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포스코 부당해고 철회하고 산재 대책 마련하라" (매일노동뉴스)

"포스코 부당해고 철회하고 산재 대책 마련하라"최근 한 달 산재사고만 5건 … 금속노조 "회사 반노조 정서가 산재로 이어져"
  • 양우람
  • 승인 2018.12.20 08:00







금속노조가 노조간부를 해고하고 되풀이되는 산업재해를 방치하는 포스코에 “반노동행위를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와 산재는 노동자에 대한 살인”이라며 “포스코의 부당해고와 산재 무대책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753

[기자회견] 21세기형 노예제도 고용외주화, 이제는 끝내야 한다!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故김용균 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21세기형 노예제도 고용외주화, 이제는 끝내야 한다!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용균 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오늘날 대한민국은 별 다른 기술이나 설비 없이 노동력을 제공할 인간만을 보유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상대로 필요한 머릿수만 채워주고 이윤을 얻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허용되고 있다. 파견·용역·하청·도급·자회사 등 부르는 이름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것들에 소속된 전체 노동자의 숫자는 수백만을 헤아릴 만큼 어마어마하다. 

고용의 외주화를 통해 거래되는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아야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별 다른 이유도 없이 중개인에게 갈취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호한 관리와 책임구조 속에서 안전과 생명마저 보호받지 못 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수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음에도 외주화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태안화력 24살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님의 죽음도 그 일부다. 이미 보령화력발전소에서 판박이처럼 닮은 사망사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작업환경 개선조치 없이 방치하다 또 사고가 일어나 죽음을 당했다. 업체는 사고 직후에도 희생자 구조보다 현장정리를 우선했고, 방치되었던 시체가 치워지자마자 설비를 다시 가동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현대의 우리는 노예제도가 반인륜적인 제도라고 이해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고용외주화는 이보다 더 잔인한 제도다. 적어도 과거 노예주인들은 노동력이 필요하면 노예를 직접 사들였다. 바로 그 때문에 재산 손실을 피하려는 동기에 불과하더라도, 노예의 안전과 건강만큼은 소유자가 책임져야할 몫이었다. 현대의 노동력은 노동자의 몸이 아니라 시간을 단위로 거래된다. 이제는 노동자가 죽거나 다쳐도 사용자는 자기 과실이 아님만 증명할 수 있으면 아무런 손실이 없다. 생산이 중단된 시간의 공백은 다른 노동자를 투입하여 채우면 그만이다. 그러니 사용자들은 쉽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도록 고용만 대신해줄 대리자를 찾게 되고, 이것이 고용외주화의 대 흥행을 불러왔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이런 반인륜적 제도를 도입하고 허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이들 또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다른 책임자를 찾으며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기 바쁘다. 책임자는 아무도 없고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1년을 다 채우지도 못한 2018년 올해에 경기도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가 확인된 것만 65명에 달한다. 이게 전부가 아닐 것이다. 삼성 물류센터 공사장에서 추락해 숨진 23살 김씨, 이마트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수리하다 숨진 21살 이씨, 삼성전자 공장에서 이산화탄소 유출로 숨진 또 다른 24살 이씨 등, 태안화력 김용균님과 닮은 죽음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고용을 외주화 한다는 건, 사람의 생명을 도박판에 올려놓고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전에 대한 책임 없이 일을 시켜서 이윤만 챙기는 행위는 오늘 당장이라도 중단되어야 한다. 유명을 달리하신 김용균님에 대한 추모가 슬픔에서 머물지 않고 당장 나의 가족과 우리 이웃이 당할 수 있는 비극을 멈추기 위해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결정적이고 최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81220

태안화력발력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경기시민대책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181220보도자료민주노총_경기도본부태안화력_하청노동자_故김용균.hwp


[언론보도]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③ 업무적합성 평가의 고려점들 (매일노동뉴스)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③ 업무적합성 평가의 고려점들송윤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송윤희
  • 승인 2018.12.20 08:00








작은 건설폐기물 수거업체를 방문해서 노동자 상담을 했다. 스물여섯 젊은 남자의 혈압이 190/110으로 나왔다. 병원 입원 상태라면 당장 정맥에 혈압강하제를 투여해야 할 정도로 높은 수치다. 깜짝 놀라 더 자세히 상황을 물었다. 그는 혈압약을 먹은 지 두 달째였으나 하루 한 알 투약으로 조절이 안 되고 있었고 2조2교대제, 흔히들 말하는 ‘죽음의 맞교대’를 하고 있었다. 생활 습관도 엉망이었다. 혈압약을 먹고 있음에도 매일 소주 두 병에 담배 한 갑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도 없었고 건강해 보였다. 일하는 데 몸에 무리가 된다고 하지도 않았다. 그는 업무적합성 평가 대상인가? 맞다. 대상이다. ‘고혈압성 긴박’이라는 개념이 있다. 신체의 특이증상이나 병의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너무나 혈압이 높아(180/120 이상) 주의를 요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젊은 노동자는 의학적으로 이 범주에 속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사업장에 꺼내지도 않았다. 왜냐면 영세 사업장에서의 업무적합성 평가는 너무나 쉽게 해고, 혹은 자진 퇴사의 전 단계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760

[언론보도] 돈 많이 주는 금융권?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오마이뉴스)

돈 많이 주는 금융권?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⑤] 금융업

18.12.18 18:02l최종 업데이트 18.12.18 18:02l



금융업, 그 중에서도 증권업은 노동시간 논의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한다. 영업실적에 따른 급여 변동성이 커, 성과 압박 스트레스가 매우 큰 대표적인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퇴근 시간 이후 '자발적인' 영업시간이 매우 긴 업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게다가 모바일 시장 확대, '증권 거래 수수료 평생 제로'를 광고하는 대형 회사들의 공격적 마케팅, 지점 통폐합 등 시장의 변화도 빠르게 계속되고 있어, 노동시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한 현장이기도 했다.

http://omn.kr/1f5t0

[언론보도] 김용균씨 동료들 출근 때마다 “나도 죽기 싫다” 불안감 (국민일보)

김용균씨 동료들 출근 때마다 “나도 죽기 싫다” 불안감

사고 원인 규명도 안됐는데 1~8호기는 여전히 가동중… 불안·긴장으로 2차 사고 우려

입력 : 2018-12-19 04:03

전문가들은 적어도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될 때까지 만이라도 1~8호기의 가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이번 사고는 기계 결함이 아니라 업무 자체의 위험성에 따른 것이므로 업무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며 “같은 일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불안 증세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질병으로 악화되거나 사고 이후의 긴장으로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내]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


수도권 행동

2018년 12월 16일(일) 오후3시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

이주노조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


대구경북권 행동

2018년 12월 16일(일) 오후3시

2.28공원

대구경북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 위한 연대회의


부산울산경남권 행동

2018년 12월 16일(일) 오후1시

서부산 터미널 앞출구

(사상역 3번 출구)

이주민인권을위한부산울산경남 대책위 

[안내]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 님 2차 촛불문화제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 님

2차 촛불문화제


2018년 12월 15일 (토) 19시 광화문 세월호 광장


추후일정 

12/19 19시 3차 촛불추모제

청년추모의날 (청년전태일)

12/21 17시 1100만 비정규직 촛불행진

18시 촛불문화제


지역별 추모행동

서울: 12월 13일(목) 19시 광화문광장

경기: 12월 13일(목) 17시 우원역 중앙광장 

전북: 12월 14일(금) 10시 전주 경기전 앞

충북: 12월 17일(월), 18일(화) 18시 청주성안길

울산: 12월 19일(수) 17시 롯데호텔사거리(삼산동)

인천: 12월 20일(목) 18시30분 부평역(예정)

강원: 12월 20일(목) 19시 삼척우체국(예정)

<일터> 통권 178호 / 2018.12



[특집] 탄력근로제라 쓰고 고무줄 노동시간제로 읽는다

1. 위기를 위기로 덮는 방법

2.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3. 과로사 예방하겠다는 정부가 내놓은 탄력근로제

4. 앞뒤가 안 맞는 탄력근로제 

[지금 지역에서는]

부산지역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 평가와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숍' 개최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 산안법 전면 개정안에 주는 메시지②

[안전과 건강 칼럼]

이상기후로 인한 노동자 건강장해예방 종합대책 필요하다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고공의 노동자, 타워크레인 기사를 아십니까

[사진으로 보는 세상]

[현장의 목소리]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반올림 11년의 싸움 일단락 짓다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보험을 보험답게 쓰도록 알리고 장려해야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케이블TV 설치 기사의 손목 부위 근골격계 질환

[노동자 건강상식]

건강검진 이야기(1) 

[문화읽기]

우리는 죄는 중대하다

[발칙 건강한 책방]

부자 동네는 장내 세균도 다르다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마블 히어로와 마블 유니버스, 노동 찾기 

[이러쿵 저러쿵]

보이지 않는 간호사들 

[안전보건동향]

[한노보연 이모저모]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연구 검토]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 보장, 어떻게 할까? / 2018.12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 보장, 어떻게 할까?

최민 상임활동가


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2018년 9월부터 독일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를 공부하면서, 한국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글로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 문제를 다룬다... <기자말>

일터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기 위해 특수건강진단이라는 제도가 도입돼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고 있는 특정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자는 본인이 사용하는 물질과 관련하여 건강검진 항목을 정하고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의사로부터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를 일반건강진단과 다른 특수건강진단이라고 한다.

이 특수건강진단에 종사하는 책임의사 148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한 가지 이상 윤리적 이슈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83.1%나 됐다. 의사들이 마주한 윤리적 이슈는 검진비용 덤핑 등 부당유인행위를 목격하거나(55.4%), 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거나(42.0%), 검진판정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경험(33.1%)하는 것이었다.¹⁾

유해물질에 노출된 노동자에게 적절한 정보와 건강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직업병 발생을 감시하기 위한 특수건강진단이 덤핑으로 '손님'을 유인하는 미끼가 되거나 심지어 검진 판정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경험한 의사도 세 명 중 한 명이나 되다니 놀라울 지경이다. 의사 그것도 전문의라면 자기 직업 영역에서는 전문가로서의 독립성을 존중받고, 또 그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데, 특수건강진단 영역에서는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업주가 고용하는 전문가, 독립성은 어떻게?

현실이 이렇다 보니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살펴볼 때, 연구팀에 있는 직업환경의학의사들이 크게 주목했던 점이 '산업보건의사와 산업안전 전문인력의 독립성'에 대한 강조와 보장이다. 독일은 한국과 법체계가 달라, '산업보건의 및 산업안전 전문인력에 관한 법률'이 따로 있는데, 이 법 4절 통칙 중 제8조는 아예 제목이 '전문지식의 적용에 있어서의 독립성'이다.

독일 법은 "산업보건의와 산업안전전문인력은 노동의학적, 안전공학적 전문지식의 적용에 이어서 지시를 받지 않아야 하며, 부여받은 업무의 수행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산업보건의 역시 의사로서 '의사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며, 의료상의 비밀유지 의무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고도 분명히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의료법 상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고, 법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윤리 조항임에도 굳이 법에 이런 전문가로서의 독립성을 명시해 둔 것은, 아마도 한국의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처럼, 산업보건의나 산업안전전문인력을 고용하는 당사자가 사업주라는 데서 오는 윤리적 문제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법에서도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산업보건의나 산업안전 전문인력이 참여하게 되어 있지만, 이들은 사용자 위원도 아니고 노동자 대표위원도 아닌 독립적인 지위로 위원회에 참여하도록 보장받는다.

전문가의 독립성, 법적 보장과 노동자의 견제로

물론 독일에서도 산업보건의를 채용하거나, 직접 채용하지 않고 계약을 맺어 산업보건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경우, 채용이나 계약의 주체는 사업주다. 그렇다면 이런 법적 조치들은 미사여구에 불과한 게 아닐까?

법적 조항이 전문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면, 전문인력에 대한 사업주의 전횡을 제어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바로 노동자의 참여다. 산업보건의 및 산업안전 전문인력에 관한 법률 9조는 아예 이들의 '노동자대표위원회와의 협력'이 자세히 열거돼 있다. 산업보건의와 산업안전전문인력은 임명이나 면직이 모두 '노동자대표위원회'의 공동 결정 사항이다. 산업안전과 관련된 전문가의 고용에 대해 사업주뿐 아니라 노동자도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 혹은 계약을 빌미로 한 사업주의 부당한 관여를 방지할 수 있다.

또 만일, 산업보건의 또는 산업안전전문인력이 노동의학적 또는 안전공학적 조치를 제안했는데, 그것을 회사의 안전보건담당자가 거부할 경우, 이 전문가에게는 사업주에게 직접 의견을 제안할 권리가 보장된다.

사업주가 그 제안을 거부할 때는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이를 '노동자대표위원회'에도 알려야 한다. 즉,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전문가 의견이 회사의 입맛에 따라 거부되거나 사장되는 것을 막아주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독립적 역할과 지위, 권한을 법으로 보장하고, 노동자 참여 제도를 통해 보완하는 곳에서 산업보건의사를 포함해 산업안전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없는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산업안전보건법의 가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이다.

※ 각주
1) 김정민 등, 특수건강진단 책임의사의 윤리적 이슈 경험 및 업무만족도 실태와 자가평가 업무수행능력과의 관련성, 2017년도 제58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봄학술대회 포스터 발표

[직업환경의사가 들려주는 노동자 건강 이야기] 보험을 보험답게 쓰도록 알리고 장려해야 / 2018.12

보험을 보험답게 쓰도록 알리고 장려해야

권종호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얼마 전 출장 검진에서 양손에 손목터널 증후군수술을 한 노동자를 만났다. 아직 수술 자국이 조금 빨갛게 남아있어 나는 그분의 검진 항목인 이소프로필 알코올보다 수술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올해 초에 정형외과에서 양 손목을 한꺼번에 수술하셨다는데 무릎까지 한꺼번에 해서 조금 싸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손 저림은 현재 공장에서 일 시작하면서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해 올해 딱 10년째인데 더 참을 수 없어 수술했고 그동안 해온 작업이 물건을 집어 돌려보며 불량 확인하고 이물질 닦아내고 하는 일이라 손을 많이 쓰는 상황이었다. 일 때문에 생긴 질환인데 산재 신청은 안 하신 거냐고 묻자 도리어 일하다 아프면 치료받으라고 월급 받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어차피 산재라고 해도 본인은 신청 방법도 모르고 복잡할 거고 회사에 싫은 소리 하기도 싫고 해서 그냥 수술받은 거에 만족한다고 했다.

매년 회사는 일정 금액의 보험금을 산재 발생에 대비해서 내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보험료를 회사가 열심히 내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회사가 앞장설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 회사는 마치 우리가 자동차 보험금 올라갈 것을 걱정해서 함부로 쓰지 못하는 것처럼 반응한다. 산재나 직업병이 많을수록 관리 감독이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다른 하나의 요인으로 산재 보험금 산정에 있어서 개별실적요율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별실적요율제란 간단히 말해 산재 보험금사용액 비율에 따라 개별 사업장의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할증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면 납입 한 산재 보험료의 5% 미만을 사용한 사업장은 보험료를 50%까지도 감면해주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 50% 할증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 할증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개별실적요율제 해당 사업장 중 89.8%)의 사업장은 할인을 받고 있다.

원래 취지는 산재 보험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 설비에 더욱 투자하고 실제 산재가 줄어 할인받는 선순환을 의도한 것일지 모르나 결과는 산재 보험료 할인을 받기 위해 산재 신청에 비협조적이거나 공상 처리를 종용하는 행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개별실적요율제는 매우 불평등한 구조로 되어 있다. 개별실적요율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업장은 노동자 10인 이상, 3년 이상 산재 보험 가입한 사업장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는 2015년 통계로 보면 전체 사업장의 4.45%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사업장 전체 보험료의 29.6%(1조 4,037억 원)를 감소시키고 있고 규모별로 할인율에 차등(30인 미만 사업장 ± 20% ~ 1000인 이상 사업장 ±50%)을 따로 두어 대기업일수록 더 높은 할인을 받게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2017년 산재보험료 감면자료(개별실적요율 적용현황)에 따르면, 최다 감면 기업은 1위 삼성 (1031억 원)이었고 뒤를 이어 현대자동차 (836억2300만 원), LG (423억1200만 원), SK (347억5400만 원) 순이었다. 이렇게 할인된 금액은 결국 개별실적요율 적용 대상이 아니거나 할인 폭이 적은 소규모 사업장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행히 2018년 1월부터 시행되는 산재보상보험법 등의 개정 내용에서는 개별실적요율 할인수준을 규모와 관계없이 20%로 통일하였다. 노동부 보고서인 「개별실적요율제의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효과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이로 인한 보험료 징수 증가분은 7,136억 원 정도로 예상되었다. 적용 시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같은 시기 제도 개선을 통해 출퇴근 산재 인정, 산재 신청 시 사업주 확인제도 폐지 등이 이루어졌고 올해 6월 말 기준 산재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19.4%(1만 618건) 증가했다고 한다. 그중 출퇴근 재해와 인정기준 완화로 재신청된 건수를 제외한 13.2% (7,240건) 정도는 사업주 확인제도 폐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대기업 위주의 산재 보험료 할인 특혜, 불필요한 사업주 확인제도 등 이제 겨우 몇 가지 문제가 개선되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노동자의 생각처럼 여전히 산재 신청의 과정은 복잡하고 껄끄럽고 어떤 제도인지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할인받기 위해 보험료를 내고도 최대한 안 쓰려는 제도로서의 산재 보험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할인을 없애고 보험료를 낸 만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가벼운 산재나 흔하게 발생하는 직업병에 대한 산재 신청 시 불이익을 없애고 보건관리자나 사업주에게 신청을 장려하여야 한다. 또한, 신청과정을 간소화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이를 통해 은폐된 산재를 양성화하는 것이 산재 예방 관련 지표 조작보다 훨씬 중요하고 시급한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고공 위의 노동자, 타워크레인 기사를 아십니까? / 2018.12

고공 위의 노동자, 타워크레인 기사를 아십니까?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기사 김주호, 윤원경, 김영호 님 인터뷰

재현 상임활동가


이번 일터는 세상의 모든 건축물을 만드는 데 있어서 '꽃'이라 할 수 있는 타워크레인 기사 노동자들을 만났다. 건설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오히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일하면서 여성이라고, 노가다 꾼이라고 차별받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11월 14일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지부 사무실에서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김주호 님, 경기도 안성 아파트 건설 현장 윤원경 님,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근처 아파트 건설 현장 김영호 님과 진행하였다. 


김주호 "타워크레인이라는 장비는 아파트를 예로 들면 아파트 주거 건물, 상가, 주차장 등 전체 건설 현장 작업에 필요한 장비, 자재를 작업자와 작업 공간에 운반하는 기계예요. 저희는 그 장비를 운전하는 기사고요. 건설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없으면 일 자체가 안 돌아간다고 봐야 해요. 한 현장에서 몇 개의 타워크레인이 필요하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요, 하나의 타워크레인이 보통 반경 50m~70m를 담당해요. 아파트로 따지면 한 동 정도가 되고요. 건설 현장 규모가 크면 더 많은 타워크레인이 필요하고요."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일상

김주호 "제가 지금 일하는 현장은 집에서 10km 정도 떨어져 있어요. 이게 타워크레인 기사 치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따져보면 새벽 5시에 기상해서 출근 준비하고, 5시 반에 집에서 나와요. 운전해서 6시에 현장 도착하면 아침 식사하고 6시 반에 대기실에 가요. 기기서 작업복 갈아입고 차 한 잔 마시면 7시죠. 아침 조회 갔다가 7시 20분 정도에 작업해야 하는 타워크레인으로 올라가요. 올라가면 7시반 정도고 그때부터 점심 먹기 전까지 쭉 작업해요. 보통 점심은 11시 반부터고 13시까지 밥 먹고 쉬어요. 13시부터는 오후 4시 반까지 쭉 작업하고요. 4시 반부터는 대기실에 와서 씻고 옷 갈아입고 5시에 퇴근해요. 퇴근하고 저는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헬스장으로 가거나 밖에서 런닝 하다가 집에 들어가요. 술 약속이 있거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밤 10시 전에는 자려고 해요. 출근할 때는
특별 할 것 없이 매번 똑같이 반복해요."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근로계약서상으로나 실제 현장에서나 점심 식사 외에 공식적인 휴식 시간이 있거나 마땅한 휴게 공간이 없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생리 현상을 해결할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윤원경 "화장실 가는거 만큼은 최대한 대기실에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종종 도저히 시간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 여성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최대한 물을 마시지 않으려고 해요. 어떨 때는 하루에 종이컵만큼도 물을 마시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여성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방광염으로 고생해요."

반복되는 실업과 취업 속에서 불안정한 삶

김영호 "저희는 대부분 건설회사에 직접고용되어 있지 않고 원청에 파견돼서 일해요. 건설회사가 공사할 때 타워크레인 임대사랑 장비 대수, 임대료, 인건비가 얼마인지 계약하거든요. 계약을 마치면 임대사에서 원청 건설 현장으로 저희를 보내서 일하는 거죠."

윤원경 "이런 타워크레인 임대회사 100여 개 정도 있는데요. 너무 많아서 노동조합에서는 개별 임대회사와 일일이 협의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임대회사도 협의회를 만들고 거기 대표가 노동조합과 교섭을 해서 전반적인 타워크레인 기사 임금이나 복지 등 처우를 상의하고 결정해요."

이렇다 보니 민주노총 조합원은 단체협약으로 정한 표준 임금이 있어서 어떤 현장에서 일하던지, 경력이 어떠한지 관계없이 같은 급여를 받는다. 반대로 노동조합이 없는 개별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1:1 노사 계약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영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여름휴가도 같이 정하거든요. 그게 8월 둘째주 월요일이에요."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쉬면 건설 현장은 다 같이 멈춘다고 한다. 공사에 필요한 장비를 운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국의 건설 현장은 8월 둘째 주에 다 멈춘다.

윤원경 "임금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는데요. 주변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고액의 임금을 받는다고 말씀하셔요. 그런데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저희가 주 52시간으로 한 달 일해 받는 기본급이 전체 월급에서 50%예요. 거기에 평일에 연장 노동하고 주말에 일하고 연휴에 일하고 상여금을 받는 게 나머지 50%고요. 그런데 왜 너희는 월급도 많이 받는데 맨날 투쟁하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속상해요."

효율 만능주의에 위협받는 타워크레인 기사


김주호 "아무래도 안전 문제죠. 작업자, 신호수 모두 안 다치는 게 중요한데 일하다 보면 장비로 작업자를 친다던가, 크레인에 자재 결속이 안 돼서 떨어질 것 같다던가, 신호수와 소통이 안 돼서 사고가 날수 있거든요. 그럴 때는 정말 머리카락이 쭈뼛쭈뼛서요."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이미 건설현장은 작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조심조심 일해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영호 "타워크레인 위에서 일하면 아래쪽에 시야 확보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신호수 사인하고 무전기로 말하는 내용을 따라서 일해야 하는 데 그때 어려움이 있어요. 무전기는 현장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다 보니까 자주 혼선이 오거든요. 그러다 보면 신호수 말이 안 들릴 때가 있어요. 그리고 요즘엔 건설회사에서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로 아주 기본적인 한국말이 가능하면 이주노동자들에게 신호수 업무를 시키는데, 그분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못 알아들을 때가 있어요."

윤원경 "지금 상황은 타워크레인 기사나 신호수가 자기가 알아서 잘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현장은 무조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만 관심이 있으니까 두 명이 해야 할 일을 한 명이, 전문적인 일은 비전문가가 하면서 결국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거죠."

높아지는 건물만큼이나 올라가는 노동강도

윤원경 "다들 그런 생각 안 들어요? 예전보다 일이 더 많아지고 바빠지지 않았나요? 예전에는 타워크레인 기사가 하는 일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20개월 하던 공사를 12개월에 다 끝내야 하니까 하루에 해야 할 업무량도 많아지고 속도도 빨라졌어요."

김영호 "맞아요. 지금은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의 역할이 9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작업자 인력으로 했던 일들도 이제는 전부 타워크레인에 의지해서 하거든요."

그래도 노동조합이 있기에 소중한 변화들이 일어났다.

윤원경 "저희가 몇 년 전만해도 일요일에 쉬는 건 꿈도 못 꿨거든요. 매번 출근했어요. 게다가 돈도 안 받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대체 그걸 왜 했는지 모르겠는데요. 노동조합을 만들자고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제일 큰 요구가 일요일은 쉬자였어요. 결국 노동조합을 만들고 일요일에 쉬는데 '아! 이게 정말 작은 행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노동조합의 중요성을 깨닫고 작업자들이 요구하는 안전문제, 노동조건 문제 이런 것을 바꾸려고 싸우게 된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워요"

김영호 "가끔 아내랑 아이랑 현장에 와서 제가 일하는 것도 보고 끝나고 같이 밥도 먹고 그래요. 며칠 전에도 아들이 그러더라고요. 친구들한테 자기 아빠가 타워크레인 탄다고 하니까 어떻게 그렇게 높은 데서 일하냐고 너무 멋있고 부럽다고 했다고요. 아무래도 그런 얘기 들을 때 자부심도 느끼고 좋아요."
 

김주호 "저는 밖에 나가서 일해서 번 돈으로 아내랑 딸이 한 달 먹고 살고 조금 남으면 저축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자부심은 글쎄요. 대한민국 중년 남자들이 다들 그렇지 않나요?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그럴 분이 몇 명이나 있겠어요."

윤원경 "제가 사회에 나왔을 때 대부분 여성이 은행원이나 회사 경리로 일하다 결혼하면 그만두거나 못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결혼하고도 할 수 있는 일하려고 타워크레인 기사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후회하지는 않아요. 다만 사회적으로 건설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요. 세상에 모든 건축물은 노동자들의 손으로 만들었는데 왜 그걸 만든 노동자들은 노가다라고 비하하고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타워크레인 기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권리

김영호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왔는데 계속 일을 시키는 거예요. 제가 지금 사용하는 타워크레인은 모터가 중심인 기계라서 열을 식혀주는 펜이 있는데 거기에 물방울이 들어가면 고장 나거든요. 그래서 현장 관리자한테 지금 작업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멈추냐고 하더라고요. 지금 작업 중지하면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주고 일은 일대로 못하니까 강행하겠다는 거죠. 이럴 때 정말 답답해요."

날씨 상황에 따라 타워크레인 기사는 물론 동료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해 작업을 중지하고 싶어도 전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윤원경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이런 악천후 때는 정말 작업하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매뉴얼 상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까 현장에서 관리자와 작업자 판단이 다 달라요. 현장 관리자들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꼬장 부려서 작업 못 하게 한다고 뒷돈 달라고 일부러 그러냐고 매도하고 우리는 현장관리자들이 노동자 안전이나 건강에 대해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하고요."

여전히 여성 노동자 앞에 놓인 장벽

윤원경 "예전과 많이 바꼈다 해도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이 고용에 있어서 피해를 보는 문제는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 원청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똑같은 경력이나 기술이라도 여성이면 아무래도 한 번 더 고려하더라고요. 노동조합에서 여성 노동자 권리를 위해서 같이 싸우고는 있는데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장벽을 매일 실감해요."

효율성과 바꿀 수 없는 타워크레인 기사의 건강과 안전

윤원경 "저는 건설회사, 임대사, 작업자 모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것 같아요. 최소한의 효율만큼 작업자들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으면 해요. 또,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혼자 일하는 작업 특성 때문인지 서로 잘 몰라요. 그래서 개인적인 어려움이나 고민도 모르고 서로 안부 묻고 교류하고 그런 게 부족한 것 같아요. 앞으로는 서로 어울리면서 그렇게 지냈으면 해요."

김영호 "중장비를 운전하기 때문에 위험한 업무를 하고 있고 실제 사고도 자주 일어나니까 안전하게 일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해요."

김주호 "저는 동료들이나 후배들이 고지혈증, 혈압, 당뇨 이런 약 먹는 경우가 많으니까 운동 많이 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다 같이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특집2.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 2018.12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김형렬 (노동시간센터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보수 언론들과 자본은 지속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우려하는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자본이 노리는 더 큰 속마음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시간당 노동밀도 증가 등을 통한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있는 듯하다.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문제는 양보(?)했으니,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꼭 도입하라는 정부에 대한 압박이 먹혀들어 가는 듯하다. 탄력근로시간제가 확대되더라도 노사합의를 전제하므로 확대의 영향은 영세 사업장,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막아내기 위한 민주노총의 파업을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여론은 관성과 타성의 정도가 지나치다.

바쁠 때 일을 좀 더 하고, 일이 없을 때 노동시간을 좀 적게 하자는 것이 나쁜 것인가. 자본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동과 노동시간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만든다. 육아 문제를 포함한 생활 문제에서는 보다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사회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는 추가적인 경제 부담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도 서구의 나라들을 예로 들어 탄력적 근로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와 우리 상황은 너무 다르다.

적어도 탄력근로 시간제가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을 자발적으로 해서 생활임금을 유지해야 하는 저임금구조가 아니어야 하고, 일을 많이 하는 시기에도 하루 노동시간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 탄력적 근로를 통해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은 노동자가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의 문제를 기업과 사회가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

임금수준이 생활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해 연장근무를 통해 생활임금을 유지하려는 노동자들에게 같은 노동시간을 하면서도 이를 연장근무로 인정받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에 정해진 노동시간이 없어 수면 부족을 초래할 정도의 노동시간으로 심혈관계질환을 촉발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예측 가능하지 않은 연장근무의 확대로 아이돌봄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사용해야 하거나 생활의 불규칙성 증가로 사회 활동의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탄력근로시간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 탄력근로 시간제가 확대되면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이 위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정책과도 충돌한다. 특정 주의 노동시간을 최대 64시간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미 올해부터 시행되는 과로사의 인정기준은 주당 52시간을 넘어서는 경우 특정 직무스트레스를 하나만 가지고 있더라도 발생한 심혈관계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국내외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에서 진행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심혈관계질환 발생의 위험이 1.85배 증가하고, 주 60시간을 초과할 경우 4.23배 위험이 증가함을 보고하였다.¹⁾

심혈관계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국내연구에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우울 증상이 1.62배 증가함을 보고하기도 하였다.²⁾ 미국 자료를 이용하여 연장근무를 하는 것이 61%의 사고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³⁾ 독일에서는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에 사고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함을 보여주었다.⁴⁾

▲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날이 월 9일(주2회) 초과인 경우와 아닌 경우 비교 결과

제4차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노동시간센터에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월 9일을 초과하여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들에서 '근무시간이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질문에 2.4배, '귀하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어떠합니까?' 질문의 경우 1.5배, '내가 하는 일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1.5배, '지난 12개월 동안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은 비율은 2.4배, '지난 12개월 동안 전신피로 건강상의 문제'를 겪은 비율은 1.3배, '지난 12개월 동안 불명증 또는 수면장애'를 겪은 비율은 2.1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날이 월 9일(주2회) 초과할 경우 모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장시간 노동, 그리고 이를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만들고 있는 탄력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정책은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 각주
1) Jeong IC et al. Working Hours and Cardiovascular Disease in Korean Workers: A Case-control Study.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2013
2) Kim I et al.Working hours and depressive symptomatology among full-time employees: Results from the fourth Korean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Scand J Work Environ Health. 2013
3) Dembe et al. The impact of overtime and long work hours on occupational injuries and illnesses: new evidence from the United States. OEM 2005
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제한 없는 하루노동 가능케 하는 '고무줄 노동시간제' 탄력근로제-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 이슈페이퍼 2018

[언론보도]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② 업무적합성 평가 사례 (매일노동뉴스)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② 업무적합성 평가 사례송윤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송윤희
  • 승인 2018.12.13 08:00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근경색을 앓은 후 직장에 복귀하지 못했다. 노동 말고는 생계를 유지할 길이 없었던 그는 주치의에게 가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의 심초음파 결과를 본 심장내과 의사는 걱정스런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일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절대 일하지 마세요.”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625

[언론보도] 남 얘기가 아냐! 국민들이 모르는 ‘진짜 중요한 법’ (안전넷)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누구나 사고와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와 보상도 중요하지만, 이를 예방하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음을 동의할 것이다. 고통과 비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예방의 기능은 매우 중요하기에  이는 상식이라 할 것이다. 한편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 있는데 이는 소중한 것을 잃고서야 방비를 하는 어리석음을  풍자한 것인데, 심지어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 라면 천하의 손가락질을 받을 일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상식을 배반하고, 천하에 손가락질을 받을 일이 국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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