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4. 산재은폐 어떻게 대응할까 /2015.10

산재은폐 어떻게 대응할까


선전위원회


산업재해보상보험은 가장 일차적으로는 재해를 당한 노동자에게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산업재해와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민간 보험과 달리 사회보험으로서 역할 중 하나가 산재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산재은폐를 넘고 산재보험으로 노동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로 만드는 것은 노동자 건강에 큰 의미를 가진다.


현장에서의 다양한 실천

산재은폐를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실천은 이미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지회의 산재은폐 실태 조사와 고발, 산재 신청이 대표적이다. 근골격계질환 산재 은폐와 공상이 만연한 현실에 대해 조합원 연대 기금을 만들어 산재 신청을 하는 조합원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불안감을 덜어준 대림비앤코 노동조합 사례도 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SJM 지회에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일체의 공상을 없애고, 모든 업무상 재해는 산재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과의 토론과 설득 노력은 당연하다.


개별실적요율제 폐지

산재은폐를 조장하는 제도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대표적인 것이 개별실적요율제다. 개별실적요율제는 산재 발생이 많은 사업자에게 산재보험료 부담을 높여 산재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실에서 개별실적요율제는 “실제 위험을 생산하는 자는 보험요율이 낮고 힘이 없어서 위험을 떠안는 자는 보험요율이 높은 매우 불공평한 제도” (임준, 산재보험 개혁 방향과 정책방안, 2014)로 기능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산재보험 특례요율제도를 매년 1조가 넘는 보험료를 감면받고 있다. 대표적인 산재 은폐 산실인 현대중공업은 최근 5년간 955억 원의 보험료를 할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실적요율제는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제도로 폐지되어야 한다


노동안전 관리감독 강화

전반적인 노동안전 관리감독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지금처럼 평소에는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가, 산재가 발생한 사업장만 대상으로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감독만이 이루어지는 경우, 산재는 그 사건 하나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표적 감독과 징계, 범칙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업주들이 보험료 증가보다 산재 발생 후 맞닥뜨리게 되는 ‘귀찮은’ 상황이 싫어 산재를 은폐한다는 증언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상적인 관리 강화, 산재 은폐를 근절하기 위한 목적의식적인 감독이 필요하다.


불이익은 안전의 진짜 책임자에게

현대중공업의 한 하청업체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재 처리 했을 경우 (원청) 부서장으로부터 유무언의 압력을 받고, 재계약에서도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산재를 숨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정동석 노안부장 역시 “중대재해 발생 시 하청업체 퇴출제도는 원청의 책임은 묻지 않고, 하청업체와 재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방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벌점이나 불이익을 부과한다면, 사고와 안전에 실제 책임이 있는 원청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 되어야, 산재 벌칙 강화가 노동자 안전 보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산재 은폐, 솜방망이 처벌을 바꾸자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10조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는 그 발생 개요·원인 및 재발방지 계획 등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이 중에서도 처음 발생한 건에 대해서는 300만원으로 과태료를 감면해 준다. 산재은폐를 형벌로 처벌하던 종전의 규정을 개정해 과태료로 전환한 것이다. 심상정 의원실이 2014년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나마 과태료 징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2012년에는 1,242건 중 821건, 2013년에는 192건 중 55건이 경고조치를 받았다. 2011년 이후 산재은폐에 따른 사법조치 건수는 없었다. 이러니 일단 산재 은폐를 하고, 걸리면 때운다는 인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법을 지키도록 강제할 수 있는 정도의 처벌은 필요하다.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산재보험으로

산재 은폐의 고리를 끊으려면, 무엇보다 산재보험이 노동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고, 업무관련성을 입증하는 체계는 산재 은폐의 여지도 키운다. 산재 승인률이 낮고, 업무상 질병 판정의 정당성에 대한 노동자들의 신뢰가 없는 상황 역시 산재 은폐의 온상이 된다. 처음 진료하는 의사가 산재 여부를 판단하고 적절한 보험으로 처리하는 ‘선보장 후평가 체계’를 도입하고, 대신 건강보험의 보장성도 확대된 조건 아래서 산재 은폐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노안뉴스] 대법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정신과 진단서 없어도 산재" (머니투데이)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10909025571100&outlink=1

 

 

 

대법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정신과 진단서 없어도 산재"


 

 

김미애 기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더라도 자살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모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업무상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며 "그로 인해 발병한 심한 우울증으로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고 정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일터> 통권 128호 / 2014.9


 


- 차례 - 


특집

1.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작업중지권’의 현실을 넘어서기 위해

2. 노동자의 안녕을 위한 권리 구성

3. 작업중지권의 법리적 쟁점


[뉴스] 

주·야 교대근무 중 심근경색, 법원 산재 인정해 外  l 장영우


[지금 지역에서는] 

산재보험 사각지대에서 산재투쟁을 시작한다  l 금속노조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사무장 최진일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도서관 선생님을 꿈꾸는 서점 직원  l 최민


[현장의 목소리]

요양보호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줘  l 재현


[연구소 리포트]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요구할 네 가지  l 흑무


[사진으로 보는 세상]

4월16일, 그날  l 김세은


[노동시간센터(준) 기획]

시간의 폭력 : 장시간 노동이라는 돼지우리에서  l 노동시간센터(준) 김보성


[문화읽기]

일하면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 적이 있으세요?  l 김정수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고속도로 안전순찰원이 도로공사 노동자가 아니었다니!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일터 다시보기]

넘어야 할 또 다른 산 앞에서, 반올림 화이팅!  l 정하나


[이러쿵저러쿵]

마흔  l 콩


[성명서]

개별실적요율제는 산재은폐를 조장하는 제도!

확대가 웬말인가! 제도를 당장 없애는 것이 답이다!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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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인정 판결 ‘확정’- 항소심판결에 대해 공단 상고포기로 확정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인정 판결 ‘확정’ 


故황유미, 故이숙영님 산재인정 항소심 판결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상고 포기

산재인정을 받지 못한 故황민웅 유족 등 원고 3인은 대법원에 상고 제기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항소심 판결(2011누23995)에 대하여 상고를 포기했다. 공단이 8월 21일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기한인 9월 11일까지 상고하지 않았다. 이로써 7년 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삼성반도체 백혈병은 산업재해로 확정되었다. 


근로복지공단이 상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故 황유미, 故 이숙영 님에 대하여 산재인정 판결을 한데다가 2심의 경우 1심보다 엄격한 증거에 입각하여 산재인정을 내린 만큼 또다시 불복하여도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7년을 이어온 문제를 대법원에 까지 가져갈 경우 제기될 사회적 비판도 고려하였을 것이다. 


한편, 함께 소송을 제기했으나 안타깝게도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故 황민웅, 김은경, 송창호씨는 9월 4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고등법원은 이 분들에 대해 ‘일부 유해물질에 노출된 사실 및 가능성은 인정되지만 충분히 노출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업무상 질병 인정 소송에서 유해물질 취급과 노출에 대한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는 최근 대법원 판례의 경향(2014.5.29.선고 2014두1895 참조)을 고려한다면 대법원에서는 산재가 인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내 딸이 백혈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2인 1조로 함께 일한 이숙영씨도 똑같이 백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백혈병이 그 흔한 감기도 아닌데 두 명이 일하다 두 명 다 백혈병으로 죽었는데 이게 산재가 아니면 무엇이 산재입니까. 그런데도 삼성은 산재가 아니라고 하고 약속한 치료비도 주지않고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이 거짓말할 기업이 아니라고 합니다”


2007년, 황유미씨 아버님의 이러한 호소에 귀기울인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반올림을 만들고 싸운 지 7년이 흘렀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피해자들이 제보를 해왔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났다. 서서히 각계각층의 지지와 힘도 모아졌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부실한 재해조사, 회사의 자료은폐와 왜곡, 산재신청자에 대한 회유, 근로복지공단의 거듭된 불승인 등이 이어지는 길고 긴 시간 동안 피해자들이 버틸 수 있었던 큰 힘은 수많은 이들의 연대와 격려였다. 


어느새 이 싸움은 ‘아픈 노동자가 병의 원인까지 증명해야 한다’는 산재보험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냈고, 산재인정 투쟁을 넘어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또한 철옹성 같은 삼성 왕국에 균열을 내 더 이상은 감출 수도 없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는 삼성과 직업병 대책마련을 위한 교섭을 하고 있다. 삼성이 변했다는 세간의 시선들이 있지만, 이제까지 교섭장에서 보여준 삼성의 태도는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오랜 투쟁을 통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우리는 진실의 힘을 믿는다. 이제라도 삼성이 잘못을 인정하고, 많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보상하며,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해야한다.


2014. 9. 12.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특집] 3.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복귀하고 싶다! / 2014.7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복귀하고 싶다!

김정수 운영위원


산재 노동자들의 고충은 산재 승인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고 난 이후에도 계속된다. 치료에서부터 복귀까지 또다시 수많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부실한 치료와 방치되는 산재 노동자 

“그 뒤로는 의사도 원장도 만나보질 못했으니까. 처음에 처방만 해 주고 계속 물리치료만 왔다 갔다. 원무과장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더 받아야겠다고 하는 식이었어요.[각주:1] 산재 노동자들이 산재 승인 이후에 맞닥뜨리는 첫 번째 난관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본 연구소가 작년 경기도에 있는 한 사업장에서 최근 10여 년간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 요양을 다녀온 노동자 15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연구 결과를 보면 치료가 얼마나 부실하게 이루어지는지, 산재 노동자들이 어떻게 방치되는지 잘 알 수 있다. 산재 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은 치료받는 동안 “하루 1~3시간의 치료 시간을 제외하고 집에만 있음”, “물리 치료가 치료의 주를 이루고 운동 치료는 거의 없음”, “치료 효과가 의심스러우며 자구책을 찾음”, “요양 종결이나 연장 결정 과정에 의학적 판단 거의 없음”을 경험했다고 호소하였다. 이 연구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 요양을 다녀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결과를 전체 산재 요양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부실한 산재 요양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임은 분명하다. 


산재모병원 건립, 과연 적절한 대안인가?

예전부터 산재 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산재 전문 치료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 있었고, 이에 고용노동부에서 현재 울산 지역에 산재모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 노동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산재전문병원 건립 기초조사 연구”를 의뢰하였고 연구진은 종합병원/특수병원 형태로 나누어 산재전문병원 설립 타당성을 진단하였다. 이 연구에 기초하여 2012년 대구산재병원, 2013년 경기산재요양병원 등이 개원하였고, 현재 산재모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산재모병원 건립은 산재 의료전달체계 확립, 국공립 의료기관 확충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과연 적절한 대안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는 산재모병원에서 “응급외상․수지접합․화상센터와 같은 산재 특화시설, 전문 재활치료기법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시설, 중증 난치성 질환 및 직업병 등의 연구개발을 위한 시설이 설치․운영”될 계획이라고 밝혔다.[각주:2] 지금까지 전문재활치료기법이나 중증 난치성 질환 및 직업병 연구가 부족해서 산재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일까? 이런 연구개발은 필요하다면 민간 의료기관 및 연구기관을 활용하여 연구 용역을 통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고용노동부는 산재모병원 건립에 사업 기간 총 5년, 사업비 총 4,269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 또한 적절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현재 누적 흑자가 수조 원에 이르는 산재보험 재정은 산재보험의 문턱을 낮춰 산재 은폐 혹은 불승인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예방기금 또한 원래 목적대로 산재 예방사업에 활용되어야 한다. 산재모병원 건립 사업비를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건립 이후 운영과정에서 겪게 될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각주:3] 응급외상․수지접합․화상센터와 같은 산재 특화시설을 설치․운영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접근성도 고려해야 한다. 울산 지역에 건립할 경우 영남권 이외 지역의 노동자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상을 고려했을 때 현재와 같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병원을 건립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특수 전문병원 여러 개를 권역별로 건립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다.


여전히 부족한 산재보험 재활사업

“한참 쉬다가 바로 라인에 투입하다 보니까 허리에 힘이 없어서 많이 고생했죠. 기침하면 허리에 충격이 가서 몇 개월 동안 복대 매고 다니고 했으니까.[각주:4] 산재 요양으로 그나마 몸 상태가 조금 좋아지고 나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재활 및 복귀 과정에서 산재 노동자들은 불충분한 회복 상태에서 공단의 압박으로 종결하게 되거나, 작업장 복귀 관련 재활 프로그램이 없고, 업무 배치 및 전환에 대한 원칙이 부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각주:5] 산재 요양 과정에서 재활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있었고, 고용노동부 또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수년 전부터 다양한 재활 사업을 해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재활사업 5개년 계획(’01~’05), 제1차 재활사업 중기발전계획(’06~’08), 제2차 재활사업 중기발전계획(’09~’11)을 추진하였고, 현재 제3차 재활사업 중기발전계획(’12~’14)을 추진 중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4일 산재보험 50주년을 맞아 '산재보험 재활사업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세미나에서 논의된 심리재활, 직업재활, 사회재활 관련 주요 개선책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4차 산재보험 재활사업 중기발전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없다시피 했던 재활사업이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노동건강연대는 2010년 “산재보험 재활사업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산재장해인의 직업복귀율 특히 원직장 복귀율이 낮으며, 상대적으로 장해 정도가 낮은 산재장해인의 직장복귀율 역시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각주:6] 이 보고서에서 제안한 개선 과제 중 일부는 제3차 재활사업 중기발전계획(’12~’14)에 반영되어 개선 중이다. 


노동자들의 필요와 요구에 응답하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10여 년 전에 비하면 재활 및 복귀 과정에서 일부 제도적 개선이 있었다. 그런데 왜 여전히 산재 노동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기 어렵고, 충분한 재활 서비스를 받기도 어렵고, 현장에 복귀하기가 두려운 것일까? 제도적 개선이 노동자들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하다 다치고 병든 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복귀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 부족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재보험이 도입된 지 50년이 되고 외형상 크게 성장했어도 여전히 사회보험으로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1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확대된 현재 시점에서 질적인 성장도 중요하다. 산재보험이 질적으로 성장하고 사회보험으로서 제 기능을 다 하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노동자들의 필요와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1. 2013년 **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2013.12.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본문으로]
  2. “산재근로자를 위한 최첨단 진료!「산재모병원」건립 추진”, 2013.11.21.(목).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본문으로]
  3. 앞서 언급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산재전문병원 건립 기초조사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일반종합병원의 경우 “경제성은 낮게 평가되나, 공공의료의 한축으로서의 산재의료에 대한 정책적 배려의 관점에서 어느 정도의 타당성은 있다고 보여진다”고 결론을 내렸고, 재활전문 산재병원의 경우 “일반종합병원과는 달리 특수병원으로서 재활전문 산재병원은 투자비용에 비하여 경제적 편익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본문으로]
  4. 2013년 **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2013.12.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본문으로]
  5. 상동 [본문으로]
  6. 해당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조기 개입 부재”, “재활서비스간 연계 부재”, “직업재활 서비스 수급자 수 과소”, “현금 급여 위주의 직장복귀지원 제도”, “직장내 직업적응 및 훈련 프로그램 부족”, “효과성 낮은 직업훈련 지원사업”, “사회재활 서비스 부족”, “전문 인력 부족”, “예산 부족, 예산 집행 미비”, “통계 및 사업 평가 시스템의 문제”, “산재장해인 고용에 대한 사업주 의무 미약” 등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재보험 재활사업 효과성 제고를 위해 법제도, 근로복지공단 행정, 사업 방식 및 문화, 재활서비스 인프라 확충 등 네 개 분야의 개선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본문으로]

[특집] 2. 산재보험 50년 세월이 야속해~ / 2014.7

산재보험, 50년 세월이 야속해~


김재광 선전위


‘모든 산업재해를 산재로’를 요구하는 현실이 야속하다  

지난 2014년 7월 1일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이 도입된 지 50년이 된 날이다. 산재보험은 1964년 도입되었다. 1964년에는 500인 이상의 사업장과 일부 업종에만 산재보험이 적용됐지만, 점차 적용규모와 업종이 확대되면서 2000년에는 1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외형상으로 보자면 크나큰 발전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반세기 한국 사회보험의 역사이며, 도입의 목적과 취지가 산업재해 노동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치유와 예방의 동반자를 자부하고 있으니[각주:1] 실로 그 역사가 뿌듯할 만한데, 막상 현실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오죽하면 ‘모든 산재를 산재로’ 라는 뜨악하고, 논리 모순적인 요구가 가장 우선의 요구로 앞서겠는가![각주:2]


‘모든 산재를 산재로’라는 요구는 그만큼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가 ‘산업재해’로 오롯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빈번하게 은폐되는 산업재해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재해를 당한 노동자 또는 그 유족이 절박한 심정으로 용기(?)를 내어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한 요양 및 유족보상 신청은 산재보험이 사회보험인지조차 의심될 정도로 적지 아니 꺾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사회보험의 역할을 망각한 고용노동부 그리고 운영기관인 근로복지공단[각주:3] 의 부적절한 태도이며, 이와 연동하는 빡빡한 재해 인정 기준과 재해노동자가 과도하게 짊어져야 하는 입증책임 때문이다.


업무상 질병, 절반 이상이 불승인

산업재해는 크게 사고와 질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사고성 재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상당부분 인정되었다.[각주:4] 반면 업무상 질병의 경우 절반 이상이 불승인이 되었다. 통계를 보면 2013년 인정률의 경우 뇌심혈관질병 21%, 근골격계질병 53.8%, 정신질환, 자살 등등 포함하는 기타 질병 35.5%로 전체 업무상 질병 인정률이 44.1%에 지나지 않는다.[각주:5] 이나마도 최근 3-4년의 통계를 비교하자면 높은 편에 속한다. 바꿔 말하면 60%에 이르는 산재노동자의 경우 불승인되어 질병의 고통과 가정 경제의 파탄을 개인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요양신청자 중 업무상 관련성이 없는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인정 기준은 턱없이 높다. 


예컨대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과로성 질병(심혈관질환 또는 사망과 관련이 있음)과 관련하여 그 기준이 완화되었다고 고용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이 선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만만치 않다. 산재업무 현업에 종사하는 Y 노무사의 증언은 승인기준이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과로와 관련하여 발병 전 4주 64시간, 12주 60시간 이상 일했는지가 변경 기준이 되었다. 그리고 이 기준만은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실상 이것이 거의 절대적 기준이 되었다. 이 기준에 미달된 경우에는 여지없고, 이 기준 시간이 넘었다 하더라도 개인 질병 관리 등을 살피게 된다. 더욱이 문제는 시간 이외에 해당 직업이 가지는 독특한 스트레스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전 보다 과로의 인정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것은 일면 맞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노동자가 겪는 과로와 스트레스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과로성 질병뿐만 아니라 업무상 질병의 산업재해 인정의 기준은 재해노동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    


입증책임 누구의 의무인가 

2011년 6월 23일, 서울행정법원은 “백혈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 세상의 이목을 받고 있는 소위 ‘삼성 백혈병’ 사건이다. 이 판결의 의미는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최초의 백혈병 산재 인정이라는 사회적 의미도 있겠지만, 이외에도 중요한 내용을 함께 가지고 있다. 판결은 "명백하게 백혈병 유발 요인을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유해한 화학물질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백혈병이 발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하여 재해노동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하였다. 물론 이러한 판결 내용이 재해노동자의 입증책임을 전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근로복지공단의 태도와 비교하면 매우 전향적임에 틀림없다. 위 판결의 대상이 되는 유족은 2007년 딸의 죽음 이후 지난한 싸움을 하고 있다. 만일 근로복지공단이 애초에 산재사망을 인정하였다면 유족은 이다지도 힘든 싸움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은 이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태도는 일반 사보험의 이익추구와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그 이상이다. 이쯤 되면 공적기금으로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존재가치를 다시금 생각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근로복지공단은 현행법상 산재 여부는 심사되어야 한다고 한다. 법 개정 이전에는 재해 노동자의 입증책임 전환은 어림도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법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법을 바꾸지 않고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보험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재해노동자가 업무상 질병을 신청하였을 때 근로복지공단은 관련 조사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 설사 재해노동자가 ‘개떡’ 같이 요양 신청서를 작성하였다 하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은 이것이 업무상 관련이 있는지 최선을 다하여 조사하고, “명백하지 않아도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산재를 인정하면 된다. 법원이 인정하는 것을 근로복지공단이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조사하는데 행정력을 가진 준 국가기관이 개인 노동자보다 유리하지 않겠는가!  


근로복지공단이 바로 서는 시작은 모든 산재를 산재로 인정하는 것부터

산재보험의 목적이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불승인할까’ 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정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사보험이 아닌 공공보험과 공공기관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현재의 근로복지공단의 행태 때문에 개별 노동자들은 산재보험 급여 신청을 주저하게 된다. 산재보험의 수혜를 받아야 하는 재해노동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은 두렵고 먼 하늘이다. 근로복지공단이 5조에 가까운 수익을 남겨도 재해노동자는 즐겁고 행복하지 않은 이유이다. 


50년, 반세기, 세대가 두 번 물갈이가 될 수 있는 참으로 긴 시간이다. 이쯤 되면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산재보험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이 스스로 제대로 서기 위해서 몸부림을 쳐야 맞지 않을까? 그 시작이 모든 산업재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현행법에 의해 인정기준, 입증책임이 불가피하다고 뒤로 숨을 일이 아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지금이라도 못할 것이 없다. 불승인이 목표가 아니라 가능한 승인을 조직목표로 하고, 조직의 중요한 부처로 직업성 질병 원인 파악 전담부서를 구성하면 된다. 동시에 적어도 “명백하지 않아도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재해로 승인하면 된다. 혹여 재정 상황을 운운할 것이라면 우선 대사업장으로부터 부당하게 감면하는 수조 원에 이르는 산재보험료부터 챙기고서 나서 운을 떼는 것이 순서이다. 


  1. 산재보험법 제1조(목적)은 다음과 같이 이 법의 취지와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 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문으로]
  2. 산재보험 50년을 맞아 안전보건단체 등 여러 민주사회단체가 구성한 ‘산재보험 50년을 맞아 구성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산재보험과 안전할 권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10대 요구안을 발표하였는데 그 첫 번째 요구가 ‘모든 산재를 산재로’이다. 전체 요구 사항은 연구소 홈페이지(www.kilsh.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이 2008년부터 지난 5년간 산재보험료로 징수한 총 금액은 약 23조 9,850억 원이며, 이 중 노동자들에게 산재 보상 차원에서 지급한 각종 급여 총액은 17조 8,854억 원 가량이다. 지난 5년간 약 5조 원의 흑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흑자는 그만큼 불승인을 통하여 재해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사회보험의 가치로 따지자면 자랑일 수 없고, 오히려 가정경제 파탄, 사회갈등과 불나, 쟁송비용을 고려하면 사회적 낭비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본문으로]
  4. 사고의 경우 현행법에서는 특히 출퇴근 중 사고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2013년 위헌 심판에서 현행 산재보험법에서의 출퇴근 재해 불인정에 대해서 헌법불합치판정을 하면서 출퇴근 중 재해 인정으로의 법 개정을 촉구하였다. [본문으로]
  5. 대한직업환경의학 외래협의회 춘계 위크숍(2014): 업무상 질병 승인 및 불승인 현황[권영준] [본문으로]

<일터> 통권 126호 / 2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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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 비 새는 우산, 5 0 살 산재보험

2. 산재보험, 5 0 년 세월이 야속해~

3.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복귀하고 싶다!

산재보험이 도입된 지 5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적용 대상은 제한적이고, 업무상 질병 승인율은 낮으며, 복귀를 위한 치료와 재활 서비스는 부족하다. 가입과 적용 대상, 승인율과 결정 과정, 치료와 복귀로 나누어 산재보험의 현재를 살펴보았다.

03

뉴스

본격화 된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 l 장영우

06

지금 지역에서는

산재 보상은 얻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 l 안재범

08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아파트 경비 아저씨를 만나다 l 송홍석

12

현장의 목소리

꿈의 공장을 찾아서 l 재현

16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2) l 푸우씨

21

사진으로 보는 세상

다양한 노동, 다양한 삶 l 김세은

32

작업중지권 기획

항공기 조종사가 운항을 거부하고 싶을 때 l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34

노동시간센터() 기획

당신은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하시나요? l 김형렬

38

문화읽기

참사 이후, 달라진 것과 여전한 것 l 김재광

4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과장과 사무국장 사이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2

일터 다시보기

노동시간센터 출범이 갖는 의미 l 노동시간센터() 강세진

44

이러쿵저러쿵

산재 노동자가 제대로 치료받는 날은 언제쯤 l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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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를 발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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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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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



[알림] '일하는 모든 이들의 산재보험과 안전할 권리를 위한 공동행동'에 함께해요!!



오는 7/1 한국 사회 최초의 사회보장제도인 산재보험 도입 50년을 맞는 날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7/1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의 산재보험이 아시아 국가들에서 배워 갈 만한 선진 모델임을 알려내고' '산재보험이 산재를 겪는 노동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여전히 일터에서 하루 5.3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고 있고,  산재보험의 높은 문턱으로 인해 일하다 다치거나 병든 산재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사회보장제도로써 역할도 못 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은 대체 무엇이 선진 모델이고 누구에게 희망을 준다고 말하는 걸까요?


너무나도 뻔뻔한 근로복지공단의 태도에 맞서 노동안전보건,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 등 다양한 단체들이 공동행동에 나섭니다.  산재보험이 일하는 모든 이들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으로써 제 몫을 다 하도록 '일하다 다친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한 10대 요구안'을 발표하고 이후 문화제, 토론회 등 다양한 실천을 펼치고자 합니다. 


미약하나마 이번 공동행동이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노안뉴스] 산재보험은 시혜가 아니다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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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5&art_id=201406171347481

 

산재보험은 시혜가 아니다

권동희 노무사

 

50주년을 맞이하여, 과연 산재보험제도가 노동자의 산재를 신속·공정하게 보상하고 있는가를 평가하고 반성하는 자리부터 필요하다. 고용노동부는 보험사업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사업주의 무재해 운동에 편승하여 현장의 재해율을 낮추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오지 않았는지,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노동자를 부정수급자와 장기요양자로 간주하고 ‘산재제도’를 운영해 온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노안뉴스] 희망과 용기를 '빼앗는' 산재보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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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100&artid=201406141308191

 

희망과 용기를 '빼앗는' 산재보험

 

박송이 기자

 

 

법정근로시간보다 115시간을 초과근무한 39살 근로자가 급성 심폐정지로 갑자기 사망했다. 보수적인 법원이 산재라고 인정하는데도 공적 사회보험을 운영하는 공공기관 근로복지공단은 항소를 했다. 그렇게 해서 공단은 최근 5년 동안 산재보험으로 5조원의 흑자를 냈다. 산재보험과 복지공단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특집] 3.작업중지권의 실현으로 중대 재해를 막아내자 / 2014.4

작업중지권의 실현으로 중대 재해를 막아내자


선전위원회

 

대한민국은 여전히 중대재해, 산재사망 왕국이다. 노동부의 2013년 산재 통계를 보면, 2013년 한 해 동안 1929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매일 5.3명이 사망하는 것이고,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보상된 사망 건수만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고 있으리라고 충분히 짐작된다.

 

현재 중대재해에 대한 투쟁은 주로, 현대제철을 비롯한 삼성, 대림, SK 등 대기업의 하청 비정규 노동자 사망에 대해 원청 기업의 책임을 묻는 ‘기업살인법 제정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업살인법 제정 투쟁은 사망 재해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법 제정이 실현된다면 사망 재해를 포함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그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살인법’이 입법화되더라도 실제 사망 재해를 포함한 중대재해를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동시 병행되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작업중지권’의 실현이다. 이른바 ‘사회적 여론과 관심’을 모아내고, 입법 과정을 통해 기업살인법을 만드는 과정뿐 아니라, 현장의 주체 즉 노동자들이 스스로 행동을 통해 노동재해를 근절하는 노력과 시도가 맞물려야 만이 건강한 일터의 실현할 수 있다. 나아가 현장에서의 노동자 관점에서의 안녕한 질서를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쌓을 수 있다.

 

따라서 입법운동은 홀로 성립할 수 없으며 현장 주체의 실천 의지가 결합하여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생명과 안전에 관한 현장의 저항권, 노동자 현장질서를 구현하는 ‘작업중지권’은 현실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활동은 그 자체로 노동자 입장에서 현장질서를 구현하는 집단적 일상 활동이기에 소중한 것이다.

 

"2013년 추석 연휴, 이화여대 식당에서는 환풍기가 고장이 난 상태에서 식당 노동자들이 일을 시작했다가 결국 한 명이 근무 중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이 있었다. 어지러움과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상을 느낀 노동자들이 많았지만, 돌아가면서 바람을 쐬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길 반복하며 일을 하는 동안, 식당과 학교 측은 환풍기 고장을 방치했다. 결국, 3일 동안 이렇게 일하던 노동자 한 명이 쓰러져 응급실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진단을 받았다.'

(관련 기사 : 일터 118호, 작업중지권이 꼭 필요한 이유)

 

 이 사례는 작업 중지권이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중요하고 기본적인 권리인지를 보여준다. 작업중지권은 무엇보다 먼저, 노동자 자신의 생명과 건강에 어떠한 위험을 초래하는 작업을 거부하여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공공노조 서경지부의 하해성 조직차장은 위 사건을 겪으면서 신규 조합원뿐 아니라 조합 활동 경험이 많은 분회 간부들도 이런 상황에서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작업 중지권을 행사해야 할 상황 판단과 이어질 구체적인 행동을 단위 활동가, 조합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장에서 위험을 인지하고, 이를 거부하고, 작업중지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 위험을 예측하고 인지하는 힘, 위험의 시정을 요구하는 힘,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작업을 거부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작업 중지권에는 현장 통제권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3월 27일 현대자동차 전주 공장 엔진 고마력 써브 공정에서 작업자가 4바늘 꿰매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의원들은 “작업재개 표준서”에 기초하여 조합원 설명회 시간을 요구하였으나, 회사 측이 이를 거부했다. 결국, 전체 대의원들이 엔진공장에 집결하고, 해당 엔진공장 조합원들이 고마력라인을 세우면서 생산이 이틀간 중단되었다. 현대차 전주 공장에서는 올해 들어, 집회, 텐트 농성, 구사대 폭력, 노사 양측 고소·고발 등 노사 간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한 조합원은 “안전이나 노동시간 문제 등 별개의 사건으로 갈등하고 있지만, 핵심은 회사 측이 노조활동을 옥죄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본은 생산 손실뿐 아니라 현장 통제권 측면에서 작업중지권 행사를 극도로 꺼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장 장악력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작업중지권의 행사 범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소한, 중대재해가 발생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했을 때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작업중지권은 지금 당장, 모든 노동자가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작업 중지권이 행사되기 위해, △ 위험을 어떻게 인지할 것이며 △ 필요한 조치를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 △ 상급 단체 및 시민사회·법률 단체의 지원은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 어떤 후속 조치가 취해졌을 때 작업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이 제시되고 현장에서 쉽게 참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투쟁 사례를 만드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화여대 식당에서 노동자들이 환풍기가 수리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을 때까지 작업을 거부할 수 있기 위해, 현대자동차에서 회사 측의 작업 중지 거부가 사회적으로 비난받고 노동자들의 투쟁에 사회적 연대가 형성되기 위해, 폭설이 내리고 한파가 오면 택배 노동자나 우편집배원 노동자들이 작업을 거부할 수 있기 위해 사문화되어 가는 ‘작업중지권’을 복원하고 실현하는 현장의 기획과 실행을 준비하자.

  

* 중대재해[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재해

1.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재해

2.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3. 부상자 또는 직업성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

 

* 작업중지[산업안전보건법 제 26]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한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바로 위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바로 위 상급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제2항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원인 규명 또는 예방대책 수립을 위하여 중대재해 발생원인을 조사하고, 근로감독관과 관계 전문가로 하여금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보건진단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중대재해 발생현장을 훼손하여 제4항의 원인조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질판위는 산재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인가? / 2014.3

질판위는 산재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인가?


곽경민 회원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로 흡연을 예방하고 재정 누수를 방지할 책무가 있다’
 
얼마 전 공단검진 안내 팜플렛에서 본 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을 홍보하는 문구이다. 재정 누수를 방지할 책무… 왠지 낯설지 않는 이 문구는 얼마 전 참석하였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리게 하였다.


같은 기관에 계신 선생님께서 전공의인 나에게 시간이 되면 본인이 질판위원으로 가는 서울지역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에 배석하여 참관하는 건 어떠냐고 해서 질판위에 참석하였다. 직업환경의학 전공의 1년차로 경험이 일천한 나에게 첫 번째 질판위 참석이다. 자료를 보니 20여 명의 심의안건이 상정되어 있고, 상병명을 보니 오늘은 근골격계질환만 심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 지긋한 위원장이 있고, 6인의 위원(직업환경의학의사 1인, 신경외과의사 1인, 정형외과의사 2인, 영상의학의사 1인, 인간공학 전문가 1인)이 회의용 원탁 책상에 앉아 있다. 첫 번째 심의안건은 오늘 유일하게 재해자의 진술이 있는 안건이다. 위원장은 “신청서와 자료에 있는 내용은 우리가 다 알고 있으니, 여기에 없는 내용만 짧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에어컨 설치 기사로 일하다 요통이 생겨 산재를 신청한 30대 남성의 진술이 있었고, 질판위원들의 몇 차례 질문이 이어졌다. 재해자 진술이 끝난 후 위원회의 짧은 토론이 있었다. 업무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상병이라는 의견들이 있어서 산재승인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이가 좀 있으신 위원 한 분이 빈정대는 말투로 ‘옛날이었으면 이건 불승인’이라는 말을 던진다. ‘옛날드립’을 여기에서도 듣게 될 줄이야... 결국 표결로 가게 되었고, 다수의견으로 첫 번째 안건은 ‘산재 인정’이 되었다.


 

다음 안건은 양쪽 수지의 레이노증후군이다. 진동 폭로력이 확인되었고, 레이노스캔에서도 양성으로 나타나 어렵지 않게 산재승인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영상의학의사가 레이노스캔을 한쪽만 했으니, 한쪽 손에 대해서만 인정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결국 표결에서 한쪽에 대해서만 ‘부분인정’으로 결정이 되었다. 레이노증후군은 대개 양쪽으로 오는 질환으로, 실제 임상진료에서도 양쪽 다 증상이 있더라도 한쪽만 레이노스캔을 해서 양쪽 레이노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그런데 진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상을 위한 것이니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해야 한다며 ‘부분인정’이라 한다.


 

이후로도 ‘객관적’이라는 이름의 주관적인 논의들이 이어졌다. 반대 의견이 없어 인정될 것 같은 안건도 표결에서 ‘불인정’되는 경우도 있었고, 업무관련성은 인정되나 상병명이 업무내용이 달라 ‘불인정’되는 경우, 상병명을 잘못 적어서 ‘부분인정’ 되는 경우도 있었다. 20여건을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하려니 후반부엔 아주 짧은 논의만 하고 바로 표결로 이루어져 위원회가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건들이 다 처리된 이후 위원장은 ‘우리가 의학적으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산재보험 재정이 부당하게 누수되는 것을 막는 책무가 있다’는 류의 마무리 멘트를 하였다. 그 말을 다시 떠올리니 담배소송 홍보문구처럼 ‘질병판정위원회는 산재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로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고 재정 누수를 방지할 책무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흔히들 ‘질판위’라 줄여서 말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상질병에 대한 판정의 공정성 및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으로 근로복지공단에서 2008년 7월부터 설치한 판정위원회이다. 하지만 질판위가 신설된 이후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질환의 업무상질병 산재승인율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산재보험의 재정 누수를 막고자 객관성과 전문성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불인정, 불승인을 남발하고 있으니 개선책이라고 나온 것이 오히려 개악책이 된 것이다. 이런 질판위가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기구일까? 산재보험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가 아닌 산재노동자의 선량한 건강관리자의 역할을 하길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백년을 기다려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일까? 우리의 숙제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