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자살 정신질환 산재판정 무엇이 문제인가



자살 정신질환 산재판정 무엇이 문제인가

근로복지공단의 정신질환 산재 판정구조와 지침 개선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


일시 : 2018년 10월 1일 (월) 13시~16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실


주제발제

1. 정신질환 요양 자료 분석

- 이이령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 전공의)

2. 자살 자료 분석

- 김세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3. 법원 판결의 시사점과 판정위 개선사항

- 권동희 (법률사무소 새날, 공인노무사)


토론자

고용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장 주평식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최명선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 권오성

공인노무사 이희자 


주최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특집2. 일터 괴롭힘 대책에 대한 평가 / 2018.09

일터 괴롭힘 대책에 대한 평가

재현 선전위원장


노동자들이 일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터 괴롭힘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과 제도로 처벌하거나, 예방 대책 마련 등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자본은 일터 괴롭힘을 단순히 일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넘어 노동조합을 파괴하거나, 노무 관리를 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노동·인권 운동 진영은 일터 괴롭힘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를 시작으로, 그 실태는 어떠한지, 일하는 사람들의 개선 요구는 무엇인지, 해외 사례는 어떠한지를 연구하고 법과 제도, 현장에서 운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이야기해왔다.

2017년에는 노동조합·현장 활동가, 노무사, 변호사 등이 모여 직장갑질 119를 만들고 전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터 괴롭힘 신고를 받고 해결하며, 근본적인 일터 괴롭힘 예방을 위한 방안과 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고민하고 활동해왔다. 한편 정치권은 지난 19대 국회부터 일터 괴롭힘을 예방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그런데 7월 18일 정부가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그동안 방치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한국 일터 괴롭힘, EU국가들 2배

정부는 한국의 일터 괴롭힘 피해율이 업종별로 EU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3.6~27.5%로서 2배 이상 높은 점, 일터괴롭힘으로 인한 노동시간 손실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4조 7천억 원에 달하는 점, 일터 괴롭힘에 따른 우울증과 자살 문제가 심각한 점, 직장 괴롭힘 피해자의 자녀가 학교 괴롭힘의 피해자로 대물림되는 점 등을 이번 대책을 마련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터 괴롭힘을 정의함으로써 문제에 개입할 계기를 마련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터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노동자 등이 업무상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을 이용하여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 등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또 정부가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터 괴롭힘에 노출되기 쉬운 불안정 노동자(파견 노동자, 일부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이 대책을 적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노동자가 일터 괴롭힘을 인지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들어진다. 이전까지 이 사회에서 일터 괴롭힘 문제는 개념 자체가 불명확하고 특정 개인, 회사의 일로 치부되어 오면서 피해자들 역시 민간단체인 직장갑질119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8월부터 일터 괴롭힘 피해 노동자나 직장 동료 등 누구든 범정부차원으로 운영하는 신고센터에 사건을 접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는 이번 기회에 사용자에게도 일정 책임과 역할을 당부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 사업장에서는 일터 괴롭힘 신고·대응부서를 설치하거나 지정(노사협의회, 인사·감사부서 등 활용) 하도록 했다. 하지만 범정부차원의 신고센터 설치가 예정한 일정보다 늦어지면서 정부가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에서 사용자가 일터 괴롭힘 사실을 인지 또는 신고 접수 시 해당 사건을 조사하도록 의무화했다. 만일 사업장에서 일터 괴롭힘 관련하여 관련 법 위반행위를 인지 · 신고 접수한 경우 정부가 직권조사를 실시하며 그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 과태료 부과 등도 이뤄진다.

또 정신적 괴롭힘 등으로 노동자의 건강장해가 발생한 사업장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필요 시 임시건강진단명령 등 조취를 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임시건강진단명령이 물리적 상해 위주로 진행되는 점을 정신적 괴롭힘 등으로 확장해서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에서 일터 괴롭힘 피해 노동자 또는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자 및 신고자에 대한 징계, 해고 등 보복행위 및 불리한 조치를 금지하도록 했다. 또 피해자의 심리·경제·법률 지원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재해 문제에 있어서도 보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자살, 우울증, 법정싸움 등 지원 넓혀

그동안 일터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부상, 질병, 우울증 등을 산재 보상하는 기준은 지나치게 협소했다. 또 법률적으로는 일터 괴롭힘으로 인한 범죄 피해자가 된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만 지원했다. 앞으로는 복직 소송 및 보복소송에 대응할 때도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가해 입증자료가 부족해 소송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를 위해 행정청이 직권·현장조사, 감사자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제는 일터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가 피해자 의견을 들어 가해자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는 사용자가 피해자 불이익 처우 금지나 일터 괴롭힘 예방교육 의무 등 관련 법령을 어길 경우 형사 처벌, 과태료 부과 등 책임을 묻는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일터 괴롭힘 예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는 사용자가 취업규칙필수 기재사항에 사용자 및 노동자의 일터 괴롭힘 금지의무, 예방 및 해결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가령 사용자 및 노동자의 일터 괴롭힘 금지 의무, 괴롭힘 예방 · 해결을 위한 사용자의 책무, 괴롭힘 발생 시 처리 절차 및 조치, 고충처리 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는 사업장 실태에 맞는 자율적 예방·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지원에도 나선다. 또 사용자의 일터 괴롭힘 예방교육 실시를 의무화하고 이를 위해 일터 괴롭힘 예방교육 표준안과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는 일터 괴롭힘과 관련하여 '간호사 태움' 문제가 불거졌던 서울아산병원처럼 병원 업종을 대상으로 TF도 수시로 운영하는 한편 '(가칭) 존중받는 일터 조성을 위한 노사정 선언'도 추진한다. 일터 괴롭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노동자 정신건강 연구도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대책을 실천하기 위해 일터 괴롭힘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한편 캠페인 등으로 사회·문화적 인식 개선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국회 등과 논의해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터 괴롭힘 방지법 제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늦었지만... 이제는 구체화하고 실천해야

정부의 이번 대책은 너무 늦었다. 하지만 이제라도 일터 괴롭힘 문제를 사회적으로 정의하고, 정부와 사업주의 역할과 책임을 강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관건은 정부가 대책을 실질적으로 집행할 예산과 인력 등 집행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방향 정도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구체화하고 집행 할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결국 입법 기관인 국회가 법·제도 마련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연 국회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실질적인 입법으로 나아갈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국회는 일터 괴롭힘 예방을 특별법으로 해결하려고 모색 중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이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중 하나로 일터 괴롭힘을 예방하고 문제에 따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왔다. 이 점에서도 정부와 국회가 시민사회와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언론보도] ‘감정노동자 보호법’ 아니라 ‘감정노동 중지법’ 돼야 (매일노동뉴스)

‘감정노동자 보호법’ 아니라 ‘감정노동 중지법’ 돼야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정수
  • 승인 2018.09.06 08:00







산업안전보건법 26조의2(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소위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3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후속 법령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이 6월18일 입법예고돼 10월18일 시행될 예정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758

[언론보도] 출근길, 나는 생각했다 '차에 칬으면 좋겠다' (오마이뉴스)

출근길, 나는 생각했다 '차에 치였으면 좋겠다'

[에스티유니타스 웹디자이너는 왜 힘들어 했는가 ②] 웹디자이너와 간호사 죽음의 연결고리

18.04.20 13:45l최종 업데이트 18.04.20 13:45l



나는 간호과를 졸업해 1년 8개월을 간호사로 일하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충동이 생겨 퇴사하였고, 2007년부터 약 10년간 웹디자이너로 일해왔다. 그리고 작년 초부터는 안정적인 월급을 뒤로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했는데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우울증이었다.

http://omn.kr/r1rb

[언론보도] "야근 없는 일터, 제가 동생 유지를 잇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야근 없는 일터, 제가 동생 유지를 잇겠습니다"

[에스티유니타스 웹디자이너는 왜 힘들어 했는가 ①] 고 장민순씨 언니 장향미씨 인터뷰

18.04.19 18:35l최종 업데이트 18.04.20 11:18l



동생의 회사를 향해 '야근 근절하라! 근로기준법 준수하라!'를 외치는 장향미씨를 만났다. 37년을 함께 했던 동생이 이제는 그의 곁에 없다. 언제나 함께 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동생이 곁에 없으리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http://omn.kr/r1pm

[현장의 목소리]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 2018.04

광호가 꿈꿨던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이정훈 지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자동차 부품회사 유성기업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비인간적인 노조파괴와 가학적 노무관리로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2년 전 3월 17일 한광호 조합원이 노조파괴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맞아 노동조합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숨진 고 한광호 열사의 2주기를 추모하고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결의를 모으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3월 16일 집회 시작에 앞서 고 한광호 열사 2주기 투쟁을 비롯해 노조파괴에 맞선 지난 투쟁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정훈 지회장을 만났다.

제2의 한광호가 나오지는 않을까 불안하다

한광호 열사 기일이 다가왔는데 이정훈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마음이 어떨지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광호의 원을 풀지 못해서 가슴 한쪽에 뭔가 응아리가 맺힌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광호의 한을 풀지 못한 것만큼이나 조합원들 중에 제2의 광호가 나올까봐 불안한 게 사실이다. 지난 2월에도 조합원들 중에 3명이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려졌다. 2명은 그나마 퇴원해서 통원치료 받고 있는데 1명은 아직 병원에 있는 상황이다. 노조파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빨리 공개하고 후속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2017년 1월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체 조합원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그런데 아직도 결과 공개를 안 해서 지난 2월 19일에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과정에서 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내용을 구두로 전달 받았는데 고위험군 조합원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확한 결과를 확인해야겠지만 노동조합은 노조파괴 투쟁 초기인 2011년과 2012년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에서 실태조사를 했을 때 보다 고위험군 조합원이 더 많은 것으로 예상하고 빠르게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금 유성기업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 3개 병원을 지정해서 고위험군 조합원에게 필요한 치료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 유성기업에서 그 병원을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후속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정훈 지회장은 조합원들의 유성기업의 끝없는 노조파괴가 조합원들의 생계와 건강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벌써 한광호 열사 2주기인데 건강 실태조사도 조사지만 노조파괴 문제가 8년이 되도록 정리가 안 되다 보니까 조합원들이 생계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노조파괴자 유시영 회장을 감방에 보냈는데 회사의 전혀 태도의 변화가 없다. 유시영 회장이 이제 4월 16일이면 만기출소 하는데 회사가 이판사판으로 가보자고 하니까, 조합원들은 이대로 아무런 변화를 못 만들어내고 끝나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마 별별 생각이 들텐데 노동조합 입장에서 참 안타깝다."

광호의 한을 풀기 위해 다시 투쟁에 돌입한다

노동조합은 한광호 열사 2주기를 맞아 전국적인 투쟁을 만들고 교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광호 열사 기일을 맞아서 전국적으로 투쟁을 확대 하려고 기획하고 있는데 주체들이 먼저 투쟁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지난 3월 12일부터 3월23일가지 노동조합이 속해있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충북지부가 집회를 열고, 지역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파괴를 일정 부분 끝내기 위해 싸울거다. 노조파괴를 끝내지 못하면 제2의 한광호가 나올 수도 있다. 유성기업은 계속해서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노동조합이 계속해서 교섭을 요구하자 설 명절 바로 직전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본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상견례 이후에 교섭을 요구해도 회사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본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3월 15일에도 본 교섭을 요구했는데 회사는 역시 실무자 한명 내보내고 불참했다. 유성기업은 8년 동안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대화를 일체 거부하다 보니 지난 8년 동안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임금인상,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그 어떠한 약속도 받아낼 수 없었다.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건 각종 징계와 일터 괴롭힘, 빈곤한 생활이었다.

“2011년에 금속노조 단체협약이 해지되고 임금협상도 8년 간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최저 생계비를 받으며 살고 있다. 거기에 계속 파업 투쟁해야 했던 해고자 19명과 영동과 아산에 노동조합 간부 6명 활동비까지 조합원들이 책임지고 있다 보니 생계가 다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투쟁으로 노조파괴의 진실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월 6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의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중 하나로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이 선정되면서 노조파괴와 관련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사건이 있을텐데 그 중에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3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 조사한다고 하는데 조사 포인트가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어떻게 개입했나라고 들었다. 현대자동차와 창조컨설팅, 유성기업이 수십만 문건을 만들면서 노조파괴를 저질렀는데 왜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했는지, 유성 자본을 재판에 빠르게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노조파괴 주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 현대자동차에 책임을 묻기 위해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천막을 친 게 309일 정도 됐고, 농성을 한건 2년 가까이 되가는데 대화는 전혀 안 되고 있다. 우리는 뜬구름 잡는 듯 여기와서 집회하고 농성하는게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노조파괴에 개입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투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본사 사옥 10층으로 유시영 회장과 창조컨설팅 심종두대표를 불러서 1주일에 1번씩 기획회의를 했다. 그 다음에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에 주던 납품대금을 기존 가격에 23% 올려서 더 줬다. 노조파괴에 필요한 자금을 이런 방식으로 조달한거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져서 현대차 임원이 검찰로부터 기소 됐는데 현재 위헌 시비가 붙어서 재판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직후인 5월 검찰은 현대자동차 임직원 4명과 현대자동차 법인을 기소했다. 노동조합은 8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노조파괴의 주범이자 공범인 현대자동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잠시 재판이 중단되었다. 지난 9월 현대자동차 법인이 임직원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해서 법인까지 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재판은 헌재가 노조법 양벌규정이 위헌인지 합법인지 결정을 내린 후에야 진행이 가능해졌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투쟁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한국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현대자동차 재벌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상대로 8년간 노조파괴문제로 투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 같다. 한 쪽에선 너무 무모한 거 아니냐 대체 어쩌려고 그러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 않았나.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았다. 

(사진출처: 노동과세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2011년 지역에서부터 노조파괴가 시작되었다. 우리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조합 운동을 말살하기 위해 정부와 자본이 기획한 폭력이었던거다. 그래서 노조파괴로 투쟁하는 다른 사업장들이 우리처럼 같이 싸워줬으면 조금만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러면 조금덜 힘들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이렇다보니 유성기업 노동조합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희는 왜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는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크다. 대체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나. 죄가 있다면 올해 유성기업이 58년 됐는데 여기서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 그런데 왜 용역깡패가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너무 원통하고 이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와중에 투쟁하면 투쟁할수록 우리가 주장하는 게 맞다는 근거 자료들이 계속확인되니까 거기에 또 분노하게 되고 뒤도 안돌아보고 싸우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정훈 지회장이 우리는 승리감을 느끼고 있다고 희망이 있다고 했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직 투쟁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승리감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가 진게 없다. 어용 노조하고 싸워서 금속노조를 다수 노조로 지켜냈고 우리 투쟁이 정당하다고 세상 사람들도 법원도 인정해줬다. 힘든 길이지만 희망도 보이고 나름 쟁취감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지만, 8년이란 시간동안 벽에 균열을 내며 투쟁해왔던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반드시 승리해서 고 한광호 열사의 한을 풀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노동시간 에세이 - 과로자살 거둬내기] 세상의 중심에서 ‘과로죽음 이후의 무거운 짐덩어리’를 외치다 - 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들의 이야기 / 2018.04

세상의 중심에서 ‘과로죽음 이후의 무거운 짐덩어리’를 외치다

- 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들의 이야기

강민정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운영자


1. ‘무거운 짐덩어리를 어떻게 하라고’

과로 죽음 유가족과의 대화에서 들은 말이다. 과로 죽음 유가족들이 지니고 있는 ‘복잡·미묘한 마음 상태’를 잘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최근 미디어 등을 통해 과로사, 과로 자살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가 크게 일어나자 혹자는 과로 죽음 피해자인 망인에 대해 안타까움을 크게 표현하기도 하고, 과로하게 만드는 회사 더 나아가서는 이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커다란 질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로 죽음으로 드리워진 커다란 그림자 속에 숨어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남겨진 유가족들의 ‘무거운 짐’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다. 가족의 과로 죽음사건을 처음 맞닥뜨린 순간의 ‘무거운 짐덩어리’가족의 과로 죽음은 늘 예견 없이 찾아온다. 과로 죽음 사건을 갑작스레 겪게 되는 대부분의 유족은, 죽음에 대해 슬픔을 온전히 느끼고 애도의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가족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게 된다. 그리고 타인의 불편한 시선과 함께 ‘일하다가 죽었는데... 이건 뭐지?’와 같은 약간은 ‘어딘지 명쾌하지 않은 감정’을 시작으로 일명 ‘과로 죽음의 뒤처리’를 시작하게 된다.

특히 대부분의 유가족은 장례를 치루며 사측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게 되고 이때 부검을 진행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과 함께 매우 커다란 감정적, 심리적 동요를 겪게 된다. 노동조합이 있지 않은, 개별화된 유가족의 경우에는 그 동요가 더욱 극심하다.

“새벽에 야간근로 중 회사에서 그렇게 된거라고 갑자기 전화가 왔길래.. 우리 애기아빠가 그냥 사고는 아닌건가? 그런 찜찜한 생각이 계속 들긴 했어요. 근데 마침 회사에서 장례식장에 찾아와서 장례마치면 산재처리랑 전부 해준다고 했어요. 근데 발인 마치니깐 말이 바로 달라지더라고요. 알아서 하란거에요.회사에서 진심어린 사과만 했어도 어쩌면 산재 안넣었을꺼에요. 내 남편이 열심히 일해서 키워놓은 회사인데... 내가 산재신청해서 그런 회사에 피해가 간다면 그건 남편도 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깐.. 근데 세상에.. 회사에서 이렇게 나오니깐...어이가 없더라고요. 근데 뭘 어떻게 누구한테 이 문제를 말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장례를 치르고 가족이 없는 빈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가족의 황망한 과로 죽음에 대한 의문이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과로 죽음 해결을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 지식의 한계에 봉착한다. 나아가 가족을 보살피지 못했다는 타인의 시선 때문에 남에게 섣불리 조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고립된다. 앞으로 자신이 홀로 풀어나가야 할 ‘산업재해 인정문제’와 ‘회사 일은 혼자 다 하냐며 핀잔을 줬던 자기 자신에 대한 자책’이라는 커다란 짐을 복합적으로 느끼며 오늘도 과로사·과로 자살 유가족들은 사회에 무언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가족의 과로죽음사건에 대한 산재인정과정에서의 ‘무거운 짐덩어리’

과로사·과로 자살은 궁극적으로 인사노무관리과정에 생기는 산업재해로 의학적, 법률적, 사회학적 인과관계가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절대 유가족의 경험에 근거한 지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변호사, 노무사, 의사, 연구자 등 전문가들과의 결합 하에서만 온전하게 수행될 수 있다. 특히 의학적 진단과 사고에 대한 법률소송 진행은 제도화된 자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유족이 독자적으로 진행이 어렵다. 이에 유가족들은 다양한 창구를 통해 노무사, 변호사 등 전문가들을 선임하게 되고, 이들과 함께 가족의 과로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그러나 늘 여러모로 바쁜 전문가들은 조력자일 뿐이다. 절대 알아서 잘해주지 않는다. 현재 과로사·과로 자살에 대한 입증책임은 유가족에게 있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산재처리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가져다줘야 하는 것은 온전히 유가족의 몫이다. 망인의 과로 생활을 그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유가족이기에, 자꾸만 관련 자료를 숨기는 회사에 대응하여 온종일 아니, 꿈 속에서도 과로를 입증할 수 있는 단서는 무엇이 있을까? 이 자료를 가져다주면 도움이 될까? 망인의 목소리, 생활을 되짚으며 치열하게 고민한다. 소장, 의견서, 진료기록감정서 등 관련 서류를 자세히 검토하고 끊임없이 전문가들과 의사소통하며 발벗고 나선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정신적, 심리적 소진을 경험한다. 

아빠의 산재 인정을 준비하고 있는 딸 민희 씨(28세)의 자화상이다. 현재 그녀는 가족 중 가장 앞장서서 고군분투 중이다. 민희 씨에게 산재 인정은 늘 든든했던 아빠에게 ‘당신! 참 열심히 살았네요. 수고했어요.’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 나무는 저에요.’ 라는 말로 그녀는 자기 자신의 현 심정을 설명해줬다.

(사진출처: 본인제공)

“저는 나무인데 제 밑에 뿌리가 참 많아요. 뿌리는 저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산재를 준비해나가는 과정이에요. 이런 뿌리가 저의 양분을 뺏어먹고 있어요. 나무는 뿌리가 깊어지면 거기로 양분이 전부 가잖아요. 그런것처럼요. 아빠 사고 이후 산재를 준비하면서 하루하루 뭐라도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있는데 뭐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너무 힘들어요. 노무사님이 어드바이스를 해주셔도 결국은 제 몫이거든요. 하루종일 어떤 자료가 유리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는데 이 자체도 스트레스에요. 답이 없는데 그것을 찾아야 하는게 너무 어렵고, 뭐를 준비해야할지 모르니 엄마와 분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내가 힘들다고 이미 시작한 이상 그만둘 수도 없어요. 내 마음을 추스릴 시간조차 없어요.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관련 자료가 다 없어질 것 같으니깐... 마음은 급한데 방법을 잘 모르겠어서 답답해요.”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풍성한 나뭇잎을 가진 조금은 슬프지만, 긍정적인 나무라며 애써 자신을 다독인다. 비록 산재 인정과정이 너무 외롭고 힘들지만 그래도 아빠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기에 좋은 결과를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가지에 싹을 틔우고 있는 그녀는 오늘도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가족의 과로 죽음사건에 대한 산재 처리 마무리 후의 ‘무거운 짐덩어리’

산재 인정결과는 그것이 ‘승인’이든 ‘불승인’이든 유가족들의 이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불승인된다면, 좌절감은 물론이고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은 유가족들의 경제적 여건 문제 등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승인된 유가족의 경우는 어떠할까? 혜원씨(48세)는 남편의 과로 자살에 대하여 산재 인정을 받은 후 3년 동안 지속적해서 근로복지공단에 전화해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가족들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루하루 생각나는 것에 대하여 낙서하듯 작성한 그녀의 핸드폰 메모장에 그 이유가 있다.

(사진출처: 본인제공)

물질적, 경제적 보상으로는 절대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 즉,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아빠의 과로 죽음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빠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 등 과로 죽음 이후의 가족해체 문제 등에 대해 늘 고민이었던 혜원 씨는 스스로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싶었던 것이었다. 산재승인 된 이후 3년 동안 혜원 씨는 사회에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2. 무거운 짐덩어리 덜어놓을 수 있는 ‘유가족모임’

그렇다면 이러한 과로사·과로 자살유가족들의 ‘짐덩어리’를 덜어낼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유가족모임’이다. 일본에는 현재 약 3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과로사·과로 자살유가족모임이 존재한다. 공식명칭은 ‘전국과로사를생각하는가족회(全国過労死を考える家族の会)’이다. 1981년 7월 오사카에서 과로사·과로 자살의 심각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노동조합, 유족, 변호사, 의료관계자 등 55명이 참가하여 ‘급성사등’ 산재인정연락회(急性死等労災認定連絡会)가 처음결성되었다. 이후 1988년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과로사변호단전국연락협의회(過労死弁護団全国連絡協議会)가 결성되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각 지역별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유족들이 중심이 되어 모임이 소규모로 이루어졌다. 초창기에는 나고야, 도쿄, 교토 3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1989년 각 지역 모임의 제안을 계기로 1991년 11월22일 근로감사의 날(勤労感謝の日)을 앞두고 전국 조직인 ‘전국과로사를생각하는가족’이라는 유족모임이 결성되었다. 

일본의 유족모임을 연구해본 결과 다음의 역할이 수행되고 있었다. 

일상적인 연락 및 공동양육, 1박2일 캠핑: 유족모임을 통한 심리적 지원

지역별 유족모임 지부가 있으며 친구 혹은 가족에게 연락하듯 서로 간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도모한다. 나아가 공동양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다 함께 낚시, 스키 캠핑을 가기도한다. 아빠 혹은 엄마가 존재하지 않을 때의 빈자리를 서로가 채워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가족들은 소중한 가족의 과로사, 과로 자살이라는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한 입장을 공유함으로써 유대감과 일치감을 느끼고 심리적 안정감 및 지지를 얻게 된다. 분명한 점은 다른 유족과는 달리 과로사, 과로 자살 유가족들은 이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1박2일 학습회: 유족모임을 통한 지식획득

일본의 유가족모임은 1년에 한 번 1박2일 학습회를 진행한다. 전국의 유가족, 연구자, 기자, 변호사, 의사, 심리상담가, 단체 활동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1박일 함께 숙박하며 과로 죽음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유족들은 같은 일을 경험한 타인으로서 다른 유족 및 전문가들과 정기적인 학습회에서 교류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하고 앞으로의 대응원칙과 구체적인 대응 방향, 목표 지점을 공유하게 된다. 즉 과로 죽음에 대한 체화된 지식을 유족 간에 공유하는 한편, 경험적인 원칙을 스스로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로죽음에 대한 승소율 등도 높아지게 되며 설사 패소하게 되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과로사방지법제정: 유족모임을 통한 법·제도 개선

일본에서는 2014년 11월 과로사 등 방지대책 추진법(과로사 방지법)(過労死等防止対策推進法)이 제정되었다. 이는 일본의 과로사 유족회가 해낸 일이다. 과로사방지법은 노동 관련 입법 중 유일하게 시민·사회운동을 통해 요청된 것으로 국회의원의 100% 찬성을 받아야만 제정이 가능한 실정이었다. 이에 일본 유가족모임이 주축이 되어 2013년 1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집중적으로 연 3회 집회를 여는 등 의원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 특히 일본유족모임 대표 테라니시 씨를 중심으로 의원실에 직접 찾아다니며 과로사 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물론 법적 근거 등을 설명하기 위해 변호사 단체, 교수진 등과 함께 했지만, 진정한 과로사, 과로 자살에 대한 실태 설명, 산재 신청의 어려움, 인정받기의 어려움은 직접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라고 볼수 있는 유족만이 할 수 있는바 유족회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섰다. 결국 의원들은 유족들의 호소를 듣고 심각성을 인식, 100% 찬성을 받아 과로사 방지법 제정을 이뤄냈다.

유족들은 과로 죽음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움직임의 당사자로 조직화하는 전후 과정에서 의식의 전환을 맞이 한다. 개인화된 유가족들은 개인화되었을 때보다 집단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겪은 문제가 사회적 문제임을 목소리 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고, 함께 법, 제도 등의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게 된다. 특히 피해자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담아 법, 제도 개선이 된다면 이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화하여 나타날 수있다는 이점이 있다.

3. 한국 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2017년 7월, 한국에서도 첫 번째 과로사·과로 자살유가족모임이 있었고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매달 함께 모여 예술치료를 통해 심리치유를 진행하고 있으며, 과로 죽음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지난 가을엔 다 함께 손잡고 단풍구경을 갔다 왔다. 모임 날에는 늘 이야기가 멈추지 않는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모임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가족들 간의 관계도 깊어져 이젠, 모임에서 보이지 않은 가족이 있으면 안부를 걱정하기도 한다. 올 해엔 다 함께 힘을 합쳐 스토리펀딩도 준비 중이다. 과로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도록 활발히 활동하자며 서로 굳은 다짐을 하기도 했다. 일본 유가족모임과의 교류도 준비 중에 있다.

앞으로 한국의 과로사·과로 자살유가족모임이 과로 죽음 유가족들의 무거운 짐 덩어리를 덜어내는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언론보도] 8년이 흘렀지만 노동자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매일노동뉴스)

8년이 흘렀지만 노동자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3.29 08:00







2년 전 한 노동자가 자살했다. 더 이상 어떠한 돌파구도 찾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한광호 그리고 유성기업. 10년 가까운 노동쟁의 사업장, 구조적 폭력과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건.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571

[언론보도] 잊히길 강요당하는 어떤 죽음 (워커스)

잊히길 강요당하는 어떤 죽음

[워커스 이슈(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언론보도] 병원이 위험하다 (매일노동뉴스)

병원이 위험하다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류현철
  • 승인 2018.03.08 08:00







긴 겨울의 끝자락 새벽, 스물일곱 새내기 간호사가 몸을 던져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중환자실에서 꺼질 듯 말 듯 이어지는 환자들의 생명조차 지키고자 고심하던 간호사는 정작 스물일곱 반짝반짝 빛나고 창창해야 할 자신의 생은 지켜 내지 못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137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이번엔 제대로 바꾸자 ③] 정신건강에 대한 보호·예방 책임 미흡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이번엔 제대로 바꾸자 ③] 정신건강에 대한 보호·예방 책임 미흡유상철 공인노무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유상철
  • 승인 2018.03.08 08:00








정부가 지난달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28년 만에 이뤄지는 전부개정이다. 보호대상을 ‘근로자’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확장하고 사업주 책임을 강화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일각에서 전부개정안 내용이 미흡하다고 아쉬워하는 이유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들이 보완할 대목을 보내왔다. 네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근로기준법은 2조에 “근로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32조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안전보건법 5조에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한다”는 사업주 의무가 명시됐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139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노동시민사회 공동토론회안내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노동시민사회 공동토론회>
- 산업안전보건법, 제대로 바꾸자!


○ 일시 : 2018년 3월15일(목) 14시~17시
○ 장소 : 서울NPO센터 주다 교육장1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9길 39 부림빌딩 1층, 2층)


■ 사회 :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발제 :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입장 
-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 토론
-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 임재범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산업안전국장)
- 천지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산재팀장)
-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
- 전성호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상임활동가)


■ 참가자 토론

<공동주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생명안전시민넷, 일과건강,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분석해 보니] 보호대상 '일하는 사람'으로 확대했지만 근기법 근로자 정의는 그대로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분석해 보니] 보호대상 '일하는 사람'으로 확대했지만 근기법 근로자 정의는 그대로김영주 장관 과거 발의한 ‘노동자 자료청구권’ 제외
  • 이은영
  • 승인 2018.02.26 08:00










정부가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보호대상을 넓히고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물론 원청과 발주자(건설)에게도 산재예방 책임을 부담시켰다. 법 사각지대에 있던 특수고용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들을 보호권에 넣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927








[입장]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입장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입장

(2018.2)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전부 개정이 필요한 시대적 요구와 개정안의 취지에 대한 입장

산업안전보건법은 최근 몇 년 사이 다른 노동 관련법보다 상대적으로 빈번하고, 꾸준히 부분 개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의 요구는 끊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 원청의 위험과 안전에 대한 책임이 모든 면에서 더욱 취약한 하청으로 이전되는 사업 형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 둘째,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고용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 셋째, 다양한 형태의 노동재해에 따른 노동자의 주체적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 넷째, 정신건강의 침해로 인한 문제가 증대하고 있다는 점, 다섯째, 기업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노동자의 알 권리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 여섯째, ‘재래형 사고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행 산안법이 이러한 변화와 필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큰 폭의 법 개정의 요구가 새 정부 들어 더욱 커져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9일 정부는 다음과 같이 제안이유를 밝히며,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제출했다.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모든 사람이 안전한 일터에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법의 보호대상을 일하는 모든 사람으로 넓히고, 발주자도급인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책임주체를 확대하며, 법 위반에 대한 처벌 수준을 상향하고 제재수단을 다양화하여 법의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함. 아울러,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대피 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사업주가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 대피한 근로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한 경우에는 형사적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함. 한편, 생산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함에 따라 산업현장에서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생산공정에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특히,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질의 경우에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국가가 관리하기 위하여 유해하거나 위험한 화학물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자로 하여금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영업 비밀을 이유로 화학물질의 구성성분 등 일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함.”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의 취지는 그 자체로 환영할 만하다. 노동자와 노동안전보건운동진영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요구가 일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개정이 아닌 전부개정, 법률의 전면손질이라고 하기에는 그 철학적 방향과 내용이 빈약하다. 모름지기 전부개정이라 한다면, 기존의 산업안전보건이라는 개념을 직업안전보건으로 전환하고, 신체적 건강에 국한된 규율을 정신적 건강까지 확대하고,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의 개념에서 확장된 노동력을 매개로 사업에 관계하는 자를 기본 보호대상으로 설정해야 하며, 이를 통해 사업이익을 취하는 모든 자를 법의 수규자로 하며, 노동자의 참여와 거부의 권리를 개별 및 집단에게 부여하여 노동자를 권리주체로 명확히 설정하고, 알 권리가 전면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론 제출된 전부개정안이 이전과 비교하면 도급사업자(원청)의 책임성, 물질안전보건자료 정보, 보호대상자의 확대 등 진전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재해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한 대통령의 인식이나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개정 이유를 고려한다면, 행정부로서 개정의 현실적 고려를 한다 하더라도, 미흡한 지점이 다수이며, 전부 개정안은 상당 부분 보완되어 재 제출되어야 할 것이다.


2. 주요 내용에 대한 입장

1) 법의 보호대상 확대

개정법안 77(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업재해 예방), 78(배달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79(가맹본부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등은 변화되는 다양한 고용형태 속에서 노동자 보호의 확대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 플랫폼(platform) 노동자 중 유독 배달중개업의 이륜차 배달노동자만을 특정하여 보호 대상으로 한 점은 법의 위계적 차원에서도 걸맞지 않고, 보호 대상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개정법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나름 혁신적인 개념을 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대한 정의가 부재하고, 보호 대상의 확대나 사업주의 책임에서는 효과적인 규정이 부재하다. 그러면서, ‘일하는 사람의 의무에서는 의무만을 규정 하고 있어 혼란스럽다. ‘근로자에서 확장된 일하는 사람의 개념을 명확히 중심 개념으로 삼고 이를 중심으로 보호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노동자가 법의 보호대상이면서 동시에 권리의 주체로 자리매김하여야 함에도 의무만을 규정하고 권리를 배제하는 현행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 회사 대표이사의 산업재해 예방에 관한 책임 강화

개정법안 제13조는 안전보건관리체계에 대표이사(업무집행지시자)를 포함하고, 매년 회사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얻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시 벌칙도 부과하였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서 종종 벗어나 있는 대표이사에 대한 책임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대표이사의 책임과 의무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안전과 보건조치의 미비로 인한 재해에 법률적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3)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 시 작업중지 강화

개정법안은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대피한 근로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하는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였다. 그러나 개정법은 현행법을 분리하여 재배치하고, 대피 노동자 불이익 처우에 대한 벌칙을 추가하였을 뿐 내용적 진전이 없다.

누차 지적한 바와 같이 급박한 위험은 그 해석이 매우 협소하여 중대재해를 막을 수 없기에 최소한 급박한 위험과 더불어 산안법에 규정된 안전과 보건조치가 미비할 경우 노동자의 중지(거부 및 대피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해야 하며, 동시에 근로자대표, 산안위 위원 또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에게 작업중지를 실시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작업 재개 시에도 해당 작업 노동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재해가 발생하고 실시되는 사업주 또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없다. 아무리 산업안전감독관을 충원하고 권한을 확대한다고 해도 전국의 사업장을 포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있어 관건은 사업주의 인식전환과 법을 준수하도록 지도감독 하는 것과 동시에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호의 대상이자, 예방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땅히 그에 부합하는 권한과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이는 작업중지 뿐 아니라 개정 산안법의 전반의 중심 고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현시대가 요구하는 중요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조건과 권한이 부여되지 않고는 작업중지는 실효성을 가질 수 없다.


4) 중대재해 발생 시 조치 강화

개정법안에서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작업중지 명령의 근거와 요건을 명확히 하고, 작업중지 해제와 관련한 절차를 마련하였다. 이 점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작업중지 해제 절차에 있어, 근로자 대표, 산안위위원, 명예산업안전감독관 등 노동자 측 관계자와 해당 작업 노동자의 의견 청취 또는 동의 여부에 대한 규정이 부재한 점은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다. 현장 안전보건에 있어 일하는 사람의 주체적 참여를 언제나 고려하여야 한다.


5)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의 도급 제한 등

개정법안에서는 도금, 수은, 납 등 12개 물질에 한정하여 도급을 금지하고 있고, 도급금지 범위확대에 대한 논의나 절차 관련 조항이 전혀 없다. 원청이 적격 수급업체를 선정하도록 하는 안도 적격기준의 세부 내용을 찾을 수 없고, 이를 위반 시 처벌 조항도 없다.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6) 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확대/건설공사에 관한 특례

개정법안에는 도급의 정의, 원청의 책임범위 확대, 건설업에서 발주처 책임강화 등 일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나 현장의 기형적인 임대차 계약 형태는 명확히 정리되지 못했다. 발주처의 책임강화도 건설공사로 한정함에 따라, 하청의 산업재해가 다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화학산업단지, 제철소, 발전소 등에 대한 근본 대책도 누락되었다.


7) 고객응대근로자의 보호

개정법안이 보호대상을 정보통신망 등을 통하여 상대하면서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국한하여,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고객응대 노동자를 제외하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고객응대 노동자인 금융노동자의 경우 금융관련법에서 선언적 수준에서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산업안전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보호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개정법안은 이들 노동자 역시 보호대상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고객응대노동자들의 건강장해는 정신건강의 침해로 시작됨을 주목하여야 하며, 고객응대업무 뿐 아니라 각 산업에서 정신건강의 침해가 날로 심각해지는 지점 역시 착목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신건강장해 예방에 대한 보건조치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규율되는 규칙에서 고객응대업무를 포함한 다양한 노동자의 정신건강장해 예방을 규정하여야 하지만 개정법안은 이를 누락하여, 결과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매우 국소적으로 다루고 있다.


8)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작성, 제출

물질안전보건자료와 관련하여 비공개 정보에 대한 사전 승인제도를 도입하고 비공개 승인의 유효기간(3)을 정하는 한편, 대체정보 기재의무를 규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관련 심의(비공개 승인 여부와 대체정보의 적정성에 대한 심의)를 산재보상보험예방심의위원회에 맡기는 것이 적정한지 의문이며(개정안 제115조 제6), 심의의 기준과 절차에 대한 세부규정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 노동계의 참여를 구체화하여야 한다. 아울러 심의를 위해 제출되어야 하는 자료와 그 자료의 보관, 공개에 관하여도 세부적인 규정이 필요하다.

또한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작성 주체로 하여금 물질안전보건자료 기재 내용에 대한 근거 자료를 보관하도록 하고, 고용노동부가 이를 관리감독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개정법안 제115조 제5항은 기존에 사문화된 규정으로 평가되던 현행법 제41조 제11항을 개정한 것인데, 정보 요구권자를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나, 여전히 요건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고(“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유지하거나 직업성 질환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근로자에게 중대한 건강장해가 발생하는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경우”), 대상 물질을 양도제공하는 자 또는 이를 취급하는 사업주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여,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며, 개별 근로자에게 정보 요구 권한을 부여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역학조사 기관이나 질병판정위원회의 경우 당연히 해당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해당 물질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개별 근로자도 그 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정법안 제115조 제6항이 비공개 심의를 산재보상보험예방심의위원회에 맡기고 있으므로, 결국 제115조 제5항의 대체정보로 기재된 구성성분의 명칭 및 함유량 정보를 동 위원회가 갖게 될 것이므로, ‘심의위원회도 정보제공의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현행 물질안전보건자료 제도와 달리 개정안은 유해 성분만을 기재하도록 하였고(개정안 제113조 제1항 제2), 다만 유해하지 않은 성분 물질에 대한 정보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였다.(동조 제2). 물질안전보건자료가 화학제품의 유해성을 전달하는데 충실하도록 개정한 것은 수긍이 가나, 전체 성분 물질에 대한 정보를 고용노동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향후에라도 해당 물질을 취급한 노동자가 그에 대한 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동조 제2항에 따라 수집된 정보의 관리, 공개에 대한 규정을 함께 마련하여야 한다.

한편, 현 고용노동부장관이 의원으로서 대표 발의하였던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과 발의에 참여하였던 화학물질의 영업비밀 남용금지에 관한 법률()’ 등에 이미 담겨 있던 노동자의 자료청구권 및 자료공개 등의 문제의식이 이번 개정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은 매우 유감이다.


3. 이외 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입장

1)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권한 확대의 필요

현행법 제61조의2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개정법안 제22조로 하여 제2장 안전보건관리체계에 속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것 이외에는 어떠한 추가 개정내용이 없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필참 성원이며, 주로 노동자 조직 추천으로 선임되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임에도 불구하고, 작업 현장에서의 별다른 권한(예컨대 대체정보로 기재된 구성성분의 명칭 및 함유량 정보에 대한 자료 제공 요구권, 자료열람권, 작업중지권 등)이 없으므로 인해 명예산업안전감독관제도가 유명무실한 현 상황을 주목해야 함에도, 개정법안이 이에 대해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실망스럽고, 노동자의 참여와 권리 보장에 대한 정부의 기본 태도가 무엇인지 재차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다.


2) ‘보건조치로서 정신건강 예방 의무의 편입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현행법은 신체건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신체와 정신의 조화라는 측면에도 부적합하고, 증대되는 정신건강의 문제에도 적정하지 않다. 따라서 전부 개정의 시점이라면 보건조치규정에 업무수행이나 이와 관련한 인적·물적 환경에 따른 신체적 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장해에 대한 예방의 의무를 사업주에게 부과하여, 고객 응대 뿐 아니라, 일터 괴롭힘을 포함한 정신건강을 저해하는 노동환경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여야 한다.


3)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안건심의 배제 대한 제재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비록 전 사업장에서 구성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나, 노동자의 참여와 권한을 보장하는 중요한 법률상의 안전보건관리체계이다. 그러나 현행법의 매우 모순된 규정에 의하여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심의 자체를 무시할 수 있는 법 불비 사항이 존재하고 있다. 현행법 제19조 제2항에서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각호의 사항을 심의하지 않고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시행할 경우 이에 따른 별다른 벌칙조항이 없다. 의결된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되나, 아예 명시된 심의()을 올리지 않으면, 사업주 임의대로 할 수 있다. ‘공정안전보고서작성이나, ‘안전보건개선계획을 수립 시 반드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칙이 있음을 상기한다면, 19조 제2항 위반의 벌칙이 없는 것은 분명한 법 불비 사항이다. 전부개정안에서는 이 점이 개선되어 사업주의 악의적인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심의절차 무시를 제어하여야 한다.

 

4. 결론

정부의 개정안은 방향에 있어 일부 타당하나, 그 내용은 부실하여 전부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강조한 생명존중, 노동존중 그리고 산업재해의 획기적 감소의 핵심 관건은 일하는 사람의 참여와 권리 보장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다음의 부분을 포함하여 구체화되어야 한다.

첫째, 보호대상의 확대가 일하는 사람으로 전면화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특수고용이니 플랫폼 노동이니, 하청이니 구분하여 보호할 이유가 없으며, 그 수규자는 이를 통해 사업 이득을 보는 자로 하면 된다.

둘째, 보호 대상자는 보호의 대상임과 동시에 권리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업중지의 주체, 정보청구와 수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셋째, 신체건강과 동시에 정신건강이 보호예방의 영역에 속해야 한다.

재차 강조하건대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은 전부개정의 취지에 걸 맞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개정법의 정부 감독권한의 명확화와 강화 및 벌칙의 강화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겠으나, 변화된 고용 지형과 관계에서 현장의 안전과 건강을 누가 어떻게 지속적이며, 즉각적으로 나서서 예방하고 감시할 것인가에 대한 응답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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