계약직인 처지다 보니깐 노동조합 결성에 대한 부담이 컸죠. 그러다 지금 분회장님이랑 몇 명이 회사 때려치울 각오하고 노동조합 가입서를 돌렸는데 당일 50명이나 가입을 했어요.”

무늬만 정규직 ‘자회사’ 밀어붙인 한국잡월드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발표하자 작년 8부터 노·사·전문가협의체를 열었다. 하지만 간접고용 노동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강사 직군을 처음부터 협의체에 포함하지 않았다. 당사자들은 전환 대상자인 줄도 몰랐다고 했다. 이후 협의체에 참여하게 됐는데, 논의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온전한 정규직화가 아닌,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인 것이다. 결국 자회사 전환을 반대했던 노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4월 3일 자회사를 결정했다.

이주용 “지금 자회사로 간 분들은 실망감, 배신감이 엄청나세요. 회사 말만 믿고 자회사 전환을 한건데 달라진 게 없데요. 임금도 안 주던 식대 주던 거 말곤 달라진 게 없고요. 오히려 관리자가 하는 말이 일단 다녀보고 임금이 적으면 그만두면 되지 않냐고 말하더라고요.”

자회사로 전환된 동료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자회사 전환은 이름만 다른 고용불안을 일으켰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일손을 놓으면서까지 자회사 강행을 막기로했다. 전면파업, 청와대 노숙농성,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농성,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단식까지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와 회사는 묵묵부답이다.

결국 조합원들은 곡기까지 끊었다. 11월 21일 41명의 조합원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좋은 직업체험 강사가 되고 싶어요” 바람과 다른 노동환경 

단지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만 문제가 아니었다. 매일 출근했던 중앙 로비를 바라보며, 이들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회사는 강사들이 애정을 갖고 일하게끔 지지나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잡월드는 미션으로 ‘고객가치’와 ‘전문역량’을 걸어 놓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과 직접 만나는 강사들의 역량을 키워주지 않고 있다.

김현아 “프로그램을 잘할 수 있게 필요한 것들을 얘기하면 재정이 없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안해줄 때가 가장 힘들어요. 돈 없다고 하면서 문제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하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고, 열정도 안 생기고, 그냥 시간 때우다 가지라는 생각까지 들게 돼요. 직무교육도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 가이드, 대본 시나리오만 받아서 하는 상황이에요. 담당하는 직업 프로그램도 돌아가면서 하는데, 사실 저희 모두가 전공자는 아니거든요. 그러면 아이들에게 직업 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강사부터가 역량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지원을 해주지 않아요.”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한 한국잡월드는 노동자의 건강·안전 문제에도 소홀하다. 실제 강사들이 담당하는 체험에 따라 강사들 역시 그 직업에서 얻는 직업병 문제를 겪는다. 

김현아 “일하다 쉬는 공간이 없어서 쉴 자리를 만들려고 창고를 정리하다가 어깨가 다쳤어요. 그래서 한 달가량 입원했어요. 청소년체험관으로 와서 레스토랑 프로그램에 배치됐는데 관리자에게 어깨가 아파서 일할 때 고려해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런데 후라이팬이 무겁잖아요. 그걸 계속 사용하고, 프라이팬이 좋지 않아서 설거지하는 것도 어깨에 무리가 가더라고요. 프라이팬 바꿔 달라고 했더니 예산이 없다고 거절 당했어요. 결국 치료받은 어깨가 다시 아파서 지금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어요. 다친 첫 진료비만 서울랜드에서 주고, 그 이후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저뿐만 아니고 다른 분의 경우엔 허리 디스크가 있는데 계단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을 하시다 다쳤는데, 무급휴가라도 달라고 했더니 퇴직 처리하고 재입사로 들어온 경우도 있어요.”

매일 수많은 체험객을 만나는 강사들은 감정노동과 성희롱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정노동자 10명중 3명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위험 수준의 과부하·갈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면응대 비율이 높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의 위험 수준이 더 높았다. 하지만 회사는 반복되는 문제임에도 적극적으로 조처를 하지 않고있다.

이주용 “청소년체험관은 초·중등학생이 많이와요. 그런데 간혹 남학생 중 여자 강사에게 난감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일례로 뉴스제작 프로그램이었는데 한 학생이 바지를 벗으려고 해서 제가 바로 가서 말린 적이 있었죠. 그런 일을 겪으면 강사가 충격을 크게 받고, 일을 다시 하는데 힘들죠. 하지만 회사는 형식적인 대응 매뉴얼만 얘기하고, 관리자들은 즉각적으로 대응을 해주지 않아요. 책임을 회피하는 거죠.”

안전교육도 노동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맞춰 진행되지 않고 있다. 회사 관리자가 교육 자료를 넘기며 ‘이건 우리랑 맞지 않는 상황인데, 알아만 두세요~’라고 말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정민지 “바뀐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었죠. 예전에는 정치에 관심도 없고, 잘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두고 말장난하는 기분이에요. 자회사로 전환돼도 우리가 겪은 상황, 처우, 부당함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이름만 비정규직이 아니게 되는 건데 말만 ‘정규직’이라고 하는 거죠.”

인터뷰에 참여한 세 명 모두 입을 모아 현장의 의견이 반영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어느새 또 다른 나쁜 일자리 양산인 자회사 전환으로 가는 문제를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은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모두가 바라는 한국잡월드는 어떤 곳일까?

김현 “한국잡월드는 교육 시설이에요. 그런데 회사는 교육 측면보다 사업을 부각해요. 말 그대로 직업 체험이 우선될 수 있도록 큰 노력이 필요해요. 직업에 귀천이 없고 한 기관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아 성실히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가치관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 차별이 아닌 각자의 역할에 대한 차이만 있다는 것. 그것이 진짜 직업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비정규 없는 세상, 그게 진짜 한국잡월드가 그려야 하는 현실이다.

[기자회견] 11.14 탄력 근로시간제 확대 규탄 기자회견

노동자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추진 당장 멈춰라

근로환경실태조사를 이용한 장시간 노동에 의한 건강영향 분석 발표

 

 

일 시 : 20181114() 오전 10

장 소 : 청와대 앞

주 최 :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언론노조, 서비스연맹, 법률원), 과로사예방센터,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노동시간센터,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동자연대, 노동자의미래, 대한불교조계종노동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반올림, 사회진보연대(노동자운동연구소),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일과건강, 전국학생행진, 집배노조, 참여연대, 천주교 노동사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진보연대

 

기자회견 프로그램

1. 탄력근로시간제의 제도적 문제

정병욱 (민변 노동위원장)

2. 장시간 불규칙 노동의 건강영향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3. 탄력근로시간제 문제 현장 발언 1

안병호 (공공운수 영화노조 위원장)

4. 탄력근로시간제 문제 현장 발언 2

김두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지부장)

5. 특례 59조 문제 현장 발언

김철호 (공공운수 민주한국공항지부 지부장)

6. 기자회견문

 

7. 퍼포먼스

 

 

 

 [기자회견문]

과로사, 과로자살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시도 즉각 중단하고,

무제한 노동 강요하는 노동시간 특례 전면 폐지하라

지난 10년간 하루에 한명, 매년 370명의 노동자가 죽도록 일하다가 죽어 나갔다. 산재보상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공무원, 병원, 교사, 특수고용 노동자의 과로사와 과로자살까지 노동자와 그 동료, 가족의 통곡과 눈물이 넘쳐났다.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었지만, 연장근로, 간주근로, 포괄임금제,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노동시간 특례 등으로 한국은 OECD 최장 노동시간 국가였고, 매년 업무상 이유로 자살하는 노동자는 600명에 달했다. 장시간 노동은 교통사고, 의료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도 끊임없이 위협했다. 이에 과로사 아웃 대책위는 노동시간 양극화 해소와 실질 노동시간 단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외국의 다수 연구에서 작업시작 9시간이상부터 사고율이 증가하고, 12시간 이상 노동은 사고위험을 2배로 증가시킨다. 11시간 노동은 심근경색이 3배가 증가하고, 당뇨병은 4배 증가한다. 한국의 근로환경 실태조사에서도 10시간 이상 노동이 주 2회 이상 계속되면 우울 또는 불안장애가 2.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연구보고는 넘쳐나는 것이다. 이에 실질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부분적인 근로기준법 개정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시행인 그나마 300인 이상 사업장의 주 52시간제도에 6개월 시정기간을 도입하더니. 급기야 정부와 국회는 최장 주당 80시간 노동이 가능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게다가 자유 한국당과 바른 미래당은 탄력근로제 확대뿐만 아니라 올해 폐지된 노동시간 특례 업종을 부활시키는 입법발의조차 서슴치 않고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명백한 재벌 청부입법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주장하는 건설업은 매년 600명 산재사망이 발생하고, 지난 10년간 과로사 산재신청만 800명에 달한다. 과로사 산재신청이 많은 30개 기업 중 13개가 GS, 삼성, 현대, 롯데,SK를 비롯한 재벌 건설사들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주장하는 조선, 화학 산단의 대 정비 공사는 무리한 공기 단축, 하청 고용과 더불어 장시간 노동이 심각하게 제기된 바 있다. 게임 산업은 소위 크런치 모드라 불리는 압축노동으로 넷 마블을 비롯한 과로자살의 심각성이 드러난 바 있다. 국회가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특례제도로 남겨 놓은 항공운송지상조업에서는 일일노동시간 상한 없는 연속휴식시간제와 인력충원 없는 근무표로 참혹한 장시간 노동이 여전하고, 이한빛 PD의 죽음으로 실태가 드러나 올해 7월 특례가 폐지된 영화 방송에서는 여전히 하루 16시간, 20시간 노동이 지속되며 <탄력근로제>를 동의하라는 근로계약서가 횡행하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주당 64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고, 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 기업들은 주당 80시간 노동까지 허용하고 있다. 1일 노동시간 상한이 없어 <24시간 노동>도 가능하게 하면서도, 처벌 조항 없는 임금보전조항으로 실질 임금은 줄어들게 된다. 또한,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도 안 되는 현실에서 법전 상에만 존재하는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로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의 일터를 장시간 저임금의 노동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과로로 죽고, 자살을 결심하는 수 많은 노동자의 고통과 참극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인력 충원 없이 오로지 장시간 노동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재벌 대기업의 살인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합의한 여야정의 <민생> 협의체의 어설픈 민생 놀음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에 과로사 아웃 대책위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탄력근로시간제 확대를 즉각 중단하라

국회는 재벌 청부입법 탄력근로제 확대 즉각 중단하고, 노동시간 특례 전면 폐지하라

재벌 대기업은 노동자와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즉각 중단하라

실질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1일 노동시간 상한제 즉각 도입하고, 포괄임금제 폐지하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하고, 과로사 예방법 제정하라.

 

20181114일 과로사 OUT 대책위


탄력근로과로사대책위기자회견문 최종.hwp


[안내]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10년 평가와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샵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10년 평가와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숍 


사회 : 정상래 (민주노총 부산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

발제1 : 판정위 도입 후 인정률 변화에 대한 고찰 / 지문조 ((사)노동인권연대 운영위원장)

발제2 : 부산 업무상질병판정위 운영현황 및 향후 계획 / 정충식 (부산질병판정위원회 위원장)

발제3 : 사실인정 측면에서의 질판위 운영상 문제점 / 조애진 (부산지방변호사회 노동인권소위원회)

발제4 : 업무상질판위 향후 발전적 방향 모색 / 예병진 (인제대부산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일시 : 2018년 11월 26일 월 15시~17시30분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 (8층) 인권교육센터


민주노총부산본부, (사)노동인권연대,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부산지방변호사회노동인권소위원회, 

부산지역공공기관노동조합협의회, 한국공인노무사회부울경지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기자회견]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책임자 처벌! 삼성 고발 기자회견


 반복되는 화학사고! 삼성을 엄중히 처벌하라!

-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책임자 처벌! 삼성 고발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2018.11.6 화요일 11시 수원지방검찰청 

 

기자회견 순서

 

발언 1.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삼성 고발 취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용우 변호사>

 

발언 2.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삼성 엄중처벌 촉구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이상수 활동가>

 

발언 3. 화학사고 관련 환경부 재발방지대책 촉구

<수원환경운동연합 윤은상 사무국장>

 

기자회견문 낭독

<용인환경정의 이정현 사무국장> 

 

담 당

이상수(반올림 010-9401-1370, sharps@hanmail.net)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010-2774-9489, kg@kfem.or.kr)

 

 

[기자회견문]

 

반복되는 화학사고! 삼성을 엄중히 처벌하라!

 

 

삼성전자에서 화학가스사고로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94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이산화탄소 누출사고가 난 지 두 달이 지났다.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남은 한 명은 여전히 위중한 상태다. 경보 미 작동, 늑장신고, 부실한 인명구조, 부재한 안전교육,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희생과 반복되는 사고은폐 등 미흡한 안전조치는 달라지지 않았고, 중대재해 기업 삼성에게 내려진 솜방망이 처벌 역시도 여전히 그대로다.

 

1030, 2013년 불산 누출 사고 책임자와 삼성전자에 대한 무죄확정 판결, 2014년 삼성전자 이산화탄소 사망사고는 기소조차 하지 않고 종결지었다. 삼성의 명백한 잘못이 분명함에도 업무상 과실치사죄, 소방법 등 최소한의 책임도 묻지 않았다. 이 나라의 법은 노동자의 존엄을 위협하는 삼성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며, 삼성에 면죄부를 주었다. 언제까지 노동자, 지역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삼성을 그대로 두고 볼 것인가.

 

삼성의 부실한 안전대책이 반복되는 중대재해와 화학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서 소방법위반으로 검찰 송치하고, 응급의료법 위반을 지적하며 과태료를 부과했다. 환경부도 이번사고를 화학사고로 규정하고, 화학물질관리법 상 신고의무 위반으로 삼성전자를 고발하였다. 고용노동부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관계부처에서 문제 상황을 지적하며, 삼성의 책임을 묻고 있다. 모두가 삼성의 안전대책이 문제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판결이 아니라, 중대재해 화학사고 사업장 삼성을 제대로 처벌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94일 발생한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의 국과수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국과수는 이미 관련부처에서 발표하고 있는 삼성의 과실 및 중과실까지 검토하여 조사결과를 발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매번 조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시간을 끌다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던 지난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언제까지 삼성에 면죄부를 줄 것인가. 언제까지 안전대책 부재와 노동자 목숨, 지역민의 안전을 맞바꿀 것인가. 반복되는 화학사고의 책임자 삼성, 사고위험을 방치하는 삼성을 제대로 처벌하라. 

 

반복되는 화학사고 삼성을 엄중히 처벌하라!

사고위험 방치하는 삼성을 엄중히 처벌하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2018116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20181106_이산화탄소누출_삼성고발_기자회견최종.hwp


일하는 페미들의 팟캐스트 '을들의 당나귀 귀' > 여성노동자 건강권 특집2. 국가보다 큰 권력, 삼성에 맞선 반올림의 10년

본격 성평등노동 팟캐스트 "을들의 당나귀귀" 시즌 4-26 


여성노동자 건강권 특집2. 국가보다 큰 권력, 삼성에 맞선 반올림의 10년 

23살 한 여성노동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직업병 투쟁이 

최근, 드디어 결실을 맺었습니다.

10년 투쟁은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았습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실제 모델인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팟빵에서 듣기» http://www.podbbang.com/ch/9548?e=22745858



[성명서] 산재사망 하한형 처벌 도입 포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통과시켜라!

[성명] 산재사망 하한형 처벌 도입 포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통과시켜라!


지난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 28년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는 지난 10월 국회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 산재사망기업 처벌 강화! 산재예방 노동자 참여확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농성에도 연대하고 국회 앞 필리버스터를 통해 정부와 국회가 일하는 모든 사람의 안녕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안은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비해 불법하도급으로 인한 건설업 산재사망과, 법 위반으로 인한 산재사망 발생 시 형사처벌의 하한형 도입 등 산재사망 감소대책의 핵심조항이 빠졌다. 이번에 누락한 법안은 그동안 산재사망 사건을 일으켜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던 재벌 대기업에게 제대로 된 책임을 묻고 처벌하도록 하는 법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벌 대기업에 이익을 대변하는 경총, 건설협회 및 보수전문가, 법무부 등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핵심조항을 누락시킨 채 통과시킨 것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대통령 발표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부개정안에는 하청/비정규직/일용직 등 불안정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도급인의 책임 강화, 유해화학물질을 제조 수입하는 자의 고용노동부에 물질안전보건자료 제출 의무화, 유해화학물질의 영업비밀 제한,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적용 및 이들을 고용한 사업주의 책임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내용은 그동안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와 노동안전보건, 시민사회 단체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알 권리, 참여할 권리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이라 반드시 통과되어야 하는 법안들이다.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며 정부와 국회에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와 국회에 일하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보장해야 할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회는 중대재해 발생 시 형사처벌의 하한형 도입과 건설업 불법하도급으로 인한 산재사망처벌 강화를 포함하여, 산안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라.


- 국회는 산재사망에 하한형 처벌 도입을 포함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즉각 통과시켜라!

- 정부는 누락된 핵심조항 포함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추진에 나서라!

- 일하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재벌 대기업 이익만 대변하는 경총, 건설협회, 법무부 규탄한다!


2018년 11월 2일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