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한국 산재예방정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다 / 2020.07

[산재예방정책을 진단한다] 

 

 

한국 산재예방정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다 

 

 

선전위원회 편집

 

한국 정부의 산재 예방 정책은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겠다는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부처 간 불협화음, 전문 역량 부족, 이슈 되는 특정 의제만 추진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정부의 산재 사망사고 예방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와 노사 자율 안전보건점검, 정부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강태선 세명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가 모여 지난 7월 2일 오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사무실에서 대담을 가졌다. 사회에는 최민 한노보연 상임활동가가, 기록에는 박기형 한노보연 상임활동가가 맡았다. - 기자 주


집중과 선택이라는 전술이 유효했는가?

최민: 1~2년 전부터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산업재해 전반이 아니라 산재 사망사고에 집중하고, 특히 건설업과 추락사고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정진우: 이번 정부 들어서 사고 사망 재해를 줄이는 것을 더욱 강조하며 전력투구한 것 같습니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중대 재해 예방에만 집중하니, 현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요. 중대 재해를 막으려면 체제를 강화하고 여건과 역량이 갖춰져야 할 텐데, 역량 강화에는 소홀히 하고 있어요. 지나치게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일상적 안전보건에는 무관심하거나 역행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안전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부실해지고 있고요. 사고 사망 재해에 집중해야 하니, 공공기관에서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차원이겠죠.

하지만 사업장의 안전보건 수준과 관리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안전감수성, 안전의식, 안전관심을 높여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인 교육 제공, 시스템 정비 등을 예전에 비해 소홀히 하는 게 아닐까 우려됩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부작용이 심할 수 있어요. 너무 산재 사망사고에만 올인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죠.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려 보면 현장에서 빈번한 아차사고에 더욱 유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차사고 없이 중대 재해가 발생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전조가 될 수 있는 아차사고를 드러내고, 교훈으로 삼는 활동이 병행되어야 해요. 그게 보이지 않는 것이란 말입니다. 한 마디로, 밸런스가 없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강태선: 저는 정책의 전면을 다 모르지만, 제한적인 수준에서라도 평가해보면,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못했다기보다는 전략이 부재했다고 봐요. 한국은 안전보건 정책을 오랫동안 펼쳐왔죠. 문제는 국정감사나 노동부 자체 감사를 준비하는 게 목적이었다는 거죠. 산업재해는 막을 수 없다는 게 안전보건 하는 사람들의 통념이었다고 생각해요. 패배주의에 젖어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책잡히지 않을 수 있는 정책 수준에서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산재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라는 정책 목표를 제시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집중과 포기가 필요한 것이었죠. 업종은 건설업, 사고유형 중에는 추락을 선택했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포기한 것이죠. 포기하면 당연히 욕먹을 수 있겠죠. 하지만 한 번도 집중해보지 않았으니 해볼 만 한 시도였어요. 물론 포기된 측에서는 불만이 많겠죠. 

예를 들어, 보건 관련 업무를 하던 사람은 한 번도 가지 않은 건설 현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건설 직렬 쪽에서는 학교에서 4년 동안 구조역학 등 각종 지식을 배워서 들어왔고, 건설 현장 점검을 하려면 토질에 관한 지식 등 알아야 할 것이 많은데,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점검하러 보내냐는 반발도 있고요.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선택하고 집중하지 않았던 안전보건 영역에서는 필요한 일이었어요. 

사망사고, 중대 재해 예방 활동이라는 건 결국 위험을 평가하고 줄이는 것이잖아요. 효과가 분명히 검증된 것에 집중하는 게 유효한 전술일 수 있죠. 사다리와 비계 등을 중점으로 현장 점검하고, 시스템 비계 시장을 넓혀준다든지. 건설업의 안전보건 관행이 많이 바뀌리라 기대하는 것이죠. 물론 평가는 3년 뒤에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사망률 외에 더 많은 지표를 내고 평가 기준으로 필요가 있어요. 여러 가지 자료 공개도 해야 하고요. 아직 그런 게 부족하다 보니,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힘들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류현철: 인적, 재정적 자원이 순식간에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역량 축적도 시간이 필요한 일이니, 특정 의제나 국면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선택을 하게 된 의사결정 과정, 집중의 방법이 적절했는지 되묻고 싶어요. 강한 리더십에 따라 정책 실현의 동력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의사결정권을 가진 몇몇 사람의 판단에 따라 집중사업이 훅훅 바뀔 수도 있잖아요. 

정책 효과를 면밀히 검증하기보다는 단일 지표 감소에만 너무 주목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정책실행 과정과 그 효과에 대해 더 들여다보고, 다양한 주체들의 의사를 고려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정책 기조를 명확히 세우고 집행한 적이 적다 보니 정책 성과를 알리는 데만 주의를 기울였을 수도 있다고 봐요. 향후 평가도 더 세밀하고 하고 논의의 장을 열어둘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선순위를 정할 때부터 효과를 평가하고 알리기까지, 순환 논리의 오류에 빠진 게 아닌가,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진 게 아닐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방향을 지속하는 게 바람직할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진우: 저는 의욕은 있었는데 실력이 부족했다고 정리하고 싶어요. 그리고 실력이 없으면 의견수렴이라도 제대로 해야 했다고 봐요. 하지만 예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사다리 정책이 대표적이에요. 법령 개정이 단기간에 어려우니 지침으로 내놓는 것인데, 이번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부개정 하면서 사다리 관련한 규칙을 개정하지 않았어요. 앞뒤가 맞지 않죠.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주먹구구식 행정이 되는 게 아닐까요. 도급 관련해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졌어요. 내외부에서 의견수렴이 안 되고,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간 의견조율도 잘 안 되고, 그러다 보니 정책 수립과 집행이 거칠게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책은 실험 대상이 아니잖아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대한 정책의 질을 높여서 수립·시행하는 게 정책담당자들의 자세가 아닐까요.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민: 의사결정 절차도 중요하지만, 선택한 정책의 실효성 또한 중요할 텐데요. 시스템 비계 설치가 추락사 예방 효과가 검증되었다지만, 패트롤 운영이나 시스템 비계 시장 확대 등의 정책이 추락사 예방과 향후 건설 현장 안전수준 증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강태선: 사실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입니다. 절차나 방법의 타당성을 검증하려면 더 분석할 자료가 있어야죠. 죽은 사람과 다친 사람의 통계만 있잖아요. 그러나 워낙 사태가 심각하니 정책은 구사해야 하고, 현재 취합된 통계로 정확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으니 외국의 정책을 모사하게 되죠. 

법 제도는 알 수 있어도, 정책의 실행 전략은 암묵지에 해당하니 알 수가 없습니다. 패트롤 같은 건 이렇게 할 것이라고 일정 부분 추정한 것일 텐데요. 사다리 지침이나 도급 지침의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은 분명해요. 안전보건공단이나 현장과 소통이 잘 안 됐고, 실효성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결국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고, 어디까지 동의를 구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건 정책기획과 집행의 영역에 속하지 않을까요. 체계 정비를 위한 과도기가 아닐까 해요. 정리되지 않은 자료와 제도를 가지고, 여러 정책을 시도해보는 과정이랄까요.

류현철: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보고 싶어요. 전술을 잘 짜는 것도 중요하고 시도해보면서 수정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정책을 시행했다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살펴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요? 

일터의 노동자들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을지. 최근 발생한 파쇄기 사고, 질식 재해 그리고 추락재해 등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항은 아니잖습니까. 모든 현장과 해당 현장의 말단까지 완벽히 관리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에게까지 정책효과가 파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안전교육 프로그램이나 대국민 홍보뿐만 아니라요. 

예를 들어, 당사자들이 당면한 위험 상황에 대해 작업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개개인이 어려우면 대변할 수 있는 조직에 권한을 보장해주는 등. 노동자나 노동단체의 참여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에 비해서 전문성이 부족하지만, 안전보건 주체를 다변화해서 포괄적으로 안전보건 관련 활동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노동자들 스스로의 권리 보장 및 실현을 위한 노력도 중요할 것이고요. 이렇게 안전보건 관련한 주체들을 포괄하는 거버넌스, 기관 간, 이해관계자들 간 협의체를 만들어가는 일, 이를 도외시하면 앞으로의 정책 방향 또한 협소해질 수밖에 없어요.

정진우: 안전보건 활동의 주체라는 측면에서 사업장 차원의 자율적인 안전보건 활동이 필요합니다. 안전보건 행정 역량과 자율 안전보건관리, 이는 양대 축이죠. 전자뿐만 아니라 후자도 부족합니다. 행정부가 단기실적에 급급해선 곤란해요.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직접 이뤄지지 않더라도 안전보건 활동의 기본에 해당하는 자율규제를 실제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역량 투여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 일이다 보니 손 놓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예를 들면, 근로자 참여 제도를 재정비하는 일입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곳,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서 이것이 보장되려면 근로자 대표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죠. 법에는 근로자대표를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데 선출 절차나 활동내용 등이 규정되지 않은 채로 있죠. 근로자 참여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율규제가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기업 규모를 떠나서 자율적인 활동으로 많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데 이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전문성뿐만 아니라 진정성도 없는 게 아닐까 싶어요.

최민: 노동자 참여제도와 자율 안전점검은 묘하게 겹치면서도 어긋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자율 안전점검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가일 텐데요. 한국의 경우 기업들이 자율 안전점검을 규제나 책임 회피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율 안전점검이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기보다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우선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진우: 자율 안전점검은 로벤스 보고서에서 제기된 개념이었습니다. 법규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부의 관리감독만으론 사업장 안전보건 전반을 커버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법 제도를 보완하는 수단이었죠. 법을 지키기 어려우니 현장에 맡겨달라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에서도 자율규제 개념이 빠져 있어요. 이건 정부도 이를 사족으로 생각했다는 걸 반증하는 게 아닐까요. 행정의 부족한 점을 메우려면, 근로자 참여를 빼놓고는 자율 안전규제를 얘기할 수 없습니다. 현장을 가장 많이 아는 주체 중 하나니까요.

강태선: 저도 100% 동의합니다. 지난번에 OSHA 대표가 내한했을 때, 사업주만이 안전한 현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300만 개가 넘는 사업장이 있어요. 모든 일터를 감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죠. 사업주의 윤리에만 의존할 수도 없고요. 

▲   강태선 세명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결국 관리감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사업주에겐 경각심을 주는 게 필요하고, 특히 안전보건 관련 법규를 이행하기 쉽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어요. 법 이행에 따른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어요. 이를 지도하는 과정도 수반돼야 합니다. 

억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감독행정력이 중요하고, 근로감독관들도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재량권을 발휘하는 게 결국 전문성이죠. 현장 개선을 위한 관리감독, 지도 등은 법으로 규정하기 어려워요. 일정한 프로세스와 인적 역량이 갖춰져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조건에서 자율규제와 억제 효과가 실현될 수 있을까요?

류현철: 근로감독관의 재량권과 관련해서는 전문성과 공정성 모두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사전적이든 사후적이든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영세하다는 이유로 작업 중지를 내리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기업의 이해관계를 먼저 고려한 게 아니었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감독관에게 바라는 전문성이라는 것이 무엇이 기반해야 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어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사고 예방과 개선을 위한 작업 중지 요구를 하고 이를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현재 재량권이 언제 어떻게 발휘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태선: 사실상 지금은 재량권이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사업주가 노동자를 보호하도록 유도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이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패트롤 운영 관련해서 참고할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조그만 현장들의 경우, 감독관당 1년에 최소한 30~40개를 돕니다. 주로 형식적으로만 감독하는 것에 그쳐요. 똑똑한 사업주, 소위 악성 사업주들은 규제망에 걸려들지 않습니다. 말 잘 듣고 실태를 모르는 사업주는 끌려다닌다, 이런 인식이 만연해있죠. 

이번에 집중적으로 패트롤을 운영했잖아요. 현장에서는 '우리도 드디어 감독을 받았다, 정부가 이런 곳에도 오네.' 이런 반응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검받아보니까, 주로 추락 중심으로 하더라 크게 부담 안 되더라, 추락 관련 안전조치를 잘했으면 감독받는 게 어렵지 않더라, 이제 사업주들도 해야겠다, 해볼 만 하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업주의 의지가 형성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류현철: 그와 함께 사업주가 안전한 현장을 만들 수 있기 위해선 제반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에는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결국은 안전조치를 이행할 수 있는 의지만이 아니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소규모 사업장 등에서는 실제로 비용부담이 크죠. 이를 감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전히 사업주의 선의에 기대는 방식이 아닐까요?

정진우: 한 가지 정책으로는 부족합니다. 단발성으로 그칠 수 있어요. 한 번 지적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회초리를 들고 '이제부터는 정말 혼낼 거야' 같은 식으론 안전보건체계가 구축되지 않습니다. 기초적인 인프라가 구축되고서 이런 집중정책이 작동되어야 자율 안전보건관리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관리감독 및 사업장의 역량이 축적될 수 있죠. 지속가능한 정책, 장기적 전망을 지녔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보건 관리 체계·조직 변화 전제돼야

류현철: 현재 안전보건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느냐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현재 정책은 몇몇 리더십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죠. 안전보건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무엇이 중요한 과제일까요?

 

▲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강태선: 안전보건은 여러 행정이 중첩되는 영역이죠. 타워크레인과 승강기 관련 대응이 좋은 모범사례입니다. 행정안전부와 노동부, 또는 국토부와 노동부가 서로 협조해서 정책을 마련했었죠. 관계부처들에 걸쳐있는 문제들이 많죠. 건설 현장 화재 사고도 마찬가지고요. 한 부처의 몫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류현철: 그리고 안전보건 행정의 주요 관계를 사업주와 정부의 관계로 규정한다면, 노동조합 참여가 안전보건 수준을 높이는 데 유효하다는 얘기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강태선: 안전보건영역은 노사자치에 전적으로 맡겨둘 수 없다고 봅니다. 원칙적으로 노사자치가 가능하려면, 기반이 마련되어야 해요. 최저수준을 지킬 수 있도록 규범과 규칙을 만들어야 하고요. 이는 정부와 사업주 간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겠죠. 만에 하나 노사가 합의해서 위험수당 받고 넘어가는 식이 되어선 안 되잖아요.

정진우: 사업장을 배로 비유하면, 사업주가 선장이라고 할 때, 선원들을 잘 관리해서 순항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때 정부는 배 건조와 운항, 선원 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하겠죠. 사업주가 산재 예방 활동에 관한 의지와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거죠. 현장에서 안전보건 활동을 직접 해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교육도 제공해야 합니다. 단순히 감시하는 차원으로만 접근하면 한계가 있습니다.

류현철: 노동자 참여를 좀 더 얘기해보면, 독일의 경우 산재보험 자체에 노동조합이 관여하도록 하고 있고, 노동자 평의회를 통해서 사업주의 안전보건 활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 산안법에도 노동자 참여가 보장되어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산업안전 보건위원회나 명예산업 안전감독관의 실질적 운영 문제가 제기되는데, 여기에 주의를 덜 기울이고 있는 게 아닐까요? 더 활성화하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부에서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야 할 텐데요. 타임오프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하고요.

정진우: 저는 노동조합 있는 사업장과 없는 사업장의 차이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더욱 취약한 곳은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들이죠. 그곳에서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유명무실한 게 문제입니다. 노동부에서 이런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노동조합 요구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치죠. 산재 사망사고의 대부분이 작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데, 안전보건 활동을 마련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습니다. 

독일의 종업원 평의위원회, 영국, 일본의 노동자대표제도와 같은 모델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서 도입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안전보건에 의지가 있는데, 왜 이런 걸 하지 않는지 의문입니다.

안전보건 역량 강화를 위한 과제

최민: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는 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이 기업의 이해관계만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많습니다. 이번 현대제철 산재 사망사고 사례처럼 제대로 된 판단과 조치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고요. 행정의 측면에서 현장의 근로감독관이 노사관계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게 개선되어야 할까요? 인력과 예산을 더 투여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안전보건청 설립이나 조사 권한 확대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태선: 최근 인력과 예산이 늘고 있는 추세이지요. 지방 근로감독관을 늘려서 현장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본부의 인력 증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장 점검, 사고 대응이 2차적인 전문성이라면, 1차적인 전문성은 어떻게 하면 자율 안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입니다. 기술적 접근 외에 전략적 접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합니다. 본부와 중앙의 정책 그룹을 확충해야 합니다.

정진우: 동의합니다. 그런데 해외와 비교하면 인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만약 확충한다면, 인력의 정예화가 전제돼야 합니다. 채용, 경력관리, 교육 훈련 등 인사 문제와 관련해 개혁이 필요하고요. 시험 준비만 해보고 현장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어떻게 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겠습니까. 현장경험을 축적하고 정책에 녹여낼 수 있도록 세심한 인사정책이 필요합니다.

강태선: 그걸 위해서는 담당자들에게도 유인이 필요합니다. 안전보건 전문가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런 조직에 어떤 걸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개별 담당과에서 하는 일을 총괄하고 성과분석 및 정책 입안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그런 곳에 안전보건 담당자들을 세울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하고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해외 사례에 비춰 인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비슷하다고 해도,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충분한 정책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안전보건청 같은 대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조직개편은 장기적인 과제 단계적 이행 전략을 수립해가야 합니다.

류현철: 구조적 문제 또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의역 김군, 고 김용균 투쟁 등에서 제기된 '위험의 외주화'가 안전 보건의 핵심 문제라 할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안전보건 행정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까요?

강태선: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려면 사고조사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사고조사에선 기술적 원인부터 구조적 원인까지 폭넓게 다룰 수 있습니다. 단순 처벌이 아닌 재발 방지를 위한 조사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적, 법적으로 위반요소만 찾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 개선사항까지 밝히는 거죠. 조사보고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법에 반영하고 현장에서 개선하는 프로세스를 갖춰나가야 합니다. 

모든 걸 안전불감증으로 치환하는 건 문제지만, 모든 게 도급 때문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비약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고조사가 반복, 축적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관련 자료를 공개해서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대안들이 제출되어야 합니다. 안전보건공단이나 노동부에서 사고조사에 더 주의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류현철: 건설업 다단계 하도급이나 특수고용노동자 등의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기술적 안전보건 문제만이 아니라 고용 형태, 산업구조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잖아요. 이럴 때 왜 정부는 법 제도를 적극적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요?

▲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정진우: 정부 부처 간 역할이 구분되어 있고, 문제해결에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컨대, 불법 파견으로 인한 산재 사고의 경우, 누가 봐도 불법 파견인데 안전보건 관련 부서는 관심이 없고 다른 부서 소관이라고 눈감아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산업안전보건법에 특고 관련한 조항을 넣을 때도 더 세심하게 고민할 수 있는데, 특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 같아요. 건설 현장 안전감시단도 외주화하는데, 이를 산안법상 안전관리자처럼 허용해주는 것도 문제입니다. 안전관리자는 종합건설사가 직접 고용해야 하는데 말이죠. 전문성과 권한에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런 식으로 서로 일을 구분 짓고 책임을 미루는 것은 노동부와 공단이 직무유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범정부 차원의 긴밀한 업무 연계,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강태선: 그런 점에서 지금과 같은 노력을 계속 기울여나가면 좋겠습니다. 진지한 노력에 대해서는 성과 여부를 떠나 칭찬도 하고 날카롭게 비판도 하고요. 함께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갈 수 있길 바라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민: 오랜 시간 대담을 나눴는데요. 현 산재 예방정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산재 예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특집2.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을 바꾸는 산재예방정책을 바라며 / 2020.07

[산재예방정책을 진단한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을 바꾸는 산재예방정책을 바라며

 

 

박기형 / 상임활동가 

 

지난 2019년,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다. 산재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일터 중에서도 건설 현장, 그중에서도 추락사를 줄이고자 했다. 시스템 비계 설치 점검, 안전패트롤 운영 등 추락사 예방정책을 시행하고, 행정력을 건설현장 안전점검에 집중했다. 이러한 조치가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만약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유효할 수 있을까? 정말 건설현장이 안전한 일터가 되기 위해선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이러한 질문을 안고, 지난 7월 1일 광화문 부근 카페에서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분과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건설사들은 "안전관리능력"을 갖춰야 하고, 정부는 안전한 건설 노동환경을 갖추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과 집중, 그 너머의 문제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2018년 타워크레인 사고 집중 점검, 2019년 건설현장 추락재해 집중 점검, 2020년 건설현장 화재사고와 질식사고 집중 점검 등 주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특정 의제를 중심으로 대응해왔다. 건설현장에서 두드러진 사고유형별로 집중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우선 정부가 건설현장 안전에 관심과 의지를 갖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유의미한 변화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노동부가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기엔 두루뭉술한 내용이 많았거든요. 그러니 현실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확실한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전략이라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문제는 선택을 하면, 포기하는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에요.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여러 유형의 사고들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죠.

특정 의제에 집중하더라도 여러 사고 형태들을 모아서 분석하는 일도 병행이 되어야 해요. 각각의 사안에 대한 세부대책 또한 마련되어야죠. 종합대책이 부실하면 그걸 탄탄하게 만드는 것으로 가야 하는데, 사회적 이슈가 된 사안에 건별로 대응하는 게 아닐까 우려스러워요. 단편적인 방안만 내놓는 게 아닐까 싶은 거죠. 이슈화된 특정 사안에만 관심이 옮겨가는 것은 그만큼 노동부 내 산업안전 관련된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닐까요?"

강한수 위원장은 사안별로 집중해서 점검하고 관련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 해당 사안을 해결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집중점을 옮겨갈 때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타워크레인 집중점검에서 추락사 집중점검으로 정책의 강조점을 바꿔 갈 때, 타워크레인과 관련한 안전수준이 정말 올라간 것인지 평가하고,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단계라면 타워크레인 안전점검의 역량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역량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가기만 하는 것이라면, 안전관리가 누적되거나 증대해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부에서 이 점에 유의해서 산재예방정책을 검토·수립·시행하고 있는지 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2019년, 추락재해 예방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효과가 정말 나왔는지도 앞으로 지켜보면서 평가하는 일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과연 실제로 추락재해가 줄고 있는지 모니터링해야죠. 무엇보다 사망재해에 초점을 두고 했던 것인데 추락사로 이어지는 동안, 수많은 '아차 사고'가 있었을 것이잖아요.

또한 사망자만큼 중경상의 부상자도 많을 것이고요. 추락사가 줄었다면, 그만큼 중경상 사고도 함께 줄어든 것인지 점검이 필요해요. 집중을 통해 파급효과를 노린 것이라면, 사망사고 외에 다른 추락 관련 산재들도 줄어야 제대로 된 정책효과가 아닐까요?

나아가 파급효과가 있다면, 화재사고, 질식사고 집중점검으로 옮겨갈 때 추락 관련한 안전점검 또한 지속할 수 있을지도 평가가 필요하고요. 결국 중요한 문제는 집중점을 옮겨갈 때, 감독을 안 한다고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집중사업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촉발제가 될 수 있는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요."
   
제대로 된 '자율안전점검'이 가능하려면?
   

"만약 안전 장구 미지급으로 착용하지 않아서 다치거나 죽었다면, 그걸 누구의 잘못으로 규정해야 하나요? 그럴 때 미착용으로 노동자 과실로 규정하는 게 타당할까요? 만약 지급했다면, 순시가 돌아다니면서 노동자들에게 안전벨트와 안전모 착용하라고 지적했어요. 그리고 노동자들도 착용했죠.안전관리의 주요 논리 중 하나가 바로 '자율규제'다. 그런데 과연 한국의 건설현장에서 자율안전점검이 가능한 조건일까?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의 안전점검, 관리·감독을 통해 현장에서 사업주와 노동자들이 함께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고 있을까?

"한국의 사업주들은 안전보건과 관련한 관리·감독에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할 거예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 '근로감독관 나왔을 때만 조심하면 된다', '이때만 바짝 조심하면 괜찮을 거다' 등. 예를 들어 중대재해가 발생했어요. 해당 사업장에 특별근로감독이 나오죠. 그러면, 너네 한 번 정신 차려 보라면서, 온갖 산안법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과태료를 물리죠.

이렇게 징벌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현장에서도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죠. 아무리 준비해봤자 걸릴 거 다 걸린다, 평소에 신경을 써도 못 피해간다는 부정적인 인식과 회의적인 정서가 뿌리 깊게 형성되어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집중점검정책이 끝나면, 다시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설현장의 유해위험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만만치 않으며, 정부의 안전점검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런 점에서도 자율안전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역량이 천차만별이다. 현대건설, 포스코 등 대기업 건설현장의 경우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꾸리고 운영하게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도 소규모 건설현장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대기업 건설현장에서 자율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건설현장 산재사망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면, 관리가 되는 현장과 아닌 현장의 차이가 별로 피부로 와닿지 않아요. 다시 말해 건설현장 간 차이가 없는 것이죠. 건설 현장에서 산재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언제나 시공이 우선이 되기 때문이에요. 안전조치가 온전히 이뤄지고 나서 작업을 시작하는 건 어느 건설현장이 부족한 것이죠. 포스코의 경우엔 CCTV를 설치하고 안전관리자를 곳곳에 두고서 구역별로 상시 점검하고 있어요.

하지만 안전조치, 안전교육, 안전설비, 작업현장을 점검한 뒤 작업을 개시하는 안전관리 절차는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아요. 안전점검 이후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죠. 작업 자체를 전문건설사에 위임하고 원청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감시·감독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식인 거죠. 결국 강압적인 안전관리가 이뤄지게 되죠. 안전패트롤 운영이 그 연장선에 있어요.

문제는 안전관리자는 원청이 직접 고용하지만 패트롤은 하청을 준다는 점이에요. 안전관리자들이 모든 현장을 다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팀 인력 중 일부를 용역으로 사용해요. 안전팀이 관련한 지시를 하고, 패트롤은 손발이 되어 돌아다니죠. 하지만 건설현장 안전 관련 지식과 권한이 부족하다 보니 제대로 된 점검이 어려워요. 물론 작업자들이 유해위험요인을 일하면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안전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게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예컨대, 한 건설현장에 패트롤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거기서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이뤄지고 있죠. 타설 작업할 때, 펌프카가 엄청난 압력으로 콘크리트를 쏴요. 타설 지점에서 도킹을 잡은 사람, 옆에서 라인에 맞게 골고루 뿌리는 작업을 도와주는 사람 등이 여럿 모여서 작업하고 있어요. 문제는 펌프카의 바퀴가 떠 있는 채로 작업이 이뤄진다는 거예요. 쏘는 방향에 따라 특정 부위에 하중이 쏠리죠. 그때 지반침하로 인한 펌프카 전도가 자주 발생해요. 그러면 이 작업자 서너 명 중 한 명은 늘 사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위험이 늘 있다면, 타설 작업 전에 지반조사를 해야 하잖아요. 지반침하 위험이 있다면 타설작업을 중지하고요. 작업 재개 전에 충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고요. 그런 안전점검, 중지 및 재개 의사결정이 현장의 패트롤이나 안전팀을 통해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검체계가 갖춰진 곳이 별로 없어요. 그럴 권한과 역량이 부족해요. 더욱이 공사기간을 맞추는 게 최우선 원칙이다 보니, 안전점검할 시간적 여유도 없습니다. 작업중지하고 점검하는 데 따른 책임을 누구도 지기 싫어하게 되고요."

그 결과, 건설현장의 자율안전점검을 하더라도 대부분 작업자에 대한 규제 중심으로 좁혀지게 된다. 안전패트롤이 상주하면서 돌아다녀도, 노동자들이 안전장구를 잘 착용했는지, 작업자가 작업 과정에서 안전조치를 충실히 하고 있는지 등 작업자 개인에 대한 규율 위주로 점검한다. 사람의 행위만 통제하려는 방식 말이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안전을 강조하는 것에 반발감만 생긴다고 토로한다. 작업환경은 별로 바뀌지 않는데 노동자들만 못살게 굴고 귀찮게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생기는 것이다. 왜 이런 행위자 규제 중심의 안전조치만 이뤄지게 되는 것일까? 이는 다단계 하도급이라는 구조적 요인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원인 분석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발판이 고장 나서 또는 난간이나 낙하 방지망이 없어서 추락하면 그때는 누구에게 과실이 있는 건가요? 자동차 사고의 경우,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주로 따지죠. 하지만 도로 설비가 부실했다면, 차선이나 신호등에 문제가 있었다면, 싱크홀 같은 게 생겨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건 운전자의 과실이 아니잖아요.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 안전불감증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해요."

강한수 위원장은 건설현장의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건설현장의 안전시스템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동자 개인이 주위를 살피지 못했거나 실수를 했더라도, 다치거나 죽지 않을 수 있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관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기관, 지자체 등에서 건설현장 안전점검 보고서 및 개선 계획들을 제출한다. 하지만 건설현장 사고원인의 대부분은 노동자의 과실, 특히 개인 부주의로 기록되어 있다. 추락사 또한 개인이 안전고리를 착용하지 않고 일을 해서, 부주의로 발을 헛디뎌서 죽은 것이라고 적혀있기도 한다. 그런데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죽었다는 단순한 인과관계로 설명되는 추락사의 경우에도, 정말 노동자 개인만 탓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노동부가 작년 한 해 시스템 비계를 건설현장에 널리 도입하기 위해 취했던 여러 노력은 특기할만하다. 추락사가 벌어지는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부분의 산재사망사고의 원인은 개인의 기저질환, 부주의 등으로 기록되고, 대책도 안전불감증을 개선해야 한다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사고 원인을 무엇으로 규정하는가, 사고 조사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사고조사를 재검토해서 원인 규정부터 새로이 할 필요가 있다. 안전설비 부실, 작업 개시 전 안전조치 미비, 장구 미지급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건설현장의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책임을 명확히 묻는 것도 필수적이에요. 만약 안전조치하라고 잔소리만 한다고 행하는 건 아니잖아요. 스스로 할 마음이 들어야지요. 물론 마음을 먹어도 소홀하게 될 수 있으니 자극을 주거나 독려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겠죠.

다시 말해, 건설사 스스로가 바뀌어야 하죠. 집중사업 이후 건설사의 태도를 바꿔내기 위해 두 가지 방향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겠죠. 우선 유인책이랄까요. 적정공사기간 및 적정공사금액을 보장하고, 안전관리비 계상 및 집행 등에 건설사가 안전관리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재해율이 평균 미만일 때, 입찰 시 PQ점수를 조정해주거나 산재보험요율 줄여주는 것도 그렇죠.

문제는 유인만 제공하는 것으론 불충분하다는 거예요. 더군다나 건설사들이 악용할 수 있어요. 적당히 재해율 지표만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산재은폐를 하거나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을 정도로만 조치하는 것이죠.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하는 사람이 바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요.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나중에 걸리면 벌금만 내면 되고, 소송 가면 변호사만 잘 쓰면 된다는 식이에요. 책임을 적당히 지려고 하는 분위기가 만연해요. 그마저도 하청업체나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고 하고. 건설사들의 태도 변화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죠. 일정한 강제가 필요하니, 과태료나 벌금 강화, 경영책임자 처벌, 공공기관 공사 수주나 시공 자격 박탈 등의 요구가 제기되는 것이죠. 잘못을 확실히 밝히고 강력히 처벌해야, 적당히 넘어가야지 하는 수준 이상으로 안전에 관심을 쏟을 테니까요.

비유하자면 지금은 공부하는 사람이 제대로 공부하려고 하기보다는, 책상이 없어서, 의자가 불편해서, 더운데 에어컨이 없어서, 필기구가 안 좋아서 공부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공부할 수 있도록 이거저거 사달라고 하는 수준에만 머물러 있어요. 물론 이렇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래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중요하죠.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거잖아요.

모든 걸 정부나 하청업체, 노동자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죠.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부과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처벌하는 것도 필요해요. 자신에게 필요하거나 유리한 것만 챙기려고 하는 것은 막아야죠. 은근슬쩍 넘어가지 않게 면밀히 감독하고,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확실히 처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규모 건설현장 관리 방안도 고민해야

추락사 예방을 위한 집중안전점검을 할 때,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소규모 건설현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실제로도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며, 시스템비계와 같은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는 일이 더 빈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비계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여 시스템비계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등의 지원책 시행, 현장 안전점검 확대 등의 안전정책만으로 충분할지 되짚어봐야 한다.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안전조치가 미비한 이유는 단지 안전설비 가격이 비싸기 때문일까? 또는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 인력이 부족한 것은 단지 안전관리체계를 갖출 만한 인적, 재정적 여력이 부족해서일까? 왜 이런 안전관리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지 되풀어 볼 필요가 있다.

"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이 안전점검만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건설업의 경우 면허등록을 해야 해요. 신고제로 이뤄지죠.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서는 종합건설업, 전문건설업 등 영업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토목·건축·산업환경설비 등의 내용에 따라, 법인과 개인의 경우에 따라, 자기자본금 기준이 책정되어 있어요. 갖춰야 할 전문인력의 규모도 있고요.

그런데 자기자본금이나 소지면허 등에 허위기재사항이 많고, 면허대여의 문제가 있어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서 일만 따고 다시 도급을 주는 경우도 많고요. 그러니 현장의 실제 관리자와 서류상 책임자가 다르거나, 더욱이 관리책임자 자체가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해요.
 
그러니 시공 능력뿐만 아니라 안전관리 능력 자체가 확인이 안 됩니다. 건설업체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것이죠. 재정과 인력이 부족한 것은 단순히 소규모라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소규모여도 현장을 관리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을 운영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는데, 그것 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죠. 안전관리 능력이 없는 업체들을 난립하게 해놓고 영세하다고 봐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고 행정기관이 무책임한 것이죠.

무엇보다 건설현장은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안전, 건물을 짓는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해야 하잖아요. 시공능력이라는 것도 건물 자체를 지을 수 있느냐의 능력인데, 건물을 짓는다는 건 마냥 세우는 게 아니라 튼튼한 건물을 안전하게 짓는 걸 묻는 거잖아요. 그러니 건설업 허가를 더 강하게 규제하고 더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적어도 규모에 상관없이 각 현장별로 안전관리책임자가 상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관리자 선임 기준도 조정하고, 선임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드는 것은 단지 특정 사고유형만 점검하는 일로 달성되지 않을 것이다. 집중과 선택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해당 전략이 다양한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제반 조건을 마련하는 일과 병행되어야 한다. 건설현장의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조치가 작업 과정 전반에서 사전에 실행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이 안착할 수 있도록 더 체계적인 정책, 장기적인 계획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건강한 노동이야기] 매년 1만명, 산재 유가족이 바라는 것(20.05.19. 민중의소리)

한 해 2천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1만명의 산재 유가족이 생깁니다.  산재 유가족이 바라는 것, 산재 유가족 곁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최민 상임활동가의 글을 통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가운데)가 7일 서울 종각역 4거리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1주기 추모대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07 ⓒ정의철 기자

"사고를 겪으며 유가족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다. 왜 아침에 출근했던 내 가족이 무사히 퇴근하지 못했나, 사고는 왜 발생했는가, 일을 시킨 사장은 이 사고에 책임이 없는가, 무엇이 달랐더라면 그이는 살았을 수 있을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어떻게 하면 이 죽음이 헛되지 않을까." 

"‘유가족과 함께 할 사람’은 누구일까? 사고 조사가 길어져도 잊지 않고 지켜보며, 진짜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추적하고, 사고 이후 어떤 제도가 바뀌고 현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따져볼 언론, 노동자, 시민들이 바로 그들이 되어야 한다."

https://www.vop.co.kr/A00001488777.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매년 1만명, 산재 유가족이 바라는 것

한국은 2019년 한 해 동안 산재로 2020명이 사망한 나라다.

www.vop.co.kr

 

[매일노동뉴스] 반복되는 중대재해, 비정상 구조 바꿔야(2020.05.14)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이를 위한 주요한 과제들을 이태진 회원이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중대재해 사고조사 보고서 공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제도 개선,
작업중지권 실효화, 위험상황 신고제도 운영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중대재해 반복을 막기 위한 여러 제안을 담았습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519&fbclid=IwAR1V4rA1Ie5F5NT5Zv_nH8YBEvi94gh7mugqjEWvp7ROgDCnzQdmquUqF5M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519

 

www.labortoday.co.kr

 

[건강한 노동이야기] 산재는 ‘성실한 노동’이 아니라, ‘부정한 이윤 추구’에서 발생한다[20.05.05. 민중의소리]

사진 출처: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류현철 소장님이 이천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에 대해 써주셨습니다.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는 ‘산재’...단순 사고 아닌 살인”

"각성해야 한다. 글을 쓰며 성토하는 나를 포함한 전문가들도, 노동 존중 시대의 대통령도. 명복을 빌고 위로만 할 것이 아니라 왜 죽는 이들이 일용직 노동자들인지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이제 사회 주류라는 노동자들이 왜 일터에서는 주체가 되지 못하여 죽어가는지, ‘반복되는 일 속에서 숙련공이’ 되어 위험을 예지해도 작업을 멈출 권리를 얻지 못하는지 답해야 한다. "

"산재는 노동자들의 ‘성실한 노동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가들이 제 것이 아닌 목숨을 걸고 위험한 속에서 행하는 ‘부정한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https://www.vop.co.kr/A00001486024.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산재는 ‘성실한 노동’이 아니라, ‘부정한 이윤 추구’에서 발생한다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는 ‘산재’다. 단순 사고 아닌 살인이다”

www.vop.co.kr

 

[당장멈춰TV 중대재해 사망사고 사례3] 크레인사고 : 진짜 범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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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사고: 진짜 범인을 찾아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당장멈춰 부산제작팀'과 미디어뻐국이 공동 제작한 4번째 동영상입니다. 이번 회에서는 타워크래인 추락사망사건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업에서 자재를 원하는 곳으로 쉽게 이동해 주는 건설업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계인데요. 이 거대한 기계를 현장에서 조립하고 조작하는 노동자들은 매 해 추락사고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 낱낱이 다뤄 봤습니다.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사회에서 발생된 중대사망사고에 대하여 5회에 걸쳐서 발생원인, 경과 그리고 이후 조치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꼭 구독해주시고 애청해 주세요~!!

1회 - 청주 에버코스 산재사망은폐사건

2회 -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3회 - 지하철 구의역사망사건

4회 - 타워크레인 추락사망사건

5회 - 에스티유니타스 과로자살 사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당장멈춰 부산제작팀 with 미디어뻐국 by 미디어뻐꾹

* 멤버: 조애진(법률사무소 '시대'), 유선경(법률사무소 '소통'), 이기태('유닉스'노무법인), 김태규(노무법인'명가'부산지사), 이영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숙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https://www.youtube.com/watch?v=tz57XUOVejM

 

특집1. 산재사망사고 절반 줄이기, 이대로는 불가능하다 / 2019.12

산재사망사고 절반 줄이기, 이대로는 불가능하다

 

최민 상임활동가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에서 “2022년까지 자살 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 주도로 관계부처가 함께 하는 자살 예방 국가행동 계획, 교통안전 종합대책,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집행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돼 간다.

 

산재 사망사고 감소 대책을 노동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범정부적 차원의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산재 사망을 줄이기 위해 여러 부처가 공동의 행보를 시작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예를 들어 국토교통부는 10월 사고사망자가 발생한 6개 대형 건설사 현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징벌적 현장 점검'12월부터 특별 점검 형태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사에 영향력이 큰 국토교통부의 감독이 노동부의 부족한 관리, 감독 인력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넘어 건설 현장을 바꾸는 지렛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아직 산재 사망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현재 정부의 접근 방식만으로, 2022년까지 산재 사망 사고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

 

더디게 줄어드는 산재사망사고, 건설업은 오히려 증가

 

2018년부터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정부에서는 2018년 사고사망만인율 8% 감소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2018년 사고사망자 수는 971명으로 2017964명보다 더 증가했다. 노동부는 산재보험 적용이 확대되어 산재로 인정되는 사고 사망이 증가했고(10), 이전 년에도 사망했지만 유족급여를 뒤늦게 받은 경우가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지만, 궁색했다.

2019년은 2018년보다는 사고 사망이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 3/4분기 산업재해 발생 현황이 발표되지 않았지만(12월 발표 예정), 상반기까지의 현황을 보면, 20196월말까지 사고사망자수는 465명으로 2018년 상반기보다 38명이 감소해 7.6%의 감소율을 보였다. 사고사망만인율은 0.25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2p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줄긴 했지만,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구분

2018.

16

2019.

1~6

증감

 

증감률

ㅇ 사망자수

1,073

1,115

42

3.9

- 사고 사망자수

503

465

-38

-7.6

- 질병 사망자수

570

650

80

14.0

ㅇ 사망만인율

0.58

0.60

0.02

3.4

- 사고 사망만인율

0.27

0.25

-0.02

-7.4

- 질병 사망만인율

0.31

0.35

0.04

12.9

ㅇ 건설업 사고사망자수

235

229

-6

-2.6

ㅇ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

0.86

0.97

0.11

12.8

 

게다가 안전보건공단과 노동부가 전력 집중하고 있는 건설업의 사고 사망자는 여전히 전체 사고 사망의 49.2%229명이나 됐다. 2018년 상반기보다 6명 줄었을 뿐이다. 2.6% 감소해서, 전체 사고 사망자수 증감율보다 낮다. 산재보험 대상 건설업 노동자 수가 줄어, 사고사망만인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건설업 노동자 사망만인율은 0.86, 2018년 전체 건설업 노동자 사망만인율은 1.65, 2019년 상반기 건설업 노동자 사망만인율은 0.97이다. 2018년 전체 사고사망의 49.9%가 건설업에서 발생했는데, 그 비율도 큰 변화가 없다.

 

사고 유형으로 보면 떨어짐 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184(39.6%)으로 여전히 가장 많다. 2018년 상반기에는 떨어짐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73명으로 34.4%였고, 2018년 전체를 통틀어 보면 376명으로 38.7%였다. 떨어짐 재해가 오히려 소폭 늘어나고 있으며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아직 각 업종 내에서 사고 유형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세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산재 사망사고가 매우 더딘 속도로 감소하고 있을 뿐이며, 그 효과 역시 정부가 자신 있게 집중했던 건설 현장, 추락사고 예방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연말에 발행할 ‘2018년도 산업재해분석에서는 2018년부터 해온 추락사고 예방 중심, 건설업 안전 비계 설치 중심의 사고사망재해 예방활동에 대한 중간 점검과 진지한 평가가 제출되어야 한다. 건설업에서 추락사고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그 효과는 어떤 규모의 건설 현장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지, 아직 뚜렷하지는 않지만 이런 예방 활동이 앞으로 성과를 거두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 등이 제대로 논의돼야 한다.

▲ 지난 11월22일에 '문재인정권 생명안전제도개악분쇄!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투쟁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노동자 단속 대신 권한과 책임 있는 자를 찾아라

안전비계를 지원하여 사망사고를 줄인다는 것은 매우 좁은 목표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접근이다. 사고 사망이 매우 높은 한국 상황에서는 이런 접근이 효과를 일부 발휘하기를 기대했을 수 있다. 그런데도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는 단순한 인적 오류가 아니라 기업의 안전 문화부재 및 시스템 실패와 관련성이 높다는 최근의 연구를 고려한다면, 실제로 지금까지 2년 동안 정부의 산재 사망 사고 감축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 없이, 지금처럼 얼마 안 되는 행정력을 특정 업종에 총동원해 따라다니는 방식으로는 절대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예를 들어, 원청이나 실사용주의 책임성 강화, 실질적 경영 책임자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부여, 안전에 최상위 가치를 부여한다는 기업들의 명시적 선언과 이에 걸맞은 실천 등이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더 시급한 일일 수 있다. 안전공단에서 2018년 제출했던 또 다른 목표 중 하나가 산업현장에서 권한과 책임 있는 자가 산업안전보건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던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기술적 접근 외에 이런 거시적인 변화는 어떻게 가능할 것이며, 얼마나 추진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업주는커녕, 노동부 자신도 이런 시각을 제대로 장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1121일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은 이륜차 안전운행 및 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 및 단속이라는 보도 자료를 냈다. 최근 3년간(’16’18) 이륜차 가해 사고로 연평균 보행자 31명이 사망하고 3,63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연평균 812명의 이륜차 탑승자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특히 이륜차 탑승자 중 배달 종사자가 많아 이륜차 사고 예방은 교통안전과 산재사망사고 줄이기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운전자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121일부터는 이륜차 사고가 잦은 곳과 상습 법규 위반지역에서 고위험 위반행위를 암행 단속하고, 난폭운전 등에 대한 기획 수사도 추진한다고 한다. 국민이 좀 더 편리하게 공익 신고할 수 있도록 스마트 국민제보앱 화면에 이륜차 신고 항목을 별도로 신설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으로 산재 사고를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 탓으로 보는 접근이다. 배달 종사자들이 왜 난폭운전을 하는지 들여다보고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사고는 줄지 않는다. 노동자의 위험 행동과 단속사이에 숨바꼭질만 벌어질 뿐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고 고정급이 보장되면 훨씬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안전배달료등을 도입해서 배달 단가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서울신문, 2019.11.21.) 배달뿐 아니라, 플랫폼 노동 등의 이름으로 고용 관계를 넘어서는 노동력이 점점 증가하고, 정부는 이들의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할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위험은 여러 형태로 증가할 뿐이다.

 

노동 정책 전반이 변해야 산재 사망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산재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임금과 고용 등 노동정책 전반에서 함께 고민돼야 한다. 하지만 산재사망 사고를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노동정책 전반은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201812월 김용균 노동자의 사고 이후 석탄화력발전소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에서는 다단계 고용 구조 자체가 책임의 공백을 낳고, 새로운 위험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설비 개선은 이루어지고 있어도 약속했던 발전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는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구의역 사고와 태안화력발전소 사고에서 위험의 외주화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대안으로 직접 고용이 제안되었지만,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계획은 여전히 자회사를 통한 간접 고용 중심이다.

 

201910월에도 선로 보수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철도노조는 32교대에서 42교대로 전환하고, 안전인력을 충원하라며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1125일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측과 잠정합의하였다. 당시 코레일 사측에서도 최소한 1,800명 이상은 충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에서는 정부 예산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회사 측 주장마저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아쉽게도 노조 핵심 요구안이었던 인력충원에 대한 확답을 이끌지 못해 과제로 남았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도 마찬가지다. 이주노동자는 언어, 문화 등의 이유로 산재 사고 고위험군이 되기 쉽다. 고용허가제로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와 흔한 사고예방을 위해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 등을 교육해야 한다. 지금은 입국한 노동자가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받을 뿐, 사업주들은 관련 교육을 받을 의무가 없다. 사업주들에게는 외국인고용관리 교육을 실시하며 그 내용은 주로 고용허가제, 출입국관리법, 외국인근로자 노무관리기법 등이다. 산재 발생이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발생 시 고용 허가를 취소하는 등의 제재도 없다. 이런 제도를 그대로 두고, 개별 사업장 교육과 감독으로 2018135, 20196월까지 42명의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산재 사망사고 줄이는 것을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산업안전보건정책뿐 아니라 고용, 임금 등 노동 정책 전반을 바꿔야 한다. 지난 수십 년을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뒷전인 채로 경영을 하고, 이윤을 남겨 온 세상이다. 전 사회적으로 노동자 권리가 증진되고, 노동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과정을 통해서만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이 지켜질 수 있다.

 

산재사망사고는 그 사회 노동권의 수준과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노동존중정책이라던 약속을 모두 버리고, 유예하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줄어들길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정부는 노동자, 노동조합에 더 적극적으로 손 내밀어야 한다. 주체들의 안전보건활동 참여가 행정력의 공백을 메우고, 현장의 문화를 바꿀 것이다. 건설노조에서 얼마 전부터 국토교통부와 함께 현장안전점검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법적 근거도 없고, 큰 현장 중심의 소수 현장에, 예고한 날에만 방문하고 있다. 더 많은 노동자, 노동조합이 이렇게 사업장을 수시로 드나들며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 현장을 바꾸고, 위험하다 싶으면 멈출 수 있을 때야 사망사고가 줄어들 것이다. 노동권을 키우고, 노동인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산재 사망사고를 예방하는 정책이다.

 

[성명] 평택포승공단 이주노동자 산재사망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처벌하라!

[성명서]

평택포승공단 이주노동자 산재사망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처벌하라!

 

12413시경 아산국가산업단지 포승지구에 위치한 *오토텍에서 프레스 압착으로 인한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이 발생하였다. 현재 망자에 대한 정보는 이주노동자라는 것을 제외하고 어떠한 것도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는 김용균없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반증이다.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사고는 지난 5년간 60%나 증가해왔다. 최근 포항의 오징어가공공장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4명이 지하탱크에 방독면 없이 작업하다 사망했고, 서울 양천구 빗물펌프장 터널에서 사망한 노동자 중 이주노동자가 포함되어 있다. 위험한 일은 끈임없이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내국인 노동자가 산재사망사고를 당해도 사측이 은폐를 하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은 훨씬 은폐되기 쉽다. *오토텍에서 사망한 산재사망자의 경우 출동한 관할 소방서 구급대 정보에 의하면 13시경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환자(망자)를 이송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왜 사측이 구급차를 돌려보냈는지, 은폐시도를 한 것은 아닌지 규명되고 있지 않다.

 

프레스기는 특히나 신체적 위험이 많기 때문에 어떤 기기보다 철처한 안전대책을 필요로 한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제조업 10대 사망작업에 프레스를 꼽을 정도로 위험한 작업으로 분류하며 안전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프레스기에서 협착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음을 드러낸 것이며, 명백한 기업의 안전관리 소홀에 의한 살인이다. 산재은폐 의심 정황에서 우리는 사측의 안전관리 책임은 뒤로한 채 작업자의 실수, 부주의라며 사고원인을 호도해 망인을 모욕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또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을 제정 해야 하는 단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려면 초동수사가 중요하다. 경찰과 근로감독관은 현장을 철저히 보존하고 수사를 해야 한다. 또한 평택노동지청은 재해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산재은폐와 이로 이한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된다.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사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라!

노동자 안전무시 기업을 처벌하라!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을 제정하라!

 

2019125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 이주공대위

 

성명서_평택포승_미주오토텍_이주노동자_산재사고_진상규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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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KCC 산재 사망사고 사업주를 엄중처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공동성명]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살인이다

KCC 산재 사망사고 사업주를 엄중처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211KCC 여주 공장에서 대형 판유리를 적재하던 노동자가 유리판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3월과 8월에도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한 공장이다. 8월 사고는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유리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사망사고다. 사고 후 노동부는 이 회사를 대상으로 종합안전보건진단을 진행하고 여기서 150 여개의 시정명령을 내렸다는데, 사고는 다시 발생하고 말았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 측은 “8월 사고는 지게차에서 유리를 운반작업 중 안전벨트가 풀어지면서 유리가 넘어진 것으로 (이번 사고와) 사고유형은 다르다고 밝혔다. 회사의 이런 태도가 반복되는 사망 사고의 한 원인이다. 안전벨트가 풀어진 사고에서는 안전벨트만 챙기고, 추락 사고에서는 추락 지점에만 안전책을 세우는 식으로는 반복되는 사망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죽음의 공장을 제철소에서, 조선소에서, 건설 현장에서 수도 없이 보고 있다.

 

반복되는 사망 사고는 전체 경영 과정에서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후순위로 제쳐 두는 기업 시스템 자체가 원인이다. 산업안전보건 규정을 무시하는 사내 정책이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고, 현장 안전 문제에 대한 노동자의 개선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며, 사고가 발생하면 이런 기업 조직 문화의 책임자는 빠져나가고 사고에 직접 관련된 말단 노동자만 처벌받는 기업에서 죽음은 반복된다.

 

그래서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는 살인이다.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책임자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이며, 기업 자체이다. 철저한 진상조사로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었던 기업 경영 시스템의 문제를 밝혀내고, 그 실질적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 지난 사망 사고와 시정명령 이후 노동부는 어떤 관리 감독을 하고 있었기에 사고가 재발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래야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동료를 둘이나 잃어야 했던 KCC 노동자들이 마음 놓고 다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기업이 안전관리· 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기업의 안전관리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관할하는 경영자가 책임지도록 하는 법이다. 태안화력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으로 모인 재난· 참사 ()가족 모임에서도 중대재해 일으킨 회사는 문 닫을 정도로 강력히 처벌하는 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 이상 생산성과 이윤을 앞세운 경영에 노동자가 희생되지 않도록, 현장에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재발방지 대책이 세워지고, 국회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급히 제정돼야 할 것이다.


2019213

건강한노동세상/ 공공교통시민사회노동네트워크/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반도체노동자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생명안전시민넷/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일과건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사진 : YTN 뉴스 화면 갈무리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 편집부
  • 승인 2018.03.30 08:00






정부가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내놓았다.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안전보건법 보호범위를 넓히고 처벌을 강화했다. 위험의 외주화도 신경 썼다. 하청에서 사고가 나면 원청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다. 취지는 좋지만 급하게 얼기설기하게 꿰다 보니 허점이 있다는 뒷말도 있다. 노사 간 극명한 입장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보완할 점은 없는지 의견을 들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605

[기자회견] 반복된 노동자의 죽음에도 산재 사망사고 은폐하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규탄 기자회견

반복된 노동자의 죽음에도 산재 사망사고 은폐하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규탄 기자회견

일시장소 : 2018126() 13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

주최 :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에이치케이테크 프레스 협착 사망사고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초동조사 보고]

 

1. 재해자

- 00 : 87년생 남성

 

2. 사업장 현황

- 업체명 : ()에이치케이테크(아산시 신창면 서부북로 411-13, 041-541-2960)

- 대표이사 : 정현기

- 업체현황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 트렁크 트림 가공하여 납품하는 2차 밴드 업체.

- 재해자는 2017514일 입사. 경력으로 입사 시부터 현장반장이 되어 현장관리, 작업자관리 업무 수행. 24시간 맞교대로 작업하는 사업장임.

- 설비는 프레스를 기준으로 총 6, 프레스는 350t, 250t, 200t의 종류로 있음.

- 안전관리는 50인 미만 사업장이라 대행업체에서 진행. 대행업체 이름은 휴먼안전.

 

3. 사고내용

- 사고시간은 1242022분경, 병원 도착시간은 1242049분경.

- 직접사인은 저혈량성 쇼크, 직접사인의 원인은 두개골 및 안면골 골절, 경추골 골절

- 사고경위 : 2018124일 생산과장이 야간 작업자에게 인수인계를 하며 작업지시를 내리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200t 프레스기가 소리가 이상하다고 제보하여 200t 프레스기에 대한 정비를 위해 생산과장과 현장반장인 재해자가 이상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투입. 재해자가 프레스기에 몸을 넣어 이상여부를 확인하던 중 생산과장이 작동스위치를 눌러 프레스가 작동하여 협착됨. 프레스 정비는 외주를 주고 있으나, 센서 고장 등의 정비의 경우 현장에서 정비 실시.

 

4. 사업주 면담에서 확인된 내용

- 생산과장이 사고 직후 안전관리 대행업체와 119, 노동부에 사고사실을 신고하였으나, 노동부는 연락이 되지 않음. 출동한 119에 의해 재해자는 병원에 후송되었으나, 21시경 재해자 사망.

- 125일 새벽 경찰조사 진행. 125일 사업주가 다시 9시경 노동부에 사고사실 신고. 노동부는 14시에 안전공단 직원과 함께 사고현장에 와서 현장점검 실시 후 1530분 경 철수. 20시경 대표이사와 공장장이 노동부 천안지청에 조사를 받기위해 방문. 전면작업중지명령서는 이 때 노동부로부터 조사를 진행하며 받음.

- 경찰조사와 노동부조사 시 제출된 자료는 cctv 영상, 4대 보험 가입증명서, 근로계약서 등임.

- 노동부에서 사고조사를 12614시에 진행하기로 예정. 노동부는 안전진단명령 내릴 것이라는 점을 사업주에게 통보. 안전진단 실시는 사업주가 지정된 기관으로부터 안전진단을 통해 안전계획 수립 후 개선 결과를 노동부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임. 안전진단결과 확인, 안전진단계획 수립, 안전진단계획서 제출 후 개선 전후 내용을 노동부가 확인하고 사업장에서 작업중지 해제를 요청하면 노동부가 해제하는 것으로 사업주에게 설명. 해당 사업장 노동자의 의사를 물어야 하는 것은 사업주에게 하는 설명에서 언급조차 없음.

- 사고 당시 주변 작업자는 5. 트라우마 심리치유 관련한 내용은 사업주에게 노동부가 고지하지 않음.

- 매월 2시간씩 진행하는 정기안전교육 또한 일 2시간으로 진행하지 않고, 시간을 쪼개서 실시함. 교육내용으로는 관리감독자 교육에서 사용했던 교재를 사용. 교육자는 위탁업체, 공장장, 현장과장 등이 실시함. 방법으로는 식당에 모여 집단적으로 하는 경우와 현장에서 5~10분 정도씩 설명의 방식으로 진행. 특별안전교육은 특성(유해위험기구, 로봇, 관리대상물질 등)에 맞게 하지 않음.

- 일반검진은 아산 제일병원에서 매년 실시함. 특수검진은 실시하지 않음. 작업환경측정은 진행하나 업체는 확인 필요.

- 프레스 관련된 자율안전점검은 201711월 안전전기기술협회로부터 받음.

 

5. 법 위반 사항 검토

- 산업안전보건법

5(사업주등의 의무)

11(법령 요지의 게시 등), 12(안전보건 표지의 부착 등), 14(관리감독자), 20(안전보건관리규정), 23(안전조치), 34(안전인증), 35(자율안전확인신고), 352(자율안전확인신고), 36(안전검사), 412(위험성평가), 48(유해 위험 방지계획서 제출 등)

 

산업안전 보건법 시행규칙

46 (방호조치)

 

-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20(출입금지), 35(관리감독자의 유해위험 방지), 91(고장난 기계의 정비), 92(정비작업시 운전정지 등), 93(방호장치의 해제금지), 103(프레스 등의 위험 방지), 104(금형조정작업의 위험 방지) 등 검토.

- 고용노동부 고시 제 2008-119호 위험기계, 기구 방호장치 기준

- 고용노동부 고시 제 2010-12호 위험기계, 기구 의무안전인증 고시.

 

6.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의 문제점

- 전면작업중지 명령을 뒤늦게 내린 점, 전면작업중지 명령서만 사업주에게 전달하고, 전면작업중지명령이 내려졌음에도 현장고지, 작업중지표지판 부착 등에 대한 업무는 전혀 수행하지 않음. 이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현장의 노동자들을 2차 사고의 위험에 방치한 것임.

- 사업주에게 작업중지 해지 절차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의사 반영해야한다는 점, 작업중지해지 심의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설명조차 하지 않음. 트라우마 심리치유 안내조차 하지 않음.


보도자료_180126_고용노동부_천안지청_규탄_기자회견.hwp


[노안뉴스] 김선동·김미희 의원, ‘산재사망사고 예방 법률(안)’공동 발의 (경향신문)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2301405021&code=950312

 

김선동·김미희 의원, ‘산재사망사고 예방 법률(안)’공동 발의

 

통합진보당 김선동(순천·곡성), 김미희 의원이 산업재해 사고 예방과 사고로 인한 근로자 권익보호 등을 담은 ‘기업살인처벌법’ 등 산재사망사고 예방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선동 의원과 김미희 의원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재사망사고 예방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보장을 위한 ‘기업살인처벌법’과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김선동 의원 발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을 발의(김미희 의원 대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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