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시국선언문] 박근혜는 퇴진하라! 최순실과 삼성 이재용을 처벌하라!

[반올림 시국선언문]

박근혜-최순실-삼성재벌의 

수백억대 더러운 유착은 삼성에서 일하다 병들고 죽어간 수백명의 노동자 피눈물! 


박근혜는 퇴진하라! 최순실과 삼성 이재용을 처벌하라!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한 국정농단 사태가 박근혜-최순실-삼성의 비리와 유착으로 얽혀져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이 삼성 서초 사옥이 있는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 배제 없고 투명한 보상, 재발방지 대책의 성실한 이행’ 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삼성은 아무런 답변이 없다. 


그 동안 삼성은 오른손으로는 스물 몇, 서른 몇 살에 죽어간 피해자들의 부모에게 목숨값 몇 천을 쥐어주고 입막음을 시도하고, 왼손으로는 수백억 넘는 돈을 최씨 측에 갖다 바쳤다. 원통하다. 그래서 우리 반올림은 삼성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참담한 심정으로 시국선언에 나선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걸린 딸아이가 죽어가는데 삼성은 500만원을 내밀었다. 황상기씨의 억울함을 듣고 2007년 반올림이라는 단체가 결성되고 지금까지 9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긴 세월동안 반올림은 삼성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싸웠다. 


산업재해를 인정받으려면 아픈 노동자나 유족이 증명을 하라는데, 삼성은 공장에서 쓰이는 화학물질들의 이름과 성분도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안전보호구 현황마저도 영업비밀이라며 감췄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유해물질에 노출되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죽어갔는데 말이다. 


9년이 흘렀다. 그간 삼성 반도체와 엘씨디 공장에서 드러난 피해자가 사망자만 76명이요, 백혈병, 뇌종양 등으로 병든 노동자 제보수는 224명이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두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고, 하반신이 마비되고, 이틀에 한번 투석을 하고, 혼자서는 밥도 먹을 수 없는 장애를 입은 피해자들, 병든 몸으로 일을 할 수 없어서 기초수급자가 되어 생활비조차 없는 이들이 허다하다. 삼성 핸드폰을 만드는 하청공장 노동자들은 메탄올에 중독되어 두 눈을 실명 당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수방관했다. 검찰 수사 같은 건 아예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정부는 삼성 편을 들어 작업환경 안전정보를 삼성의 영업비밀이라고 감췄다. 산업재해를 인정받으려면 노동자가 증명하라는 부당한 제도를 수정하고 정부가 삼성 직업병 문제에 적극 대처하라는 유엔(UN)의 권고도 모른 채 하고 있다. 


직업병 문제만이 아니다.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자행되었던 도청, 미행, 감금, 협박, 해고, 납치 같은 불법적인 노무관리 수법들에 대해 삼성은 아직 그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민주노조를 만들었다고 에버랜드노동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노동탄압과 인권유린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기업의 배만 불리는 온갖 규제완화, 쉬운 해고를 비롯한 노동법 개악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 


노동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도탄에 빠져 있는 동안 박근혜 정부하에 삼성 이재용은 지난 10월 27일 삼성전자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는 화려한 대관식을 가졌다. 이건희에서 이재용으로의 권력승계를 위해 계열사 주가를 조작하고, 온갖 편법, 불법적 방법을 자행해 온 끝에 이제 권력승계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국민연금이라는 공적기관의 공조 덕분에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박근혜-최순실-삼성 등 재벌의 수백억대의 비리와 유착은 이 대한민국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었는지, 누가 진짜 우리를 지배해 왔는지, 그리고 삼성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낸 돈만 204억 이다. 이외에 최순실에게 직접 뇌물을 건낸 유일한 기업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10억이 넘는 말을 선물하고, 최순실의 독일 회사에 35억을 건내고, 매달 80만 유로(약 10억)를 지급해 왔다. 삼성은 최순실씨의 일가 뿐 아니라 조카 등 친인척까지 밀착 관리해 왔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 이외에 또 얼마나 많은 비리가 있었을까 생각만 해도 참담하다. 수 백 노동자들의 목숨과 피의 대가가 어떤 방식으로 더러운 거래에 이용되고 있는지를 우리는 보고 있다. 이 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건내졌고 어떤 대가로 돌려받았는지 삼성의 책임자인 이재용을 구속해서 수사해야 한다. 


우리는 외친다. “박근혜 퇴진”과 함께 “삼성 이재용을 처벌하라”고! 박근혜 게이트의 최대 수혜자는 삼성이다. 최순실 일가에게는 수백억 뇌물을 주고, 백혈병 노동자에겐 500만원을 내민 삼성을 용서할 수 없다. 박근혜 게이트 최악의 공범, 삼성 이재용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에 반올림은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농성장에서 또 한 번의 시린 겨울을 맞으며 박근혜 퇴진, 이재용 처벌의 촛불을 든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최순실과 삼성 이재용을 구속, 처벌하라!


2016. 11. 3.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특집 5. 우리들의 이어말하기는 계속 된다 /2016.10

우리들의 이어말하기는 계속 된다

 

 

선전위원회

 

 


반올림이 노숙농성 1년을 맞아 삼성 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이어말하기를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 이어말하기는 노숙농성 돌입 전인 2015년 9월 21일 ‘삼성의 중심에서 나를 말하다‘로 시작해 반올림이 노숙농성에 돌입하면서 주요하게 삼성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려내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1년 동안 이어말하기에는 삼성 반도체/LCD 직업병 피해 노동자와 유가족을 비롯해 노동, 인권, 환경 등 각 영역의 활동가들은 물론 언론인, 법률가, 의사, 교수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활동가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이어말하기를 통해 삼성이 직업병의 실태를 알리고, 삼성에게 책임있는 역할을 줄곧 요구했다. 혹한의 추위와 폭염에도 길바닥에서 농성을 이어가는 반올림에겐 따뜻한 연대를 나누는 자리였다. 또, 이어말하기는 삼성 직업병 문제만이 지난 노숙농성 1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발생했던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혐오 살해, 가습기 살균제피해 문제 등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는 장으로 그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이번 노숙농성 1년을 맞아 주옥같은 이어말하기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책으로 엮였다. 이 과정에서 땡땡땡 협동조합의 연대가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실을 수 없어 총 340여 명의 이어말하기 참여자들 가운데 삼성 직업병 피해자 및 유가족 13분의 이야기와 연대했던 85명분의 이야기를 실었다. 이중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이어말하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김미선 님 삼성 LCD 기흥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시력장애 1급

삼성이 보상위원회를 꾸렸다는데 어이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일한 노동자는 다 똑같은 사람 아닌가요? 눈이 안 보이는 것도 힘이 드는데 삼성은 차별하려 하네요. 삼성은 정신 차리고 제발 피해자들 얘기를 들으세요. 병을 나눠서 보상한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당신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이게 할 짓입니까!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윤은진 님의 언니 (윤은진 님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 급성백혈병으로 23세 나이에 사망)

동생 떠난 지 벌써 13년이더라고요. 저도 다섯 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요. 자식 키우는 부모 마음은 다 같을 거 같아요. 아마 동생이 살아 있었으면 결혼도 했을 거고 아이도 낳고 그랬을텐데 이런 평범한 일상들을 하나도 경험하지 못하고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마음이 아주 아파요. 제가 사는 곳이 안산이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정말 세월호 부모님들도 똑같은 마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월호 유가족분들도 그런 얘기하시더라고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알아야지 위로받고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신부전 님 : 삼성LCD 재생불량성빈혈 고 윤슬기 님 어머니 (윤슬기 님은 삼성 LCD 천안사업장에 입사, 재생불량성빈혈로 만 31세에 사망)

우리 슬기는 맞는 골수가 없어서 13년간 수혈과 스테로이드 약에 의존해 살았어요. 그러다 피를 토하고 슬기가 “엄마 나 죽는거야?”라고 묻는데, 폐출혈, 장출혈이 다 온 상태라 마지막 가는 길이 너무 고통스러울 거 같아 의사한테 수면제를 놓아달라고 했고 그렇게 갔습니다. 우리 슬기는 무척 건강했어요. 공부도 잘했고요. 특히 일본어를 잘했어요. 그런 슬기가 일할 때 역겨운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부모로서 자식에게 몹쓸 짓을 했어요. 그런데 삼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있습니다. 내 새끼 삼성 보냈다가 평생 가슴에 묻고 살게 됐는데, 삼성은 돈 몇 푼 주고 끝내려 하는 거예요. 이렇게 두면 우리 슬기 같은 사람 계속 생겨날 거예요.


 

손성배 -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손경주 님 아들
하늘나라에 있는 유미 누나에게 유미 누나, 누나라고 불러도 되지요 제 아버지는 잘 지내시는지요. 제 아버지도 그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돌아가셨어요. 얼마나 억울하셨나요. 우리 아버지는 눈을 못 감으시더라고요. 눈꺼풀이 안 감겨서 간호사가 연고로 붙였어요. 이런 아픔과 죽음들을 얼마나 더 지켜봐야 하는 걸까요? 강남 한복판에서 오늘로 딱 150일째 노숙농성 24시간 이어말하기를 하고 있어요. 이어말하기를 하고 있으면 냉소와 혐오의 눈빛으로 우리를 보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혀를 끌끌 차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성과도 있었어요. 회사가 재발방지에 힘쓰기로 했어요. 이제 크게 두 가지가 남았어요.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 두 가지예요. 지치지 않게 도와주세요. 이 거대한 회사는 우리가 지치기를 기다린대요.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고,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는 일. 똘똘 뭉쳐서 해볼게요. 누나도 위에서 힘 많이 보태주세요.

 

 

 

특집 1. 반올림 노숙농성 1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2016.10

반올림 노숙농성 1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선전위원회

 

 

 

2015.10.07. 반올림 강남역 8번 출구 앞 농성 돌입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가 수용해서 만들어진 조정위원회(조정위)의 7월 23일 권고안 발표 이후 두 달 만에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조정위 권고가 아닌 자신들이 만든 보상위원회(보상위)로 인해 조정위 권고안을 미루자는 입장을 발표했고, 반올림은 삼성전자를 규탄하며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사과, 보상, 재방방지대책’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2015.10.22. 삼성 “피해자들에게 보상할테니 반올림 만나지 마라”
삼성전자가 보상위를 통해 보상 신청을 한 피해자에게 전달한 수령확인증에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합의서와 관련한 모든 사실을 일체 비밀로 유지하며 △이를 어길시 수령한 보상금을 반환하겠다고 확약” 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점을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국회의원을 통해 확인했다.

 

 

2016.02.16. 유족을 두 번 죽이는 삼성전자
외신기자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다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외신기자들이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진행했냐고 묻자 고 황유미님의 아버지 황상기님 앞에서 작업관련해서 메모했던 유미 씨의 일기장을 꺼내 안전교육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거짓 주장을 위해 딸을 잃은 아버지 앞에 사망자의 일기를 꺼내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다.

 

 

2016.03.04.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달을 맞아 1달 여간 반올림 활동가들과 직업병 피해 가족들이 릴레이 연좌시위를 결의했다. 연좌농성을 시작한 이날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망자 고 황유미 님의 기일 (3월 6일)을 맞아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추모제를 진행했다.

 

 

2016.06.01. 악성 림프종 산재 인정
삼성전자 반도체 악성 림프종 사망자 고 박효순 님의 죽음에 대해 산재를 인정받았다. 이번 산재는 화학물질 영업비밀을 이유로 자료를 비공개한 삼성을 지적하고, 벤젠 등 발암 물질 노출가능성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판정이었다.

 

 

2016.06.08. 옴부즈만 위원회 출범
삼성전자가 옴부즈만 위원회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애초 반올림 요구안이나 조정위 권고안에 담겨있는 재발방지대책에 비하면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극도로 폐쇄적인 삼성전자의 안전관리보건 실태를 외부의 눈으로 지켜볼 틈이 만들어진 것이라 그 의미가 상당하다. 반올림은 옴부즈만 출범에 대해 위원회 구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얼마나 삼성으로부터 독립적일지 우려되나 옴부즈만 위원회가 더욱 내실 있는 활동을 펼쳐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입장을 발표했다.

 

2016.09.02. 폐암 업무상 질병으로 첫 인정받아
9월 2일 근로복지공단(공단)이 폐암으로 숨진 삼성 반도체 노동자 2인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경우 폐암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 공단은 “고인들이 비소 등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고 판단되고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한 점을 고려할 때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이 8월 30일 백혈병과 비호지킴 림프종에 대해서는 발암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노출의 정도가 질병을 유발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산재를 불승인했다.

 

 

2016.09.15. 유엔인권이사회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이 부족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3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유해물질 및 폐기물 처리 관련 인권 특별 보고관의 방한 보고서”가 공식 채택되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삼성전자가 영업 비밀을 이유로 화학물질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폐쇄적인 피해자 보상을 지적하며 개선을 권고했다.

 

 

2016.09.22. 반올림에게 악의적인 언론에 제동을 걸다!
일방적으로 삼성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반올림에게 악의적인 기사를 쏟아내면서 명예를 실추시킨 뉴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등 총 5개 매체를 상대로 공익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언론인권센터,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가 함께한다.

 

 

2016.10.07. 이제 삼성이 답하라!
반올림 노숙농성 1년을 맞아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이제 삼성이 답하라” 문화제를 진행한다. 또, 이날 방진복 퍼포먼스를 비롯해 땡땡땡 협동조합과 반올림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어말하기 책이 출간되어 판매하고 있다.

불법 3대 세습 황태자, 이재용의 대관식을 멈춰라!

 [기자회견문] 불법 3대 세습 황태자, 이재용의 대관식을 멈춰라!


잠시 후 진행되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다면 사실상 삼성그룹 전체의 경영권 세습을 완성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 발행 논란부터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이르기 까지 이재용부회장의 삼성그룹 세습 역사는 불법과 편법의 연속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병원에 입원한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을 지배해왔다. 등기이사 선임은 요식행위일 뿐이다. 삼성과 이재용부회장은 책임경영을 위해서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인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경영의 의지가 있었다면, 왜 노조파괴 무노조 경영에 대해 사과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의 권리를 삼성 노동자들에게 보장 하는 것이 경영자의 책임 아닌가? 삼성전자의 하청업체 쥐어짜기로 하청업체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하청업체 노동자가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대안을 내놨는가? 삼성직업병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1년 넘게 삼성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중인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를 만나 책임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가?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중인 삼성 직업병 피해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보기는커녕, 총수의 눈치를 살피는 경영진들에게도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하여 자신이 먼저 주장한 사회적 대화 원칙을 철저히 파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부회장은 무슨 일을 했고, 어디에 있었는지 답해야 한다.


이재용부회장이 할 수 없어서 못한 일이 아니다.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할 수 없었던 일이 아니다. 할 의지가 없어서, 책임지지 않으려 안한 일이다. 이재용이 등기이사가 선임되어도 삼성 내부에서, 그리고 정권에서 과연 이재용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총수일가에게 “묻지마 충성”을 해 온 삼성임원들이다. 정권을 등에 업고 성장한 삼성이다. 삼성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수백 억 원을 기부하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비상식적인 지원은 모두 이재용부회장이 그룹을 장악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갤럭시노트7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이재용부회장의 능력이라더니, 폭발사고가 일어나자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에 대하여는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다.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전횡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등기이사나 비등기이사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이재용이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지겠다는 최소한의 변화된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세습과 삼성의 반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음을 기억하라.


국제노총(ITUC)은 삼성의 노동탄압, 직업병문제 외면에 대해 “기술은 현대적인데 노동조건은 중세적”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직업병문제를 외면하고 등기이사에 오르려는 이재용 부회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국제 서명 운동에는 단 2주 만에 35개국에서 1700명이 넘는 개인과 75개 단체가 참여하였다. 자격 없는 이재용의 경영권 세습을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팔아버리고 잘라 낸 노동자가 27,000여명이 넘는다. 오늘도 자신의 대관식을 위해 프린터 사업부 노동자 2천여 명을 구조 조정하여 제단의 제물로 바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최소 7조원의 손해를 봤으면서도, 총수일가의 경영권 영속을 위해 엘리엇이라는 초국적 투기자본과 협작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잘못 선출한 경영진 문제는 삼성 뿐 아니라 국민 경제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안정성과 사회적 책임 투자 원칙이라는 기금운용원칙에 반하여 삼성과 이재용부회장의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에도 국민연금은 삼성 이재용 편을 들었다. 이 문제로 인해 삼성과 국민연금이 배임과 주가조직 혐의로 고발을 당하고 법적 시비중인데도 또다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에서 이재용 등기이사 선임 안에 찬성하려 한다. 한편 저 먼 나라 네덜란드의 연기금에서도 삼성백혈병 문제에 대해 삼성전자에 질의를 하고 조사를 벌이는데, 우리 국민을 위해야 하는 국민연금은 단 한 번의 노력도 기울인 바 없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책임 경영을 하겠다면 신뢰를 보여야 한다. 직업병문제 해결과 노조탄압문제 해결 없이 책임경영 운운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법적 책임을 회피하라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불법으로 취득한 사채에 대해서도, 아버지 이건희가 약속한 차명계좌 사회 환원까지 책임 있는 해결을 하는 것이 먼저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정 경영에 관심이 있다면, 삼성을 이끌고 싶다면,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고,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직업병문제, 노조탄압 문제부터 해결하라.


이러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등기이사에 오른다면, 이재용 부회장의 자격시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자신만의 왕좌에 오를 것인가, 변화된 삼성을 만드는 새로운 책임 경영자가 될 것인가의 선택은 이재용 부회장의 몫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 선임 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로써 모든 게 끝났다고 안심한다면 큰 오산이다. 삼성을 일군 진짜 주역들이 일하다 병들고 죽었다. 만국의 노동자의 기본권인 노동3권이 76년간이나 삼성 총수일가의 탄압으로 처절히 짓밟혀 왔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노동기본권을 무시한 경영자는 결국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가한 우리는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이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 노동조합 인정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까지 싸워 나갈 것을 밝힌다. 이재용 부회장이 더 큰 대가를 치루기 전에 직업병 문제, 노동조합 문제를 비롯한 삼성의 잘못된 관행을 바꿀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2016. 10. 27.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보도자료] 삼성반도체 노동자 2인의 ‘폐암’ 사망, 첫 산재인정

삼성반도체 노동자 2인의 ‘폐암’ 사망, 첫 산재인정 

-  근로복지공단, 故송유경·이경희 님의 폐암 사망을 업무상질병으로 인정.

- 화학물질 노출 평가를 거부한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문제 지적,  반도체 제조라인 내 ‘비소’ 노출 인정.


1. 근로복지공단은 8월 29일과 30일, 삼성반도체 노동자였던 고 이경희, 고 송유경 님의 ‘폐암’ 사망을 산업재해로 최종 인정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폐암’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첫 사례다. 이로써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 의해 직업병 피해를 인정받은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은 총 열 네 명이고 그 질병은 아홉 종(백혈병, 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유방암, 다발성신경병증, 뇌종양, 난소암, 폐암)에 이른다. (지난 8/30자 성명에서는 ‘다발성신경병증’ 1인이 누락됨)


2. 이 사건 고인들의 업무이력 등은 다음과 같다.

 

근무기간

사업장(생산제품)

발병

사망

산재신청

고 이경희

1994.4. ~ 2005.8.

2005.9. ~ 2010.11.

기흥(반도체)

화성(반도체)

2010. 11.

2012. 5.

2012. 10.

고 송유경

1984.1. ~ 1997.6.

1997.6. ~ 1997.8.

1997.9. ~ 2001.3.

부천(반도체)

기흥(LCD)

천안(LCD)

2008. 12.

2011. 2.

2014. 1.


고인들은 모두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생산 공장에서 ‘식각’ 공정 ‘설비 엔지니어’로서 각각 16년 7개월(고 이경희), 17년 3개월(고 송유경) 동안 근무하였다. ‘식각(ETCH)’ 공정은 반도체 웨이퍼나 LCD 패널에 회로패턴을 형성하기 위하여 화학물질이나 가스 등을 이용하여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고인들은 식각 설비의 셋업(설치)과 PM(유지보수) 업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설비 챔버(chamber)를 개방하여 내부 벽면을 닦거나 환기장치의 펌프나 스크러버를 포함한 각종 부품들을 교체ㆍ세정하는 작업도 직접 하였다.


고인들은 오랜 근무기간 동안 여러 유해물질과 과로ㆍ스트레스에 복합적으로 노출되었다. 특히 ‘비소’ 노출이 폐암의 업무관련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했다. ‘비소’는 폐암의 유발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 반도체 공장에 대한 조사(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노출기준의 6배에 달하는 비소 노출이 확인되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의 요청으로 이 사건 업무환경을 직접 조사한 직업성 폐질환연구소도 ‘식각’ 공정의 특성과 고인들의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하여 “고농도의 비소 노출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근로복지공단도 이러한 조사결과에 기초하여 “고인들이 비소 등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고 판단되며,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폐암을 진단받고 사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업무관련성이 인정 된다”고 했다.


3. 반올림은 이번 처분을 적극 환영한다. 


다만 근로복지공단의 늑장 대처 문제는 이 사건에서도 반복되었다. 고 박효순 님의 악성 림프종에 대한 지난 6월의 산재인정 처분은 유족들이 산재 신청을 한지 3년 8개월 만에 나왔다. 이번 처분은 3년 10개월이 걸렸다.


또한 이 번 처분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확인된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에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


첫째, 삼성반도체 공장의 안전보건 관리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유해물질 노출이) 저 농도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그 근거로 제출된 것은 HBr, Cl2, CO 등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뿐이었다. ‘비소’에 대하여는 측정 결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스스로 밝히길, 반도체 라인에 ‘유기화합물 감지시스템’이 도입된 시기도 2007년 6월로서 고 송유경 님은 이미 퇴사한 이후였고, 고 이경희 님이 입사한지도 12년이나 지난 때였다. 결국 이 사건 고인들은 ‘비소’를 포함한 각종 발암물질들이 얼마나 노출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사업장에서 15~16년 간 근무하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직업병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우리 반도체 라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도대체 그러한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둘째, 삼성전자와 그 협력업체들이 재해노동자들의 업무환경을 은폐하고 있다.

직업성폐질환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건 조사 당시 망인들이 담당했던 업무 중 상당부분은 삼성전자의 사내ㆍ외 협력업체로 이전되어 있었다. 따라서 폐질환연구소는 해당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노출평가를 실시하고자 했으나, 그 업체들이 일제히 조사를 거부하여 조사 자체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반올림은 그동안 여러 사례와 자료에 근거하여, 삼성전자가 재해노동자들의 업무환경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매번 그러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부인했고, 최근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어느 외신 기사에 대해 “우리는 요구되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하여 또 어떤 주장을 할 것인가. 사내ㆍ외 협력업체들의 조직적인 조사 방해 행위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강변할 셈인가. 그리고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삼성전자와 그 협력업체들의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


셋째, 삼성전자가 작년 9월에 독단적으로 강행한 보상절차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반도체 직업병 피해의 실제 규모와 범위는 아무도 알지 못하고, 누구도 예단해선 안 된다. 따라서 보상 문제는 “체계적ㆍ계속적”이고 “객관적ㆍ중립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작년 7월, 보상 문제를 전담하는 ‘사회적 기구(공익법인)의 설립’을 제안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SK하이닉스가 회사로부터 독립적으로 선정된 외부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산업보건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위원회가 제안한 넓은 범위의 보상 대상을 수용한 것도 비슷한 취지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그러한 조정위원회의 권고를 전면 거부한 채, 직접 보상 범위와 내용을 정한 매우 독단적인 보상절차를 한시적으로 열었다. 보상의 절차가 폐쇄적이었을 뿐 아니라 보상의 수준과 범위 또한 매우 협소했다.


그에 따른 문제점은 바로 드러났다. ‘난소암’은 삼성의 보상절차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보상을 받는 ‘3군’ 질환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법원은 올해 1월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난소암을 산재로 공식 인정하였다. 이번에 산재가 인정된 ‘폐암’은 삼성의 보상절차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질환이다. SK하이닉스가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의 제안을 전면 수용하여 시행하고 있는 보상절차에 ‘난소암’과 ‘폐암’이 모두 ‘나군’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이토록 폐쇄적이고 협소한 보상절차를 강행한 뒤, 올해 1월에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선언했다. 그러한 보상절차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 그리고 이 사건 유족들처럼 보상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된 피해자들에게 2중, 3중의 고통을 가하고 있다.


4. 반올림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삼성전자는 반도체ㆍLCD 공장의 안전보건 관리 문제, 노동자들의 산재인정을 방해해 온 문제에 대하여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 삼성전자는 직업병 피해가족들에게 합의된 보상기준에 따른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을 실시하라.

- 정부와 국회는 산재인정 절차에서 계속되는 회사의 자료은폐 문제, 근로복지공단의 처리기간 지연 문제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라 


2016. 9. 1.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A-Z 노동이야기] 에어컨 고치느라 땀 닦을 시간도 없는 수리기사 이야기 /2016.7

에어컨 고치느라 땀 닦을 시간도 없는 수리기사 이야기

-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 정희섭 씨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예년보다 여름이 빨리 찾아온 올해, 이미 6월부터 더위가 기승이었다. 이렇게 날씨가 사람이 견디기 힘들 때, 요즘처럼 너무 덥거나, 반대로 너무 추운 시기가 전자제품 A/S 기사들이 발바닥에 땀 나게 뛰어다녀야 하는 성수기이다. 오늘 만난 정희섭 씨는 삼성전자서비스 센터에서 만 5년 수리기사로 일하고 있다. 냉장고, TV, 에어컨 등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가전제품은 모두 맡아서 수리한다. 센터 내근직도 있지만, 희섭 씨 같은 경우는 온종일 A/S를 요청하는 고객들을 집을 일일이 방문하며 일하는 외근직이다.


이곳 서비스센터가 첫 직장이신가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 여기가 제 첫 직장이에요. 인천에 모 전문대 전자과를 다니다 졸업할 때쯤, 학교에서 여기 가라고 막 홍보를 하더라고요. 당시 삼성전 정규직이라고 했으니 얼마나 인기가 좋았겠어요!그래서 경쟁률도 엄청났었는데... 알고 보니 청년 인턴제라는 정부 청년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정부 지원금(인건비) 받아 사람을 뽑는 그런 자리였었고, 정규직이라고 했지만, 원청 삼성전자 소속이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 센터의 직원이 되는 그런 자리였지요그러니까 처음에는 인턴으로 시작한 것이고, 햇수로 6년째 일하고 있는 지금도 갑(삼성전)-(삼성전자서비스)-(각 지역 서비스센터)을 지나 의 위치로 고용이 되어 있는 거. 학교도 어떻게 보면 거짓말을 한 것인데... 전문대학들이 취업률 85% 이상 실적을 채우려고 난리인데 우리 학교도 그랬던 거 같아요.”

 

첫 번째 정식 사회생활이었는데, 일은 어떠셨나요?

... 정말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몸 힘든 거는 둘째 치고, 저희는 고객방문 하는 서비스 기사잖아요. 그러다 보니 감정노동이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심하더라고요.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그 자체가 힘들다기보다, 회사가 매뉴얼을 가지고 감정노동을 엄격하게 아니 혹독하게 관리하는데 그게 너무 이상하고 지금도 사실 불편해요. 저만의 생각은 아닌, 저랑 같이 입사한 동기가 50명이었는데 지금 저 하나 남았거든요.”

 

감정노동에 대한 회사 노무관리가 엄격하다 하셨는데,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저희가 수리를 위해 방문하고 나서 2~3일 정도 지나면 고객한테 전화를 해요. 아마 삼성제품 사용하시는 분들은 받아본 적 있으실 거에요. A/S 받은 이후 불편한 점이 다시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물어본다고 하지만, 실은 수리기사의 품행에 대한 질문을 하고 1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책정하는 거죠. 평가점수가 10점이 안 나오면 바로 회사로부터 크고 작은 조치를 받아요. 매일 서비스 평가 점수 수치화해서 공개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저희도 기본적으로 9시에 업무 시작해서 저녁 6시가 퇴근인데요, 매일 아침 830분 조회를 해요. 그때 10점이 아닌 사람들은, 그러니까 9점만 받아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반성문 쓰고 여러 사람 앞에서 왜 그 점수를 받았는지 상황 설명하고, 롤플레잉(고객-기사 역을 연기하면서 서비스 매뉴얼 학습)도 하고 그랬어요. 저녁에 퇴근하고 서비스 점수 높이기 위한 대책 회의 같은 것도 하고 말이죠. 노동조합 생기고 나서 반성문 쓰는 거 등 비인격적이고 너무 가학적인 조치는 없어지긴 했는데 아직도 조합원이 한 명도 없는 센터에서는 악행을 고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 개인별 서비스평가 공개하는 건 아직도 매일 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들이 지켜야 하는 서비스 매뉴얼. 이에 따라 1~10점의 점수를 받는다. 

출처 : 미디어충청


그런데, 고객들이 저평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물건이 고장 나면 기분이 안 좋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있어요. 물건을 산지 얼마 안 되셨는데 고장이 나서 A/S를 부르신 분들. 제가 그랬어도 기분은 많이 안 좋았을 거예요. 그럴 땐 저희 기사들이 아무리 고객 응대 매뉴얼대로 해도 좋은 점수를 주진 않더라고요. 기분이 안 좋으니 그렇겠죠. 저희도 고객마다 다 기준이 다른 것이니 10점을 안 줄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평가 자체보다, 이것을 가지고 노동자들을 비인격적으로 관리하려고 하는 회사 정책이 더 문제라고 봐요. 그리고 가끔... 진상고객들도 좀 있긴 해요. 저도 어리버리하고 과잉친절 하던 입사 초기에는 좀 이상한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제가 좀 쉽게 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물건 던지고 폭력적인 언사 하는 분들은 정말 자주 만나고요, 한번은 감금을 당해서 경찰에 신고해서 나온 적도 있었어요. 아마 마음이 아프셨던 분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많이 놀랐죠.”

 

일 하시면서 힘든 때도 많으셨을 테지만, 기억에 남는 기분 좋았던 일, 보람되었던 일은 없으셨나요?

.... 글쎄요. 일이라는 게 그렇게 즐겁고 재밌고.. 그렇진 않잖아요?!아 한번 그런 적은있어요. 가끔 원청(삼성전자) 직원들이 나와서 수리를 하는 물건이 있는데, 그분들도 못하는 걸 저희가 고치는 경우가 있어요. 아마 현장 경험이 많아서 가능한 거 같네요. 좀 뿌듯하더라고요. 그 외에는 딱히.... 저희 일이라는 게 너무 건당 요금, 건당 시간에 메여있어서... 상 조급하게 힘들게 일해서 더 좋은 경험이 없는지도 모르겠네요.”

 

A/S 건수 당 수리 시간도 정해져 있나요? 하루에 몇 건 정도 처리 하시나요?

가전제품 수리는 하절기에는 정말 일이 많이 들어오죠. 예전(노조 설립 전)에는 7~8월 두달 중 딱 하루 쉬고 밤 12시까지 꼬박 일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살인적으로는 일 배분 못 하게 했어요. 성수기 기준으로 하루 최대 12~13건 정도 처리합니다. 그런데 수리 한 건50분 안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어요. 말이 50분이지 사실 앞뒤 이동시간 빼면 한건 당 20~30분밖에 안 남죠. 이 시간 동안 제품도 제대로 고쳐야 하고, 서비스 매뉴얼에 있는 데로 고객에게 설명도 자세히 친절하게 해야 해요. 시간 안에 처리하지 못해서 다음 수리 건이 있는 장소에 몇 분이라도 늦게 되면 계속 센터에서 문자 오고, 시간 왜 못 지키냐고 하고 난리가 난답니다. 저희가 수리하기 위한 공구를 여러 개 들고 다녀요. 기본적인 공구박스, 용접기계, 요즘같이 에어컨 수리가 많을 때는 냉매 가스랑 측정하는 기계 등등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한 30kg씩 이고 지고 방문해야 하는데, 무거워도 저는 무조건 한 번에 다 들고 가요. 왔다 갔다 하면 시간 뺐기니까요. 대부분 수리기사들이 이렇게 일하다 보니 손목 나가고 무릎 아프고, 디스크 수술한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요.”

 

최근, 에어컨 수리하시다가 추락해서 돌아가신 노동자 분 이야기가 기사화 된 것을 보니 시간이 없어서 안전장비도 제대로 착용하기 어렵다고 하던데?

맞아요. 최신 아파트들은 에어컨 공간이 내부에 따로 있지만, 그런 곳은 많지 않고 대부분 건물 외벽에 실외기를 설치하잖아요. 에어컨을 설치할 때는 스카이차라는 걸 불러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작업 할 수 있는데, 수리할 때는 따로 요청해야지만 쓸 수 있어요. 평소에는 안전모랑 안전로프 같은 걸 착용하고 하게 되어 있는데, 시간도 부족할 뿐 아니라 아파트 베란다 쪽에 보면 이 안전로프를 걸 수 있는 공간/고리 같은 게 있는 곳이 거의 없어요. 이동시간 제외한 20~30분 안에 안전장비 잘 착용하고, 로프 걸 데 찾아서 걸고 수리 시작하는 게 기사들 입장에서는 아주 쫄리는 일이지요. 하지만 워낙 사망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는 위태한 지경이니 저나 조합원들은 위험한 공간에서의 작업은 고객에게 사정을 말하고 일단 고소작업용 스카이 차가 오고 나서 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성수기에는 스케쥴 맞추기가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스카이차 오는 시간으로 일정 조정해서 작업 합니다.”


일한 지 5년이 지나, 이제 수리 일 자체는 손에 익었으나, 쉴 때 쉬고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는 희섭 씨. 기본급이 전혀 없고 건당 수수료만으로 임금을 채웠을 때는 동료들이 마치 신들린 것처럼 위험해도, 힘들어도 모두 무릅쓰고 일하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단다. 기본급이 생겨서 이제 생명을 걸고, 신들린 듯 일하지 않아도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희섭 씨는, “건 당 수수료이니, 건 당 수리시간이니 하는 건당땡땡땡, 이거 완전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이 죽고, 무리하게 일하고, 안전장비 하나 착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이 건 당 시스템때문이라고, 서비스품질 1위를 위시하며 노동자를 비인격적으로 다루는 회사의 가학적인 노무관리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기자회견문] 78년 삼성! 인권탄압과 오욕의 역사를 끝내자

<기자회견문> 78년 삼성! 인권탄압과 오욕의 역사를 끝내자


삼성은 1938년 창립한 이후로 성장과 성장을 거듭해 한국 최대 재벌이 됐다. 삼성은 한국 최대 기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그동안 삼성이 불법적으로 제공했다고 밝혀진 정치자금만 860여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같은 여러 불법행위에 대해서 총수들이 제대로 처벌 받은 적은 없다.


삼성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는 동안 삼성은 더욱 오만해졌다. 국민과 노동자를 깔보고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부정하는 이병철의 가훈은 부끄러운줄 모르고 여전히 삼성가 문 앞에 걸려 있다. 삼성에서 헌법보다 먼저라는 이병철의 가훈 때문에 삼성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려다 모진 탄압을 받았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납치 감금 폭행에 시달렸다.삼성은 과거에 물리적 폭력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했다. 현재는 단순 물리적 폭력을 넘어서 노동조합 가입자들의 정신과 인간관계마저 파괴하는 잔인함까지 보이고 있다. 삼성의 노동조합탄압은 노조파괴문건을 통해, 삼성그룹과 총수일가가 조직적으로 지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의 탄압으로 2명의 조합원이 목숨을 끊었지만,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 삼성은 서비스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면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삼성의 지시를 받는 바지 사장들은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센타를 폐업하겠다고 위협하고, 노동조합활동가를 징계하고, 고객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저성과자로 낙인 찍어 내쫓겠다고 한다.


에버랜드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고등법원에서 이미 부당해고 판결이 났음에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에버랜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설립과 함께 부당한 징계와 고소 고발, 근무지 이동, 관리자들의 탄압에 시달렸다.


삼성은 78년 동안 노동조합의 권리만 빼앗은 것이 아니다. 76명의 노동자들이 삼성의 핵심인 삼성전자 관계사에서 일하다 죽었다. 이 책임을 묻기 위해 9년 동안 피해자들이 싸우고 있지만 삼성은 피해자를 기만하며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아직도 삼성 직업병피해자들은 삼성본관 앞에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노숙 농성중이다.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산업재해 책임에 대해서 인정하고 책임 있는 사과를 하라는 것이다. 또 가해자인 삼성이 입맛대로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배제없고 투명한 보상을 하라는 것이다. 삼성의 탐욕과 잘못된 안전관리 때문에 직업병이 발생했는데 삼성 마음대로 피해자와 보상기준을 정하고,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삼성은 총수 전횡 속에서 78년 동안 환경파괴, 무노조 헌법유린, 위장도급 간접고용노동자 착취,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 사회질서를 문란시켰다. 법질서와 노동자들의 생명을 짓밟고 이룩한 부는 고스란히 총수일가가 독식했다. 78년 동안 삼성이 이룩한 것은 화려한 성공신화가 아니라 불법과 탈법, 비리와 생명파괴다. 그래서 삼성의 생일은 축하할 수 없다. 오히려 오늘은 삼성의 변화와 반성, 책임을 촉구하라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날이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오늘 창립 78년을 맞은 삼성이 받아야할 것은 화려한 생일케이크나 잔치상이 아니라 78년 동안 삼성과 총수일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이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는 삼성이 노동자의 생명을 존중하며, 직업병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때까지, 노동조합탄압을 중단하고 노동조합 파괴자들이 처벌 받을 때까지, 삼성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을 때까지, 삼성에 자주적인 노동조합이 설립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가 정착될때까지 ‘삼성 바로잡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삼성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삼성의 생일을 축하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6년 3월 22일

“78년 삼성, 인권탄압과 오욕의 역사를 끝내자”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민주노총, 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금속노조경기지부삼성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희망연대노조, 한국진보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타, 사회변혁노동자당, 좌파노동자회, 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 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행진, 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

특집 1.고통을 경쟁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니 직업병 피해보상, 차별과 배제없이 이뤄져야!! /2016.2

고통을 경쟁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니 직업병 피해보상, 차별과 배제 없이 이뤄져야!!



정하나 상임활동가

 


2015107일 조정위원회, 삼성, 반올림의 조정회의가 파행이 된 후 시작된 반올림 강남역 8번 출구 앞 농성 투쟁이 100일을 훌쩍 넘겼다. 그 결과, 2016112일 반올림 투쟁 8년만에 처음으로 삼성과 반올림 사이에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차별과 배제없는 보상, 여기에 담긴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반올림은 삼성과의 싸움을 매듭짓고, 왜곡된 산재보상체제 개혁과 노동자 알 권리 확보를 위한 다음 싸움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난 112, 삼성전자가 직업병 재발방지대책 중 일부에 합의했다. 반올림이 싸워온 지 약 9년 째, 직업병 피해 제보자가 222(반도체, LCD공장에 한함)에 달한 후에야 삼성이 제한적으로 응답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합의의 내용에 따라 외부전문가로 이뤄진 <옴부즈만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고, 드디어 삼성반도체 공장의 안전·보건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까지 반올림에 집계된 사망자 76명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

, 그리고 지금 삼성의 노동자들의 생명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게, 직업병 예방을 향한 삼성전자의 첫 발걸음이 꼼수 없이 올바르게 떼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이제,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죽음과 삶 앞에 또 다른 책임을 물어야 할 시기이다. 바로 직업병 피해 보상 문제를 삼성이 정당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그리고 배제와 차별이 없는 방향으로 응답해야 할 타이밍이다.

 

현재 보상, 무엇이 잘못되었나?

피해자들을 등급으로 나누는 보상체계는 곧 피해 정도를 더 드러내야 하는 방식이다. 매우 안타깝다. 이를테면 현재 삼성이 정한 기준을 보면 1,2,3군 이런 식으로 나뉘어져 보상금액이 차이가 나게 되어있다. 3군의 피해자들이 1군을 부러워하게 하는 건 이상한 일 아닌가. 3군에도 못 들어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힘든 사람들끼리 미워하게 만드는 방식, 일방적인 기준으로 피해자를 줄 세우는 방식, 당연히 받아야 하는 보상을 굴욕적인 마음이 들게 하는 이런 방식은 정말 잘못되었다.”

반올림 농성장에 방문한 한 기자의 말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부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삼성전자의 보상행태를 보고 비판한 내용이다. 그렇다. 삼성전자의 보상은 틀렸다. 보상의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 중, 보상 의제 합의 당사자였던 반올림과 여러 피해자들을 배제한 것, 실질적으로 보상하는 대상에 있어, 질환과 근속기간 및 고용형태를 회사가 독단적으로 구분해 정당하게 보상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좌절하게 만드는 것 직업병으로 인한 정신경제적 피해에 대한 다각적인 고려 없이 보상액이 정해진 점이 현재 삼성이 하고 있는 보상의 문제점이다.

이에 반올림은, 예방대책 일부에 대한 합의 이후에도 투명하고 실효있는 보상, 배제와 차별 없는 보상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앞 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직영 생산직 노동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삼성전자 공장을 드나들며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모든 노동자(연구직청소 등, 계열사 및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에 대해 피해를 보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보상에 해당하는 근속기간이나 퇴직년도를 협소하게 설정해 배제되는 이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질병의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현재 과학의 수준을 고려하여, 노출시기나 잠복기간에 대해 될 수 있는 한 폭넓게 열어놓고 보상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해결 과정에 반올림을 주체로 인정하고 보상의 기준과 형식에 대해 성의 있게 논의할 테이블을 꾸리는 것, 그리고 이 논의의 과정과 보상의 실제 집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보상의 사회화를 꾀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 직업병 피해 보상, 올바른 사회적 기준을 세우는 과정으로

삼성은 더 이상 한 단위사업장이 아니다. 기업의 크기나 영향력에 있어 대한민국이라는 한 사회를 대표하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들이 갖는 태도가 한국기업의 직업병 피해문제를 해결하는 주류를 형성 할 수 있다. ,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과 삶의 가치를 이 사회가 어떻게 인식하고 대우하게 될지에 대한 사회적 잣대를 형성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삼성이라는 데가 저 정도 나왔으면 그래도 많이 양보한 거 아니냐?’, ‘왜 삼성이 차린 보상위원회에 신청하지 않냐?’ 라며 반올림이 농성투쟁을 지속하는 것에 의아해하는 이들이 있다. 반올림은 일정 수준에서 적당히 타협하기 위해 약 9년의 시간을 싸워왔던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둘러싼, ‘사과’, ‘보상’, ‘예방의제가 올바른 지향을 담지하며 일단락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보상의제를 당사자들의 개인적인 사안 혹은 회사의 재량권에 달린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자본의 이해에 따라 피해자들을 나누고 개별화하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일하다 아프고 고통 받는 이들이 회사가 정한 일방적 기준에 갇혀 모종의 경쟁심이나 절망감이 들게 하는 삼성의 방식이 틀렸다고 더 큰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 보상의 원칙을 피해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 속에 투명하게 설정하고, 차별과 배제 없는 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직업병 피해 해결의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모든 이가 평등하게 향유할 만한 원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반올림 농성투쟁의 행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으며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연구 리포트] 살인기업 선정 결과와 선정방식/2015.7

살인기업 선정 결과와 선정방식

 

 

 

이진우 운영집행위원,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사무국장

 

 

 

산재 사망대책 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반복적인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매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해 왔다. 지난 10년간 일터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는 2만2천여 명에 달하고,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재난사고도 줄줄이 발생했다. 또한, 같은 기업에서 유사한 사고가, 유사한 원인으로 반복되었다.

 

2015년 살인기업선정식은 예년처럼 2015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10주년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 50대 기업 통계자료를 통해 선정하고, ‘지난 10년간 재난사고 와 산재 사망’을 구분하여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한 기업을 선정하였다.

 

2015년 산재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연도

기업

년도

기업

2006

GS건설

2011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2007

현대건설

2012

현대건설

STX 조선해양

2008

한국타이어

2013

한라건설

LG화학

2009

코리아 2000

2014

대우건설

현대제철

2010

GS건설

2015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표1. 역대 최악의 살인기업 명단

 

지난 10년간 매년 발표해 온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은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전년도 통계를 기초로 하고, 하청 산재를 원청으로 합산해서 하고 있다. [중대재해 발생 보고]는 사망 재해 발생 시 해당 기업이 관할 노동청에 제출 자료를 집계한 것으로, 산재보험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는 교통사고 등이 제외되어 있고, 사고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보고가 되어 있다.

 

2015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건설업 부문은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신고리원전 3호기 질소가스 질식사 사건 등 많은 사고가 발생했고, 10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5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제조업 부문은 현대중공업이 차지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업체인 선일엔지니어링 등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했고, 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10년간 산재사망 50대 기업

 

순위

기업

사망자수

순위

기업

사망자수

1

현대건설

110

10

SK 건설

53

2

대우건설

102

12

원진레이온

50

3

GS 건설

101

13

한국철도공사

47

4

우정사업본부

75

14

현대산업개발

45

5

현대중공업

74

14

현대자동차

45

6

삼성물산()건설부문

69

16

두산건설

44

7

대림산업

62

17

대우조선해양

39

8

롯데건설

61

18

동부건설

38

9

포스코건설/건설일괄

59

19

유성엔지니어링

37

10

사조산업(오룡호)

53

19

현대제철

37

표2. 10년간 산재사망 50대 기업 중 20위 기업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 50대 기업 선정은 노동부 [산재보험 통계]를 기초로 하여, [중대재해 보고] 자료를 참고하였고 하청 산재는 원청으로 합산하였다. 산재보험 통계는 교통사고, 직업병 등을 포함하고, 산재승인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해양경찰청 자료를 입수 분석하여 산재보험에서 빠진 산재 사망에 대해 조사하였다.

 

2007년, 2012년에 이어 2015년에도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현대건설이 지난 10년간의 누계치에서도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 수(110명)를 기록했다. 산재사망이 노동자의 과실에 의한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탐욕으로 인한 “기업의 구조적인 살인행위”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2014년 매출・영업이익 1위 건설사, 4대강 건설부터 원전 공사 등 굵직한 사업들로 한해 수십조를 벌어들이는 건설사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은 외면하는 기업이 현대건설이다. 건설업을 제외할 때,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을 가장 많이 일으킨 기업은 우정사업본부와 현대중공업이었다. 우정사업본부 소속 노동자 중 정규직은 공무원이라서 공무원 연금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이용하였고,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 통계를 분석하였다.

 

집배원의 노동환경은 특히 열악하기로 잘알려져 있다. 집배원은 한국 평균 노동시간의 1.5배인 3,300여 시간의 장시간노동을 감내하면서, 기상 악천후에도 위험한 오토바이 운전을 이어가야 한다. 지난 10년간 우정사업본부 노동자는 75명이 사망했다. 인력부족 상태를 방관하면서 집배원 노동자들을 골병들고, 과로사하게 만드는 중앙행정기관의 민낯이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배우 안성기 씨를 내세워 이미지 메이킹에 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위험 작업을 4만 명의 하청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발생한 산재는 은폐하며, 은폐를 통해 최근 5년간 955억 원의 보험료를 할인받는 이득까지 챙기는 나쁜 기업이다. 서울안전본부설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몽준이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제2의 세월호 사고인 사조산업의 오룡호 침몰사고는 53명 사망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박사고의 경우는 해양수색구조과의 제출을 토대로 한 것이다. 10년간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2006년 이후부터만 자료 수집되어 있어, 2005년 자료는 빠진 상태로 분석하였다. 노후선박인 오룡호는 오물 배출구 파손 상태에서 자격 미달 선원을 고용한 채 출항하였고,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쿼터량을 채우기 위해 조업을 강행하다 피항이 지연되었으며, 물량압박 때문에 선장이 퇴선조치조차 하지 못하고 참사로 이어졌다.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 해양경비 안전처는 사고원인을 축소 발표하였고, 사조사업과 정부의 관리 감독 미비의 연관성은 끊어내고, 선장에게만 화살을 돌렸다. 원진 레이온은 1988년도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문제가 밝혀졌고, 1993년도 폐업한 사업장이다. 원진 레이온에서 일하다가 직업병으로 인정된 경우는 총 943명, 그중 사망한 노동자는 총 165명에 달한다. 폐업 이후에도 직업병 및 직업병으로 인한 자살 등 지속적인 노동자 사망이 이어져 왔고, 폐업 이후 십수 년 뒤인 2005년~2014년에도 50명의 산재 사망이 이어졌다.


시민이 뽑은 재난사고,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5대 기업 선정 과정에서는 해양수색구조과에서 제출한 [선박사고 현황(2006~2014)], 경찰청에서 제출한 [안전사고 조사내역(2005~2014)], 방호조사과에서 제출한 [위험물 중요 사고(2005-2013)내역] 중 사망자 5명 이상, 사상자 10명 이상 사고목록, 법무부 형사기획에서 제출한 [중요 사고내역과 사법처리 현황(2005~2014)]을 이용하였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의 경우에는 피해자 제출 자료와 정부의 [폐손상 조사위원회] 자료를 복합 원용하였다.

 

노동자 생명을 앗아간 5대 기업 선정 과정에서는 산재 사망 50대 기업 선정 기초자료를 토대로, 직업병 산재 사망의 경우에는 불승인 남발 등으로 산재 승인 통계의 유의성이 떨어지므로, 피해자 제보 및 조사통계와 정부 산재통계를 복합 원용하였다. 산재 사망, 재난사고 5대 후보 기업 선정 기준은 공식 정부 통계와 피해자 통계를 기초로 사망자 수를 합산하여 사망자 인원을 산정한 것이다. 사망사고에 대한 조사, 보상, 처벌 등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한 분야별 대표 기업을 선정하였다.


산재 사망 5대 후보 기업은 현대건설 (산재 사망이 가장 많은 기업), 현대중공업 (하청 산재 사망과 산재 은폐 대표기업), 삼성전자 (직업병 발생 대표기업), 우정 사업본부 (중앙행정기관 산재 사망 대표 기업), 코레일 (외주화, 민영화로 시민안전까지 위협하는 대표기업) 등이 꼽혔다.


재난사고 5대 후보기업은 청해진 해운 (세월호 참사), 옥시레킷 벤키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대표 기업), 코오롱 (시설붕괴 참사 대표기업),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병원 참사 대표기업), 여수출입국 관리 사무소 (외국인 노동자 참사 대표 기관)가 선정되었다.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

최악의 노동자 살인기업

순위

기업

득표율(%)

순위

기업

득표율(%)

1

청해진 해운

69.0

1

삼성전자

46.7

2

옥시레킷벤키저

17.5

2

우정사업본부

26.9

3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6.0

3

현대중공업

12.1

4

코오롱

4.9

4

현대건설

9.5

5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2.6

5

한국철도공사(코레일)

4.8

표3. 지난 10년간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과 노동자 살인기업


 

민들이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은 청해진 해운과 삼성전자이었다. 한 시민은 청해진 해운에 대해 “노후선박, 과적, 안전교육 미실시, 운항 중 위험신호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운항한 점, 바로 구조하지 않은 점 등 엄청난 잘못이 있으면서 선장 선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기업“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삼성전자에 대해 “기업 이윤만을 추구하면서 백혈병 등 발암물질 직업병 피해노동자들 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숨기고 무마하려고만 함”이라고 평했다. 산재 사망 노동자가 가장 많았던 현대건설보다 삼성전자를 손꼽은 것은,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분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망사고 통계의 문제점

 

사망사고 관련해서는 산재 사망과 재난 사망으로 분류해 볼 수 있겠고, 우선 산재 사망 통계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수의 산재 사망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 노동자는 22,801명에 달하고, 2000년 이후 산재 사망 노동자는 33,902명으로 매년 2,422명의 산재 사망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 산재 사고 사망만인률은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산재 사망 통계의 다른 문제점은 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통계로 한정되어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산재보상은 산재보험, 공무원 연금,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선원법 및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 보험법 등 보상체계가 나뉘어 있다. 근로복지공단 산재통계는 산재보험 보상 통계만을 기초로 하고 있고, 기타 보상체계에 의한 산재통계는 합산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상 통계는 △ 적용대상의 한계 (소규모 건설공사 등 적용제외) △ 산재 은폐 (13배~30배 산재 은폐) △ 직업병 산재 불승인 남발 등으로 노동자들의 실질 산재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지속해서 받아 왔다. 재난사고 통계의 문제점은 국민안전처 출범 이후에도 재난사고에 의한 사망통계는 일원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해양 경찰청, 소방청 등으로 사고 집계는 다원화되어 있고, 각 기관별로 같은 사고에 대해 집계방식이나 산정이 다르다. 가습기 살균 피해사고의 경우처럼 기업에 의한 집단적 사망사고 발생인 경우에도 이에 대한 집계기관이 명확하지 않은 등 사각지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기업을 처벌해야 인간이 산다

 

 

노동부는 실질적인 사망 재해 대책을 내놓지 않은채 일방적인 산재 통계 기준 변경으로 산재 사망이 감소한 것처럼 착시효과만 내고 있다. 게다가 산재 사망 발생 기업의 최고 책임자 처벌은 전혀 없고, 실형 집행도 없으며, 위험의 외주화로 발생한 산재 사망에 원청 처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난사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재난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지만, 삼풍백화점 사고처럼 대표이사가 사고 발생에 직접 개입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업에 대한 조직적 책임과 처벌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반복되는 산재 사망과 재난사고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과 재벌 살리기에만 급급한 우리 사회가 기업의 잘못된 행태에 침묵한 결과이고, 사고에 대한 기업 처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제정되었거나 논의가 활발한 ‘기업살인법’.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사회에서도 시민과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에 책임을 묻고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살인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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